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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742 분별연기초승법문경(分別緣起初勝法門經) 하권

by Kay/케이 2024.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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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분별연기초승법문경(分別緣起初勝法門經) 하권

 

분별연기초승법문경 하권
대당 현장 한역
김성구 번역

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다른 곳에서 말씀하시기를 인연에 네 가지가 있으니, 이른바 인연(因緣)과 등무간연(等無間然)과 소연연(所緣緣)과 증상연(增上緣)이라 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은 무슨 까닭에 무명이 연이 되어 행이 있다고 하시며, 무슨 까닭에 차례차례로 내지 생이 연이 되어 노사가 있다고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모든 행에 의하여 총상(總相)으로 말할 적에 네 가지의 인연이 있다 하였고, 지금 이 뜻에서는 다만 하나의 증상연에 의하여 무명은 행의 인연이 되며, 차례로 내지 생은 노사의 인연이라 한다. 이 증상연에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원(遠)이며, 다시 하나는 근(近)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이 증상연에서 어떤 것을 원이라 하며, 어떤 것을 근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릇된 이치의 작의(作意)가 만약 생기지 않았을 때는 무명의 수면(睡眠)은 능히 모든 행의 원증상연(遠增上緣)이 되며, 생긴 뒤에는 곧 근증상연(近增上緣)이 된다.그릇된 이치로 이끄는 모든 행은 6식신(識身)과 함께 하면서 같이 생기고 같이 멸한다. 만약 아직 생기지 않았으면 그는 능히 식(識)의 원증상연이 되고, 만약 생긴 뒤에는 곧 식의 근증상연이 된다.아직 죽어 없어지지 않았을 때에는 식이 명색(名色)의 원증상연이 되고, 이미 죽어 없어지면 식은 명색의 근증상연이 된다.그 식으로써 저 명색을 대하는[望] 것과 같이 이끌어진[所引] 명색이 생겨난 명색을 대하는 것도 그러하다. 명색으로써 명색을 대하는 것과 같이 6처(處)가 6처를 대하고, 촉(觸)이 촉을 대하고, 수(受)가 수를 대하는 것도 그러하다.무명으로써 저 모든 행을 대하는 것과 같이 무명이 애(愛)를 대하고, 애가 취(取)를 대하고, 취가 유(有)를 대하는 것도 그러하다. 식(識)으로써 명색을 대하는 것과 같이 명색으로써 명색을 대하며, 이렇듯이 하여 유(有)로써 생(生)을 바라보는 것도 그러하다.마치 태속[胎藏]에 있는 아이와 동자(童子)로 있을 때의 생은 능히 노사(老死)의 원증상연이 되고, 모든 근(根)이 성장하여 목숨이 곧 다하려할 때는 능히 근증상연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인(因)이 있고 연(緣)이 있고 까닭[由]이 있는 것과 같이, 『법문경(法文經)』에서는 애(愛)가 업인(業因)이 된다 말씀하시니, 어떠한 비밀한 뜻이 있습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유(有)가 포섭하는 업은 애(愛)가 인(因)이 되니, 이것이 이 가운데의 비밀한 뜻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인(因)ㆍ연(緣)ㆍ까닭[由]의 세 가지 각별한 뜻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능히 모든 후생(後生)을 이끌어 내는 것은 인의 뜻이며, 만약 이 생(生)에게 의지가 되고 작용이 되고 유지하는 힘이 되어서 생겨나게 하는 것은 연(緣)의 뜻이며, 이미 목숨을 마치고 인도하고 이끌어 생에 가깝게 하여 생기게 하는 것을 까닭의 뜻이라 하니, 이와 같이 세 가지 뜻의 차별을 알아야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연기(緣起)란 말은 어떠한 뜻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모든 부분은 각자의 연에 의하여 화합하되 빠지지 않고, 잇따라 일어나게 하는 것을 연기의 구의(句義)라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다만 이렇게 생을 상속하게 하는 연기뿐이고, 다시 다른 연기는 없습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연기를 말할 적에 간략히 여덟 가지의 부분이 있다 한다.첫째는 세속의 경계를 수용하는 연기이니, 이른바 눈과 색을 연하여 안식(眼識)을 내고, 이 세 가지가 화합하여 촉(觸)이 있으며, 촉이 연이 되어 수(受)가 있으니, 이렇듯 자세히 말한다.둘째는 임지(任持)의 연기이니, 이른바 4식(食)을 연하여 모든 근(根)의 대종(大種)이 머무르거나 자라난다.셋째는 식(食)의 연기이니, 이른바 모든 곡식 구할 때에 밭이나 종자나 물 따위의 연이 있어야 싹 따위를 내는 것이다.넷째는 일체의 태어난 몸[生身]이 상속하는 연기이니, 이른바 능인(能引)ㆍ능생(能生)이 있어서 일체의 소인(所引)ㆍ소생(所生)을 낸다.다섯째는 일체의 태어난 몸[生身]이 의지하는 연기이니, 이른바 모든 세계는 모든 인연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부서지는 시설(施設)이다.여섯째는 일체 태어난 몸의 차별된 연기이니, 이른바 불선(不善)과 선(善)의 유루업(有漏業)에 의하여 3악취(惡趣)와 인취(人趣)와 천취(天趣)가 시설된다.일곱째는 청정한 연기이니, 이른바 남의 소리에 의하거나 혹은 자기의 속마음의 이치와 같은 작의(作意)를 말미암아 정견(正見)을 내고 무명을 멸한다. 무명이 멸하는 까닭에 모든 행이 따라서 멸하니, 자세히 말하면 성(成)까지도 멸하는 까닭에 노사도 따라서 멸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명 따위가 차례차례로 연이 되어서 능히 행 따위를 내는 것과 같이, 곧 이와 같은 차례대로 멸하는 것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차례대로 저것이 멸한다고 말씀하셨습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앞의 모든 분(分)은 공능(功能)을 내지 못하므로 뒤의 모든 분으로 하여금 불생법(不生法)을 얻게 하는 것을 나타내려 차례대로 말한 것이다. 그러나 생기는 모습이 아닌 멸법(滅法)은 차례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여덟째는 자재(自在)의 연기이니, 이른바 잘 정려(靜慮)를 닦는 것이 연이 된다. 모든 선정을 닦는 이가 알고자 하는 것[願樂]을 따르면 이와 같이 모두 이루어 끝내 개별적인 것[別異]이 없게 된다. 이러한 것을 나는 간략히 말한 여덟 가지의 부문의 연기라고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업을 인하는 까닭에 생기고, 애(愛)를 인하는 까닭에 움직인다’ 하시니, 어떠한 비밀한 뜻이 있기에 이러한 말씀을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무명이 연이 되어 먼저 모든 유에서 갖가지의 복행(福行), 혹은 비복행(非福行), 혹은 부동행(不動行)을 짓고 자라게 하여, 갖가지의 태어날 몸[生身]의 종자의 차별을 이끌어 내고 섭수한다.이 유에서 만약 애가 아직 끊어지지 않으면 이 애를 말미암는 까닭에 능히 행 따위로 하여금 저 유를 움직이게 하고, 유는 뒷몸[後有] 자체(自體)의 공능을 일으킨다. 이러한 공능은 애를 떠나지 않으니, 이 비밀한 뜻에 의지하는 까닭에 ‘업을 인하는 까닭에 생기고, 애를 인하는 까닭에 움직인다’고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애가 움직이는 것의 인이라 하시면, 무슨 까닭에 다만 취(取)만이 유의 연이 된다 하시고, 애가 연이 되어 유가 있다고 하지 않으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취를 여의고 애(愛)만 있으면 비복행을 연하여 전변(轉變)하거나, 유의 지분을 성취하여 모든 악취(惡趣)에 태어나게 할 수 없으리라. 또 취를 여의고 모든 애가 없으면 복행과 부동행을 연하여 전변하고 유의 지분을 성취하여 부정지(不定地)와 정지(定地)의 모든 선취(善趣)에 태어나게 하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애만이 유의 연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저 유의 지분도 반드시 취를 연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대인연법문경(大因緣法門經)』에 말씀하시기를 ‘너 아난타야, 만약 저들 유정의 무리에 생(生)이 없으면 마땅히 이러이러한 무리의 생(生)이 없을 것이며, 만약 일체의 생이 도무지 없으면 마땅히 생(生)이 연이 되어 노사(老死)가 있게 된다는 시설을 할 수 없으리라’ 하셨으니, 어떠한 비밀한 뜻에 의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소인생(所引生)과 소생생(所生生)과 두 가지의 비밀한 뜻에 의하여 이렇게 말한다. 또 노사(老死)의 원증상연에 의하거나 노사의 근증상연에 의지하는 두 가지의 비밀한 뜻으로써 이렇게 말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먼저 연기의 어구의 뜻[句義]은 간략히 말씀하셨으나, 아직 연기의 뜻[義]은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알아야 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연기의 뜻에 간략히 열한 가지가 있으니, 이와 같은 줄 알아야 한다. 이른바 짓는 이[作者]가 없는 이치가 연기의 뜻이며, 유정(有情)을 떠나는 이치가 연기의 뜻이며, 다른 이를 의지하는[依他] 이치가 연기의 뜻이며, 동작(動作)이 없는 이치가 연기의 뜻이며, 성품의 무상(無常)한 이치가 연기의 뜻이며, 찰나에 없어지는 이치가 연기의 뜻이다.인과가 상속하여 끊임없는 이치가 연기의 뜻이며, 갖가지 인과의 품류(品類)가 차별된 이치가 연기의 뜻이며, 인과가 결정되어 어지럽지 않은 이치가 연기의 뜻이니, 이러한 것들이 연기의 뜻임을 알아야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다른 경전에서 연기는 심히 매우 것이라 말씀하셨으니 어떻게 하여야 이러한 연기의 매우 깊은 모습을 알겠습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열한 가지의 간략한 연기의 이치에 의하여 마땅히 연기의 다섯 가지 매우 깊은 모습을 알아야 하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첫째는 인(因)이 매우 깊고, 둘째는 상(相)이 매우 깊고, 셋째는 생(生)이 매우 깊고, 넷째는 차별이 매우 깊고, 다섯째는 유전(流轉)이 매우 깊으니, 마땅히 연기의 심심을 알아야 한다. 다시 다섯 가지가 있으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이른바 상(相)이 매우 깊은 것이며, 인과(因果)의 모든 부분을 이끌어 내는 것[引發]이 매우 깊은 것이며, 인과의 모든 부분을 내는 것[生起]이 매우 깊은 것이며, 차별(差別)이 매우 깊은 것이며, 대치(對治)가 매우 깊은 것이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연기에 또 다섯 가지의 매우 깊은 모습이 있으니,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이른바 섭(攝)이 매우 깊고, 순차(順次)가 매우 깊고, 역차(逆次)가 매우 깊고, 집취(執取)가 매우 깊고, 행(行)하는 것이 매우 깊으니, 이것이 무명의 등기가 특별한 점[等起殊勝]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무명의 전이(轉異)가 특별한 점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략 네 가지의 전이(轉異)하는 무명이 있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수면의 전이무명[睡眠轉異無明]이며, 둘째는 전박의 전이무명[纏縛轉異無明]이며, 셋째는 상응의 전이무명[相應轉異無明]이며, 넷째는 불공의 전이무명[不共轉異無明]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누가 어떠한 전이무명을 가지고 무명이 연이 되어 행을 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외법(外法)의 이생(異生)20)이 이치에 맞지 않는 작의(作意)로써 이끄는 네 가지의 전이무명이 있으니, 이것이 연이 되어 복ㆍ비복ㆍ부동행을 낸다.이와 같이 말하는 외법의 이생이 지니고 있는 복행과 부동행에 상응하는 선심(善心)은 모두가 이치에 맞지 않는 작의가 이끄는 등류(等類)이다. 내법(內法)의 이생이 만약 방일하면 한 가지의 불공무명을 제외한 나머지의 무명이 방일을 이끌어 내고 연이 되어 행을 낸다.내법의 이생(異生:凡夫)으로서 만약 방일하지 않고 부지런히 닦는 학자와 또는 성스러운 유학자[有學]의 세 가지의 무명이 망념(妄念)을 이끌어 내어 비복(非福)의 연이 된다. 그러나 이 비복이 연이 되어 3악취(惡趣)를 초래하지 못하니, 이런 까닭에 나는 이 비복을 무명이 행의 연이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이렇게 말하는 불공무명은 내법(內法)의 이생이 비록 방일하지 않고 수학할지라도 끊지 못할 것이며, 모든 성스러운 유학이라야 영원히 끊게 될 줄을 알아야 한다.또 방일하지 않는 내법의 이생(異生)이 만약 복행과 부동행을 지으면, 그는 이 바른 법에 대하여 이치에 맞는 작의(作意)와 상응하는 선심을 이끌어 내고, 해탈을 의지로 삼고 해탈을 회향하는 것을 이끌어 내니, 그 까닭에 선취(善趣)에서 특별한 생(生)을 받더라도 무명은 증상연(增上緣)을 일으키지 않는다.그러나 능히 저들 네 가지의 무명이 증상연을 끊게 한다. 모든 성스러운 유학은 불공무명이 이미 끊어졌으므로 새로운 법을 짓지 않고, 본래 있던 묵은 업[故業]은 수면의 힘에 의하여 영원히 끊이지 않았다가, 잠깐 건드리면 곧 토해 낸다.이와 같이 있는 무명이 행의 연이 됨은 생(生)마다 점점 없어져서 다시 자라나지 않는다. 이러한 도리에 의하여 마땅히 알라. 내법(內法)의 모든 유학은 무명을 연하지 않고, 모든 행을 짓지 않는다.그러므로 나는 다만 외법(外法)의 이생(異生)에 의하여 차례대로 잡염의 연기가 가장 원만함을 말할지언정 내법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것이 무명의 전이가 특별한 점[轉異殊勝]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무명의 사행(邪行)이 특별한 점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들 네 가지의 무명은 모든 제(諦) 가운데에서 모두 능히 더하거나[增益] 덜한[損滅] 두 가지의 사행을 일으키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더하고 덜한 두 가지의 사행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네 가지의 전도를 말미암아 그릇된 법을 옳은 법이라 보고, 혹은 옳은 법을 그릇된 법이라 보며, 혹은 천상에 나거나 해탈하는 도에 대하여 그릇된 방편을 옳은 방편이라 하고, 옳은 방편을 그릇된 방편으로 보니, 이런 것을 더하는 사행(邪行)이라고 한다. 모든 유(有)의 비방과 일체의 사견은 덜한 사행이라 한다. 이것이 무명의 사행이 특별한 점[邪行殊勝]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무명의 상상이 특별한 점[相狀殊勝]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라. 무명에는 두 가지의 모습이 있으니, 첫째는 미세한 자상의 특별함[微細自相殊勝]이며, 둘째는 애와 비애를 함께 갖춘 그릇된 경계에 두루하는 공상의 특별함[遍於可愛非愛俱非境界共相殊勝]이다.무슨 까닭인가? 전박무명(纏縛無明)도 오히려 알기 어렵고 깨닫기 어렵다고 하는데, 하물며 가진 수면무명(睡眠無明)과 상응무명(相應無明)이 더욱 미세하여 알기 어렵고 깨닫기 어려움이겠는가.하물며 그가 가진 불공무명(不共無明)이 일체의 사랑스럽고[可愛]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非可愛]을 모두 갖춘 그릇된 경계[俱非境界]에 두루하여 진실한 모습을 덮고 허망한 모습을 드러내어 공상으로서 구르는 것이겠는가. 다른 번뇌에는 이러한 모습이 없으니, 이러한 까닭에 특별하다.다른 신견(身見)들과 공상이 되는 번뇌도 또한 무명으로써 의지를 삼고 구르니, 이러한 것들을 무명의 상상이 특별한 점[相狀殊勝]이라고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무명의 작업이 특별한 것[作業殊勝]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라. 무명에는 대략 두 가지의 짓는 작업이 있다. 첫째는 무명이 널리 일체의 유전에게 의지가 되는 사업을 조작하고, 둘째는 무명이 널리 일체의 적지(寂止)에게 능히 가려 주는 사업을 조작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일체의 유전하는 것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러한 처전(處轉)이거나 이러한 사전(事轉)이거나 이와 같은 전(轉)이거나 간에, 나는 통틀어 일체가 유전(流轉)한다 말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처전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3세(世)의 처소에서 아(我)의 분별을 말미암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사전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내외(內外)의 6처(處)에서 아의 집취(執取)를 말미암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전(轉)하는 것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업의 이숙은 상속하여 유전하니, 아(我)의 분별을 말미암고 삿된 분별을 말미암는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떤 것을 일체의 적지(寂止)라 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일체의 적지에는 대략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적지의 의지하는 곳이며, 둘째는 적지의 연하는 곳이며, 셋째는 적지의 작의며, 넷째는 적지의 결과이니, 이것이 무명의 작업이 특별한 점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무명의 장애가 특별한 점[障礙殊勝]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라. 무명은 수승한 법을 장애하고 자세한 법을 장애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무명이 수승한 법을 장애하는 것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수승한 법이란 능히 5근(根)을 포섭하여 그들로 하여금 화합하게 하니, 이른바 혜근(慧根)을 장애하는 것이 무명이다. 그런 까닭에 수승한 법을 장애한다고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무명이 상세한 법을 장애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상세한 법이란 문소성지(聞所成智)와 사소성지(思所成智)이니, 이들을 장애하는 것은 무명이다. 이 까닭에 자세한 법을 장애한다고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것과 같다면, 무지(無智)를 무명이라 합니까, 이 지혜가 없는 것만을 무명이라 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다만 지혜가 없는 것만을 무명이라고 하지 않는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지혜가 없는 것만을 무명이라 한다면, 어떠한 허물이 있습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그렇게 하면 무명은 마땅히 결정한 체상을 세우지 못하리라. 무슨 까닭인가? 문소성지의 체(體) 위에는 사소성지((思所成智)가 없을 것이며, 사소성지의 체 위에는 수소성지(修所成智)가 없을 것이다.일체 세간의 수소성지의 체 위에는 일체 출세간의 수소성지가 없을 것이며, 출세간 유학(有學)의 지혜 위에는 무학(無學)의 지혜가 없을 것이며, 무학 성문의 지혜에는 여래의 등지(等智)가 없을 것이다.만약 이렇다면 마땅히 지혜가 곧 무지(無智)이리라. 이와 같이 하여 무명은 결정된 체상을 세우지 못할 것이다.또 내가 세 가지의 선근을 말할 적에 무치(無癡)를 말하였는데, 마땅히 어리석음[癡]이 없는 것을 무치라 할 것이나, 어리석음이 없는 것을 무치라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명(明)이 없는 것을 무명이라 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따로 일심에 있는 법에 대하여 진실을 모르는 것을 무명이라 말한다.따로 일심에 있는 법의 진실을 깨치는 것을 지혜라고 말한다. 또한 다만 명(明)이 없는 것을 무명이라 하면 이러한 일체의 열한 가지 무명의 특별한 점은 없어야 한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다만 밝음[明]이 없음으로 무명이라 하지 않는다. 이것이 무명의 장애가 특별한 점[障礙殊勝]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무명의 수박이 특별한 점[隨縛殊勝]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유정천(有頂天)에 이르기까지 삼계의 유정은 모든 제리(諦理)에 대하여 있는 무지(無智)ㆍ수면(睡眠)ㆍ수박(隨縛)을 아직 없애지 못하고 아직 줄이자 못했으니, 그러나 유정을 말미암아 구박(具縛)이라고 한다.또 이러한 무지는 선취(善趣)와 악취(惡趣)의 인과가 차별된다. 무색계의 유정은 그의 아래의 품류[下品]에 있고, 색계의 유정은 그의 중간 품류에 있고, 욕계의 유정은 그의 위 품류에 있으니, 이렇듯 세 품류의 무명을 성취한다.모든 유정들이 오는 세상에 태어날 적에는 으레 세 또래의 박(縛)이 따르니, 이를 이생(異生)이라고 한다. 만약 모든 성스러운 이는 점차로 영원히 끊고, 만약 위와 중간을 갖춘 이는 반드시 가운데와 아래가 있고, 혹 중간과 아래는 있으나 위와 중간이 없다.또 아라한은 모든 누(漏)가 다하여 번뇌장을 벗어났으나, 마땅히 알라. 아직 소지장(所知障)이 있어서 무명의 수박을 포섭한다. 이러한 무명은 극히 먼 곳에서 유정을 따르니, 오직 부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에게는 모두 수박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무명의 수박이 특별한 점[隨縛殊勝]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무명의 대치가 특별한 점[對治殊勝]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두 가지의 묘한 지혜가 있어 무명을 대치한다.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남의 소리에 의지하거나 혹은 의지하지 않는 소분의 한량이 있는 법계의 묘지(妙智)이며, 둘째는 남의 소리에 의지하는 전분(全分)의 한량이 없는 법계의 묘지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소분의 한량이 있는 법계의 묘지는 무엇에게 연이 됩니까? 어떠한 행상(行相)이 있으며, 어떠한 사업을 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소분의 한량이 있는 법계의 묘지는 4성제(聖諦)를 연하며 16종의 행상이 있으며, 무명 등 번뇌의 업을 지어 일체의 잡염(雜染)ㆍ이계(離繫)의 사업을 낸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야 생고(生苦)의 모습을 알겠습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내연고(內緣苦)가 성품을 의지하고, 외연고(外緣苦)가 성품을 의지하며, 두 가지 연고[俱緣苦]가 성품을 의지해야만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내연고란 그의 행상이 어떠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병드는 괴로움과 늙는 괴로움과 죽는 괴로움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외연고(外緣苦)란 어떤 것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사랑하지 않는 이와 만나는 것[非愛和合]과 사랑하는 이를 여의는 것[所愛別離]과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것[求不得苦]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구연고(俱緣苦)란 어떠한 모습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간략히 말하자면, 5취온고(取蘊苦)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애(愛)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현재에서 자기의 몸을 탐착하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뒷몸[後者]의 애(愛)란 어떠한 모양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미래(未來)에서 자기의 몸을 바라고 구하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기쁨과 탐심이 함께 행하는 애(愛)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이미 얻은 섭수자재(攝受資材)와 현전의 경계에 대하여 깊이 미착(味着)을 내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곳곳에서 희애(喜愛)하는 것이라 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직 얻지 못한 섭수자재와 나타나지 않는 경계에 대하여 갖가지로 추구하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이 애가 남음이 없이 영원히 끊어지는 것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견도[見]와 수도[修]에서 끊을 번뇌가 끊어지는 것이며, 상분(上分)과 하분(下分)의 모든 결[結:번뇌]이 끊어지는 것이며, 필경에 끊어지는 것이며, 오는 세상의 고과(苦果)인 모든 애(愛)가 끊어지는 것이며, 현재의 고과인 모든 애가 끊어지는 것이니, 이것이 이 애가 남음이 없이 영원히 끊어지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버리는 것[捨]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견도에서 끊어야 할 번뇌가 끊어지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변토(變吐:究竟邊)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수도에서 끊어야 할 번뇌가 끊어지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영진(永盡)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하분결(下分結)이 이미 영원히 끊어지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멀리 떠나는 것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상분결(上分結)이 영원히 끊어지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영원히 멸하는 것[永滅]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필경에 끊어지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적정한 것[寂靜]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미래의 고과(苦果)인 애(愛)가 영원히 끊어지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은몰하는 것[隱沒]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현재의 고과인 애가 영원히 끊어지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바르게 보는 것[正見]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현관(現觀)의 전방편혜(前方便慧)와 정현관혜(正現觀慧)와 그리고 현관의 후소득혜(後所得慧)가 알아야 할 방편과 성교(聖敎)와 모든 삿된 알음알이와 행을 초월하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바르게 사유하는 것[正思]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3보(寶)에 대하여 이미 증정(證淨)을 얻어 의지를 삼고, 그 공덕을 따라 생각하면서 외도에게 귀의하는 따위의 허물을 초월하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바르게 말하는 것[正語]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성현께서 사랑하시는 무루(無漏)와 계(戒)가 포섭한 무루의 작의(作意)가 동시에 움직여서 네 가지의 어업[語業:口業]에 대하여 능히 바르게 멀리 여의어 일체의 험한 악취(惡趣)를 초월하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바르게 일하는 것[正業]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성현께서 사랑하시는 무루와 계가 포섭한 무루의 작의가 동시에 움직여서 세 가지의 신업(身業)을 능히 바르게 멀리 여의어 일체의 험한 악취를 초월하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바르게 생활하는 것[正命]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성현께서 사랑하시는 무루의 계와 무루의 작의는 동시에 움직여 삿된 생활로 나아가게 하는 몸[身]과 말[語] 등의 두 가지 업을 능히 바르게 멀리 여의어, 일체의 험한 악취를 초월하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바르게 노력하는 것[正勤]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위의 해탈에서 욕락을 의지로 삼고, 부지런한 정진을 일으켜 장애를 멀리 여의어 원만히 대치해야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바르게 기억하는 것[正念]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지관(止觀)을 부지런히 닦는 모든 유가사(喩伽師)가 세 가지 모습[相]에 의지하되, 때때로 그 세 가지 모습 안에서 방일하지 않고 함께 경계를 행하여, 마음에 나타나는 것을 밝게 기억하여[明記] 수도하고, 가행(加行)함을 초월하고 멀리 여의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바르게 집중하는 것[正定]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른바 이와 같은 일곱 가지 선정을 갖춤을 말미암아 심일경성(心一境性)을 돕고, 내지 능히 이러한 일곱 갈래[七支]의 승진(勝進)할 의지가 되며, 또 수승한 공덕을 이끌어 내어 의지가 되는 것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일체의 4념주(念住) 따위와 보리분법(菩提分法)은 모두 성스러운 도에 포섭되는데, 무슨 까닭에 다만 여덟 가지의 성도(聖道)만을 도제라 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한 여덟 가지의 성도가 일체의 보리분법을 포섭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고제(苦諦) 안에는 네 가지의 행상이 있습니다. 무슨 까닭에 처음을 무상(無常)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고제의 생멸하는 법성에서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두 번째를 고(苦)의 행상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고제에서 생멸하는 법성으로써 의지를 삼고, 세 가지의 괴로움에 대하여 법성에 따라 행상을 바르게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세 번째를 공(空)의 행상이라 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고제의 실아(實我)를 여읜 성품에 대하여 바르게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네 번째가 무아(無我)의 행상입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고제의 아상(我相)이 아닌 성품에 대하여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집제(集諦) 안에 네 가지의 행상이 있습니다. 어찌하여 처음을 인(因)의 행상이라 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능히 여러 가지 고통의 종자를 심는 인연인 애(愛) 가운데서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두 번째를 집(集)의 행상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계속하여 일어나는 인연인 애 가운데서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세 번째를 생(生)의 행상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5취(趣)의 차별을 일으키는 인연인 애(愛) 가운데서 바르게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네 번째를 연(緣)의 행상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능히 다른 연을 이끌어 내는 인연인 애 가운데서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멸제(滅諦) 안에는 네 가지의 행상이 있습니다. 어찌하여 처음을 멸(滅)의 행상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영원히 번뇌를 끊은 멸 가운데서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두 번째를 정(靜) 안에서 바르게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세 번째를 묘(妙)의 행상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영원히 무죄(無罪)를 끊고 청정하며, 안락한 성품 안에서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네 번째를 이(離)의 행상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영원히 상주를 끊은 성품에서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도제의 안에 네 가지의 행상이 있습니다. 어찌하여 처음을 도(道)의 행상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성도(聖道)와 경계가 상응하여 전도되지 않은 성품에서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두 번째를 여(如)의 행상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성도가 영원히 세간을 벗어나고, 모든 누(漏)를 여읜 성품에 대하여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세 번째를 행(行)의 행상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성도를 옛 성인과 뒤의 성인이 함께 밟으신 것에 대하여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어찌하여 네 번째를 출(出)의 행상이라 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성도가 위없는 성품에 대하여 바르게 행상을 관찰하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성제(聖諦)는 다만 네 가지만 있습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4제는 널리 일체의 염ㆍ정ㆍ인ㆍ과의 차별된 성품을 포섭하는 까닭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4제를 이와 같이 앞뒤 차례를 지어 말씀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세간의 모든 병에, 병의 원인 따라 병을 없애는 좋은 약과 같은 법이라는 것을 말미암기 때문이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견도(見道)에 들어갈 때에 이 4제는 돈현관(頓現觀)이 됩니까, 점현관(漸現觀)이 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별다른 도리가 있어서 돈현관이라 부르고, 별다른 도리가 있어서 점현관이라 부른다. 어떻게 다른 도리를 돈현관이라 하는가? 자기가 안으로 증득하는 진제의 성스러운 지혜는 참된 지혜의 경계인 비안립의 뜻에서 총상(總相)의 연이 되는 까닭에 돈현관이라 한다.어떻게 다른 도리를 점현관이라 하는가? 이른바 초업지(初業智)와 후득지(後得智)는 자상(自相)과 인과상(因果相)을 관찰하여 행상별상(行相別相)의 연이 되는 까닭에 점현관이라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4성제(聖諦)가 있다면, 무슨 까닭으로 세존께서는 다시 2제, 곧 세속제(世俗諦)와 승의제(勝義諦)를 말씀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곧 이러한 4성제에서 만약 법주지(法主智)로 행하는 경계라면 이를 세속제라 하고, 자내증(自內證) 최승의지(最勝義智)로 행할 경계이거나 비안립지(非安立智)로 행할 경계라면 승의제라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4제는 성인[聖]에게나 성인이 아닌 이에게나 모두 진리입니다. 무슨 까닭으로 여래께서는 성스러운 진리[聖諦]라고 말씀하십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들 4제는 성인이 아닌 이에게는 다만 법대로 말하여 제(諦)라 하니, 바른 지혜[正智]를 말미암지는 않지만 결정된 믿음[決定信]에 의지하는 까닭에 제라 한다.모든 성자(聖者)에 대해서도 법대로 말하는 까닭에 제(諦)라 하며, 또한 바른 지혜를 말미암고 결정된 믿음이 있는 까닭에 제라 한다. 이러한 까닭에 여래는 오직 네 가지를 말하여 성제라 한다.”다시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완전한 분[全分]의 무량한 법계(法界)의 묘지(妙智)는 무엇이 연이 되며, 어떠한 행상(行相)이 있으며, 어떠한 사업(事業)을 합니까?”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지혜도 또한 이러한 4제로써 연을 삼아서 모든 상의 망상을 제거하고, 청정한 행상으로써 일체 종류의 모든 제의 행상에 들어간다. 유정들이 일체의 의리를 지음에는 행상으로 취향(趣向)하는 소분의 한량 있는 법계의 묘지로써 한다.만약 모든 성문(聲聞)인 유정이 일체의 의리(義利)를 지을 적에는 어기고 등짐이 없이 취향하는 행상으로써 한다. 만약 모든 독각(獨覺)의 유정이 일체의 의리를 지을 적에는 버린다.등지는 행상인 전분의 무량한 법계의 묘지로써 능히 일체의 번뇌(煩惱)와 소지(所知) 두 가지의 장애와 얽매임을 여의는 데 의지가 되는 사업을 짓고, 또 일체의 유정과 일체의 재앙을 구제하여 의지가 되는 사업을 짓는데, 이것이 무명의 대치가 특별한 점[對治殊勝]이다.”그때 박가범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니, 모든 비구들이 잠잠히 알아듣고, 마음 깊이 좋아하여 일찍이 없었던 것을 얻었다 찬탄하였고,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이는 모두 크게 기뻐하며 믿어 받들어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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