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장자자제경(佛說長者子制經)
불설장자자제경(佛說長者子制經)
후한(後漢) 안식(安息) 안세고(安世高)한역
권영대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열기(羅閱祇)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시면서 5백 사문과 함께하셨는데, 그들은 모두 아라한(阿羅漢)들로서 이른 아침에 모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이때 성안에는 4성(姓) 귀족이 살았는데, 그는 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富者)로 그가 거주하는 집터는 높아서 앞이 확 트인 곳에 위치하였고 저택은 그 구조와 경관이 매우 훌륭하였으며, 그 주위는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문이 일곱 겹으로 되어 있었다. 이 4성 귀족 단니가내(檀尼迦柰)에게는 외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은 제(制)였다. 그의 나이 열여섯 살에 아버지 단니가내가 죽었으므로 그는 어머니와 살았는데, 그의 집에 부처님께서 오셔서 걸식하셨다.
이때 제(制)는 집안의 셋째 문에 섰다가 부처님께서 멀리 오시는 것을 바라보고 곧 생각하였다.
‘저분은 어떻게 저렇듯 비길 데 없이 단정하고 아름다우실까? 명월주처럼 곱고 해와 달처럼 밝으며, 그 빛은 황금 같고 흡사 달이 보름에 둥근 듯하구나.’
그때 부처님께서는 문밖에 이르러 계시자, 제(制)는 곧 뛰어 들어가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떤 분이 오셨는데 매우 단정하고 절묘하기 천하에 비할 바 없으니, 제가 생전에 그러한 사람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문 앞에서 밥을 빌고 있습니다.”
제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마땅히 음식을 공양하십시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매우 인색하고 탐욕스러워서 기꺼이 주려 하지 않았다. 이에 제가 말하였다.
“나를 가엾게 보아서 그분에게 드리십시오. 그분에게 시주함은 앓는 이가 좋은 의원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그는 또 말했다.
“그분에게 주는 것은 곧 이름이 천상과 천하에 알려지는 것입니다. 그분은 지금도 밖에 계십니다.”
그의 어머니는 역시 선뜻 시주하지 아니했다. 이에 제는 계속해서 말하기를 그치지 아니하였더니, 어머니는 화를 내며 제에게 말했다.
“네가 나를 괴롭히기를 그치지 아니하여
나를 번거롭고 어지럽게 하는 구나. 그 사람은 걸식하려고 온 것이 아니고 다만 너를 속이려고 할 뿐이다. 너는 어린아이일 뿐이니 무엇을 알겠느냐? 만일 보채기를 그만두지 않으며 나에게 매를 맞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그 어머니의 간탐함을 아시고 곧 위신(威神)으로 광명을 놓아 일곱 겹 문 안을 환하게 비추시었다.
제는 부처님의 광명을 보자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였으며 다시 어머니의 처소로 가서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이 보시를 모르는 것은 비유컨대 장님이 불속에 떨어진 것과 같나니, 그 사람은 눈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간 사람이 간탐에 처하여 보시를 믿지 않다가 그 화를 당하나니, 마음으로 악을 생각하고 입으로 나쁜 말을 말하며 몸으로 나쁜 행을 행하며, 어리석어서 부처님을 믿지 아니하고 경을 믿지 않으며 비구승을 믿지 않으면, 죽은 뒤엔 모두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떨어집니다. 사람이 간탐하지 아니하고 보시를 믿으면 뒤에 그 복을 얻나니,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말하며 마음에 선을 생각하면 저절로 그 복을 얻어서 늘 지혜로운 이와 함께 서로 따르며 남도 지혜롭게 합니다.”
제는 또 말했다.
“어머니가 주시지 않겠다면, 오늘 먹을 내 몫을 주어서 차라리 내가 하루 굶는 것이 낫겠으니, 나를 가엾게 여겨 빨리 가져다주십시오. 그 분이 나를 버리고 가실까 두려우며, 만약 그분이 나를 버리고 가신다면 다시 만나기 어렵습니다.”
어머니가 역시 주지 아니하였으므로, 그는 손수 밥을 담고 또 입을 좋은 옷을 갖고서 부처님께로 나아가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절한 뒤 손을 단정히 모으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갖고 있는 옷과 밥을 부처님께 바치길 원하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잠자코 대답하지 아니하셨다.
제는 다시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천상과 천하의 스승이시니 마땅히 저희들을 가엾게 여기시어 제도하여 주시옵소서. 원하옵건대 이것을 받으시고 저로 하여금 복을 얻게 하여 주옵소서.”
이렇게
청하길 세 번을 하니 그제야 부처님께서 받으셨으며, 이에 제는 매우 기뻐하였다.
부처님께서 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모든 간탐한 것을 이겨내고 다스렸도다. 너는 오늘 부처님께 옷과 밥을 보시하였으니 너로 하여금 마음속에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하리라.”
제는 크게 환희하여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둘째 도리천(忉利天)의 제석천왕[王釋]도 아니옵고, 일곱째 하늘의 범천(梵天)도 아니오며, 또한 대대로 누리는 부귀도 아닙니다. 저는 저의 지혜 광명이 부처님처럼 되는 것이 소원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매우 훌륭하도다. 모든 소원을 다 얻게 하리라.”
둘째 하늘인 제석천왕이 제의 말을 듣고 곧 부처님의 뒤에서 손을 모으고 섰다가 부처님 앞에서 곧 제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오늘 하찮은 옷과 밥을 부처님께 드리고서 부처님이 되기를 원하였는데, 이는 불가능한 일이니, 10겁, 백 겁, 천 겁, 억 겁을 지나도 그대는 부처님이 될 수는 없다.”
이에 제가 제석천왕에게 대답했다.
“저 또한 한 끼의 밥 때문에 부처가 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항상 착한 마음을 지니고 정진하여 게으르지 아니하며 부처가 되기를 구하여 그치지 아니하면 틀림없이 부처가 될 것입니다.”
제석천왕은 제에게 말했다.
“그대가 네 가지 보배를 수미산(須彌山)만큼 지니고, 그대의 자비심이 천하의 인민들을 생각하여 천만 겁, 억만 겁을 지난대도 그대가 부처가 될 수는 없다.”
제는 다시 제석천왕에게 말했다.
“비유하면 장인이 도끼를 들고 산에 들어가 나무를 찾으면 결국엔 곧은 나무를 고르며, 끝내 마음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과 같은 것이니, 나는 다만 밥과 옷으로 인하여 부처가 되기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석천왕은 다시 제에게 말했다.
“그대는 부처를 구하려고 하지만 그것은 매우 고생스러운 일이다. 차라리 그대는 일곱째 범천이나 둘째 도리천을 구함이 나을 것이다. 그대는 부처를 구하려고 하지만 그것을 얻기란 어려운 것이다.”
제는 또한 제석천왕에게 대답하였다.
“당신은 염부제[閻浮利] 안을 보셨습니까?”
제석천왕이 말하였다.
“보았다.”
제가 말하였다.
“그 가운데 큰불이 가득하여 하늘에 닿을 때 내 몸을 그 속에 던지더라도 나는 기어이 부처가 되기를 구하여 그만두지 않겠습니다.”
제석천왕이 말하였다.
“염부제 안에 불이 가득하다니, 그 속에 있는 인민ㆍ축생ㆍ곤충을 죽여서는 아니 된다. 그대의 말이 악하고 마음이 악하니 죽으면 지옥에 들어가야 하겠거늘 그대가 어떻게 부처가 된다 말이냐?”
제는 제석천왕에게 대답하였다.
“세간의 인민과 곤충들을, 저는 자비심을 갖고 다 미륵불(彌勒佛)에게 부탁할 것이며, 미륵불은 자연히 이들을 제도할 것입니다. 그러하니 저는 불도를 구하는 것을 맹세코 그만두지 않겠습니다.”
제는 또 제석천왕에게 말하였다.
“일곱째 범천이나 둘째 하늘 제석천왕이 사는 곳들은 결국에는 쇠하여 멸하게 되어 모두 무상(無常)으로 돌아가 벗어나거나 죽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제석천왕은 곧 손을 단정히 모으고 제에게 말했다.
“그대의 마음가짐이 굳세기가 이와 같이 부처를 구할진대 그대는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다.”
제는 또 제석천왕에게 말했다.
“당신은 천상에 있다고 뽐내지 마시오. 당신보다 나은 이도 있습니다. 저는 착한 마음을 지니고 정진을 게을리 하지 아니하며 부처가 되길 그치지 아니하여 기어코 부처가 될 것입니다.”
제석천왕은 묵묵히 있으며 다시 말을 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다시 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전후에서 받들어 섬긴 부처님이 6만이다. 너는 항상 부처가 되기를 원하면서 항상 정진하여 모든 부처님들을 섬겨야 한다. 그러면 2백억만 겁 동안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다시 나지 아니하며, 그 2백억만 겁이 다하면 너는 전륜성왕[遮迦越王]이 되어 10억의 작은 나라들이 다 너에게 부속될 것이며, 너는 사천하를 거느리고
날아다닐 것이며, 네가 행하는 바는 모두 바를 것이다.
수명이 다하면 일곱째 범천과 넷째 도솔천[兜術天]에 태어나고 수명이 다하면 다시 내려와서 전륜성왕이 되며, 수명이 다하면 다시 올라가 일곱째 범천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오르내리며 백억만 겁이 끝나면 너는 부처가 될 것이니, 이름은 수미가라(須彌迦羅)로서 하늘 위와 하늘 밑의 인민들을 제도하며, 또한 너는 지상에 내려와 1만 2천억의 천지(天地)를 비추고, 위로 28천(天) 위에 이를 것이며, 하늘과 땅이 다 크게 흔들리고 밤은 해 뜬 낮처럼 밝을 것이다.
인민들은 모두 7천억 세를 살고, 너의 키는 2백 길[丈]이나 될 것이다. 또한 성(城)은 1만 1천 개인데, 성마다 480리며, 또한 성에는 모두 판(板)을 붙여서 모든 금ㆍ은ㆍ유리ㆍ수정ㆍ산호ㆍ차거(車渠)ㆍ마노(馬瑙) 등 七보(寶)로 아로새기리라.
네가 부처가 되면 두 번 법을 설할 것이니, 첫 모임 때에 천억 사문이 모두 아라한을 얻으며, 두 번째 설법 모임 때에 천억 사문이 모두 아라한을 얻을 것이다. 그 때엔 인민들이 도둑질하지 아니하고, 남자나 여자가 다 한마음이요 악한 이가 없으며, 또한 산림이나 계곡이 없이 다 평탄하여 질병과 근심과 괴로움이 없어 인민은 다 안락하고 사는 곳은 스스로 지키리라.
비는 사흘 만에 한 번씩 와서 먼지를 없애 주며, 의논할 것이 있으면 모두가 다 모이며, 여름은 덥지 않고 겨울은 춥지 않아 딱 알맞을 것이니, 네가 가르치는 정사(精舍)의 이름은 난제타(難提陀)라 하리라.
남자건 여자건 누구나 계를 지니고 부처님과 벽지불과 아라한들에게 보시하고 부처가 되기를 구하면 다 부처의 길을 얻게 되리니, 이는 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니라. 팔방과 상하는 무궁(無窮)하여서 헤아릴 수 없듯이 부처님의 지혜도
이와 같아서 다함이 없도다. 그런데 천하의 사람들은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죽으면 어떤 길로 가는지를 알지 못하도다.”
부처님께서 경을 설해 마치시자 제와 모든 비구들은 다 나아가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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