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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보자] #4971 불설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佛說能斷金剛般若波羅蜜多經)

by Kay/케이 2024.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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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설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佛說能斷金剛般若波羅蜜多經)

 

 

불설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佛說能斷金剛般若波羅蜜多經)
당(唐)삼장사문 의정(義淨) 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한때 박가범(薄伽梵:世尊)께서 대성전승림(大城戰勝林:舍衛大城의 祇樹)의 급고독(給孤獨) 동산에서 큰 비구들 1,250명과 큰 보살 대중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이른 새벽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안에 들어가서 걸식하실 적에 차례로 빌어서 마치고 본래의 처소로 돌아오셨다. 식사를 마치고 가사와 발우를 거두시고 발을 씻고 나서 먼저 자리를 펴고 가부좌를 틀고 단정히 앉아 정념(正念)하고 계셨다.
이때 모든 필추들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두 발에 정례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나서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그때 구수(具壽:장로) 묘생(妙生)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부처님의 신통력을 이어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 공경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신 세존이시여, 희유하신 선서(善誓:부처님)시여, 여래께서 마땅히 정등각(正等覺:正覺)을 이루셨사오니, 능히 가장 훌륭한 이익으로 모든 보살을 이익되게 하시고, 능히 가장 훌륭한 부촉(付囑)을 가지시고 모든 보살에게 부촉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승(菩薩乘)으로 향하는 이가 있다면 어떻게 응하여 머물며, 어떻게 수행하며, 어떻게 그 마음을 포섭하여 항복하오리까?”부처님께서 묘생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그와 같으니라, 그와 같으니라. 내가 말한 바와 같으니라. 여래는 가장 이익됨을 가지고 모든 보살을 이익되게 하고, 가장 훌륭한 부촉을 가지고 모든 보살에게 부촉하느니라. 묘생아, 너는 마땅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나는 너를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만약 보살승에 향하는 자가 있다면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물며, 이와 같이 수행하며,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포섭하여 항복시킬 것이니라.”묘생이 말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즐거이 듣고자 하나이다.”부처님께서 묘생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승으로 향하여 나아가는 이가 있다면 마땅히 이와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라.
존재하는 일체 중생의 종류로서 혹은 알에서 태어나거나, 태에서 태어나거나, 습기에서 태어나거나, 화(化)하여 태어나거나 혹은 형상[有色]이 있는 것, 형상이 없는 것[無色], 생각이 있는 것, 생각이 없는 것, 생각이 있지도 아니하고 없지도 아니한 것이니, 모든 세계에 있는 중생을 다하여 이와 같이 일체를 내가 다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게 하여 그들을 멸도(滅度)하리라. 비록 이와 같이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원적(圓寂:열반)을 증득하게 하나, 한 중생도 원적에 들어간 자가 없느니라.무슨 까닭인가? 묘생아, 만약 보살이 중생의 생각이 있으면 곧 보살이라 이름하지 아니하느니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나라는 생각[我想], 중생이라는 생각[衆生想], 수명이라는 생각[壽者想]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다시 취(趣:중생이 사는 곳)라는 생각을 구하기 때문이니라.또 묘생아, 보살은 대상[事]에 머물지 아니하고 보시해야 하며, 장소[處]에 따라 머물지 아니하고 보시를 해야 하며, 빛깔이나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에 머물지 아니하고, 보시를 행해야 할 것이니라.
묘생아, 보살은 이와 같이 보시하고 나아가 상응할 것이며, 또한 마땅히 머물지도 아니할 것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머물지 아니하고 보시하는 복[福聚]은 헤아리기 어려운 까닭이니라.묘생아, 네 생각은 어떠하냐? 동쪽의 허공을 헤아려 알 수 있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남방ㆍ서방ㆍ북방과 그 사이와 상하의 시방 허공을 헤아려 알 수 있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묘생아, 보살이 머물지 아니하고 보시를 행하여 얻는바 복[福聚]을 헤아려 알 수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묘생아, 네 생각은 어떠하냐? 뛰어난 모양[勝相]을 구족한 것을 여래라고 보느냐?”묘생이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뛰어난 모양을 여래라고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뛰어난 모양은 곧 뛰어난 모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생아, 여러 뛰어난 모양은 다 허망한 것이다. 만약 뛰어난 모양이 없다면 곧 허망하지도 않으리니, 그러므로 마땅히 뛰어난 모양은 모양이 없음으로써 여래를 볼 것이니라.”묘생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 오는 세상의 뒤의 5백 세(5억 5천 세 중 마지막 5백 세)에 정법이 멸할 때 이 경을 설하는 것을 듣고 진실한 믿음을 내겠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중생이 오는 세상의 뒤의 5백 세에 정법이 멸할 때 이 경을 설하는 것을 듣고 진실한 믿음을 내겠습니까라는 이런 말을 하지 말라.
묘생아, 마땅히 오는 세상에 모든 보살이 있어 계를 구족하고 덕을 구족하고 지혜를 구족하리니, 그 보살은 한 부처님만을 섬기고 공양하여 모든 선근을 심은 것이 아니다. 이미 과거에 무량한 백천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고 모든 선근을 심었으니, 이 사람이 이 경전에서 한결같은 신심을 낼 것이니라.묘생아, 여래는 이 사람을 다 알고 이 사람을 다 보느니라. 그 모든 보살은 미래에 태어나되, 마땅히 한량없는 복을 가질 것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저 보살은 나라는 생각ㆍ중생이라는 생각ㆍ수명이라는 생각ㆍ다시 뜻대로 태어난다는 생각이 없음을 말미암기 때문이다.
그 모든 보살은 법이라는 생각도 없고 법이 아니라는 생각도 없고, 생각도 없고 생각이 없음도 없다. 무슨 까닭인가? 만약 저 보살이 법이 있다는 생각이 있으면 곧 나라는 집착ㆍ유정이라는 집착ㆍ수명이라는 집착ㆍ다시 마음대로 태어난다는 집착이 있음이니라. 만약 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으면 그도 또한 나라는 집착ㆍ유정이라는 집착ㆍ수명이라는 집착ㆍ다시 마음대로 태어난다는 집착이 있음이니라.묘생아, 그러므로 보살은 마땅히 법을 취하지 아니하며, 마땅히 법이 아님을 취하지도 않느니라. 이러한 뜻으로 인해 여래의 비밀스러운 뜻을 뗏목의 비유로 베풀어 설함이니, 모든 지혜 있는 자는 법도 오히려 버리거늘 하물며 법이 아닌 것이겠는가.묘생아, 네 생각은 어떠하냐? 여래가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한 것이 있겠느냐? 또 어떤 조그만 법이라도 설한 것이 있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뜻을 이해한 바로는, 여래께서는 무상보리에서 실로 증득하신 것도 없고 또한 설하신 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은 취할 수도 없고, 설할 수도 없으며, 그것은 법도 아니고, 법이 아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모든 성자는 다 무위(無爲)에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생아, 네 생각은 어떠하냐?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차게 7보를 가지고 보시하면 얻는 복이 많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이 복이 모인다[福聚]는 것은, 이것이 모임이 아니옵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 복의 모임, 복의 모임이라고 설하셨습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묘생아,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있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차게 7보로 보시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능히 경이나 하나의 네 구 게송을 스스로 받아 가지고 남을 위하여 연설하면 이 인연으로 생긴 복은 앞보다 지극히 더 많아 한량없고 수도 없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묘생아, 모든 여래의 위없는 깨달음[無上等覺]은 이 경에서 나왔으며, 모든 불ㆍ세존은 이 경에서 생하였느니라. 그러므로 묘생아, 불법(佛法)이란 여래가 불법이 아니라고 설한 것을 이름하여 불법이라 한다.묘생아, 너의 뜻에 어떠하냐? 모든 예류인(預流人)이 ‘나는 예류과(預流果)를 얻었다’라는 생각을 하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모든 예류인이란 흘러들어가는 법이 없으므로 이름이 예류이며,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이 예류가 아니며, 이름이 예류일 뿐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예류자가 ‘나는 예류과를 얻은 자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곧 나라는 집착ㆍ유정이라는 집착ㆍ수명이라는 집착ㆍ다시 뜻대로 난다는 집착이 있음입니다.”“묘생아, 네 생각엔 어떠하냐? 모든 일래인(一來人:斯陀含)이 ‘나는 일래과(一來果:한 번 오는 과위)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조그만 법도 일래(一來) 성품을 증득할 것이 없기 때문에 이름을 일래라고 합니다.”“묘생아, 네 생각은 어떠하냐? 모든 불환인(不還人:阿那含)이 ‘나는 불환과(不還果:돌아오지 않는 과위)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거기에는 적은 법이라도 불환의 성품을 증득할 것이 없는 까닭으로 이름을 불환(不還)이라고 합니다.”“묘생아, 네 생각은 어떠하냐? 모든 아라한(阿羅漢:應供)이 ‘나는 아라한과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거기에는 적은 법이라도 아라한의 성품을 증득할 것이 없기 때문에 이름을 아라한이라고 합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나는 아라한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곧 나라는 집착ㆍ유정이라는 집착ㆍ수명이라는 집착ㆍ다시 뜻대로 난다는 집착이 있습니다.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제가 무쟁(無諍:無諍三昧)을 얻어 머무는 가운데 가장 제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아라한으로 욕망과 번뇌[欲染:오욕에 물듦]를 여의었으나 실로 일찍이 제가 이 아라한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제가 ‘아라한이 되었다’ 생각한다면, 여래께서는 이 묘생에게 무쟁을 얻어 머무는 가운데 가장 제일이라고 설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전혀 머무는 바가 없기 때문에 저에게 무쟁을 얻어 머문다, 무쟁을 얻어 머문다고 설하셨을 것입니다.”“묘생아, 네 생각엔 어떠하냐? 여래가 옛적에 연등불(然燈佛)의 처소에 있을 때 적은 법이라도 얻었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연등불의 처소에서 실로 취한 것이 없습니다.”“묘생아, 만약 보살이 이와 같이 ‘내가 마땅히 장엄한 불토를 성취하였다’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진실된 말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장엄한 불토(佛土)란 여래가 장엄하지 아니함을 설한 것이므로, 이러한 설법으로 말미암아 국토장엄이라 한 것이다. 그러므로 묘생아, 보살은 대상[事]에 머물지 아니하고, 장소에 따라서 머물지 아니하고,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에 머물지 아니하고 마땅히 그 마음을 내되, 마땅히 대상에 머물지 아니하는 마음을 내며, 마땅히 장소에 따라 머물지 아니하는 마음을 내며, 마땅히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에 머물지 아니하는 마음을 내느니라.묘생아,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몸이 묘고산(妙高山:수미산)과 같다면, 너의 뜻에 어떠하냐? 이 몸이 광대하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매우 광대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그의 몸은 여래께서 설하시는 몸이 아니요, 그것은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설하여 몸이라 이름하기 때문입니다.”“묘생아, 네 생각엔 어떠하냐? 강가하(弶伽河) 가에 있는 모래 수와 같이 많은 강가하가 또 있다면, 이 모든 강의 모래가 많다고 하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강도 수없이 많은데 하물며 모래는 어떻겠습니까?”“묘생아, 이제 나는 너에게 진실로 말하노라. 만약 다시 어떤 사람이 이 강의 모래와 같은 수의 세계에 가득 찬 보배를 가지고 여래께 받들어 보시한다면 그 복이 많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묘생아, 만약 다시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 한 게송을 받아 가지고 아울러 남을 위하여 설한다면 이 복의 모임[福聚]은 앞의 복이 모인 것보다 뛰어나서 헤아릴 수 없고 끝도 없느니라.묘생아, 만약 국토 안에 이런 법문이 있어 남을 위하여 설명하고 나아가 4향(向:소승 4과를 향함)의 구절을 설한다면 마땅히 알라. 이 땅은 곧 이 제저(制底:佛塔)로써 모든 천인(天人)ㆍ아수라[阿蘇羅] 등이 다 응하여 오른쪽으로 돌고 경례할 것인데, 하물며 다 능히 받아 가지고 읽고 외움은 어떠하겠느냐.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곧 가장 으뜸이요, 제일 희유할 것이니라. 또한 이곳은 부처님과 존중하는 제자가 있는 곳이니라.묘생아, 네 생각엔 어떠하냐? 적은 법이라도 여래가 설하였느냐?”묘생이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적은 법이라도 여래께서 설하신 것은 없습니다.”“묘생아, 삼천대천세계의 땅에 있는 티끌은 많으냐?”묘생이 아뢰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모든 땅의 티끌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티끌이 아니며, 이름이 땅의 티끌이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세계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세계가 아니니, 그러므로 이름을 세계라고 합니다.”“묘생아, 네 생각엔 어떠하냐? 32대장부(大丈夫)의 상호로써 여래를 보느냐?”묘생이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32상으로 여래를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32상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대장부상이라고 설하셨습니다.”“묘생아,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있어서 강가하의 모래와 같은 신명(身命:생명)을 가지고 보시하더라도, 만약 다시 어떤 이가 있어 이 경 가운데 한 게송을 받아 가지고 남을 위하여 설법한다면 그 복은 저보다 더 뛰어나니, 한량이 없고 셀 수도 없느니라.”그때 묘생이 이 경을 설함을 듣고 깊이 뜻을 이해하여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혜가 생긴 이래로 일찍이 이와 같이 심오한 경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을 마땅히 무엇이라 이름하오며, 저희들은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부처님께서 묘생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은 반야바라밀다라 이름하고, 이와 같이 지닐지니라. 왜냐하면 부처님이 반야바라밀다라고 설한 것은 곧 반야바라밀이 아니기 때문이니라.”묘생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다시 어떤 사람이 있어 이 경을 설함을 듣고 진실한 생각[實想]이 생긴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가장 으뜸이요 희유한 사람이라고 알아야 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진실한 생각이란 곧 진실한 생각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 이름을 진실한 생각이라고 설하신 것입니다.세존이시여, 저는 이 경을 듣고 마음에 믿고 아는 것이 생겼으나 아직 희유하지 않습니다. 만약 마땅히 오는 세상에 이 경을 듣고 능히 받아 지니는 자는 곧 가장 희유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나라는 생각ㆍ중생이라는 생각ㆍ수명이라는 생각ㆍ다시 뜻대로 난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세존이시여, 나라는 생각ㆍ중생이라는 생각ㆍ수명이라는 생각ㆍ다시 뜻대로 난다는 생각, 곧 이것은 생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모든 불ㆍ세존께서는 모든 생각을 여의시기 때문입니다.”“묘생아, 그러하다, 그러하다. 또 어떤 사람이 있어서 이 경을 듣고 놀라지도 아니하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고, 겁내지도 아니하면,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제일 희유하리라. 무슨 까닭인가?
묘생아, 가장 뛰어난 반야바라밀다는 여래가 설한 모든 반야바라밀다이니라. 여래가 설하였다는 것은 곧 끝없는 부처님 처소에서 베풀어 설함이라. 그러므로 이름하여 가장 뛰어난 반야바라밀다라 하느니라.묘생아, 여래가 설한 인욕(忍辱)바라밀다는 곧 인욕바라밀다가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내가 옛날 갈릉가왕(羯陵伽王:歌利王)에게 몸이 베일 때 나라는 생각ㆍ중생이라는 생각ㆍ수명이라는 생각ㆍ다시 뜻대로 난다는 생각이 없었으며, 나는 이 생각이 없었고, 또 생각이 없지도 아니하였느니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내가 이 생각이란 것이 있었으면 마땅히 성내거나 원한이 생겼을 것이기 때문이다.묘생아, 또 생각하건대 지난 과거 5백 세 전에 인욕선인(忍辱仙人)이었을 때 나는 그때 이와 같은 등의 생각이 없었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모든 생각을 여의고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며, 마땅히 빛깔이나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에 머물지 아니하고 전혀 머묾이 없이 그 마음을 내며, 마땅히 법에 머물지 아니하며, 마땅히 법 아닌 데 머물지 아니하고 마땅히 그 마음을 내느니라. 왜냐하면 만약 머묾이 있으면 곧 머물지 아니함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보살을 마땅히 머물 바가 없이 보시를 행한다고 하느니라.묘생아, 보살은 일체 중생을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마땅히 이와 같이 보시하나니, 이 중생이라는 생각[衆生想]이란 곧 생각이 아니며, 그 모든 중생은 곧 중생이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모든 부처님과 여래는 모든 생각을 여읜 때문이니라.
묘생아, 여래는 이에 진실을 말하는 자이며, 여여한[如] 말을 하는 자이며, 거짓말을 하지 아니하는 자이며, 다른 말을 아니하는 자이니라.묘생아, 여래가 증득한 법과 설한 법은 곧 진실도 아니요, 허망함도 아니다.
묘생아, 만약 보살의 마음이 대상에 머물러서 보시를 행하면, 마치 사람이 어두운 곳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 곧 볼 수가 없느니라.
만약 대상에 머물지 아니하고 보시를 행하면, 마치 사람에게 눈이 있는 것과 같아 햇빛이 비치면 가지가지 색깔을 보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은 대상에 머물지 아니하고 마땅히 그 보시를 행하느니라.묘생아,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있어서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남을 위하여 설법하면, 이와 같은 사람은 부처님께서 지혜의 눈으로 다 아시고 다 보시나니, 한량없는 복이 생기고 마땅히 가질[攝] 것이니라.묘생아,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있어서 아침에 강가하의 모래 수와 같은 몸으로 보시하고, 낮에도 다시 강가하의 모래 수와 같은 몸으로 보시하며, 저녁에도 또 강가하의 모래 수와 같은 몸으로 보시하며, 이와 같이 한량없는 백천만억 겁 동안 몸으로 보시하더라도, 만약 다시 어떤 이가 이 경전을 듣고 헐뜯거나 비방하지 아니하면, 그 복은 저보다 더 뛰어나니, 하물며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남을 위하여 해설하는 것이겠는가.묘생아, 이 경은 불가사의하고 헤아려 말할 수 없는 무량한 공덕이 있어서 여래가 대승을 향해 나아가는 자를 위하여 설하고 최상승(最上乘:지극한 敎法)을 향해 나아가는 자를 위하여 설함이니, 만약 어떤 이가 있어 능히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널리 남을 위하여 설하면 여래는 다 알고 다 보나니, 이 사람은 다 헤아릴 수 없고 말할 수 없고 불가사의한 복된 업의 모임을 성취하여 얻을 것이다.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곧 어깨에 여래의 위없는 보리를 짊어짐이니라.
왜냐하면 묘생아, 만약 적은 법을 즐기는 자는 곧 나라는 견해ㆍ중생이라는 견해ㆍ수명이라는 견해ㆍ다시 뜻대로 난다는 견해에 집착하는 것이니, 이 사람이 만약 능히 이 경을 읽고 외우고 받아 지닌다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니라.묘생아, 있는 곳[在處]에 만약 이 경이 있다면 마땅히 알라. 이곳은 곧 탑[制底]이라, 일체 세간ㆍ천인(天人)ㆍ아수라가 공경하여 예를 드리고 돌면서 모든 향과 꽃으로 그곳에 공양할 것이니라.
묘생아,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연설할 때에 혹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느니라. 왜냐하면 묘생아,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지난 생에 악업을 지어서 악도에 떨어졌으며, 그로 말미암아 현재에 업신여김을 당함이니, 이는 선한 일을 함으로써 능히 악업이 없어지고 속히 보리에 이를 뿐이니라.묘생아, 내가 기억하건대 과거 수없는 겁을 지나 연등불이 계실 때 멀리 84억 나유타의 부처님을 만나 모두 공양하고 받들어 섬겨서 거스르거나 등짐이 없었느니라.
만약 또 어떤 이가 후의 5백 세에 정법이 멸할 때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그 뜻을 해석하여 널리 남을 위하여 설법하면, 얻는 공덕은 앞의 공덕과 이 공덕을 비유하건대, 백분의 천만억으로 나누고, 산수로 나누고, 세력으로 나누고, 숫자로 비교하여 나누고, 원인으로 나누고[因分] 나아가 비유로도 또한 능히 미치지 못하느니라.묘생아, 내가 만약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는 공덕을 자세히 설하면, 혹 어떤 사람은 듣고 마음이 곧 미친 듯이 산란하고 의혹하여 믿지 아니하리라.
묘생아, 마땅히 알라. 이 경은 불가사의하여 그 받아 지니는 자는 마땅히 바람[希望]에 응하여 생기는 복[福聚]이 불가사의할 것이니라.”또 묘생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승에 향하여 나아가는 자는 마땅히 어떻게 머물며, 어떻게 수행하며, 어떻게 그 마음을 잡아서 항복시키오리까?”부처님께서 묘생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승에 뜻을 내는 자는 마땅히 다음과 같이 마음을 낼 것이니라.
‘나는 마땅히 일체 중생을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여 모두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게 할 것이다.’
비록 이와 같이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원적(圓寂:열반)을 증득하게 하더라도 한 중생도 원적을 증득한 자가 없느니라. 왜냐하면 묘생아, 만약 보살이 중생이란 생각이 있으면, 곧 보살이라 이름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묘생아, 진실로 법에는 보살승에 향하여 나아간다는 이름이 없느니라.묘생아, 네 생각엔 어떠하냐? 여래가 연등불의 처소에서 적은 법이라도 법을 증득함이 있었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여래께서는 연등불의 처소에서 보리를 얻어 증득한 법이 없었습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그러하다. 묘생아, 진실로 여래는 연등불의 처소에서 큰 보리(菩提)를 얻어 증득하여 깨달은 법이 없느니라. 만약 법을 증득하였다면 연등불께서 곧 나에게 ‘마납바(摩納婆:바라문)여, 그대는 오는 세상에 부처가 되어서 이름을 석가모니라 하리라’고 수기(授記)를 주시지 않았을 것이니라. 얻을 것이 없는 까닭으로 연등불께서 나에게 수기를 주시어 마땅히 부처가 되어 석가모니라 이름하리라고 하였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묘생아, 여래라고 말하는 것은 곧 실성(實性)이니, 진여(眞如)의 다른 이름이니라.묘생아, 만약 여래가 위없는 정등각(正等覺)을 증득하였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거짓말이니라. 왜냐하면 진실로 여래는 위없는 정각(正覺)을 증득할 법이 없기 때문이니라.
묘생아, 여래가 얻은 정각의 법은 진실도 아니요, 헛됨도 아니니라.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일체 법이라고 설하신 것은 곧 이것이 불법이니라.
묘생아, 일체 법, 일체 법이라 함은 여래가 법이 아니라 설하였나니, 그러므로 여래가 일체 법이라고 설한 것은 곧 이 불법이니라. 묘생아, 비유하면 장부가 그 몸이 장대한 것과 같으니라.”묘생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큰 몸이라고 설하신 것은 곧 몸이 아니요, 이름이 큰 몸임을 말씀하신 것입니다.”부처님께서 묘생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그러하다. 만약 보살이 ‘나는 마땅히 중생을 제도하여 적멸(寂滅)하게 하였도다’라고 말하면, 곧 보살이라고 하지 못하리라. 묘생아, 적은 법이라도 있으면 보살이라 이름하겠느냐?”“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묘생아, 그러므로 여래가 설한 일체 법이란 나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명도 없고, 다시 뜻대로 남도 없느니라.
묘생아, 만약 보살이 ‘나는 마땅히 불국토를 장엄하고 뛰어나게 성취하였도다’라고 말한다면, 불국토가 장엄하고 뛰어나다는 것은 여래가 이 장엄하고 뛰어남이 아니라고 설하였으며, 그러므로 여래는 장엄하고 뛰어나다고 설하였느니라.
묘생아, 일체 법은 성품이 없다고 믿어 알고 일체 법에 성품이 없는 자는 여래가 진실로 이 보살 가운데 보살이라 이름하리라.”“묘생아, 너의 뜻에 어떠한가? 여래에게는 육안(肉眼:육체의 눈)이 있느냐?”
묘생이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는 육안이 있습니다.”“여래에게는 천안(天眼)이 있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는 천안이 있습니다.”“여래에게는 혜안(慧眼)이 있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는 혜안이 있습니다.”“여래에게는 법안(法眼)이 있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는 법안이 있습니다.”“여래에게는 불안(佛眼)이 있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는 불안이 있습니다.”“묘생아, 너의 뜻에 어떠한가? 강가하 가에 있는 모래의 수와 같은 강가하가 있고, 그 모든 강가하의 모래 숫자만한 세계가 그곳에 있다면 이것은 많다고 하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묘생아, 이 세계 가운데 있는 중생의 가지가지 성품과 소행이 그 마음 따라 유전(流轉)함을 나는 훤히 아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묘생아, 마음의 다라니(陀羅尼)란 가짐이 없다고 여래가 설하였느니라. 가짐이 없음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좇아 유전하느니라. 왜냐하면 묘생아, 과거의 마음도 찾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찾을 수 없느니라.묘생아, 너의 뜻에 어떠하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7보로 보시한다면 이 사람이 얻는 복이 많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묘생아, 만약 이 복[福聚]이 복이라는 것을 여래는 곧 복이 복이라고 설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니라.묘생아, 너의 뜻에 어떠하냐? 원만한 색신(色身)으로 여래를 보느냐?”“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원만한 색신(色身:육신)으로 여래를 보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원만한 색신이라고 하는 그 원만한 색신이란 것은 여래께서 말씀하시기를 원만하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름이 원만한 색신입니다.”“묘생아, 구족한 상(相)으로 여래를 보느냐?”“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구족한 상으로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구족한 상이란 여래께서 말씀하시기를 구족한 상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 이름이 구족한 상이라고 하셨습니다.”“묘생아, 너의 뜻에 어떠하냐? 여래가 ‘나는 법을 설하였다’고 생각하겠느냐? 너는 이런 생각[見]을 가지지 말지니라. 만약 여래가 법을 설하신 것이 있다고 말하면 곧 나를 비방함이니라. 왜냐하면 설법이라고 말한 설법이란 설할 법이 없음이요, 이름이 설법이기 때문이니라.”묘생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오는 세상에 어떤 중생이 이 경을 설함을 듣고 신심을 내겠습니까?”부처님께서 묘생에게 말씀하셨다.
“묘생아, 신심을 내는 자가 있을 것이니, 그는 중생이 아니요, 중생이 아님도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온갖 중생이란 여래께서 말씀하시기를 중생이 아니라 하였으므로 이 이름이 중생이기 때문이니라.묘생아, 네 생각엔 어떠하냐? 부처님께서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을 얻으실 때에 어떤 조그만 법을 증득하신 것이 있었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진실로 부처님께서 증득하신바 법은 없습니다.”부처님께서 묘생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그러하다. 이 가운데 조그만 법도 얻은 것이 없으므로 이름이 무상정등보리이니라. 묘생아, 이 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으므로 이름이 무상정등보리요,나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명도 없고, 다시 뜻대로 나는 성품도 없으며, 그 성품이 평등하므로 이름이 무상정등보리이니라. 일체의 선법(善法)을 모두 바로 깨달은 까닭으로 이름이 무상정등정각이니라.
묘생아, 선법이란 여래께서 법이 아님을 설하셨으므로 이름이 선법이니라.묘생아, 만약 삼천대천세계 가운데 가장 높은 묘고산(妙高山:수미산)이 있는데, 그와 같은 7보를 모아서 어떤 이가 가지고 보시하며, 다시 어떤 이가 이 경 가운데 하나의 4구(句)의 게송을 만약 스스로 받아 지니고 남을 위하여 설한다고 했을 때 앞의 복[福聚]을 가지고 이 복에 비교한다면, 가령 이를 나누매 백으로 나눈다 하여도 능히 그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며, 혹 천으로 나누고, 억으로 나누고, 산수[算]로 나누고, 세력으로 나누고, 숫자로 나누고, 과거의 인연[因分]으로 나누고, 나아가 비유로도 능히 하나에 미치지 못하느니라.묘생아, 너의 뜻에 어떠하냐? 여래는 중생을 제도하였느냐? 너는 ‘여래께서 중생을 제도하셨다’라고 생각하지 말라. 왜냐하면 일찍이 한 중생도 여래가 제도한 것이 없느니라. 만약 여래가 중생을 제도한 것이 있다면 여래는 곧 나란 견해[見]ㆍ중생이란 견해ㆍ수명이란 견해ㆍ다시 뜻대로 난다는 견해가 있음이니라.
묘생아, 나 따위의 집착은, 여래가 설하기를 ‘집착이 아니다’라 했거늘, 어리석은 이들이 망령되이 이를 집착함이니라. 묘생아, 어리석은 중생이란 여래가 말하기를 ‘중생이 아니다’라고 했으니, 그러므로 이름을 어리석은 중생이라고 하느니라.묘생아, 네 생각엔 어떠하냐? 구족한 상으로 여래를 보느냐?”“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구족한 상으로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묘생아, 만약 구족한 상으로써 여래를 본다면 전륜성왕(轉輪聖王)도 마땅히 여래일 것이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구족한 상으로 여래를 보지 아니할 것이요, 마땅히 모든 상(相)이 아님으로써 여래를 볼 것이니라.”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설하셨다.
“만약 형상[色]으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 나를 구하면
이 사람은 삿된 견해를 일으킴이니
능히 마땅히 나를 보지 못하리라.
마땅히 불법(佛法)의 성품을 보매
곧 도사(導師)가 법신이라
법의 성품은 인식되는 것이 아니요
그러므로 그는 능히 깨닫지 못하리.
“묘생아, 모든 보살승에 향하여 나아가는 자는 그 법을 끊고 멸하겠느냐? 너는 이런 생각을 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보살승에 나아가는 자는 그 법을 잃지 않기 때문이니라.
묘생아,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강가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세계에 가득한 7보로 보시하고, 다시 어떤 이가 나란 것이 없다는 이치와 생멸도 없는 법[不生法] 가운데 참음[忍]을 얻어 깨달으면 생기는 복이 그보다 지극히 더 많아 헤아릴 수도 없느니라. 묘생아, 보살은 마땅히 그 복[福聚]을 취하지 아니할 것이니라.”묘생이 아뢰었다.
“보살은 어찌하여 복을 취하지 않습니까?”부처님께서 묘생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바르게 취하고 부정하게 취하지[不應越取] 아니하느니라. 그러므로 취한다고 설하느니라. 그러므로 묘생아, 설한 것과 같이 여래가 온다거나, 간다거나, 앉았거나, 누웠거나 하면, 이 사람은 내가 설한 뜻을 알지 못함이니라. 무슨 까닭인가? 묘생아, 전혀 가고 옴이 없으므로 이름을 여래라고 하느니라.묘생아,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의 토지를 부수어 검은 티끌로 만든다면, 묘생아, 너의 뜻에 어떠하냐? 이 지극히 미세한 것을 모은다면 많겠느냐?”묘생이 아뢰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만약 모으는 성품이 진실이라면 여래께서는 지극히 미세한 것의 모임, 지극히 미세한 것의 모임이라고 설하지 아니하셨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극히 미세한 것의 모임이라는 것은 세존께서 설하신 지극히 미세한 것의 모임이 아니요, 이름이 지극히 미세한 것의 모임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설하신 삼천대천세계는 세계가 아님을 설하셨기 때문이요, 이름이 삼천대천세계입니다. 왜냐하면 만약 세계가 진실로 있다면 여래께서는 곧 모임에 집착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모임에 집착한다고 말씀하신 것은 모임에 집착함이 아님을 설하심이니, 그러므로 모으는 집착을 설하셨습니다.”“묘생아, 이 모임에 집착한다는 것, 이것은 세상의 언론이 그러함이요, 그 체의 성품[體性]은 실로 설할 수 없음이고, 다만 어리석은 중생[異性]이 망령되이 집착하는 것이니라.묘생아, 설해진 것과 같이 부처님께서 설하신 나라는 견해ㆍ중생이라는 견해ㆍ수명이라는 견해ㆍ다시 뜻대로 태어난다는 견해란 이것이 바른 설법이냐, 바르지 아니한 것이냐?”묘생이 아뢰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만약 여래께서 나라는 견해[我見]를 설하셨다면 곧 이것은 견해가 아니며, 이름이 아견(我見)입니다.”“묘생아, 모든 보살승에 뜻을 내는 이는 일체 법을 마땅히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해석할 것이니라. 이와 같이 해석한다는 것은 나아가 법상(法相:법이란 모양)에 이르기까지 또한 머무른 바가 없는 것이니라. 왜냐하면 묘생아, 법이란 생각[法想]을 법이란 생각이라고 함을 여래는 생각이 아니라고 설했느니라. 그러므로 이름이 법상법상(法想法想)이니라.묘생아, 만약 어떤 사람이 헤아릴 수 없고 수도 없는 세계에 가득 찬 7보를 가지고 보시하고, 만약 다시 어떤 이가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거나 나아가 4구의 게송[伽他]을 이익되게 유통하여 널리 남을 위하여 그 뜻을 바로 설하면, 이 인연으로 생기는 복[福聚]은 그보다 한없이 많아 한량없고 수도 없느니라. 무엇이 바른 설법인가? 설할 법이 없는 것, 이것을 바른 설법이라고 하느니라.”그때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일체 유위법(有爲法)은
별 그림자ㆍ등불ㆍ허깨비,
이슬ㆍ물거품ㆍ꿈ㆍ번개ㆍ구름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볼 것이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여 마치시니, 구수 묘생과 모든 보살마하살ㆍ필추ㆍ필추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일체 세간ㆍ천인(天人)ㆍ아수라[阿蘇羅]들이 다 크게 환희하며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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