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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255 불교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50권

by Kay/케이 2023.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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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50

 

대방광불화엄경 제50권


동진 천축삼장 불타발타라 한역
이운허 번역

34. 입법계품 ⑦

“선남자여, 또 우두전단(牛頭栴檀)이라는 향이 있는데, 그것은 이구산(離垢山)에서 나는 것으로서, 그것을 몸에 바르면 불도 태우지 못하느니라. 또 불가괴(不可壞)라는 향이 있는데, 그것은 큰 바다에서 나는 것으로서 그것을 몸에 바르면 미묘한 소리를 내어 모든 적을 항복 받느니라.
또 연화흑침수(蓮華黑沈水)라는 향이 있는데, 그것은 아뇩달지(阿耨達池)의 사방 언덕에서 나는 것으로서, 한 알만 사르더라도 염부제에 다 퍼지며, 그 냄새를 맡는 중생은 다 일체의 악을 떠나 청정한 계율을 두루 갖추게 되느니라. 또 명상(明相)이라는 향이 있는데, 그것은 설산(雪山)에서 나는 것으로서, 그 냄새를 맡는 중생은 온갖 더러움을 떠나고 마음이 청정하게 되어, 중생들에게 설법하여 그들로 하여금 다 보살이구원만삼매(菩薩離垢圓滿三昧)를 얻게 하느니라.
또 해장(海藏)이라는 향이 있는데, 그것은 나찰국에서 나는 것으로서 전륜왕에 걸맞으므로, 한 알만 사르더라도 네 가지 군사가 허공에 죽 벌려 서느니라. 또 청정장엄(淸淨莊嚴)이라는 향이 있는데 그것은 선법당(善法堂)에서 나는 것으로서, 한 알만 사르더라도 모든 하늘로 하여금 염불삼매(念佛三昧)를 얻게 하느니라.
또 정장(淨藏)이라는 향이 있는데, 그것은 야마천(夜摩天)에서 나는 것으로서, 한 알만 사르더라도 그 하늘을 다 모아 야마천왕에게 나아가 다 바른 법을 듣게 하느니라. 또 선타바(先陀婆)라는 향이 있는데, 그것은 도솔천에서 나는 것으로서, 언제나 보처(補處) 보살 자리 앞에 있으며, 한 알만 사르더라도 큰 향 구름을 일으켜 시방의 일체 법계를 두루 덮고, 무량한 장엄을 내려 모든 부처님과 그 권속들에게 공양하느니라.
또 전의(轉意)라는 향이 있는데, 그것은 화자재천(化自在天)에서 나는 것으로서, 한 알만 사르더라도 화자재천에서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장엄의 비를 내리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런 향밖에 모른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일체의 좋지 못한 버릇을 멀리 떠나고 오욕을 아주 떠나 번뇌를 멸하고 뭇 악마를 항복 받으며, 일체의 결박을 끊고 세 갈래의 존재를 떠났으며, 지혜의 묘한 향으로 스스로 장엄하여
어떤 세간에도 물들지 않고, 걸림없는 계율의 향기를 원만히 성취하여 모든 장애를 멸하며, 지혜의 경계가 통달하여 막힘이 없고 그 마음은 언제나 평등하니라.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과 청정한 계문(戒門)으로 일체의 악을 떠난 그 삼업을 다 알고 또 말할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에 누각(樓閣)이라는 성(城)이 있고, 거기 자재(自在)라는 뱃사공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가 물어 보라.”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 장자의 발에 예배하고 무수히 돈 뒤에, 하직하고 물러나 남방으로 떠났다.
그때 선재동자는 누각성을 향하여 바른 길을 관찰하고, 오로지 바른 길을 구하면서 평탄하고 험한 길과 더럽고 깨끗한 길과 편하고 위태로운 길을 관찰하였다.
그리고 생각하였다.
‘선지식으로 말미암아 보살의 길과 모든 바라밀의 길을 얻고, 중생을 포섭하여 걸림없는 법계(法界)에 들어가게 하며, 일체 중생을 따르면서 일체의 번뇌와 불붙는 일체의 사견(邪見)을 없애고, 일체 불선(不善)의 가시를 뽑고 일체 생사의 바다를 건너면 반드시 일체지(一切智)의 성(城)에 이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선지식을 인해 일체의 선근을 얻고 선지식을 인해 일체지를 얻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차츰 노닐면서 누각성에 이르러 자재(自在) 뱃사공을 두루 찾았다. 그러다가 바닷가 배가 있는 곳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십만의 상인(商人)과 무량한 대중은 그를 둘러싸고, 훌륭한 법과 큰 바다에 들어가는 법과 부처님 공덕 바다의 법을 듣고자 하였다.
그는 거기 나아가 땅에 엎드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서서 그에게 아뢰었다.
“대성이시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지는 모릅니다.”
자재는 답하였다.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구나. 그리하여 어떻게 하면 대승의 묘한 보배로 생사의 바다를 건너 일체지의 섬에 이르고, 깨뜨릴 수 없는 마하연(摩訶衍)의 법을 얻어 이승(二乘)의 재난을 떠나며, 적멸의 즐거움에 머물러 생사의 소용돌이를 멀리 떠나며 보살의 가는 곳인 도법(道法)의 다라니 바퀴와 보살의 장엄한 도와
살바야의 물결을 얻고 보문의 법을 성취하여 일체의 법에 장애가 없이 일체지의 바다를 건널 수 있는가를 내게 묻는구나.
선남자여, 나는 대비당정행법문(大悲幢淨行法門)을 성취하였다. 그리하여 이 바닷가의 누각성 안에 있으면서 빈궁한 이를 위해 고행을 닦는 것은 그들의 일체 요구를 다 충족시키기 위해서요, 그들을 위해 널리 설법하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다 기뻐하면서 선근을 일으키고 공덕과 지혜의 창고를 길러 보살의 근(根)을 이롭게 하며, 보리심을 내어서는 보살의 정직한 마음을 깨끗이 하고 보살의 깊은 마음을 더욱 자라게 하며, 대비의 힘을 내어 길러서는 생사의 고통을 없애고 생사에 노닐면서도 고달파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며, 또 중생들을 포섭하여 그들로 하여금 공덕의 바다에 머물면서 일체 법의 지혜 바다 광명을 얻고, 일체 부처 바다를 보며 일체지의 바다를 건너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성에 머물면서 이렇게 사유하고 이렇게 바로 생각하여 중생들을 이롭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바다 가운데 있는 일체 보배 섬을 알고 일체 보배 모양과 일체 나는 보배와 일체 깨끗한 보배와 더러운 보배를 알며, 일체 보배 값과 일체 보배 그릇을 알고 일체 보배의 응용되는 것을 알며, 일체 보배를 만들 줄 알고 일체 보배의 경계를 알며, 일체 보배의 광명을 아느니라.
또 일체의 용궁(龍宮)을 알고 일체 용들의 재난을 멸하며, 일체 나찰의 궁전을 알고 일체 나찰의 재난을 멸하며, 일체 몸이 큰 중생의 궁전을 알고 일체 몸이 큰 중생의 재난을 멸하며, 나아감을 알고 소용돌이의 두려움을 버릴 줄 알아 물결을 잘 떠나며, 불빛을 상(相) 볼 줄 알고 해와 달과 별들을 알며, 모든 산수를 알고 밤과 낮을 알며, 찰나(刹那)ㆍ라바(羅婆)ㆍ마후(摩睺)ㆍ투로(姤路)를 알고 가거나 머물거나 편하거나 위태한 법을 알며, 바다의 배의 견고하고 견고하지 않은 법을 알고, 기후와 바람의 모양을 알아 운전하면서 갈 곳을 다 아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런 지혜를 성취하고 중생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 큰 바다에 들어가서는 곧 설법하여 그들로 하여금 생사의 두려움을 떠나 다 기쁘게 한다. 또 일체지의 바다에 들어가 애욕의 바다를 말리고, 삼세의 광명 지혜 바다를 얻어 일체 고통 바다를 건너며, 일체 중생의 마음 바다를 깨끗이 하고, 일체 부처 국토 바다를 장엄하며,
일체 시방세계 바다에 두루 노닐되 아무 장애가 없으며, 일체 중생의 근성과 원(願)의 바다를 알고, 일체 중생의 행의 바다를 따르며, 일체 중생의 응하는 바다를 따를 줄을 아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대비당정행(大悲幢淨行) 법문을 성취하였으므로 누구나 나를 보거나 듣거나 생각하는 사람은 그것이 다 헛되지 않으니라.
선남자여, 나는 오직 이 법문밖에 모른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생사 번뇌의 큰 바다에 다니면서도 거기에 물들지 않고, 사견(邪見)의 바다를 떠나 진실한 법의 바다에 들어가며, 좋은 방편으로 중생의 바다를 포섭하고, 일체지의 바다에 머물면서 일체 중생의 모든 방일(放逸)의 바다를 멸하며, 때와 때 아님의 바다를 잘 분별해 알고 좋은 방편으로 중생 바다를 교화할 줄 알되 때를 놓치는 일이 없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잘 알고 또 말할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에 가락(可樂)이라는 성(城)이 있고 거기 무상승(無上勝)이라는 장자가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또 보살도를 닦는가 물어 보라.”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 발에 예배하고 무수히 돈 뒤에,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하직하고 물러나 남방으로 떠났다.
그때 선재동자는 대자대비의 윤택을 증장시키고 공덕 지혜의 장엄을 기르며, 번뇌의 더러움을 떠나 평등한 법에 들어가서는 방일하는 마음이 없으며, 불선(不善)의 가시를 뽑고 일체의 장애를 멸하며, 견고한 정진으로 보살의 불가사의한 삼매를 닦았다. 그리하여 지혜 광명을 두루 비추면서 고요하고 즐거워하며, 공덕 물의 못에는 해탈의 꽃이 피고 큰 원을 만족하여 법계에 충만하며, 아무 장애 없이 일체지에 나아가고 보살의 바른 길을 한결같이 구하였다. 그리하여 점점 노닐어 가락성에 이르러 무상승 장자를 두루 찾았다.
그 가락성 동쪽에 이우뇌묘장엄당(離憂惱妙莊嚴幢)이라는 숲이 있었다. 그 장자는 그 숲 속에 있었는데 무량한 장자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으며, 나라 일을 처리하고는 곧 설법하였다.
그는 나와 내 것과 또 일체 소유를 버리고 질투를 멀리 떠나 마음 바다를 깨끗이 하며, 청정한 마음에 편히 머물러 항상 부처님들을 보고, 더러움이 없는 믿는 힘을 얻어 모든 부처님 법을 받들어 지니며, 보살의 힘을 일으키고
보살의 행을 행하며, 보살의 모든 삼매의 힘을 내고 보살의 온갖 지혜의 힘을 나타내며, 보살의 바른 생각의 힘을 연설하면서 위없는 보리심을 즐겨 내었다.
그때 선재는 장자에게 나아가 공경하는 법으로, 온몸을 땅에 던지고는 한참 있다가 일이나 아뢰었다.
“대성이시여, 저는 선재입니다. 저는 선재입니다.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보살이 보살의 행을 배우고 보살의 도를 닦아, 중생을 교화하고 항상 부처님을 뵈어서는 바른 법을 물어, 그 불법의 구름을 다 받들어 지니며, 한결같이 모든 방편문을 향하여 일체 세계와 일체의 겁에 보살행을 행하고 모든 부처님의 자재한 신력을 알며, 일체 부처님의 보호를 받으면서 그 부처님의 힘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때 장자는 선재에게 말하였다.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구나.
선남자여, 나는 일체 갈래[趣]에 이르는 보살의 정행장엄법문(淨行莊嚴法門)과 무의무작신족(無依無作神足)의 힘을 성취하였느니라.
선남자여, 일체 갈래에 이르는 보살의 정행장엄(淨行莊嚴) 법문이란 어떤 것인가? 선남자여, 나는 이 삼천대천세계의 일체 아수라 세간과 일체의 가루라ㆍ지옥ㆍ아귀ㆍ야차ㆍ나찰ㆍ구반다ㆍ건달바ㆍ인비인 등의 세간과 또 삼십삼천ㆍ수야마천(須夜摩天)ㆍ도솔천 내지 마천(魔天)의 세간과 욕심 세계에 머무르는 일체 중생들의 갈래와 일체의 천궁(天宮)ㆍ일체의 용궁(龍宮)과 일체의 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궁전과 인간의 국토ㆍ도시ㆍ촌락 등 거기 가서 설법하느니라.
그리하여 다툼과 모든 해치려는 마음을 없애고 결박을 다 풀어 모두 감옥에서 나와 두려움을 떠나게 하며, 중생을 살해하는 온갖 악업과 내지 사견(邪見)을 멸하고, 모든 왕의 일과 나라의 일을 결단하고 선하지 않은 법[不善法]을 멀리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악을 멸하게 하며, 교묘한 기술과 갖가지 학문을 가르쳐 일체를 이롭게 하고 다 기쁘게 하며,
일체 외도들에게 순응하면서 훌륭하고 묘한 지혜를 나타내어서는 사견(邪見)을 떠나 불법을 즐기게 하며, 나아가서는 범천을 위해서까지 널리 설법하며, 그와 같은 삼천대천세계와 내지 시방의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억 나유타 부처님 국토의 작은 티끌 같은 세계에서도 바른 법을 널리 말씀하셨나니, 이른바 불법ㆍ보살법ㆍ중생법ㆍ성문법ㆍ연각법 등이니라.
또 지옥ㆍ아귀ㆍ축생ㆍ염라 세계의 법을 설명해서는 악도(惡道)의 고통을 나타내고, 천상 세계를 설명해서는 천상의 즐거움을 나타내며, 세간법과 세간을 떠난 법을 설명해서는 생사의 악(惡)을 떠난 보살의 도를 나타내고 일체지의 온갖 묘한 공덕을 설명해서는 우치(愚癡)의 고통과 장애를 멸하나니, 그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세간을 떠난 즐거움을 얻고 모든 허망을 떠나 진실한 법을 알며, 악업을 멀리 떠나고 모든 번뇌를 멸하여 청정한 법륜을 굴리게 하기 위해서이다.
선남자여, 나는 오직 이 ‘일체 갈래에 이르는 보살의 정행장엄 법문’과 ‘무의무작(無依無作) 신통의 힘’밖에 모른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모든 통명(通明)과 부처 국토와 같은 몸을 원만히 성취하여 보안(普眼)의 지위를 얻었으며, 언어의 도를 알고 신력이 자재하며, 지혜를 완전히 갖추어 모든 다툼을 떠났으며, 대인(大人)의 넓고 긴 혀를 얻어 그 미묘한 소리는 아무도 깨뜨리지 못하며, 온갖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분별하면서도 두 가지 생각이 없으며, 밝고 청정한 지혜로 삼세의 법을 두루 비추며, 경계가 한량없어 깨끗하기 허공과 같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능히 알고 또 말할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에 난인(難忍)이라는 국토가 있고 거기 가릉가바제(迦陵伽婆提)라는 성(城)이 있으며 거기 사자분신(師子奮迅)이라는 비구니가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또 보살도를 닦는가 물어 보라.”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 장자의 발에 예배하고 무수히 돈 뒤에, 우러러 바라보다가 하직하고 물러나 남방으로 떠났다.
그때 선재동자는 점점 나아가 그 나라의 성에 이르러, 그 비구니의 있는 곳을 두루 물어 보았다. 마침 무수한 남녀 대중이 선재에게 말하였다.
“그 비구니는 지금 왕의 동산 일광림(日光林) 속에서 설법으로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선재는 그 동산으로 나아가 두루 살펴보았다. 만월(滿月)이라는 큰 나무는 큰 광명을 놓아 백 유순을 비추고, 또 보부(普覆)라는 큰 나무는 그 모양이 일산 같은데 푸른 광명을 놓았다. 또 화장(華藏)이라는 큰 꽃나무는 높기가 설산(雪山) 같은데, 온갖 꽃구름을 내리는 것은 마치 제석천의 파리질다라(波利質多羅) 나무 같으며, 또 유연(柔輭)이라는 큰 나무는 광명을 두루 비추는데 언제나 그 열매가 있었다.
또 명정(明淨)이라는 큰 나무는 비유할 수 없으며 마니로 장엄하고 아승기의 청정한 묘한 보배를 내었다. 또 옷 나무[衣樹]는 아승기의 묘한 보배 옷을 내고, 또 환희(歡喜)라는 나무는 저절로 미묘한 소리를 내며, 또 보장엄향훈(普莊嚴香熏)이라는 나무는 일체의 향내를 내어 시방에 두루 퍼지되 장애가 없었다.
또 그 동산에는 샘물과 못이 있었는데 전단 나무가 줄을 지어 둘러 있었고 칠보의 난간으로 장엄했으며, 그 밑바닥에는 검은 전단 진흙이 엉기었고 금모래가 깔렸으며 팔공덕의 물이 그 안에 가득 차 있고, 우발라(優鉢羅)ㆍ발담마(鉢曇摩)ㆍ구모두(拘牟頭)ㆍ분타리(分陀利) 등 꽃이 곱게 피어 그 위를 무성하게 두루 덮고 있었다.
두루 늘어선 보배 나무는 단정하고 묘하며 낱낱 나무 밑에는 무량한 사자좌가 놓여 있었는데, 보배 옷을 깔았고 온갖 향을 피우며, 뭇 보배 휘장을 치고 희고 깨끗한 보배 그물로 그 위를 덮었으며, 금방울 그물은 묘한 소리를 내었다.
어떤 나무 밑에는 연화장(蓮華藏) 사자좌를 놓았고 어떤 나무 밑에는 향장좌(香藏座)를 놓았으며, 어떤 나무 밑에는 용장엄장좌(龍莊嚴藏座)를 놓았고 어떤 밑에는 보취(步聚) 사자좌를 놓았으며, 어떤 나무 밑에는 명정보조장좌(明淨普照藏座)를 놓았고 어떤 나무 밑에는 사자락장좌(師子樂藏座)를 놓았다. 그 낱낱 사자좌에는 각각 십만의 보배 사자좌가 있고 권속들이 둘러싸 장엄이 한량없으며, 무량한 보배를 흩어 그 안에 가득하여 마치 바다의 보배 섬과 같았다. 그리고 부드럽고 묘한 보배 옷을 보시하는데 밟으면 발이 빠지고 발을 들면 다시 부풀어 올랐다.
이상한 온갖 새들이 청아한 소리를 내는 것은 제석천의 환희원(歡喜園)보다 뛰어났고 갖가지 꽃나무가 항상 꽃구름을 내리는 것은 제석천의
조명원(照明園)보다 뛰어났으며, 묘한 향을 두루 피우는 것은 제석천의 선법강당(善法講堂)보다 뛰어났고 보수락(寶樹樂) 나무가 미묘한 소리를 내는 것은 선구(善口) 천녀의 노래 소리보다 뛰어났으며, 한량없는 백천 누각으로 장엄하여서 보는 이가 싫증을 내지 않는 것은 제석천의 큰 선현성(善現城)보다 뛰어났고 이 동산의 일체 장엄거리는 범천궁과 같아서 중생들이 모두 즐겨 보았다.
그때 선재는 이 동산은 다 보살의 업행으로 이루어진 것이요, 세간을 뛰어난 선근이 일으킨 것이며 불가사의한 부처님을 공양함으로써 얻어진 것으로서 깨뜨릴 수 없음을 보았다. 그리고 그것은 다 사자분신(師子奮迅) 비구니가 법이 요술과 같음을 알고 공덕 창고를 기른 선근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리하여 삼천대천세계의 하늘ㆍ용 등 팔부와 무량한 중생들이 다 들어가도 그 동산은 비좁지 않았으니, 그것은 그 비구니의 불가사의한 위신(威神)의 힘 때문이었다.
그때 선재는 보았다. 그 비구니는 일체 보배 사자좌에 두루 앉아 있는데, 단정하고 묘하며 위의는 조용하고 그 마음은 고요하여 모든 감관을 다스린 것은 마치 큰 코끼리나 맑은 못의 여의보주(如意寶珠)와 같고 오욕에 물들지 않는 것은 마치 연꽃과 같으며, 마음에 두려움이 없음은 마치 사자왕과 같고 깨끗한 계율에 편히 머물러 흔들지 않는 것은 마치 수미산과 같으며, 중생들의 온갖 번뇌를 멸하는 것은 마치 시원한 향왕(香王)과 같고 모든 병을 제거하는 것은 마치 좋은 의사와 같으며, 보는 이가 헛되지 않은 것은 마치 바루나천(婆樓那天)과 같고 선근을 기르는 것은 마치 좋은 밭과 같았다.
어떤 자리에 앉아서는 정거천 권속들에 둘러싸여 다함없는 법문을 말하고, 어떤 자리에 앉아서는 열락(悅樂)범천 등 범천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보묘음성(普妙音聲) 법문을 말하며, 어떤 자리에서는 무량한 타화자재천왕 등 천자와 천녀들 권속에 둘러싸여 청정한 일체 장엄 법문을 말하였다.
또 어떤 자리에서는 도솔천왕 등 천자와 천녀들 권속에 둘러싸여 심장선복(心臟旋復) 법문을 말하고, 또 어떤 자리에서는 야마천왕 등 천자와
천녀들 권속에 둘러싸여 무량한 장엄 법문을 말하며 또 어떤 자리에서는 제석천왕 등 천자와 천녀들 권속에 둘러싸여 염리(厭離) 법문을 말하였다.
또 어떤 자리에서는 사가라(娑伽羅)용왕, 십광명(十光明)용왕, 난타발난타(難陀跋難陀)용왕, 마나사(摩那斯)용왕, 이나반나(伊那槃那)용왕, 아뇩달(阿耨達)용왕 등 용자와 용녀들 권속에 둘러싸여 ‘좋은 방편으로 중생을 구호하는 법문’을 말하고, 또 어떤 자리에서는 제두뢰타(提頭賴吒)천왕 등 건달바 남녀 권속들에 둘러싸여 다함없는 법문을 말하며, 또 어떤 자리에서는 마후라가ㆍ아수라왕 등 권속들에 둘러싸여 ‘법계방편지(法界方便智)의 장엄한 법문’을 말하고, 또 어떤 자리에서는 큰 세력을 가진 가루라왕 등 권속들에 둘러싸여 ‘생사 바다에 두려움이 없는 법문’을 말하였다.
또 어떤 자리에서는 둔긴나라왕(屯緊那羅王) 등 권속들에 둘러싸여 불행광명(佛行光明) 법문을 말하고, 또 어떤 자리에서는 운산(雲山)의 마후라가왕 등 권속들에 둘러싸여 불희(佛喜) 법문을 말하며, 또 어떤 자리에서는 무량한 남자ㆍ여인ㆍ동남ㆍ동녀 등 권속에 둘러싸여 승취(勝趣) 법문을 말하고, 또 어떤 자리에서는 항상 중생들의 목숨을 빼앗는 나찰왕 등 권속들에 둘러싸여 대자대비를 일으키는 법문을 말하였다.
또 어떤 자리에서는 성문을 좋아하는 권속들에 둘러싸여 훌륭한 지혜 광명 법문을 말하고, 또 어떤 자리에서는 연각을 좋아하는 권속들에 둘러싸여 밝고 깨끗한 여래의 공덕의 광명 법문을 말하며, 또 어떤 자리에서는 대승을 좋아하는 권속들에 둘러싸여 보문 삼매와 지혜 광명의 법문을 말하였다.
또 어떤 자리에서는 처음 발심한 보살 권속들에 둘러싸여 일체 부처님의 큰 서원 법문을 말하고, 또 어떤 자리에서는 이지(二地) 보살 권속들에 둘러싸여 이구(離垢) 삼매 법문을 말하며, 또 어떤 자리에서는 삼지 보살 권속들에 둘러싸여 고요한 장엄 법문을 말하고, 또 어떤 자리에서는 사지 보살 권속들에 둘러싸여
일체 지혜 세력 경계 법문을 말하며, 또 어떤 자리에서는 오지 보살 권속들에 둘러싸여 정심화장(淨心華藏) 법문을 말하였다.
또 어떤 자리에서는 육지 보살 권속들에 둘러싸여 명정장(明淨藏) 법문을 말하고, 또 어떤 자리에서는 칠지 보살 권속들에 둘러싸여 보지장(普地藏) 법문을 말하며, 또 어떤 자리에서는 팔지 보살 권속들에 둘러싸여 법계와 법신의 경계 법문을 말하고, 또 어떤 자리에서는 구지 보살 권속들에 둘러싸여 무유무착(無有無着) 장엄 법문을 말하며, 또 어떤 자리에서는 십지 보살 권속들에 둘러싸여 걸림없는 삼매 법문을 말하고, 또 어떤 자리에서는 금강역사 권속들에 둘러싸여 지혜 금강 법문을 말하였다.
그리하여 이런 일체 자리에서 일체 갈래의 일체 중생 권속들에 둘러싸여, 선근을 심는 자에게는 선근에 대해 말하고 선근을 기르는 자에게는 선근을 증장시킴에 대해 말하면서, 그 근기를 따라 설법하고, 내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였다. 왜냐하면 그 비구니는 백만 아승기의 반야바라밀문을 성취하였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넓은 눈의 반야바라밀문과 일체 불법을 말하는 반야바라밀문ㆍ법계를 분별하는 반야바라밀문ㆍ일체 장애를 깨뜨려 버리는 반야바라밀문ㆍ일체 중생의 선법을 내어 기르는 반야바라밀문ㆍ훌륭한 장엄의 반야바라밀문ㆍ걸림없는 창고의 반야바라밀문ㆍ법계가 원만한 반야바라밀문ㆍ청정한 마음 창고의 반야바라밀문ㆍ일체 중생의 즐거움 창고의 반야바라밀문 등이니, 이런 백만 아승기의 반야바라밀문을 얻고는, 이 동산에서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였다.
그때 선재는 그 사자분신 비구니의 모든 기특한 일, 즉
동산의 살림 도구와 거니는 위의(威儀)와 보배 사자좌ㆍ대중의 권속ㆍ온갖 묘한 공덕ㆍ자재한 신력ㆍ미묘한 음성 등 이런 일체의 기특한 일을 보고, 또 미묘하고 청정한 그 음성으로 불가사의한 법을 선양하고 찬탄함을 듣고는 무량한 법 구름의 윤택을 받아 마음과 몸이 유연해졌다.
그리하여 온몸을 땅에 던져 공경 예배한 뒤에 오른쪽으로 돌려 하다가, 그 비구니가 모든 자리에 두루 앉았는데 자기 자신과 무량한 온갖 나무와 동산 숲이 다 오른쪽으로 무수히 도는 것을 보았다. 그리하여 합장 공경하고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대성이시여, 저는 이미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지는 모릅니다. 원컨대 대성님은 저를 위해 해설하여 주소서.”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일체지저(一切智底) 법문을 성취하였느니라.”
“대성이시여, 그 법문의 체성(體性)은 어떠합니까?”
“선남자여, 이 법문이란 곧 ‘지혜 광명 장엄’으로서 한 찰나 동안에 삼세를 두루 비추는 것이니라.”
“대성이시여, 그 지혜 광명 장엄 법문의 경계는 어떠합니까?”
“선남자여, 나는 이 법문에 들어가 현재에 일체법림(一切法林) 삼매를 얻으면, 시방 일체 세계의 모든 부처님이 도솔천에 계실 때, 그 낱낱 부처님 앞에서 그 자신으로부터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부처 국토 티끌 수 같은 마누마(摩㝹摩) 몸을 내어 그 부처님께 공경 예배하고, 또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부처 국토 티끌 수 같은 꽃향ㆍ영락과 묘한 보배 화만과 가루향ㆍ바르는 향ㆍ옷ㆍ일산ㆍ번기ㆍ당기와 갖가지 보배 꽃구름과 내지 일체 장엄거리 구름과 보배 그물ㆍ보배 휘장과 장엄한 그물 등과 갖가지 보배 자리 등 이런 온갖 공양거리로 그 여래께 공양하느니라.
도솔천에서 일으키는 공양처럼, 천상에서 내려와 어머니 태에 들고 궁중에서 살다가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며 보리수에 나아가 최상의 정각을 이루고 깨끗한 법륜을 굴리면서 천상과 인비인 가운데 있다가 내지 열반에 드실 때 일으키는 공양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어떤 중생이라도 내 공양을 알면 그들은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또 어떤 중생이라도 내게 오면 나는 그를 위해 반야바라밀을 설명하느니라. 그러나 나는 중생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고 중생이라는 모양을 취하지 않는다.
또 일체의 언어를 알면서도 언어에 집착하지 않고 일체의 부처님을 뵈면서도 부처님이라는 모양을 취하지 않나니, 그것은 법신(法身)을 깊이 알기 때문이요, 일체 부처님의 법륜을 받들어 지니면서도 법륜이라는 모양을 취하지 않나니, 그것은 모든 부처님의 진실한 모양을 알기 때문이며, 찰나찰나에 일체 법계를 다 채우면서도 법계라는 모양을 취하지 않나니, 그것은 모든 법은 다 요술 같음을 알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오직 이 보살의 일체지저(一切智底) 법문만을 알 뿐이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법계를 환히 알아 일체에 집착함이 없고 혼자서 가부하고 앉았어도 법계에 가득하며, 그 몸 안에서 일체 부처 국토를 다 잘 나타내고 한 찰나 사이에 일체 부처님에게 다 잘 나아가며, 그 몸에서 모든 부처님의 신력을 다 잘 나타내느니라.
또 한 털로써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모든 부처 세계를 다 들고, 한 털구멍에서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세계의 이뤄지고 무너짐을 다 나타내며, 한 찰나 사이에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중생을 다 포섭하고, 한 찰나 사이에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겁을 다 포섭하느니라.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다 알고 또 말할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에 험난(險難)이라는 국토가 있고 그곳에 보장엄(寶莊嚴)이라는 성이 있으며, 그곳에 바수밀다(婆須密多)라는 한 여인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가 물어 보라.”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 비구니 발에 예배하고 무수히 돈 뒤에, 우러러 바라보면서 하직하고 물러나 남방으로 떠났다.
그때 선재동자는 큰 지혜 광명으로 그 마음을 비추면서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원만히 기르고 일심으로 모든 법의 실상을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일체 언어 다라니의 창고를 세우고, 일체의 법륜 다라니를 널리 닦아 지니어 중생들의 스승이 되며, 대비의 힘을 기르고 방편으로 일체종지를 관찰하며, 법계와 같은 청정한 큰 원을 원만히 하고, 밝고 깨끗한 지혜 광명으로 시방 중생을 두루 비추며,
일체의 장엄한 통명(通明)의 힘으로 시방 일체 세계에 가득 채우고 보살의 모든 업을 완전히 성취하려고, 차츰차츰 나아가 험난국(險難國) 보장엄성에 이르러 물었다.
“바수밀다녀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그때 그 여인의 깊은 지혜를 모르는 어떤 사람은 생각하였다.
‘지금 이 동자는 위의가 자상하고 그 마음이 고요하며, 모든 감관을 잘 다스려 방일(放逸)과 착각[顚倒]과 혹란(惑亂)을 멀리 떠나고, 생각하는 지혜가 앞에 나타나 보는 것이 자세하며, 말소리가 부드럽고 형색에 집착하지 않으며, 바른 생각으로 매우 깊은 법의 모양을 생각하고 게으름을 아주 떠난 마음으로 큰 바다와 같다.
이 사람은 더러운 욕심에 전도(顚倒)된 사람이 아니다. 욕심이 없어 욕심의 진흙에 빠지지 않으며, 모든 감관을 따르지 않는 행은 악마의 경계를 벗어났고, 오욕에 항복하지 않고 어떤 악마의 결박도 받지 않으며, 해서는 안 될 일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무슨 생각으로 그 여자를 찾는가?’
그 중에 어떤 사람은 일찍부터 그 여인이 지혜 있음을 알고 이렇게 말하였다.
“장합니다. 동자님, 당신은 크고 좋은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깊은 지혜를 가진 그 여인을 찾는 것입니다. 동자님이 한결같이 부처되기를 구하는 것은 일체 중생을 다 포섭하며 모든 욕심의 가시를 뽑으며 예쁘다는 생각[淨想]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입니다. 선남자님, 그 여인은 지금 이 성 안의 깊은 궁중에 있습니다.”
그때 선재는 이 말을 듣고 못내 기뻐하면서 그 궁문에 나아가 보았다. 장엄하게 꾸민 그 집은 넓고 큰데, 열 겹의 보배 담이 둘러쳐졌고 보배 다라(多羅) 나무는 열 줄로 쭉 서 있으며, 열 겹의 깊은 해자에는 여덟 가지 공덕의 물[八功德水]이 가득 찼고 그 밑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으며, 묘한 보배연꽃ㆍ우발라(優鉢羅)ㆍ발담마(鉢曇摩)ㆍ구모두(拘牟頭)ㆍ분타리(分陀利) 등 꽃은 무성히 피어 물 위를 덮었는데 그것에서 내는 미묘한 향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더러운 생각을 내지 못하게 하였다.
온갖 보배로 된 궁전과 대관(臺觀)과 누각은 아승기 보배로 장엄하게 꾸며졌는데, 감빛 유리로 된 땅에는 향수를 뿌리고 침향을 피우며 전단을 바르고 보배 그물로 덮었다. 염부단금으로 된 방울은 청아한 소리를 내고 온갖 보배 꽃을 흩어 마치 내리는 구름 같으며, 갖은 묘한 장엄은 이루 다 말할 수 없고, 금강 마니 진주 보배 창고는 그 집에 가득하여
열 가지 동산으로 장엄하였다.
그때 선재는 보배 사자좌에 앉아 있는 그 여인을 보았다. 얼굴은 단엄하고 묘한 상을 성취하여, 몸은 순금과 같고 눈썹은 감빛이며, 길거나 짧지도 않고 희거나 검지도 않은 몸의 각 부분은 다 원만하여 일체 욕심 세계에서 대등할 이가 없거늘 하물며 그보다 뛰어날 것이 있겠는가.
그 음성은 곱고 묘하여 세상에 그 짝이 없으며, 문자와 기예와 모든 논(論)을 잘 알고 환지(幻智)보살의 방편을 성취하여 아승기 보배로 그 몸을 장엄하고 보배 그물로 덮었으며, 머리에는 천관(天冠)을 쓰고 그를 둘러싼 대중은 다 선을 닦으면서 그 원행을 같이하고 선근을 성취하여 깨뜨릴 수 없었다. 다함없는 공덕의 보배 창고를 두루 갖추고 몸에서는 광명을 내어 일체를 두루 비추는데, 그 광명을 받는 이는 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져 뜨거운 번뇌가 다 없어졌다.
그때 선재는 땅에 엎드려 그 발에 예배하고 무수히 돌고는, 공경 합장하고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대성이시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지는 모릅니다.”
그 여인은 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욕심을 떠난 실제(實際)의 청정한 법문’을 성취하였다. 그리하여 하늘이 나를 보면 나는 천녀가 되고 사람이 나를 보면 나는 인녀(人女)가 되며, 내지 비인(非人)이 나를 보면 나는 비인녀(非人女)가 되는데 그 몸이 곱고 묘하며 광명과 빛깔이 뛰어나고 훌륭하여 견줄 데 없느니라.
욕심에 결박된 중생이 내게 오면 나는 설법하여 그들이 모두 욕심을 떠나 경계에 집착하지 않는 삼매를 얻게 하고 나를 보는 중생은 환희(歡喜) 삼매를 얻으며, 나와 말하는 중생은 걸림없는 묘한 음성 삼매를 얻고 내 손을 잡는 중생은 일체 부처 국토에 나아가는 삼매를 얻으며, 나와 함께 자는 중생은 해탈 광명 삼매를 얻고 눈으로 나를 보는 중생은 고요한 모든 행의 삼매를 얻느니라.
또 내 빈신(頻申)을 보는 중생은 외도를 깨뜨리는 삼매를 얻고 나를 관찰하는 중생은 일체 부처님 경계의 광명 삼매를 얻으며, 나를 껴안는 중생은
일체 중생을 포섭하는 삼매를 얻고 나와 입맞추는 중생은 모든 공덕의 비밀한 창고 삼매를 얻나니, 내게 오는 이런 일체 중생은 다 ‘욕심을 떠난 실제 법문’을 얻느니라.”
선재는 아뢰었다.
“대성님은 옛날 어디서 온갖 선근을 심고 또 어떤 업을 닦았기에 그런 법문을 얻었습니까?”
그는 답하였다.
“선남자여, 과거에 상주(常住)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라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그 부처님은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기고 이롭게 하기 위해 안락성(安樂城)에 들어갈 때, 그 발로 문지방을 밟자 곧 대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리고 그 성은 저절로 기묘하고 넓어지면서 온갖 보배로 장엄하고 온갖 꽃을 흩었으며, 저절로 즐거운 소리를 내고 큰 광명을 놓으며, 일체의 하늘이 허공에 가득하였다. 자세히 말하면 ‘불입성경(佛入城經)’ 가운데 기특한 일을 나타낸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나는 그때에 어떤 장자의 아내가 되어 이름을 선녀(善女)라 하였었다. 나는 그런 기특한 일을 보고 남편 장자를 따라 거리에 나가서는 그 여래의 묘한 보배 천관(天冠)을 받들었다. 그러자 문수사리는 그 부처님 시자로서 나를 위해 설법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오직 이 욕심을 떠난 실제 법문만을 알 뿐이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무량한 방편의 지혜와 광대한 지혜 창고를 성취하여 그 지혜의 경계는 아무도 깨뜨리지 못한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알고 또 말할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에 수바파라(首婆波羅)라는 성(城)이 있고, 그곳에 안주(安住)라는 장자가 있는데, 그는 언제나 전단불탑(栴檀佛塔)에 공양하고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가 물어 보라.”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 여인의 발에 예배한 뒤에 하직하고 물러나 남방으로 떠났다.
그때 선재동자는 점점 노닐면서 그 성에 이르러 장자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성님,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지는 모릅니다.”
그는 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이미 ‘불멸도제(不滅度際)보살 법문’을 성취하였다.
그리하여 그 법문에 머무르면서 시방의 일체 세계를 볼 때,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방편의 멸도를 제외하고는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부처님으로서 멸도하시는 분은 없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전단불탑(栴檀佛塔)의 문을 열 때는 찰나찰나에 다함없는 불성(佛性) 삼매문을 바로 받고, 찰나찰나에 무량무변한 훌륭하고 묘한 모든 법을 다 얻느니라.”
선재는 아뢰었다.
“대성이시여, 그 삼매의 경계는 어떠합니까?”
그는 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그 삼매에 들어 이 세계의 가섭(迦葉)부처님ㆍ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부처님ㆍ시기(尸棄)부처님ㆍ비바시(毗婆尸)부처님ㆍ제사(提舍)부처님ㆍ불사(弗沙)부처님ㆍ무상승(無上勝)부처님ㆍ무상연화(無上蓮華)부처님 등, 이런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부처님과 염부제 티끌 수 같은 부처님, 내지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부처 국토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을 다 보느니라.
이런 여러 부처님을 보고는 처음 발심한 때부터 신력이 자재하고 일체의 큰 원과 청정하고 묘한 행과 모든 바라밀을 차례로 성취하였으며, 보살의 여러 지위에서는 깊은 법인(法忍)을 얻어 온갖 악마를 항복 받고 자재한 보리를 길러 성취하였으며, 모든 부처 국토와 갖가지 대중을 깨끗이 하고 중생을 교화하며 큰 광명을 놓고 깨끗한 법륜을 굴렸다.
그리고 신력의 변화를 다 받아 지니고 바른 생각으로 생각하며, 그 일체 불법과 나타나는 중생을 지혜로 분별하고, 미래의 미륵 부처님 등 일체 부처님을 보고 아는데 현재의 노사나(盧舍那)부처님 등 일체 부처님에 있어서도 또한 그와 같으며, 이 세계에서와 같이 시방 삼세의 일체 부처님과 성문과 연각과 보살을 보고 아는 것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나는 오직 이 불멸도제보살(不滅度際菩薩) 법문만을 안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한 생각에 삼세의 모든 법을 다 알되 생각의 한계가 평등하여 둘이 없으며, 부처님 자리에 머무르면서 일체의 겁에 대해 겁이라는 생각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평등한 바른 법을 따르므로 여래와 나와 중생이 평등하여 둘이 없느니라. 그리고 깨끗하고 장엄한 지혜로 세 세간을 비추고 모든 부처님의 변하지 않는 위의를 성취하고 일체 법계의 경계를 성취하였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다 알고 또 말할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에
광명(光明)이라는 산이 있고, 그곳에 관세음(觀世音)이라는 보살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는가 물어 보라.”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 장자의 발에 예배하고 무수히 돈 뒤에, 우러러 바라보다가 하직하고 물러나 남방으로 떠났다.

일환(一丸) : 뒷글자는 호(胡)와 관(官)의 반절이다.
이험(夷險) : 앞글자는 이(以)와 지(脂)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허(虛)와 검(檢)의 반절이다.
선자(善刺) : 뒷글자는 칠(七)과 사(賜)의 반절이다.
선박(船舶) : 뒷글자는 음이 백(帛)이다.
회복(洄澓) : 앞글자는 음이 회(迴)이고, 뒷글자는 음이 복(伏)이다.
보가(寶價) : 뒷글자는 음이 가(假)이다.
안위(安危) : 뒷글자는 어(魚)와 위(爲)의 반절이다.
후풍(候風) : 앞글자는 호(胡)와 구(句)의 반절이다.
비읍(悲泣) : 뒷글자는 거(去)와 급(急)의 반절이다.
유루(流淚) : 뒷글자는 음이 류(類)이다.
응정(凝渟) : 앞글자는 어(魚)와 릉(陵)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특(特)과 정(丁)의 반절이다.
질투(嫉妒) : 앞글자는 음이 질(疾)이고, 뒷글자는 당(當)과 고(故)의 반절이다.
도칙(蹈則) : 앞글자는 음이 도(導)이다.
초유(超逾) : 뒷글자는 안(岸)와 주(朱)의 반절이다.
박책(迫迮) : 앞글자는 음이 백(伯)이고, 뒷글자는 칙(則)과 백(伯)의 반절이다.
둔견(屯堅) : 앞글자는 도(徒)와 혼(渾)의 반절이다.
마누(摩㝹) : 뒷글자는 노(奴)와 후(侯)의 반절이다.
쇄이(灑以) : 앞글자는 사(沙)와 하(下)의 반절이다.
완묘(婉妙) : 앞글자는 음이 원(苑)이다.
명곤(明閫) : 뒷글자는 고(苦)와 본(本)의 반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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