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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889 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佛說觀普賢菩薩行法經)

by Kay/케이 2024.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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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佛說觀普賢菩薩行法經)

 

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佛說觀普賢菩薩行法經)


송(宋) 담무밀다(曇無蜜多) 한역
김월운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국(毘舍離國)의 대림정사(大林精舍) 이층 강당[重閣講堂]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석 달 뒤에 내가 반열반(般涅槃)에 들리라.”
존자(尊者)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 하고, 손을 모아 합장한 뒤 부처님을 세 번 돌며 예배하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우러러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장로(長老) 마하가섭(摩訶迦葉)과 미륵보살마하살(彌勒菩薩摩訶薩)도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 예배하고, 부처님의 얼굴을 우러러보고 있었다.
이때에 세 대사(大士)가 입을 모아 같은 소리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멸도하신 뒤에 어떻게 해야 중생들이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며, 대승의 방등경전(方等經典)을 수행하며, 바른 생각으로 하나이며 실다운 경계[一實境界]를 생각하겠습니까? 어떻게 해야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잃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해야 번뇌를 끊지 않고 5욕(欲)을 여의지 않고도 모든 근(根)을 맑게 하고 모든 죄를 소멸하며, 부모가 낳아 주신 청정하고 항상된 눈으로 5욕을 끊지 않고도 능히 밖의 모든 막힌 일을 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여래가 옛날에 기사굴산(耆闍崛山)과 다른 곳에 있을 적에 이미 널리 하나이며 실다운 도[一實道]를 말하였거니와, 지금 이곳에서는 미래의 모든 중생들로서 대승의 위없는 법을 행하고자 하는 이와 보현행(普賢行)을 배우고자 하는 이와 보현의 행을 행하고자 하는 이를 위하여 지금 기억하고 생각하는 법을 말하리라. 보현을 보거나 보지 못할지라도 죄의 수효를 없애는 일을 이제 그대들에게 널리 분별하리라.
아난아, 보현보살은
동쪽의 맑고 묘한 국토에 태어나나니, 그 국토의 모습은 『법화경(法華經)』에서 이미 널리 분별하였거니와 이제 간략히 해설하리라. 아난아,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천룡팔부(天龍八部)와 온갖 중생으로서 대승의 경을 외우는 이와 대승을 닦는 이와 대승의 뜻을 일으키는 이와 보현보살의 색신(色身)을 보기 좋아하는 이와 다보불탑(多寶佛塔)을 뵈옵기 좋아하는 이와 석가모니부처님과 몸을 나누신[分身] 모든 부처님을 뵈옵기 좋아하는 이와 6근(根)이 청정하기를 좋아하는 이는 마땅히 이 관법(觀法)을 배울지니라.
이 관법의 공덕은 모든 장애를 제거하고 높고 묘한 색(色)을 보게 하느니라. 삼매(三昧)에 들지 않아도 다만 외우고 지니어 전일한 마음으로 닦고 익히며, 마음과 마음을 서로 잇대어서 대승을 여의지 않으면 하루에서 7일 만에 보현을 보게 되리라. 무거운 업장이 있는 이는 49일이 다하여야 보며, 더욱 무거운 이는 한 생[一生] 만에 보며, 더욱 무거운 이는 두 생 만에 보며, 더욱 무거운 이는 세 생 만에 보나니, 이와 같이 갖가지 업보가 같지 않으므로 다르게 말하느니라.
보현보살의 몸은 끝없고, 음성도 끝없으며, 모양도 끝없거늘 이 국토에 오려 하면 자재한 신통에 들어 몸을 줄이어 적게 하나니, 염부제의 사람들은 3장(障)이 무겁기 때문이니라. 지혜의 힘으로써 흰 코끼리를 탄 몸으로 변화하나니, 그 코끼리는 여섯 어금니[六牙]요, 일곱 굽[七支]으로 땅을 디디고, 그 일곱 굽 아래에는 일곱 송이의 연꽃이 솟아나느니라. 코끼리의 빛은 곱고 희니, 흰 가운데서도 높은 것이어서 파리(頗梨)ㆍ설산(雪山)으로도 견주지 못하리라. 몸의 길이는 450유순(由旬)이고, 높이는 4백 유순이며, 여섯 어금니의 끝에는 여섯 개의 목욕하는 못[浴池]이 있고, 낱낱 못에는 열네 가지 연꽃이 나서 못과 똑같으리라. 그 꽃이 피면 하늘의 큰 나무[天樹王]와 같고, 낱낱 꽃 위에는 하나씩 옥녀(玉女)가 있으니, 얼굴은 붉게 빛나서
다른 천녀(天女)보다 뛰어나느니라. 손에는 자연히 다섯 개의 공후(箜篌)가 변화하니, 낱낱 공후에는 5백 가지 악기(樂器)가 권속이 되느니라. 5백 가지 날짐승이 있으니, 오리ㆍ기러기ㆍ원앙새들은 모두가 뭇 보배의 빛으로서 꽃잎[花葉] 사이에서 사느니라. 코끼리의 코에 꽃이 있으니, 그 줄기는 붉은 진주(眞珠)의 빛이요, 그 꽃은 금빛이어서 오므린 채 피지 않느니라.
이러한 일을 보고 더욱 참회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자세히 관찰하며, 대승을 생각하되 잠시도 쉬지 않으면 연꽃은 곧 금빛이 피어서 금빛 광명을 보이리라. 그 연꽃의 대(臺)는 견숙가(甄叔迦) 보배요, 묘한 범천의 마니(摩尼)로써 꽃 타래[華鬘]가 되고, 금강 보배 구슬로써 꽃 수실[華鬚]이 되었으며, 변화한 부처님[化佛]께서 연꽃 대에 앉으시고 뭇 보살들이 연꽃 수실에 앉은 것이 보이니라. 변화한 부처님의 미간에서는 금빛 광명이 나와 코끼리의 코로 들어가고, 코끼리의 코에서 나와서는 눈으로 들어가고, 코끼리의 눈에서 나와서는 귀로 들어가고, 코끼리의 귀에서 나와서는 정수리를 비추어 변화한 황금의 대[金臺]를 이루니라.
그 코끼리의 머리 위에 세 사람이 변화하여 나타나니, 하나는 금바퀴[金輪]를 가지고, 하나는 마니구슬[摩尼珠}을 지니고, 하나는 금강저(金剛杵)를 잡느니라. 금강저를 들어 코끼리에 슬쩍 대면 코끼리는 곧 걸어가되, 발이 땅에 닿지 않고 허공을 밟고 다니느니라. 땅 위에서 일곱 자[尺] 떨어져 있는데도 땅에는 도장 문채[印文]가 있나니, 낱낱 문채에는 천 개의 바퀴살[千輻轂輞]이 모두 구족하며, 낱낱 천 개의 바퀴살 사이에는 하나씩 큰 연꽃이 솟아 있느니라. 이 연꽃 위에 하나의 변화한 코끼리[化象]가 나오니, 또한 일곱 굽이 있어 큰 코끼리를 따라 다니느니라. 발을 들고 발을 내릴 적마다 7천 마리 코끼리가 나와 권속이 되어 큰 코끼리를 따르느니라.
코끼리의 코는 붉은 연꽃 빛이며 위에는 변화한 부처님이 눈썹 사이로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금빛이어서 앞에서와 같이 코끼리의 코로 들어가고, 코끼리의 코에서 나와서는 코끼리의 눈으로 들어가고, 코끼리의 눈에서 나와서는 코끼리의 귀로 들어가고, 코끼리의 귀에서 나와서는 코끼리의 목 위에 이르느니라. 점점 위로
올라가서는 코끼리의 등에 이르러 금 안장[金鞍]을 변화하여 이루니, 7보(寶)가 고루 구족하니라. 안장의 사방에는 일곱 가지 보배 기둥이 있어 뭇 보배를 재주껏 꾸미어 보배로운 대[寶臺]를 이루고 대 가운데는 하나의 7보 연꽃이 있으니, 그 연꽃의 수실은 백 가지 보배가 함께 이루었고, 그 연꽃의 대는 큰 마니보배이니라.
한 보살이 그 위에 가부좌(加趺坐)를 맺고 앉았으니, 보현(普賢)이라 하느니라. 몸은 백옥 같은 빛으로서 50가지 광명이 있고, 광명은 50가지 빛이 있어 목의 광명[項光]을 이루느니라. 몸의 모든 털구멍[毛孔]에서는 금빛이 흘러나오고, 그 금빛의 끝에는 한량없는 변화한 부처님이 모든 변화한 보살들로써 권속을 삼고 천천히 걸어 큰 보배 꽃을 뿌리면서 행자(行者)의 앞에 이르느니라. 그 코끼리가 입을 열면 코끼리의 이빨에 있던 모든 못 속의 옥녀(玉女)들은 음악을 연주하고 거문고를 뜯고 노래를 부르리니, 소리는 미묘하게 대승의 하나이며 참된 도리를 찬탄하리라.
행자가 이를 보면 기뻐서 예배 공경하고, 다시 매우 깊은 경전을 외우며, 두루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께 예배하고, 다보탑(多寶塔)과 석가모니부처님께 예배하며, 보현과 모든 보살들에게 예배하고 발원하되 ‘만일 나의 전생 복[宿福]이 보현을 뵈올 만하거든, 바라옵건대 거룩하신 변길(遍吉)께서 나에게 색신(色身)을 보여 주소서’ 하느니라. 이렇게 발원하고는 밤낮으로 여섯 차례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하고 참회법(懺悔法)을 행하며, 대승경을 외우고 대승경을 읽으며, 대승의 뜻을 생각하고, 대승의 일을 생각하며, 대승 지니는 이를 공경 공양하며, 온갖 사람 보기를 부처님과 같이 생각하며, 모든 중생을 부모와 같이 생각하느니라.
이러한 생각을 마치면 보현보살이 즉시에 눈썹 사이로 거룩한 모습[大人相]인 백호광명(白毫光明)을 놓으리니, 이 광명이 나타날 때에 보현보살의 몸매[身相]가 장엄하여 붉은 금[紫金]의 산과 같이 단정하고 미묘하니라. 32상이 모두 갖추어 있으며,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큰 광명을 놓아 큰 코끼리를 비추어
금빛이 되게 하고, 모든 변화한 코끼리도 또한 금빛을 이루고, 모든 변화한 보살들도 금빛을 이루니라. 그 금빛 광명은 동쪽의 한량없는 세계를 비추어 모두가 금빛이 되게 하고, 남쪽ㆍ서쪽ㆍ북쪽ㆍ네 간방[四維]ㆍ위아래도 모두 이와 같으니라.
그때에 열 방면의 낱낱 방위에 하나씩 보살이 있어, 여섯 어금니의 흰 코끼리를 타니 보현과 꼭 같아서 다름이 없느니라. 이렇듯 시방의 한량없고 끝없는 세계에 가득 찬 변화한 코끼리를 보현보살의 신통으로써 경을 지니는 이가 모두 보게 되리라. 이때에 행자가 모든 보살을 보고 몸과 마음이 기뻐서 그에게 예배하며 말하되 ‘대자대비하신 이여,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저에게 법을 말씀해 주옵소서’라고 할 적에 모든 보살들이 입을 모아 같은 소리로 제각기 청정한 대승경법을 말하고, 모든 게송을 지어 행자를 찬탄하리니, 이것을 비로소 보현보살의 최초의 경계를 관찰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그때에 행자가 이 일을 보고 마음속에 대승을 생각하여 밤낮으로 버리지 않으면, 잠자는 사이에 보현보살이 그에게 설법하는 꿈을 꾸리라. 깬 때와 다름없이 그 마음을 위로하면서 말하되 ‘그대가 외우는 것에서 이 구절을 잊었고 이 게송을 잊었는가’ 하리라.
그때에 행자가 보현보살의 말을 듣고 깊이 뜻을 해득하여 기억하기를 잊지 않나니, 날마다 이렇게 하여 그 마음이 점점 영리해지느니라.
보현보살이 그로 하여금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생각하게 하니, 보현의 가르침을 따라 마음과 뜻을 바르게 하면 점점 마음의 눈[心眼]으로써 동방 부처님의 몸이 황금빛이어서 단엄(端嚴)하고 미묘하심을 뵙게 되리라.
한 부처님을 뵙고 다시 한 부처님을 뵙고, 이와 같이 점점 동방으로 온갖 부처님을 뵈며 마음이 점점 예리해지면,
시방의 온갖 부처님을 두루 보리라.
모든 부처님을 뵈옵고는 기쁜 마음을 내어 말하되 ‘대승(大乘)을 인하여 대사(大士)를 뵈었고, 대사의 힘 때문에 부처님을 뵈었습니다. 비록 모든 부처님을 보았으나 아직 분명하지 못하여, 눈을 감으면 보이고 눈을 뜨면 잃습니다’ 하리라.
이렇게 말하고 나서 오체투지(五體投地)하여 두루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하고, 예배를 마친 뒤에는 꿇어 앉아 합장하고 여쭙되 ‘모든 부처님 세존의 10력(力)ㆍ무외(無畏)ㆍ18불공(不共)ㆍ대자대비ㆍ3념처(念處)들은 항상 세간에 있어서 색 가운데 높은 색이거늘 저에게는 무슨 죄가 있어 보지 못합니까?’ 하느니라.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참회하느니라.
참회하기를 청정히 하면 보현보살이 다시 나타나서 다니고 멈추고 앉고 누울 적마다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나아가 꿈속에서도 항상 그에게 설법하리라. 그 사람이 깬 뒤에는 법희(法喜)의 즐거움을 얻나니, 이렇게 밤낮으로 삼칠일(三七日:21일)이 지난 뒤에야 바야흐로 선다라니(旋陀羅尼)를 얻으리라. 다라니를 얻은 까닭에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묘한 법을 기억하여 잃지 않으며, 또한 항상 과거의 일곱 부처님을 뵈옵되, 오직 석가모니부처님만이 그에게 법을 말씀하시고, 모든 세존께서는 각각 대승경전을 칭찬하시리라.
그때에 행자가 다시 참회하고 두루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하나니,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를 마치면 보현보살이 그 사람의 앞에 서서 지난 세상의 온갖 업연(業緣)을 가르치고 말하여 주리라. 검고 악한[黑惡] 모든 죄스러운 일을 드러내되 모든 세존을 향하여 자기의 입으로 드러낼지니, 드러내기를 마치면 곧 모든 부처님이 나타나시는 삼매를 얻으리라. 이 삼매를 얻으면 동방의 아촉불(阿閦佛)과 묘희(妙喜)나라를 보되, 자세하고 분명할 것이요, 이렇듯 시방에서 각각 모든 부처님의 높고 묘한 국토를 보되 또한 소상하고 분명하리라.

이미 시방의 부처님을 뵌 뒤에는 꿈에 코끼리 머리 위에 하나의 금강인(金剛人)이 있어 금강저를 가지고 두루 6근(根)에 대는 것을 보리라. 6근에 대면 보현보살이 행자를 위하여 6근이 청정해지는 참회의 법을 말하리라.
이렇게 참회하여 하루에서 이레에 이르면, 모든 부처님이 나타나시는 삼매의 힘 때문에, 보현보살의 설법이 장엄스럽기 때문에, 귀에는 점점 막힌 밖[障外]의 소리가 들리고, 눈에는 점점 막힌 밖의 일이 보이고, 코에는 점점 막힌 밖의 향기가 맡아지나니, 『묘법화경(妙法華經)』에서 자세하게 말한 것과 같으니라. 이렇게 하여 6근이 청정하여지면 몸과 마음이 기뻐 악한 모습이 없으며, 마음은 순전히 법이어서 법과 더불어 상응(相應)하느니라.
다시 백천만억 선다라니를 얻으며, 더욱 널리 백천만억 한량없는 부처님을 뵈오리라. 이 모든 세존은 각각 오른손을 펴 행자의 머리를 만지면서 말씀하시되, ‘장하고 장하도다. 대승을 행하는 이여, 크고 장엄한 마음을 일으킨 이여, 대승을 생각하는 이여, 우리들도 옛날에 보리심을 낼 적에 모두가 너희들과 같이 부지런하여 잃지 않았느니라. 우리들이 먼저 세상에 대승을 행하였던 까닭에 이제 청정한 정변지(正遍知)를 성취하였나니, 그대들도 또한 부지런히 닦아 잃지 말지니라. 이 대승경전은 모든 부처님의 보배 창고이며, 시방 삼세 모든 부처님의 안목(眼目)이어서, 삼세의 모든 여래의 종자를 나게 하느니라. 이 경을 지니는 이는 곧 부처님의 몸을 지니는 것이며, 부처님의 일을 하는 것임을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은 모든 부처님의 사자(使者)이며, 모든 부처님 세존이 옷으로 덮으시는 바이며, 모든 부처님 여래의 참된 법자(法子)이니, 너희들이 대승을 행하되 법의 종자를 끊이지 않게 할지니라. 너희들은 지금 동쪽의 모든 부처님을 자세히 보라’ 하시리라.
이렇게 말씀하실 때에 행자가 동쪽의 온갖 한량없는 세계를 보면 땅이 평평하여 손바닥 같으며, 쓰레기와
언덕과 구덩이와 가시나무가 없으며, 유리로 땅이 되고 황금이 사이사이 섞이었으며, 시방 세계도 또한 그러하리라. 이러한 땅을 보면 곧 보배 나무를 보나니, 보배 나무는 묘하고 높아서 5천 유순이요, 그 나무에서는 항상 황금과 백은과 7보의 장엄이 나오며, 나무 밑에는 자연히 사자좌(師子座)가 있어 높이가 20유순이며, 사자좌 위에서는 또 백 가지 보배 광명이 나타나리라.
이와 같이 모든 나무와 다른 보배 자리도 그러하며, 낱낱 보배 자리에는 모두 자연히 5백 마리의 흰 코끼리가 있고, 코끼리 위에는 모두 보현보살이 있느니라.
그때에 행자는 여러 보현보살에게 예배하면서 말하되 ‘저는 무슨 죄가 있기에 다만 보배 땅과 보배 자리와 보배 나무만이 보이고, 모든 부처님은 보이지 않습니까?’ 하리라. 이렇게 말한 뒤에 낱낱 자리 위에 한 분의 부처님이 단정하고 장엄하고 미묘하게 자리에 앉아 계심을 보리라.
모든 부처님을 보고 나서 마음이 대단히 기뻐서 다시 대승경전을 닦고 익히나니, 대승의 힘 때문에 공중에서 찬탄하는 소리가 들리되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여, 그대는 대승을 행하는 공덕과 인연 때문에 모든 부처님을 보느니라. 이제 비록 모든 부처님은 보았으나 석가모니부처님과 몸을 나누신[分身] 모든 부처님과 다보불탑(多寶佛塔)은 보지 못하리라’ 하느니라. 공중에서 이 소리가 난 뒤에 다시 부지런히 대승경전을 닦고 익히나니, 대승의 방등경전을 외우는 까닭에 꿈속에 석가모니부처님이 모든 대중과 함께 기사굴산에 계시면서 『법화경』을 말씀하시어, 하나이며 실다운 뜻을 연설하시는 것을 보리라.
깨고 나서는 참회하고, 목마른 듯이 뵙고자 하고, 꿇어 앉아 합장하고, 기사굴산을 향하여 말하되 ‘여래 세웅(世雄)께서는 항상 세간에 계시오니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저를 위해 몸을 나타내시옵소서’라고 하느니라. 이렇게
말하고 기사굴산을 보면 7보가 장엄하고 헤아릴 수 없는 비구와 성문 대중이 있느니라. 보배 나무는 줄지어 있고 보배 땅은 평평하고 바르며, 다시 묘한 보배의 사자좌를 펴놓았느니라. 석가모니부처님이 눈썹 사이로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이 두루 시방 세계를 비추며, 다시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이르느니라.
그 광명이 이르는 곳에는 시방으로 몸을 나누었던 석가모니부처님이 일시에 구름같이 모이리니, 『묘법화경』에 자세하게 말한 것과 같으니라. 낱낱 몸을 나누신 부처님의 몸은 붉은 금빛이요, 분량은 끝없으며, 사자좌에 앉으시어 백억 한량없는 큰 보살로써 권속을 삼느니라. 낱낱 보살의 행이 보현과 같나니, 이렇듯 시방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 보살들이 권속되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대중이 모인 뒤에 석가모니부처님을 뵈면 온 몸의 털구멍에서 금빛 광명을 놓으시리니, 낱낱 광명 속에서는 백억의 변화한 부처님과 몸을 나눈 모든 부처님이 눈썹 사이의 백호에서 대인상(大人相) 광명을 놓느니라. 그 광명이 석가모니부처님의 정수리로 흘러드나니, 이러한 모습을 볼 때에 몸을 나눈 모든 부처님의 온갖 털구멍에서도 금빛 광명이 나오고, 낱낱 광명 가운데는 다시 항하사의 티끌 같은 변화한 부처님이 계시느니라.
그때에 보현보살이 다시 눈썹 사이에서 대인상 광명을 놓아 행자의 마음으로 들어가게 하느니라. 마음으로 광명이 들어간 뒤에는 행자 스스로가 과거 헤아릴 수 없는 백천 부처님에게 받아 지니고 외우던 대승경전을 기억하며, 스스로의 옛 몸을 보되 소상하고 분명하여 숙명통(宿命通)과 똑같아 다름이 없느니라. 활연(豁然)히 크게 깨달아 선다라니와 백천만억 모든 다라니문을 얻고, 삼매에서 일어나서는 몸을 나누신 온갖 부처님이 뭇 보배 나무 밑의 사자좌 위에 앉으신 것을 똑똑히 뵈옵게 되리라.
그리고 유리의 땅에서 연꽃 뭉치가 아래쪽
허공으로부터 솟아 나오리니, 낱낱 꽃 사이에 티끌 수효 같은 보살이 가부좌를 맺고 앉은 것을 보리라. 또 보현의 몸을 나눈 보살들이 그 무리 안에서 대승을 찬탄하는 것을 보리니, 그때에 모든 보살이 입을 모아 같은 소리로 행자에게 6근을 맑히는 법을 가르치리라. 혹은 말하되 ‘그대는 부처를 생각하라[念]’ 하고, 혹은 말하되 ‘그대는 법을 생각하라’ 하고, 혹은 말하되 ‘그대는 승(僧)을 생각하라’ 하고, 혹은 말하되 ‘그대는 계(戒)를 생각하라’ 하고, 혹은 말하되 ‘그대는 보시를 생각하라’ 하고, ‘그대는 하늘을 생각하라’ 하리라.
이러한 여섯 가지 법은 보리심이며 보살을 나게 하는 법이니,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앞에서 먼저 죄를 참회할지니라.
한량없는 세상에서는 눈의 인연으로 모든 색(色)을 탐내었나니, 색에 집착한 까닭에 모든 티끌을 사랑하였고, 티끌을 사랑한 까닭에 여인의 몸을 받아들여 세상에 태어나는 곳마다 모든 색에 미혹하여 집착하느니라. 색은 그대의 눈을 망가뜨려 은혜와 애정의 종[奴]이 되게 하며, 색은 그대로 하여금 삼계를 돌아다니게 하나니, 이 때문에 이 남루한 종[幣使]은 눈이 멀어 보이는 바가 없느니라.
이제 대승 방등경을 읽어라. 이 경전에 말씀하시기를 〈시방의 부처님들의 색신(色身)은 멸하지 않는다〉 하셨나니,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살펴보았는가? 눈은 착하지 못하여 그대들을 해치는 일이 많으니, 나의 말을 수순하여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라. 석가모니는 그대들에게 눈에 있는 죄를 말씀하여 주노니,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지혜롭고 법다운 물로써 씻어 주시어 저로 하여금 청정하게 하옵소서’ 하라.
이렇게 말하고는 두루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석가모니불과 대승경전을 향하여 다시 말하되 ‘제가 지금 참회하는 눈[眼根]의 무거운 죄는 막히고 가리고 더럽고 흐리어서 깜깜하니, 보이는 것이 없사옵니다.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는 크게 사랑하시고 불쌍히 여기시어 덮어 보호해 주옵소서. 보현보살은 큰 법의 배를 타고 널리 시방의 한량없는
보살들을 건지시나니, 바라옵건대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시어 제가 뉘우치는 눈의 착하지 못하고 나쁜 업의 가리는 법을 들어 주옵소서’ 하라.
이렇게 세 번 말하고 5체를 땅에 던져 바른 생각으로 대승을 생각하되, 마음에서 잠시도 버리지 않으면 이것을 ‘눈의 죄를 참회하는 법’이라 하느니라.
모든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고, 향을 태우고 꽃을 뿌리며, 대승의 뜻을 일으키며, 비단 번기와 일산을 달고 눈의 허물을 말하며 죄를 참회하는 이는 현세(現世)에 석가모니부처님과 몸을 나누신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뵈오리라. 아승기겁에 나쁜 갈래[惡道]에 떨어지지 않으리니, 대승의 힘 때문이며, 대승의 원력 때문에 온갖 다라니를 지닌 보살들과 함께 권속이 되리라. 이러한 생각을 하는 이는 바른 생각이라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이는 삿된 생각이라 하나니, 이것이 눈의 처음 경계의 모습이니라.
눈을 청정히 하고 다시 대승경전을 독송하되, 밤낮으로 여섯 차례 꿇어앉아 참회하면서 말하되 ‘나는 지금 어찌하여 석가모니부처님의 몸을 나누신 모든 부처님만을 뵈옵고, 다보불탑(多寶佛塔)의 온몸 사리[全身舍利]는 뵈옵지 못하는가. 다보불탑은 항상 계시어 없어지지 않거늘 나는 눈이 흐리고 나빠서 뵈옵지 못하는구나’ 할지니라.
이렇게 말하고 다시 참회하여 7일이 지나면 다보불탑이 땅에서 솟아나오고, 석가모니부처님이 곧 오른손으로 탑의 문을 열면 다보부처님이 보현색신삼매(普現色身三昧)에 들어 계시는 것을 보리라. 낱낱 털구멍에서 항하사 티끌 수효의 광명을 내고, 낱낱 광명에는 백천만억의 변화한 부처님이 계시리라. 이러한 상서가 나타날 적에 행자는 기뻐하면서 게송으로 찬탄하고, 탑을 돌아 일곱 번을 채우면 다보여래께서 큰소리를 내어 칭찬하시되 ‘법자(法子)여, 그대는 지금 진실하게 대승을 행하여 눈을 참회하는 보현의 법을 수순하는도다. 이러한 인연으로 나는
그대의 처소에 이르러 그대를 위하여 증명하리라’ 하시리라. 이렇게 말씀하시고, 또 칭찬하시되 ‘장하고 장하도다. 석가모니부처님은 능히 큰 법을 말씀하시고, 큰 법의 비를 내리시어 흐리고 악한 모든 중생을 성취하시는도다’ 하시리라.
이 행자가 다보불탑을 뵈옵고, 다시 보현보살에게 이르러 합장하고 예를 올리며 말하되 ‘대사(大師)시여, 저에게 허물 뉘우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하니, 보현이 말하되 ‘그대는 여러 겁 동안 귀[耳根]의 인연으로 바깥 소리를 따라다니었으므로 묘한 소리를 들을 때에는 미혹하는 마음을 내고, 나쁜 소리를 들을 때에는 8백 가지 번뇌의 도적을 일으켰느니라. 이러한 나쁜 귀 때문에 과보는 나쁜 일을 얻어 항상 나쁜 소리를 듣고 모든 반연을 내며, 뒤바뀌어 듣는 까닭에 반드시 나쁜 길과 변두리에서 삿된 소견으로 법을 듣지 못하는 곳에 떨어지리라. 그대가 오늘 대승경전의 공덕 바다를 외우고 지니니, 이러한 인연으로 시방의 부처님을 뵈옵고, 다보불탑이 나타나서 그대를 위하여 증명하리라. 그대는 마땅히 스스로의 나쁜 허물을 말하여 모든 죄를 참회하라’ 하리라.
이때에 행자가 이 말을 듣고 다시 합장하여 5체를 땅에 던지면서 말하되 ‘정변지ㆍ세존께서는 방등경전이 자비의 주인임을 눈앞에서 저에게 증명하옵소서. 바라옵건대 저를 살피시고 제가 말하는 것을 들어 주옵소서. 저는 여러 겁으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귀의 인연으로 소리를 들으면, 미혹하고 집착하되 아교[膠]가 풀[草]에 묻은 것 같았습니다. 모든 나쁜 일을 들을 때에는 번뇌의 독을 일으키어 곳곳에서 집착하여 잠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소리의 구멍에 앉아 저의 정신과 마음[神識]을 괴롭히고 세 가지 나쁜 갈래[三塗]에 떨어졌사오나, 이제 비로소 깨닫고 세존을 향하여 드러내고 참회하나이다’ 할지니라.
참회를 마치면 다보부처님께서 큰 광명을 놓으시리니, 그 광명은 금빛이어서 동쪽과 시방 세계를 두루 비추리라. 한량없는 부처님 몸은 금빛이리니, 동쪽 허공에서 말하되 ‘이 부처님의
명호는 선덕(善德)이시니라.’ 하니라. 또 수없는 몸을 나타내신 부처님이 보배 나무 밑 사자좌 위에서 가부좌를 맺고 앉으셨느니라. 이 모든 세존께서는 모두 보현색신삼매에 드시어 모두가 찬탄하는 말씀을 하시되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여, 너는 지금 대승경전을 외우고 있나니, 네가 외우는 것은 부처님의 경계이니라’ 하시느니라.
이러한 말씀이 끝나면 보현보살이 다시 참회하는 법을 말하리니, ‘그대는 앞의 세상 한량없는 겁에 향기[香]를 탐내는 까닭에 모든 식(識)으로 분별하고, 그곳에서 탐내고 집착하여 나고 죽는 속에 떨어졌느니라. 그대들은 지금부터 대승의 인(因)을 관찰할지니, 대승의 인이란 모든 법의 실상(實相)이니라’ 하는 말을 듣고 5체를 땅에 던져 다시 참회할 것이요, 참회하고는 말하되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다보불탑, 나무 시방 석가모니불, 몸을 나누신 모든 부처님’이라 하느니라.
이렇게 말하고는 두루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하고, ‘나무 동방 선덕불(善德佛), 그리고 몸을 나누신 모든 부처님’이라 하느니라. 눈으로 보는 대로 낱낱이 마음껏 예배하고 향과 꽃으로 공양하느니라. 공양을 마치고는 꿇어앉아 합장하고 갖가지 게송으로써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리라. 찬탄을 마치고는 열 가지 나쁜 업[十惡業]을 말하여 모든 죄를 참회하고, 참회를 마치고는 말하되 ‘제가 지난 세상, 한량없는 겁에 향과 맛과 닿임[觸]을 탐내어 여러 가지 악을 지었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한량없는 세상 동안 항상 지옥ㆍ아귀ㆍ축생ㆍ변두리ㆍ사견(邪見) 등 모든 좋지 못한 몸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나쁜 업을 오늘 드러내어 바른 법의 왕이신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고, 죄를 말하여 참회하옵니다’ 하느니라.
참회하기를 마치고는 몸과 마음을 게을리하지 않고 다시 대승경전을 외우리니, 대승의 힘 때문에 공중에서 소리가 나되
‘법자(法子)여, 그대는 지금 시방의 부처님을 향하여 대승을 찬탄하고 모든 부처님의 앞에서 스스로의 허물을 말하라. 모든 부처님은 그대들의 자비하신 아버지시니라. 그대들은 마땅히 혀[舌根]로 짓는 착하지 못한 나쁜 업을 스스로가 말할지니, 이 혀는 나쁜 업을 움직이는 모습이니라. 거짓말, 꾸미는 말, 나쁜 말, 이간하는 말, 비방하는 허망한 말, 삿된 소견을 찬탄하는 말, 이익 없는 것을 말하는 말,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잡되고 나쁜 업과 얽고 싸우고 망가지고 어지럽히어 법을 법 아니라고 하는 여러 죄를 이제 모든 세웅(世雄)의 앞에서 참회할지니라’ 하리라.
이러한 말이 끝나면 5체를 땅에 던져 두루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하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말하되 ‘이 혀의 허물은 한량없고 끝없사오니, 모든 나쁜 업은 혀에서 나왔으며, 바른 법 바퀴를 끊는 것도 혀에서 일어납니다. 이렇게 나쁜 혀는 공덕의 종자를 끊어, 뜻이 아닌 것을 여러 가지로 억지로 말하며, 삿된 소견을 찬탄하되 불에다 나무를 보태는 것 같으며, 마치 사나운 불길이 중생을 해치는 것 같으며, 독약을 마신 이가 상처는 없으나 죽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죄보(罪報)는 악하고 삿되어 착하지 못하므로 마땅히 악도(惡道)에 백천 겁 동안 떨어져 있을 것이요, 거짓말을 한 까닭에 큰 지옥에 떨어지리이다. 저는 지금 남쪽의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여 검은 악[黑惡]을 드러내나이다’ 할지니라.
이러한 생각을 할 적에 공중에서 소리가 나되 ‘남쪽에 부처님이 계시니, 전단덕(旃檀德)이라 하느니라. 그 부처님도 또한 한량없이 나누신 몸이 있고, 온갖 부처님들도 모두 대승의 죄악 멸하는 법을 말씀하시나니, 이러한 뭇 죄를 이제 시방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 향하여 드러내어 검은 악을 정성껏 참회하라’ 하시리라. 이 말씀이 끝나자 5체를 땅에 던지고 다시 모든 부처님께 예배할지니, 이때에 모든 부처님은 다시 광명을 놓아 행자의 몸을 비추어 그로 하여금 몸과 마음이 기뻐서 큰 자비를 일으키고 널리 일체 중생을 생각하게 하시리라.

그때에 모든 부처님이 행자를 위하여 널리 큰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를 말씀하시며, 또는 사랑스러운 말을 가르치고, 여섯 가지로 화목하고 공경하는 법[六和敬]을 닦게 하시리라. 그때에 행자가 이러한 가르침을 듣고, 크게 기뻐하느니라.
다시 외우고 익히어, 마침내 게을리하지 아니하면 공중에서 또 이러한 말씀이 들리리라.
‘그대는 지금 몸과 마음을 참회하라. 몸은 살생ㆍ도적ㆍ음행을 하고, 마음은 모든 착하지 못함을 생각하여 열 가지 나쁜 업과 다섯 가지 무간업(無間業)을 짓느니라. 마치 원숭이와 같으며 또는 아교와 같아서, 곳곳에 탐내고 집착하여 두루 모든 여섯 가지 감정의 뿌리[六情根] 가운데 이르느니라. 이 6근의 업의 가지와 줄기와 꽃과 잎은 모두 삼계와 25유(有)의 온갖 중생의 처소에 두루 찼으며, 또 무명(無明)과 노사(老死) 등 열두 가지 괴로운 일을 자라게 하며, 여덟 가지 삿됨[八邪]과 여덟 가지 어려움[八難]에 들르지 않는 곳이 없게 하나니, 그대들은 지금 이와 같이 나쁘고 착하지 못한 업을 참회할지니라’ 하시리라.
그때에 행자가 이러한 소리를 듣고, 공중을 향하여 묻되 ‘저는 어느 곳에서 참회법을 행하오리까?’ 하면 공중에서 말하되 ‘석가모니는 비로자나(毘盧遮那)가 온갖 곳에 두루하시는 분이라 하며, 그 부처님의 머무시는 곳을 상적광(常寂光)이라 하나니, 항상[常]바라밀로 거두어 이룬 곳이며, 나[我]바라밀로 세우는 곳이며, 맑음[淨]바라밀로 있는 모습을 멸하는 곳이며, 즐거움[樂]바라밀로 몸과 마음의 모습에 머물지 않는 곳이며, 있고 없는 모든 법의 모습을 보지 않는 곳이며, 여실히 적멸한 해탈이며, 나아가 반야바라밀이니라. 이 색(色)은 항상 머무는 법이기 때문이니, 마땅히 이렇게 시방의 부처님을 관찰할지니라’ 하리라.
이때에 시방의 부처님이 각각 오른손을 펴서 행자의 머리를 만지며 말씀하시되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여, 네가 대승경전을 외우는 까닭에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참회하는 법을 말씀하셨느니라. 보살의 행하는 바는 매듭[結]과 부림[使]을 끊지 않고, 부림의 바다에 머물지도 않느니라. 마음을 관찰하되 마음이 없으면
뒤바뀐 생각에서 일어나리라. 이러한 생각은 망상에서 일어나거니와 마치 공중의 바람이 의지하는 곳이 없는 것 같이 이 법상(法相)도 나지 않고 멸하지 않거늘, 어떤 것이 죄이며 어떤 것이 복이랴. 내 마음이 스스로 공하여 죄와 복은 주장이 없으며, 온갖 법도 이와 같으니라. 머무름 없고 무너짐도 없나니, 이와 같이 참회하면 마음을 관찰하되 마음이 없고, 법은 법에 머물지 않으리라. 모든 법은 해탈이며, 적멸의 진리[滅諦]이며, 적정(寂靜)이리니, 이렇게 생각하는 이는 큰 참회라 하며, 장엄한 참회라 하며, 죄의 모습 없는 참회라 하며, 심식(心識)을 파괴한다 하느니라. 이 참회를 행하는 이는 몸과 마음이 청정하여 법 가운데 머물지 않고, 마치 흐르는 물과 같이 생각생각에 보현보살과 시방의 부처님을 뵈오리라’ 하시리라.
이때에 모든 세존께서 대비 광명으로써 행자를 위하여 모습 없는 법[無相法]을 말씀하시면 행자는 제일의공(第一義空)의 뜻을 들으리라. 행자가 듣고 놀라는 마음이 없으면 즉시에 보살의 바른 지위에 들어가리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행하는 이를 ‘참회(懺悔)’라 하나니, 이 참회는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들이 참회하시던 법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부처님의 모든 제자들이 나쁘고 착하지 못한 업을 참회하려 하면 다만 대승경전만을 외울지니라. 이 방등(方等)의 경전은 모든 부처님의 눈이니, 모든 부처님은 이로 인하여 다섯 눈[五眼]을 구족하시고, 부처님의 세 가지 몸도 방등에서 났느니라. 이는 큰 법의 도장[印]이어서 열반의 바다를 인(印)치나니, 이 바다에서는 능히 세 가지 부처님의 청정한 몸을 내느니라. 이 세 가지 몸은 인간과 천상의 복밭이어서 공양을 받을 이 가운데선 으뜸이니라. 만일 어떤 이가 큰 방등경전을 독송하면 마땅히 이 사람은 부처님의 공덕을 구족하여 모든 악이 영원히 소멸하고 부처님의 지혜에서 나온 줄 알지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만일 눈[眼根]에 죄악이 있어
업장의 눈이 깨끗치 못하면
오로지 대승경전을 외우고
제일의(第一義)를 생각하여라.
이것을 참회안(懺悔眼)이라 하니
모든 나쁜 업을 다하는 것이니라.

귀[耳根]로써 어지러운 소리 듣고
화합한 이치를 망가뜨리니
그러므로 어지러움을 일으키되
마치 어리석은 원숭이같이

다만 대승경전을 읽고
법이 공하여 모습 없음을 관하면
영원히 온갖 죄악을 멸하여
하늘 귀[耳]로 시방을 들으리.

코[鼻根]로는 모든 향기에 집착하여
경계를 따라서 닿임[觸]을 일으키니
이렇게 미치고 미혹한 코는
경계를 따라서 모든 티끌 낸다.

만일에 대승 경을 외우며
법문의 참된 뜻을 관하면
영원히 나쁜 업을 여의고
후세엔 다시 나지 않으리.

혀[舌根]로는 다섯 가지를 일으키니
나쁜 말과 착하지 못한 업일세.
만일 스스로가 길들이려 하면
반드시 부지런히 자비심을 닦으라.

법의 참되고 고요한 뜻 생각하여
모든 분별의 모습이 없게 하여라.
마음의 뿌리는 원숭이 같아서
잠시도 멈추는 때가 없나니

항복시키려 하는 이
반드시 부지런히 대승을 읽거나
부처님의 몸은 역(力)ㆍ무소외(無所畏)로
이루어진 것임을 생각하여라.

몸은 기관(機關)의 주인이 되어
티끌이 바람 따라 움직이듯이
6적(賊)이 멋대로 노니는 데서
자재하게 걸림이 없도록 하라.

만일에 이 악을 소멸하여
영원히 모든 번뇌 떠나 버리고
언제나 열반성(涅槃城)에 머물러 있어
안락한 마음이 고요하려면

마땅히 대승경전 외우고
모든 보살의 어머니를 생각하여라.
한량없이 뛰어난 방편은
실상(實相)을 생각해야 얻어지리라.

이러한 여섯 가지 법을
여섯 가지 감정의 뿌리[六情根]라 하니
온갖 업장의 바다는
모두가 망상에서 생기네.

만일에 참회하고자 하는 이는
단정히 앉아 실상을 생각하라.
뭇 죄는 서리와 이슬 같으니
지혜의 햇빛이 능히 녹이리.
그러므로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여섯 가지 감정의 뿌리 참회하여라.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이 6근(根)을 참회하고 보현보살을 관찰하는 법을 가져, 널리 시방의 모든 하늘과 세간과 인간을 위하여 분별하고 연설하라.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부처님의 모든 제자로서 방등 경전을 지니고 외우고 해설하려는 이가 있거든 마땅히
고요한 곳이거나 무덤 사이에서나 나무 밑에서나 아란야(阿練若)에서 방등을 외우고 대승을 생각할지니라. 생각하는 힘이 강한 까닭에 내 몸과 다보불탑(多寶佛塔)과 시방에 몸을 나누신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과 보현보살과 문수사리보살과 약왕(藥王)보살과 약상(藥上)보살을 보리라. 법을 공경하는 까닭에 여러 가지 묘한 꽃을 가지고 공중에 서서 법을 행하거나 지니는 이를 찬탄하고 공경하시리니, 다만 대승 방등경을 외우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ㆍ보살이 밤낮으로 이 법을 지니는 자에게 공양하시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와 현겁(賢劫)의 모든 보살과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대승의 진실한 뜻을 생각한 까닭에 백천만억 겁 아승기 수효의 나고 죽는 죄를 제거하였느니라. 이 뛰어나고 미묘한 참회법에 인한 까닭에 이제 시방에서 각각 부처를 이루셨느니라. 만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이루고자 하거나 시방의 부처님과 보현보살을 눈앞에 보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깨끗하게 목욕하고 깨끗한 옷을 입고 뭇 이름난 향을 사르고 고요한 곳에서 대승경전을 외우고 대승의 뜻을 생각할지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중생이 보현보살을 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이 관을 닦을지니, 이러한 관을 닦는 이를 ‘바른 관[正觀]’이라 하고, 다르게 관하는 이를 ‘삿된 관[邪觀]’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부처님의 모든 제자로서 부처님의 말씀을 수순하여 참회법을 행하는 사람은 보현행(普賢行)을 행하는 사람임을 알지니라. 보현행을 행하는 사람은 나쁜 모습과 나쁜 업보를 보지 않게 되리라.
만일 어떤 중생이 밤낮으로 여섯 때에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하고 대승경전을 생각하고 제일의(第一義)의 매우 깊고 공한 법을 생각하면, 손가락 튀기는 사이에 백만억 아승기겁의 나고
죽는 죄를 제거하리라. 이 행을 행하는 이는 참으로 불자(佛子)이니,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나왔느니라.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이 그에게 화상(和上)이 되리니, 이를 구족히 보살계(菩薩戒)를 지니는 이라 하느니라. 갈마(羯磨)를 구하지 않아도 자연히 성취하여 온갖 인간과 천상의 공양을 받으리라.
그때에 행자가 보살계를 구족히 하고자 하면 마땅히 합장하고 한가한 곳에서 두루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하고 모든 죄를 참회할지니라. 스스로가 자기의 허물을 말한 뒤에 고요한 곳에서 시방의 부처님께 말하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항상 세간에 머무시건만 저희들은 업장 때문에 방등을 믿으면서도 부처님을 분명히 뵈옵지 못합니다.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오니, 바라옵건대 석가모니 정변지ㆍ세존께서는 화상이 되어 주시고, 큰 지혜를 갖추신 문수사리께서는 지혜로써 저에게 청정한 모든 보살법을 주시고, 수승하고 크신 자비의 해이신 미륵보살께서는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제가 보살법 받는 일을 허락하여 주시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증명이 되어 주시고, 모든 대보살들은 각각 이름에 맞는 뛰어난 대사(大士)로서 중생을 보호하시나니, 저희들을 돕고 보호하옵소서. 오늘 방등 경전을 받아 지니옵고 목숨을 잃거나 나아가 지옥에 떨어져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지라도, 마침내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헐거나 비방하지 않겠습니다.
이러한 인연과 공덕의 힘으로 이제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저에게 화상이 되시고, 문수사리께서는 저에게 아사리(阿闍梨)가 되시고, 당래(當來)의 미륵보살께서는 저에게 법을 주시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저를 증명하시고, 덕이 높은 모든 보살은 저의 벗[伴]이 되어 주옵소서. 제가 이제 대승경전의 매우 깊고 미묘한 뜻에 의하여 부처님께 귀의하며, 법에 귀의하며,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이렇게 세 번 말하여 3보에 귀의한 뒤에는 스스로가 맹세하고
여섯 가지 무거운 법[六重法]을 지닐지니라. 여섯 가지 법을 받고는 다시 부지런히 걸림 없는 범행(梵行)을 닦고, 널리 건지려는 마음을 내어 여덟 가지 무거운 법[八重法]을 받을지니라. 이러한 서원을 세우고는 비고 한가한 곳에서 여러 가지 이름 있는 향을 태우거나 꽃을 흩어 온갖 부처님과 대승 방등법에 공양하면서 말하되 ‘제가 오늘 보리심을 내었사오니, 이 공덕으로 널리 일체를 제도하여지이다’ 할지니라.
이렇게 말하고 다시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에게 정례하고 방등의 뜻을 생각하되 하루 내지 삼칠일 동안 할지니라. 집을 떠난 사람이나 집에 있는 사람이 화상을 구하지 않고, 여러 스님들을 쓰지 않고, 갈마를 여쭈지 않아도, 대승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는 힘 때문에, 보현보살이 일으키기를 권하는 행 때문에, 이는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의 안목(眼目)이 되느니라. 이 법으로 인하여 자연히 5분법신(分法身)을 성취하나니,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知見)이니라.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이 법에서 나셔서 대승경전에서 기별(記別)을 얻게 되시니라.
그러므로 지혜로운 이들이여, 만일 성문이 3귀계(歸戒)ㆍ5계ㆍ8계ㆍ비구계ㆍ비구니계ㆍ사미계(沙彌戒)ㆍ사미니계(沙彌尼戒)ㆍ식차마니계(式叉摩尼戒) 및 모든 위의를 파괴하였거나, 어리석어 착하지 못하고 나쁜 삿된 마음 때문에 모든 계행과 위의법(威儀法)을 범하였을지라도, 만일 소멸하여 허물이 없게 하고자 하거나, 다시 비구가 되어 사문의 법을 구족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부지런히 방등 경전을 닦고 읽고 으뜸가는 진리의 매우 깊은 공의 법[空法]을 생각하여, 이 공의 지혜와 마음이 서로 응하게 할지니라. 분명히 알아라. 이 사람은 생각생각에 온갖 죄의 때가 영원히 다하여 남음 없으리니, 이것을 사문의 법식(法式)을 구족하며 모든 위의를 갖추었다 하나니, 마땅히 인간과 천상의 온갖 공양을 받으리라.
만일 우바새가 모든 위의를 범하여 착하지 못한 일을 지었다면,
착하지 못한 일이란 이른바 불법의 허물과 나쁜 것을 말하며, 4부 대중이 범한 나쁜 일을 말하며, 도적질과 음행을 하되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니, 만일 참회하여 모든 죄를 멸하려 하는 이는 반드시 부지런히 방등 경전을 독송하고 으뜸가는 진리를 생각할지니라.
만일 왕과 대신과 바라문과 거사(居士)와 장자와 재상과, 이러한 모든 사람들이 탐내기를 그치지 않아 5역죄(逆罪)를 짓고, 방등 경전을 비방하여 열 가지 나쁜 업[十惡業]을 구족하면 이러한 큰 죄악의 과보는 마땅히 나쁜 갈래[惡道]에 떨어짐이 폭우보다 지나쳐서 반드시 아비(阿鼻)지옥에 떨어지리라. 만일 이 업장을 소멸하고자 할진대 마땅히 부끄러운 마음을 내어 모든 죄를 뉘우칠지니라.
어떤 것이 찰제리[刹利] 거사의 참회하는 법인가. 참회하는 법은 다만 마음을 바르게 하고 3보를 비방하지 않으며, 집 떠나는 이를 막지 않고, 범행 닦는 사람에게 장애를 주지 않고, 마땅히 마음을 모아 6념법(念法)을 닦으며, 또는 대승법 지니는 사람을 공경 공양하되 예배할 것까지는 없으나 마땅히 매우 깊은 경법과 제일의공(第一義空)을 생각할지니라. 이러한 법을 생각하는 이를 찰제리 거사의 첫 번째의 참회를 닦는다 하느니라.
두 번째 참회란 부모를 효성으로 봉양하고 스승과 어른께 공경하면, 이를 두 번째의 참회법을 닦는다 하느니라. 세 번째 참회란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어 백성을 삿되고 그르치지 않게 하면, 이를 세 번째의 참회를 닦는다 하느니라. 네 번째 참회란 여섯 재일(齋日)에 경계 안에 힘이 미치는 곳에 명령을 내려 죽이지 않는 계를 행하게 할지니, 이러한 법을 닦으면 이것이 네 번째의 참회법을 닦는다 하느니라. 다섯 번째 참회란 다만 인과를 깊이 믿고 하나의 실다운 도를 믿으며 부처님은 멸하지 않는 줄 알면, 이것이 다섯 번째의 참회법을 닦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이가 이러한 참회의 법을 닦으면 이 사람은
참회의 옷을 입고 모든 부처님의 보호하심을 받아 오래지 않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리니 마땅히 알지니라.”
이 말씀을 하실 때에 십천(十千)의 천자는 법의 눈이 청정해졌으며, 미륵보살 등 모든 큰 보살과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환희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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