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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446 법원주림(法苑珠林) 3권

by Kay/케이 2024.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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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법원주림(法苑珠林) 3

 

법원주림 제3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2. 삼계편[제천(諸天)의 나머지]
2) 제천을 밝힘[諸天部]

(6) 신량부(身量部)
『잡심론(雜心論)』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일곱 개의 극히 미세한 티끌이 한 아뇩달지[阿耨池] 위의 티끌이 되는데, 이것은 가장 미세하여 색계천의 눈이라야 볼 수 있고, 또 보살이나 전륜왕이라야 볼 수 있다. 일곱 아뇩달지 위의 티끌이 구리쇠 위의 티끌이 되고, 일곱 구리쇠 위의 티끌이 물 위의 티끌이 되며, 일곱 물 위의 티끌이 토끼털 위의 티끌이 되고, 일곱 토끼털 위의 티끌이 한 염소털 위의 티끌이 되며, 일곱 염소털 위의 티끌이 한 소털 위의 티끌이 되고, 일곱 소털 위의 티끌이 한 향(嚮)이 노는 티끌이 되며, 일곱 향이 노는 티끌이 한 서캐가 되고, 일곱 서캐가 한 마리 이가 되며, 일곱 마리 이가 한 광맥(穬麥)이 되고, 일곱 개 광맥이 한 지(指)가 되며, 스물네 개의 지가 한 주(肘)가 되고, 네 개의 주가 한 궁(弓)이 되며, 주에서 5백 궁 떨어진 것이 한 구로사[拘屢舍]가 되고, 여덟 구로사를 한 유순(由旬)이라 한다.”
그러므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일곱 개의 티끌이 아뇩달지의 티끌이 되고
일곱 아뇩달지의 티끌이 한 구리쇠의 티끌이 되며
물과 토끼털과 소털의 티끌이
모두 일곱에서 생겨난다네.

그러므로 이 논에서 바로 이 구로사로 천왕들의 몸을 재는데, 사천왕의 몸에서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의 몸까지 잰다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바사론』에서는 “사천왕의 키는 한 구로사의 4분의 1이다”고 하였다.
『정법념처경』에서는 말하였다.
“사천왕들의 키의 크고 작음은 한 왕의 몸과 똑같다.[『아비담론』에서도 똑같이 말하였다.] 33천의 키는 반 구로사이고, 제석천의 키는 1구로사이며,
염마천의 키는 1구로사의 4분의 2이다.[제석천의 키가 왜 염마천보다 큰가에 대해 말해 본다면 경에서는 “그가 과거에 치우치게 공경의 업을 닦았기 때문에 유독 큰 키를 얻은 것이다”고 하였다.] 도솔타천의 키는 1구로사이니 제석천과 같다. 화락천의 키는 1구로사와 1구로사의 4분의 1이고, 타화자재천의 키는 1구로사 반이다. [욕계의 모든 천신의 신량(身量)은 다 이상과 같다.]”
제2 색계(色界)의 신량(身量)에 대해 『아비담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범중천(梵衆天)의 키는 반 유순이고, 범복루천(梵福樓天)의 키는 1유연(由延:유순)이며, 대범천(大梵天)의 키는 1유연 반이고, 광천(光天)의 키는 2유연이며, 무량광천(無量光天)의 키는 4유연이고, 광음천(光音天)의 키는 8유연이며, 소정천(少淨天)의 키는 16유연이고, 무량정천(無量淨天)의 키는 32유연이며, 변정천(徧淨天)의 키는 64유연이고, 복경천(福慶天)의 키는 125유연이며, 복생천(福生天)의 키는 250유연이고, 광과천(廣果天)의 키는 5백 유연이며, 무상천(無想天)의 키도 5백 유연이고, 무희망천(無悕望天)의 키는 1천 유연이며, 무열천(無熱天)의 키는 2천 유연이고, 선견천(善見天)의 키는 4천 유연이며, 선현천(善現天)의 키는 8천 유연이고, 색구경천(色究竟天)의 키는 1만 6천 유연이다.”
제3 무색계(無色界)는 형상이 없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대승에 의거하면 이것도 미세한 색이 있는데, 다만 경론에는 생략하고 설명하지 않았다.]

(7) 의량부(衣量部)
【문】 모든 천신들의 옷은 어떠한가?
【답】 가령 경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즉 욕계의 6천은 다 하늘옷을 입고 자유로이 날아다닌다. 보기에는 옷과 같으나 광색(光色)을 갖추고 있어 세간의 비단 따위에 비할 바 아니다.
색계천의 옷도 하늘옷이라 하지만 그 광명은 더욱 훌륭하고 더욱 묘해 무어라 말할 수 없다.
가령 『기세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사천왕천의 키는 반 유순인데, 옷의 길이는 1유순이고 너비는 반 유순이며 무게는 반 냥(兩)이다. 33천의 키는 1유순인데, 옷의 길이는 2유순이고 너비는 1유순이며 무게는 반 냥이다. 야마천의 키는 2유순인데, 옷의 길이는 4유순이고 무게는 반 냥의 4분의 1이다. 도솔타천의 키는 4유순인데, 옷의 길이는 8유순이고 너비는 4유순이며 무게는 반 냥의 8분의 1이다. 화락천의 키는 8유순인데, 옷의 길이는 16유순이고 너비는 8유순이며 무게는 반 냥의 16분의 1이다. 타화자재천의 키는 16유순인데, 옷의 길이는 32유순이고 너비는 16유순이며 무게는 반 냥의 32분의 1이다. 악마 몸을 가진 모든 하늘의 키는 32유순인데, 옷의 길이는 64유순이고 너비는 32유순이며 무게는 반 냥의 64분의 1이다. 이 이상의 모든 천신들의 신장의 크고 작음과 그 옷은 모두 같아서 다름이 없다.”
『기세경』에서는 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욕계 모든 천신의 의복은 갖가지로 장엄되어 있어서 다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화락과 타화자재의 두 천신이 입은 옷은 마음대로 크고 작아지며 무게도 또한 그러하다. 색계의 모든 천신은 옷을 입지 않으나 입은 것과 다르지 않으며, 머리에는 상투가 없으나 천관(天冠)과 같고, 남녀의 형상은 오직 한 가지뿐이다.”
『장아함경』에서 말하였다.
“도리천의 옷의 무게는 6수(銖)이고, 염마천의 옷의 무게는 3수이며, 도솔천의 옷의 무게는 1수 반이고, 화락천의 옷의 무게는 1수 이며,
타화자재천의 옷의 무게는 반 수이다.”
『순정리론』에서 말하였다.
“색계천의 무리들은 처음 태어날 때 그 신량(身量)이 두루 원만하여 옷을 갖추어 입은 것과 같다.”

(8) 수량부(壽量部)
『아비담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첫째, 천신의 수량(壽量)을 말해 보자. 예를 들면 인간의 50년[歲]이 사천왕천의 하루[一日一夜]가 된다. 이 일월로 세수(歲數)를 계산해 보면 사천왕천의 수명은 5백 세인데 인간이 일월로 계산하면 9백만 세이니, 바로 이것은 등활(等活)지옥의 하루이다. 이 일월로 세수를 계산하면 등활지옥의 5백 세는 인간으로 치면 1백 세요 33천의 하루이다. 이 일월로 세수를 계산하면 33천의 수명의 1천 세는 인간으로 치면 3억 6백만 세이니, 이것은 곧 흑승(黑繩)지옥의 하루이다. 이 일월로 세수를 계산하면 흑승지옥의 수명의 1천 세는 인간으로 치면 2백 세요 염마천의 하루이다.
이 일월로 세수를 계산하면 염마천의 수명의 2천 세는 인간으로 치면 14억 4백만 세이니 이것은 중합(衆合) 대지옥의 하루이다. 이 일월로 세수를 계산하면 중합 대지옥의 수명의 2천 세는 인간으로 치면 4백 세요 도솔타천의 하루이다. 이 일월로 세수를 계산하면 도솔타천의 수명의 4천 세는 인간으로 치면 57억 6백만 세이니, 이것은 곧 호(呼)지옥의 하루이다. 이 일월로 세수를 계산하면 호지옥의 수명의 4천 세는 인간으로 치면 8백 세요 화락천의
하루이다. 이 일월로 세수를 계산하면 화락천의 수명의 8천 세는 인간으로 치면 230억 세이니, 이것은 곧 대호(大呼)지옥의 하루이다. 이 일월로 세수를 계산하면 대호지옥의 수명의 8천 세는 인간으로 치면 1,600세요 타화자재천의 하루이다. 이 일월로 세수를 계산하면 타화자재천의 수명의 1만 6천 세는 인간으로 치면 931억 6백만 세이니, 이것은 곧 열(熱) 대지옥의 하루이다. 이 일월로 세수를 계산하면 대지옥의 수명의 1만 6천 세는 중열(衆熱) 대지옥의 수명으로 치면 그 반 겁이요, 무택(無擇) 대지옥의 1겁이며 출생 세계의 극히 긴 수명도 1겁이다.
『지지론(地持論)』에서는 용과 아귀 등의 극히 긴 수명은 5백 세라 하였다.
둘째, 색계의 수명은 겁을 그 양(量)으로 삼는다. 처음 범중천의 수명은 반 겁이고, 범복루천의 수명은 1겁이며, 대범천의 수명은 1겁 반이고, 소광천의 수명은 4겁이며, 광음천은 8겁이고 소정천은 16겁이며, 무량정천은 32겁이고, 변정천은 64겁이며, 복애천은 125겁이고, 복광천은 250겁이며, 광과천은 5백 겁이고, 무상천도 5백 겁이며, 무희망천은 1천 겁이고, 무열천은 2천 겁이며, 선견천은 4천 겁이고, 선현천은 8천 겁이며, 색구경천은 1만 6천 겁이다.
셋째, 무색계천의 수명을 말해 보자. 공처천은 2만 겁이고
식처천은 4만 겁이며, 무소유처천은 6만 겁이고, 비상비비상처천은 8만 겁이다.
삼계에는 모두 중간에 요절함이 있다. 다만 울단월(鬱單越)과 도솔타천과 최후의 몸인 보살과 무상천만은 일정한 수명이 있어 중간에 요절하는 것을 말하지 않았고, 다른 것은 중간에 요절함이 있다.
『순정리론』에서 말하는 것도 이것과 같다.
“북방의 구로주(울단월) 사람은 인취(人趣)에서는 복력(福力)이 가장 강하고, 근기는 둔하나 번뇌는 엷고 온갖 쾌락이 많지만 허물을 짓는 일이 없으므로 죽어서는 반드시 상생(上生)한다.
나머지는 모두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문】 이 화겁(火劫)이 일어날 때에는 위로 초선천까지 다 탄다고 하였는데 무엇 때문에 논에서는 대범천왕의 수명이 1겁 반이라 하였는가?
【답】 여기에서 1겁 반이라 한 것은 60소겁을 쌓아 1겁 반이 된다는 것에 의거한 것이요, 대겁에 의거한 것이 아니다. 만일 물ㆍ불ㆍ바람의 대겁에 의거해 말한다면, 이 1겁이 합해서 80소겁을 이루어도 소겁과 중겁은 20소겁보다 적어서, 저 1겁 반의 수명이라는 뜻과 틀리지 않는다. 어떻게 그렇다는 것을 아는가? 예를 들어 구역 『구사론(俱舍論)』에서는 별겁(別劫)이라 하였고, 『입세아비담론』에서는 소겁(小劫)이라 하였으며, 신역 『구사론』과 신역 『바사론』에서는 중겁이라 하였는데 이 세 가지 논에 나오는 이름은 각기 다르나 그 체(體)는 하나일 뿐이어서 시량(時量)이 다 같기 때문이다.”
가령 『아함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사람의 수명 8만 5천 세에서 백년마다 1세씩 감하여 10세에 이르고 다시 10세에서 자꾸 더해 8만 4천 세에 이르도록 한번 올라가고 한번 내려오는 그 동안의 시간을 1중겁이라 한다.[별겁(別劫)과 소겁(小劫)도 같다.]”
만일 『구사론』에서 설한 것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천지가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3재(炭)가 한번 운행하여 다할 때를 비로소 대겁이라 한다. 따라서 수재ㆍ화재ㆍ
풍재가 한 번 운행함에는 반드시 80중겁을 지나며, 한 중겁이 무너지고 한 중겁이 이루어지는 10중겁 동안 중생들이 차례로 머무르고 20중겁에 머물 때 19중겁이 차례로 무너져서 비면 이것이 곧 한 중겁이니 연이어서 수재ㆍ화재ㆍ풍재가 한 번 운행하는 것을 만나 기세계(器世界)가 무너지고 19중겁에 연이어서 흉년ㆍ병ㆍ싸움을 만나 중생계가 무너진다.”
이와 같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아비담론』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곳은 최후로 머무르고 최초로 비는 곳이다. 중생이 최후에 머무른다는 것은 이른바 최하의 아비지옥을 말함이니 이곳이 최후로 비는 곳이다. 중생이 최초로 머무르는 곳은 일정하지가 않다. 만일 화겁에 의거하면 이것은 곧 초선(初禪)이고, 수겁에 의거하면 그 제2선이며, 풍겁에 의거하면 이것은 제3선이다. 이로써 논하였기 때문에 1대겁 가운데 60중겁과 공겁(空劫) 중의 20별겁(別劫)을 갖추었으니, 합해서 80소겁이 있어서 비로소 1대겁이 된다.”
겁을 분별하는 것은 이와 같다.
다음에는 틀림없음을 나타내겠다. 지금 초선의 첫째인 범중천의 수명이 반 겁이라 한 것은 저 1별겁 중의 반 겁과 20중겁에 의거해 말한 것이고, 둘째인 범보천의 수명이 1겁이라 한 것은 저 1별겁과 40중겁에 의거해 말한 것이며, 셋째인 대범천의 수명이 1겁 반이라 한 것은 저 1별겁의 반과 60중겁에 의거해 말한 것이니, 이와 같은 의미 때문에 틀리지 않다는 것이다.
초선에 있어서는 이와 같다.
2선 이상은 모두 3재의 대겁에 의거해 그 수량을 밝힌 것이고 중겁이나 별겁에 의거한 것이 아니다. 2선 중의 첫째인 소광천의 수명은 2겁이고, 둘째인 무량광천의 수명은
4겁이며, 셋째인 광음천의 수명은 8겁이다. 수재가 이미 2선에 이르렀는데, 광음천의 수명이 어떻게 8대겁이 되는가에 대해서 말해 보자. 즉 일곱 번의 화재 뒤에 비로소 한 번의 수재가 일어나 위로 2선에 미치는 것이니, 이 때문에 광음천이 8대겁의 수명을 얻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 제3선 중의 첫째인 소정천의 수명은 16겁이고, 둘째인 무량정천의 수명은 32겁이며, 셋째인 변정천의 수명은 64겁이다. 풍재가 이미 3선에 이르렀는데 어떻게 변정천 등의 여러 천신이 64대겁의 수명을 얻는가에 대해서 말해 보자. 이 경우에도 저 63겁을 운행하는 수재ㆍ화재가 지난 뒤에 비로소 한 풍재가 일어나므로 변정천이 64겁의 수명을 얻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어떻게 그러하다는 것을 아는가? 이에 대해 『아비담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일곱 번의 화겁이 일어난 뒤에 한 수겁이 일어난다. 이렇게 7ㆍ7의 마흔아홉 번의 화겁이 일어날 때 일곱 번째마다 한 번의 수재가 있으니, 이것을 합하면 곧 56겁이 된다. 다시 이 56겁 뒤에 다시 일곱 번의 화겁이 일어나며, 이 일곱 번의 화겁이 일어난 뒤에 비로소 한 풍재가 일어나 3선천을 무너뜨리니 앞의 것과 합하면 64겁이 된다.”
이와 같은 의미 때문에 64겁의 수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저 『아비담론』에서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일곱 번의 화재가 차례로 지나가고
그런 후에 한 번의 수재가 있으며
7ㆍ7의 화재와 일곱 번의 수재와
다시 일곱 번의 화재 뒤에 풍재가 일어난다네.

【문】 이 무색계 4천 중에서 식처천(識處天)의 수명이 이미 공처천(空處天)의 배라면 뒤의 2천은 무엇 때문에 앞의 배가 안 되는가?

【답】 『바사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3논사(論師)가 모두 이 뜻을 해석하였으니, 제 1설은 이렇다. ‘저 공처천과 식처천에는 각각 무량한 행이 있지만 다른 것은 다 일체 입(入) 등의 행을 버렸기 때문에 이것은 수명이 서로 배가 된다. 즉 공처천은 무량한 행이 있기 때문에 1만 겁의 수명을 얻고 다른 행으로 다시 1만 겁의 수명을 얻는다. 그러므로 합해서 2만 겁의 수명을 얻는다. 식처천도 무량한 행이 있기 때문에 2만 겁의 수명을 얻고 다른 행으로 다시 2만 겁의 수명을 얻는다. 이 앞의 배로써 4만 겁의 수명을 얻는다. 그러나 이 이상의 하늘은 무량한 행이 없기 때문에 수명이 배가 되지 않는다.’ 이것이 제1설이다.
제2설은 이렇다. ‘저 공ㆍ식 2천은 각각 정(定)ㆍ혜(慧)의 2행(行)으로 수명이 배가 된다. 정행(定行)으로 만 겁의 수명을 얻고 혜행(慧行)으로 다시 만 겁의 수명을 얻는다. 그러므로 합해서 2만 겁의 수명을 얻는다. 또 식처천도 정행으로 2만 겁의 수명을 얻고 혜행으로 2만 겁의 수명을 얻어서 이 앞의 배인 4만 겁의 수명을 얻는다. 그러나 이 이상의 2천은 다만 정행만 있고 혜행이 없다. 그러므로 수명이 배가 되지 않는다.’ 제2설은 이와 같다.
제3설은 이와 같다. ‘저 4무색처천에서 정해진 수명을 갚음은 각각 오직 2만 겁의 수명뿐이니, 그것은 욕심을 떠나고 욕심을 떠나지 않음으로 말미암는 것인데, 이것은 욕심을 떠나지 않기 때문에 그 수명이 그 배가 되지 않는다. 공처천은 제자리의 욕심을 떠나지 못하기 때문에 다만 2만 겁의 수명만 있다. 또 식처천은 2만 겁이 정해진 수명인데, 공처천에 대한 욕심을 떠났기 때문에 다시 2만 겁을 얻어 앞의 배가 된다. 이 때문에 4만 겁의 수명을 얻는다. 또 무소유처천(無所有處天)은 2만 겁이 정해진 수명인데,
공처천과 식처천의 욕심을 떠났기 때문에 다시 4만 겁의 수명을 얻는다. 또 비상비비상처는 2만 겁이 정해진 수명인데, 밑의 3천의 욕심을 떠났기 때문에 다시 6만 겁의 수명을 얻는다. 이런 뜻으로 비상비비상처천은 8만 겁의 수명을 얻는 것이다.’ 세 가지 설은 이와 같으니, 그 뜻이 여기서 나타나는 것이다.”

(9) 주처부(住處部)
【문】 모든 천신의 주처는 그 이치가 어떠한가?
【답】 『바사론』에서는 말하였다.
“하늘에 비록 33천이 있으나 그 주처는 다만 28중(重)이 있을 뿐이다. 저 4공(空)9)은 형보(形報)를 떠났기 때문에 따로 주처가 없고, 욕계ㆍ색계 2계에 두루 있으면서, 다만 욕계ㆍ색계 2계의 중생을 따라 4공을 성취하는 것이다. 무색의 업이란 목숨을 마치는 곳을 따라 곧 저 무색계의 과보를 받기 때문에 따로 주처가 없는 것이니, 대승에서 말하는 유색과는 다른 것이다.
그 28중(重)이란, 이른바 수미산 뿌리에서 위로 올라가 땅을 떠나기 4천 유순에서 수미산을 가로 세로로 1만 유순을 둘러싼 것이니 여기가 바로 간수천(干手天)이 사는 곳이요, 다시 위로 한 배로 올라가 수미산을 둘러싼 8천 유순이 저 지화만천(持花鬘天)이 사는 곳이며, 다시 위로 한 배 올라가 산을 둘러싼 4천 유순이 저 상방일천(常放逸天)이 사는 곳이요, 다시 위로 한 배 올라가 산을 둘러싼 4천 유순이 저 일월성수천(日月星宿天)이 사는 곳이며, 다시 위로 한 배 올라가 산을 둘러싼 4천 유순이 사천왕의 사는 곳이다. [그 중에 7종의 금산(金山)이 있어서 이 사천왕의 성읍과 취락이 모두 그 가운데 있다.]
다시 위로 4만 유순을 올라가 수미산 꼭대기에 이르면 가로 세로가 4만 유순인데,
그 가운데 선견성(善見城)이 있으며 가로 세로가 1만 유순 되는 면(面)에 따로 천 개의 문이 있으니 33천이 여기에 산다. 이 산으로부터 허공으로 4만 유순을 올라가면 구름과 같은 곳이 있어 7보(寶)로 이루어져 있고 대지와 같은데, 염마천(閻魔天)이 여기에 산다. 다시 위로 한 배를 올라가 구름과 같은 땅이 있고 7보로 되었는데 이것이 도솔타천이요, 다시 위로 한 배를 올라가 구름과 같은 땅이 있고 7보로 되었는데 이것이 화락천이며, 다시 위로 한 배를 올라가 구름과 같은 땅이 있고 7보로 되었는데 이것이 타화자재천이다. 이와 같이 색구경천에 이르면 모두가 구름과 같은 땅이 7보로 되어 있으며, 서로 떨어져 있는 거리가 배(倍)인데 번거로워 다 말할 수 없다.”
『순정리론』에서 말하였다.
“33천은 수미산 꼭대기에 있고 그 꼭대기의 4면은 각각 2만 유순이며 그 주위는 8만 유순이다.”
어떤 논사(論師)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 4면은 각각 8만 유순인데 맨 밑의 4변(邊)과 양(量)이 다르지 않다. 산꼭대기의 네 모퉁이에 각각 한 봉우리씩 있으니 그 높이와 너비는 각각 5백 유순이다. 그곳에 금강수(金剛手)라는 야차신이 머물면서 모든 하늘을 수호한다. 그 꼭대기 가운데 선견(善見)이라는 궁전이 있는데, 그 면은 2,500 유순이요 주위는 1만 유순이다. 금으로 된 성(城)의 높이는 1유순 반이다. 그 땅도 평탄한데 금으로 되었고 백한 가지의 온갖 보배로 장식되어 있다. 땅은 부드럽기가 도라솜 같아서 발로 밟으면 발을 따라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이것은 제석천이 도읍한 큰 성으로 그 성에는 천 개의 문이 있다. 웅장하고 화려하게 장식한 그 문에는 푸른 옷을 입은 5백 명의 야차가 있다. 그들은 다 용맹하고 단엄하며 키는 1유순이며 각각 장엄한 갑옷과 무기로 성문을 지키고 있다.
그 성 안에는
훌륭한[殊勝] 궁전이 있는데 갖가지 묘한 보배로 두루 장엄하여 다른 천궁(天宮)을 압도하기 때문에 그 이름을 수승(殊勝)이라 한다. 그 변은 250유순이요 주위는 1천 유순이니, 이것을 그 성 안의 소중히 여길 만한 일이라 한다.
성 밖의 4면에 네 개의 장엄한 동산이 있는데, 이것은 저 모든 하늘들의 놀이터이다. 첫째는 중거원(衆車苑)이니, 복의 힘을 따라 이 동산 안에 하늘의 온갖 수레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둘째는 추악원(麤惡苑)이니, 하늘이 싸우려 할 때는 그 필요에 따라 온갖 무기 등이 나타난다. 셋째는 잡림원(雜林苑)이니, 모든 하늘이 그곳에 들어갈 때 사랑하는 것들이 다 기쁨을 일으킨다. 넷째는 희림원(喜林苑)이니, 극히 묘한 온갖 향락거리가 모두 생겨 아무리 즐겨도 싫증이 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4원(苑)은 형상이 다 다르며, 그 낱낱의 주위는 1천 유순이다. 그곳에 각각 여의지(如意池)가 있으니, 그 주위는 각각 50유순이요 그 안에는 8공덕수(功德水)가 가득하다. 욕심을 따라 그 4원에 꽃과 새와 향기로운 숲으로 장엄하였으니, 업과(業果)의 차별인 하늘의 복은 불가사의한 것이다. 그 성 밖의 서남방에는 큰 선법당(善法堂)이 있어서 33천이 때때로 모여 변론하여, 아수라 등이 법답고 법답지 않은 일들을 다 제어해서 항복받는다.”
『기세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인연으로 모든 하늘이 모이는 곳을 선법당(善法堂)이라 하는가? 33천이 모여 앉을 때에는 오직 미세한 선한 말만을 이야기하고 그 깊은 뜻을 헤아리고 관찰한다. 이것은 모두 세간의 모든 법요(法要)이고 진실한 바른 이치이다. 그러므로 모든 하늘이 이것을 선법당이라 하는 것이다. 또 무슨 인연으로 파루사가 동산[波婁沙迦苑][중국말로 추하고 거칠다는 뜻이다.]이라 하는가? 33천이 이곳에 들어가서는 현(賢)과 선현(善賢)이라는 두 돌 위에 앉아 세간의 추악하고 선하지 않은 우스개소리만 한다. 그러므로 파루사가라고 하는 것이다.
또 무슨 인연으로 잡색거원(雜色車苑)이라 하는가? 33천이 이곳에 들어가서 잡색(雜色)과 선잡색(善雜色)이라는 두 돌 위에 앉아 세간의 갖가지 잡색상(雜色相)만 말한다. 그러므로 잡색거원이라 하는 것이다.
또 무슨 인연으로 잡란원(雜亂苑)이라 하는가? 33천의 왕이 매달 8일, 14일, 15일에 그 궁전을 떠나 일체의 채녀(婇女)들을 데리고 그 동산에 들어가서 33천의 무리들과 함께 난잡하게 유희하는데 칸막이도 없이 마음대로 기뻐하면서 천상의 5욕을 즐기며, 공덕을 두루 갖추고 돌아다니면서 쾌락을 누린다. 그러므로 모든 하늘이 이 동산을 잡란원이라 한다. 또 무슨 인연으로 저 저 하늘의 동산을 환희원(歡喜苑)이라 하는가? 33천의 왕이 그 안에 들어가서 환희와 선환희(善歡喜)라는 두 돌위에 앉아, 마음으로 기뻐하고 다시 지극히 기뻐한다. 그러므로 모든 하늘이 저 동산을 환희원이라 한다. 또 무슨 인연으로 파리야달라구비타라(波利夜怛邏拘毘陁羅)나무라 하는가? 저 나무 밑에 사는 말다(末多)라는 천자는 밤낮으로 갖가지 천상의 5욕의 공덕을 두루 갖추고 화합하여 유희하면서 즐거움을 누린다. 그러므로 모든 하늘들이 그 나무를 파리야달라구비타라나무라 한다.’”

(10) 광협부(廣狹部)
【문】 하늘의 광협(넓고 좁음)은 어떤가?
【답】 『바사론』에서 말하였다.
“수미산 꼭대기의 면은 각각 가로 세로가 8만 4천 유순이다. 그 중에서 평평하여 살 만한 곳은 4만 유순뿐이다. 염마천은 앞의 4만의 두 배로 그 땅의 가로 세로는 8만 유순이다.
이렇게 타화자재천에 이르기까지 차례로 앞의 배가 되어 그 땅의 가로 세로는 64만 유순이다.”
4선천의 광협은 일정하지 않은데 여기에 두 가지 설이 있다. 제1설은 다음과 같다.
‘초선천의 넓이는 사천하와 같고, 2선천은 소천세계와 같으며, 3천선은 중천세계와 같고, 4천선의 넓이는 대천세계와 같다.’
제2설은 다음과 같다.
‘초선천은 소천세계와 같고, 2선천의 넓이는 중천세계와 같으며, 3선천의 넓이는 대천세계와 같고, 4천선의 넓이는 무변하여 그 한계를 말할 수 없다.[모든 논사의 평은 제2설이 옳다 한다.]’”
【문】 초선천의 넓이가 소천세계와 같고, 나아가서 4선천의 넓이가 무변하다면, 다른 대천세계 위에 초선천인 범천이 함께 있어야 하고, 나아가서 색구경천도 함께 있어야 하며, 저 낱낱 사천하 위에도 각각 따로 초선천인 범천이 있고 나아가서는 따로 색구경천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답】 『누탄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낱낱 사천하 위에는 각각 따로 있어서 모두 같지 않다.”
그러므로 거기에서 말하기를 “삼천세계 가운데 백억 사천하와 수미산과 큰 바다와 철위산과 사천왕천, 내지 각각 말하는 백억의 색구경천이 있다”고 하여 이 글의 뜻을 나타내었으니, 수고롭게 의혹을 부를 필요가 없다.
『순정리론』에서 말하였다.
“작다는 것은 낮다는 뜻이니 위의 것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마치 뿔을 자른 소가 작은 것을 축적해서 이루는 것처럼 나머지도 다른 것에 포섭되지 않는다.”
【문】 이미 저 낱낱 사천하 내지 각각의 하늘에 색구경천이 있다면 이것은 그 처소가 따로따로이니 서로 장애 되지 않겠는가?
【답】 비록 각각 백억의 하늘이 한곳에 같이 있더라도
서로 장애 되지 않는다. 마치 저 광명이 서로 한데 섞이어 두루 비치더라도 장애가 없는 것처럼 저것도 이와 같은 것이니, 저 색(色)이 미세하고 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전에 말하기를 “색계의 모든 하늘이 내려와 법을 들을 때, 60의 모든 하늘이 한 칼날 끝에 같이 앉아도 비좁지 않아 서로 장애 되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이 글로 징험한다면 어찌 의심하겠는가.[그러므로 이 뜻을 비유해서 말하면, 초선천은 향(鄕)과 같고, 2선천은 현(縣)과 같으며, 3선천은 주(州)와 같고, 4선천은 국(國)과 같다.]

(11) 장식부(莊飾部)
『지도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수미산의 높이는 336만 리인데 4보(寶)로 이루어져 있다. 즉 동면은 황금이요, 서면은 백은(白銀)이며 남면은 유리(琉璃)요, 북면은 파려(玻瓈)이다. 4면을 산이 둘러쌌는데 중턱에 유건타산(游乾陁山)이 있어, 높이는 4만 2천 유순이며 사천왕이 각각 한 산에 산다.”
『장아함경』에서 말하였다.
“북면천(北面天)은 황금으로 되어 그 광명이 북방을 비추고, 서면천은 수정으로 되어 그 광명이 서방을 비추며, 동면천은 은으로 되어 그 광명이 동방을 비추고, 남면천은 유리로 되어 그 광명이 남방을 비춘다.”
또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사천왕이 각각 그 성(城)에 있으니, 동방의 성을 상현(上賢)이라 하고, 남방의 성을 선견(善見)이라 하며, 서방의 성을 주라(周羅)라 한다. 북방에는 성이 셋이 있으니, 첫째를 가외(可畏)라 하고, 둘째를 천경(天敬)이라 하며, 셋째를 중귀(衆歸)라 한다.”
또 『장아함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반차익(般遮翼)이 세존께 아뢰었다.
‘어느 때 모든 도리천이 선법당에 모여 강론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사천왕이 각각 자기 방면에서 와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제두뢰타(提頭賴吒)천왕은 동방에 앉아 서방을 향하였는데 제석이 그 앞에 있고, 비루륵차(毘樓勒叉)천왕은 남방에 앉아 북방을 향하였는데
제석이 그 앞에 있으며, 비루파차(毘樓波叉)천왕은 서방에 앉아 동방을 향하였는데 제석이 그 앞에 있고, 비사문(毘沙門)천왕은 북방에 앉아 남방을 향하였는데 제석이 그 앞에 있었습니다. 그 때 사천왕들이 다 앉은 뒤에 저도 앉았습니다.’”
또 『입세아비담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도리천의 선견성은 주위가 4만 10천 유순이요 순금으로 된 성에 둘러싸여 있으며, 높이는 10유순이요 성곽의 높이는 반 유순이며 문의 높이는 2만 유순이요 그 바깥 겹문의 높이는 1유순 반이며, 백 유순마다 하나씩 문이 있고 성의 4면에는 천 개의 문루(門樓)가 있다. 이 모든 성문은 온갖 보배로 되었고 갖가지 마니로 장식되어 있으며 큰 성의 4분의 1이다.
중앙의 금성은 제석천왕이 사는 곳으로 12유순에 두 문이 있어 4면에 499문이 있고 5백 개의 소문(小門)이 있다. 이 성의 형상은 4병(兵)을 호위하고, 울타리와 참호와 나무와 못과 잡림과 궁전이 있어서 기악과 그 이외의 놀이를 연출하며 갖가지 보배로 장엄된 것을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이 성의 중앙에 피선연다(皮禪延多)라는 보루(寶樓)의 중각(重閣)이 있다. 그 높이는 5백 유순이요 너비는 250유순이며 주위는 1,500유순이다. 그 누각의 4변에는 각적(却敵)보루가 있는데, 동면에 26곳이 있고 3면에는 각각 25곳이 있으니 모두 101곳이 있다. 하나하나의 각적보루의 모는 2유순이요 주위는 8유순이다.
그 각적보루 위에 또 보루가 있으니, 높이는 반 유순으로 관망(觀望)하는 데 쓰인다. 하나하나의 각적에 7명의 여천(女天)이 있고 하나하나의 여천에게 7명의 궁녀가 있다. 누각 안에는 만
7백 개의 방이 있고 낱낱 방에는 7명의 여천이 있으며 낱낱 여천에게 있는 궁녀도 7명씩이다. 그 여천은 모두 이 제석의 정비(正妃)인데, 그 바깥 각적과 안의 모든 방에는 모두 4억 9만 4,900명의 정비와 34억 6만 4,300명의 궁녀가 있어서, 정비와 궁녀를 합하면 모두 39억 5만 9,200명이다. 피선연다 중각 맨 위의 중앙에 있는 둥근 방은 그 너비가 30유순이요 주위는 90유순이며 높이는 45유순이니, 이것은 제석이 있는 곳으로 모두 유리로 되어 있고 온갖 보배를 섞어 장식하였다.”
또 『잡아함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제석천왕의 궁전 안에 비사연(毘闍延)이라는 당(堂)이 있는데 1백 개의 누관(樓觀)이 있고, 7층으로 되어 있는데 층마다 7개의 방이 있으며 7명의 천후(天后)가 있고 천후는 각각 7명의 시녀를 두고 있다. 존자 대목건련이 소천세계를 두루 돌아 노닐면서도, 이 비사연당과 같이 단정하고 장엄한 땅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또 『기세경』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 하늘의 궁성 안은 다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누리는 쾌락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이렇게 말하는 이런 곳이란 어떤 곳인가. 석제환인은 아수라의 딸 사지(舍脂)와 함께 살면서 그 제석의 화신(化身)은 여러 왕비들과 함께 있었다. 그 여러 왕비들은 ‘제석님은 우리와 함께 있고 그 진신(眞身)은 사지와 함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성내의 4면은 주거지로서 거리와 점포는 다 고르고 곧다. 이 천성(天城)은 그 복덕을 따라 많은 집들이 모두 온갖 보배로 장식되어 있고 단정하며 곧다. 이 천성에 있는 도로의 수는 5백인데 네거리는 서로 통하고 행렬이 분명하여 다 기간의 도로와 같다. 4문은 통달하여 동서가 서로 마주보고 거리마다 점포에는
보화가 가득하다.
그 중천(中天) 위에는 7시(市)가 있다. 첫째는 곡식[穀米] 시장이요, 둘째는 의복 시장이며, 셋째는 향 시장이요, 넷째는 음식 시장이며, 다섯째는 화만 시장이요, 여섯째는 공업 시장이며, 일곱째는 음녀 시장이다. 그리고 곳곳에 관청이 있다. 이 여러 시장에서 천자와 천녀들이 왕래하고 무역하면서 비싸고 쌈을 헤아리고 많고 적음을 따지며 값을 단정하여 헤아리는 등 시장의 법을 모두 갖춘다. 이런 일을 하며 기뻐하고 즐기지만 취하는 것도 없고 주는 것도 없으며 내 것이라는 마음도 없다. 혹 필요한 것이 있으면 곧 가지고 간다. 만일 뜻이 서로 맞으면 곧 취하고 마음에 맞지 않으면 이렇게 말한다.
“이 물건은 진귀하지만 내게는 필요 없다.”
시장의 사잇길은 부드럽고 매끈하여 좋아할 만하다. 온갖 보배로 장엄하고 모든 하늘옷을 달았으며 당기와 번기를 세우고 음악 등의 소리가 언제나 끊어지지 않는다. 또 “잘왔구나, 잘왔구나. 먹거나 마시고 싶은 것이 있으면 내가 다 주리라” 하는 소리가 난다. 이것이 큰 선견성의 제석이 사는 곳이다. 또 천주(天州)와 천군(天郡)과 천현(天縣)과 천촌(天村)이 주위에 두루 퍼져 있다.[이 밖에 모든 하늘에는 보배 장식과 향과 음악이 곳곳에 가득하여 그 과보로 받는 쾌락은 이루 다 적을 수 없다.]
이 선견성 북문 밖으로 20유순을 지나 환희(歡喜)라는 큰 동산이 있는데, 그 주위는 1천 유순이다. 그 안에 못이 있는데 그 이름도 환희이며, 사방이 1백 유순이요 깊이도 그와 같으며, 천수(天水)가 가득 차 있고 4보(寶)로 만든 벽돌로 언덕과 밑을 쌓았다. 성 동문 밖에는 중차(衆車)라는 동산과 질다라(質多羅)라는 못이 있으며, 성 남문 밖에는 악구(惡口)라는 동산과 같은 이름의 못이 있으며, 성 서문 밖에는 잡원(雜園)이라는 동산과 같은 이름의 못이 있는데 이 동산에 있는 연못의 크고 작음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꽃과 열매가 아름답고 갖가지 새들이 울면서 날아다니는 등, 그 아름다운 장식과
장엄은 다 말할 수 없다.

(12) 주청부(奏請部)
『입세아비담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 때 제석천왕은 모든 천중(天衆)을 데리고 동산에서 유희하려고 선법당으로 갔다. 모든 천중들은 그를 공경스럽게 둘러싸고 동산으로 들어갔다. 선법당 안의 맨 가운데의 기둥 곁에 사자좌가 있는데, 제석천왕이 그 자리에 올라가 앉으면 좌우 양쪽에는 16천왕이 각각 줄을 지어 앉고 그 이외의 천중들은 그 신분의 고하를 따라 차례로 앉았다.
그 때 제석천왕에게 두 태자가 있었으니, 첫째는 이름을 전단(栴檀)이라 하고, 둘째는 이름을 수비라(修毘羅)라 하였다. 이 도리천의 두 장군은 33천의 좌우에 앉았다. 그 때 제두뢰타(提頭賴吒)천왕은 동문을 의지해 앉았다가 여러 대신과 군사들과 함께 모든 하늘을 공경하며 그 가운데 들어가 앉았고, 비류륵차(毘留勒叉)천왕은 남문을 의지해 앉았다가 여러 대신과 군사들과 함께 모든 하늘을 공경하며 그 가운데 들어가 앉았으며, 비류박차(毘留博叉)천왕은 서문을 의지해 앉았고, 비사문(毘沙門)천왕은 북문을 의지해 앉았다. [다 앞의 왕들과 같이 그 가운데 들어가 앉았다.] 이 사천왕이 선법당에서 세간의 선악을 제석과 도리천에게 낱낱이 아뢰었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이런 일을 말씀하셨다.
‘이 달 8일에 사천왕과 그 대신들은 세간을 두루 다니면서 차례로 관찰한다. 그리하여 그 날, 많거나 적거나 8계(戒)를 받아 지니고, 많거나 적거나 다 보시를 행하며, 많거나 적거나 복덕의 행을 닦고, 많거나 적거나 사문ㆍ바라문과 집안의 존장을 공경하되 달마다 14일과 15일에도 그렇게 한다. 그러나 만일 많은 사람이 8계와 보시와 공경을 받들어 행하지 않으면,
그 때 사천왕은 선법당으로 가서 제석천왕에게 이런 일을 이야기한다.’
제석천왕은 이 말을 듣고는 걱정하고 괴로워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은 좋지 않다. 법 답지 못한 우리 집안에서는 모든 하늘 존장과 권속들이 장차 줄고, 아수라 무리들이 날로 불어날 것이다.’
그러나 만일 8계를 받아 지니고 보시하여 복을 닦고 사문과 존장을 공경하면 사천왕은 이 일을 알린다. 제석천왕은 매우 기뻐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은 매우 좋다. 법다운 모든 하늘 권속들은 날로 불어나고 아수라 무리들은 차츰 줄어들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게송을 외웠다.”

사천왕과 대신들은
8일에 천하를 돌아다니고
사천왕과 태자는
14일에 세간을 관찰한다네.

15일이 가장 훌륭한
사천왕의 좋은 이름이니
그러므로 세간을 다니면서
모든 선악을 관찰한다네.

이 세간 사람의 뜻이
도법과 상응하여
선하고 높은 많은 사람이
보시 행하고 보살계를 받으며
분노를 없애고 잘 수도하면
남녀의 복이 더욱 늘어난다네.

이때 도리천은
믿음을 얻고 매우 기뻐하며
자주자주 기쁨을 일으키며
사천왕은 잘 설명한다네.

모든 하늘은 권속들이
자꾸자꾸 불어나는 것 즐기고
아수라의 무리들이
날로 줄기 바란다네.

뜻을 따라 정각과 법과
바로 말하는 성중(聖衆)을 생각하고
모든 하늘을 편히 살면서
그 마음에 항상 기쁨을 낸다네.

세간의 과보와 출세간의 과보는
인도(人道)에서 얻을 수 있나니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잘 귀의하여
삼보의 경계에 거주해야 하네.

나는 지금 너희들을 위하여
삼현(三賢)의 좋은 도를 설명하리라.
만일 누구나 진실을 구하여
악을 버리고 선을 닦아 행하면,

이와 같은 보배 재물 가지고
적음에서 많음을 얻으리니
마치 도리천이 작은 선을 행하여
저 천상에 나는 것 같으니라.

제석천 등 모든 하늘은
큰 복덕과 명예가 있으니
그들은 모두 선법당과
또 다른 주처에 모여 있네.


선행이 있는 모든 남녀들을
사천왕이 다 위에 알린다.
하늘은 청정함을 사랑하나니
하늘을 두루 훈습해 주네.

(13) 통력부(通力部)
『누탄경(樓炭經)』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욕계와 색계 그 중간에는 따로 마궁(魔宮)이 있다. 그 악마는 시기하는 마음을 가졌으니, 마치 맷돌이 갈아 부수는 공덕을 가진 것과 같다. 그 마궁의 종광(縱廣)은 6천 유순이요, 그 담은 7중(重)이며, 일체의 장엄은 마치 아래 하늘과 같다.
위의 7천(天)은 10법을 갖추고 있다. 첫째는 날아옴이 무한한 수요, 둘째는 날아감이 무한한 수이며, 셋째는 감에 걸림이 없고, 넷째는 옴에 걸림이 없으며, 다섯째는 그 몸에는 피부도 힘줄도 피도 살도 없고, 여섯째는 더러운 대소변이 없으며, 일곱째는 고달픔이 없고, 여덟째는 천녀가 아이를 낳지 않으며, 아홉째는 눈을 깜짝이지 않고, 열째는 그 몸이 뜻을 따라 푸르고 싶으면 푸르게 되고 누르고 싶으면 누르게 되며 다른 빛깔에 있어서도 다 그렇게 되는 것이다.
또 10법이 있다. 첫째는 날아다님이 끝이 없고, 둘째는 오고 감이 끝이 없으며, 셋째는 하늘에 도적이 없고, 넷째는 그 몸의 좋고 나쁨을 서로 말하지 않으며, 다섯째는 서로 침해하지 않고, 여섯째는 모든 하늘의 이빨은 다 같으면서 투명하며, 일곱째는 머리털은 감청색으로 윤택한데 길이는 8척이요, 여덟째는 하늘사람은 청색인데 머리털도 청색이며, 아홉째는 희어지고 싶으면 몸이 곧 희어지고, 열째는 검어지고 싶으면 몸이 곧 검어지는 것이다.”
『기세경』에서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일체 모든 하늘에 열 가지의 별법(別法)이 있다. 그 10법이란, 첫째는 모든 하늘이 다닐 때에 오고 감이 끝이 없고, 둘째는 모든 하늘이 다닐 때에 오고 감에 걸림이 없으며, 셋째는 모든 하늘이 다닐 때 더디고 빠름이 없고, 넷째는 모든 하늘이 다닐 때 그 발자취가 없으며, 다섯째는 모든 하늘이 그 체력에 피로함이 없고, 여섯째는 모든 하늘이 몸의 형상은 있으나 그림자가 없으며, 일곱째는 모든 하늘이
대소변이 없고, 여덟째는 모든 하늘이 콧물과 침이 없으며, 아홉째는 모든 하늘이 몸이 청정하고 미묘하여 피부ㆍ살ㆍ지방ㆍ힘줄ㆍ피ㆍ골수가 없고, 열째는 모든 하늘이 그 몸을 길거나 짧거나 푸르거나 누르거나 붉거나 희거나 크거나 작거나 굵거나 가늘게 나타내려고 하면 다 뜻대로 되며 또 미묘하고 단엄하여 사람들을 즐겁게 하나니, 모든 하늘은 다 이런 열 가지의 불가사의함이 있다.
또 모든 하늘은 그 몸이 충실하고 크며 이는 희고 고르며 빽빽하고 머리털은 푸르고 가지런하며 부드럽고 윤택하며 몸에는 광명이 있고 신통의 힘이 있어서 허공을 날아다니며 눈은 깜박거리지 않고 영락이 자연스러우며 옷에는 때가 없다.”
『순정리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사천왕들이 33천의 뒤를 보아도 33천이 아니요, 야마천의 뒤를 보아도 또한 그렇다. 저들이 만일 선정을 얻으면 그것으로 일으킨 신통으로 일체가 모두 뒤를 다 볼 수 있고 또 남의 힘을 의지해서 윗하늘의 그 위를 볼 수 있으니, 이른바 신통을 얻어 윗하늘 무리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그곳에 가면 그 응함을 따르고 혹은 위의 하늘이 내려와서도 볼 수 있다. 가령 위의 세계에서 내려온 것은 아래의 화신(化身)이 아니므로 아래의 눈으로 보지 못하나니, 그것은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며, 저의 접촉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위의 과지(果地)10)에서 내려와 아래를 향할 때에는 반드시 아래의 몸으로 변화하여 아랫사람으로 하여금 지거천(地居天)을 보게 한다.”
『입세아비담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염부제 사람들은 만일 신통의 힘이나 남의 공력(功力)을 떠나면 장애물 밖의 여러 가지 물건을 보지 못하고 다른 3주(洲) 사람들도 남의 공력이 아니면 장애물 밖의 물건들을 보지 못하며, 욕계 6천도 자신의 신통이나 남의 공력이 아니면 제자리에서 장애물 밖의 물건들을 두루 보지 못한다. 가령 멀리 바라볼 경우에 오직 철위산 안쪽만 보고 그 산 밖의 것은 보지 못하며,
대범천왕도 자신의 궁전 안에서 신통이나 남의 공력이 아니면 장애물 밖의 물건들을 보지 못하고 멀리 바라볼 때에는 오직 1천 세계 안만을 볼 수 있다.”

(14) 신광부(身光部)
『지도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모든 하늘은 그 업보로 항상 몸에서 광명을 낸다. 욕계의 모든 하늘은 몸에서 항상 광명을 내는데 그것은 등불과 진주 등을 보시하고 또 계율과 선정이 청정하기 때문이며, 몸에서 항상 광명이 나므로 해와 달의 비침이 필요 없다. 색계의 모든 하늘은 선정을 행하고 욕심을 떠나며 불의 삼매[火三昧]를 수습하기 때문에 몸에서 항상 미묘한 광명을 내어 해와 달과 욕계의 과보인 광명과 욕심을 떠난 하늘보다 훌륭하다. 요약해 말하면 이 모든 광명은 다 마음이 청정하기 때문에 얻어지는 것이다.”
논의 해석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부처님의 광명은 모두 1장(丈)이니 모든 하늘의 광명 중에서 큰 것은 무량한 유순이라 하더라도 이 1장의 광명 곁에서는 가려져 나타나지 않는다.”
또 『우바이정행경(優婆夷淨行經)』에서는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비사가(毘舍佉)에게 말씀하셨다.
‘여래에게는 여섯 가지의 광명이 있다. 그 여섯 가지란, 첫째는 푸른 광명이요, 둘째는 노란 광명이며, 셋째는 빨간 광명이요, 넷째는 흰 광명이며, 다섯째는 붉은 광명이요, 여섯째는 자주빛 광명이다. 이런 광색(光色)이 밝게 비치는 것을 여래의 여섯 가지 광명이라 하느니라.’”
또 『장아함경』에서는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반딧불의 밝음이 촛불의 밝음보다 못하고, 촛불의 밝음이 횃불보다 못하며, 촛불의 밝음이 불무더기보다 못하고, 불무더기의 밝음이 사천왕보다 못하며, 사천왕의 궁전과 의복과 몸의 광명이 33천보다 못하며, 내지 색구경천의 광명이 부처님의 광명보다 못하다.
반딧불의 광명에서 부처님의 광명에 이르기까지 그 광명을 다 모아도 고제(苦諦)ㆍ집제(集諦)ㆍ멸제(滅諦)ㆍ도제(道諦)의 광명보다는 못하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광명을 구하려는 자는 부디 고ㆍ집ㆍ멸ㆍ도의 광명을 구해야 하느니라.
또 사람에게는 7색(色)이 있다. 그 7색이란, 어떤 이는 금색이요 어떤 이는 화색(火色)이며, 어떤 이는 청색이요 어떤 이는 황색이며 어떤 이는 적색이요 어떤 이는 흑색이다. 그리고 모든 하늘과 아수라에게도 이런 7색이 있다.’”
또 『입세아비담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염부제 중생들의 색신(色身)은 갖가지여서 같지 않다. 동방의 불바제(弗婆提)와 서방의 구야니(瞿耶尼) 사람은 흑색만을 제하면 다른 색은 다 염부제(剡浮提) 사람과 같고 북방 울단월(鬱單越) 사람들은 다 희다. 사천왕은 네 가지의 색이 있으니, 이른바 감색과 적색과 황색과 백색이다. 그리고 욕계 모든 하늘의 색도 다 이와 같다. 모든 하늘의 네 가지의 색이란 어떤 것인가. 처음 생을 받았을 때는 감색 꽃을 보는 것 같은데, 그것은 곧 감색이다. 다른 것도 다 이와 같다.”

(15) 시역부(市易部)
『기세경』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염부제 사람들의 모든 시역(市易:시장의 교역)에는 혹은 돈과 보물을 쓰고 혹은 곡식과 비단을 쓰며 혹은 중생을 쓴다. 구야니 사람의 시역에는 혹은 소와 염소를 쓰고 혹은 마니보배를 쓴다. 불바제 사람의 시역에는 혹은 재물과 비단을 쓰고 혹은 5곡(穀)을 쓰며 혹은 마니보배를 쓴다. 울단월 사람은 시역이 없고 가지고 싶은 것이 저절로 생긴다.”
『기세경』에서는 “욕계의 모든 하늘은 저 사천왕과 33천과 같이 다 시역은 있으나 유람하고 기뻐하므로,
사실은 세상 사람들과 같지 않다”고 하였는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16) 혼례부(婚禮部)
『기세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다른 3천하에는 다 결혼법이 있지만 울단월 사람은 나와 내 것이 없으므로, 나뭇가지가 드리우면 곧 남녀가 합하고 따로 결혼이 없다. 모든 용과 금시조와 아수라 등은 다 남녀가 결혼하는 법식이 있어서 인간과 거의 같다. 욕계 6천과 마천(魔天)은 다 결혼법이 있는데 대략 말하면 앞에서와 같고, 이 이상의 모든 하늘은 결혼법이 없으니, 그것은 남녀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4천하 사람들이 욕심을 행할 때는 2근(根)이 서로 닿아 부정한 것을 흘려내고, 모든 용과 금시조 등이 욕심을 행할 때는 2근이 서로 닿아 바람 기운만 내고는 곧 즐거움을 얻으나 부정한 것은 없으며, 33천이 욕심을 행할 때는 2근이 닿음으로써 즐거워하기도 하고 바람 기운도 내는 것은 앞의 용이나 금시조와 같다. 야마천은 손을 마주 잡음으로써 욕심을 이루고, 도솔타천은 생각만 함으로써 욕심을 이루고, 화락천은 익히 바라봄으로써 욕심을 이루고, 타화자재천은 서로 말함으로써 욕심을 이루며, 악마에게 길든 하늘은 서로 바라봄으로써 욕심을 이루고 또 즐거워하며 그 욕심을 이룬다.”
또 『입세아비담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사천왕천이 여자를 구할 때 여자 집에서 허락하면 그녀를 영접하는데 혹은 재물로 사기도 한다. 욕계의 여러 하늘도 이와 같다. 염부제 사람과 다른 3주(洲)와 사천왕천과 도리천 등은 반드시 화합해야 욕심을 이룬다. 야마천은 서로 안아서 욕심을 이루며, 도솔타천은 손을 맞잡아 욕심을 이루며, 화락천은 함께 웃어 욕심을 이루고, 타화자재천은 서로 바라보아 욕심을 이룬다. 서방의 구야니 사람은 온갖 쾌락을 누림이
염부제 사람보다 배나 뛰어나니, 이리하여 내지 타화자재천이 쾌락을 받는 것은 화락천보다 배가 뛰어나다.
이 이외의 4주(洲) 사람은 구역질을 하거나 태에서 자라는 자가 있으나, 사천왕천의 모든 여천(女天)들은 구역질도 하지 않고 태에서 자라는 자도 없으며 아이를 낳지도 않고 아이를 안지도 않는다. 남녀가 낳을 때는 무릎 위에서 혹은 침대에서 다 아이를 낳을 수 있다. 가령 여자가 낳을 때에는 그 천녀가 말하기를 ‘이것은 내 아이다’ 하고, 천남(天男)도 ‘이것은 내 아이다’라고 한다. 그 때는 오직 한 아버지에 한 어머니뿐이다. 만일 아버지의 무릎이나 침대에서 나면 오직 한 아버지만이 있고 여러 처첩은 다 어머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수행하는 이는 죽을 때까지 욕정이 없다. 사천왕천은 욕정을 내는 일이 무량 무수하지만 그래도 수행하는 이는 죽을 때까지 욕정이 없으며, 일체 욕계의 모든 하늘도 또한 그러하다. 무릇 모든 여자는 접촉함으로써 즐거움을 삼고 일체 남자는 부정한 것이 나옴으로써 즐거움을 삼으며 욕계의 모든 하늘은 기운을 내보냄으로써 즐거움을 삼는다.”
또 『신바사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경전의 말을 인용하면, 겁초(劫初)에 사람은 남녀의 근(根)이 없고 형상이 다르지 않았는데, 그 뒤에 지미(地味)를 먹고부터 남녀의 근이 생기고, 이로 말미암아 곧 남녀의 형상이 다르게 되었다. 그리고 색계에는 단식(段食)이 없기 때문에 이 2근이 없다.”
어떤 이는 말하였다.
“남녀의 2근은 욕계에서는 쓰이지만 색계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들에게는 코와 혀의 2근(根)이 없으니, 그것은 욕계에서는 쓰이지만 색계에서는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이가 물었다.
“색계천의 무리들은 남자인가, 여자인가?”
이에 대해 “저들은 다 남자이다. 비록 남근(男根)은 없더라도 다른 장부의 상은 있으며, 또 염(染)을 떠날 수 있기 때문에 남자라 하는 것이다”라고 답해야 한다.


(17) 음식부(飮食部)
『기세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일체 중생들에게는 네 가지의 음식이 있어서 모든 대(大)11)를 도움으로써 스스로 주지(住持)할 수 있다.
그 네 가지의 음식이란, 첫째는 추단(麤段)과 미세식(微細食)이요, 둘째는 촉식(觸食)이며, 셋째는 의사식(意思食)이요, 넷째는 식식(識食)이다. 어떤 것이 중생이 먹어야 하는 추단식과 미세식인가? 염부제 사람들은 밥ㆍ국수ㆍ콩ㆍ고기 등을 먹는데 이것을 추단식이라 하고, 안마하고 목욕하고 닦는 기름 등을 미세식이라 한다. 이 밖에 3주(洲) 아래에 있는 사람과 욕계 6천들은 다 추단식과 미세식을 먹고 이 이상의 색계와 무색계천들은 다 선열(禪悅)과 법희(法喜)로 음식을 삼으므로, 그들에게는 추단이나 미세식이 없다.”
묻는다.
“어떤 중생들이 촉(觸)으로 음식을 삼는가?”
답한다.
“일체의 난생(卵生)은 몸을 얻기 때문에 촉으로 음식을 삼는다.”
“어떤 중생들이 생각[思]으로 음식을 삼는가?”
“가령 어떤 중생들은 생각이 윤택하도록 도와서 모든 감관이 더욱 자라나게 한다. 예를 들어 물고기와 자라와 뱀과 두꺼비와 가라구타(伽羅瞿陁) 등과 같은 경우이다. 또 다른 중생은 생각으로 모든 감관과 수명을 더욱 윤택하고 불어나게 하는데 이것은 다 생각으로 음식을 삼는 것이다.”
“어떤 중생들이 식(識)으로 음식을 삼는가?”
“이른바 지옥 중생과 무변식처천(無邊識處天) 등은 다 식(識)으로써 음식을 삼고, 사천왕천은 다 수다미(須陀味)를 먹는데, 아침에 한 자밤[撮:손가락 끝으로 집을 만한 분량]을 먹고 저녁에 한 자밤을 먹으며 먹은 것이 속에 들어가 변해서 몸을 이루는데 이 수다미는 숲이나 못이나 동산에서 자연히 나는 것이다. 이 수다미는 또 거다니(佉陀尼) 등 8종의 음식을 화작(化作)하는데 일체 욕계의 모든 하늘의 음식도 다 이런 것이다. 그리고 색계의 모든 하늘로서 초선(初禪)에서 변정천(徧淨天)까지는 기쁨으로 음식을 삼고,
무색계 이상의 모든 하늘은 다 의업(意業)으로 음식을 삼는다.”
묻는다.
“모든 하늘의 음식은 어떤가?”
답한다.
“경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욕계의 모든 하늘의 귀하고 천함과 좋고 나쁨을 따라 같지 않다. 복이 두터운 자는 그 생각을 따라 무엇이나 구족하여 마시면 감로수가 잔에 차고, 먹으면 온갖 음식이 함께 이른다. 복이 엷은 자는 비록 음식은 있더라도 항상 마음에 맞지 않고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하천한 음식이 온다.’
그러므로 경전에서 ‘비유하면 모든 하늘이 다 같은 보배 그릇의 음식을 먹는데 그 복덕을 따라 밥 빛깔이 달라서, 상급인 자는 희다고 보고 중급인 자는 누르다고 보며 하급인 자는 붉다고 보는 것과 같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색계의 모든 하늘은 선열(禪悅)을 먹고 산다. 가령 4식으로 말하면 오직 촉식의 법이 있을 뿐이다.”

(18) 복승부(僕乘部)
【문】 저 하늘의 복승(僕乘)은 어떤가?
【답】 경전에서는 말하였다.
“욕계 6천에는 복승이 있다. 복이란 복종(僕從:하인, 종)이요, 승이란 기승(騎乘:타다)이다. 욕계의 6천은 다 군과 신, 처와 첩, 존과 비, 상과 하가 있어서, 비는 반드시 존을 따르고 하는 반드시 상을 따라야 한다. 승(乘)이란, 욕계 6천에는 다 여러 종류의 축생이 있어서, 하늘들이 놀러 가려 할 때는 마음대로 그것을 탄다. 혹은 코끼리나 말을 타고 혹은 공작을 타며 혹은 용을 탄다.”
또 『바사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도리천 이하에는 코끼리와 말ㆍ오리ㆍ기러기ㆍ원앙ㆍ공작ㆍ용 등이 다 있고, 야마천 이상에는 코끼리ㆍ말 등 4족(足) 중생은 없고, 오직 방일(放逸)을 타이르는 새와 진실을 말하는 새와 적수조(赤水鳥) 등만이 있어서, 모든 하늘을 꾸짖어 방일하지 않게 타이른다.”
【문】 만일 코끼리ㆍ말 등 4족 중생이 없다면 그들은 놀러 나가려 할 때 무엇을 타는가?
【답】 그 논에서 설한 것과 같은데,
다시 해석하겠다. 비록 코끼리나 말은 없더라도 하늘들이 나가려 할 때는 그 복의 힘에 의해 곧 코끼리나 말이 마음을 따라 변화로 생겨 그것을 마음대로 타며, 다 타고 나면 그것은 곧 사라진다. 그리고 방일함을 타이르는 새 등은 욕계 6천의 어디에나 있으면서 항상 여러 하늘의 스승이 되어 방일함을 꾸짖는다. 이것은 오직 야마천 이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 이 새는 이미 축생인데 어떻게 하늘의 스승이 되는가?
【답】 『정법념처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 새는 본래 사람으로 있을 때 3천하를 교화시키는 스승이었고, 모든 하늘은 본래 그 교화를 받은 중생이었다. 그리하여 진실로 그 교화를 받았기 때문에 보시하고 계율을 지녀 지금 천상에 나게 된 것이다. 그 새는 본래 스승으로 있을 때 이름과 이익을 위해 계율을 깨뜨리고, 그 마음이 진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하늘새가 된 것이다. 그러나 교화한 조그만 선의 힘으로 말미암아 지금 하늘에 나게 된 것이요, 본래 교화시키는 스승이었기 때문에 모든 하늘의 스승이 되어 만일 하늘이 방일하는 것을 보면 곧 와서 꾸짖으며, 모든 하늘은 그를 보고 그 꾸짖음을 듣고는 모두 부끄러워하여 회개하고 방일하지 않는다.”

(19) 권속부(眷屬部)
【문】 저 하늘들의 그 권속의 다소(多少)는 어떤가?
【답】 논에서 말한 것과 같다.
“색계의 모든 하늘은 말할 수 없이 매우 많다. 이른바 저 하늘들은 남자도 아니요 여자도 아니며 형상도 배필도 없다. 나는 것도 변화로 일어나고 죽는 것도 변화로 사라지며, 의정(依正)12)의 두 과보와 궁전은 저절로 따르고 선정으로 즐거움을 삼나니, 그 권속의 다소를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욕계의 모든 하늘은 남녀의 상과 배필이 있다.
그러므로 『대길의주경(大吉義呪經)』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세상을 보호하는 4왕은 4천하를 관장하고 제두뢰타천왕은 건달바 무리들을 통솔하며, 비류박차천왕은 구반다 무리를 통솔하고, 비류륵차천왕은 모든 용의 무리를 통솔하며,
비사문천왕은 야차 무리를 통솔한다. 이 4왕은 각각 91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그들은 다 용모가 단정하고 큰 위력이 있어서 모두 제(帝)라고 한다. 이 천왕들을 모두 합해서 364명의 아들을 두고 시방을 잘 보호하며, 석제환인은 4유(維)를 관장하고 대범천왕은 상방(上方)을 관장한다.”
또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일체의 강산과 수목과 토지와 성곽의 일체의 귀신들은 다 사천왕을 따라 함께 온다. 이 모든 귀신들 중에 『반야경』을 얻지 못한 자가 있었으므로, 그는 『반야바라밀경』이 있는 곳에 와서 공양하고 예배하니, 그것도 이익을 위해서이다.”
그 도리천 이상에는 권속이 더욱 많아 그 수를 이루 다 말할 수 없고, 도리천 이하 중에 권속이 많은 자는, 제석천과 같이 90억 나유타의 천녀가 있고 또 천 명의 아들이 있으며 그 무량한 모든 신하는 다 권속이 된다. 그러므로 게송으로 말하였다.

제석이 두루 응한 모든 천녀는
그 수가 90억 나유타인데
그 천녀들은 제각기 말하기를
천왕은 오직 나하고만 즐긴다 하네.

내지 적은 자도 1만 천녀를 권속으로 삼으며 이보다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다.

(20) 귀천부(貴賤部)
【문】 모든 하늘의 귀천은 어떤가?
【답】 처음의 욕계 6천에는 다 귀천이 있어서 임금과 신하와 서민과 처첩의 구별이 있기 때문에, 저 제석천에서는 제석이 임금이 되고 33천이 신하가 되며 그 나머지 하늘 무리들은 백성이 되고, 천녀 중에서 열의 부인(悅意夫人)은 왕후가 되며 나머지 모든 천녀는 첩이 되고 그 이외의 5천의 무리도 다 이와 같다.
그리고 색계천에서는 오직 초선천인 3천에만 국한하여 귀천이 있으니, 대범천은 임금이요 범보천은 신하이며 범중천은 백성이다. 이 이상의 모든 하늘은 받는 과보가 다 같으므로 거기에는 귀천이 없다.

(21) 빈부부(貧富部)
【문】 저 모든 하늘의 빈부(貧富)는 어떤가?
【답】 『정법념처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염마천 이상에서 색계가 다하기까지의 모든 하늘의 빈부는 다 똑같고 도리천 이하에는 과보의 두텁고 엷음을 따라 빈부의 차별이 있다. 그 복이 두터운 자는 일체가 구족하고 과보가 남음이 있으며, 그 복이 엷은 자는 비록 의복과 7보(寶)의 궁전은 있더라도 음식이 항상 부족하다.”
그러므로 그 경에서 말하였다.
“일찍이 복이 엷은 하늘들이 배가 고프기 때문에, 이 염부제의 인간에 내려와 신 대추를 따먹을 때, 사람들이 그 형상의 특별함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물었다. 그들은 대답하기를 ‘우리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박복한 하늘로서, 비록 궁전과 아름다운 옷은 있지만 음식이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여기 내려와 대추를 따먹는 것이니, 괴상히 여기지 말라’고 하였다.”
자세한 것은 경전에서 설한 것과 같다.[전생에 계율과 인욕 등은 닦았으나 보시를 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2) 송종부(送終部)
사천왕 내지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 같은 데서는 그 권속이 죽으면 보내지도 않고 불에 사르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고 땅에 묻지도 않는데 불꽃처럼 사라져 시체가 없어지나니, 그것은 화생(化生)이기 때문이다. 사천왕천은 자신이 죽이거나 남을 시켜 죽이거나 죽은 고기는 먹지 않는데, 여러 도리천도 또한 그러하다. 야마천에서 아가니타천까지는 자신이 살생하지도 않고 남을 시켜 살생하지도 않으며 죽은 고기는 먹지 않으며 화생이기 때문에 죽어도 그 몸을 남기지 않는다.
게송으로 말한다.


삼계는 소란하고
6도(道)는 아득한데
끊임없이 가고 오면서
받는 고통 한이 없어라.

과보의 결박은 잔뜩 핍박해 오고
고초와 아픔은 두루 펴진다.
진실로 그 악업 때문에
이런 멸망을 불러오도다.

물에 빠진 줄 어찌 알겠으며
배로 건널 줄을 어찌 알겠는가.
근본이 무거운 짐에 억눌려
날지는 못하고 날개만 퍼득이네.

원컨대 더러운 국토를 떠나
깨끗한 세계에 가서 노닐어
한 생각에 정법으로 돌아가
영원한 수명 끝이 없어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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