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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385 불교 (기세인본경/起世因本經) 4권

by Kay/케이 2023.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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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기세인본경(起世因本經) 4

 

기세인본경 제4권


수나라 천축사문 달마급다 한역
김영률 번역


4. 지옥품 ③

“또 비구들이여, 저 아비지(阿毘脂)대지옥 속의 모든 중생으로서 생자(生者)ㆍ유자(有者) 나아가 주자(住者)는 악하고 착하지 못한 업의 과보 때문에 동쪽 벽에서 불꽃[光炎]이 나와서 서쪽 벽으로 곧게 쏘아서 다다른 뒤에는 머무르고, 서쪽 벽에서 불꽃이 나와 동쪽 벽으로 곧게 쏘아서 다다른 뒤에는 머물며, 남쪽 벽에서 불꽃이 나와 북쪽 벽을 곧게 쏘고, 북쪽 벽에서 불꽃이 나와서 남쪽 벽을 곧게 쏜다. 아래에서 위를 향해 쏘고 위에서 아래로 쏘며, 세로 가로로 서로 닿고, 위 아래로 부딪치며 쏘는데 뜨거운 불꽃이 솟아오르며 서로 부딪친다.
이 여섯 가지의 크고 거센 불덩이 속으로 모든 중생은 던져지고, 그 가운데에 붙박아 놓아져 극단의 엄하고 절박한 괴로움을 받지만 목숨은 끝나지 않는다. 나아가 간략히 말하자면 저 선하지 못한 업을 마치지 못하고 다하지 못하여 그 중간에서 모두 갖추어 받는 것이다.
또 비구들이여, 저 아비지(阿毘脂)대지옥 속의 모든 중생들로서 생자ㆍ유자 나아가 주자는 악하고 선하지 못한 업의 과보 때문에 한량없는 시간과 멀고 아득한 길을 지나는데, 옥(獄)의 동쪽 문이 갑자기 저절로 열리는 것을 본다.
이때 저 지옥의 모든 중생들은 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거나 보고는 그곳을 향해 달려간다. 달리고 다시 달리며 매우 빠르게 달려가며 말한다.
‘우리들은 지금 저곳에 이르면 결단코 벗어날 수 있다. 우리들이 지금 저곳에 다다르면 마땅히
크게 길(吉)하리라.’
저들 중생들이 이와 같이 달릴 때, 달리고 다시 달릴 때, 빠르게 달려갈 때, 그 몸은 도리어 다시 훨훨 타는 불길에 싸인다. 비유하자면 세간에 힘센 장사가 큰 횃불을 쥐고 바람을 거슬러 달리면 그 횃불은 다시 도리어 더욱 맹렬하게 타는 것과 같다.
이와 같고 이와 같아서 저들이 달릴 때, 달리고 다시 달리며 이와 같이 달릴 때, 몸의 모든 뼈마디가 도리어 다시 타버린다. 발을 들 때 살과 피가 떨어지고 흩어졌다가 발을 내릴 때 그 살은 도로 살아난다. 또 저들이 이와 같이 달음박질하여 문 가까이에 가고자 할 때 그들의 업보 때문에 문은 저절로 닫힌다. 중생들은 이때 그 옥중의 불꽃이 이글거리는 쇠땅 위에 한결같이 기절하여 얼굴을 파묻고 쓰러진다.
그들이 그 가운데서 엎어져 쓰러지면 즉시 그 피부가 타고, 피부가 타고 난 다음에는 살이 탄다. 살이 타고 나면 힘줄이 타고, 힘줄이 타고 나면 뼈가 타고, 뼈가 타고 나면 골수에 이른다. 골수가 나오면 연기가 나오고, 연기가 나오면 다시 연기가 나오고 큰 연기가 나온다.
그들은 그 속에서 차례로 극단의 엄한 고통을 받지만 목숨은 끝나지 않는다. 간략히 말하자면 앞에서와 같아, 악하고 착하지 못한 업이 다하지 못하고 나아가 옛날에 사람이거나 사람 아닌 몸으로 지어온 것을 그 안에서 갖추어 받는 것이다.
또 비구들이여, 저 아비지대지옥 속의 모든 중생들로서 생자ㆍ유자 나아가 주자는 모든 착하지 못한 업의 과보 때문에 한량없는 시간과 멀고 아득한 길을 지나는데, 이때 저 지옥의 남문ㆍ서문 나아가 북문이 다시 그와 같이 열린다. 때에 저 지옥 중생들은 저 문 열리는 소리를 듣고는 문을 향해 달려간다. 달리고는 다시 달리며, 나아가 계속 달리면서 이러한 생각을 한다.

‘우리들은 지금 이곳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우리들은 지금 꼭 끝내고 마쳐야 한다.’
저들이 이와 같이 크게 달음박질할 때 그 몸은 도리어 맹렬한 불꽃에 싸인다. 비유하자면 장사가 마른 풀로 된 큰 횃불을 잡고 바람을 거슬러 달리면 그 횃불은 도리어 더욱 거세게 타는 것과 같다.
이와 같고 이와 같아서, 저 중생들이 달리고 다시 달리고, 나아가 계속 달리며 이렇게 달려갈 때 그들의 몸은 더욱더 세차게 탄다. 발을 들 때에는 살과 피가 함께 흩어지고 발을 내리고자 할 때에는 살과 피가 다시 살아나는데 문에 다다랐을 때는 그 문은 도로 닫힌다.
그들은 그 안의 불꽃이 이글거리는 뜨거운 쇠땅 위에서 한결같이 달려가지만 이미 벗어날 수가 없자, 마음은 괴롭고 어지러워 얼굴을 파묻고 땅에 쓰러진다.
그들이 그때 땅에 엎어지면 즉시 몸의 살갗이 타고, 살갗이 타고 나면 다음에는 살이 타며, 살이 타고 나면 다시 뼈가 타고, 나아가 골수에까지 사무치면 훤하게 타며 연기가 나온다. 그 연기는 봉화처럼 다시 불꽃과 연기가 서로 섞여서 나오는데 뜨거운 고통은 다시 배나 된다.
저들은 그 안에서 극단의 엄한 고통을 받는데, 간략히 말하자면 앞에서와 같아 수명을 마치거나 다하지 않는다. 악하고 착하지 못한 업을 멸하지 못하고 떠나지 못하고 변화시키지 못하고 흩어버리지 못하며, 나아가 옛날에 사람이거나 사람 아닌 몸으로 짓고 만든 것 모두를 다 받는 것이다.
또 비구들이여, 저 아비지대지옥 속에 있는 중생으로서 주자(住者)는 모든 착하지 못한 업의 과보 때문에 저 지옥의 불로 태워질 때 눈으로 보는 빛깔[色]은 모두 뜻에 좋아하지 않는 빛깔이고, 뜻에 좋아하는 것은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뜻에 좋아하지 않고 이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사랑할 만한 빛깔이 아니고
착하지 아니한 빛깔이어서 항상 괴롭다.
귀로 듣는 소리, 코로 맡는 냄새, 혀가 느끼는 맛, 몸이 깨닫는 감촉, 뜻에 생각하는 법이 모두 이 마음속에 기쁘지 않는 대상이다. 뜻에 기쁘지 않고 사랑할 만한 법이 아닌 것이 와서 앞에 나타나며, 무릇 있는 모든 경계(境界)는 다 착하지 못하다.
그들은 그 속에서 이런 인연으로 항상 매우 무겁고 거칠고 껄끄러운 괴로움을 받는데, 그 빛깔이 나쁘기 때문에 그 감촉 역시 그러하며 나아가 수명도 마치지 못한다. 악하고 착하지 못한 업을 없애지 못하고 멸하지 못하여 옛날에 사람이거나 사람 아닌 몸으로 짓고 만들었던 일체의 모든 악업을 모두 갖추어 받는 것이다.
또 비구들이여, 무슨 인연으로 저 아비지대지옥을 아비지대지옥이라 일컫는가.
비구들이여, 아비지대지옥 속에서는 모든 시간에서 손가락을 한 번 튀기는 시간처럼 아주 잠깐 동안도 즐거움을 받음이 없다. 이런 까닭에 저 대지옥을 일컬어 아비지(阿毘脂)라 하며, 이와 같이 차례로 모두 갖추어 고통을 받는다.
비구들이여, 저 대지옥의 모든 중생들은 한량없는 시간과 멀고 아득한 길을 지나면서 저 아비지의 대지옥을 나오지만, 나와서는 달음박질하여 달리고는 다시 달리며 나아가 계속 달려간다. 집을 구하고, 숨을 곳을 구하고, 주(洲)를 구하고, 귀의처를 구하고, 구호처를 구하고자 하므로 흑운사(黑雲沙) 5백 유순의 소지옥 가운데로 나아간다. 들어가고 나서 간략히 말하자면 최후에 열여섯 번째 한빙(寒氷)지옥에 이르러 많은 고통을 갖추어 받고서야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느니라.”
여기에서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사람이 몸과 입과 뜻으로 죄를 지으면
지은 뒤에 나쁜 길[惡道]로 향하여서

마땅히 활(活)지옥에 태어나리니
그 속은 두렵고 털이 곤두서는 곳이니라.

수없는 천억 년을 지나면서
죽어서는 잠깐 사이에 다시 살아나며
원수는 각각 서로 앙갚음하나니
이로 말미암아 중생은 다시 서로 죽이느니라.

만약 부모에게 나쁜 마음 일으키고
혹은 불ㆍ보살ㆍ성문(聲聞)에게도 그런다면
이들은 모두 흑승(黑繩)지옥에 떨어지리니
그곳에서 받는 고통은 지극히 엄하고 극심하다.

남을 시켜 바른 행을 사악하게 왜곡시키고
벗의 착함을 보고 반드시 파괴하고
두 말[兩舌]하고 나쁜 말[惡口]하고 거짓말[妄語] 많이 하면
그들도 모두 흑승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세 가지 중한 악업을 즐겨 지으며
세 가지 선근의 싹을 닦지 않는다면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은 합(合)지옥에 떨어져
그들은 그 안에서 오랜 고통 받느니라.

혹은 양과 말이나 모든 소를 해치거나
갖가지의 짐승이나 닭ㆍ돼지 등과
아울러 모든 벌레나 개미류를 죽이면
이들은 합지옥에 떨어지느니라.

세간에는 많은 종류의 두려운 형상 있으니
이로써 남을 윽박지르고 괴롭히므로
그는 애산(磑山) 등의 지옥에 떨어져
치고 누르고 찧고 빻는 고통을 받느니라.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악함 때문에
바른 이치를 빙 돌려서 틀리게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하며 법률을 어기면
그는 칼날 바퀴에 상처를 받는다.

만약 강한 세력 믿고 남을 겁탈하며
힘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모두 빼앗으며
이처럼 모두를 괴롭게 하면
그는 쇠코끼리에 차이고 짓밟히느니라.

만약 모든 중생을 살해하기 좋아하여
몸과 손에 피를 바르고 마음을 몹시 악하게 가져
항상 이런 부정한 업을 저지르면
그들은 마땅히 규환(叫喚)지옥에 태어나느니라.

여러 가지로 중생을 괴롭히기 때문에
규환지옥에서 오랫동안 삶기게 되고,
그 안에 다시 대규환지옥 있나니
이는 아첨ㆍ간사ㆍ교활한 마음 때문이니라.

모든 소견은 빽빽하여 가려지고
사랑 그물은 촘촘하여 빠져들어
항상 이런 최하의 업을 행하면
그는 곧 대규환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만약 대규환지옥에 이르면
불타는 쇠성[鐵城]은 털이 곤두서는 곳이라
그 속에 쇠당[鐵堂]과 쇠집[鐵屋]에
들어오는 자는 모두 타버리느니라.

만약 세간의 모든 일을 지으면서
모든 중생을 괴롭게 함이 많은 자는
그들은 마땅히 열뇌(熱惱)지옥에 태어나서
뜨거운 괴로움 받는 것이 한량없느니라.

세간의 사문이나 바라문,
부모나 존장(尊長)이나 모든 장로들을
항상 괴롭혀서 기쁘게 하지 않으면
그들은 다 열뇌지옥에 떨어지느니라.

하늘에 태어나는 청정한 업을 즐겨 닦지 않고
사랑해야 하는 지친(至親)을 항상 멀리 여의며
이런 일을 즐겨하는 자
그들 모두 마땅히 열뇌지옥에 들어가느니라.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그들 선인과 부모들을 욕하거나
혹은 그 밖의 존장을 해친다면
열뇌지옥에 떨어져 항상 삶기느니라.

항상 많은 여러 악업을 지으며
하나의 선한 마음 일으키지 않으면
이런 사람은 아비지(阿毘脂)지옥으로 가서
마땅히 한량없는 많은 고통을 받으리라.

만약 바른 법을 그른 법이라 하고
모든 그른 법을 바른 법이라 하며
이미 선한 일에 보탬이 없는 자는
그들 모두 마땅히 아비(阿毘)지옥으로 들어가느니라.

활(活)과 흑승(黑繩)의 두 지옥과
합(合)과 규환(叫喚)ㆍ대규환 셋을 합하면 다섯이 되고
열뇌(熱惱)ㆍ대열뇌와 함께 일곱이 되고
아비지(阿毘脂)대지옥은 여덟이 되느니라.

이 여덟의 대지옥은
엄하게 타는 고통을 참고 받기 어렵나니
사람이 지은 악업 때문에
그 안에 소지옥 열여섯이 있느니라.

이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이여, 지금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세계의 두 중간에 따로 다시 열 지옥이 있다. 무엇을 열이라 하는가. 이른바 알부타(頞浮陀)지옥ㆍ니라부타(泥囉浮陀)지옥ㆍ아부(阿浮)지옥ㆍ호호파(呼呼婆)지옥ㆍ아타타(阿吒吒)지옥ㆍ
소건제가(搔揵提迦)지옥ㆍ우발라(優鉢羅)지옥ㆍ파두마(波頭摩)지옥ㆍ분다리(奔茶利)지옥ㆍ구모타(究牟陀)지옥이다.
비구들이여, 그 중간에 이와 같은 열 가지의 지옥이 있다.
비구들이여, 무슨 인연으로 저 알부타(頞浮陀)지옥을 알부타라고 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저 알부타지옥 속의 모든 중생들은 이와 같은 색신(色身)의 형체를 가졌지만 마치 포말(泡沫) 같으므로 알부타라고 이름한 것이다.
또 중간에 무슨 인연이 있어서 그 니라부타(泥囉浮陀)를 니라부타라고 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그 니라부타지옥 속의 모든 중생들은 이와 같은 색신의 형체를 가졌지만, 마치 고기 조각[肉片]과 같으므로 니라부타라고 이름한 것이다.
또 중간에 무슨 인연으로 그 아호(阿呼)지옥을 아호라고 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저 아호대지옥 속의 모든 중생들은 엄한 고통을 받음이 절박할 때에 울부짖으며 말하기를, ‘아호(阿呼), 아호, 매우 큰 고통이구나’라고 하기 때문에 아호라고 이름한 것이다.
또 중간에 무슨 인연으로 그 호호파(呼呼婆)를 호호파라고 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저 호호파지옥 속의 모든 중생들은 저 지옥에서 극심한 괴로움이 절박할 때에 울부짖으며 말하기를, ‘호호파(呼呼婆)’라고 하므로 이 때문에 호호파라고 이름한 것이다.
또 다시 중간에 무슨 인연으로 그 아타타(阿吒吒)지옥을 아타타라고 이름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저 아타타지옥 속의 모든 중생들은 극심한 괴로움으로 절박할 때 울부짖으며 ‘아타타(阿吒吒)’라고 말하지만,
역시 입 밖으로 내지는 못하므로 아타타라고 이름한 것이다.
또 다시 중간에 무슨 인연으로 그 소건제가(搔揵提迦)를 소건제가라고 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저 소건제가지옥 속의 불의 색이 마치 소건제가꽃과 같기 때문에 소건제가라고 이름한 것이다.
또 중간에 무슨 인연으로 그 우발라(優鉢羅)를 우발라라고 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저 우발라지옥 속의 불의 색이 마치 우발라꽃과 같기 때문에 우발라라고 이름한 것이다.
또 다시 중간에 무슨 인연으로 그 구모타(究牟陀)지옥을 구모타라고 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저 구모타지옥 속의 불의 색이 마치 구모타꽃과 같기 때문에 구모타라고 이름한 것이다.
또 중간에 무슨 인연으로 그 분다리가(奔茶梨迦)를 분다리가라고 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저 분다리가지옥 속의 불의 색이 마치 분다리가꽃과 같기 때문에 분다리가라고 이름한 것이다.
또 중간에 무슨 인연으로 그 파두마(波頭摩)를 파두마라고 한 것인가.
비구들이여, 저 파두마지옥 속의 불의 색이 마치 파두마꽃과 같기 때문에 파두마라고 이름한 것이다.
비구들이여,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교살라국(憍薩羅國)에 20가라가(佉囉迦)[가라가는 수(隋)나라 말이며, 20곡(斛)이다.]3)의 용량에 참깨를 수북하게 담고 평평하게 밀지 않았는데, 그 중에 한 장부(丈夫)가 있어서 백 년이 차면 한 개의 참깨를 집어낸다. 이와 같이 차례로 백 년이 차면 다시 한 알의
참깨를 내어서 던진다.
비구들이여, 저 교살라국의 20가라가에 가득 찬 참깨를 던져서 다하는 그와 같은 세월을 나는 1알부타(頞浮陀) 수명이라 하는데, 그래도 오히려 다 마치지 못한다. 또 이러한 수로써 간략하게 계산하면 이와 같은 20알부타의 수명이 1니라부타(泥囉浮陀)가 되고, 20니라부타가 1아호(阿呼)가 되며, 20아호가 1호호파(呼呼婆)가 되고, 20호호파가 1아타타(阿吒吒)가 되며, 20아타타가 1소건제가(搔揵提迦)가 되고, 20소건제가가 1우발라(優鉢羅)가 되며, 20우발라가 1구모타(究牟陀)가 되고, 20구모타가 1분다리가(奔茶梨迦)가 되며, 20분다리가가 1파두마(波頭摩)가 되고, 20파두마가 1중겁(中劫)이 된다.
비구들이여, 그 파두마지옥이 있는 곳에서 만약 중생들이 1백 유사나(踰闍那) 떨어져 머물러도[유사나는 수나라 수(數)이며, 40리(里)이다.] 그 지옥의 불길에 타게 된다. 만약 50유사나를 떨어져 머물면 모든 중생들은 모두 소경이 되고 눈이 없다. 25유사나 떨어져 머물면 모든 중생들은 몸의 살과 피가 저절로 부서지고 흩어진다.
비구들이여, 그 구가리(瞿迦梨) 비구는 사리불(舍利弗)과 목건련(目犍連)에게 비방하는 마음과 흐리고 악한 마음을 일으켰으므로 죽은 뒤에 즉시 저 파두마지옥 속에 태어난다. 그곳에 나서는 입으로부터 불길이 나오는데 길이는 10주(肘)[주(肘)는 길이를 말하는 것으로서 2척(尺)이다.]나 되고, 그 혀 위에는 저절로 5백 개의 쟁기가 있어 항상 혀를 갈고 있다.
비구들이여, 나는 다른 곳에서 일찍이 이와 같은 종류로 스스로 손해 입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이른바 모든 범행인(梵行人) 주변에 더럽고 흐린 마음은
스스로 해치기 때문이요, 나쁜 마음 때문이요, 이익되지 않은 마음 때문이요, 자비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요, 깨끗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이 때문에 너희들은 마땅히 저 모든 범행인 주변에 자비로운 신업(身業)ㆍ구업(口業)ㆍ의업(意業)을 일으켜야 한다. 내가 본 바와 같아서, 밤낮으로 자비로운 몸ㆍ입ㆍ뜻을 일으킨 자는 항상 안락함을 받는다. 이 때문에 너희 비구들은 모두 내가 보고 말한 것과 같이 마땅히 밤낮으로 항상 자비한 마음을 일으켜야 하며, 너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익히고 배워야 한다.”
이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세간 사람들이 태어날 때에
혀 위에 자연히 도끼가 나온다.
이른바 입으로 악을 말하기 때문에
도리어 스스로 상하고 그 몸을 해치느니라.

칭찬해야 할 이에게 칭송하지 않고
비방해야 할 이에게 도리어 착하다 하네.
이것을 일러 입 안의 다툼이라 하나니
이 다툼 때문에 즐거움 받지 못하느니라.

어떤 이가 노름으로 재물을 얻는다면
이는 세간에서의 작은 다툼이지만
청정을 행하는 이에게 흐린 마음 일으키면
이는 입 안의 대투쟁(大鬪諍)이라 하느니라.

그와 같이 하면 36백천의
니라부타(泥囉浮陀)지옥의 수(數)와
다섯 알부타(頞浮陀)지옥이며
파두마(波頭摩)지옥 속에 떨어진다.
성인을 비방하면 이렇게 되는데
입과 뜻의 업으로 악을 지은 탓이니라.

“비구들이여, 저 세계의 중간에 다시 여러 바람이 있는데 이름을 열뇌(熱惱)라고 한다. 비구들이여, 저 여러 바람들이 만약 이 네 세계 가운데에 오게 되면 이 4주(洲) 세계에 있는 모든 중생으로서 생자(生者)ㆍ주자(住者)는 모두 다 흩어지고 다 멸하고 다 무너지고 다 없어진다. 비유하자면 갈대와 억새[荻]가 베어진 뒤에 물을 얻지 못할 때는 마르고 무너져서 없어지는 것과 같다.
이와 같고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저 세계의 중간에 있는
여러 바람을 열뇌라고 하는데, 저들이 만약 이 네 세계에 왔을 때 이 4주(洲)의 세계에 있는 중생들은 일시에 다 마르고 무너져 없어지지만, 이 안에 윤원산(輪圓山)과 대윤원산의 두 산이 막고 있기 때문에 바람이 여기에는 이르지 못한다.
비구들이여, 저 윤원산과 대윤원산이 이와 같이 최대의 이익을 지어주는 것은 이 4주의 네 세계 가운데의 모든 중생들이 의업(依業)을 지었기 때문이다.
또 비구들이여, 그곳 세계의 중간에 있는 여러 바람이 지옥에 불어오면 중생들의 몸과 살과 기름과 골수가 타고 구워지는데, 더러운 냄새가 솟아오르는 기운이야말로 갖가지로 부정(不淨)하다.
비구들이여, 그 바람이 만약 4주의 세계 가운데로 이르면 이때 4주 세계 가운데 있는 중생 나아가 주자(住者)는 그들 모두 소경이 되고 다시 눈이 없어지는데, 이는 악취(惡臭)의 기운이 맹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 윤원과 대윤원의 두 산이 막아서 가려주기 때문에 여기에는 오지 못한다.
비구들이여, 저 안의 윤원과 대윤원의 두 산이 능히 이 4주 세계의 모든 중생들을 위해 이와 같이 최대의 이익을 지어주는 것은 모든 중생들이 의지업(依止業)을 성취했기 때문이다.
또 비구들이여, 저 세계 가운데 다시 큰 바람이 있어 이름을 승가다(僧伽多)[승가다는 수나라 말로 합회(合會)이다.]라 한다.
비구들이여, 저 바람이 만약 이 세계 가운데로 온다면 4대주(大洲)와 모든 8만 4천의 소주(小洲)와 아울러 나머지 큰 산 및 수미류산왕(須彌留山王)을 모두 들어올리되, 땅으로부터 높이 1구로사(俱嚧舍)[4주(肘)를 1궁(弓)이라 하고, 천 궁을 1구로사라고 한다.]로 들어서
분산시키고 파괴해버린다. 나아가 2ㆍ3ㆍ4ㆍ5ㆍ6ㆍ7구로사까지 땅을 들어올린 뒤에 모두 별처럼 흩고 파괴한다. 나아가 높이 1유사나(踰闍那)까지 땅을 들어올려 별처럼 흩고 파괴하는 것도 앞에서와 같다.
이와 같이 2ㆍ3ㆍ4ㆍ5ㆍ6ㆍ7유사나까지 땅을 들어올려 파괴하고 분산시키며, 나아가 1백 유사나까지 땅을 들어올려 올린 다음 분산시키고 파괴하며, 2ㆍ3ㆍ4ㆍ5ㆍ6ㆍ7백 유사나까지 땅을 들어올린 다음 부수고 분산시키며 파괴하는 것도 역시 앞에서와 같다. 나아가 1천 유사나까지 땅을 들어올린 다음 티끌처럼 흩고 파괴하며, 2ㆍ3ㆍ4ㆍ5ㆍ6ㆍ7천 유사나까지 땅을 모두 들어올린 다음 분산시키고 파괴한다.
비구들이여, 비유하자면 튼튼하고 힘센 장부가 손으로 보릿가루를 한 움큼 쥐어서 높이 들어올려 허공 가운데에 가루로 분산시켜 다 부수뜨려 없애는 것과 같다.
이와 같고 이와 같아서 비구들이여, 저 세계 가운데에 가장 큰 승가다(僧伽多) 바람이 불어 만약 이 4주의 세계 가운데 이른다면, 이때 이 세계 사방의 대주(大洲)와 8만 4천의 소주(小洲)와 나머지 여러 큰 산 및 수미류산왕을 높이 1구로사로 들어 올려 땅을 분산시키고 파괴한다. 간략히 말하자면 앞에서와 같다. 나아가 7천 유사나로 땅을 들어올린 다음 티끌처럼 흩어트리고 파괴한다.
비구들이여, 단지 그 안에 윤원산과 대윤원산의 두 산이 막아서 가려주기 때문에 여기에는 오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그 안의 윤원산과 대윤원산 두 산의 위덕이 이처럼 힘이 있어서 능히 큰 이익이 되는 것은 이 4주의 네 세계 가운데 모든
중생들이 의업(依業)을 지었기 때문이다.
또 비구들이여, 저 세계의 바깥 염부주(閻浮洲)의 남쪽에 염마왕(閻摩王)이 머무는 궁전이 있는데 세로와 너비가 6천 유사나이다.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그물과, 그 밖에 일곱 겹의 다라항수(多羅行樹)가 주위를 둘러쌌는데 여러 가지 빛깔은 볼 만하고 7보로 이루어졌다. 이른바 금(金)ㆍ은(銀)ㆍ비유리(鞞琉離)ㆍ파치가(頗致迦)ㆍ적진주(赤眞珠)ㆍ자거 (車𤦲)ㆍ마노(馬瑙) 등의 7보로 이루어졌다.
그 사방에는 각각 여러 문이 있는데 그들 여러 문에는 모두 각적(却敵)ㆍ누로(樓櫓)ㆍ대전(臺殿)ㆍ동산과 꽃못[華池]이 있다. 모든 꽃못과 동산 안에는 가지가지의 나무가 있으며, 그 나무마다 갖가지의 잎과 갖가지의 꽃과 갖가지의 과일이 가득하고 두루 퍼져 있으며, 갖가지의 향기와 갖가지의 많은 새들은 각각 스스로 지저귀고 있다.
또 비구들이여, 그 염마왕은 따로 한 때 삼마야(三摩耶)에 악하고 착하지 못한 과보 때문에 밤 세 때와 낮 세 때에 자연히 벌겋게 녹은 구리물[銅汁]이 앞에 나타난다. 이때에 그 왕의 궁전은 즉시 변하여 쇠가 되며 먼저 지녔던 5욕(欲) 공덕으로 눈앞에 있는 것은 다 함몰해 버리고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궁 안에 있다가 궁 안으로 들어왔을 때 이런 것이 나타나면 이때 염라왕은 이런 사실을 보고는 두렵고 불안하여 모든 털이 곤두서서 즉시 밖으로 나간다.
만약 궁 밖에 있다가 다시 밖에서 이와 같은 것이 나타나면, 이때 염마왕은 마음에 두려움이 생기며 떨리고 불안하여 몸에 있는 모든 털이 일시에 곤두서서 곧 달려서 안으로 들어간다.
때에 옥을 지키는 자가 염마왕을
잡아다가 두들겨서 뜨거운 쇠땅 위에 붙박아 놓는다. 불길이 맹렬하고 한결같이 타는 속에 두들겨서 반듯하게 눕힌 다음, 즉시 쇠재갈로 입을 벌리게 하고는 녹은 구리물을 입 안에 넣는다. 이때 염마왕은 즉시 입술과 입이 탄다. 입술과 입이 탄 다음 혀가 타고, 이미 혀가 타고 나면 즉시 목구멍이 탄다. 목구멍이 타고 나면 즉시 대장과 소장 등을 차례로 태우고 아래로 나온다.
곧 그 때, 삼마야(三摩耶)에 염마왕은 이런 생각을 한다.
‘모든 중생이 옛날에 몸으로 악행(惡行)을 짓고 입으로 악행을 짓고 뜻으로 악행을 지었으므로 저들은 모두 이와 같은 갖가지 형태의 괴로움과 마음에 기쁘지 않는 일을 받는구나. 비유컨대 지옥의 모든 중생들과 같이 나도 지금 역시 그러하며, 아울러 다른 자들도 염마왕과 같은 업을 지은 중생들이구나.
아아, 원컨대 나는 이로부터 몸을 버리고 죽어서 화합(和合) 가운데 떨어져 인간과 함께 상봉(相逢)하는 생을 받으리라. 그때 나는 여래의 교법(敎法) 가운데서 신해(信解)를 얻으리라. 그때 나는 그곳에서 마땅히 신해를 얻어 갖춘 다음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신해를 얻어 집으로부터 출가하리라. 나는 그때 출가하여 화합한 지 오래지 않아 선남자를 위하여 무슨 일을 할 것인가. 바른 신해를 얻어 집으로부터 출가하여 저 위없는 범행(梵行)이 다한 곳에서 나타나는 법 가운데 스스로 통달하고 증득을 얻어 완전히 나는 이제 이미 생사를 다하고 이미 범행을 세웠다. 마땅히 할 일을 다 마쳤으므로 다시는 후세의 생을 받지 않으리라.’
비구들이여, 그 염마왕은 혹 다시 이때 이와 같은 일을 발원하여
착한 생각을 닦기를 구하므로 그때에 그 염마왕이 머무는 궁전은 다시 7보로 이루어지고 여러 가지가 나타나며 또 하늘의 5욕(欲) 공덕도 앞에 나타나 모두 다 갖추어진다.
이때 그 염마왕은 다시 이런 생각을 했다.
‘모든 중생들은 몸으로 착한 행을 하고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하였으니, 원컨대 그들 각각 모두 이와 같은 안락을 받게 하소서. 공중에 머무는 야차(夜叉) 무리나 나와 같은 다른 염마왕과 한가지로 업이 모인 중생들도 그러하게 하소서.’
비구들이여, 세간에는 무릇 세 종류의 천사(天使)가 있다. 무엇을 셋이라 하는가. 이른바 늙음과 병듦과 죽음이다.
비구들이여, 어떤 한 사람이 스스로 방일(放逸)하여 몸으로 악행을 행하고 또 입과 뜻으로 악행을 행한다면 그 사람은 몸과 입과 뜻으로 악행을 행한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나쁜 길[惡趣]에 나아가 지옥 안에 난다.
그러면 옥졸이 그 중생을 몰아 즉시 염마왕에게로 가서 아뢴다.
‘천왕이시여, 이 장부는 옛날에 사람으로 있으면서 거리낌 없이 마음대로 놀아나서 잘 화합하지 않고 함부로 몸과 입과 뜻으로 악행을 행하였습니다. 그 몸과 입과 뜻으로 악행을 행하였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 와서 났습니다. 이러므로 천왕께서 잘 가르쳐 보이시고 잘 꾸짖어 주시옵소서.’
그때에 염마왕은 그 장부에게 물었다.

‘너 착한 장부야, 옛날 인간에 있을 때 첫 번째 천사(天使)가 잘 가르쳐서 보이고 잘 꾸짖었거늘, 너는 어찌하여 그 천사가 출현해 살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느냐?’
그가 대답했다.
‘하늘이시여, 저는 참으로 보지 못했습니다.’
때에 염마왕은 다시 말했다.
‘장부야, 너는 옛날 세간에서 사람 몸으로 있을 때, 부녀이거나 혹은 장부이거나 간에 쇠하고 늙은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마하라(摩訶羅)1) 때는 이가 빠지고 백발에 피부는 늘어지고 쭈그러지며, 검은 점은 가득 퍼져서 모양은 검은 깨와 같으며, 곱사등이처럼 등은 굽고, 절뚝거리며 가고, 걸음은 몸을 의지하지 못해 항상 좌우로 기우뚱거리고, 목 가죽은 늘어져서 늘어진 소의 목과 같으며, 입술과 입은 마르고, 목구멍과 혀는 말라서 껄끄러우며, 신체는 꾸부정하고 기력은 미미하고, 천식으로 나오는 소리가 마치 톱질하는 것과 같으며, 앞으로 가면 넘어지려고 하므로 지팡이를 의지하여 다니며, 이미 왕성한 때는 가고 살과 피는 소진되어 여위어서 미래 세상의 길로 바싹 향해 가며, 거동은 나약하고 왕성할 때의 형상은 잃어버리고 몸과 마음은 항상 부들부들 떨고 모든 뼈마디가 노쇠한 사람을 보지 못했느냐?’
그 사람이 대답했다.
‘하늘이시여, 저는 실제로 그런 사람을 보았습니다.’
이때에 염마왕이 다시 말했다.
‘너 어리석은 장부여, 지혜가 없구나. 네가 옛날에 이미 그와 같은 모습을 보았다면 어찌하여 이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 ≺나의 지금 몸도 역시 이런 법이 있을 것이며, 역시 이런 일이 있을 것인데도 나는 지금 역시 이와 같은 법을 여의지 못했다. 나는 지금 이와 같이 늙는 법을 갖추어 지니고 아직 여의지 못했다. 나는 지금 마땅히 몸과 입과 뜻으로 역시 미묘하고 착한 업을 지어 나로 하여금 오랫동안 이익과 안락의 과보가 있게 해야겠다≻ 하고 말이다.’
그 장부가 즉시 대답했다.
‘하늘이시여, 저는 참으로 그와 같은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은 방탕하고 행동은 방일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때에 염마왕은 다시 말했다.
‘어리석은 장부여, 만약 그러하다면 너 스스로가 게으르고 행동이 방일했기 때문에 몸과 입과 뜻의 착한 업을 닦지 않았으니, 이 인연으로
너는 마땅히 오랫동안 큰 고통을 받고 안락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마땅히 갖추어서 이 방일한 행동의 죄를 받아 이와 같은 악업의 과보를 얻게 된 것이다. 다른 방일한 장부가 받는 것과 같이 또한 너 장부여, 이러한 고통의 과보와 악행의 업은 너의 어머니가 지은 것도 아니고 너의 아버지가 지은 것도 아니며, 형제가 지은 것도 아니고 자매가 지은 것도 아니며, 국왕이 지은 것도 아니고 모든 하늘이 지은 것도 아니며, 옛날 선인(先人)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이는 너 장부 스스로의 몸 가운데에 이런 악업을 지은 것으로 지금 스스로 모아서 네가 다시 마땅히 이런 과보를 받는 것이다.’
이때 저 염마라왕(閻摩羅王)은 이와 같이 첫 번째 천사(天使)로써 자세히 잘 가르쳐 보이고 그를 꾸짖은 다음, 다시 두 번째 천사로써 잘 가르쳐 보이고 꾸짖기 위해 말했다.
‘장부야, 너는 어찌하여 두 번째 천사가 세간에 나타난 것을 보지 못했느냐?’
그가 대답했다.
‘하늘이시여, 저는 참으로 보지 못했습니다.’
왕이 다시 말했다.
‘장부야, 너는 어찌하여 보지 못했는가. 옛날 세간에서 사람의 몸이었을 적에 4대(大)가 화합했다가 하루아침에 어그러져 부녀의 몸이거나 장부의 몸이거나 간에 중한 고통으로 혹은 작은 평상에 있기도 하고, 혹은 큰 평상에서 스스로 똥과 오줌으로 몸을 더럽히고 더러운 똥 속을 뒤척이며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눕거나 일어나거나 다니거나 앉거나 간에 모두 사람이 붙잡아 주어야 하며, 혹은 남이 씻겨 주고 혹은 남이 안고 나가고 혹은 마실 것을 주고 혹은 먹을 것을 주어야만 하는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느냐?’
그 사람이 대답했다.
‘하늘이시여, 저는 실제로 그런 사람을 보았습니다.’
왕이 다시 말했다.
‘장부야, 너는 그러함을 보고 만약 슬기로웠다면 어찌하여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느냐. ≺나는 지금 역시 이와 같은 법이 있으며, 나는 지금 역시 이와 같은 일이 있을 것이다. 나는 역시 이러한 병환의 법을 아직 여의지 못했다. 나 역시 스스로 이러한
병환의 일이 있는데도 아직 면하거나 벗어나지 못하였으니 마땅히 스스로 깨닫고 알아야 한다. 나는 이제 모든 착한 업을 지어야겠다. 몸과 입과 뜻의 착한 업으로 나는 마땅히 다가올 오랜 기간 동안에 큰 이익과 큰 안락을 받아야겠다≻ 하고 말이다.’
그 사람이 대답했다.
‘하늘이시여, 저는 참으로 그러한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게으른 마음으로 방일하였기 때문입니다.’
왕이 다시 말했다.
‘장부여, 너는 지금 이미 방일함을 행했구나. 나태하고 게을러서 몸으로 입으로 뜻으로 착한 업을 짓지 않고 어찌 오랫동안 이익과 안락의 과보를 얻겠느냐. 그러므로 너는 마땅히 착한 일을 닦고 행해야 한다. 방일한 행을 하고 방일함을 따른 까닭에 받는 너의 이 악업은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고 형제가 지은 것도 아니고 자매가 지은 것도 아니며, 왕도 아니고 하늘도 아니며, 역시 옛날 선인(先人)이 지은 것도 아니고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 등이 지은 것도 아니다. 이러한 악업을 지은 것은 네가 이미 스스로 지은 것이고 도로 네가 이런 과보를 받는 것이다.’
이때에 염마왕은 이러한 두 번째 천사(天使)에 의거하여 잘 가르쳐 보이고 그를 잘 꾸짖은 다음, 다시 세 번째 천사에 의거하여 잘 가르쳐 보이고 그 장부를 잘 꾸짖으려고 말했다.
‘너 어리석은 장부여, 네가 인간으로 사람 몸으로 있을 적에 어찌하여 세 번째 천사가 세간에 나타난 것을 보지 못했느냐?’
그가 대답했다.
‘하늘이시여, 저는 참으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때 염마왕은 다시 그에게 말했다.
‘너 어리석은 장부여, 어찌하여 보지 못했는가. 저 세간에 있을 때 부녀자이거나 장부이거나 간에 때때로 목숨을 마치면 상(床) 위에 안치했다가 장차 밖으로 나갈 때는 여러 색의 옷으로 그 위를 덮고 또 갖가지의 작은 휘장과 수레 포장과 일산으로 두루 두르고 모든 권속에 둘러싸여 모든 영락(瓔珞)을
떼버리고 손을 들어 머리를 풀어 헤치며, 장차 회토(灰土)를 머리 위에 덮으면 극단의 슬픔과 괴로움으로 울부짖고 통곡하며 혹은 ≺오호(嗚呼)라≻ 하기도 하고, 혹은 ≺많고도 많다≻ 하기도 하고, 혹은 ≺잘 돌보아라≻ 하면서 소리 높여 크게 부르짖으며, 가슴을 치고 애통해 하며, 여러 가지 말을 하고 슬픔이 절박하여 목메어 하는 이들을 너는 보지 못했느냐?’
그 장부가 대답했다.
‘하늘이시여, 저는 실제로 그런 일들을 보았습니다.’
이때에 염마왕은 그에게 말했다.
‘장부야, 너는 옛날에 이미 이와 같은 일을 보고는 어찌하여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 ≺나도 지금 역시 이와 같은 법이 있고, 나의 몸도 또한 이와 같은 일이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이러한 일을 벗어나지 못했으니 나 역시 죽음이 있고 또한 죽음의 법이 있을 것인데 면하거나 떠나지를 못했다. 나는 지금 모든 착한 업을 지어야겠다. 몸이나 입이나 뜻의 착한 업은 나에게 오랫동안 큰 이익과 안락을 주기 때문이다≻ 하고 말이다.’
그때에 그 장부는 즉시 하늘에게 대답하였다.
‘저는 참으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방일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염마왕은 다시 그에게 말했다.
‘장부야, 너는 지금 이미 방일을 행하였구나. 방일했기 때문에 착한 업을 짓지 못하고 또한 다른 모든 착함도 쌓지 못했다. 이를테면 몸과 입과 뜻은 너를 위해 오랫동안 이익을 짓고 안락을 짓는데도 말이다. 그러므로 너는 지금 이러한 일이 있는 것이다. 방일한 행에 의지하고 방일 때문에 너 스스로가 이런 악하고 착하지 못한 업을 불러들인 것이니, 너의 이 악업은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고 형제가 지은 것도 아니고 자매가 지은 것도 아니며, 왕도 아니고 하늘도 아니며, 역시 옛날 선인들이 지은 것도 아니며 또한 사문이나 바라문이 지은 것도 아니다. 장부야, 너의 이 악업은 곧 네 스스로가 짓고 스스로가 모은 것이기 때문에 이런 과보를 얻어 네가 도로 스스로 받는 것이다.’
그때에 염마왕은 이 세 번째 천사로써 갖추어
가르쳐 보이고 꾸짖었다. 그 장부를 꾸짖으며 말을 마친 다음 즉시 그를 내쫓아버렸다.
그때에 옥졸은 갖가지로 그 장부의 손과 팔을 잡고 머리는 아래로 향하게 하고 발은 위로 향하게 잡아서 즉각 여러 지옥 속으로 던져 넣는다.”
세존께서는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중생이 악업을 짓고 나면
죽은 뒤에 악도에 떨어지나니
그때에 염마왕이 그가 오는 것을 보고
가련한 마음으로 꾸짖느니라.

너는 옛날 인간으로 있을 적에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보지 못했는가.
이는 곧 천사가 와서 고하고 알린 것인데
어째서 방일하여 깨닫지 못했는가.

함부로 몸과 입과 뜻에 더러움 물들이고
계를 행하여 스스로를 조복하지 않았으니
이런 것을 어찌 앎이 있다고 하겠는가.
그래서 이익의 인(因)을 짓지 않았느니라.

이때 염마왕은 법답게
죄인을 꾸짖으니
그는 헐떡이며 마음의 공포로
벌벌 떨면서 이렇게 아뢴다.

저는 옛날 나쁜 벗과 함께
선(善)을 들어도 기뻐하지 않았고
탐욕과 성냄에 묶이고 덮여서
스스로의 이익[自利]을 짓지 않아 몸을 해쳤습니다.

너는 많은 착한 인(因)을 닦지 않고
여러 가지 악업만을 지었으니
지금 어리석음의 과보를 얻어
그 업을 받아 지옥에 왔느니라.

이와 같은 모든 악업은
아버지나 어머니가 지은 것이 아니요
또한 사문ㆍ바라문도 아니며
국왕도 아니요 모든 하늘도 아니다.

이는 바로 너 스스로가 지은 것이며
모든 악업의 씨앗이 부정(不淨)하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이 모든 악업을 지었으니
지금 제몫의 악의 과보를 받느니라.

그 왕은 이 세 천사로써
차례로 죄인을 꾸짖고 나서
염마라왕은 그 때에
죄지은 중생을 버리고 가느니라.

그때 염마 세상에 거주하는 자가
즉시 그 장부들을 잡아다가

끌고 지옥 속으로 향해 가는데
극도의 두려움에 털이 곤두서는 곳이니라.

사변(四邊)에는 서로 향해 네 문이 있는데
사방 사유(四維)2)는 모두 가지런하고
모든 집의 담장은 모두가 쇠[鐵]이며
쇠로 주위를 둘러서 난간으로 삼았느니라.

불꽃이 맹렬한 쇠로 성(城)을 만들었고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과 연기가 합해져서
멀리서 보아도 두려워 마음은 이미 놀라고
훨훨 타는 불꽃 바라보기도 어려우니라.

마치 1백 유순 안은
훨훨 타는 큰 불이 가득 찬 것 같아
그 속에서 타는 중생들
다 옛날에 지은 악의 인연 때문이니라.

천사의 꾸짖음을 듣고도
마음 방일하여 깨달아 살핌이 없어서
저들은 지금 긴 세월 후회하는데
다 옛날에 비열한 마음 때문이니라.

지혜 있는 모든 사람들은
만약 천사가 와서 이끄는 것을 보면
마땅히 정근(精勤)하여 방일하지 않으니
모든 성인과 법왕의 교묘한 말씀이다.

이미 보고 들어 두려워하여
모든 유(有)와 생사를 다하는 곳엔
일체가 열반을 지나치지 않나니
갖가지 근심이 다해 남음이 없느니라.

그 안온함에 이르면 쾌락하고
이러한 법을 보면 적멸(寂滅)을 얻나니
이른바 모든 원망을 다 제도하면
저절로 청정한 열반을 얻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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