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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017 불설대마리지보살경(佛說大摩里支菩薩經) 6권

by Kay/케이 2024.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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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설대마리지보살경(佛說大摩里支菩薩經) 6

 

불설대반니원경 제6권

동진 법현 한역
한지안 번역

17. 문보살품(問菩薩品)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보살마하살이라 하나이까?”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미 뜻을 일으킨 자 그리고 뜻을 일으키지 않은 자 이들 일체를 보살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비유컨대 겨울날에는 소유(蘇油)가 응결되어 진액이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일체 경전과 모든 여타의 삼매를 닦아 익혀 마음을 내어 과위를 바라면서 보리를 구하면 이런 무리는 이름이 도의 뜻을 내지 못한 것이며, 능히 속히 보살의 도를 이루지 못하느니라. 왜냐하면 부지런한 방편이 없는 것은 겨울날과 같기 때문이니라.또 선남자야, 봄철의 해가 그 뜨거움이 맹렬하면 일체 소유(蘇油)가 모두 진액이 되며, 나머지 얼음 언 것들이 일체가 녹아 없어지며, 호수와 못의 모든 물들이 또한 마르는 것과 같으니라. 이와 같이 가섭아,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내도(內道)와 외도(外道)에 지극한 마음이 있거나 명예를 날리고 이익을 키워 이 방등대반니원을 듣고 마음에 거두고 귀에 지나치거나 보리를 내고 마음을 내지 못한 자가 있더라도, 이와 같은 이들은 일체 몸 가운데가 다 모두 진액으로 보리의 인이 되나니, 그러므로 내가 이 선남자ㆍ선여인을 보살이라 말하느니라.이렇게 방등반니원경은 공덕을 쌓아 모아 깨달은 지혜가 다함이 없으니, 그러므로 내가 이름을 봄못[春澤]이라 말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여래의 항상 머무는 법을 개발하기 때문이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해와 달의 광명이 비치면 나머지 모든 광명은 모두 다시 나타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대승반니원경의 광명이 비치면 여타의 모든 경전과 삼매의 공덕 광명이 다 다시 나타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방등대반니원을 듣고 비록 능히 위없는 도심을 내지 못했더라도 니원의 햇빛이 이미 몸속에 들어와 보리의 인이 되므로 이 때문에 이름을 대반니원이라 하느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들도 반드시 보리 인연이 있어 몸속에 들어온다는 것은 무슨 까닭이옵니까?
세존께서 네 가지 떨어지는 법을 범하여 무간죄를 짓거나, 경법을 비방하는 것과 일천제(一闡提)는 바른 법 가운데 독가시가 된다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이까? 부처님 말씀과 같이 ‘만약 뜻을 내지 않은 이도 보리 인이 있다’고 한 것과 무슨 차별이 있나이까? 저 네 종류의 사람들도 나쁜 죄가 없겠나이다.”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일천제를 제외한 모든 여타의 중생들도 이 대반니원방등경을 들으면 보리의 인이 된다. 마땅히 이들은 이미 일찍이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께 공양올린 까닭에 이 경을 들으면 그 나머지 모든 죄가 능히 어찌하지 못함을 알라. 무슨 까닭인가? 이 마하연 큰 방편의 힘으로 일체 여래의 성품을 개발하기 때문이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음을 내지 아니한 자는 기꺼이 지향함이 없어 듣고도 곧 등져 버리나니, 무슨 까닭으로 보리의 인이 된다 하시나이까?”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뜻을 내지 않은 자는 비록 기꺼이 지향함이 없이 등져 버리지만, 아직 이 경을 기억하여 마음에 잊어버리지 않아 누우면 곧 꿈속에서 큰 귀신이 두려운 모양을 나타내어, ‘애달프다. 선남자야, 마땅히 보리를 생각하라. 만약 기꺼이 하지 않으면 내가 너를 죽이리라’고 하는 것을 본다. 그가 곧 놀라 두려워 문득 보리를 생각하다가 이에 깨고 나서도 마음에 아직 계속 생각하고 있느니라.또 저 사람이 목숨이 마친 뒤에 지옥에 떨어져서 그 죄의 과보를 볼 적에도 또한 기억해 생각하며, 아귀 가운데 떨어졌거나 천상에 태어났을 적에도 또한 모두 기억해 생각하느니라. 거기에서 능히 보리의 마음을 내면, 이 대승반니원경에 좋아하지 않던 마음이 이로부터 영원히 없어진다. 이와 같은 것을 곧 보리의 인이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인이 되고 이와 같이 연이 되어, 곧 보리가 세워지느니라.또 선남자야, 허공 가운데 큰 구름과 비가 일어나 대지의 메마른 나무와 산의 돌과 모든 고원에 비가 내리면 그 물이 머물지 않고 흘러 낮은 밭이나 못이 모두 차는 것과 같다. 중생이 이 마하연의 법비를 받아쓰되, 일천제에 비를 내리는 것이 나무와 돌과 고원의 땅에 비를 내리는 것과 같으니, 받지 아니하면 보리 인연이 응결되어 버리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씨앗을 볶아 태웠으면 비록 다시 비가 때 맞춰 백천 겁을 와도 능히 싹이 터서 자라지 못하는 것처럼 일천제의 무리도 또한 그러하니라. 이 방등반니원경을 비록 백천 겁을 들어도 마침내 보리의 싹을 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태운 곡식의 씨앗처럼 선근이 없어진 때문이니라.또 선남자야, 밝은 구슬을 탁한 물속에 넣으면 물이 곧 맑고 깨끗해지나, 진흙에 던지면 능히 맑아지지 아니함과 같이 이 마하연반니원경도 또한 그러하니라. 모든 중생들이 5무간죄나 사타법을 범한 탁한 물속에 두면 오히려 맑고 깨끗해져 보리심을 내려니와 일천제의 진흙 속에 던지면 백천만 년이라도 능히 맑게 해 보리의 인을 일으키게 하지 못하느니라. 왜냐하면 선근이 없기 때문이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약나무와 같다. 약왕이라 이름하는데 치료하지 못하는 병이 없다. 뿌리와 줄기, 꽃과 잎, 즙과 향기는 혹 어떤 사람이 먹거나 또는 몸에 바르거나 혹은 다만 향기를 맡으면 뜻에 좋건 좋지 않건 병이 모두 낫지만, 오직 나을 수 없이 꼭 죽어야 할 병은 제외되느니라.이와 같이 선남자야, 이 마하연반니원경은 일체 중생의 악업인 무거운 병을 모두 능히 치료하느니라. 사타법이나 무간죄업, 그리고 모든 외도들이 보리를 좋아하지 않는 이라도 이 방등을 들어 한 번 귀에 스친 자는 보리의 인이 되느니라.왜냐하면 이 마하연반니원경은 일체 악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오직 일천제만 제외되느니라. 왜냐하면 보리의 인이 없기 때문이니라. 마치 사람 몸에 상처나 다친 곳이 있으면 약을 써서 뭇 질병을 낫게 하지만, 상처나거나 다치지 아니하면 약을 쓰지 않는 것과 같다. 일천제의 무리도 또한 그러하여 상처나거나 다치면 보리의 인을 받지 못하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금강이 능히 뭇 보배를 깨뜨리는 힘으로도 능히 백양의 뿔은 깨뜨리지 못하는 것처럼 이 마하연 반니원경이 일체 악을 성취한 법을 모두 능히 깨뜨려 보리의 인을 세우지만, 오직 능히 일천제의 악을 깨뜨려 보리의 인을 일으키지는 못하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나무가 그 가지와 줄기를 잘라도 다시 자라 예전과 같아지듯이 이와 같이 중생이 온갖 죄업을 지어도 마하연 반니원경을 들으면 보리의 인이 생기느니라. 다라수를 자르면 자라지 않듯이 일천제 무리들도 또한 그와 같아서 마침내 능히 보리의 줄기와 잎을 자라게 하지 못하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공중에 큰 구름이 일어나 비가 내리면 저 빗방울이 공중에 머무르지 못하듯이 이 마하연 반니원경이 널리 법우를 내리면 일천제에게는 비가 머무르지 못하느니라.
닦지 아니하면 진실이 또한 오지 않나니
저 구경처를 능히 보지 못하느니라.
저 모든 악과 착하지 못한 업이
세간을 크게 비루하게 하느니라.
잘 닦는다는 것은 보리를 닦는 것을 이르며, 오지 않는다는 것은 만약 스스로 닦지 아니하면 마침내 스스로 얻지 못함을 말하는 것이며, 진실이란 미묘하고 비밀스러우며 수승한 업이다. 이와 같은 수승한 업이 누구에게 오지 않는가? 일천제이니라. 영원히 착한 마음을 없애버린 이를 일천제라 이름하니, 모든 증상만(增上慢)에 걸린 일천제의 무리들이 무엇으로써 근본을 삼는가? 경전의 법을 비방하는 착하지 못한 업으로써 근본을 삼나니, 경전의 법이 흉하고 거슬리며 포악하고 해롭다 비방한다. 마땅히 이러한 것들은 지혜 있는 자의 두려워하는 바이니라.비유컨대 험한 길에 도적이 많은데 사납고 거만하며 어리석은 사람이 두려워할 줄 모르고 방자한 생각으로 바로 가다가 도적의 해를 입지만 큰 힘의 법왕은 이 길을 가도 아무런 두려움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구경처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영원히 저 일천제 무리의 구경의 악업을 보지 못하며, 또한 저 한량없는 생사에서 구경처를 보지 못하는 것이니라. 내가 간략히 저 모든 악이 쌓인 무더기를 말하면 만약 갖추어 듣는 자가 몹시 두려워할 것이다.가령 일체 중생이 한꺼번에 뜻을 내어 위없는 도를 이루어 이 모든 바르게 깨달은 이도 오히려 저 일천제 무리들의 악의 끝을 보지 못하느니라. 정각을 이룰 때에 다시 무엇으로써 구경을 보지 못하는가? 일체 중생이 생사를 부수어 모두 불도를 이루어도 모든 부처님의 남김 없는 니원을 보지 못하느니라.무상이 멸해 다한 것이 등불이 꺼진 것과 같으니라. 저 모든 악업이 세간을 크게 비루하게 한다는 것은 일천제의 무리들이 영원히 보리의 인연 공덕을 여의나니, 이러한 것을 이름하여 세간을 비루하게 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이 대승을 최후에 깨달아 부처가 되어도 이름이 또한 비루함이니, 모든 부처님의 법이 또한 그러하니라.
이미 악업을 지은 자
흰 우유 소락과 같네.
어리석은 자 경솔히 태움을 입으니
재가 불 위를 덮는 것 같네.
아라한과 유사한 일천제가 있어 악업을 행하며, 일천제와 비슷한 아라한이 자비심을 행하느니라. 아라한과 유사한 일천제가 있다 하는 것은 중생들이 방등을 비방하는 것이요, 일천제와 비슷한 아라한이란 성문이 널리 방등을 말하여 중생들에게 말하되 ‘나와 당신들이 함께 모두 보살이니 무슨 까닭인가? 일체가 여래의 성품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나니,그러면 저 중생이 일천제에게 일러 말하기를 ‘여래가 우리들에게도 법을 주었으며 당신도 또한 그러해서 나와 당신들이 모두 마땅히 함께 한량없는 번뇌와 온갖 마군과 악업 여의기를 물병을 깨뜨리듯 하였으며, 이 경전으로써 반드시 보리를 이룰 것이니 다시 의심을 내지 말라.비유컨대 열사(烈士)가 왕의 사령(使令)을 받들고 다른 나라에 가 왕의 덕을 칭탄하되 차라리 몸과 목숨을 잃을지언정 옮겨 바꾸지 않는 것처럼 우리들도 오늘 또한 그러하다. 여래가 일체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다 말하였으니, 우리들이 마땅히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어리석은 범부들 가운데 널리 이 경을 말하겠다’ 하나니, 이 이름이 일천제 같은 마하살(보살의 별칭)이니라.만약 아련야(阿練若)에서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모양은 아라한 같으면서 방등을 비방하면 어리석은 범부들은 참된 아라한이라 하고 대사(大士:보살)라 하나, 이는 나쁜 비구로 비고 한가한 아련야처에 나타나 참된 아라한인 것처럼 자처하면서 아련야행을 영원히 따르지 않고 이상한 말을 하여 네 가지 인연을 일으켜 방등경이 모두 마군이 말한 것이라 하며, 마하연은 약은 지혜라 바른 법을 찌르는 칼이라 하며, 모든 부처님ㆍ세존이 모두 무상하면서 항상 머무름을 말한다 하나니, 마땅히 이것이 바른 법을 헐뜯어 없애고 승가를 파괴하는 모습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이러한 말을 하는 자를 일천제라 이름하니, 그러므로 말한다.
이미 악업을 지은 자
흰 우유 소락과 같네.
어리석은 자 경솔히 태움을 입으니
재가 불 위를 덮는 것 같네.
이와 같이 선남자야, 방등반니원경은 모든 부처님ㆍ여래께서 결정하신 말씀임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마하연은 최고의 위없는 것이 되니, 마니주가 밝고 깨끗하여 때를 여읜 것과 같으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연꽃이 햇빛에 비춰지매 피지 못할 리가 없는 것같이 일체 중생도 또한 그러해서 이 마하연 반니원경을 한 번 들어 귀를 스치면 만약 뜻을 내지 못했거나 보리를 좋아하지 않는 이러한 이들에게 반드시 보리의 인연이 되느니라. 저 일천제가 여래의 성품을 영원히 끊은 까닭에 이런 연유로 비방하여 큰 악업을 짓나니, 누에가 고치에 스스로 갇혀 나오는 곳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일천제의 무리들도 또한 그러해서 여래의 성품을 능히 개발하여 보리의 인을 일으키지 못하며, 더 나아가 일체 생사를 다하지 못하느니라.또 선남자야, 푸른 연꽃ㆍ붉은 연꽃ㆍ노란 연꽃ㆍ흰 연꽃이 진흙 속에서 나더라도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듯이, 만약 어떤 중생이 마하연 반니원경을 닦으면 또한 그와 같아서 번뇌에 오염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여래의 성품은 오염을 받지 않는 까닭이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국토에 맑고 시원한 바람이 일어나 일체 중생들의 몸의 털구멍이 이 바람을 만나면 뜨거운 괴로움이 모두 없어지는 것과 같으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야, 이 마하연 반니원경은 감로법의 맛이니라. 일체 중생이 윤택을 입어 보리의 인을 내고 일천제를 제거하지 않음이 없느니라.또 선남자야, 훌륭한 의사가 여덟 가지 약방술을 알고 모든 병을 능히 치료하지만 오직 아살사병(阿薩闍病)은 고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일체 경전과 모든 삼매가 능히 일체 음심과 성냄과 어리석음 등 모든 번뇌의 병을 치료하되 능히 네 가지 중대한 금계를 범한 것과 무간죄업은 다스리지 못하느니라.선남자야, 다시 훌륭한 의사가 여덟 가지를 능가하는 약방술이 있어 일체 중생이 가지고 있는 모든 질병을 명이 다하지 않은 것은 모두 능히 치료하지만 오직 명이 다한 것은 능히 낫게 하지 못하느니라. 이 마하연 반니원경도 또한 그러해서 일체 중생의 모든 번뇌의 병과 더 나아가 보리를 좋아하지 않아 마음을 내지 못한 자를 모두 다 능히 다스려 보리를 내게 하지만 오직 일천제의 무리는 제외되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맹인이 다섯 가지 색깔을 보지 못하다가 훌륭한 의사가 능히 치료하여 눈을 뜨게 하나 오직 저 태어날 적부터 소경은 치료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 마하연 반니원경도 또한 그러해서 일체 중생인 성문과 연각과 보리를 좋아하지 않아 마음을 내지 못한 자들을 다 모두 치료하여 지혜의 눈을 떠서 보리심을 내게 하지만, 오직 태어날 적부터 소경인 일천제의 무리들은 제외되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훌륭한 의사가 여덟 가지를 넘는 방술로 일체 중생으로서 질병이 있는 자에게 주술을 써서 몸에 붙이게 하여 능히 병을 모두 낫게 하나니, 이 마하연 반니원경도 또한 그러하니라. 일체 중생이 모든 번뇌의 병과 보리를 좋아하지 않아 뜻을 내지 아니한 자와 네 가지 무거운 금계를 범한 것과 무간죄업을 모두 능히 제거해 없애고 보리를 세우느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네 가지 무거운 금계와 무간죄를 범하는 것은 다라나무를 자르는 것과 같으며, 그리고 보리를 좋아하지 않아 뜻을 내지 않은 자들을 어떻게 능히 보리의 인연을 내게 하나이까?”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모든 중생들이 만약 꿈속에서 목숨을 마칠 때에 지옥 속에 떨어져 뉘우치는 마음을 내어서 ‘슬프다. 우리들이 바른 법을 헐뜯고 범하여 이 죄를 자초하였도다’ 하고 서원하는 마음을 내어 여기에서 면함을 얻고 다른 곳에 태어나면 있는 곳마다 마땅히 마음을 내어 보살도를 위하나니, 이것은 마하연 반니원경의 위신력 때문이니라. 이들 중생들이 천인 가운데 태어나면 반드시 마음을 내는 보리의 인이 되느니라. 이렇기 때문에 내가 네 가지 무거운 금계를 범하거나 무간업이라도 모두 보리의 인연을 내는 마음이 된다 말하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훌륭한 의사가 여러 약을 합하고 섞어 아가타(阿伽陀)라는 약을 만드니, 만약 이 양약이 닿는 곳에는 모든 독이 다 없어지지만 오직 한 가지만은 제외된다. 독사는 더 심해지고 능히 소멸해 조복하지 못하느니라.이 마하연 반니원경도 또한 그러해서 일체 교만한 네 가지 독사와 네 가지 무거운 금계를 범한 것과 무간업과 보리를 좋아하지 않아 마음을 내지 못한 자를 다 모두 보리도에 서게 하느니라. 왜냐하면 이 마하연 반니원경이 가장 으뜸가는 제일의 양약이 되기 때문이니라. 오직 증상(增上)의 독사인 일천제 무리들은 제외하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훌륭한 의사가 여러 약을 합하고 섞어 북에 발라두고, 만약 어떤 중생이 전쟁에 싸우다 상처를 입었으나, 이 북소리를 들으면 일체가 모두 낫느니라. 오직 명이 다하여 꼭 죽어야 할 자는 제외하느니라. 이 마하연 반니원경의 법고(法鼓)의 소리도 또한 그러해서 일체 중생이 그 소리를 들으면 음심ㆍ성냄ㆍ어리석음의 화살과 보리를 좋아하지 않아 뜻을 내지 못하는 자, 네 가지 떨어지는 법을 범한 것과 무간죄의 일체가 모두 낫지만, 오직 일천제의 무리들은 제외되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밤이 어두우면 염부제 사람들이 일체 가업을 모두 쉬다가 햇빛이 돋고 나서 모든 사람들이 집안일을 하나니, 이와 같이 중생이 모든 경전과 삼매를 듣는 것이 마치 어두운 밤에 이 대승반니원경의 미묘하고 은밀한 가르침을 듣는 것 같으며, 해가 돋아 바른 법을 보는 것 같으며, 농부가 여름철에 비를 만난 것 같으니라. 마하연경을 한량없는 중생들이 모두 받으면 틀림없이 여래의 성품이 나타나리라. 8천 성문이 법화경에서 기별(記別:수기)을 얻었으나 오직 겨울날 얼음 같은 일천제의 무리들은 제외되었느니라.또 선남자야, 마치 어떤 사람이 비인(非人)에게 붙들려 만약 악독을 입었지만 훌륭한 의사가 혹 주술을 보내거나 혹 주약을 보내면 그 우환이 곧 없어지느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야, 이 마하연 반니원경을 만약 비구ㆍ비구니나 외도라도 곳곳마다 경전을 쓰고 남을 위해 연설하거나 그 어떤 중생이 읽는 것을 들으면 이들은 모두 보리의 인이 되느니라. 보리를 좋아하지 않아 도의 뜻을 내지 못한 이와 네 가지 무거운 금계를 범한 것과 5무간죄의 모든 사악한 독이 다 소멸하는데 오직 일천제의 무리들은 제외되느니라.또 선남자야, 마치 대왕의 몸속에 벌레가 있어 몰래 그 살을 먹는데 왕은 깨닫지 못했다. 그때 훌륭한 의사가 있어 그 병의 상태를 알고 왕에게 말했다.
‘몸속에 벌레가 있으니 마땅히 빨리 치료해야 하겠습니다.’
이때 왕은 믿지 않고 치료하려 하지 않았다. 의사는 두려워 감히 약을 주지 못하고, 은밀히 주술을 더해 벌레를 스스로 떨어지게 하였다. 왕이 병을 보고 나서 의사의 말을 믿고 두텁게 대우했다. 모든 중생들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마하연 반니원경을 듣고 보리를 좋아하지 아니하고 뜻을 내지 않는 이는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이 방편으로 위하여 말하면 비록 곧 받지는 아니하나 꿈속이거나 만약 목숨을 마칠 때에 문득 스스로 깨달아 보리의 인을 내리니, 일천제는 제외되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훌륭한 의사가 그의 아들을 잘 가르쳐 여덟 가지 약방술을 배우게 하고 가장 중요한 비방은 숨겨 가르쳐 주지 않다가 여덟 가지 방술을 알아 잘 통달하고 난 후에 가장 중요한 비방을 다 가르치듯이 여래ㆍ응공ㆍ등정각도 또한 그러하니라. 교법의 왕자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는 먼저 한량없는 번뇌를 없애는 것을 배워야 하며, 몸에 대해 견고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닦아야 하며, 온갖 고통이 쌓이고 모여 덧없이 변해 무너지며, 공하여 내 것이라 할 게 없다는 것을 닦아 익혀야 하느니라.또다시 9부의 경전을 배워 잘 통달한 뒤에 이 마하연 반니원경을 배워 중생들에게 여래의 성품이 있어 항상 머무는 법임을 알게 하며, 모두 위없는 보리의 인을 내게 하나니 일천제만 제외하느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야, 이 마하연 반니원경은 한량없고 수없이 불가사의하니, 마땅히 이 경이 위없는 방술이며 훌륭한 의사의 비요(裨要)임을 알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뱃사공이 배를 타고 사람을 건네줄 적에 저 언덕에 이르고 나면, 도리어 다른 사람을 건네주나니, 모든 부처님ㆍ여래도 또한 그러해서 마하연 반니원 배에 태워 저 중생들이 마땅히 교화를 받을 자를 따라서 제도하여 니원에 들게 하고, 다시 다른 곳에서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느니라. 이렇기 때문에 여래를 큰 뱃사공이라 이름하느니라.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무는 법이니라. 사람을 제도하기 위한 까닭에 출몰함이 있음을 나타내느니라.또 선남자야, 사람이 배를 타고 큰 바다를 건너려고 할 적에 만약 순풍을 받으면 속히 저 언덕에 도달하지만, 만약 순풍을 얻지 못하면 어떤 때는 세월만 지나며 어떤 때는 빠져 죽기도 하느니라. 이와 같이 중생이 마하연 반니원의 바람을 얻으면, 속히 생사를 건너 보리의 언덕에 이르지만, 만약 얻지 못한 자는 영원히 생사가 윤회하는 괴로움의 바다에 빠지느니라.또 선남자야, 사람이 바다에 들어가 파랑을 만나 구제될 계책이 없어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다가, 홀연히 바람을 만나 밀려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어떤 한 나라에 몰래 이르면 한없이 기뻐하고 기이하고 특별하다는 생각을 낸다. 이와 같이 이 마하연 반니원경은 큰 바람이 되느니라. 중생은 알지 못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도 니원의 바람이 몰래 불어 보리의 경계에 이르게 하며, 바야흐로 진실을 알아 기특하다는 생각을 내느니라.또 선남자야, 뱀이 허물을 벗고 다시 다른 곳에 가 실로 죽지 않듯이 이와 같이 선남자야, 여래 니원은 저 옛 몸을 버리는 것이 허물을 벗고 가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여래를 이름하여 선서(善逝)라 하느니라. 독약의 나무와 같은 방편의 몸을 버리고, 어떤 때는 다시 다른 염부제에 방편으로 나타나느니라. 그러므로 선남자야, 여래는 항상 머무는 법임을 마땅히 알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금을 다루는 사람이 좋은 진금(眞金)을 얻어 마음대로 능히 온갖 장엄구와 갖가지 기물을 만드는 것처럼 모든 부처님ㆍ여래도 또한 그러해서 25유에 교화 받을 대상을 따라 다 능히 몸을 나타내어서 제도하고 해탈케 하느니라. 그러므로 여래를 이름하여 무량신(無量身)이라 하며, 또한 상주(常住)라 이름하느니라.또 선남자야, 암라나무와 염부수가 계절마다 변하나니 잎이 무성한 때가 있으며, 꽃과 열매가 피고 맺는 때가 있으며, 잎이 다 떨어진 때가 있으나 저 나무가 말라버린 것이 아니라 다시 자라나느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야,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의 방편의 몸도 교화하기 위한 까닭에 또한 세 때에 나타나느니라. 출생하여 성불하는 것을 보이며, 열반에 드는 것을 나타내지만 그 실은 항상 존재하여 없어지지 않느니라.선남자야, 여래의 은밀한 몸이 이와 같으며, 여래의 은밀한 입, 방편의 은밀한 가르침도 또한 다시 알기 어려우니라. 방편의 은밀한 가르침이라는 것은 선남자야, 비유컨대 대왕이 여러 신하에게 명하되 또한 이와 같은 은밀한 하교가 있으며, 어떤 때엔 선타바(先陀婆)를 가져 오라 말하는 것과 같으니라. 선타바란 이름은 하나나 실물은 넷이니, 첫째는 소금이며, 둘째는 조반(澡槃:물 담는 그릇)이며, 셋째는 말[馬]이며, 넷째는 칼이니라. 이 네 가지 물건을 모두 선타바라 하느니라.만약 왕이 식사할 때 좌우에 명하여 선타바를 찾으라 하면, 여러 신하들이 마땅히 왕이 반드시 소금을 찾는 줄 알며, 만약 왕이 식사를 마치고 선타바를 찾으면 여러 신하들이 마땅히 조반을 찾는 줄 알며, 숲 동산에 가고자 하여 선타바를 찾을 적엔 여러 신하들이 마땅히 왕이 반드시 말을 찾는 줄 알며, 적진에 나가 싸움할 때에 선타바를 찾으면 여러 신하들이 마땅히 예리한 칼을 찾는 줄 아느니라. 왕에게 이와 같은 은밀히 드러나지 않은 말이 있어 여러 신하들이 또한 마땅히 그 뜻을 아느니라.이와 같이 선남자야, 이 마하연의 은밀한 가르침도 또한 네 가지 말과 같은 무상함이 있다. 모든 선남자들아, 반드시 알라. 여래가 염부제에 태어나서 마땅히 니원을 나타내는 것은 이는 마하연의 무상하다는 생각을 닦는 것이요, 만약 마땅히 여래가 바른 법이 멸할 것이라 말하면 그 모든 제자들이 당연히 그렇게 알아야 하며, 여래가 괴로움을 말하면 이 마하연에 괴로움이라는 생각을 닦아야 하며, 여래가 몸이 온갖 근심의 그릇이 된다 말하며 또 승보도 또한 마땅히 멸할 것이라 말하면 모든 제자들은 반드시 그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부처님이 내가 없음을 말하면 이 마하연에 내가 없다는 생각을 닦아야 하며, 만약 생각이 없고 공하여 있는 바가 없으며 그리고 해탈을 말하면 모든 제자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이 마하연에 25유를 말하여 해탈을 얻게 하려고 이래서 공을 말하며, 온갖 괴로움을 모두 없애려고 무소유를 말하며, 극락은 생각이 없는 곳이라, 무상하여 변해 바뀌어져도 능히 깨뜨리지 못하니, 그러므로 이름하여 항상 머물러 변하여 바뀌지 않는 법이라 하느니라. 마땅히 해탈이 곧 여래이며 여래라는 것은 곧 여래의 성품이니, 일체 중생이 몸속에 모두 가지고 있음을 알라. 이와 같이 아는 자는 나의 제자이며, 여래의 미묘하고 은밀한 가르침을 잘 아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하늘이 가물면 약초와 향기로운 꽃과 단 과일 나무들이 모두 다 시들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일체의 다른 물과 육지의 초목도 또한 모두 메말라 광택이 없고, 또 다음해에 다시 생장하기가 어려우니라.이와 같이 선남자야, 이 마하연 반니원경도 내가 멸도한 후에 모든 제자들이 가문 하늘에 꽃과 과일이 능히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과 같이 하고, 도적을 맞은 성에 참 보배를 잃고 겨 무더기를 지키는 것과 같이 하여 뭇 나쁜 비구들이 이미 보배를 잃고 베껴 줄여 찬집해서 뜻을 잘 알지 못하여 함부로 방종하고 게을리 하리니, 애달프다. 크게 위험하며, 다음 세상이 매우 두려우니라. 유쾌하도다. 크게 이로움이여, 당래의 중생이 이 마하연 반니원경을 귀에 듣고 들은 대로 경을 받아 지녀 독송하고 그 뜻을 알아 널리 사람들을 위하여 말하면 이로 인해 마땅히 진실한 보리를 얻으리라.또 선남자야, 어떤 국토의 성읍과 마을에 우유를 파는 사람이 있었는데 물을 섞어 다른 사람들을 속여 재물을 구했다. 중간에 판매하는 사람도 또한 그렇게 하였다. 물을 섞어 팔아 더욱 서로 속였다. 사람들이 사서 먹으매 우유 맛이 없었느니라.이와 같이 선남자야, 내가 니원한 후 바른 법이 멸하지 아니한 80여 년을 이 마하연 반니원경이 염부제에서 세상에 유행할 것이다. 모든 나쁜 비구들이 방종하고 게을러서 뭇 마군과 무리를 지어 바른 법을 무너뜨리고 어지럽히며, 스스로 경론을 지어 게송으로 찬탄하며, 그른 것을 옳다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하여 뽑아서 간추리고 늘이고 줄일 것이다. 이양을 위한 까닭에 욕심이 많아 법답지 못한 재물을 쌓고, 바른 법의 맛을 무너뜨리고 어지럽혀 법을 엷어지게 하고 바르지 못한 사설(邪說) 문자를 더하여 받아 배우는 이를 그르치게 할 것이다.또한 존중하거나 공양하거나 공경하지 아니하고, 안으로 삿된 아첨을 품고, 이양을 위한 까닭에 법을 좋아하는 모습을 나타내리니, 이 마하연 반니원경이 그때를 당해 이러한 무리들의 헐뜯어 욕되게 하는 바가 되느니라.또 가섭아, 이러한 까닭에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마하연 반니원경에 마땅히 부지런한 방편으로 장부의 뜻을 세워야 한다. 왜냐하면 여래의 성품이란 장부의 법인 까닭이니라. 여인의 뜻은 일체 법에 다분히 정으로 집착하여 힘써 감당하여 마하연의 깊은 경전의 묘미를 내지 못하느니라.선남자야, 비유컨대 모기가 몸에 진액이 빠지면 능히 이 대지에 살아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여인의 법도 마치 대지와 같아 갈애(渴愛)가 많으니라. 비유컨대 큰 바다가 있어 일체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온갖 강물이 모두 바다로 돌아가도 저 큰 바다가 차지 않는 것처럼 여인의 법도 또한 그러하니라. 5욕(欲)을 탐해 받아 싫어하지 않느니라.이렇기 때문에 가섭아,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방편을 얻어 여인의 법을 여의려면 마땅히 부지런히 이 마하연 반니원경을 닦아 익혀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이 마하연 반니원경은 여래의 성품인 장부의 법을 말한 것이기 때문이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자신의 몸에 여래의 성품이 있는 줄 알지 못하면 세간에서 비록 남자라 일컬어도 나는 이러한 무리는 여인이라 말하느니라. 만약 어떤 여인이 능히 자신의 몸에 여래의 성품이 있는 줄 알면 세간에서 비록 여인이라 일컬으나 나는 이들을 남자라 말하느니라.이와 같이 선남자야, 이 마하연 반니원경은 한량없고 가없는 공덕이 쌓여 모였느니라. 중생에게 여래의 성품이 있다는 것을 말하였으니,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빨리 여래의 성품을 이루고자 하면 마땅히 부지런한 방편으로 이 경을 닦아 익혀야 하느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반니원경을 닦아 익혀 비로소 자신의 몸에 여래의 성품이 있는 줄 알았나이다. 이제 저는 결정코 남자이옵니다.”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옳고도 옳도다. 선남자야, 마땅히 부지런한 방편으로 이 깊은 법을 배울지니라. 벌이 꽃가루를 모으듯이 깊은 법의 맛을 다해야 하느니라. 비유컨대 가섭아, 모기의 진액으로 능히 이 대지를 젖게 할 수 없는 것처럼, 이와 같이 선남자야, 오는 세상에 뭇 나쁜 비구들이 경법을 부수고 어지럽힘이 수 없고 한량없어 높고 메마른 땅과 같다. 이 대승반니원경도 능히 축여 적시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바른 법이 멸해 쇠퇴한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여름 끝과 초겨울에 가을비가 이어지면 젖은 물기가 스며든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이 마하연 반니원경은 내가 니원한 뒤 바른 법이 쇠멸할 때에 이 경이 남방에 유포되면 뭇 사도와 이도의 말과 법이 아닌 구름과 비에 뜨고 잠기게 된다. 그때 저 남방에서 법을 보호하는 보살이 마땅히 이 경을 가지고 계빈(罽賓:북인도에 있던 나라 이름)에 가 땅 속에 숨기니 일체 마하연 방등경도 이에 숨겨 없어진다. 애달프다. 이때 법이 멸하여 없어지고 법 아닌 구름과 비가 세간에 가득하니라. 여래 은혜와 혜택인 법우(法雨)를 닦아 익혀 법을 보호하는 보살들과 사람 가운데 영웅들이 모두 숨어버리리라.”이때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ㆍ여래와 성문과 연각이 성품엔 차별이 없다 하시니, 오직 원컨대 널리 말씀하셔서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다 알게 하소서.”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젖소를 많이 키우는데 청(靑)ㆍ황(黃)ㆍ적(赤)ㆍ백(白) 색깔의 각각 다른 소들이 무리를 지었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려 할 때에 일체 소들을 다 모아 젖을 짜서 한 그릇에 두니, 다 같은 흰 색이었다.이와 같이 선남자야, 모든 부처님ㆍ여래와 성문ㆍ연각들은 그 성품이 청정하여 동일한 색이니라. 왜냐하면 다 같이 번뇌가 다하기 때문이니라. 비유컨대 금을 다루는 사람이 그 금광(金鑛)의 갖가지 다른 색을 취하여 녹여 제련하면 순전한 한 금색뿐인 것과 같다. 왜냐하면 한량없고 수없는 거친 광석과 같은 번뇌가 다 소멸해 버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이 마하연 반니원경을 믿어야 한다. 일체 중생이 모두 진실한 여래의 성품이 있어 모두 동일한 색이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의 말씀과 같이 일체 중생이 모두 부처 성품이 있어 차별이 없다면 이에 알지 못하겠습니다. 중생들은 차치하고 세존의 말씀대로라면 성문과 연각과 모든 보살들은 대반니원을 얻지 못하고 오직 여래만 이 대반열반을 얻으셨으니, 그러므로 마땅히 성문과 연각 그리고 보살들은 여래와 같지 않은 줄 알겠나이다. 만약 차별이 없다면 어떻게 세존만이 홀로 한량없는 아승기겁에 방편을 닦아 공덕을 쌓았습니까?”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먼젓번에 말한 것은 곧 여래 방편의 비밀한 가르침에서 모든 성문이 니원을 얻지 못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가 이 대반니원경으로써 니원에 드는 것은 오직 부처님의 경계니라. 그러므로 이 경을 대반니원이라 이름하느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는 곧 다르나이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 성문과 연각 및 보살들은 모두 마땅히 여래의 니원으로 돌아가나니, 마치 온갖 강물이 큰 바다로 돌아가서 항상 머무는 법과 같나이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가장 항상하느니라.”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떠하나이까? 세존이시여, 여래의 성품이 다르지 않나이까, 다르나이까?”
“다름이 있느니라.”“어떻게 다르나이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우유와 같으니라. 일체 성문들과 여래의 성품도 또한 그러하니라. 마치 소락이 되는 것처럼 일체 연각과 여래의 성품도 그러하니라. 마치 소(蘇)가 되는 것처럼 보살마하살의 여래 성품도 그러하니라. 제호(醍醐)와 같이 모든 부처님ㆍ여래의 성품은 그러하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야, 이 마하연 반니원경이 네 가지로 차별되느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의 성품은 어떠하나이까?”
“우유가 되지 않고 물과 피가 합해진 것과 같으니라. 한량없는 번뇌가 여래의 진실한 성품을 덮었느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 구이성에 경희(慶喜)라는 전다라가 있어 마땅히 불도를 이루자 이 세계 천 불(千佛)의 수에 든다고 세존께서 기별(수기)하셨습니다. ‘한 번 생각을 내는 사이에 문득 불도를 이룬다’ 하셨는데, 어떠한 까닭으로 세존께서 존자 사리불과 목건련 등에게는 속히 불도를 이루리라 수기하지 않으셨습니까?”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성문과 벽지불과 여러 보살들은 속히 이루려는 원을 내지 않느니라. 바른 법을 보호 유지하매 속히 이루려는 원을 가진 자가 있다. 이것은 원을 발하는 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보리의 힘을 인해서 세존이 속히 불도를 이루리라 기별하느니라.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상인이 마니보를 싣고 야인(野人)의 마을길을 지나가면서 값진 보배를 판다고 외쳤으나 야인의 무리들이 소리를 듣고 와서 보배를 보고도 알지 못하여 곧 크게 웃으면서 돌멩이라 한다.이와 같이 선남자야, 여래가 모든 성문들에게 기별하되 마땅히 불도를 이루어 가장 수승한 곳을 얻으리라 하느니라. 오는 세상에 어떤 비구들이 함부로 방종하여 게으르면서 참된 보배를 알지 못하는 것이 마치 야인들과 같으니라. 질병과 곤궁한 고통과 가난에 시달려 출가하였으니 신심이 천박하여 삿된 생활로 아첨하고 굽실거리며, 만약 여래가 성문에게 가르침을 주어 의심을 풀게 했다 함을 들으면 문득 크게 비웃느니라. 마땅히 이러한 무리들은 사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참된 사문이 아님을 알아야 하느니라.그러므로 선남자야, 혹 원을 발함이 빨라 바른 법을 지니는 이가 있으며, 또 빨리 발하여 원을 지니지 않은 자가 있느니라. 그러므로 여래가 그 더디고 빠름에 따라서 저들에게 수기를 주느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들은 어떻게 마땅히 무너뜨리지 않는 권속이 되나이까?”
“부지런히 방편을 닦아 바른 법을 보호 유지하는 이가 보살마하살이다. 사람 가운데 영웅이며 무너뜨리지 않는 권속이니라.”“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 여섯 가지 맛을 알지 못합니까?”“삼보가 처음부터 끝까지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이들 중생을 여섯 가지 맛을 알지 못한다 하느니라. 사람이 입맛이 떨어져 달고 쓰고 맵고 시며 짜고 싱거운 여섯 가지 맛의 차별을 모르는 것과 같이 일체 중생들도 또한 그러해서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삼보가 길이 존재하는 법인 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름하여 맛을 알지 못하는 자라 하느니라.또 선남자야, 중생들이 여래가 항상 머무는 법임을 알지 못하면 나는 이들을 이름하여 눈이 있으면서도 못보는 자라 하느니라. 육안을 가진 중생이 여래의 성품이 항상 머무는 것임을 알면 나는 이들을 이름하여 천안이라 하며, 만약 어떤 중생이 마하연을 듣고 능히 믿어 좋아하는 자는 나는 이들도 또한 이름하여 천안이라 하느니라. 바로 중생들로 하여금 천안을 갖게 해야 하느니라. 여래가 항상 머무는 법임을 알지 못하면 나는 이들을 이름하여 육안이라 하느니라. 왜냐하면 여래의 성품은 항상 머물러 진실한데 저들은 능히 부지런히 닦지 않기 때문이니라.또 선남자야, 마땅히 여래는 일체 중생을 위하여 부모가 됨을 알라. 왜냐하면 일체 중생들의 갖가지 유형을 모두 다 화현하기 때문이니라. 그들의 경계와 같이 해서 위하여 법을 말하며, 일음(一音)으로 법을 말하면 저마다 다른 중생들이 각각 스스로 이해하며 찬탄해 말하되 ‘훌륭하시도다. 여래가 우리의 음성으로 법을 말씀하신다’ 하느니라.또 선남자야, 사람이 아이를 낳으매 처음 열여섯 달은 말이 바르지 못하느니라. 부모가 말을 가르치려 하면 먼저 같은 소리로 점점 가르쳐야 하느니라. 마땅히 부모가 실로 바르지 않은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느니라. 모든 부처님ㆍ여래도 또한 그러해서 교화하기 위한 까닭에 저들의 유형의 음성과 같이해서 말하느니라. 그러나 여래가 실로 저들과 같지는 않느니라. 방편으로 세간에 따름을 보여 나타낼 뿐이니라.”
18. 수희품(隨喜品)
그때 세존께서 입으로부터 갖가지 색깔의 광명을 놓아 널리 네 부류의 대중들을 비추었다. 광명이 비치고 나자 순타 장자가 재빨리 여래께 대중의 마지막 공양을 받들어 바쳤다. 순타가 여러 권속들과 함께 큰 기쁨을 얻어 소리를 내어 찬탄하였다.
“애달픕니다. 희유하나이다. 여래께 공양하는 것을 다시 만나기 어렵겠나이다.”곧 갖가지 온갖 보배로 된 발우에 맛이 좋은 음식을 담아 여래를 향해 가지고 왔다. 이때 마침 어떤 큰 위력이 있는 천신이 그 앞을 막고 순타에게 말했다.
“공양을 올리지 말라. 원컨대 우리들로 하여금 잠시라도 더 여래를 우러러보게 하라.”이때 세존께서 다시 광명을 놓아 저 천자를 비추었다. 저 천신이 부처님의 성지(聖旨)를 받들고 순타를 앞으로 가게 허락하였다. 이때 천인과 모든 중생들의 갖가지 온갖 부류들이 각각 다른 음성으로 안으로 슬픈 감정을 품어 슬퍼하는 소리가 땅을 움직였다. 순타와 함께 부처님께 공양올리고 또한 스님들에게 마지막 단(보시)바라밀을 받들어 바쳤다.이때 세존께서 비구ㆍ비구니들 그리고 모든 모인 대중들에게 때가 되었음을 알게 하려고 다시 광명을 놓아 모인 대중 모두를 비추었다. 모든 비구들이 때가 이미 되었음을 알고 각각 위의를 가지런히 하고 응기(應器:발우)를 가지고 시주를 받는 법과 같이 하였다. 순타 장자가 부처님과 스님들을 위하여 갖가지 온갖 보배로 된 상과 자리와 비단으로 된 번기와 일산을 달고 향기로운 꽃과 영락을 펴 놓았다. 이때 삼천대천세계가 뛰어나고 미묘하게 장엄되어 마치 서방 극락국토와 같았다. 순타 장자가 부처님 앞에 나가 근심하고 슬퍼 한탄하면서 거듭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아직 불쌍히 여기시어 수명을 1겁이나 1겁이 조금 모자라게라도 계시어 주옵소서.”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나로 하여금 오래 세상에 있게 하려거든 마땅히 때를 알아 빨리 마지막 단바라밀을 베풀라.”
“예, 세존이시여.”이때 일체 다른 부류의 중생들과 천인 보살들이 같은 소리로 말했다.
“기이하도다. 순타야, 마지막 보시를 하는구나. 기이하도다. 순타야, 지극히 큰 보시를 하는구나. 그러나 지금 우리들에게 베푼 바 공양구들이 이에 쓸모없는 물건이 되겠구나.”
각각 한탄하면서 슬피 근심하며 괴로워하였다.그때 세존께서 자신의 몸 털구멍 하나하나에서 모두 한량없는 화불(化佛)을 내었다. 하나하나에 모두 비구 권속들이 있어 마땅히 그 일체로 하여금 공양을 얻게 하니, 모든 중생들이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순타는 베푼 바 공양구를 부처님 위신력을 받아 와 모여 있는 모든 대중들에게 채워 주었다. 순타가 기뻐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며 말했다.
“오늘 여래와 일체 대중이 다 나의 마지막 공양을 받으신다. 그런 후에 여래께서는 마땅히 니원에 드실 것이다.”그 나머지 여러 중생들도 또한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여래와 모든 대중들이 나의 마지막 반식공양을 받는다. 그런 후에 니원하면 다른 청은 받지를 못할 것이다.’이때 견고림 숲 근처 땅이 바늘 끝을 꽂을 듯이 협소하였는데도 부처님 위신력으로 모든 한량없는 부처님과 그 권속들이 그 가운데 앉아 밥을 먹었다.이때 천인ㆍ아수라들도 모두 크게 기뻐하여 이렇게 말했다.
“오늘 여래께서 우리들의 마지막 반식공양을 받으시고 마땅히 니원에 드실 것이니, 우리들이 다시 마땅히 어디에서 받들어 섬기리오. 애달프다. 우리들은 외롭고 보호해 줄 이가 없겠구나.”그때 세존께서 곧 모든 이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슬피 탄식하지 말라.
모든 부처님 법이 마땅히 그러하느니라.
비록 니원이라 말하지만
또한 구경에 다하는 것이 아니니라.
여래는 항상 머무는 법이라
길이 가장 안온한 데 처하느니라.
모든 의심이 있는 자는
자세히 들어라. 내가 지금 말하리라.
나는 이미 밥 생각을 여의었으니
몸에 배고프고 목마른 근심이 없느니라.
내가 이제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그 따라 기뻐하는 법을 말하리라.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안온한 쾌락을 얻게 하리라.
모든 부처님ㆍ여래의 성품은
진실로 항상 머무는 법이니라.
이제 너희들이 듣고 나서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으로 닦을지라.
까마귀와 올빼미 새가
그 성질이 매우 서로 어긋나지만
능히 같이 무리지어 놀면서
깃들여 자고 서로 즐거워하느니라.
여래는 일체 중생들을 보기를
오히려 라후라와 같이하나니
응당 자비를 버리고
영원히 니원에 들겠다.
능히 성한 독사로 하여금
토끼와 나란히 구멍에 같이 하게 하나니
여래가 자비를 버리고
영원히 니원에 들겠다.
능히 이란(伊蘭)의 나무로 하여금
백엽의 꽃향기와 같이 하게 하나니
여래가 자비를 버리고
영원히 니원에 들겠다.
능히 가류과(迦留果)로 하여금
맛이 탐마라(耽摩羅)와 같이 하게 하나니
여래가 자비를 버리고
영원히 니원에 들겠다.
능히 일천제로 하여금
다 평등한 깨달음을 이루게 하나니
여래가 자비를 버리고
영원히 니원에 들겠다.
만약 일체 중생이
한꺼번에 불도를 이룬다 하여도
여래가 자비를 버리고
영원히 니원에 들겠다.
설령 모기의 물이
가 대지를 적셔 부수고
백천(百川)이 흘러 넘쳐
큰 바다를 다 채운다 하여도
여래가 자비를 버리고
영원히 니원에 들겠다.
너희들 모든 중생들이
깊이 바른 법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래가 영원히 멸한다 하여
근심하며 슬피 탄식하지만
이제부터 여래에 대해
항상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
마땅히 알 것이니 여래의 성품은
길이 있어 변하여 바뀌지 않느니라.
법과 승보도 또한 다시 그러하니
모두 마멸하지 않는 법이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야, 이 세 가지 법은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아니하니, 참 이치의 말이니라. 일체 중생이 모든 공포를 만났을 적에 이 참 이치를 말하면 능히 안온해진다. 일체 험난한 광야를 지나려 할 적에도 능히 이 참 이치를 말하면 능히 지나가게 된다. 진실한 이치를 말하면 능히 마른 나무에 다시 꽃과 잎이 생긴다. 만약 네 부류의 대중이 이 세 법이 항상 머무른다 함을 듣고 따라 기뻐하며 말하는 자와 설사 뜻을 내지 않고 기꺼이 향하지 않는 자라도 이들은 모두 보리의 인이 되느니라. 세 법이 항상 머문다는 것, 이것이 여래의 가장 미묘한 따라 기뻐하는 진실한 이치의 말씀이니라.만약 비구ㆍ비구니가 능히 일체 중생을 위하여 세 법이 항상 머문다는 것을 해설하면 마땅히 알라. 이들은 일체 나한들의 공양을 받으리라. 만약 이와 다른 자는 곧 받지 못하리라. 더 나아가 일체 전다라들이라도 기꺼이 여래의 따라 기뻐하는 설법을 듣는 자는 또한 다시 모든 근심과 공포를 여의게 된다.”이때 천상 사람ㆍ세간 사람ㆍ아수라들이 여래가 항상 머무는 법이라 말하는 것을 듣고, 마음이 기쁨을 얻었으며, 마음이 부드러움을 얻었으며, 마음이 진실함을 얻었으며, 마음이 5음의 번뇌를 여의었으며, 마음이 청정함을 얻어 얼굴 모습이 기쁨에 넘쳐 연꽃이 핀 것과 같았다. 여러 천상의 꽃을 흩고 온갖 이름난 향을 태우며 천상의 악기를 두드려 여래와 비구스님들에게 공양 올렸다.그때 세존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네가 무슨 희유한 일을 보았느냐?”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제가 기이하고 일찍이 없었던 일을 보았나이다. 일체 천상의 사람과 아수라들이 공양거리를 베풀자 여래와 여러 대중들이 각각 그 음식 받는 것을 보았나이다.또 이 가운데 그 땅이 협소한데도 여래와 대중의 평상과 자리를 수용하고, 하나의 바늘 끝 같은 곳에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권속이 있어 공양한 밥을 받고 따라 기뻐하는 게송을 말씀하시니, 저 모든 중생들은 각기 서로 알지 못하고서 여래가 홀로 나의 청을 받았다 하며, 이제 세존께서 모든 대중과 더불어 순타를 불쌍히 여기셔서 저의 마지막 단바라밀을 받으셨다 하며,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 대중들로 하여금 모두 만족을 얻게 했다 하며, 그러나 세존께서는 실로 밥을 드시지 않으셨습니다.오직 모든 보살마하살과 문수사리법왕자 등 사람 가운데 영웅들만 능히 여래가 방편인 화신으로 나타나는 것을 아는 것을 보았나이다. 이것이 기이하고 일찍이 없던 일이옵니다. 성문이나 연각들은 능히 알지 못하는 바이니, 매우 기이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수 없고 한량없는 여래의 항상한 법인가 하나이다.”이때 세존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기이하고 일찍이 없었던 일을 보았는가?”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이미 보았나이다. 예전엔 여래의 서른두 가지 몸매와 여든 가지의 잘생긴 모습으로 장엄하신 그 몸이 이와 같이 한량없고 무수한 모든 보살 권속들과 더불어 에워싸인 것을 보았으며, 이제 세존의 진실한 몸이 홀로 대중에 있는 것이 마치 약나무와 같아 모든 보살들이 앞뒤에서 에워싸 있는 것을 보나이다.”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예전의 모든 부처님은 다 화신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일체 중생들을 불쌍히 여겨 안락케 하려고 그 뜻을 연 까닭이었다. 저 공덕으로 하여금 다함이 없게 하여 이 화신을 나타내게 되었느니라. 그러나 모든 중생들은 다 능히 알지 못하고, 오직 모든 보살들이 한량없는 보살 공덕을 성취하여 사람 가운데 영웅인 이들이라야 능히 여래가 방편으로 화신을 나타낸 것을 아느니라. 너도 이제 순타야, 또한 보살 공덕의 10지(地) 수행을 성취하였느니라.”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모두 마땅히 보살의 일체를 닦고 따라 기뻐하나이다.”
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과(果)를 따라 탐하여 다른 경전과 같이 하지 말라.”
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다른 경전은 경이 아니옵니까?”
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거기서 말한 것은 남김이 있느니라.”
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뜻이 어떠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한 바와 같으니라.
일체가 보시를 찬탄하니
보시하는 자를 꾸짖음은 없도다.
계를 범한 자에게 보시한 복은 적고
계를 지닌 이에게 보시한 복 많도다.
내가 이 경전을 말하여 비록 일체 보시를 찬탄하였으나, 보시에도 차이가 있으니, 범계자에 보시한 것은 털끝만큼의 복도 없으며 계를 지닌 이에게 보시한 것도 그 큰 과(果)를 얻는 것이 반드시 다 같지 않느니라.”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셔서 일체 보시공덕을 찬탄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한 종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일체 보시를 찬탄하느니라.”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사람을 제외하고 일체 보시를 찬탄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일천제가 계를 범하고 법을 비방하는 것을 제외하고 일체 보시를 찬탄하느니라.”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것을 이름하여 일천제라 하나이까?”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경법을 비방하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며, 영원히 고쳐 뉘우치지 아니하고, 모든 경법에 마음으로 귀의함이 없으면 이러한 사람들은 일천제의 길로 향하느니라. 만약 다시 중생이 4중금(重禁)을 범하고 무간죄를 짓고도 스스로 고쳐 뉘우치지 아니하고 부끄러워함이 없으면 그는 바른 법을 영원히 보호하고 아끼는 것이 없어 법을 보호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벗이 되지 못하나니, 모든 착한 법을 일찍이 찬탄하지 않으며, 만약 다시 사견으로 불ㆍ법ㆍ승이 없다 하면 나는 이러한 무리들을 일천제의 길로 향한다 말하느니라. 이들의 무리를 제외하고는 일체 보시를 찬탄하느니라.”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계를 범함이라 이름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무거운 금계를 범하는 것과 다섯 가지 무간업과 바른 법을 비방하는 것이니라.”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와 같은 무거운 죄에도 차이가 있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차이가 있느니라. 저들이 비록 계를 범하여도 오히려 법의(法衣)를 입고 부끄러움을 내면서 ‘애달프다. 내가 지금 이 무거운 죄를 범했으니 어찌 그리 괴이한가? 이런 큰 괴로움을 지었도다’ 하고 두려움을 품어 법을 보호하는 마음을 내며, ‘내가 마땅히 모든 법을 보호하는 자를 찬탄하고 마땅히 다시 모든 법을 비난하는 자를 항복하리라’ 하여 방등경과 모든 선(禪)의 삼매를 방편으로 부지런히 닦으면 이와 같은 자는 나는 말하되 이들은 계를 범하지 않았다 할 것이다.왜냐하면 햇빛이 나오면 가는 먼지나 장애의 가림이 다 모두 나타나지 아니하듯이 이와 같이 이 마하연경의 햇빛이 수 없고 한량없는 온갖 죄의 무더기를 다 모두 소멸해 버리느니라. 그러므로 이 경과 법을 보호하는 자가 큰 과보를 얻는다 말하느니라.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는 곧 이름이 가장 크게 계를 범하는 것이니라. 만약 이들에게 보시하면 가는 털끝만큼의 복도 없느니라.또 선남자야, 네 가지 무거운 금계를 범하고도 능히 진실한 여래의 성품을 알고 법을 보호하려는 마음을 일으키면, 만약 이들에게 보시하여 얻는 큰 과보는 어떠한가? 비유컨대 어떤 여인이 국토가 흉년들고 난리가 나 한 아기를 데리고 다른 나라로 가다가 길에서 큰물이 흘러넘치는 것을 만났다. 아기를 데리고 물을 건너는데 물살이 급하자 아기를 버리지 않으려다 모자가 함께 빠져 죽었다. 그런데 그 여인이 일찍이 큰 악을 지었으나, 아들을 보호한 공덕으로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태어났느니라.이와 같이 선남자야, 4중금이나 5무간업을 범하고도 깊이 스스로 뉘우쳐 꾸짖고 법을 보호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본래 착하지 못해 온갖 악업을 지었으나 법을 보호하였기 때문에 복전이 되어 신도의 보시를 받을 수 있느니라. 호법공덕도 또한 큰 과보를 얻느니라.”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일천제가 도리어 신심을 내어 3존(尊:三寶)께 허물을 뉘우쳤는데 만약 사람이 보시하면 큰 과보를 얻나이까, 얻지 못하나이까?”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암라 열매를 먹다 아울러 그 씨를 부수어 먹고, 저 빈 씨를 가지고 땅 속에 심으면 비록 다시 물을 대어 주더라도 마침내 자라지 못할 것이니, 저 일천제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선이 파괴된 종자는 고쳐 뉘우쳐 그 선한 마음을 내려 하여도 옳지 못하느니라. 이렇기 때문에 이름을 일천제라 하느니라.계를 지니는 이에게 보시하여 과보를 얻는 자의 과보도 또한 같지 아니하니, 왜냐하면 성문과 벽지불에게 보시하여 얻는 과보도 모두 차별이 있으며, 오직 여래에게 보시하여야 최상의 과보를 얻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일체 보시가 큰 과보를 얻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느니라.”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슨 까닭으로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나이까?”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인이 있고 연이 있느니라. 어느 때 왕사성에 어떤 신심 없는 우바새가 외도 니건자를 받들어 섬기면서 나에게 와서 보시의 뜻을 물었느니라. 내가 그를 포섭하려고 이 게송을 말했느니라. 마땅히 알 것이니, 여래는 방편으로 은밀히 말하여 보살을 위하는 까닭에 일체가 다 능히 요달해 알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사람 가운데 영웅이니라. 마땅히 여래의 다른 말 가운데도 그 뜻을 분별하여 모든 계를 범한 자를 항복하나니 돌피의 해침을 제거해야 싹을 잘 자라게 하는 것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내가 말한 게송과 같으니라.”
일체 강물이 반드시 굽이쳐서 흐르고
일체 숲은 반드시 나무라네.
일체 여인은 반드시 아첨하고 거짓되며
일체 큰 힘은 반드시 안락하네.
그때 문수사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부처님께 예배를 드리고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일체 강물이 반드시 굽이친 것 아니고
일체 숲이 반드시 나무만이 아니네.
모든 여인의 마음이 다 아양 떨고 거짓된 게 아니며
큰 힘이라고 다 안락한 것 아니네.
“이와 같이 세존께서 간략히 법문을 설하였사오나 결정한 뜻이 아니오니, 왜냐하면 이 삼천세계 가운데의 염부제 밖의 다른 염부제에 바르고 곧은 강이 있사오니, 그 곧기가 먹줄과 같나이다. 서해로부터 바로 동해로 이르니 방등ㆍ아함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으며, 이는 곧 여래께 다른 말씀이 있는 것이옵니다.일체 숲이 반드시 나무라는 것도 또한 다르게 말씀하신 것이 있으니, 왜냐하면 숲에 두 가지가 있으니, 또한 금ㆍ은ㆍ유리의 보배나무로 된 숲이 있으며, 일체 여인이 반드시 아양 떨고 거짓되다는 것도 또한 다르게 말씀하신 것이 있사옵니다. 어떤 여인은 계를 지녀 청정하고 그 마음이 질박하고 곧음이 있으며, 일체 큰 힘이 반드시 안락하다는 것도 다르게 말씀하신 것이 있사옵니다.여래 법왕이 가장 큰 힘이 되니 안락이라 이름하셨으며, 전륜성왕과 모든 천신들도 또한 큰 힘이라 이름하나 안락하지 못하다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일체 큰 힘이 다 안락한 것이 아닌 줄 알겠나이다. 오직 항상 머물러 있고 변하여 바뀌지 않는 법인 큰 힘의 니원이라야 안온하고 쾌락하겠나이다.비유컨대 훌륭한 의사가 병자에게 제호를 주어 먹게 했더니, 그때 저 병자가 훌륭한 의사에게 청해 ‘다시 내게 약을 주면 내가 먹으리다’라고 말하니, 의사가 ‘다만 먹고 소화가 되고 나면 먹으시오. 만약 즉시에 먹어 소화하지 못하면 능히 사람을 죽이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때 저 의사는 실로 병자가 그의 죽음을 두려워함을 불쌍히 여겼기 때문이옵니다. 이와 같이 여래께서도 자비로 불쌍히 불쌍하게 여겨 파사닉왕 대신 부인의 뽐내는 아만심을 없애 주려고 이 게송을 말씀하셨나이다.
강물은 반드시 굽이쳐 흐르고
일체 숲은 반드시 나무라네.
일체 여인은 반드시 아양 떨고 거짓되며
일체 큰 힘은 반드시 안락하네.
마땅히 세존의 말씀에는 누실(漏失)이 없는 줄 알겠나이다. 이와 같이 대지를 가령 뒤집는다 하여도 여래의 말씀은 마침내 허물이 없나이다. 이렇기 때문에 일체 남음이 있고 남음이 없는 것은 모두 여래께서 중생들을 포섭하기 때문이옵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도다, 훌륭하도다. 문수사리야, 일체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에 널리 여래의 남음이 있고 남음이 없는 것을 말하였도다.”
이때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다른 이의 선을 따라
할까 하지 말까 관하지 말고
다만 스스로 몸의 행을 관하여
착한가 착하지 않은가를 자세히 볼지니라.
“이와 같이 세존께서 이 바른 법을 설한 것도 또한 다시 이치를 다한 말씀이 아니시니, 왜냐하면 뭇 삿된 외도들이 모두 지옥을 향하나이다. 그러나 부처님ㆍ세존께서 모든 제자들에게 가르치시되 모두 니원을 향하라 하시나이다. 만약 천상에 태어나면 이는 곧 이름이 헐뜯고 명예롭게 하는 말씀이 되나니, 이와 같이 갖가지가 따른다는 말씀이 아니시거늘 어찌하여 세존께서 게송 가운데 ‘다른 이의 선을 따른다’고 말씀하시나이까?”그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선을 따른다 말한 것은 인이 있고 연이 있느니라. 어느 때 아사세왕이 부왕을 해치고 내가 있는 곳으로 와 내게 물어 말했다.
‘어떠하나이까? 세존께서는 일체 지혜가 됩니까, 일체 지혜가 아닙니까? 만약 일체 지혜가 있는 분이라면 제바달다(提婆達多)가 백천 생 동안 여래 처소에 항상 나쁜 마음을 품었는데도 어떻게 허락하여 출가를 하게 하였습니까?’내가 곧 그를 위하여 이 게송을 말하기를 ‘다른 이의 선을 따른다’고 하였다. 저 아사세왕은 아버지를 해친 죄가 있으나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여래가 스스로 자기의 허물을 반성하고 그로 하여금 죄를 가볍게 하려 한 것이니라. 그러므로 ‘다만 스스로 몸의 행을 관하여 착한가 착하지 않은가를 자세히 보라’고 말하였나니, 네가 지금 어떻게 따르지 않는다 보는가?만약 어떤 이가 계를 지니고 자비의 마음을 수행하여 그의 허물을 관찰하면 이는 곧 모든 부처님ㆍ여래의 법이니, 자기 자신 및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다 안락하게 하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다른 이의 하고 하지 않음을 관찰하고 자기 몸도 그렇게 하나니 항상 이러한 관찰을 하는 자는 나의 제자이니라.”그때 세존께서 다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여 나와 같이 하라 하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체가 모두 죽음을 두려워하니
몽둥이의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있으랴.
자기를 용서함을 가히 비유해
죽이지 말고 몽둥이질을 행하지 말라.
이때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일체가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일체가 몽둥이의 아픔을 두려워하는 건 아닙니다.
또한 다 자기를 비유하지 않고도
저 중생들을 용서를 합니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 간략히 법문을 설하였사오나 또한 이치를 다한 것이 아니오니, 왜냐하면 아라한과 전륜성왕과 옥녀와 코끼리와 말과 대신들의 보배는 만약 천상 사람 및 다른 중생들이 능히 가해를 하려 해도 되지 않습니다. 용사와 열녀, 들말과 짐승의 왕, 계를 지닌 비구들은 비록 적이 대적해 오더라도 두려워하지 아니합니다. 일체가 모두 죽음을 두려워하니 몽둥이의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음이 없다는 것도 곧 남음이 있는 말씀이옵니다.또 자기로써 그에 비유할 수 없나니, 왜냐하면 만약 아라한이 자기로써 그에 비유하면 곧 목숨에 집착하는 생각이 되리니, 만약 목숨에 집착하는 생각이라면 이는 상사(上士)가 아닙니다. 목숨에 집착하는 생각이라 계교하는 자는 어리석은 범부의 사견으로 악취의 문으로 향할 뿐이옵니다.또다시 나한이 나와 중생이 공하여 있는 바가 없으니, 누가 죽고 누가 죽이길래 해친다는 생각을 일으키는가 하면 옳지 못합니다. 저에 말씀하신 바 나로 비유를 한다는 것은 내가 있음으로 비유를 하는가, 내가 없음으로 비유를 하는가? 만약 나로 비유한다면 하열한 것이 되고, 만약 내가 없음으로 비유하면 이는 아라한이라 비유가 될 수 없나이다.그러나 부처님ㆍ세존께서는 인연이 없이 망령되이 법을 말씀하시지 않으시나이다. 왕사성에 큰 사냥꾼이 있었는데 살생을 주업으로 하여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을 베풀려고 청하여 ‘오직 원컨대 불쌍히 여겨 받으소서’라고 말했으나 부처님ㆍ세존은 일찍이 고기를 먹지 않고 평등하게 일체를 보기를 라후라와 같이 하였으므로 곧 사냥꾼을 위하여 이 게송을 말씀하셨습니다.”
마땅히 장수하는 사람을 보아라.
중생을 해치지 아니했기 때문이니라.
일체가 모두 죽음을 두려워하니
몽둥이의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있으랴.
자기를 용서함에 비유해
죽이지 말고 몽둥이질을 행하지 말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옳고도 옳도다. 문수사리야, 사람 가운데 신선이 중생을 편안히 위로하려고 여래의 방편인 은밀한 가르침을 잘 말하였도다.”이때 문수사리가 다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부모에게 공경하고
더욱 그 공양을 더하여라.
그 효도를 말미암은 탓으로
죽어 무택(無擇)지옥에 떨어지리라.
“세존이시여, 이 게송은 무명과 은애로써 부모를 삼았다가 중생이 따라 그로 하여금 커지게 하여 온갖 악업을 짓다가 죽어 곧 마땅히 무택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말했나이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문수사리에게 나와 같이 하라고 게송을 말씀하셨다.
일체가 남의 세력을 인하면 괴롭다 하고
일체가 자기 힘일 적엔 자재하고 즐겁다 하니
일체 교만한 세력은 포악한 해침이요
일체 어질고 착한이라야 사람들이 사랑하네.
문수리가 다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일체 남의 세력을 인해도 괴롭지 않고
또한 일체가 자기 힘으로 자재해도 즐겁지 않네.
일체 교만한 세력은 포악한 해침이 아니며
일체가 어질어도 사람의 사랑 차지하지 않네.
“이것은 세존께서 간략히 법문을 나타낸 것이오나 이치를 다한 말씀이 아니옵니다. 왜냐하면 서민의 아들이 스승으로부터 배움에 굽어보고 우러르고 나아가고 그침이 모두 스승을 말미암아서 도예(道藝)가 이미 이루어지면 영원히 안락을 얻나이다. 왕자의 아들은 자기의 힘이 자재하여 남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아 어리석고 어두워 항상 괴로우니 때문에 여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신 것은 그 모든 중생들이 마군에 붙들린 바가 되어 자재하지 못하므로 여래께서 저들을 위하여 이 게송을 설했나이다.그러므로 마땅히 알겠습니다. 일체가 다른 이의 힘인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며 또한 자기의 힘 때문에 즐거운 것도 아닌 것이옵니다. 일체 교만한 세력은 포악함ㆍ해침이라는 것, 이것 또한 남은 말씀이 있으니 일체 교만이 다 포악한 해침이 되는 것은 아니오니, 마치 어떤 사람이 교만하여 세속을 거슬려 출가하여 도를 배워 혹 복덕을 계교하고 계를 지님이 청정하면 마땅히 이들은 비록 교만하나 포악한 해침이 되지는 않나이다.일체 어질고 착한 이를 사람들이 사랑한다는 것도 또한 남은 말씀이 있으니, 안으로 법 가운데 사중금을 범하고 능히 스스로 극복하고 책려하여 위의를 잡아 가져 비록 어진 행을 닦으나 바른 업을 깨뜨리어 사람들이 사랑하지 아니하나니, 무슨 까닭으로 이 게송을 말씀하셨습니까?”그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ㆍ여래는 인연 없이 망령되이 법을 말하지 않는다. 어느 때 왕사성에 구린녀(拘隣女)가 있었으니, 이름이 수발타라(須跋陀羅)였다. 세속을 싫어하여 부처님 처소에 와 출가를 하려 하였다. 여인의 법은 자재하지 못한데 남자를 말미암아 제정되었다 하며, 스스로 삼보에 귀의하였다. 부처님이 그 뜻을 알고 또한 때를 알아 이 게송을 말했느니라. ‘일체가 남의 세력을 말미암으면 괴롭다’ 한다니 옳도다, 옳도다. 문수사리야, 사람 가운데 선인(仙人)이로다. 능히 여래의 방편인 비밀한 가르침을 물었도다.”문수사리가 다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일체 중생의 모든 유들은
다 음식을 의지해 있으며
일체 모든 영아들은
다 아끼는 마음이 없느니라.
일체 세간은
밥을 챙겨 그 병을 더하며
일체 법을 행하는 자는
함께 살면서 안락을 얻느니라.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이제 순타의 반식공양을 받으시고 장차 병을 더함이 없겠나이까?”그때 세존께서 다시 문수사리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이
모두 음식을 의지해 있는 것은 아니며
일체 영아들이
다 아끼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니라.
일체 세간이
밥을 챙겨 그 병을 더하는 것은 아니며
일체 법을 행하는 이
함께 산다고 안락을 얻는 것은 아니니라.
“너 문수사리가 얻는 병은 나도 마땅히 얻는 병이니라. 모든 아라한과 벽지불과 보살과 여래는 모두 밥을 챙기지 아니하니, 이는 곧 모든 여래의 정해진 법이니라. 만약 나한과 벽지불과 보살과 여래가 밥을 챙긴다 말한다면 대사(大士)의 뜻을 무너뜨려 중생들의 백천 가지 보시를 받는 것이니, 일체 보시공덕을 찬탄하는 것이니라.중생들을 제도하여 3악도의 가없는 고해를 건너게 하려고 비록 밥을 챙기지 아니하나, 항상 보시를 찬탄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단바라밀을 성취하게 하느니라. 단정히 나무 아래에 앉아 6년을 고행할 적에 어찌 밥을 먹지 않아 몸이 수척했다 하는가? 여래가 중생과 같은 경우라 하지 말라.여래는 이미 애욕의 강물을 건넜으므로 세상 사람들의 경계에서 행하는 것과 같지 않느니라. 여래의 경계는 생각으로 헤아리지 못하며, 성문 제자들도 또한 그러하느니라.밥을 챙긴다 말한다면 이는 남음이 있는 말이니라. 이에 한량없는 영원히 아끼는 마음을 여의면 동요되지 않는 쾌락이 있느니라. 일체가 밥을 챙겨 그 병을 더한다는 것도 또한 남음이 있는 말이니라. 밖에서 오는 병인 칼에 찔리는 부스럼도 혹은 그 수가 한량이 없느니라. 일체 법을 행하는 이 함께 살아 안락하다는 것도 또한 여래의 남음이 있는 말이니,그 법은 종류가 많아 또한 세속의 착한 법도 닦아 익히는 것이 있느니라. 몸ㆍ입ㆍ뜻의 업의 갖가지 청정한 법과 갖가지 신심으로 함께 살면서도 서로 따르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모든 부처님ㆍ여래는 인연이 없는 까닭으로 뜻을 어기고 말하지 않으며, 교화하는 까닭에 방편으로 법을 말하느니라.어느 때 반쪽 머리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여러 같이 사는 이와 더불어 하늘에 제사지내는 재법을 닦으려 부처님 처소에 왔을 적에 그를 항복시켜 외도의 견해를 버리게 하려고 이 게송을 말했느니라.”이때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떠하나이까? 세존이시여, 모든 나머지 경전은 다 여래의 남음이 있는 말씀이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니라. 선남자야, 만약 어떤 중생이 공덕을 성취하여 깊은 법을 잘 알면 여래가 항상 머무는 안락의 남음이 없는 법을 말하느니라. 모든 남은 중생들로서 법을 듣기를 좋아하는 자는 여래가 그를 위해 혹 남음이 있게 말하고 혹 남음이 없게 말하느니라.”가섭보살이 곧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기이하나이다. 세존이시여, 평등하게 중생을 보기를 마치 외아들과 같이 하시나이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옳도다. 선남자야, 마땅히 이와 같이 자세히 깊은 법을 알아야 하느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나니, 이 방등반니원경으로 얻는 공덕을 말씀하옵소서.”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마하연 반니원경은 그 이름을 들은 자의 얻는 공덕을 성문이나 벽지불이 능히 끝까지 말하지 못하느니라. 이 마하연 반니원경이 내는 공덕은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나니 오직 모든 부처님ㆍ여래의 경계이니라.이때 모든 천상과 인간의 사람들과 아수라들이 곧 부처님 앞에서 한마음으로 소리를 같이 하여 게송으로 말했다.
여래는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라
매우 깊어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렵네.
여래께서 설하신 바
방등니원경이
내는 바 모든 공덕도
또한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네.
바른 법은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며
승보도 또한 그러하다네.
오직 원컨대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불쌍히 여기시어 조금만 더 머무소서.
상좌인 가섭존자
그 권속이 잠시 있으면 이르리이다.
존자 아난다
다문의 대선사(大仙士)와
마갈제왕과
국왕 아사세
이들이 여래께는
가장 친밀한 제자들이니
저 모든 정사(正士)들이
반드시 의혹의 생각을 품으니
여래가 니원하는가,
마땅히 세상에 길이 계실 것인가?
이들이 마음에 품은 의심을
어디서 결정을 취하리이까?
원컨대 불쌍히 여겨 잠시 더 머무셔서
이르기를 기다려 의심을 해결하소서.
그때 세존께서 모든 대중들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의심을 품은 자들이여,
너희들은 근심하고 염려하지 말지어다.
내 법에 맏아들로 태어난
상좌 대가섭과
아난 다문사(多聞士)
이들이 잠시 있으면 이르리니
요컨대 저들로 하여금 나를 보게 하고
내 마땅히 니원에 들리라.
가 지혜로운 대사들처럼
여래의 두 발을 보아라.
저들이 스스로 내 몸이
항상한가, 무상한가 진실을 알리라.
이때 일체 대중 권속들이 여래께 공양 올렸으니, 천상의 비단ㆍ꽃 덮개로 하고, 온갖 이름난 향을 태우고, 천상의 음악을 만들었으니, 그 수가 한량이 없어 비유할 수가 없었다. 부처님께 공양하고 나니, 만 항하사의 모든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며, 보살이 최초에 머무는 지위에 머물렀다. 순타 장자가 뛸 듯이 기뻐하면서 보리 감로를 그 정수리에 부었다.그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법왕자와 가섭보살과 순타보살에게 말했다.
“너희 선남자들아, 스스로 그 마음을 닦아 삼가 방일하지 말지어다. 내가 지금 등에 난 병으로 온몸이 다 아파서 누워야겠다. 그대 문수사리야, 항상 일에 네 부류 대중들을 위하여 법을 말하여라. 여래의 바른 법을 이제 너와 상좌 마하가섭과 아난에게 부촉하노니 너희는 마땅히 널리 말하여라.”이에 세존께서 중생들을 교화하는 까닭에 몸에 병이 있는 것을 나타내어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시고 생각을 밝은 모습에 쏠리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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