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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327 불교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62권

by Kay/케이 2023.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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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62

 

대방광불화엄경 제62권

우전국(于闐國) 삼장(三藏) 실차난타(實叉難陀) 한역
이운허 번역

39. 입법계품 ③

3) 가지 법회 ②(1) 문수(文殊)보살을 만나다 ②이때 문수사리보살이 비구들을 권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고는, 점점 남방으로 가면서 인간 세상에서 지내다가 복성(福城)의 동쪽에 이르러 장엄당사라숲[莊嚴幢娑羅林]에 머물렀으니, 이곳은 옛적에 부처님들이 계시면서 중생을 교화하던 큰 탑이 있는 곳이며, 세존께서도 과거에 보살의 행을 닦으시며 한량없이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시던 곳이다. 그래서 이 숲은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에 소문이 퍼졌으며, 언제나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의 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이들이 공양하는 곳이다.
이에 문수사리보살이 권속들과 함께 이곳에 이르러서 ‘법계를 두루 비추는 수다라(修多羅)’를 말씀하니, 백만억의 나유타(那由他) 수다라가 권속이 되었다.
이 경을 말할 적에 바다 가운데 있던 한량없는 백천억 용들이 와서 법문을 듣고는 용의 길을 싫어하고 바로 불도를 구하여 용의 몸을 버리고 천상에나 인간에 태어나서, 1만 용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되었고, 또 한량없고 수없는 중생들은 삼승 가운데서 제각기 조복하게 되었다.
이때에 복성(福城) 사람들은 문수사리동자가 장엄당사라숲 속 큰 탑 있는 곳에 왔다는 말을 듣고, 한량없는 대중이 복성에서 나와 그곳에 이르렀다.
그때 대지(大智) 우바새가 5백 우바새 권속과 함께 있었으니, 이른바 수달다(須達多) 우바새ㆍ바수달다(婆須達多) 우바새ㆍ복덕광(福德光) 우바새ㆍ유명칭(有名稱) 우바새ㆍ시명칭(施名稱) 우바새ㆍ월덕(月德) 우바새ㆍ선혜(善慧) 우바새ㆍ대혜(大慧) 우바새ㆍ현호(賢護) 우바새ㆍ현승(賢勝) 우바새들이었다. 이런 5백 우바새가 함께
문수사리동자 있는 데 와서 발에 엎드려 절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 곁에 물러가 앉았다.
또 5백 우바이가 있으니 이른바 대혜(大慧) 우바이ㆍ선광(善光) 우바이ㆍ묘신(妙身) 우바이ㆍ가락신(可樂身) 우바이ㆍ현(賢) 우바이ㆍ현덕(賢德) 우바이ㆍ현광(賢光) 우바이ㆍ당광(幢光) 우바이ㆍ덕광(德光) 우바이ㆍ선목(善目) 우바이들이었다. 이런 5백 우바이가 문수사리동자 있는 데서 와 발에 엎드려 절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 곁에 물러가 앉았다.
또 5백 동자가 있으니, 이른바 선재(善財) 동자ㆍ선행(善行) 동자ㆍ선계(善戒) 동자ㆍ선위의(善威儀) 동자ㆍ선용맹(善勇猛) 동자ㆍ선사(善思) 동자ㆍ선혜(善慧) 동자ㆍ선각(善覺) 동자ㆍ선안(善眼) 동자ㆍ선비(善臂) 동자ㆍ선광(善光) 동자들이었다. 이런 5백 동자가 문수사리동자 있는 데 와서 발에 엎드려 절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 곁에 물러가 앉았다. 또 5백 동녀가 있으니, 이른바 선현(善賢) 동녀ㆍ대지거사(大智居士)의 딸 동녀ㆍ현칭(賢稱) 동녀ㆍ미안(美顔) 동녀ㆍ견혜(堅慧) 동녀ㆍ현덕(賢德) 동녀ㆍ유덕(有德) 동녀ㆍ범수(梵授) 동녀ㆍ덕광(德光) 동녀ㆍ선광(善光) 동녀들이었다. 이런 5백 동녀가 문수사리동자 있는 데 와서 발에 엎드려 절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 곁에 물러가 앉았다.
그때 문수사리동자는 복성 사람들이 다 와서 모인 줄을 알고 그들이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자유자재한 몸을 나투었으니, 위풍이 찬란하여 대중들을 가렸으며, 자재하게 인자함으로 그들을 서늘하게 하며, 자재하게 가엾이 여김으로 법을 말할 생각을 내며, 자재한 지혜로 그 마음을 알고 광대한 변재로 법을 말하려 하였다.
또 선재를 살펴보면서 무슨 인연으로 그런 이름을 지었는가 하여, 이 동자가 처음 태(胎) 가운데에 들 적에 그 집안에 저절로 칠보로 된 누각이 생기고, 누각 밑에는 일곱 개의 묻힌 갈무리가 있으며, 그 갈무리 위에는 땅이 저절로 갈라져 칠보의 싹이 나니, 금ㆍ은ㆍ유리(璃瑠)ㆍ파려(玻瓈)ㆍ진주ㆍ자거ㆍ
마노 들이었다. 선재동자가 태에 있은 지 열 달 만에 탄생하니, 몸과 팔다리가 단정하였고, 일곱 개의 큰 갈무리가 가로와 세로와 높이가 각각 7척씩 되는 것이 땅에서 솟아오르니 광명이 찬란하였다.
또 집안에는 저절로 5백 개의 보배 그릇이 있어 갖가지 물건이 가득하였으니, 금강 그릇에는 모든 향이 담기고, 향 그릇에는 갖가지 옷이 담기고, 옥 그릇에는 갖가지 맛 좋은 음식이 담기고, 마니(摩尼) 그릇에는 갖가지 기이한 보배가 담기고, 금 그릇에는 은이 담기고, 은 그릇에는 금이 담기고, 금은 그릇에는 유리와 마니보배가 가득하고, 파리 그릇에는 자거가 가득하고, 자거 그릇에는 파리가 가득하고, 마노 그릇에는 진주가 가득하고, 진주 그릇에는 마노가 가득하고, 불 마니 그릇에는 물 마니가 가득하고, 물 마니 그릇에는 불 마니가 가득하였다.
이러한 5백 보배 그릇이 자연히 나오고, 또 여러 가지 보배와 모든 재물들이 온갖 광에 충만하였다. 그러므로 부모와 친척과 관상하는 이들이 이 아이의 이름을 선재라고 부른 줄을 알았다.
또 이 동자가 과거의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며 선근을 많이 심었고, 믿고 이해함이 커서 여러 선지식을 항상 친근하였으며,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일이 허물이 없고, 보살의 도를 깨끗이 하며, 온갖 지혜를 구하여 불법의 그릇을 이루었고, 마음이 청정하게 허공과 같으며 보리에 회향하여 장애가 없는 줄을 알았다.
그때 문수사리보살이 이렇게 선재동자를 관찰하고는 위로하고 일러 주면서 모든 부처의 법을 연설하였으니, 이른바 모든 부처님의 모으는 법을 말하고, 모든 부처님의 계속하는 법[相續法]을 말하고, 모든 부처님의 차례로 하는 법을 말하고, 모든 부처님의 모인 대중이 청정한 법을 말하고, 모든 부처님이 법륜으로 교화하는 법을 말하고, 모든 부처님의 육신이 잘생긴 모습의 법을 말하고, 모든 부처님이 법의 몸을 성취하는 법을 말하고, 모든 부처님의 말씀하는 변재의 법을 말하고, 모든 부처님의 광명으로 비추는 법을 말하고, 모든 부처님의 평등하여 둘이 없는 법을 말하는 것이다.
그때
문수사리동자가 선재동자와 대중들을 위하여 이런 법을 말하고는, 은근하게 권하여 세력이 늘게 하며, 그들을 기쁘게 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였으며, 또 과거에 심은 선근을 기억하게 하였다. 이런 일을 하고는 그 자리에서 다시 중생들에게 마땅하게 법을 말하고 떠났다.
이때 선재동자는 문수사리에게서 부처님의 이런 여러 가지 공덕을 듣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며 문수사리를 따라서 게송을 말하였다.

삼계의 생사는 성곽 되고
교만한 마음 담장이며
여러 길은 문이 되고
사랑의 물이 해자[池塹]되었네.

어리석은 어둠에 덮이어
탐욕과 성내는 불이 치성하니
마왕은 임금이 되어
어린이들이 의지해 있고

탐심과 애욕은 묶는 노끈이요
아첨과 속이는 일 고삐가 되며
의혹의 눈을 가리어
삿된 길로 나아가게 하며

간탐과 질투와 교만이 많아
삼악취(三惡處)에 들어도 가고
여러 길에 떨어지면
나고 늙고 병나고 죽는 고통
묘한 지혜 청정한 해님의
가엾이 여기는 원만한 바퀴
번뇌의 바다 말리시나니
바라건대 나를 살펴 주소서.

묘한 지혜 청정한 달님의
인자하고 때 없는 바퀴
모든 이를 안락케 하시니
바라건대 나를 비춰 주소서.

온갖 법계의 왕이시여,
법보(法寶)로 길잡이 삼아
걸림없이 허공에 다니시니
바라건대 나를 가르쳐 주소서.

복 많고 지혜 많은 장사 물주[商主]
용맹하게 보리 구하여
중생들을 이익케 하시니
바라건대 나를 보호하소서.

참는 갑옷 입으시고
손에는 지혜의 검을 들어
마군을 자재하게 항복 받으시니
바라건대 나를 구제하소서.

불법의 수미산 꼭대기에서
선정의 시녀들이 항상 모시고
번뇌의 아수라 멸하시나니
제석(帝釋)이여, 나를 살피소서.

삼계의 생사 범부의 집이요
의혹과 짓는 업 여러 길의 원인
보살께서 모두 조복하시니
등불처럼 나의 길 비춰 주소서.

여러 나쁜 길 여의시고
모든 착한 일 깨끗하게
세간을 초월하신 이시니
해탈의 문을 보여 주소서.

세간의 뒤바뀐 고집
항상하고 즐겁고 나[我]이고 깨끗하단 생각
지혜의 눈으로 모두 여의시니
해탈의 문을 열어 주소서.

바른 길ㆍ삿된 길 잘 아시고
분별하는 마음 겁이 없으사
온갖 것 다 아시는 이여,
보리의 길을 가르쳐 주소서.

부처님의 바른 소견에 머물고
부처님의 공덕 나무 기르며
부처님 법의 묘한 꽃 비내리시니
보리의 길을 보여 주소서.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부처님
간 데마다 두루하시어
해가 세상에 뜬 듯하시니
그 길을 말씀하소서.

온갖 업 잘 아시고
여러 승의 수행을 통달하시니
결정한 지혜 가지신 이여,
마하연(摩訶衍) 길을 보여 주소서.


서원은 바퀴, 자비는 속바퀴[轂]
신심의 굴대[軸] 참는 건 비녀장[鎋]
공덕 보배로 잘 꾸미시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다 지니신[總持] 광대한 수레방[箱]
자비로 장엄한 뚜껑
변재의 풍경 잘 울리나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청정한 범행(梵行) 돗자리 되고
삼매는 모시는 채녀들
법북의 아름다운 소리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네 가지 거둬 주는 무진장(無盡藏)
공덕은 장엄한 보배
부끄러움은 굴레와 배띠[鞅]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보시하는 바퀴 항상 굴리며
깨끗한 계율의 향을 바르고
참음으로 굳게 꾸미었으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선정과 삼매는 수레방[箱]이요
지혜와 방편은 멍에가 되어
물러가지 않도록 조복하나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큰 서원은 청정한 바퀴
다 지니는 견고한 힘
지혜로 이루어졌나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보현의 행으로 두루 장식하였고
자비한 마음 천천히 굴려서
어디로 가나 겁이 없나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견고하기론 금강과 같고
공교하기는 눈어리 같아
모든 것에 장애 없으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광대하고 매우 청정해
중생들에게 낙을 주는 일
허공이나 법계와 평등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업과 번뇌를 깨끗이 하며
헤매는 고통 끊어 버리고
마와 외도를 꺾어 부수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지혜는 시방에 가득하고
장엄은 법계에 두루하여
중생의 소원 만족케 하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청정하기 허공과 같아
애욕과 소견 없애 버리고
모든 중생을 이익하나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서원의 힘은 빠르게 가고
선정의 마음 편안히 앉아
모든 중생을 옮기시나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땅과 같아서 흔들리지 않고
물과 같아서 모두 이익케
이러하게 중생을 옮기시나니
그 수레에 나를 태워 주소서.

네 가지로 거둬 주는 원만한 바퀴
다 지니는 청정한 광명
이와 같은 지혜의 해를
나로 하여금 보게 하소서.

법왕의 지위에 이미 들었고
지혜의 관을 이미 쓰셨고
법의 비단을 머리에 맸나니
바라건대 나를 돌봐 주소서.

이때에 문수사리보살은 코끼리가 한 번 돌 듯이 선재동자를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또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보살의 행을 물으며 보살의 도를 닦으려 하는구나. 선남자여, 선지식들을 친근하고 공양함은 온갖 지혜를 구족하는 첫째 인연입니다. 그러므로 이 일에는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라.”
선재동자가 여쭈었다.
“바라옵건대 거룩하신 이여, 나에게 일러 주소서. 보살은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행을 닦으며, 어떻게 보살의
행에 나아가며, 어떻게 보살의 행을 행하며, 어떻게 보살의 행을 깨끗이 하며, 어떻게 보살의 행에 들어가며, 어떻게 보살의 행을 성취하며, 어떻게 보살의 행을 따라가며, 어떻게 보살의 행을 생각하며, 어떻게 보살의 행을 더 넓히며, 어떻게 보현의 행을 빨리 원만케 하나이까?”
그때 문수사리보살이 선재동자를 위하여 게송을 말하였다.

착하다, 공덕 갈무리
나에게 찾아와서
자비한 마음을 내고
위없는 깨달음을 구함이여,

엄청난 서원을 세우며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려고
세상 사람을 위하여
보살의 행을 닦나니

만일 어떤 보살이
생사의 괴로움을 싫어하지 않으면
보현의 도를 갖추어
아무도 깨뜨릴 수 없으리.
복의 빛, 복의 위력
복의 처소, 복의 깨끗한 바다
그대 중생을 위하여
보현의 행을 닦으려네.

그대가 끝닿은 데 없는
시방의 부처님들을 뵈옵고
법을 들으면
받아 지니고 잊지 않으리.

그대 시방세계에서
한량없는 부처님 뵈옵고
모든 원력 바다를 성취하면
보살의 행을 구족하리라.

방편 바다에 들어가
부처의 보리에 머물면
지도하는 스승을 따라 배워서
온갖 지혜를 이루게 되리.

그대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티끌 같은 겁 동안에
보현의 행을 닦아 행하면
보리의 도를 성취하리니

그대 한량없는 세계에서
그지없는 세월에
보현의 행을 닦으면
큰 서원을 이루리니
이 한량없는 중생들
그대의 소원을 듣고 기쁘게
보리심을 내어서
보현의 법을 배우려 하리.

그때 문수사리보살이 이 게송을 말하고,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 보살의 행을 구하는구나.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거니와, 마음을 내고 또 보살의 행을 구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선남자여, 온갖 지혜의 지혜를 성취하려거든, 결정코 선지식을 찾아야 합니다. 선남자여, 선지식을 찾는 일에 고달프고 게으른 생각을 내지 말고, 선지식을 보고는 만족한 마음을 내지 말고, 선지식의 가르치는 말씀은 그대로 순종하고, 선지식의 교묘한 방편에 허물을 보지 말라.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승락(勝樂)이란 나라가 있고, 그 나라에 묘봉(妙峯)이란 산이 있고, 그 산중에 비구가 있으니 이름을 덕운(德雲)이라 합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묻기를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닦으며, 내지 보살이 어떻게 보현의 행을 빨리 원만하느냐’고 하라. 그 덕운 비구는 자세히 말하여 주리라.”
그때 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놀면서 문수보살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2) 덕운(德雲) 비구를 찾다
선재동자는 문수보살을 하직하고 남쪽으로 떠났다. 승락국을 향하여 가서 묘봉산에 올랐다. 그 산상에서 동ㆍ서ㆍ남ㆍ북과 네 간방과 위와 아래로 살펴보고 찾아다니면서 목마르듯이 덕운(德雲) 비구를 보려 하다가 이레가 지난 뒤에 그 비구가 다른 산 위에서 거니는 것을 보았다.
보고는 그 앞에 나아가서 엎드려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앞에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행을 닦으며, 내지 어떻게 해야 보살의 행을 빨리 원만하는지 알지 못하나이다. 듣자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쳐 주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자비하신 마음으로 말씀하여 주소서. 어찌하오면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나이까?”
덕운 비구는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또 보살의 행을 물으니, 이것은 어려운 중에 어려운 일입니다. 이른바 보살의 행을 구하며, 보살의 경계를 구하며, 보살의 벗어나는 도를 구하며, 보살의 청정한 도를 구하며, 보살의 청정하고 광대한 마음을 구하며, 보살의 성취한 신통을 구하며, 보살의 해탈문 보임을 구하며, 보살이 세간에서 짓는 업을 나타내기를 구하며, 보살이 중생의 마음을 따라 줌을 구하며, 보살의 생사하고 열반하는 문을 구하며, 보살이 함이 있고 함이 없음을 관찰하되 마음이 집착이 없음을 구함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자유자재하고 결정하게 이해하는 힘을 얻어서 믿는 눈이 청정하고 지혜빛이 밝게 비치므로 경계를 두루 관찰하여 모든 장애를 여의었으며, 교묘하게 관찰하여 넓은 눈이
밝아서 청정한 행을 갖추었으며, 시방의 모든 국토에 가서 여러 부처님을 공경하고 공양하며, 모든 부처님 여래를 항상 생각하며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모두 지니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항상 뵈옵느니라.
이른바 동방에서 한 부처님ㆍ두 부처님ㆍ열 부처님ㆍ백 부처님ㆍ천 부처님ㆍ백천 부처님ㆍ억 부처님ㆍ백억 부처님ㆍ천억 부처님ㆍ백천억 부처님ㆍ나유타 억 부처님ㆍ백 나유타 억 부처님ㆍ천 나유타 억 부처님ㆍ백천 나유타 억 부처님을 뵈오며, 내지 수없고 한량없고 그지없고 같을 이 없고 셀 수 없고 일컬을 수 없고 생각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고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을 뵈오며, 내지 염부제(閻浮提) 티끌 수 부처님ㆍ사천하의 티끌 수 부처님ㆍ천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ㆍ이천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ㆍ삼천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ㆍ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과,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을 뵈옵느니라.
동방에서와 같이 남방ㆍ서방ㆍ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ㆍ하방에서도 역시 그러하며, 낱낱 방위에 계시는 부처님들의 갖가지 빛깔ㆍ갖가지 형상ㆍ갖가지 신통ㆍ갖가지 유희ㆍ갖가지 모인 대중과, 장엄한 도량ㆍ갖가지 광명이 끝없이 비치는 일ㆍ갖가지 국토ㆍ갖가지 수명과, 중생들의 갖가지 마음을 따라서 갖가지로 바른 깨달음을 이루는 문을 나타내어서 대중들 가운데서 사자후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생각하여 지혜의 광명으로 두루 보는 법문을 얻었거니와, 모든 대 보살들의 그지없는 지혜로 청정하게 수행하는 문이야 어떻게 알겠는가.
이른바 지혜의 빛으로 두루 비추는 염불문이니, 모든 부처님 국토의 가지가지 궁전을 청정하게 장엄함을 항상 보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생각케 하는 염불문이니,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서 부처님을 뵈옵고 청정함을 얻게 하는 연고니라. 힘에 편안히 머물게 하는 염불문이니, 여래의 십력(十力)에 들게 하는 연고며, 법에 편안히 머물게 하는 염불문이니, 한량없는 부처님을 보고 법을 듣는 연고며, 여러 방위에 밝게 비치는 염불문이니,
모든 세계에 있는 차별이 없이 평등한 부처님 바다를 다 보는 연고며, 사람이 볼 수 없는 염불문이니, 모든 미세한 경계에 계시는 부처님들의 자유자재한 신통을 다 보는 연고니라.
여러 겁에 머무는 염불문이니, 모든 겁 동안에 여래의 하시는 일들을 항상 보고 잠깐도 버리지 않는 연고며, 온갖 때에 머무는 염불문이니, 모든 시절에 여래를 항상 보고 친근하여 함께 있어서 잠깐도 떠나지 않는 연고며,
모든 세계에 머무는 염불문이니 모든 국토에서 부처님 몸이 온갖 것을 초과하여 평등함이 없음을 보는 연고며, 모든 세상에 머무는 염불문이니, 자기 마음이 좋아함을 따라서 삼세의 모든 여래를 두루 보는 연고며, 모든 경계에 머무는 염불문이니, 온갖 경계에서 여러 부처님이 차례로 나타나심을 보는 연고며, 고요한 데 머무는 염불문이니, 잠깐 동안에 모든 세계의 모든 부처님이 열반을 보이심을 보는 연고니라.
멀리 떠난 데 머무는 염불문이니, 하루 동안에 모든 부처님이 머무시던 데서 떠나 가심을 보는 연고며, 광대한 데 머무는 염불문이니, 낱낱 부처님이 모든 법계에 가득하심을 항상 마음으로 관찰하는 연고며, 미세한 데 머무는 염불문이니, 한 털끝에 말할 수 없는 여래가 나타나는 것을 그곳마다 가서 섬기는 연고며, 장엄한 데 머무는 염불문이니, 잠깐 동안에 모든 세계에서 부처님들이 등정각을 이루고 신통 변화를 나타내심을 보는 연고며, 능히 하는 일에 머무는 염불문이니, 모든 부처님이 세간에 나타나서 지혜의 광명을 놓으며 법륜을 굴리심을 보는 연고니라.
자유자재한 마음에 머무는 염불문이니, 자기 마음에 좋아함을 따라서 모든 부처님이 형상을 나타내시는 줄을 아는 연고며, 자기의 업에 머무는 염불문이니, 중생들의 쌓은 업을 따라 영상을 나타내어 깨닫게 하는 줄을 아는 연고며, 신통 변화에 머무는 염불문이니, 부처님의 앉으신 큰 연꽃이 법계에 두루하게 핀 것을 보는 연고며, 허공에 머무는 염불문이니, 여래의 소유하신 몸 구름이 법계와 허공계를 장엄하였음을 관찰하는 연고며, 그렇거늘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능히 알며 능히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남쪽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바다문[海門]이요, 거기
비구가 있으니 이름을 해운(海雲)이라 합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묻기를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해운비구가 광대한 선근을 발기하는 인연을 분별하여 말하리라.
선남자여, 해운비구가 그대로 하여금 광대한 도를 도와 주는 지위에 들어가게 하며, 그대로 하여금 광대한 선근의 힘을 내게 하며, 그대에게 보리심을 내는 원인을 말하며, 그대로 하여금 광대한 승(乘)의 광명을 내게 하며, 그대로 하여금 광대한 바라밀을 닦게 하며, 그대로 하여금 광대한 수행 바다에 들어가게 하며, 그대로 하여금 광대한 서원을 만족케 하며, 그대로 하여금 광대하게 장엄하는 문을 깨끗하게 하며, 그대로 하여금 광대한 자비의 힘을 내게 하리라.“
그때 선재동자는 덕운 비구의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관찰하면서 물러갔다.

(3) 해운(海雲) 비구를 찾다그때 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지식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바른 생각으로 지혜 광명의 문을 관찰하며, 바른 생각으로 보살의 해탈문을 관찰하며, 바른 생각으로 보살의 삼매문을 관찰하며, 바른 생각으로 보살의 큰 바다의 문을 관찰하며, 바른 생각으로 부처님이 앞에 나타나는 문을 관찰하며, 바른 생각으로 부처님의 방위[方所]의 문을 관찰하며, 바른 생각으로 부처님의 법칙의 문을 관찰하며, 바른 생각으로 부처님의 허공계와 평등한 문을 관찰하며, 바른 생각으로 부처님의 차례로 나타나시는 문을 관찰하며, 바른 생각으로 부처님의 들어가신 방편의 문을 관찰하였다.
선재동자는 점점 남쪽으로 가서 바다문 나라에 이르렀다. 해운(海雲) 비구의 있는 데 가서 엎드려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기를 마치고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위없는 온갖 지혜의 바다에 들고자 하오나, 보살이 어떻게 세속 집을 버리고 여래의 집에 태어나며, 어떻게 죽살이 바다를 건너서 부처 지혜의 바다에 들어가며, 어떻게 범부의 지위를 떠나서 여래의 지위에 들어가며, 어떻게 죽살이의 흐름을 끊고 보살행의 흐름에 들어가며 어떻게 죽살이의 바퀴를 깨뜨리고 보살의 서원 바퀴를 이루며, 어떻게 마의 경계를 없애고 부처의 경계를 나타내며, 어떻게 애욕 바다를 말리고 자비 바다를 자라게 하며, 어떻게 모든 난관과
악취(惡趣)에 들어가는 문을 닫고 큰 열반의 문을 열며, 어떻게 삼계(三界)의 성에서 벗어나 온갖 지혜의 성에 들어가며, 어떻게 모든 노리개[玩好物]를 버려서 일체 중생을 이익케 할 수 있겠습니까?”
해운 비구는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는가?”
선재동자는 대답하였다.
“그러합니다. 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해운 비구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만일 중생들이 선근을 심지 않고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지 못하나니, 보현 법문의 선근 광명을 얻어야 하며, 참된 길인 삼매의 광명을 갖추어야 하며, 가지가지 광대한 복바다를 내야 하며, 희고 깨끗한 법을 자라게 하는 데 게으름이 없어야 하며, 선지식을 섬기는 데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하며, 몸과 목숨을 돌보지 말고 쌓아 두는 일이 없어야 하며, 평등한 마음이 땅과 같아서 높낮이가 없어야 하며, 항상 모든 중생을 사랑해야 하며, 생사의 길을 늘 생각하고 버리지 말아야 하며, 여래의 경계 관찰하기를 항상 좋아해야 능히 보리심을 내게 되느니라.
보리심을 낸다는 것은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냄이니 일체 중생을 널리 구원하는 연고며, 크게 인자한 마음을 냄이니 모든 세간을 다 같이 복되게 하는 연고며, 안락케 하는 마음을 냄이니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괴로움을 없애게 하는 연고며, 이익케 하는 마음을 냄이니 모든 중생이 나쁜 법을 떠나게 하는 연고며, 슬피 여기는 마음을 냄이니 공포하는 이들을 보호하는 연고며, 걸림없는 마음을 냄이니 모든 장애를 여의는 연고며, 광대한 마음을 냄이니 모든 법계에 두루 가득하는 연고며, 그지없는 마음을 냄이니 허공 같은 세계에 가지 않는 데가 없는 연고며, 너그러운 마음을 냄이니 모든 여래를 다 뵈옵는 연고며, 청정한 마음을 냄이니 삼세 법에 지혜가 어기지 않는 연고며, 지혜의 마음을 냄이니 온갖 지혜의 바다에 널리 들어가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내가 이 바다문 나라에 있는 지가 12년인데 항상 큰 바다로 경계를 삼노라.
이른바 큰 바다가 광대하여 한량이 없음을 생각하며, 큰 바다가 매우 깊어서 측량할 수 없음을 생각하며, 큰 바다가 점점 깊고 넓어짐을 생각하며, 큰 바다에 한량없는 보물들이 기묘하게 장엄함을 생각하며, 큰 바다에 한량없는 물이 쌓였음을 생각하며,
큰 바다의 물빛이 같지 않아 헤아릴 수 없음을 생각하여, 큰 바다는 한량없는 중생이 사는 곳인 줄 알며, 큰 바다는 갖가지 엄청나게 몸 큰 중생을 있게 함을 생각하며, 큰 바다는 큰 구름에서 내리는 비를 모두 받아 둠을 생각하며, 큰 바다는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음을 생각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생각할 적에 또 이렇게 생각하였으니, 이 세상에는 이 바다보다 더 넓은 것이 있는가, 이 바다보다 더 한량없는 것이 있는가, 이 바다보다 더 깊은 것이 있는가, 이 바다보다 특수한 것이 있는가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이렇게 생각할 적에 이 바다 밑에서 큰 연꽃이 홀연히 솟아나는데, 이길 이 없는[無能勝] 다라니 보배로 줄기가 되고, 폐유리(吠瑠璃) 보배로 연밥이 되고, 염부단금(閻浮檀金)으로 잎이 피고, 침수(沈水)향으로 꽃판이 되고, 마노(碼𥔥)로 꽃술이 되어 아름답게 피어서 바다 위에 가득하게 덮이었다.
백만 아수라왕이 연꽃 줄기를 잡았는데, 백만 마니보배로 장엄한 그물이 위에 덮이고, 백만 용왕이 향수를 비내리고, 백만 가루라왕이 영락과 비단 띠를 둘러서 사방으로 드리우고, 백만 나찰왕은 자비한 마음으로 관찰하고, 백만 야차왕은 공경하며 예배하고, 백만 건달바왕은 갖가지 음악으로 찬탄하며 공양하고, 백만 천왕은 여러 가지 하늘 꽃ㆍ하늘 화만ㆍ하늘 향ㆍ사르는 하늘 향ㆍ바르는 하늘 향ㆍ가루 하늘 향ㆍ하늘 의복ㆍ하늘의 당기ㆍ번기ㆍ일산을 비내리었다.
백만 범천왕은 엎드려 절하고, 백만 정거천(淨居天)은 합장하고 절하며, 백만 전륜왕은 칠보로 장엄하여 공양하고, 백만 바다 맡은 신은 한꺼번에 나와서 공경하고 예배하며, 백만 미광(味光) 마니보배에서는 광명이 두루 비치고, 백만 정복(淨福) 마니보배로 장엄하였으며, 백만 보광(普光) 마니보배로는 청정한 갈무리가 되고, 백만 수승(殊勝) 마니보배는 빛이 찬란하며, 백만 묘장(妙藏)마니보배는 광명이 그지없이 비치고, 백만 염부당(閻浮幢) 마니보배는 차례로 줄을 지었으며, 백만 금강사자 마니보배는 깨뜨릴 수 없이 청정하게 장엄하고, 백만 일장(日藏) 마니보배는 엄청나게 청정하며, 백만
가락(可樂) 마니보배는 가지각색 빛을 갖추고, 백만 여의(如意) 마니보배는 장엄이 끝이 없고 광명이 찬란하게 비치었다.
이렇게 큰 연꽃은 여래가 출세하시는 선근으로 일어났으므로 모든 보살이 믿고 좋아하며, 시방세계에 모두 나타나는데, 눈어리 같은 법에서 났으며, 꿈 같은 법에서 났으며, 청정한 업으로 생겼으며, 다툼이 없는 법문으로 장엄하여 함이 없는 인(印)에 들어갔고, 걸림없는 문에 머물러 시방의 모든 국토에 가득하였으며, 부처님들의 깊고 깊은 경계를 따르는 것이며, 수 없는 백천 겁 동안에 그 공덕을 칭찬하여도 다할 수 없느니라.
내가 보니, 그때 연꽃 위에 여래가 가부하고 앉으셨는데, 몸이 여기서부터 형상 세계 꼭대기까지 이르렀고, 보배 연꽃 자리가 헤아릴 수 없고 도량에 모인 대중도 헤아릴 수 없고 거룩한 모습을 이루심도 헤아릴 수 없고 잘 생긴 모습이 원만함도 헤아릴 수 없고 신통과 변화도 헤아릴 수 없고 빛깔이 청정함도 헤아릴 수 없고 볼 수 없는 정수리도 헤아릴 수 없고 넓고 긴 혀도 헤아릴 수 없고 교묘한 말씀도 헤아릴 수 없고 원만한 음성도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는 힘도 헤아릴 수 없고 청정한 두려움 없음도 헤아릴 수 없고 광대한 변재도 헤아릴 수 없으며, 또 생각하건대 그 부처님이 지난 옛날에 여러 가지 행을 닦으심도 헤아릴 수 없고 자재하게 도를 이룸도 헤아릴 수 없고 묘한 음성으로 법을 말함도 헤아릴 수 없고 여러 문으로 나타나시어 가지가지로 장엄함도 헤아릴 수 없고 좌우로 보는 것이 차별함도 헤아릴 수 없고 모든 것을 이익하여 다 원만케 함도 헤아릴 수 없느니라.
그때 이 여래께서 오른손을 펴서 내 정수리를 만지시고 나에게 넓은 눈 법문[普眼法門]을 연설하시니 모든 여래의 경계를 열어 보이며, 모든 보살의 행을 드러내며, 모든 부처의 묘한 법을 열어 밝히니, 모든 법륜이 다 그 가운데 들었으며,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고 모든 외도의 삿된 이론을 꺾어 부수고 모든 마의 군중을 멸하여 중생들을 기쁘게 하며, 모든 중생의 마음과 행을 비추고 모든 중생의 근성을 분명히 알아 중생들의 마음을
깨닫게 하였느니라.
내가 그 여래의 계신 데서 이 법문을 듣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기억하고 관찰한 것을 어떤 사람이 바닷물로 먹을 삼고 수미산으로 붓을 삼아 이 넓은 눈 법문의 한 품 가운데 한 문(門)이나, 한 문 가운데 한 법이나, 한 법 가운데 한 뜻이나, 한 뜻 가운데 한 구절을 쓴다 하여도 조금도 쓸 수 없거든, 하물며 다할 수 있을까 보냐.
선남자여, 내가 그 부처님 계신 데서 1천 2백 년 동안에 이 넓은 눈 법문을 받아 가지고, 날마다 들어 지니는 다라니 광명으로 수없는 품(品)을 받아들이고, 고요한 문[寂靜門] 다라니 광명으로 수없는 품에 나아가고, 그지없는 도는[無邊旋] 다라니 광명으로 수없는 품에 두루 들어가고, 곳을 따라 관찰하는 다라니 광명으로 수없는 품을 분별하고, 위엄과 힘[力] 다라니 광명으로 수없는 품을 널리 거둬 가지고, 연꽃 장엄 다라니 광명으로 수없는 품을 끌어내고, 청정한 음성 다라니 광명으로 수없는 품을 연설하고, 허공장 다라니 광명으로 수없는 품을 드러내 보이고, 광명 무더기[光聚] 다라니 광명으로 수없는 품을 넓히고, 바다광[海藏] 다라니 광명으로 수없는 품을 해석하였느니라.
어떤 중생이든지 시방에서 오는 하늘이나 하늘 왕이나 용이나 용왕이나 야차나 야차왕이나 건달바나 건달바왕이나 아수라나 아수라왕이나 가루라나 가루라왕이나 긴나라나 긴나라왕이나 마후라가나 마후라가왕이나 사람이나 사람왕이나 범천이나 범천왕이나 이런 이들이 나에게 오면, 내가 그들을 위하여 이 법문을 열어 보이고 해석하고 선양하고 찬탄하여 사랑하고 좋아하게 하며, 이 부처님들의 보살행 광명인 넓은 눈 법문에 들어가 편안히 머물게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넓은 눈 법문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은 모든 보살행의 바다에 깊이 들어가나니, 그 원력을 따라서 수행하는 연고며, 큰 서원 바다에 들어가나니, 한량없는 세월에 세간에 머무는 연고며, 모든 중생
바다에 들어가나니, 그 마음을 따라 널리 이익케 하는 연고며, 모든 중생의 마음 바다에 들어가나니, 십력과 걸림없는 지혜 광(光)을 내는 연고며, 모든 중생의 근성 바다에 들어가나니, 때를 맞추어 교화하여 다 조복하는 연고니라.
모든 세계 바다에 들어가나니, 본래의 서원을 성취하여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는 연고며, 모든 부처님 바다에 들어가나니 모든 여래께 항상 공양하기를 원하는 연고며, 모든 법 바다에 들어가나니, 지혜로 모두 깨닫는 연고며, 모든 공덕 바다에 들어가나니, 낱낱이 수행하여 구족케 하는 연고며, 모든 중생의 말씀 바다에 들어가나니, 모든 세계에서 바른 법륜을 굴리는 연고며, 내가 어떻게 저러한 공덕의 행을 능히 알고 능히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60유순쯤 가면 능가산으로 가는 길 옆에 한 마을이 있어 이름을 바다 연안[海岸]이라 하며, 거기 비구가 있으니 이름은 선주(善住)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해서 보살의 행을 깨끗케 하느냐’라고 물으라.”
그때 선재동자는 해운 비구의 발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우러러보면서 물러갔다.

(4) 선주(善住) 비구를 찾다그때 선재동자가 선지식의 가르침을 오로지 생각하며 넓은 눈 법문을 오로지 생각하며,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오로지 생각하며, 법문의 글귀를 오로지 지니며, 법바다의 문에 오로지 들어가며, 법의 차별을 오로지 생각하며, 법의 소용돌이에 깊이 들어가며, 법의 허공에 널리 들어가며, 법의 가리움을 깨끗이 하며, 법보의 있는 데를 관찰하였다.
점점 남쪽으로 가다가 능가산으로 가는 길 옆에 있는 바다 연안 마을에 이르러 시방을 살피면서 선주(善住) 비구를 찾았다.
이 비구가 허공에서 거니는데 수없는 하늘들이 공경하고 둘러 있어 하늘 꽃을 흩으며 하늘 풍류를 지으니, 수없는 번기ㆍ당기와 비단들이 허공에 가득하여 공양하고, 여러 용왕들은 허공에서 부사의한 침수향 구름과 뇌성과 번개를 일으켜 공양하고, 긴나라왕은 여러 음악을 연주하여 법다이 찬탄하면서 공양하며, 마후라가왕은 부사의한 보드라운 의복을 허공에 가득하게 베풀고 즐거운 마음으로 공양하고, 아수라왕은 부사의한 마니보배 구름을 일으키니, 한량없는 광명과 가지가지 장엄이 허공에 가득하여 공양하며,
가루라왕은 동자가 되었는데 한량없는 채녀(采女)들이 둘러쌌으며, 필경에 살해하는 마음이 없어져서 허공에서 합장하고 공양하며, 부사의한 나찰왕들은 한량없는 나찰에게 둘러싸였는데 형상이 장대하고 매우 무섭게 생긴 것이, 선주비구의 인자한 마음이 자재함을 보고 허리를 굽히고 합장하여 무리에게 둘러싸여 우러러 공양하며, 부사의한 야차왕들은 제각기 자기의 무리에게 둘러싸여 사면에 둘러서서 공경하고 수호하며, 부사의한 범천왕들은 허공중에서 몸을 굽히고 합장하여 인간의 법으로 찬탄하며, 부사의한 정거천들은 허공에서나 궁전에서 함께 공경하며 합장하고 큰 서원을 내는 것을 보았다.
이때 선재동자는 이런 일을 보고는 마음이 환희하여 합장 예경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불법을 수행하며, 보살이 어떻게 불법을 쌓아 모으며, 어떻게 불법을 갖추며, 어떻게 불법을 익히며, 어떻게 불법을 증장하며, 어떻게 불법을 모두 거두며, 어떻게 불법을 끝까지 마치며, 어떻게 불법을 깨끗이 다스리며, 어떻게 불법을 매우 깨끗케 하며, 어떻게 불법을 통달하는지 알지 못하옵니다. 제가 듣자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사랑하시고 어여삐 여기사 저에게 말씀하소서.
보살이 어떻게 부처님 뵈옴을 버리지 않고 항상 그곳에서 부지런히 닦습니까? 보살이 어떻게 보살을 버리지 않고 여러 보살들과 선근이 같습니까? 보살이 어떻게 불법을 버리지 않고 다 지혜로 밝게 증득합니까? 보살이 어떻게 큰 서원을 버리지 않고 일체 중생을 두루 이익케 합니까? 보살이 어떻게 중생의 행을 버리지 않고 온갖 겁에 머무르면서 고달픈 마음이 없습니까?
보살이 어떻게 부처 세계를 버리지 않고 모든 세계를 모두 깨끗하게 장엄합니까? 보살이 어떻게 부처님 힘을 버리지 않고 여래의 자유자재하심을 다 보고 압니까? 보살이 어떻게 함이 있음을 버리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으면서 모든 생사의 길에서 변화하는 것처럼 죽살이를 받으면서 보살의 행을 닦습니까? 보살이
어떻게 법문 듣는 일을 버리지 않고 부처님들의 바른 가르침을 다 받습니까? 보살이 어떻게 지혜의 광명을 버리지 않고 삼세에서 지혜로 행할 곳에 두루 들어갑니까?”
이때 선주 비구는 선재에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이제 또 마음을 내어 부처의 법과 온갖 지혜의 법과 자연인 법을 묻는구나.
선남자여, 나는 이미 보살의 걸림없는 해탈의 행을 성취하였으므로, 오고 가고 다니고 그칠 적에 따라서 생각하고 닦고 관찰하여서, 곧 지혜의 광명을 얻었으니 이 몸이 필경까지 걸림없음이니라.
이 지혜의 광명을 얻었으므로 일체 중생의 마음과 행을 아는 데 걸림이 없고, 일체 중생의 죽고 나는 것을 아는 데 걸림이 없고, 일체 중생의 지난 세상 일을 아는 데 걸림이 없고, 일체 중생의 오는 세상 일을 아는 데 걸림이 없고, 일체 중생의 지금 세상 일을 아는 데 걸림이 없고, 일체 중생의 말과 음성이 제각기 다름을 아는 데 걸림이 없고, 일체 중생의 의문을 결단하는 데 걸림이 없고, 일체 중생의 근성을 아는 데 걸림이 없고, 일체 중생의 교화를 받을 만한 곳에 모두 나아가는 데 걸림이 없고, 모든 찰나ㆍ라바(羅婆)ㆍ모호율다(牟呼栗多)ㆍ낮ㆍ밤ㆍ시간을 아는 데 걸림이 없고, 삼세 바다[三世海]에서 헤매는 차례를 아는 데 걸림이 없으며, 이 몸으로 시방의 모든 세계를 두루 이르는 데 걸림이 없나니, 왜냐 하면 머무름도 없고 짓는 일도 없는 신통한 힘을 얻은 연고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신통한 힘을 얻었으므로, 허공 중에서 다니고 서고 앉고 눕기도 하며, 숨고 나타나기도 하고, 한 몸도 나타내고 여러 몸도 나타내며, 장벽을 뚫고 나가기를 허공처럼 하고, 공중에서 가부좌하고 자유롭게 가고 오는 것이 나는 새와 같이하며, 땅 속에 들어가기를 물과 같이 하고, 물을 밟고 가기를 땅과 같이하며, 온몸의 아래와 위에서 연기와 불꽃이 나는 것이 불더미 같으며, 어떤 때는 모든 땅을 진동케 하고 어떤 때는 손으로 해와 달을 만지기도 하고, 키가 커서 범천의 궁전까지 이르기도 하고 사르는 향
구름도 나타내고 보배 불꽃 구름도 나타내고 변화하는 구름도 나타내고 광명 그물 구름도 나타내서 시방세계를 두루 덮기도 하노라.
한 생각 동안에 동방으로 한 세계로 지나가고, 두 세계ㆍ백 세계ㆍ천 세계ㆍ백천 세계ㆍ한량없는 세계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를 지나기도 하며, 혹은 염부제의 티끌 수 세계도 지나가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지나가기도 하면서, 그 모든 세계의 부처님 세존 앞에서 법을 듣기도 하며, 그 여러 부처님 계신 데서 한량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차별한 몸을 나타내고, 낱낱 몸마다 한량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공양 구름을 내리니, 이른바 모든 꽃 구름ㆍ모든 향 구름ㆍ모든 화만 구름ㆍ모든 가루향 구름ㆍ모든 바르는 향 구름ㆍ모든 일산 구름ㆍ모든 옷 구름ㆍ모든 당기 구름ㆍ모든 번기 구름ㆍ모든 휘장 구름과, 모든 몸 구름으로 공양하고, 낱낱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법을 내가 모두 받아 지니고 낱낱 국토에 있는 장엄을 내가 모두 기억하노라.
동방에서와 같이 남방ㆍ서방ㆍ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ㆍ하방도 그러하며, 이러한 모든 세계에 있는 중생들이 내 몸을 보면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며, 저 세계의 모든 중생을 내가 다 분명하게 보고 그들의 크고 작고 잘나고 못나고 괴롭고 즐거움을 따라 그 형상과 같은 몸으로 교화하여 성취하며, 만일 나를 친근하는 중생이면 모두 이러한 법문에 편안히 머물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빨리 부처님께 공양하고 중생들을 성취시키는 데 걸림없는 해탈문만을 알거니와, 저 보살들이 크게 가엾이 여기는 계행ㆍ바라밀 계행ㆍ대승의 계행ㆍ보살의 도와 서로 응하는 계행ㆍ걸림이 없는 계행ㆍ물러가지 않는 계행ㆍ보리심을 버리지 않는 계행ㆍ항상 불법으로 상대할 이를 위하는 계행ㆍ온갖 지혜에 항상 뜻을 두는 계행ㆍ허공 같은 계행ㆍ모든 세간에 의지함이 없는 계행ㆍ허물이 없는 계행ㆍ손해가 없는 계행ㆍ모자라지 않는 계행ㆍ섞이지 않는 계행ㆍ흐리지 않는 계행ㆍ뉘우침이 없는 계행ㆍ청정한 계행ㆍ때를 여읜
계행ㆍ티끌을 여읜 계행ㆍ이러한 공덕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방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달리비다(達里鼻茶)요, 그 나라에 자재(自在)라는 성이 있고, 그 성중에 사람이 있는데 이름은 미가(彌伽)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라고 물으라.”
그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우러르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칠주(七肘) : 뒷글자는 척(陟)과 류(柳)의 반절이다.
원장(垣牆) : 뒷글자는 재(在)와 량(良)의 반절이다.
지참(池塹) : 뒷글자는 칠(七)과 염(豔)의 반절이다.
휘묵(徽纆) : 앞글자는 허(許)와 귀(歸)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막(莫)과 북(北)의 반절이다.
비륵(轡勒) : 앞글자는 병(兵)과 미(媚)의 반절이다.
비곡(悲轂) : 뒷글자는 고(古)와 록(祿)의 반절이다.
신축(信軸) : 뒷글자는 직(直)과 륙(六)의 반절이다.
인할(忍鎋) : 뒷글자는 호(胡)와 할(瞎)의 반절이다.
차승(此乘) : 뒷글자는 식(食)과 증(證)의 반절이다.
대상(大箱) : 뒷글자는 식(息)과 량(良)의 반절이다.
인욕(茵蓐) : 앞글자는 음이 인(因)이고, 뒷글자는 음이 욕(辱)이다.
기앙(羇鞅) : 앞글자는 거(居)와 의(宜)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어(於)와 량(兩)의 반절이다.
편액(便軶) : 뒷글자는 어(於)와 혁(革)의 반절이다.
법증(法繒) : 뒷글자는 질(疾)과 릉(陵)의 반절이다.
궤칙(軌則) : 앞글자는 거(居)와 유(洧)의 반절이다.
폐류(吠瑠) : 앞글자는 부(符)와 폐(廢)의 반절이다.
함제(銜諸) : 앞글자는 호(戶)와 감(監)의 반절이다.
천명(闡明) : 앞글자는 창(昌)과 선(善)의 반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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