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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025 불설대방등수다라왕경(佛說大方等修多羅王經)

by Kay/케이 2024.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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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설대방등수다라왕경(佛說大方等修多羅王經)

 

 

불설대방등수다라왕경(佛說大方等修多羅王經)


후위(後魏) 보리류지(菩提流支) 한역(漢譯)
박혜조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날 바가바(婆伽婆)1)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가란타(迦蘭陀) 죽림원(竹林園)2)에 큰 비구승(比丘僧) 1,250명과 대보살마하살 대중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마가다국(摩伽陀國)의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이 왕사성에서 나와 가란타 죽림원 정사(精舍)를 방문하였으니,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는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곧바로 빈바사라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가령 어떤 사람이 꿈에서 많은 사람들 가운데 여러 채녀(婇女)3)들과 함께 서로 오락하는 것을 보다가, 이 사람이 깨어나서 꿈속의 많은 사람들과 채녀들을 기억한다면, 대왕이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와 같이 꿈속의 많은 사람들과 채녀들은 실제로 있는 것입니까?”
빈바사라왕이 대답했다.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 사람이 꿈속에서, 채녀들이 여러 사람들과 함께 서로 오락하는 것을 보고 깨어나서도 기억하고 생각난다면, 이와 같은 사람은 지혜가 있는 것입니까?”
대왕이 대답했다.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꿈속에는 결국 많은 사람들과 여러 채녀들이 없으니, 많은 사람들과 채녀들도 오히려 얻을 수 없는데 하물며 어찌 함께 서로 오락하는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범부(凡夫)인 사람도 이와 같습니다. 눈으로 아름다운 형색을 보게 되면 곧 애착이 생기고, 이미 애착이 생기고 나면 문득 욕심을 일으키게 되고, 이미 욕심을 일으켰으면 성내고 어리석은 업을 일으키게 되니, 혹 신업(身業)을 짓고, 혹 구업(口業)을 지으며, 혹 의업(意業)을 짓습니다.
그가 지은 업은 짓고 나면 없어지니, 없어지고 나면 동방을 의지해서 머물 수 없고, 다시 남방을 의지해서 머물 수도 없으며, 다시 서방을 의지해서 머물 수도 없고, 다시 북방을 의지해서 머물 수도 없습니다. 4유(維)와 상하(上下)도 이와 같으니, 임종할 때에 이르러 행(行)과 식(識)이 장차 소멸되려함에, 그 의미가 눈앞에 분명할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와 같이 행과 식은 스스로 지은 업이므로 반드시 다 받아야 합니다.
대왕이여, 사람이 꿈에서 깨어나면 채녀와 여러 사람들을 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행과 식이 없어지고 나면 최초의 식이 그 다음에 생기는데, 혹은 하늘에 나기도 하고, 혹은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하며, 혹은 지옥에 나기도 하고, 혹은 축생에 나기도 하며, 혹은 아귀에 나기도 합니다.
대왕이여, 이 최초의 식이 끊어지지 않고 자신의 마음으로 서로 이어져서 과보를 받는 곳에 응하여 그 가운데 태어나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모든 나고 죽는 것에 대해 관조해 보면 자못 한 가지 법이 있어서 현세로부터 미래세에 이르게 됩니다.
대왕이여, 이와 같이 행과 식이 끝날 때를 소멸이라 하고, 처음으로 식이 일어나는 때를 태어난다[生]라고 합니다.
대왕이여, 그렇지만 행과 식이 소멸할 때에는 가더라도 이를 곳이 없고, 처음으로 식이 생겨날 때에도 나온 곳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식은 자성[性]을 여의었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행과 식은 행과 식 그대로가 공(空)한 것이어서 소멸할 때에는 소멸하는 업도 공하며, 최초의 식은 최초의 식 그대로가 공한 것이어서 태어날 때에는 태어나는 업도 공하지만 모든 업의 과(果)를 관조해 보면 또한 잃어버리거나 파괴되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대왕이여, 최초의 식심(識心)이 서로 이어져 끊어지지 않아서 과보를 받게 되는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그때 선서(善逝)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게송으로 읊으셨다.

일체는 오직 이름[名字]일 뿐이며
오직 생각에 머물러 분별하는 것이니
명자로 분별하여 설하지만
있는 것 없음을 설하는 것이네.

여러 가지 이름으로써
여러 가지 법을 설하지만,
법 가운데는 이와 같은 것이 없으니
이 법이 모든 법의 모양[法相]이네.

이름은 이름 그대로가 공하며
이름은 이름을 떠나니,
모든 법에는 이름이 없으나
이름으로써 설하는 것이네.

이 법은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분별로 생긴 것이며,
저 분별 또한 없는 것이어서
공하지만 분별하여 말한 것이네.

일체의 범부들은
눈이 능히 색(色)을 본다고 말하며
세간의 망령된 분별로
이를 취하여 실제로 있다고 여기네.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에서는
모든 인연이 모였기 때문에 본다[見]고 하니
이것이 바로 행의 차례이며
제일의 진실한 뜻을 말한 것이네.

눈이 형색을 보는 것이 아니고
뜻[意]이 모든 법을 깨닫는 것도 아니니
이것이 바로 제일의제[第一義諦]이며
세간인이 깨닫지 못하는 것이라네.

그때 세존께서 이 경을 설해 마치시자, 마가다국의 빈바사라왕과 일체의 세간ㆍ천인ㆍ아수라ㆍ건달바 등이 듣고 모두 매우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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