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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217 불설미증유정법경(佛說未曾有正法經) 4권

by Kay/케이 2024.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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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미증유정법경(佛說未曾有正法經) 4

 

불설미증유정법경 제4권

서천 법천 한역
홍승균 번역

이때 묘길상보살은 밤중에 다시 보살들을 위해서 보살장법문(菩薩藏法門)을 베풀어 설하고, 보살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대사(大士)들은 마땅히 보살장법문을 충분히 알아야 합니다. 단 하나의 법도 이 보살장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모든 세간의 법과 출세간의 법, 유위법(有爲法)과 무위법(無爲法), 선법(善法)과 불선법(不善法), 유상법(有相法)과 무상법(無相法), 유루법(有漏法)과 무루법(無漏法) 등이 모두 보살장이기 때문입니다.선남자여, 비유컨대 이는 마치 삼천대천세계와 같아서 그 안에 백억 개의 4대주(大洲)가 있으며, 백억 개의 해와 달이 있으며, 백억 개의 수미산(須彌山)이 있으며, 백억 개의 바다가 있지만 이들이 모두 저 삼천대천세계의 소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합니다.
보살장의 법도 이와 같아서 모든 범부법(凡夫法)ㆍ성문법ㆍ연각법, 나아가 모든 불법이 역시 보살장의 관할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성문승ㆍ연각승ㆍ모든 불승들이 다 동일하기 때문이니, 비유컨대 이는 마치 큰 나무의 줄기와 가지와 무성한 잎들이 모두 같은 한 그루의 나무인 것과 같습니다.
보살장(菩薩藏)이 근본이 되어 3승법(乘法)을 낳았지만 다름이 없고 구별이 없으며, 그 양이 광대해서 가히 헤아릴 수가 없으니, 비유컨대 마치 큰 바다가 끝없이 넓어서 가령 아수라왕이나 모든 약차(藥叉) 등 내지 큰 역사(力士)들이 그 바다를 짐작하려 해도 끝내 알 수 없는 것처럼, 모든 성문(聲聞)ㆍ연각(緣覺)과 모든 사람과 하늘 등의 무리들이 아무리 보살장법을 알려고 해도 이를 다 끝마칠 수 없으며, 모든 지혜로운 자들이 보살의 계(戒)ㆍ정(定)ㆍ혜(慧)의 법을 알려고 해도 오히려 알 수 없습니다. 오직 보살장에 들어간 자만이 스스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또 선남자여, 비유컨대 이는 마치 큰 바다에 사는 모든 중생들이 오로지 바다의 물만 마시고 살아 강하(江河)의 맛을 모르는 것처럼, 보살승을 닦는 자는 오직 보살장의 법만 알아서 성문ㆍ연각의 도리는 즐거워하지 않습니다.선남자여, 보살장에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세 번째[三]라고 해야 하니, 성문ㆍ연각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단지 4제(諦)의 이치만 듣고 열반을 취증(趣證)하면 이를 성문장(聲聞藏)이라 이름하며, 다만 연생(緣生)의 이치만 즐겨하여 열반을 취증하면 이를 연각장(緣覺藏)이라 이름하지만, 보살장(菩薩藏)은 부처님의 일체지(一切智)를 증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또 선남자여, 성문장ㆍ연각장ㆍ보살장은 모두 다 같이 평등하여 다름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중생들이 마음에 즐겨 하고자 하는 것에 3승의 학[三乘學]이 있는데, 성문을 배워서 구하는 자는 지혜가 좁고 낮아서 윤회의 고통에 대한 공포를 수용할 길이 없기 때문에 4제법(諦法)에 깊이 심취하여 열반을 취증해서 안온함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며, 즐겨 연각을 구하는 자는 마음에 제한과 막힘이 있어서 널리 중생을 위하지 못하고 대비심이 없어서 남들을 이롭게 하는 수행을 하지 못하여 열반만을 증득하는 것만으로 그 궁극의 목표를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살마하살은 보살장을 배워서 그 양이 광대해서 성문과 연각이 이를 헤아릴 수 없으며, 오직 보살들만이 이 법을 배워 닦아서 이를 능히 요지(了知)할 수 있는 것입니다.또 선남자여, 성문과 연각은 오직 자승(自乘)만을 좋아하여 선근(善根)들을 닦아서 2승과(乘果)를 구하므로 보살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보살들은 성문법을 관찰하여 4제(諦)의 도리를 빠짐없이 증득해 알아서 이를 잘 분별하므로 이에 대한 과보를 취증하지 않으며, 연각법을 관찰하여 12인연(因緣)을 빠짐없이 증득해 알아서 이를 잘 분별하므로 이에 대한 과보를 취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보살은 모든 행이 원만하여 통달하니, 비유하면 마치 깨끗한 유리(琉璃) 보배 그릇에 각종 물건들을 담아 놓은 것과 같아서 모두가 같은 색깔로 깨끗하게 비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성문과 연각의 법은 모두 보살장 속에 들어 있어 본래 어떤 차이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보살장에 들게 되면 법을 보는 것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으며, 모든 불법의 모양이 없으며, 보살법의 모양이 없으며, 2승법(乘法)의 모양이 없습니다. 모든 법에 대하여 생각함이 없으며 모든 언어와 문자를 여의어 어떤 표시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양이 없기 때문에 볼 수 없으며, 이치가 없기 때문에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배우는 자는 일체지(一切智)를 총섭하는 것입니다. 선남자여, 이것을 보살장이라 이름하며 이와 같이 통달(通達)하고 자재(自在)하여 걸림이 없습니다.”이때 묘길상보살은 새벽[後夜分]이 되어 다시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위해서 금강구(金剛句)의 불퇴전법륜(不退轉法輪)을 베풀어 설하고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법을 잘 설한다면 이를 듣고 깨달아 알아서 설하는 자나 듣는 자가 모두 다 같이 불퇴전의 법을 얻어서 동요되거나 옮겨감도 없고 흩어지거나 무너짐도 없을 것입니다.선남자여, 불퇴전법은 승(乘)이든 승경계(乘境界)이든, 불(佛)이든 법(法)이든 승(僧)이든 모두 불퇴전륜(不退轉輪)입니다. 왜냐하면 불퇴전이 곧 법계(法界)이기 때문이며 법계의 소생(所生)을 여의지 않기 때문이니, 그 바퀴가 전상(轉相)이 없으므로 이를 전법륜(轉法輪)이라 이름하며, 차별이 없으며 둘이 없는 것이 곧 법계의 자성(自性)이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그렇기 때문에 모든 보살행을 닦은 자는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서 즉시 해탈불퇴전륜(解脫不退轉輪)을 얻는 것입니다.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깨달아 알아서 이와 같이 해탈하고 나면 마땅히 여래과(如來果)를 얻어서 널리 모든 중생들을 이롭고 기쁘게 합니다.
해탈문(解脫門)에는 얻을 만한 두 가지의 법이 없는데 여래의 해탈상(解脫相)과 모든 법의 해탈상이 모두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법은 해탈상이 없으며, 또한 두 가지 모습[二相]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몸이란 해탈이 아니며 마음 또한 해탈이 아니어서 두 법의 자성이 곧 해탈상이기 때문이니, 모든 법도 또한 이와 같아서 모든 보살들이 이와 같이 깨달아 안다면 이것이 곧 불퇴전륜(不退轉輪)인 것입니다.선남자여, 불퇴전륜은 구르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색(色)과 색의 자성이 본래 구르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이와 같으며, 그 식의 자성도 구르는 것이 없으며, 모든 법의 자성이 구르는 것이 없으니 이것이 곧 불퇴전륜입니다. 이 바퀴는 본래 끊어짐과 무너짐이 없으며, 상(相)도 아니고 무상(無相)도 아니며, 유소득(有所得)도 아니고 무소득(無所得)도 아니며, 설(說)도 아니고 무설(無說)도 아니며, 이름도 아니고 집착도 아닙니다.또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1)의 해탈문상(解脫門相)은 그 분별의 법을 얻을 수가 없으니, 이를 어디에서 얻겠습니까? 저 모든 형상[相]은 마치 허공과 같아서 의지하여 따르는[依附] 바가 없으며, 모든 법의 자성이 의지함 없이 머무는 것을 금강구(金剛句)의 불퇴전륜이라 이름합니다.선남자여, 모든 법의 공성(空性)은 파괴할 수 없어서 저 금강구가 모든 소견을 여의므로 마땅히 이와 같이 공해탈문(空解脫門)에 머물며, 저 금강구가 모든 분별을 여의므로 마땅히 이와 같이 무상(無常)해탈문에 머물며, 저 금강구가 모든 의혹을 여의므로 마땅히 이와 같이 무원(無願)해탈문에 머물며, 저 금강구가 모든 유착(有著)을 여의므로 마땅히 이와 같이 법계에 머무는 것입니다. 금강구는 갖가지의 법을 여의어서 아(我)가 없고, 작(作)이 없고, 탐(貪)이 없고, 착(着)이 없으며, 그 자성이 청정한 열반에 안주하므로 이것을 금강구라 이름합니다.”이때 묘길상보살이 이날 밤의 초저녁과 밤중과 새벽 동안 보살들을 위해서 갖가지 법을 설하였다. 그리하여 이들 모든 보살들이 모두 이 광명화(光明華)의 삼마지법문(三摩地法門)을 얻었다. 이들 모든 보살들이 각각 몸을 들자 그들의 털구멍 속에서 백천의 광명이 쏟아져 나와서 그들 하나하나의 광명에서 백천의 부처님들께서 나타났으며, 저 한 분 한 분의 부처님들께서 시방세계에 대하여 널리 그곳의 중생들을 위해서 부처님의 일들을 베풀어서 지으셨다.이때 마가타국 왕은 각종 음식들을 훌륭하게 준비하여 마련한 다음, 이날 새벽에 묘길상보살이 있는 곳으로 찾아와서 여쭈었다.
“지금 바로 때가 되었으니, 어서 가셔서 저의 공양을 받아주소서.”보살이 청을 받아들이자 왕은 즉시 궁으로 돌아갔다.이때 존자 대가섭이 공양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5백 명의 필추들과 함께 차례로 걸식하기 위해 왕사대성(王舍大城)에 들어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도중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지금 이 성에 들어가지 말고 묘길상보살이 있는 곳으로 가서 바른 법을 들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즉시 필추들과 함께 묘길상보살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 즐거이 예를 올리고 문안을 한 다음 한쪽에 물러나 자리를 잡았다.그러자 묘길상보살이 존자 대가섭에게 말하였다.
“가섭께서는 무엇 때문에 공양 때가 되어 발우를 들고 여기에 와 계십니까?”가섭이 여쭈었다.
“제가 왕사대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려고 했는데, 먼저 이곳으로 왔습니다.”묘길상보살이 말하였다.
“그러면 내가 그대와 함께 온 필추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겠습니다.”가섭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보살이시여, 제가 지금 여기에 온 것은 법을 듣기 위한 것이지, 음식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묘길상이 말하였다.
“존자(尊者)께서는 모든 도를 구하는 자들이 두 가지의 방법으로 자신을 섭양(攝養)하는데, 첫째는 음식이고 둘째는 묘법(妙法)임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가섭이 여쭈었다.
“그렇습니다. 대사(大士)시여, 세간의 유정(有情)들이 만약 단식(段食)2)을 여의어 화합을 이루지 않는다면 색신(色身)을 자양(資養)할 수 없는데 어떻게 묘법(妙法)을 들어서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묘길상보살이 말하였다.
“존자(尊者)여, 음식을 받으소서. 내가 지금 그대에게 이를 베풀겠습니다. 베풀고 나면 윤회를 여의지 않고 열반을 증득하지 않으며, 이생법(異生法)을 여의는 것도 아니고, 성도법(聖道法)에 머무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베풂을 받는 사람[所施]과 베푸는 사람[能施]이 늘어나거나 줄어듦이 없어서 생길 만한 법이 없고 멸할 만한 법이 없으며, 배울 만한 법도 없고 얻을 만한 법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마땅히 그대에게 실컷 음식을 대접하겠습니다.”가섭이 묘길살보살에게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보살이시여, 참으로 큰 시주(施主)이십니다. 이와 같이 보시하는 것이 바로 참된 보시입니다.”이때 묘길상보살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왕사대성에 들어가서 마가타국 왕을 위해서 크게 불사(佛事)를 지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즉시 모든 신통변화의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갔다. 이와 같이 삼마지에 들어서 큰 광명을 방출하니, 그 빛이 사바세계를 두루 비추어서 삼천대천세계가 마치 손바닥을 들여다보는 듯했다. 그리하여 모든 지옥과 방생(傍生)의 유정(有情)의 무리들로서 이 빛을 받은 자는 고통을 여의어서 단 한 명의 중생도 3독심(毒心)을 일으키는 자가 없었으며, 미워하고 질투하고 원망하고 의심하는 생각을 하는 일이 없이 마치 자식이나 부모처럼 서로 사랑하고 염려하였다. 그리고 모든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여섯 가지의 진동을 일으켰다.
이때 욕계와 색계의 여러 천자들이 모두 찾아와서 묘길상보살을 공양하였다. 백천 종류의 음악을 연주하고, 하늘의 미묘한 꽃을 비 내려 길 위에 뿌려서 화려하게 이를 장엄하였다.묘길상보살은 신통력으로 모든 길들을 마치 손바닥처럼 평탄하게 만들고, 무수히 진귀한 보배들을 가지고 이 길을 장식하였으며, 수레바퀴처럼 큰 갖가지 미묘한 꽃들을 뿌렸으니, 이른바 우발라화(優鉢羅華)와 구모타화(俱母陀華)와 분나리가화(奔拏利迦華) 등이었다.
또 보배 그물 휘장[幔]을 그 위에 덮고 온갖 당번(幢幡)과 산개(傘蓋)들을 허공에 가득 펼쳤으며, 7보로 지은 대(臺)와 보배 나무들을 나타냈는데, 이들 보배 나무는 모두 폐유리(吠琉璃) 보석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으며, 갖가지 보석끈으로 이를 겹쳐 얽었다. 이들 하나하나의 보배 나무에서는 미묘한 향기를 풍기어서 멀리 1유순(由旬)이나 퍼졌다.
이들 나무들이 우거진 사이에는 보배 못[寶池]이 있어서 그 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었다. 이들 못들에는 여덟 가지 공덕의 물[八功德水]이 가득 차서 갖가지 오묘한 꽃을 피웠는데, 이른바 우발라화ㆍ발눌마화(鉢訥摩華)ㆍ구모나화(俱母那華)ㆍ분나리가화 등이었다. 또 원앙ㆍ오리ㆍ기러기 같은 새들이 물위를 노닐고 있었다.
이들 모든 보배 나무와 보배 대(臺)들이 모두 절묘한 향기를 풍겼는데, 이 향기를 맡은 자들은 모두 즐거워했다. 이들 하나하나의 나무 밑에는 스물다섯 명의 천녀(天女)가 있었는데, 모두들 전단향(栴檀香)을 가지고 공양하였다.묘길상보살은 선정 안에서 이와 같은 뛰어나고 특별한 일들을 나타낸 다음 이 삼마지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곧 존자 대가섭에게 말하였다.
“내가 지금 그대와 함께 왕사대성의 마가타국 왕궁에 가서 음식 공양을 받으려고 하니, 기년(耆年) 대덕(大德)은 앞에서 길을 인도하십시오. 나는 뒤에서 따르겠습니다.”가섭이 여쭈었다.
“아닙니다. 보살이시여, 대사께서는 큰 지혜를 갖추어서 신통(神通)이 한량없으시고, 많이 듣고 변재(辯才)가 있어 모든 법을 잘 설하시기에 우리 부처님 세존께서 언제나 칭탄(稱歎)하십니다. 그리하여 이를 본 중생들은 보리심을 발하여 보살행을 닦습니다. 제가 비록 성문들 중에서 기구(耆舊)라는 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이를 감당할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 감히 앞에서 갈 수 있겠습니까? 원컨대 보살의 뒤를 따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중생들이 만약 보리심만 발해도 모든 성문과 연각은 이미 미칠 수 없는데, 더구나 오랫동안 보살도를 행한 경우이겠습니까? 비유하건대 이는 마치 사자 새끼가 처음 태어날 때부터 큰 힘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사자 새끼는 용감하고 튼튼하고[勇健] 가뿐하며 민첩하여[輕捷] 두려워하는 것이 없으며, 그 몸의 냄새가 바람결에 불려가기만 해도 그 냄새를 맡은 짐승들은 놀라 떨지 않는 것이 없으니, 심지어 큰 코끼리는 큰 힘이 있어서 세상의 어떤 것도 이를 능히 제복(制伏)하지 못하지만, 이들도 처음 태어난 사자 새끼의 냄새를 맡으면 역시 겁을 먹습니다.
그런데 만약 중생들이 보리심을 발하여 이것이 용맹하고 견고하면 모든 마귀의 무리들[魔衆]이 두려운 생각을 가지며, 성문과 연각은 이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런데 만약 보살마하살들이 부처님께서 설하는 대승의 법을 듣는다면 마음에 어떤 동요도 없이 크게 기쁨을 일으켜서 능히 사자후(師子吼)를 지어서 모든 것으로부터 항복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묘길상보살이여, 진법(眞法) 중에는 3승(乘)이 없으며, 다만 보리심으로 존장(尊長)을 삼으며, 모든 선법(善法)은 보리심을 따라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보살께서 앞에 서서 가신다면 이는 마치 보리심이 한량없는 선법을 일으키는 것입니다.”이리하여 드디어 묘길상보살이 앞서서 길을 나섰다. 그리고 대보살들이 좌우를 에워쌌으며, 성문의 무리들이 그 뒤를 따라서 본래의 주처(主處)를 떠나 왕사성으로 들어갔다.그런데 이때 하늘에서는 갖가지 꽃비가 내리고 허공에서는 백천 가지 하늘 음악[天樂]을 연주하였으며, 큰 광명을 방출하여 대중들을 비추었는데, 이 광명 속에서 무수한 연꽃 비를 뿌렸다. 왕사성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보살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들 기뻐서 각기 향과 꽃들을 가지고 공양하였다.이때 마가타국 왕은 묘길상보살이 8만 명의 대보살들과 5백 명의 성문들과 함께 온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준비한 음식은 5백 명 분이다. 그런데 지금 오고 있는 보살들의 수는 훨씬 많다. 그러니 지금 모자라는 음식을 어떻게 채우며, 또 어느 곳에 이 분들을 모신단 말인가?’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묘길상보살은 즉시 다문천왕(多聞天王)과 공비라대야차주(恭毘羅大夜叉主)에게 지시하여 순식간에 이들을 동자의 모습으로 바꾸어서 왕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도록 했다.
“대왕이시여, 걱정하지 마소서. 묘길상보살은 큰 방편을 가지고 있어서 그 복덕과 지혜가 불가사의하므로, 능히 한 그릇의 음식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중생들을 두루 공양해서 모두를 배부르게 하고도 오히려 음식이 남습니다. 그러니 지금의 8만의 보살과 5백의 성문은 많은 숫자가 아닌데 무엇을 걱정합니까? 왜냐하면 묘길상보살은 본래 복덕과 지혜가 다함없기 때문이니, 음식 또한 다함이 없는 것입니다.”이때 마가타국 왕은 이 말을 듣자 기뻐서 크게 안심이 되었다. 그래서 묘길상보살에게 공경과 존중과 희유(希有)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는 궁속(宮屬)들과 더불어 꽃과 향ㆍ가루향[末香]ㆍ바르는 향[塗香] 등을 가지고 갖가지 기악(伎樂)을 연주하며 보살을 맞이하였다. 드디어 도착하자 꿇어 문안을 드리고 향과 꽃을 뿌렸다.
앞에서 인도하는 보살이 왕궁 안으로 들어섰다.이때 묘길상보살이 왕궁에 이르러 보조(普照)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도량을 장엄하라.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보조보살은 명을 받고 신통력으로 순식간에 이 왕의 궁전을 드넓고 정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갖가지로 이를 장엄하였으나 아무런 방해됨이 없었다. 각종 화개(華蓋)와 당번(幢幡)과 영락(瓔珞)들을 매달아서 첫 번째로 만든 대도량을 장엄하게 꾸몄다.다시 법상(法上)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나를 위해 좋은 좌석들을 마련해서 대중들이 편히 앉도록 하라.”그러자 법상보살이 탄지상(彈指相)을 지어서 불러 모으니 순식간에 8만 3천 개의 좋은 좌석이 도량에 나타났는데, 갖가지 진귀한 보석들로 꾸며져 있었으며, 도량 안에 골고루 배치된 좌석이 비좁음이 없었다.이때 묘길상보살이 자리를 잡고는 모든 보살과 성문들에게 각기 자리에 앉도록 하였다.이때 마가타국 왕이 앞으로 나와서 묘길상보살에게 여쭈었다.
“바라옵건대 부디 보살과 대중들께서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조용히 조금만 기다려 주신다면 음식이 곧 올 것입니다.”이때 사대천왕(四大天王)이 권속들과 함께 도량을 찾아와서 묘길상보살과 모든 대중들에게 공경하게 예를 올리고 공양을 바쳤다.
또 제석천주(帝釋天主)가 권속과 저 아수라(阿修羅)의 권속들과 함께 각각 전단말향(栴檀末香)을 가지고 도량을 찾아와서 대중들에게 공양하였다.
또 사바세계의 주인인 대범천왕(大梵天王)이 동자의 형상으로 모습을 바꾸어서 좌우의 시자인 범천의 무리들[梵衆]과 함께 각기 보배 털이개[寶拂]를 가지고 도량을 찾아와서 묘길상보살에게 공경하게 예를 올린 뒤 그 옆에 가서 섰으며, 함께 온 범천의 무리들도 역시 보배 털이개를 가지고 여러 보살과 성문들이 있는 오른쪽으로 가서 섰다.
또 무열뇌용왕(無熱惱龍王)이 도량을 찾아와서 허공에 머물렀는데, 몸은 보이지 않고 영락들만 드리웠다. 그런데 그 영락에서 여덟 가지의 공덕수(功德水)가 나와서 모든 대중들이 이를 마셔도 다함이 없었다.이때 마가타국 왕은 이런 생각을 했다.
‘이들 여러 보살들이 모두 발우가 없으니, 어디에다 음식을 담아 먹는단 말인가?’그러자 묘길상보살은 왕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왕에게 말하였다.
“그런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이들 보살들이 지금 발우를 안가지고 있지만 필요할 때가 되면 각자 그들의 불국토에 있는 공양 그릇[應器]이 저절로 오게 될 것입니다.”그러자 왕은 크게 기뻐서 곧장 묘길상보살에게 여쭈었다.
“여기 계신 보살들은 어느 불토(佛土)에 계시며, 어디에서 오신 분들입니까? 원컨대 여러 보살들의 본래의 국토와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싶습니다.”묘길상보살이 대답하였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동쪽에 상성(常聲)이라는 나라에 길상성(吉祥聲)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 부처님께서 지금 법을 설하고 계시는데, 이들 여러 보살들이 지금 이곳에서 와서 왕의 공양을 받고 있으며, 또 대왕으로 하여금 이런 희유한 일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이때 상성세계에서 8만 3천 개의 발우를 보내왔는데, 저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과 여러 보살들의 행원력(行願力)으로 인해 그 발우가 공중을 통해 이 사바세계에 와서 무열뇌지(無熱惱池)에 이르렀다. 그러자 8만 3천 명의 용녀(龍女)가 나와서 여덟 가지 공덕수로 이들 발우를 씻어서 각각 보살들 앞에 갖다 놓았다.
이때 마가타국 왕은 이런 광경들을 보고는 참으로 불가사의하며 전에 없던 일이라고 감탄하면서 대단히 기뻐하였다.그러자 묘길상보살이 왕에게 말하였다.
“이제 보살들의 공양 그릇[應器]이 도착하였으니 왕께서는 음식을 나누어서 고루 대중들에게 공양하여도 되겠습니다.”그러자 왕은 준비한 갖가지 음식들을 보살과 대중들에게 올렸다. 이때 이 도량에 모인 대중들이 모두 실컷 먹고 한 사람도 부족한 사람이 없었으나 음식을 보니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다.왕이 묘길상보살에게 여쭈었다.
“희유한 일입니다. 대사(大士)시여, 제가 부족한 음식으로 대중들을 공양했는데도 오히려 음식이 남았으니 말입니다.”보살이 말하였다.
“대왕이여, 진실한 법은 다함이 없으며 이 음식이 생기는 것도 다함이 없습니다.”이때 보살들과 대중들은 식사를 마친 다음 발우를 놓고 공중을 향해 머물러서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왕이 보살에게 여쭈었다.
“이 발우를 어디에 두어야 합니까?”보살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진실의 법이 머무는 곳이 있습니까?”왕이 말하였다.
“진실의 법은 당연히 머무는 곳이 없습니다.”보살이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진실의 법은 머무는 곳이 없으니 이 발우도 머무는 곳이 없으며, 발우가 머무는 곳이 없듯이 모든 법이 역시 그러함을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대왕께서는 법성(法性)이 공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와 같이 머무는 것을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이때 마가타국 왕은 묘길상보살과 여러 대중들에 대한 공양을 마쳤다. 그리고는 보살 앞에 서서 우러러 갈망하는 마음이 생겨서 그 법이 듣고 싶어졌다. 그래서 곧 묘길상보살에게 여쭈었다.
“보살께서는 크게 자비하시니, 저를 위해 희유(希有)한 법을 설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보살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희유한 법은 설사 긍가하(殑伽河)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부처님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 백천 겁을 통해 이를 설한다고 해도 다 설할 수가 없습니다.”왕은 이 말을 듣고는 놀랍고 두려워서 답답하여 즐겁지가 않았다.이때 존자 대가섭이 왕에게 말하였다.
“그러나 그대는 긍가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부처님들이 희유한 법을 베풀어 설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묘길상보살 또한 이를 설하지 못하겠습니까? 다만 모든 부처님들의 법이 다함이 없어서 언설(言說)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닐 뿐인 것입니다. 그대는 다만 하고자 하는 바에 따라서 묘길상보살에게 묻는다면 이 대사가 한량없는 좋은 방편의 힘으로 반드시 왕을 위해서 희유한 법을 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 말을 듣자 드디어 왕은 마음으로 깨달아서 곧 존자에게 여쭈었다.
“제가 마침 보살의 말씀을 듣고 마음에 의혹이 생겼었는데, 존자의 말씀을 들으니 조금 알겠습니다.”그리고는 곧 묘길상보살에게 여쭈었다.
“보살은 어째서 긍가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부처님들도 희유한 법을 선설(宣說)할 수 없다고 하십니까? 저는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을 둘 곳이 없습니다. 원컨대 보살께서는 부디 저의 이 의혹을 풀어 주소서.”묘길상보살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긍가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부처님들이 희유한 법을 설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법이란 설할 만한 것이 없는 것이 바로 희유한 법입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모든 법에 대하여 다만 마음이 머무는 바가 없을 뿐 그 법은 설할 수가 없으니 여러 부처님 여래 또한 설할 수가 없습니다. 대왕께서는 모든 부처님 세존에 대하여 보여지는 형상[所見相]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왕이 말하였다.
“아닙니다.”또 물었다.
“마음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마음이 없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까?”대답하였다.
“아닙니다.”또 물었다.
“유위법(有爲法)과 무위법, 진실법과 허망법들을 모두 볼 수 있습니까?”왕이 말하였다.
“모두 볼 수 없습니다.”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법이 보여지는 형상[所觀相]이 있으며, 모든 법이 설하여지는 것[所說]이 있습니까?”왕이 말하였다.
“아닙니다.”묘길상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이런 이치에 연유하여 내가 그런 말을 한 것입니다. 희유한 법이란 긍가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부처님들도 이를 선설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또 대왕이시여, 허공은 모양이 없으며 굴러 움직임도 없고 연기나 구름이나 먼지나 안개도 여기에 붙어 있을 수 없습니다. 허공은 본성이 청정해서 물들일 만한 어떤 법도 없으며, 깨끗이 해야 할 어떤 법도 없습니다.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모든 법이 곧 허공과 같다는 것을 압니다. 이런 이치로 긍가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부처님들께서 이를 설하여도 다 설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또 대왕이시여,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무주상(無住相) 중에서 단정하고 점잖아서[凝然] 움직이지 않고, 작용은 하지만 항상 적연합니다. 왜냐하면 법이란 옮길 만한 것이 없으니 처(處)와 비처(非處)를 여의기 때문이며, 법이란 얻을 수 없으니 모든 취하는 형상[取相]을 여의기 때문입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모든 법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니며, 큰 것도 아니고 작은 것도 아니며, 진실도 아니고 진실 아님도 아니며, 유상(有想)도 아니고 무상(無想)도 아니며, 지음[所作]도 없고 짓지 않음[無作]도 없으며, 지혜도 아니고 어리석음도 아니며, 취하는 형상[取相]도 없고 취하지 않는 형상[不取相]도 없으며, 모임도 아니고 흩어짐도 아니며,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으며, 전도(顚倒)도 아니고 전도를 여읨도 아니며, 번뇌에 즉(卽)하는 것도 아니고 번뇌를 여의는 것도 아니며, 자연히 생기는 것도 아니고 남을 따라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대왕이시여, 모든 법은 허공과 같아 굴러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비등(比等)한 것이 없어서 반려(伴侶)를 여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두 가지 모습이 없어서 차별이 없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가없어서 볼 수 없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한량없어서 크고 작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다함[窮盡]이 없이 항상 구르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광대해서 법계에 변만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머무는 것이 없어서 안이나 바깥이나 중간이 아니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분별함이 없어서 망상(妄想)을 여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항상해서 변천이 없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곧 즐거움이어서 고뇌가 없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주재(主宰)가 있어 망집(妄執)을 여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청정해서 구염(垢染)이 아니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적정(寂靜)하여 언제나 담연(湛然)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얻음이 없어서 아상(我相)을 여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즐길 만한 것이 없는 해탈의 모양[解脫相]이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이것과 저것이 없어서 아취(我取)를 여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파괴 없이 갖가지 형상을 여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한 가지 맛[一味]이어서 해탈성(解脫性)과 같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한 가지 형상[一相]이어서 모든 다른 생각[異想]을 여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다 공(空)이어서 모든 견해를 여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무상(無相)이어서 형상[相]이 청정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무원(無願)이어서 3세(世)를 여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3세에 포섭되지 않아 과거ㆍ현재ㆍ미래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생사와 열반은 본래 평등하며 모든 법은 다 평등합니다. 대왕이시여, 모든 법이 이미 이러한데 번뇌나 의혹이 생길 수 있겠습니까?”왕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모든 법이 공한데 어찌 번뇌와 의혹이 있겠습니까?”묘길상보살이 말하였다.
“번뇌가 생기는 것이 없으므로 법 또한 설할 것이 없으며, 번뇌의 본성이 공하므로 모든 법은 평등합니다. 생사와 열반이 본래 평등하며 번뇌와 보리가 또한 평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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