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 천주교
구약성경 토빗기 5장 1절에서 22절
1 그러자 토비야가 자기 아버지 토빗에게 대답하였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분부하신 대로 다 하겠습니다.
2 그렇지만 그분이 저를 모르고 저도 그분을 모르는데, 제가 어떻게 그분에게서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분이 저를 알아보고 저를 믿고서는 그 돈을 저에게 줄 수 있게, 제가 무슨 증표라도 그분에게 내놓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메디아로 가려면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도 저는 모릅니다.”
3 토빗이 자기 아들 토비야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각각 증서에 서명을 하고, 그 증서를 둘로 나누어 하나는 내가 갖고, 하나는 내가 돈과 함께 두었다. 내가 그 돈을 맡겨 둔 지가 벌써 스무 해나 되었다. 그러니 이제 얘야, 믿을 만한 사람을 하나 구해서 같이 가거라. 품삯은 네가 돌아올 때에 주도록 하자. 가서 그에게 돈을 받아 오너라.”
4 그리하여 토비야는 자기와 함께 메디아로 갈 사람, 길을 익히 아는 사람을 구하러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간 토비야는 바로 자기 앞에 서 있는 라파엘 천사를 발견하였다. 그러나 그가 하느님의 천사인 줄은 알지 못하였다.
5 토비야가 “젊은이, 어디에서 오셨소?” 하고 묻자, 라파엘이 “나는 당신의 동포, 이스라엘 자손인데 여기에서 일하러 왔소.” 하고 대답하였다. 토비야가 다시 “메디아로 가는 길을 잘 아시오?” 하고 묻자,
6 그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렇소. 나는 거기에 많이 가 보았소. 그래서 모든 길을 익히 잘 알고 있다오. 메디아에 자주 갔는데, 그때마다 메디아의 라게스에 사는 우리 동포 가바엘의 집에서 묵곤 하였소. 엑바타나에서 라게스까지는 꼬박 이틀 길이라오. 라게스는 산악 지방에 있고 엑바타나는 평야 지대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이오.”
7 토비야가 라파엘에게 말하였다. “젊은이, 내가 집으로 들어가서 아버지에게 사정 이야기를 할 때까지 기다려 주시오. 꼭 나와 함께 가주시오. 물론 품삯을 드리겠소.”
8 라파엘은 “좋소. 기다리지요. 오래 걸리지만 마시오.” 하고 말하였다.
9 토비야는 집으로 들어가서 아버지 토빗에게, “우리의 동포 이스라엘 자손 한 사람을 발견하였습니다.” 하며 사정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토빗이 말하였다. “얘야, 그 사람을 불러오너라. 그의 집안이 어떠하고 그가 무슨 지파 출신이며, 너와 함께 갈 만큼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알아보아야겠다.”
10 토비야는 밖으로 나가 라파엘을 불러, “젊은이, 아버지께서 당신을 부르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라파엘이 토빗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자, 토빗이 먼저 그에게 인사하였다. 그리고 “기쁨이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하고 답례하는 라파엘에게 다시 말하였다. “나에게 무슨 기뻐할 일이 남아 있겠소? 나는 두 눈이 먼 사람으로 하늘의 빛을 다시 볼 수도 없다오. 더 이상 빛을 바라보지 못하는 죽은 이들처럼 암흑에 잠겨 있을 뿐이오.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이들 사이에 있는 것이라오. 사람들의 소리는 듣지만 그들을 보지는 못한다오.” 라파엘이 말하였다. “용기를 내십시오. 머지않아 하느님께서 고쳐 주실 것입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토빗이 라파엘에게 “내 아들 토비야가 메디아로 가려고 하는데, 같이 가면서 그를 인도해 줄 수 있겠소? 형제여, 품삯은 물론 주겠소.” 하자, 라파엘이 대답하였다. “함께 갈 수 있습니다. 저는 길을 모두 잘 압니다. 메디아에 많이 가 보았고 그곳의 온 평야지대를 가로질러 다녀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산악 지방과 길도 다 알고 있습니다.”
11 토빗이 “형제여, 그대는 어느 가문에 속하오? 어느 지파 출신이오? 형제여, 나에게 말해 보시오.”
12 라파엘이 “지파는 알아서 무엇 하시겠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토빗이 다시 “형제여, 나는 그대가 누구의 아들이고 그대의 이름이 무엇인지 정말 알고 싶다오.” 하니,
13 라파엘이 “저는 어르신의 동포로서 대하난야의 아들 아자르야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4 이에 토빗이 말하였다. “잘 오셨소. 형제여, 하느님의 구원을 얻기 바라오. 그리고 형제여, 내가 그대의 가문에 관하여 사실대로 알고 싶어 하였다고 해서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시오. 알고 보니 그대는 동포일 뿐만 아니라 훌륭하고 좋은 집안 출신이구려. 나는 대세멜리아의 두 아들 하난야와 나탄을 전부터 알고 있소. 그들은 나와 같이 예루살렘에 가서 함께 예배를 드리곤 하였소. 그들은 빗나간 적이 없는 이들이었소. 그대의 친족들은 좋은 사람들이고 그대는 근본이 좋은 사람이오. 잘 오셨소.”
15 토빗이 계속해서 말하였다. “나는 그대에게 하루 품삯으로 한 드라크마를 주고, 그대와 내 아들이 쓰는 경비도 대겠소. 그러니 내 아들과 함께 가 주시오.
16 품삯에다 더 얹어 주겠소.” 그러자 라파엘이 대답하였다. “그와 함께 가겠습니다. 건강한 몸으로 떠나갔다가 건강한 몸으로 돌아올 터이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여행길은 안전합니다.”
17 토빗은 라파엘에게 “형제여, 복을 받으시오.” 하고 말한 다음, 자기 아들을 불러 말하였다. “얘야, 갈 떠날 채비를 하고 너의 동포인 이 사람과 함께 가거라.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너희를 그곳까지 무사히 인도하시고, 너희를 건강한 몸으로 나에게 데려다 주시기를 빈다. 얘야, 또 그분의 천사께서 너희가 안전하도록 동행해 주시기를 빈다.” 토비야는 길을 떠나려고 집을 나서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입을 맞추었다. 토빗은 그에게 “건강한 몸으로 다녀오너라.” 하고 말하였다.
18 그때에 그의 어머니가 울면서 토빗에게 말하였다. “어쩌자고 내 아이를 보내십니까? 우리 앞에서 들고 나고 하는 이 아이는 우리 손에 들린 지팡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19 돈에 돈을 쌓지 마십시오. 그 돈일랑 우리 아이의 몸값으로 여겨 버립시다.
20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살림, 우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21 그러자 토빗이 대답하였다.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아이는 건강한 몸으로 갔다가 건강한 몸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오. 이 아이가 건강한 몸으로 당신에게 돌아오는 날을 당신 눈으로 볼 것이오. 그러니 여보, 걱정하지 말고 이 사람들 때문에 염려도 하지 마시오.
22 선하신 천사께서 토비야와 함께 가실 터이니, 이 아이는 여행을 잘 마치고 건강한 몸으로 돌아올 것이오.”
'매일 하나씩 > 적어보자 천주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어보자] #433 가톨릭 (구약성경 / 토빗기 7장) (0) | 2021.02.02 |
---|---|
[적어보자] #432 가톨릭 (구약성경 / 토빗기 6장) (0) | 2021.02.02 |
[적어보자] #430 가톨릭 (구약성경 / 토빗기 4장) (0) | 2021.02.01 |
[적어보자] #429 가톨릭 (구약성경 / 토빗기 3장) (0) | 2021.02.01 |
[적어보자] #428 가톨릭 (구약성경 / 토빗기 2장) (0) | 2021.0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