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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142 불설마하가섭도빈모경(佛說摩訶迦葉度貧母經)

by Kay/케이 2024.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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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마하가섭도빈모경(佛說摩訶迦葉度貧母經)

 

불설마하가섭도빈모경(佛說摩訶迦葉度貧母經)


송(宋) 우전국(于闐國)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 한역
권영대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에 계시면서 왕과 인민들을 제도하시고, 무리들에게 굶주림을 없애 주시었고, 한량없는 수의 보살대사(菩薩大士)와 하늘ㆍ용ㆍ귀신과 세간의 인민들이 모여서 경을 들었다.
이때 마하가섭(摩訶迦葉)은 홀로 다니면서 교화하였는데 왕사성(王舍城)에 와서도 항상 큰 자비를 행하여 중생을 복되게 하되, 부귀한 이를 두고 가난한 이에게 걸식하였다.
마하가섭은 그때 걸식하려고 하였는데, 하기 전에 그는 먼저 삼매ㆍ선정에 들어 ‘어디에 있는 가난한 이에게 내가 복을 주어야 하나?’ 하고는 왕사대성의 성안으로 들어갔다. 쓰레기더미 속에서 몹시 가난한 한 노파를 보았는데, 그는 쓰레기더미 옆을 뚫어서 굴집을 만들고 바싹 말라 병들어서 늘 그 속에 누워 있었다. 외롭고 쓸쓸하여 먹고 입을 것이 없었으므로 그는 곧 그 굴속에 작은 울타리를 만들어 다섯 군데를 막았다.
가섭은 삼매에서 이 사람이 전생에서 복을 심지 않은 까닭에 지금 가난한 줄을 알았다. 그는 그 노파의 수명을 알고 종일 가까이 있었으며, ‘만약 내가 제도하지 않으면 영원히 복의 집을 잃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노파는 그때 배가 고팠다. 어떤 장자가 옷에 푸른 물을 들이고 버린 쌀 즙이 있는데 냄새가 고약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노파는 그것을 얻어서 곧 깨진 기와 조각에 담아 양손에 들었다. 마하가섭은 거기에 가서 주원(呪願)하였다.
“조금이나마 내게 보시하면 큰 복을 얻을 터인데.”
그때 노모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온몸이 병들었으니
외롭기 어찌 말로 할 수 있을까.
한 나라에서 가장 가난하여
옷과 밥으로 형상을 덮지 못하네.

세상에 자비하지 못한 이도
보면 불쌍타 하는데
어찌하여 자애란 이름으로
이 액운을 알지 못하는고.

세상의 춥고 괴로움

나보다 더한 이 없네.
원하오니 불쌍히 보시고
당신은 아끼지 마소서.

마하가섭은 곧 게송으로 답하였다.

부처님은 삼계에서 높으신 이
나는 그분 밑에 있네.
당신의 배고픔 덜어 주려고
가난한 이에게 걸식함일세.

만약 몸과 입 줄일 수 있거든
조금만 나눠 보시하게나.
긴 밤을 벗어나면
나중 생엔 부귀하리라.

그때 노모는 거듭 게송을 말했다.

실로 당신께서 말한 그대로
전생에 공덕이 없어서
이제 쓰레기 굴속에서
더러움을 몸에 칠하오.

밥 먹을 한 푼의 쌀이 없고
여윈 몸도 덮을 것 없소.
지금 같은 극심한 가난으론
보시하고프나 원대로 아니 되네.

마하가섭은 거듭 게송으로 말했다.

노모는 불우하고 가난해서
보시할 것이 없다고 말하나
보시할 뜻만 있다면
그것이 곧 가난하지 않음일세.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곧 법의(法衣)를 입은 것인데
노모는 이 두 가지를
옷과 밥으로 만족하다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
옷과 곡식 많다고
부끄러움 없고 보시하지 않는데
나중을 계산하면 큰 가난일세.

성급하게 복덕을 차리는 것은
드물다고 할 수 있지만
진실로 죄와 복의 무리란
지성이요 헛말이 아닐세.

그때 노모는 게송을 듣고 환희하였으며, 마음속에 ‘전에 갖다 놓은 냄새 나는 쌀 즙이 있지만 보시해봐야 마실 수 없을 터인데’라고 생각하고는 넌지시 가섭에게 물었다.
“가엾이 여겨서 받겠습니까?”
마하가섭은 답하였다.
“아주 좋습니다.”
노모는 곧 굴로 기어들어가 집었으나 몸뚱이가 벌거숭이라서 갖고 나오지 못하고 몸을 옆으로 구부리고 울타리 위로 주었다. 가섭은 받고 복을 입도록 주원하였다.
가섭은 생각하기를, ‘만약 내가 싸가지고 다른 데 가서 마신다면 노모는 믿지 않고 내가 버린다고 할 것이다’ 하고 곧
노모 앞에서 다 마시고는 발우는 바랑 속에 넣었다. 노모는 참이라고 믿었다.
가섭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마땅히 신통을 나투어 이 노모로 하여금 편안함을 얻도록 하자’ 하고는 곧 땅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허공에 나타나서 몸에서 물과 불을 내었는데, 상체에서는 물을 내고 하체에서는 불을 냈으며, 또한 다시 변화하여 고치고는 허공에 날아올라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사라지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사라졌다.
그때 노모는 이것을 보고 기뻐 뛰며 한마음으로 길게 꿇어앉아 멀리 가섭을 바라보았다.
가섭은 말했다.
“노모는 이제 마음속의 소원이 어떤 것인가? 세간의 부귀ㆍ전륜성왕ㆍ사천왕이나, 제석천(帝釋天)ㆍ범천(梵天)인가, 아니면 수다원(須陀洹)ㆍ사다함(斯陀含)ㆍ아나함(阿那含)ㆍ아라한(阿羅漢)ㆍ벽지불(辟支佛)을 얻고 싶은가. 아니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ㆍ아유삼불(阿惟三佛:부처님이 깨달은 지혜)을 얻고자 하는가. 어느 것이든 소원대로 과(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때 노모는 세간의 고통에 진저리가 났고 또한 천당의 쾌락에 대해 들은지라. 곧 가섭에게 대답하였다.
“이 작은 복으로 천상에 나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가섭은 홀연히 사라졌으며 노모는 며칠 뒤에 죽어서 곧 둘째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났는데, 위덕이 으리으리하여 천지를 뒤흔들었고, 광명이 특별하여 마치 일곱 해가 한꺼번에 나와서 천궁을 비추는 듯하였다.
석제환인(釋提桓因)은 곧 놀라서 ‘어느 곳에서 온 사람인데 이렇듯 복덕이 감동하였는가. 여기에서 나보다 뛰어난 이가 없을 터인데’ 하고, 곧 천안(天眼)으로 이 천녀의 복덕이 이렇게 된 이유를 관찰하고는 곧 게송으로 물었다.

이 여인은 어디에서 왔기에
크게 광명 비춤이
마치 큰 일곱 해가
동시에 나온 듯한고?

나의 궁전을 진동하는
그 위덕 감당하기 어렵네.

본시 어떤 복덕을 닦았기에
이 천상에 올라왔는고?

이때 천녀는 게송으로 제석에게 대답하였다.

본시 염부제(閻浮提)에서
더러운 쓰레기더미에 있었으며
파리하고 늙어 병까지 겹쳤으며
입고 먹을 것 갖추지 못했네.

삼천대천세계의
석가모니 부처님[釋迦文佛] 세존 계시고
그의 큰 제자이신
마하가섭께서

가엾이 여기어 나에게 걸식하고
법을 설해 내 마음 기쁘게 하므로
냄새나는 쌀 즙을 보시하였더니
조금 보시하고 많은 원 얻었네.

한마음으로 복밭에 공양하고
천상에 나기를 원하였더니
쓰레기더미 속 버리고
도리천에 와서 태어났다오.

그때 천녀는 곧 생각하기를, ‘이 복의 과보는 전세에서 가섭에게 공양한 인연으로 이룩된 것이니, 설령 천상의 진기한 보배 백천 가지로 가섭에게 공양한다고 해도 그 잠깐 동안의 은혜를 오히려 갚을 수 없을 것이다’ 하고, 곧 시녀를 데리고 천상의 향과 꽃을 갖고 훌쩍 내려와서 공중에서 가섭 위에 흩은 뒤에 내려와서 땅에 엎드려 절한 뒤에 손을 맞잡고 찬탄하였다.

삼천대천국토에
부처님 우뚝 높으신데
다음 가는 가섭께서
능히 죄의 문 닫으셨네.

옛적 염부제의
쓰레기더미 앞에서
가난한 노파를 위해
진리의 말씀 설하시기에

그때 제가 환희하여
쌀 즙을 바쳤더니
겨자씨만큼 보시하고
산 같은 과보 얻었네.

저절로 천녀가 되어서
자연을 봉해 받고
이렇게 내려와서
복밭께 귀명합니다.

천녀는 말을 마치고 곧 시종을 데리고 함께 천상으로 돌아갔는데 그 뒤에 제석이 생각하였다.
‘이 여인은 염부제의 더러운 가운데서 쌀 즙을 가섭에게 공양한 까닭에 이런 복을 얻었다. 가섭께서는
크게 자비하시니, 어찌 꼭 하찮은 집[劣家]에만 복을 주시겠는가. 귀족[大姓]에게도 좋은 대책을 만들어 주실 것이니, 염부에의 가섭의 처소에 가서 복을 짓자.’
석제환인은 곧 부인과 함께 온갖 맛난 음식을 작은 병에 담고 왕사대성으로 내려와 마을 옆에 오두막을 짓고 모양을 노인으로 바꾸고, 몸은 바싹 말라서 꾸부리고 다녔다.
두 부부는 함께 자리를 짜면서 가난한 비렁뱅이 모양을 나타내고 음식이나 곡식이나 비단 등의 살림은 쌓아두지 아니하였다.
마하가섭은 걸식하다가 이 가난뱅이를 보고 가서 밥을 빌었다.
노인은 말하였다.
“너무도 가난하여 아무것도 없으니 어떻게 할까요?”
가섭은 주원을 하면서 한참 동안 가지 아니하였다.
노인은 말했다.
“우리 부부는 매우 늙어서 자리를 짤 여가도 없습니다. 전번에 얻어온 밥이 조금 있어서 마침 먹으려고 하던 중입니다. 들으니, 인자께서는 자비하셔서 가난한 이만 쫓아서 빌어 복을 주고자 한다고 하니, 이제 비록 곤궁하지마는 나누어서 현자께 드릴 생각이오니 말씀드린 대로 살피시고, 우리들로 하여금 복을 얻게 하여 주소서. 하늘 음식의 향기는 세간에서 맡은 것과는 달라서 만약 병(甁)을 연다면 향풀[苾芬] 냄새가 날 것입니다.”
가섭은 알아차리고 즐겨 취하려 하지 않고 말했다.
“도인은 아무거나 먹고 많이 취하지 아니하며 발우로 받습니다.”
가섭은 발우로 받고는 곧 시주에게 주원하였다.
그 향기는 왕사대성과 그 나라의 경계에까지 두루 퍼졌다. 가섭은 그 향내가 한량없음을 의심하고 곧 삼매에 들어 그 근본을 생각하였으며, 노인 부부는 도로 제석의 몸으로 돌아와 빨리 날아 잠깐 사이에 날아가면서 한없이 기뻐하였다.
가섭이 사유하고, 곧 제석이 변화해서 노인으로 변화한 것임을 알고, ‘이러한 변화는 복을 더하기 위함이었고, 또 내가 이미 받은 것이니, 다시 돌려줌은 옳지 못하다’ 하고 곧 찬탄하였다.
“훌륭하다, 제석이여. 복을 끝없이 심으려고 참으면서 그러한 추한 무리에게 내려와서 복을 심었으니
반드시 과보를 뒤따라 얻으리라.”
제석 부부는 갑절이나 즐거워하였다. 이때 천상에서는 풍악을 울려서 맞이하였으며, 제석은 궁에 돌아와서 더욱 기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가난한 노모를 따라갈 이가 이 세간에서는 없다. 보시는 극히 적지만 복의 과보가 매우 많았던 까닭은 곧 괴로운 액운 속에서 지극한 마음을 내었기 때문에 한량없는 복을 이루었으니, 그 복은 마땅한 과보다.
석제환인은 천상에서 뽐내는 이면서도 높음을 버리고 내려와서 복을 심었으니, 얻은 과보는 한량없으리라. 그래서 여래 보시가 제일이라고 말하는데, 염부제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가엾게도 그러한 무리가 적으니, 너희들은 여래의 진실한 말씀을 널리 펴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하늘ㆍ용ㆍ귀신과 사부제자들과 비구들은 큰 복을 베풀어 보시함에 이르렀으며, 모든 중생들은 원함에 따라 그 과보를 얻었다.
부처님께서 경을 설해 마치시자 일체의 회중들은 다 즐거워하면서 머리를 숙여 절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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