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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439 법구경(法句經) 하권

by Kay/케이 2024.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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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법구경(法句經) 하권

 

법구경 하권

존자 법구 지음
오 천축사문 유기난 등 한역

22. 술불품(述佛品) [21장]

「술불품」이란 부처님의 신비한 덕이 일체를 이롭게 하고 구제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세상의 밝은 법칙이 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이미 수승하여 어떤 악도 받지 않으니
이 세상 모든 것보다 뛰어나네.
그 밝은 지혜는 끝없이 넓어
어리석은 이 깨우쳐 도에 들게 하였네.

【2】
그물을 찢어 걸림이 없고
애욕이 다하여 쌓인 것 없다.
부처님 뜻은 깊고도 끝이 없나니
밟지 못한 자취를 밟게 하신다.

【3】
용맹스럽고 씩씩하게 한마음 세우고
집을 떠나 밤낮으로 없앴다네.
감관을 끊고 욕심 없애며
바른 길 배워 맑고 밝음 생각했네.

【4】
진리를 깨닫고 깨끗해져 더러움 없으며
이미 다섯 갈래 세계[道]의 깊은 못 건넜네.
부처님 나오시어 온 세상 비추심은
온갖 근심과 괴로움 없애주기 위해서라네.

【5】
사람의 세상에 태어나기 어렵고
태어나도 오래 살기 또한 어렵네.
부처님 계신 세상 만나기도 어렵지만
부처님 법 듣기는 더욱 어렵네.

【6】
나는 이미 돌아가 보호할 것 없고
또한 혼자 있으면서 짝할 이 없었다.
한결같이 행을 쌓아 부처가 되어
저절로 거룩한 도를 통달했다네.

【7】
뱃사공이 물을 잘 건너려면
정진(精進)을 다리로 삼아야 하건만
사람은 종성(種姓)에나 얽매여 있으니
이를 건너는 사람은 씩씩한 대장부라네.

【8】
악을 부수고 건넌 이를 부처라 하고
땅[地]에 머문 이를 범지(梵志)라 하며
제근(除饉)을 법 배우는 이라 하고
종자 끊은 이를 제자라 한다.

【9】
관행(觀行)에는 참음[忍]이 제일이라지만
부처님께서는 열반이 으뜸이라 하셨다.
죄를 버리고 사문(沙門)이 되어
일체 중생을 괴롭히지 않는다.

【10】
침노하지도 않고 괴롭히지도 않아
모든 계율을 굳게 지키며
음식을 적게 먹어 이 몸에 대한 탐욕 버리고
그윽한 곳에서 선한 행 닦네.

【11】
마음이 세심하고 지혜 있으면
부처님의 가르침 받을 수 있다.
어떠한 악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하라.
스스로 그 마음 깨끗이 하면
그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12】
부처님은 높고 귀하신 분이라
번뇌를 끊고 음욕이 없다.

모든 석씨(釋氏) 가운데 대장부이시니
온 무리들 그 마음 따르네.

【13】
통쾌하여라, 그 복의 과보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고
최상의 적적함에 민첩하여
스스로 열반을 이룩하셨다.

【14】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을
산이나 물이나 나무신[樹神]에 귀의하며
사당 세워 신(神)의 형상 그려놓고서
거기에 제사하며 복을 구한다.

【15】
스스로 귀의하여 이와 같이 하는 것
길(吉)한 것도 아니요 최상도 아니라네.
나는 온갖 괴로움에서 구제하지만
저들은 나에게 오지 않네.

【16】
만일 부처님과 법과 거룩한 대중에게
스스로 귀의하는 이 있으면
도덕과 네 가지 진리로
반드시 바른 지혜 보게 되리라.

【17】
나고 죽음 지극히 괴롭지만
진리를 따르면 벗어날 수 있나니
세상을 구제하는 여덟 가지 길이
온갖 괴로움을 없애주리라.

【18】
삼존(三尊)에 스스로 귀의하면
가장 길하고 가장 으뜸되리라.
오직 홀로 그것만이 있어서
일체의 괴로움을 건널 수 있으리.

【19】
사람이 만일 치우치지 않고 바르며
도에 뜻을 두어 인색하지 않으면
영리하구나, 그 사람이야말로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한 사람이네.

【20】
현명한 사람은 만나기 어렵고
또한 잇따라 있는 것도 아니다.
그가 태어나 사는 곳에는
친족까지도 경사를 얻으리라.

【21】
모든 부처님 나오신 것 유쾌하고
경법(經法)의 도 설하심이 통쾌하며
대중들 모여 화합한 것 또한 유쾌하나니
화합이란 언제나 편안한 것이니라.

23. 안녕품(安寧品) [14장]

「안녕품」이란 편안하고 위태로움의 차이를 밝힌 것이니, 악을 버리면 즐겁고 유쾌하며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원한에 대해 노여움 없으니
내 생(生)은 이미 편안하다네.
사람들은 누구나 원한을 품지만
내 행에는 아무런 원한 없다네.

【2】
병(病)에 대하여 괴로워하지 않으니
내 생은 이미 편안하다네.
사람들은 모두 병을 앓지만
내 행에는 아무런 질병도 없다네.

【3】
근심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으니
내 생은 언제나 편안하다네.
사람들은 모두 근심이 있지만
내 행에는 아무런 근심이 없네.

【4】
맑고 깨끗해 함[爲]이 없으니
내 생은 이미 편안하다네.
즐거움으로써 음식을 삼으니
마치 광음천(光音天)과 같다네.

【5】
담박(澹泊)하여 아무 일이 없으니
내 생은 이미 편안하여라.
온 나라에 가득한 불인들
어찌 나를 태울 수 있으랴.

【6】
이기면 남의 원한 생기고

지면 스스로 비굴해지나니
이기고 진다는 마음 버리고
다툼 없으면 스스로 편안하리라.

【7】
음욕보다 더 뜨거운 것 없고
성냄보다 더한 독(毒)이 없으며
몸보다 더한 괴로움 없고
열반보다 더한 즐거움 없네.

【8】
조그만 즐거움과 조그만 말재주와
조그만 지혜를 즐거워하지 말라.
자세히 관찰해 큰 것을 구하면
비로소 큰 안락 얻게 되리라.

【9】
나는 이 세상 높은 이 되었나니
영원히 해탈해 근심이 없다.
삼계의 중생 바르게 제도하고
혼자서 많은 악마들 항복받았다.

【10】
성인을 뵙는 것 유쾌하고
의지할 곳 얻은 것 유쾌하며
어리석은 사람 곁을 떠나
선한 일 하는 것 혼자지만 유쾌하다.

【11】
바른 도를 지키는 것 유쾌하고
법을 잘 설하는 것 유쾌하여라.
세상 사람들과 다투지 않고
계율을 갖추는 것 항상 유쾌하여라.

【12】
현명한 이와 함께 살아 유쾌하기가
마치 친족들이 한데 모인 듯하다.
어질고 지혜로운 이 가까이함은
고원한 이치 많이 듣기 위함일세.

【13】
우리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나니
이 세상의 번다한 일 모두 버리고
마땅히 요점 취하여 공부하되
늙었을 때 이 몸을 편안케 하라.

【14】
감로를 얻고자 하는 모든 이들
욕심 버리는 멸(滅)의 진리 유쾌하여라.
생사의 괴로움을 벗어나고자 하거든
마땅히 감로를 맛보아야 한다.

24. 호희품(好喜品) [12장]

「호희품」이란 사람의 많은 기쁨에 대한 탐닉을 금지하여 능히 탐욕을 내지 않으면 근심과 걱정이 없어진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도를 어기면 스스로 순행하는 것이요
도를 따르면 스스로 역행하는 것이다.
옳은 것을 버리고 좋아하는 것 취하면
그것은 곧 애욕을 따르는 것이다.

【2】
사랑하는 것을 향해 가지 말고
사랑하지 않는 것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것 보지 못하면 근심하고
사랑하지 않는 것 보면 또한 근심한다.

【3】
그러므로 사랑을 만들지 말라.
사랑으로 말미암아 미움이 생긴다.
이미 그 결박에서 벗어난 사람
사랑할 것도 없고 미워할 것도 없네.

【4】
사랑하고 기뻐하는 데서 근심 생기고
사랑하고 기뻐하는 데서 두려움 생긴다.
사랑하거나 기뻐할 것 없다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랴.

【5】
좋아하고 즐겨하는 데서 근심 생기고
좋아하고 즐겨하는 데서 두려움 생긴다.
좋아하거나 즐겨할 것 없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랴.

【6】
탐하는 욕심에서 근심 생기고

탐하는 욕심에서 두려움 생긴다.
만일 해탈하여 탐욕 없다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랴.

【7】
법을 탐하고 계율을 성취하고
지극히 진실하여 부끄러움을 알며
몸으로 실천함이 도에 가까우면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리라.

【8】
탐욕스런 마음을 내지 않고
바르게 생각한 뒤 비로소 말하라.
마음속에 탐욕과 애욕이 없으면
반드시 생사를 끊고 건너가리라.

【9】
비유하면 오래 전에 길을 떠났던 사람이
멀리서 무사히 돌아왔을 때
친척들 모두가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가 돌아온 것을 기뻐하는 것 같네.

【10】
복된 일 행하기 좋아하는 사람
여기로부터 저 언덕에 이르러
스스로 그 복을 받아 누리는 것
친족들이 와서 기뻐하는 것 같네.

【11】
거룩한 가르침을 좇아 일어나
선하지 않는 일을 금하여 억제하고
도를 가까이하면 사랑받나니
도를 떠난 이와는 친하지 말라.

【12】
도를 가까이하거나 가까이하지 않는 이
그들이 머무는 곳 제각기 다르다.
도를 가까이하면 하늘에 오르고
가까이하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

25. 분노품(忿怒品) [26장]

「분노품」이란 성내고 해치려는 사람을 보더라도 너그럽게 용서하고 사랑으로 부드럽게 대하면, 하늘이 복을 주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분노하면 법을 보지 못하고
분노하면 도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분노를 잘 없애는 사람
복과 기쁨이 늘 그 몸을 따른다.

【2】
음욕을 탐하면 법을 보지 못하고
어리석은 마음도 또한 그러하다.
음욕과 어리석음 제거해 없애면
그 복이 제일 귀하고 중하니라.

【3】
성내는 마음 스스로 억제하기를
마치 달리는 수레를 멈추듯 하면
그를 훌륭한 길잡이라 하리니
어둠을 버리고 밝은 데로 들어가리.

【4】
인욕(忍辱)하면 성냄을 이기고
선(善)은 선하지 않음을 이긴다.
이기는 사람은 보시도 잘하고
지극히 진실됨은 속임을 이긴다.

【5】
속이지 않고 성내지 않으며
마음으로 많이 구하지 않는
이러한 세 가지 일을 한 사람
죽은 뒤에 천상에 오르게 된다.

【6】
항상 그 몸을 거두어 단속하고
인자한 마음으로 죽이지 않으면
그는 천상에 태어나리니
그곳에 이르면 근심 없으리라.

【7】
마음이 언제나 또록또록 깨어 있고
낮이나 밤이나 부지런히 공부에 힘쓰면
번뇌가 없어지고 뜻이 풀려
열반을 이룩할 수 있으리라.

【8】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서로 헐뜯고 비방하였다.
말이 많아도 그를 헐뜯고
말이 적어도 그를 헐뜯으며

그 중간이라도 또한 헐뜯어
이 세상에 헐뜯지 않는 일이 없네.

【9】
욕심을 품으면 성인이 아니니
능히 그 마음 제어하지 못하리.
한 번 헐뜯고 한 번 칭찬하는 것
다만 제 이익과 명예만을 위해서이다.

【10】
밝은 지혜 있는 이에게 칭찬받는 것
오직 그런 이를 어진 사람이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계율을 지켜
누구의 비방도 받지 않는다.

【11】
마치 저 깨끗한 아라한처럼
남을 속이거나 비방하지 말라.
그는 여러 사람의 찬탄을 받고
범천과 제석의 칭찬을 받는다.

【12】
항상 몸을 삼가고 조심하며
성내는 마음을 잘 단속하라.
몸으로 짓는 나쁜 행 없애고
덕의 행을 닦아 나아가라.

【13】
항상 그 말을 삼가고 지키며
성내는 마음을 잘 단속하라.
입으로 짓는 나쁜 말 없애고
항상 법의 말씀 외워 익혀라.

【14】
항상 그 마음을 삼가고 지키며
성내는 마음을 잘 단속하라.
마음으로 짓는 나쁜 생각 없애고
언제나 도를 기억하고 생각하라.

【15】
몸가짐을 절제하고 말을 삼가며
그 마음을 거두어 지켜라.
성냄을 버리고 도를 행하되
인욕(忍辱)함이 제일 강한 것이다.

【16】
성냄 버리고 교만 여의며
사랑하는 이들과의 만남을 피하라.
명색(名色)에 집착하지 않으며
함[爲]이 없으면 괴로움 사라지리.

【17】
성이 나거든 그것을 풀고
음욕이 생기거든 스스로 억제하여
끈질긴 무명(無明)을 끊어버리면
언제나 안락할 수 있으리라.

【18】
분노를 끊으면 누운 듯 편안하리니
분발해서 음욕의 근심을 없애라.
성냄은 모든 독(毒)의 근본이 되고
마음이 부드럽고 뜻이 청정하여
말이 착하면 칭찬을 받고
번뇌를 끊으면 근심 없으리라.

【19】
뜻이 같으면 서로 가까이하여
거짓으로 속여 악을 짓다가
이별한 뒤에는 원한이 남아
그 불이 자신을 태우고 괴롭힌다.

【20】
계율을 못 지켜 성냄이 있건만
부끄러워할 줄 모르며
성내는 마음에 끌려 다니면서
번거로운 일 싫어할 줄 모른다.

【21】
힘이 있으면 무력[兵]에 가까워지고
힘이 없으면 나약함에 가까워지나니
무릇 인욕이 제일이니라.
언제나 인욕하는 것 아름답다네.

【22】
온갖 무리들이 업신여기더라도
힘있는 사람은 그것을 참고 견디나니
무릇 인욕이 제일이니라.
언제나 인욕하는 것 아름답다네.

【23】
내가 다른 사람과 접촉할 때
큰 두려움 세 가지가 있나니
마치 상대가 하는 짓 알 수 있듯이
부디 자기 마음에서 그것을 멸하라.

【24】
두 가지 행(行)의 이치를 갖추어
내가 그를 위해 가르칠 때
마치 상대가 하는 짓 알 수 있듯이
부디 자기 마음에서 그것을 멸하라.


【25】
만일 지혜로운 이라면 어리석음을 이기나니
거친 말과 나쁜 말로써
언제나 늘 이기려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말에 대해 침묵해야 한다.

【26】
대개 성질이 나쁜 사람은
성냄을 성냄으로 갚는다.
성냄을 성냄으로 갚지 않는 것
그와 다투어 지는 것보다 나으니라.

26. 진구품(塵垢品) [19장]

「진구품」이란 맑고 흐림을 분별하여 깨끗한 것을 배우고 더러움을 행하지 말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살아서 선한 행이 없으면
죽어서 나쁜 길에 떨어진다.
쉴새없이 질주하지만
이르러 보면 쓸데없는 것뿐이다.

【2】
그러므로 마땅히 지혜를 구하여
그것으로 선정의 뜻을 얻어
때[垢]를 여의어 더럽혀지지 않으면
이 몸의 괴로움 여의게 되리라.

【3】
지혜로운 사람이 차츰차츰
느릿느릿 천천히 나아가
마음의 때를 씻어 없애는 것
마치 세공인이 금을 제련하는 것 같다.

【4】
마음에 악이 생기면
도리어 제 몸을 부수나니
마치 저 쇠에 녹[垢]이 슬어
도리어 그 몸을 잠식하는 것 같네.

【5】
글을 읽지 않음은 말의 때[垢]이고
부지런하지 않음은 집안의 때이며
단정하지 않음은 몸의 때이고
방일함은 일의 때이니라.

【6】
인색함은 보시의 때이고
착하지 않음은 행실의 때이니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나쁜 법은 언제나 때가 된다.

【7】
때 중에 가장 큰 때는
어리석음보다 심한 것이 없다.
공부하는 사람은 마땅히 악을 버려야 하나니
비구들은 부디 그 때를 없애라.

【8】
구차하게 살면서도 부끄러움 없음이
마치 저 새의 긴 부리[喙] 같고
얼굴 가죽 두껍게 욕됨을 참는 것
그것을 더러운 삶이라 하느니라.

【9】
체면 차리기 괴로운 일이지만
이치로써 맑고 깨끗한 것 취하여
욕됨을 피하되 망령되지 않은 것
그것을 깨끗한 삶이라 하느니라.

【10】
어리석은 사람은 살생을 좋아하고
말에는 전혀 진실됨이 없으며
주지 않는 남의 물건 뺏어 가지고
남의 아내 범하기 좋아한다네.

【11】
제멋대로 계율 범하고
술에 취해 미혹되어 있으니
이런 사람은 세상마다
스스로 제 몸의 뿌리를 파헤치리라.

【12】
사람이 만일 이것을 깨달았거든
부디 악을 생각하지 말아야 하건만
어리석은 이는 법 아닌 것 가까이하다가
오랜 뒤에는 제 자신을 태워 없앤다.


【13】
만일 믿음 가지고 보시를 행하되
제 명예를 드날리려 하거나
다른 사람 허식(虛飾)에 맞추려 하면
그것은 깨끗한 선정에 드는 것이 아니다.

【14】
일체의 탐욕을 모조리 끊고
마음의 근원을 아주 잘라서
낮이나 밤이나 한결같이 지키면
반드시 선정에 들어가리라.

【15】
때[垢]에 집착하면 티끌이 되고
티끌에 물들면 번뇌가 되지만
거기에 물들거나 행하지 않으면
깨끗해져서 어리석음 여의게 되리.

【16】
저들에게 자신이 침략당한 줄 알아
항상 안으로 자신을 성찰하다가도
번뇌를 따라 스스로를 속이나니
그 번뇌[漏] 다하면 때[垢]도 없어지리라.

【17】
음욕보다 뜨거운 불 없고
빠르기 성냄보다 더한 것 없다.
어리석음보다 더 빽빽한 그물 없고
애욕의 흐름은 강물보다 더 빠르다.

【18】
허공에는 어떠한 자취가 없고
사문(沙門)에겐 아무런 잡념이 없다.
사람들 모두 악을 좋아하지만
오직 부처님만이 청정하여 때가 없다.

【19】
허공에는 어떠한 자취가 없고
사문에겐 아무런 잡념이 없다.
세상은 모두 덧없으니
부처님께도 내 것이란 것 없다.

27. 봉지품(奉持品) [17장]

「봉지품」이란 도의(道義)를 해설하여 법에서는 덕행(德行)을 귀하게 여기고 사치스러운 것을 탐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1】
경법과 도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익을 두고 다투지 않는다.
이익이 있거나 이익이 없거나
욕심이 없으면 현혹되지 않는다.

【2】
배우기 좋아하는 이를 항상 돌보고
올바른 마음으로 법답게 행하며
보배로운 지혜를 보호해 지닌 이
그런 사람을 도인이라고 한다.

【3】
이른바 지혜로운 사람이란
꼭 말을 잘해서가 아니다.
겁 없고 두려움 없는 선을 지키는 사람이니
그런 이를 지혜로운 사람이라 한다.

【4】
법을 받들어 지니는 사람이란
말 많은 사람을 말함이 아니고
비록 법 들은 것 아주 적더라도
법에 의지해 몸을 닦아 행하고
도를 지켜 잊지 않는 이
그를 법 받드는 사람이라 하느니라.

【5】
이른바 장로(長老)란
꼭 나이 많음을 일컫는 것 아니니
얼굴에 주름지고 머리가 희어도
어리석고 용렬할 수 있다네.

【6】
진리의 법 가슴에 간직하고
조순하고 인자한 마음 가지며
밝게 통달하여 깨끗한 사람
그런 사람을 장로라 부른다.

【7】
이른바 단정(端正)한 사람이란
얼굴이 꽃처럼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탐냄과 질투와 허식(虛飾) 있으며
말과 행동에 어긋남 있는 것이다.


【8】
이상의 온갖 악을 능히 버리되
그 뿌리까지 끊어버리고
지혜롭고 성냄 없으면
그런 사람을 단정하다 이르느니라.

【9】
이른바 사문(沙門)이란
꼭 머리 깎아서만은 아니니
거짓말과 탐내 취함과
욕심이 있으면 범부와 같다.

【10】
크고 작은 악을 능히 그치고
도량이 크고 도가 넓으며
마음이 쉬고 생각을 아주 멸한 이
그런 사람을 사문이라 이르느니라.

【11】
이른바 비구(比丘)란
걸식하러 다님을 말하는 것 아니니
삿된 행으로 상대방에 음심 품으면
그는 다만 명예만 구할 뿐이다.

【12】
이른바 죄업을 잘 버리고
범행을 깨끗이 닦아
지혜로 능히 악을 부수면
그런 사람을 비구라 이르느니라.

【13】
이른바 어질고 현명한 사람이란
입으로 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마음 씀이 순수하지 못하면
겉으로만 유순한 체 할 뿐이다.

【14】
마음에 아무 함[爲]이 없어서
그 마음의 행이 맑고 텅 비고
이것저것 모두 적멸(寂滅)하게 되면
그런 사람을 어질고 현명하다 하느니라.

【15】
이른바 도가 있다는 것은
한 사물만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온 천하를 두루 구제하고
해침이 없어야 도가 있다 하느니라.

【16】
계율 지키는 이 말 많음을 말하지 않으며
내 행실은 성실함이 많다.
선정의 뜻을 얻은 사람은
반드시 감정을 끊었기 때문이다.

【17】
마음 깨달아 편하기를 구하거든
저 범부들과 친하지 말라.
번뇌[結使]가 없어지지 않으면
능히 해탈을 얻지 못하느니라.

28. 도행품(道行品) [28장]

「도행품」이란 매우 중요한 해탈의 방법[道]을 말한 것으로, 이것이 지극히 오묘한 것임을 말한 것이다.

【1】
여덟 가지 바른 길이 최상의 길이요
네 가지 진리가 법의 자취가 된다.
음탕하지 않은 것이 최상의 행이요
등불을 보시하면 반드시 밝은 눈을 얻는다.

【2】
이 도는 더 이상 두려워할 것 없어
깨끗한 것을 보아 세상을 건넌다.
이것으로 능히 악마의 군사 부수나니
힘써 행하면 삿된 번뇌의 고통 사라지리라.

【3】
내 이미 바른 도를 열어
기이한 광명을 크게 나타낸다.
이미 들었거든 마땅히 스스로 실천하라.
실천하면 곧 삿된 결박 풀리리라.

【4】
생사는 덧없고 괴로운 것이다.
그것을 잘 보는 것 지혜롭다 하나니
일체의 괴로움 여의려 하거든

도를 행해 모든 것 없애버려라.

【5】
생사는 덧없고 공(空)한 것이다.
그것을 잘 보는 것 지혜롭다 하나니
일체의 괴로움 여의려 하거든
오직 부지런히 도를 행하라.

【6】
일어날 때라면 곧바로 일어나
어리석은 이가 깊은 못 덮듯이 하지 말라.
소견 없는 세계에 함께 떨어져
계획을 마쳐도 도에 나아가지 못하리.

【7】
생각이 도에 걸맞으면 그 생각 곧 바르고
도에 걸맞지 않으면 그 생각 삿되나니
지혜로워 삿됨을 일으키지 않고
바른 것을 생각하면 도는 곧 성취된다.

【8】
말을 삼가는 것과 뜻을 단속하는 것과
몸으로 선하지 않음을 행하지 않는 것
이와 같은 세 가지 행을 성취하면
도를 얻는 것이라고 부처님 말씀하셨다.

【9】
나무를 베어도 그 뿌리를 끊지 않으면
뿌리가 남아 있어 다시 싹이 돋는다.
뿌리를 끊어야 나무가 없어지나니
이렇게 해야 비구도 열반을 얻는다.

【10】
나무를 아주 베어내지 않으면
친척들 서로 사랑하고 그리워해
탐하는 마음에 스스로 결박되나니
마치 송아지가 어미젖을 그리워함과 같다.

【11】
뜻의 근본 뿌리를 아주 끊어 버려
나고 죽는 경계 없애면
그것을 도에 가까워졌다 하나니
저 열반을 빨리 얻게 되리라.

【12】
음욕을 탐하는 마음 늙음을 가져오고
성내는 마음은 온갖 병을 가져오며
어리석음은 죽음을 가져오나니
이 세 가지 없애면 도를 얻으리라.

【13】
앞의 것도 놓아버리고 뒤의 것도 풀어버리고
중간 것도 벗어버리면 저곳으로 건너가리니
모든 생각이 사라지고 나면
다시는 늙음과 죽음 없으리라.

【14】
사람이 아내와 자식을 보살피면서
병이 되는 법을 관찰하지 못하면
죽음이 갑자기 들이닥치는데
마치 저 여울물의 빠름과 같다.

【15】
부모 자식 간에도 구제하지 못하거늘
다른 친척에게서 무엇을 바랄 건가.
목숨이 다할 때 친한 이를 믿는 것은
장님이 등불을 지키는 것 같다.

【16】
지혜로운 사람은 이런 이치 깨달아
경계(經戒)를 부지런히 닦고
열심히 실천하여 세상일 벗어나
모든 괴로움 떨어버린다.

【17】
생사의 깊은 못 멀리하기를
바람이 구름을 쓸어버리듯 하라.
이미 온갖 생각 없애버리면
그를 지견(知見) 있는 이라 하리라.

【18】
지혜란 이 세상에 으뜸인 것
마음이 깨끗하여 함[爲]이 없으면
바른 가르침 받은 대로
나고 죽음 다하게 되리.

【19】
모든 행이 공한 줄 아는 것
그것을 지혜로운 견해라 하나니
이 세상의 괴로운 번뇌를 싫어해
이 도를 따라 없애 버린다.

【20】
모든 행이 괴로움인 줄 아는 것
그것을 지혜로운 견해라 하나니
이 세상의 괴로움을 싫어해
이 도를 따라 없애 버린다.

【21】
모든 행이 내 몸 아닌 줄 아는 것
그것을 지혜로운 견해라 하나니
이 세상의 괴로운 번뇌를 싫어해
이 도를 따라 없애 버린다.

【22】
내 너에게 법을 말하나니
애욕의 화살을 쏘아 버리고
그리고 마땅히 스스로 힘써

여래의 말을 받들어야 한다.

【23】
나는 모든 것 이미 멸함으로써
가고 옴과 나고 죽음 다했으나
하나의 정(情)으로써 알 것 아니니
그것을 넓게 아는 것을 도안(道眼)이라 한다.

【24】
빠른 물결이 쏟아져 바다로 들어가면
그 물은 출렁이며 어느새 가득 찬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이를 위해 말하나니
나아가 감로를 마셔야 한다.

【25】
일찍이 듣지 못한 법륜 굴림은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것을 받들어 섬기는 이
그에게 예배하고 세 세계를 초월한다.

【26】
세 가지를 생각하되 선함을 생각하라.
세 가지를 어려워하면 그것은 선함이 아니다.
생각한 것을 따라 행이 있다면
그 행마저 없애야 바른 끊음이니라.

【27】
세 가지 선정을 전념(轉念)이라 하나니
버려야 할 행 한량없이 많으나
세 가지를 얻어 세 가지 굴(窟)을 없애고
맺힘을 풀어 생각과 호응해야 한다.

【28】
계율로써 악을 막을 줄 알고
지혜 사유함을 즐겨 생각하여
이미 세상의 성패(成敗)를 알고
생각을 쉬면 일체가 풀리리라.

29. 광연품(廣衍品) [14장]

「광연품」이란 대개 선과 악은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이 된다는 것을 말하여 장구(章句)에 맞추어 증명한 것이다.

【1】
비록 작은 위안을 베풀었을지라도
그 보답은 매우 크나니
지혜는 조그만 보시에서 생겨나
능히 큰 복을 받게 되리라.

【2】
조그만 수고를 남에게 베풀고는
거기서 큰 복을 얻으려 하면
그 재앙은 제 몸으로 돌아와
스스로 많은 원한 사게 되리라.

【3】
수많은 일을 이미 겪었건만
그릇된 일을 또 만드나니
풍류 즐기며 함부로 방일하게 되면
나쁜 버릇만 날로 늘어 가리라.

【4】
그저 꾸준히 노력해 수행하되
옳은 것 익히고 그른 것 버려라.
몸을 닦아 스스로 깨달으면
그것을 일러 바른 익힘이라 한다.

【5】
이미 스스로 지혜로운 깨달음 있고
게다가 또 많이 묻고 배우면
점점 폭넓게 넓어지는 것
기름 타락[油酥]을 물에 던진 것 같으리.

【6】
자신에게 아무런 지혜도 없으면서
또 물어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엉기고 쪼그라들고 좁고 작아지는 것
타락[酩酥]을 물에 던진 것 같으리.

【7】
도를 가까이하면 이름 드러나나니
마치 저 높은 산의 눈과 같으며
도를 멀리하면 어리석고 어둡나니
마치 밤에 화살을 쏘는 것 같다.

【8】
다행히 부처님 제자가 되었으니
항상 맑은 정신 스스로 깨어 있어
낮이나 밤이나 부처님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고 승가 대중을 생각하라.

【9】
다행히 부처님 제자가 되었으니

항상 맑은 정신 스스로 깨어 있어
낮이나 밤이나 선정에 들어
한마음 살피기를 즐겨하라.

【10】
사람은 마땅히 유념해야 하나니
먹을 때마다 적게 먹을 줄 알아야 한다.
그로 인해 식탐의 고통 점점 적어지리니
적게 먹고 소화시켜 목숨을 보전하라.

【11】
배우기 어렵고 죄 버리기 어려우며
세속에서 살아가기 또한 어렵다.
한데 모여 이익을 같이하기 어렵다지만
이 몸보다 더 심한 어려움 없다.

【12】
비구로서 걸식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어떻게 스스로 힘쓰지 않겠는가.
정진하면 저절로 얻어지리니
그 다음에는 남에게 바랄 것 없으리라.

【13】
믿음이 있으면 계율을 성취하고
계율 지키면 많은 보배 얻으며
또한 계율을 따라 많은 벗 얻으리니
가는 곳마다 공양을 받으리라.

【14】
한 번 앉거나 한 번 자리에 누울 때에도
한결같이 행하여 방일하지 말라.
몸을 바르게 하여 한결같이 지키면
숲 속에 살아도 그 마음 즐거우리라.

30. 지옥품(地獄品) [16장]

「지옥품」이란 지옥의 일에 대하여 말한 것이니, 악을 행하면 악을 받고, 죄는 놓아주지 않고 끌고 다닌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1】
거짓말하면 지옥에 가까워지고
거짓말을 하고도 하지 않았다 하면
그 뒤에 두 가지 죄 함께 받나니
그 행에 스스로 끄달려 간다.

【2】
법의(法衣)를 그 몸에 걸치고 있으면서
나쁜 일을 스스로 금하지 않고
구차하게 나쁜 행에 빠져드는 이
마침내 지옥에 떨어지리라.

【3】
계행이 없으면서 남의 공양 받는 것
이치로 보아 자신을 해치는 일 아니랴.
죽어서는 불에 달군 철환(鐵丸)을 삼키리니
타오르는 뜨거움 숯불보다 더욱 심하리.

【4】
방일에는 네 가지 일이 있나니
남의 부인 범하기 좋아하고
복되지 않은 위태로운 데 눕는 것이며
셋째는 비방이요, 넷째는 음탕함이다.

【5】
복리(福利)가 아니면 악에 떨어지나니
악을 두려워하고 즐거움 적음을 두려워하며
왕의 법은 무거운 벌을 더하고
몸이 죽어서는 지옥으로 들어간다.

【6】
비유하면 왕골 풀을 뽑을 때처럼
느슨하게 잡으면 손을 상하나니
계율을 배워 제어하지 않으면
옥졸이 곧 제 도적이 된다.

【7】
사람이 수행을 게을리 하면
온갖 괴로움 없앨 수 없다.
범행에 흠이나 결함 있으면
마침내 큰 복을 받지 못하리라.

【8】
마땅히 행해야 할 일 늘 행하고
자신을 지키되 반드시 굳세게 하여
여러 외도들을 멀리 떠나고
티끌과 때를 익히지 말라.

【9】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행하면
나중엔 반드시 답답하고 괴롭다.
선을 행하면 항상 좋고 순조로워
가는 곳마다 후회할 일 없으리라.


【10】
그 여러 가지 나쁜 행에 대해
만약 하고 싶은 대로 행한다면
그 괴로움은 해결할 수가 없어
죄가 가까워도 피하기 어려우리라.

【11】
거짓으로 깨달았다 하며 재물을 구하고
그 행실이 이미 바르지 못해
선량한 사람을 원망하고 모함하며
억울하게 세상 사람들을 다스리면
죄가 그 사람을 결박하여
스스로 구덩이에 빠지게 되리.

【12】
마치 저 국경의 성을 지킬 때
안팎을 모두 튼튼히 하는 것처럼
그 마음을 스스로 잘 지키면
그릇된 법이 거기서 생기지 않지만
행에 틈이 있으면 근심이 생겨
그를 지옥에 떨어지게 하느니라.

【13】
부끄러워해야 할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것을 도리어 부끄러워하면
살아서는 그것이 삿된 견해가 되고
죽어서는 지옥에 떨어지리라.

【14】
두려워해야 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두렵지 않은 것을 도리어 두려워한다.
삿된 견해를 믿고 나아가다가
죽어서는 지옥에 떨어지리라.

【15】
피해야 할 것을 피하지 않고
나아가야 할 곳에 나아가지 않으면서
삿된 견해만 사랑하여 익히면
죽어서는 지옥에 떨어지리라.

【16】
가까이해야 할 것은 가까이하고
멀리해야 할 것은 멀리하라.
한결같이 바른 견해 지켜 나가면
죽어서 좋은 곳에 태어나리라.

31. 상유품(象喩品) [18장]

「상유품」이란 사람으로 하여금 몸을 바르게 하고 선을 행하면 선한 복덕의 과보를 얻어 유쾌하리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나는 마치 저 싸움에 나간 코끼리가
화살에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언제나 정성되고 진실한 마음으로
계율이 없는 사람을 제도하리라.

【2】
마치 잘 길들여진 코끼리는
왕이 타기에 알맞은 것처럼
자신을 길들여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비로소 남에게 진실한 믿음 얻으리라.

【3】
아무리 항상 길들여
저와 같이 새롭게 치달리고
또한 가장 훌륭한 코끼리로 만들어도
제 자신을 길들임만 못하리라.

【4】
저들이 갈 수 없는 곳이면
사람도 가지 못하나니
오직 제 자신을 잘 길들인 사람만이
능히 그곳까지 갈 수 있으리라.

【5】
재수(財守)라 불리는 코끼리는
사납게 해치므로 제어하기 어렵다.
고삐로 붙잡아 매고 밥을 주지 않아도
여전히 사납게 날뛰는 코끼리와 같네.

【6】
저 나쁜 행에 빠져 있는 사람들
항상 탐욕으로써 자신을 결박한다.

마치 만족할 줄 모르는 코끼리 같아
그로 인해 자주 태(胎)에 들어간다.

【7】
본마음으로 순수한 행을 행하고
또 안온한 일을 항상 행하여
마치 갈고리로 코끼리를 길들이듯이
모두 버려 번뇌를 항복받아야 하리.

【8】
도를 즐겨 방일하지 않고
항상 자신의 마음을 단속하면
그로써 몸의 온갖 괴로움 없어지나니
코끼리가 함정을 벗어나는 것 같으리라.

【9】
만일 어진 이 만나 짝할 수 있어
둘이 함께 굳세게 선을 행하면
온갖 잘못 들은 것 다 항복받고
가는 곳마다 뜻을 잃지 않으리라.

【10】
어진 이와 능히 짝하지 못하고
둘이 함께 모질게 악을 짓나니
왕후의 읍(邑)과 마을을 모두 끊는 한이 있어도
차라리 혼자되어 악을 짓지 않으리라.

【11】
차라리 혼자서 선을 행할지언정
어리석은 사람과는 짝하지 않으리.
혼자되어 그 악을 짓지 않음이
마치 놀란 코끼리가 제 몸을 보호하는 것 같다.

【12】
살아서는 이익 있어 편안하고
친구도 부드럽고 온화하여 편안하다.
목숨이 다할 때엔 복이 있어 편안하고
온갖 악행 짓지 않아 편안하다.

【13】
사람의 집에는 어머니가 있어서 즐겁고
아버지가 있으면 그 또한 기쁘다.
세상엔 사문(沙門)이 있어서 즐겁고
천하엔 도(道)가 있어 기쁘다.

【14】
계율을 지니면 늙어서 편안하고
바름을 믿으면 바르고 착해진다.
지혜가 있으면 몸이 가장 편안하고
악을 짓지 않으면 더욱 편안하니라.

【15】
잘 길들여 유순해진 말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
믿음과 계율과 그리고 정진과
선정은 법의 중요한 도구이다.

【16】
또한 지혜와 행이 이루어지고
인내하고 온화하여 뜻이 안정되면
그는 온갖 괴로움을 끊고
마음대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17】
이를 따라 선정으로 나아가는 것
마치 잘 길들여진 말과 같다.
성냄을 끊고 번뇌가 없어지면
그는 하늘의 즐거움 받으리라.

【18】
스스로 방자하게 놀지 않으면
이 때문에 늘 깨어 있어서
약한 말도 훌륭한 말이 되듯
악을 버리고 어진 사람 되리라.

32. 애욕품(愛欲品) [32장]

「애욕품 」이란 세상 사람은 천한 음행과 은애(恩愛) 때문에 재해(災害)가 많이 생긴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마음을 함부로 음행(婬行)에 놓아두면
애욕은 그 가지를 더욱 뻗쳐서
사방으로 퍼져 왕성해지는 것이
과일을 탐내 날뛰는 원숭이와 같으리라.

【2】
애욕으로 인한 괴로움을 행하고
세상일을 탐내어 집착하면

걱정과 근심이 밤낮으로 자라서
마치 덩굴풀이 질펀히 뻗는 것 같으리라.

【3】
사람들은 은혜와 사랑에 미혹되어
능히 정욕(情欲)을 버리지 못한다.
그리하여 근심과 애정이 많아져
가득히 흘러 넘쳐 못[池]을 이룬다.

【4】
대개 근심하고 슬퍼하는 일
세상에 괴로움 하나만이 아니다.
오직 애욕을 인연하여 있는 것이니
애욕을 여의면 근심도 없어지리.

【5】
근심을 버리면 마음 편하나니
애욕이 없는데 어찌 세상 있으랴.
근심하거나 집착해 구하지 말고
애착하지 않으면 편안함 얻으리라.

【6】
근심을 가지고 죽을 때에
친한 권속들 많이 있다 해도
근심의 긴 진흙길 건너야 하리니
애욕의 괴로움이 항상 위험에 빠지게 한다.

【7】
도를 위해 수행하는 사람은
언제나 애욕과 함께해선 안 되니
먼저 애욕의 뿌리를 끊고
다시는 뿌리를 심는 일 없되
마치 갈대를 베는 것처럼 하여
마음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라.

【8】
나무뿌리가 깊고 단단하면
베어내도 다시 자라나는 것처럼
애욕의 생각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면
이내 다시 괴로움을 받으리라.

【9】
마치 저 원숭이가 숲을 떠났다가
다시 숲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지옥에서 나왔다가도 다시 들어간다네.

【10】
탐욕의 생각은 늘 물처럼 흐르고
익힌 습관과 교만한 마음과
생각은 또 음욕에 빠져들어
제 자신을 덮으므로 보지 못한다.

【11】
온갖 잡생각 흘러 번지고
애욕의 얽힘 칡이나 등 넝쿨 같아서
오직 지혜로 분별해 보아야
의근(意根)의 근원을 끊을 수 있다네.

【12】
대개 애욕의 촉촉한 번짐을 따라
생각은 더욱 더 뻗어만 간다.
애욕은 깊고 깊어 끝이 없나니
그 때문에 늙음과 죽음도 불어만 간다.

【13】
생겨나는 가지는 끊이질 않는데
다만 음식만 탐하여 먹고
원한을 길러 무덤만 늘리며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허덕인다네.

【14】
아무리 감옥에 자물쇠를 채워도
지혜로운 사람은 튼튼하다 하지 않네.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와 자식을 보고
애욕에 빠져 튼튼하다 말하네.

【15】
애욕이란 단단하고 깊숙한 감옥으로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혜로운 사람은 말하네.
그러므로 그것을 끊어 버려야 하나니
애욕을 멀리해야 편안해지리.

【16】
색(色)을 보고 마음이 미혹되어
무상(無常)함을 관찰하려 하지 않으며
어리석은 사람은 아름답고 좋다 생각하나니
그것이 진실 아님을 어찌 알겠는가.

【17】
음행의 즐거움으로 제 자신을 감싸는 것
마치 누에가 고치를 만드는 것 같네.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끊어 버리고
눈길조차 주지 않아 온갖 괴로움 없어진다.

【18】
마음으로 방일한 생각하는 사람은
음행을 보고 깨끗하다 생각해
은애(恩愛)의 생각만 늘어가나니
이를 좇아 감옥 만든다.

【19】
그걸 깨달아 음욕을 없애려는 사람은
애욕은 항상 더러운 것이라 생각하나니
그리하여 삿된 감옥을 벗어나
늙음과 죽음의 근심을 끊느니라.

【20】
탐욕의 그물로 자신을 덮어씌우고
애정의 덮개로 제 몸을 덮으며
스스로 방일하여 감옥에 얽매임이
마치 고기가 통발로 들어가는 것 같다.

【21】
늙음과 죽음이 엿보는 것
송아지가 어미젖을 찾는 것 같다.
욕심을 여의고 애정의 자취 없애면
그물을 벗어나 얽매임 없으리라.

【22】
도에 힘써 감옥의 결박을 끊고
이것저것 모두 다 풀어버리며
치우친 행에서 이미 벗어난 사람
그런 사람을 지혜 있는 장부라 하네.

【23】
법을 멀리하는 사람과 친하지 말고
또한 애욕에 물들지도 말라.
삼세(三世)를 끊지 못한 사람은
반드시 치우친 행[邊行]에 떨어지리라.

【24】
만일 일체법(一切法)을 깨달아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으면
일체 애욕의 마음이 풀리리니
그는 거룩한 뜻을 통달한 사람이다.

【25】
온갖 보시 가운데 경전 보시가 제일이고
온갖 맛 가운데 도의 맛이 으뜸이다.
온갖 즐거움 중에 법락(法樂)이 제일이니
애욕이 다하면 온갖 괴로움 사라지리.

【26】
어리석은 사람은 탐욕으로 제 몸을 묶고
저 언덕으로 건너가기를 구하지 않네.
탐욕이란 망하는 법이기 때문에
남도 해치고 제 자신도 해친다.

【27】
애욕의 마음은 밭이 되고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종자가 되네.
그러므로 세상을 건진 이에게 보시하면
얻는 복덕이 한량없이 많으리라.

【28】
동행하는 이는 적은데 재물이 많으면
장사꾼은 근심하고 두려워한다.
탐욕의 도적은 목숨을 해치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탐하지 않네.

【29】
마음으로 좋다 하면 욕심 되나니
어찌 유독 다섯 가지 욕심뿐이랴.
다섯 가지 욕심 끊어 멀리할 수 있으면
이 사람이야말로 바로 용사(勇士)라 하리라.

【30】
욕심 없으면 두려울 것 없고
마음 편안하면 근심ㆍ걱정 없나니
욕심을 버려 번뇌[結使] 풀리면
그는 영원히 생사의 깊은 못 벗어나리라.

【31】
욕심아, 나는 너의 근본을 안다.
욕심은 생각에서 생기는 것이니
만일 내가 너를 생각하지 않으면
너는 이내 존재하지 못하리라.

【32】
나무 베기를 홀연히 쉬어 버리면
나무에서는 곧 온갖 악이 생기지만
나무를 베되 밑동까지 베어버리면
비구는 이내 열반을 얻으리라.
대개 나무를 모두 베지 않으면
얼마간 친한 것 남아 있어서
마음이 여기에 얽매이리니
송아지가 그 어미를 찾는 것 같으리라.

33. 이양품(利養品) [20장]

「이양품」이란 제 몸을 독려하여 탐욕을 막고 덕을 보며 의(義)를 생각하여, 더러운 것이 생겨나게 하지 말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파초는 열매를 맺고는 죽고
대나무와 갈대도 열매 맺으면 또한 그러하며
거허(駏驉)도 새끼를 낳고는 죽는데
사람은 탐욕으로 인해 스스로 죽는다.

【2】
이와 같이 탐욕은 이익이 없나니
마땅히 어리석음으로부터 생기는 줄 알라.
어리석은 이는 이 때문에 어진 이를 해치고
수령(首領)은 그 때문에 땅을 나눈다.

【3】
하늘이 일곱 가지 보배를 내려도
욕심 많은 사람은 만족할 줄 모르네.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만 많나니
그런 줄 깨달은 이를 현인이라 한다네.

【4】
비록 하늘같은 욕심이 있더라도
지혜로운 사람은 버리고 탐하지 않네.
은애(恩愛)의 여읨을 좋아하여
거룩한 부처님의 제자가 된다네.

【5】
도를 멀리하고 삿된 견해 따르며
이양(利養)만 탐하는 비구들이여
인색한 그 마음 버리고
저 족성자를 공양하라.

【6】
그 이양에 의지하지 말라.
가정을 위하여 그 죄를 버리는 것
이것은 지극한 뜻은 아니니
애쓰고 애쓴들 무슨 이익 있으랴.

【7】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은 일 도모하다가
그 때문에 탐욕과 교만만 불어난다.
그 이익을 잃다니, 이상스럽구나.
열반에 같이 들지 못하리라.

【8】
이 이치 분명히 아는 사람은
부처님 제자인 비구이니라.
이양을 즐거워하지 말고
고요히 살면서 온갖 생각 물리치라.

【9】
제가 얻은 것도 믿지 않고
남을 따라 바라지도 않는다.
저 비구를 바라보라
바른 선정에 이르지 못하리라.

【10】
무릇 제 신명 편안하려거든
마음을 쉬고 자신을 성찰하라.
의복이나 음식에 대해
그 수량을 따지지 말라.

【11】
무릇 제 신명 편안하려거든
마음을 쉬고 자신을 성찰하라.
얻는 그대로 만족할 줄 알며
일법(一法)을 지켜 행하라.

【12】
무릇 제 신명 편안하려거든
마음을 쉬어 자신을 성찰하라.
마치 쥐가 구멍에 숨듯이
남몰래 가르침을 익혀야 한다.

【13】
이익을 조심하고 귀를 잘 단속하여
계율 받들어 고요히 생각하면
지혜로운 사람의 칭찬 받으며
맑고 길하리니 게을리 하지 말라.

【14】
만일 세 가지 밝음[明]이 있으면
해탈하여 번뇌가 없어질 것이다.
지식이나 인식 따위를 적게 하고
생각하고 기억하는 일이 없게 하라.

【15】
먹고 마시는 일에 대해
남을 좇아서 그 이익을 얻지만
거기에 만일 나쁜 법이라도 있으면
공양 받을 때 질시가 따른다.

【16】
남의 원망을 사고 큰 신세 지면서
억지로 법복을 입고 있지만
다만 마시고 먹는 것만 바랄 뿐
부처님의 가르침은 받들지 않는구나.

【17】
이런 허물을 알아야 하나니
이양이란 매우 두려운 것이다.
적게 취하면 근심 없나니
비구는 거기서 마음 놓는다.


【18】
먹지 않으면 살아가지 못하나니
누군들 음식[揣食]을 먹지 않으랴.
그러므로 먹는 것을 우선으로 삼나니
이런 것을 알면 미워하지 않으리라.

【19】
미워하면 먼저 제 몸을 해치고
그 다음엔 남도 해친다.
남을 공격하면 나도 공격받는 것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20】
차라리 불에 달군 돌을 삼키며
끓는 구리 쇳물을 마실지언정
아무 계율도 지키지 못하면서
남이 베푸는 음식 먹지 않으리.

34. 사문품(沙門品) [32장]

「사문품」이란 바르게 법을 가르치고, 그 제자가 그것을 받들어 행하면 도를 얻고 앎이 청정해지게 됨을 말한 것이다.

【1】
눈ㆍ귀ㆍ코ㆍ입을 단정히 하고
몸과 뜻을 항상 바르게 지켜라.
비구가 만일 이렇게 행하면
온갖 괴로움 면할 수 있으리라.

【2】
손과 발로 함부로 죄를 범하지 말고
말을 아끼고 순리에 맞게 행동하라.
마음이 항상 선정을 좋아하면
한결같은 행을 지켜 언제나 고요하리라.

【3】
언제나 입 지키기를 배우고
말이 너그럽고 행동이 조용하면
법다운 이치 그 때문에 바로잡혀
말이 반드시 부드럽고 고우리라.

【4】
법을 즐겨해 본받으려 하고
깊이 생각해 법에 안주하라.
비구가 법에 의지한다면
그 삶은 바르고 헛되지 않으리라.

【5】
이익 구하는 일 배우지 말고
잡된 다른 행을 좋아하지 말라.
비구가 만일 잡된 다른 일 좋아하면
선정의 마음 얻지 못하리라.

【6】
비구가 물건을 적게 취하여
물건을 많이 쌓아두지 않으면
하늘과 사람의 칭찬을 받고
삶도 깨끗하고 더러움 없으리라.

【7】
비구가 항상 자비를 행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좋아하고 공경하며
지관(止觀)에 깊이 들어가
행을 멸(滅)하면 곧 편안해지리라.

【8】
그 어떠한 이름이나 물질도
존재하는 것 아니니 미혹되지 말라.
가까이하지 않아 근심 없으면
그야말로 비구라 할 수 있으리라.

【9】
비구는 큰 배와 같나니
속이 비면 곧 가벼워진다.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 버리면
그것이 곧 열반이니라.

【10】
다섯 가지를 버리고 다섯 가지를 끊고
다섯 가지 감관을 잘 생각하며
그리고 다섯 가지를 잘 분별하면
곧 깊은 못[淵]을 건너게 되리라.

【11】
선정을 닦아 방일하지 말고
탐욕으로 인하여 혼란에 빠지지 말라.
끓는 구리 쇳물을 마심으로써
몸을 태워 스스로 괴로워하지 말라.


【12】
선정이 없으면 지혜로울 수 없고
지혜 없으면 선정을 닦을 수 없다.
도는 선정과 지혜로부터 얻나니
거기에서 비로소 열반에 이르리라.

【13】
마땅히 공(空)에 들기를 공부하며
고요히 살면서 마음을 쉬어라.
그윽한 곳에 혼자 있기 즐겨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법을 관찰하라.

【14】
항상 다섯 가지 쌓임[五陰]을 제어하고
뜻을 항복받아 마치 물처럼 하라.
맑고 깨끗하며 온화하고 기쁘게 하면
마치 감로의 맛처럼 되리라.

【15】
남의 물건을 받지 않으면
지혜 있는 비구라 한다.
감관을 단속해 만족할 줄 알고
온갖 계율을 받들어 지녀라.

【16】
나면서부터 마땅히 청정행을 실천하고
착한 스승과 벗을 구하는
지혜로운 사람은 어른이 되면
괴로움을 벗어나 기쁨을 성취하리라.

【17】
마치 저 위사화(衛師華)가
무르익으면 저절로 떨어지듯이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버리면
나고 죽음에서 저절로 벗어나리라.

【18】
몸을 억제하고 말을 자제하며
마음은 조용히 침묵을 지켜라.
비구가 온갖 세상일을 버리면
그는 고요한 즐거움 받으리라.

【19】
마땅히 스스로 그 몸을 경계하고
안으로 나쁜 마음과 다투며
몸을 단속하여 진리를 생각하면
그 비구는 언제나 편안하리라.

【20】
내[我]가 스스로 나라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라는 것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나를 없애
길들이는 이를 현자라 한다.

【21】
부처님 가르침에 기쁨 가지면
그 기쁨 많다 하리라.
아주 고요함에 이르게 되면
행(行)이 사라져 영원히 편안하리라.

【22】
혹 조그만 행이 있을지라도
그것이 부처님의 계율과 맞으면
그것이 이 세상 밝게 비추되
마치 구름 한 점 없는 날의 해와 같으리.

【23】
잘난 체함을 버려 남은 교만 없애면
물에 핀 연꽃이 깨끗한 것 같다.
이것저것의 차별 버리기를 배우면
그는 예전보다 나아졌음을 알리라.

【24】
애욕을 끊어 그리워함 없으면
연꽃이 더러움을 받지 않는 것 같다.
그 비구가 애욕의 강물을 건너면
옛것을 밝히려는 것보다 나으리라.

【25】
애욕의 흐름 끊었다 스스로 믿고
마음을 보내고 욕심을 물리쳐도
진실로 애욕을 끊지 못했으면
한결같이 마음이 내닫느니라.

【26】
행하고 또 행하여
기어이 애써 자신을 억제하라.
비록 가정을 버렸으나 여전히 게으르면
그 뜻은 오히려 물들게 되느니라.

【27】
게으르고 느슨하게 행하는 사람은
수고롭다는 생각 버리지 못하나니
깨끗한 범행(梵行)을 행하지 않고
어떻게 큰 보배 이룰 수 있으리.

【28】
사문으로서 무엇을 행하든지
제 마음대로 함을 금하지 못하면
걸음걸음마다 달라붙어

다만 그 생각 따라 달리게 되리라.

【29】
가사를 어깨에 걸쳤더라도
나쁜 짓 행하여 버리지 못하면
그는 온갖 악을 행하는 사람
마침내 나쁜 길에 떨어지리라.

【30】
길들지 않은 것 경계하기 어렵나니
바람이 나무를 말리는 것 같다.
하는 일이 제 몸을 위한 것이거늘
어찌하여 부지런히 정진하지 않는가.

【31】
마음을 쉬는 것은 머리 깎는데 있지 않고
교만함과 방탕함은 계율이 없어서이다.
탐욕을 버리고 도를 생각하여야
비로소 마음이 쉬게 되리라.

【32】
마음을 쉬는 것은 머리 깎는 데 있지 않고
제멋대로 방일함은 믿음 없어서이다.
온갖 괴로움 모두 없앨 수 있어야
훌륭한 사문(沙門)이라 하리라.

35. 범지품(梵志品) [40장]

「범지품」이란 말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이치를 배워 더러움이 없어야, 도사(道士)라고 일컬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애욕의 흐름을 끊어 건너고
욕심 없음이 범천[梵]과 같으며
작용[行]이 이미 다한 줄 아는 사람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2】
둘이 아닌 법으로써
맑고 깨끗해 깊은 못[淵:생사]을 건너고
온갖 욕심의 결박이 풀린 사람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3】
어디를 가거나 분별이 없어
이것저것이 모두 다 비고
음욕과 탐욕을 버려 여읜 이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4】
때[垢] 없기를 늘 생각하고
행하는 일에 번뇌가 없으며
더 구하려는 마음 일으키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5】
해는 낮을 비추고
달은 밤을 비추며
무기는 군사를 빛내고
선정은 도인을 빛낸다.
부처님께서는 이 천하에 출현하시어
모든 어둠을 비추시느니라.

【6】
머리 깎았다고 사문이 아니요
좋은 일 잘 행하는 이를 범지라 한다.
이른바 온갖 악을 잘 버린 이
그를 도인이라 하느니라.

【7】
악을 벗어난 이를 범지라 하고
바름으로 들어간 이를 사문이라 하며
자신의 온갖 더러운 행을 잘 버린 이
그를 출가한 이라 하느니라.

【8】
만일 애욕에 의지해서도
마음에 아무 집착 없고
그것을 버려 올바르게 되면
그는 온갖 괴로움 없애느니라.

【9】
몸과 입과 뜻이
깨끗하여 과실(過失)이 없고
세 가지 행을 잘 버린 이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10】
만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마음으로 환히 깨달아 알고
제 마음 관찰하여 스스로 귀의하면
그는 물보다 깨끗하다 하리라.

【11】
머리를 한데 모아 묶었다 하여
그를 범지라 하지 않는다.
성실한 행과 법다운 행이
맑고 깨끗해야 현자라 하느니라.

【12】
머리를 꾸미거나 풀옷 입어도
지혜 없으면 아무 이익이 없다.
마음의 집착 여의지 못하면
바깥 것 버린들 무슨 이익 있으랴.

【13】
아무리 떨어진 옷 입었더라도
몸소 법을 받들어 행하고
한가롭게 있으면서 생각하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14】
스스로 자기를 칭찬하라고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으셨다.
진실하여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15】
하고 싶은 일 모두 다 끊고
그 뜻이 음란하지 않으며
탐욕의 수효를 모두 버린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16】
나고 죽음의 강물을 끊고
잘 참아 구제할 마음을 일으키며
스스로 깨달아 함정[塹]을 벗어난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17】
욕설을 듣고 매질을 당해도
잠자코 받아들이고 성내지 않으며
인욕(忍辱)하는 힘을 가진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18】
남의 침노와 속임을 당해도
다만 계율 지킬 것 생각하며
몸을 바로 해 제 몸을 살피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19】
마음의 온갖 나쁜 법을 버리되
마치 뱀이 허물 벗듯 하고
더러운 욕심에 물들지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20】
삶이란 괴로움임을 깨닫고
이로부터 온갖 욕망의 생각을 없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21】
미묘한 지혜를 깨달아 알고
도와 도 아닌 것 잘 분별하며
훌륭한 이치를 몸으로 실천하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22】
제가 사는 가정을 능히 버려
가정에 대한 두려운 맘 없으며
구하는 것과 욕심이 적은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23】
온갖 살림살이 모두 놓아버리고
남을 해치려는 마음 없으며
어지러움이나 괴로움 없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24】
다툼을 피해 다투지 않고
남이 침범해도 성내지 않으며
악이 닥쳐와도 선으로 대하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25】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교만과 그 밖의 모든 악을 버리되
마치 뱀이 허물 벗듯 하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26】
온갖 세상일 끊어버리고
입에는 거친 말 없으며
여덟 가지 길을 환히 아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27】
길건 짧건 크건 작건
이 세상의 온갖 나쁜 일들을

취(取)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28】
현세의 행이 청정하면
다음 세상에서도 번뇌가 없다.
집착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29】
몸을 버려 아무 데도 의지하지 않고
외도의 행을 배우지 않으며
감로의 열반을 실천하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30】
복이나 죄를 함께 벗어나
두 가지 행을 아주 없애고
근심도 없고 번뇌도 없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31】
둥글게 가득 찬 보름달처럼
기쁜 마음에 아무 때 없고
남을 비방하거나 헐뜯음이 없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32】
어리석은 사람 함부로 오가다가
함정에 빠져 고통 받는 것 보며
혼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가려 하여
남의 말을 좋아해 따르지 않으며
모든 것 멸해 일으키지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33】
은혜와 애욕을 끊어버리고
가정을 떠나 아무 욕심도 없으며
애욕의 집착이 이미 없어진 사람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34】
사람의 세계도 이미 여의고
하늘 세계에도 떨어지지 않으며
그 어떤 세계에도 돌아가지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35】
즐거움 버려 즐거움 없고
모두 불기운 끊어 없앤 채
온갖 세상일을 씩씩하게 막아내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36】
이승에 태어나 일을 마치고
죽어서도 나아갈 곳 없으며
의지함이 없이 깨달아 편안한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37】
다섯 가지 길을 이미 건너고
태어날 곳을 아무도 모르며
습기(習氣)가 다해 남음 없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38】
처음에도 나중에도 또 중간에도
아무 데도 그의 존재가 없어
잡을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39】
가장 씩씩하고 가장 용맹스러워
스스로 알아 능히 잘 구제하며
깨달은 뜻이 흔들리지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40】
전생 일 잘 알아 본래 어디서
여기로 와 태어난 줄 스스로 알고
나고 죽음이 다하게 되어
지혜로 도의 현묘함을 통달하여
석가모니부처와 같이 밝은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36. 니원품(泥洹品) [36장]3)

「니원품」이란 큰 도의 돌아갈 곳을 설명하여 마음이 깨끗하고 번뇌가 사라지면 생사의 두려움을 건너게 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제 몸을 지킴에는 참음이 제일이요
열반이 으뜸이라 부처님 말씀하셨으니
가정을 버리고 계율을 범하지 말고
마음을 쉬어 남을 해치지 말라.

【2】
병 없는 것이 제일가는 이익이요
만족할 줄 아는 것이 제일가는 부자이며
후덕한 것이 제일가는 벗이요
열반이 가장 유쾌하니라.

【3】
굶주림이 큰 병이 되고
행을 짓는 것[行]이 큰 괴로움이다.
이것을 그대로 분명히 알아야 하니
열반이 가장 즐거우니라.

【4】
좋은 세계로 가는 이 적고
나쁜 세계로 가는 이 많다.
이것을 그대로 분명히 알아야 하니
열반이 가장 편안하니라.

【5】
인(因)을 좇아 좋은 곳에 태어나고
인을 좇아 나쁜 곳에 떨어지며
인으로 말미암아 열반을 얻기도 하나니
연(緣)도 또한 그러하니라.

【6】
사슴들은 항상 들을 의지하고
새들은 항상 허공을 의지하며
모든 법은 그 과보를 따라 돌아가고
진인(眞人)은 열반으로 돌아간다.

【7】
시작이 시작하지 않는 것만 못하고
시작이 시작 없는 것만 못하면
이것을 얻음[得]이 없는 것이라 하나니
거기에는 또한 아무 생각도 없다.

【8】
마음은 보기 어려우나 습관은 볼 수 있으니
욕심을 깨달은 이는 바른 견해 갖춘다.
즐거워함 없음이 괴로움의 끝이니
애욕을 가진 사람 고통만 불어간다.

【9】
더러움을 분명히 보아 잘 인도하고
가까이 하지 않으면 고통의 경계를 벗어난다.
보면 견해가 생기고 들으면 들음이 생기며
생각하면 생각이 있고 의식하면 의식이 있다.

【10】
보아도 집착이 없고 의식이 없이
모든 것을 버리면 고통을 벗어나리니
몸과 생각을 버려 느낌과 행을 없애고
의식이 이미 다하면 괴로움 끝나리라.

【11】
의지하면 동요하고 비우면 청정해지나니
동요함을 가까이 말고 쾌락도 가지지 말라.
쾌락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고요하게 되리니
고요하고 고요하면 오고 감이 없으리라.

【12】
오고 감이 끊어지면 생사(生死)가 없고
생사가 끊어지면 이것저것도 없다.
이것저것이 끊어져 두 가지가 다 멸하여
남김없이 없어지면 괴로움 없어지리라.

【13】
비구는 이 세상에 태어났기에
존재가 있고 지어 행하는 바 있으나
존재가 나지 않으면 존재가 없고
짓는 일이 없으면 행하는 바 없느니라.

【14】
무릇 생각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 성취할 수 있으리니
남[生]이 없으면 존재가 없고
지음이 없으면 행해 가는 곳도 없느니라.

【15】
남[生]도 있고 또 지어 행하는 이는

가장 중요한 이치를 얻지 못하지만
만일 나지 않는 이치 잘 알면
존재도 없게 되고 지어 행함도 없으리라.

【16】
나서 존재하는 중요한 이치란
남[生]으로부터 존재가 일어나고
지어 행함으로 생사를 이루는 것이니
그 때문에 법의 과위 열어 보였느니라.

【17】
먹는 것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고
먹는 것에 의하여 근심과 즐거움 있나니
이것을 기필코 멸해 없애는 사람만이
다시는 행의 자취를 생각함이 없으리라.

【18】
온갖 괴로움의 법 이미 다해야
행이 사라져 말끔히 편안하리라.
비구여, 나는 이미 그것 알아
다시는 어떤 것도 받아들이는 곳 없느니라.

【19】
허공 같은 존재의 받아들임도 없고
온갖 받아들이는 작용도 없으며
생각하거나 생각하지 않는 것의 받아들임도 없고
현세나 후세도 없느니라.

【20】
해와 달이라는 생각도 없고
가는 일도 없고 매달리는 것도 없어
나는 이미 가고 돌아옴이 없으니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다.

【21】
사라지지도 않고 다시 태어나지도 않는
그런 경계를 열반이라 하나니
이렇게 하여 형상의 있고 없음과
괴로움과 즐거움을 다 벗어났느니라.

【22】
보는 것 있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말이 없으니 말에 의심 없으며
온갖 존재에 꽂힌 화살을 끊고
어리석은 듯 의지하는 데 없나니
이것이 가장 유쾌한 일이요
이 도가 바로 고요하여 위없는 것이다.

【23】
모욕을 당해도 마음을 땅과 같이 하고
인욕을 행하는 것 문지방 같이 하며
깨끗하기 물같이 때[垢]가 없으면
남[生]이 다하여 몸을 받지 않으리라.

【24】
이익을 위한 승리는 믿을 것 못되나니
비록 이기더라도 다시 괴로워진다.
마땅히 스스로 법의 승리 구하라.
법의 승리 얻으면 다시 나지 않으리라.

【25】
옛 것은 다하고 새로운 것 짓지 않으며
태(胎)를 싫어해 음행하지 않는다.
종자가 타버리면 다시 나지 않나니
불이 꺼지듯 온갖 생각 사라지리라.

【26】
어미의 태(胎)란 더러운 바다일 뿐이거늘
어찌 음행을 즐거워하겠는가.
아무리 좋은 곳 있다 해도
그것은 다 열반만 못하느니라.

【27】
이런 이치 다 알아 모두를 끓고
다시는 이 세상에 집착하지 않아서
열반에 든 것처럼 모두를 버리는 것
온갖 도 가운데 이것이 훌륭하니라.

【28】
부처님께서 사제법(四諦法) 나타내셨으니
지혜와 용맹으로 받들어 지녀라.
행을 청정히 해 더러움 없고
스스로 세상 건널 줄 알면 안락해지리.

【29】
도에 힘써 먼저 욕심을 멀리하고
부처님의 가르침과 계율을 따라
악을 멸하여 악의 끝에 이르면
허공을 나는 새처럼 수월하리라.

【30】
만일 이미 법의 글귀 잘 알았거든
지극한 마음으로 그 도를 행하라.
그리하면 생사의 언덕을 건너
괴로움이 다하고 근심이 없으리라.

【31】
도법(道法)은 친함과 소원함이 없고

정법(正法)은 굳셈과 약함 따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분별 생각 없는 데 있나니
맺힘이 풀리면 청정하게 되리라.

【32】
지혜가 높은 사람은 이 몸은 썩고
위태로워 진실한 것 아니며
괴로움 많고 즐거움 적으며
아홉 구멍에는 하나도 깨끗한 것 없다고 생각한다.

【33】
지혜로운 사람은 위태로움을 편안함과 바꾸고
의지함을 버려 온갖 어려움 벗어난다.
이 몸이 썩으면 물거품 같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버리고 탐내지 않는다.

【34】
이 몸을 관찰하면 괴로운 그릇일 뿐이니
나고 늙고 병드는 고통 없으려면
온갖 번뇌 버려라. 그 행이 청정하면
큰 안락을 얻을 수 있으리라.

【35】
지혜에 의지하여 삿됨을 물리치고
받아들임 없으면 번뇌가 다하리니
그 행이 깨끗하여 이 세상을 건너면
하늘과 사람들 모두 예배하리라.

37. 생사품(生死品) [18장]

「생사품」이란 모든 사람의 영혼과 망신(亡神)은 그 행을 따라 바뀌어 태어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우리 목숨은 마치 꽃이나 열매가 익으면
떨어질까 늘 두려워하는 것처럼
이미 나면 반드시 괴로움이 있나니
어느 누가 죽지 않을 수 있으랴.

【2】
처음 은애(恩愛)를 즐겨할 때부터
음행에 의하여 어머니 태에 들고
태어난 몸과 목숨 번개와 같아
밤낮으로 빨리 흘러 멈추기 어려워라.

【3】
이 몸은 마침내 죽게 될 물건이요
정신은 아무 형상 없는 법이다.
가령 죽어서 다시 난다 하여도
죄와 복의 업은 없어지지 않는다.

【4】
끝남과 시작은 한 세상만이 아니요
애욕의 어리석음을 따라 길어진다.
제가 지어 괴로움과 즐거움 받나니
몸은 비록 죽어도 정신은 죽지 않네.

【5】
몸의 네 가지 요소[四大]가 색(色)이 되고
의식의 네 가지 쌓임[四陰]이 명(名)이 된다.
그 정(情)은 열여덟 가지이고
인연이 일어나는 것은 열두 가지이다.

【6】
영혼이 머무는 곳은 모두 아홉 곳으로
생사가 끓어져 없어지지 않건만
세상의 어리석은 이들 알지 못하며
어둠에 덮여 천안(天眼)이 없네.

【7】
세 가지 때[垢]를 제 몸에 바르고
안목이 없어 망령된 견해 낸다.
죽어서도 살아있을 때처럼 있다 하기도 하고
혹은 죽은 뒤에는 아무 것도 없다 하네.

【8】
식신(識神)은 저 삼계(三界)와
좋고 나쁜 다섯 곳을 만드나니
남몰래 행하여 잠자코 이르는 것
가는 곳마다 메아리와 같네.

【9】
욕심 세계ㆍ형상 세계ㆍ무형 세계의
그 모든 존재는 전생의 업 때문이니
종자가 본 모양 닮는 것처럼
자연 그 과보는 마음이 행한 대로이네.

【10】
정신은 몸을 빌려 이름 붙여지는 것
마치 불이 물질의 형상을 따라
초에 붙이면 촛불이 되고

숯ㆍ풀ㆍ똥ㆍ나무의 불이 되는 것 같다.

【11】
법이 일어나면 마음도 일어나고
법이 사라지면 마음도 사라진다.
흥하고 쇠하는 것 비와 우박 같아서
서로 바뀌어 변하건만 스스로 알지 못하네.

【12】
식신(識神)은 다섯 길[五道]을 향해 달리지만
어느 한 곳도 바뀌지 않는 곳 없다.
몸을 버리고 다시 몸을 받는 것
마치 바퀴가 굴러 땅에 붙는 것 같네.

【13】
마치 사람이 몸 하나 기거할 곳 정하면
그 살던 옛집을 떠나는 것처럼
정신은 몸을 집으로 삼나니
몸은 무너져도 정신은 죽지 않네.

【14】
정신이 몸 안에 붙어 있는 것
마치 새가 새장 속에 갇혀 있다가
새장이 부서지면 새가 날아가듯이
몸이 무너지면 정신도 다른 곳에 가서 태어난다.

【15】
성품이 어리석으면 깨끗하고 항상하다 생각하거나
몸이 즐겁다 생각하고 미혹하다 생각한다.
싫어하거나 희망함은 훌륭한 것 아니요
밝은 지혜 아니라고 부처님 말씀하셨네.

【16】
하나의 근본은 둘로 뻗어 나가고
세 가지 번뇌와 다섯 가지 감관은 더욱 넓어진다.
모든 바다의 열세 가지 일이 녹아내려
그것을 벗어나야 기쁘리라.

【17】
세 가지 일을 모두 끊었을 때
몸에 바른 것 없음을 비로소 알리라.
따뜻한 목숨의 기운과 의식은
그 몸을 버리고 계속해 바뀌어 간다.

【18】
한 번 죽어 땅바닥에 눕게 되면
마치 초목처럼 아무 느낌이 없다.
그 형상 이와 같이 관하면
다만 환(幻)일 뿐인데 어리석어 그것 탐하네.

38. 도리품(道利品) [19장]

「도리품」이란 임금과 아버지와 스승은 몸소 선한 도를 보여 아랫사람을 바르게 인도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1】
사람은 웃어른을 받들 줄 알아야 하나니
임금과 아버지와 스승과 도사(道士)이다.
믿음ㆍ계율ㆍ보시ㆍ들음ㆍ지혜를 실천하면
끝까지 길(吉)하여 나는 곳마다 편하리라.

【2】
전생에 좋은 복 많이 지으면
이 세상에 태어나 존귀한 사람 되어
도로써 천하를 편안하게 하고
법을 받들어 그대로 다 따르리라.

【3】
임금은 신하와 백성들의 주인이니
항상 자비로 아랫사람 사랑하고
법과 계율로 제 몸을 다스리면서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고 가르쳐라.

【4】
편안한 곳에 살면서도 위태로움 잊지 않고
생각이 밝으면 좋은 복은 점점 더 자라리니
그 복과 그 덕의 과보는
높은 이건 낮은 이건 따지지 않네.

【5】
무릇 세상의 장수가 되었거든
올바름을 닦아 억울한 일 없게 하고
마음을 항복받아 온갖 악을 이기면
이와 같은 이를 법왕(法王)이라 한다.

【6】
바른 법 보아 남에게 보시하고
인자한 마음으로 남의 이익 좋아하며
남을 이익되게 하되 공평하게 하면
이 같은 많은 사람들 친하게 따르리라.

【7】
소들이 힘겹게 물을 건널 때
길잡이가 올바르면 뒤따름도 올바르듯
법을 받들되 마음이 삿되지 않으면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 두루 편안해지리.

【8】
함부로 신비한 코끼리 건드리지 말라.
괴로움과 근심을 불러오리라.
나쁜 생각은 자기 자신을 해쳐
마침내 좋은 곳에 가지 못하리.

【9】
계율의 공덕은 믿을 수 있으니
복의 과보가 항상 그를 따르리라.
법을 보고 사람들의 어른이 되어
마침내 세 가지 나쁜 길 멀리 하라.

【10】
계율을 지녀 괴로움과 두려움을 버리면
그 복덕은 삼계(三界)에 으뜸 되리니
귀신이나 용들의 삿된 해독도
계율을 지닌 이는 범하지 못하리라.

【11】
의리도 없고 성실함과 믿음도 없어
거짓으로 속이고 싸우기만 좋아하는 이
마땅히 그들을 멀리할 줄 알아야 하나니
어리석은 이 가까이하면 죄를 일으킴이 많으리라.

【12】
착하고 어질어 그 말이 진실하며
많이 듣고 마땅히 계행(戒行)을 갖춘 이들
마땅히 그들과 가까이할 줄 알아야 하나니
지혜로운 이 가까이하면 진실하여 많은 선 지으리라.

【13】
말만 착하고 계율 지키지 않으며
뜻은 산란하여 착한 행이 없으면
아무리 몸이 그윽한 곳에 은거해 있어도
이것을 계율이라 하지 못하리.

【14】
아름답고 바른 말 으뜸이 되고
법다운 말이 그 둘째이며
사랑스러운 말이 그 셋째요
진실하여 속이지 않는 말이 넷째이니라.

【15】
그들은 아무리 예리한 칼을 가졌더라도
그것으로 제 몸을 해치는 일이 없으나
미련한 이 거짓말 배우기 좋아하여
그 행에 끄달려 복을 받지 못한다.

【16】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이 세 가지는 선의 근본 아니니
그것으로 스스로 제 몸을 해친다.
과보는 어리석음과 애욕으로 말미암아 생기나니

【17】
복이 있으면 하늘이나 사람이 되고
법답지 못하면 나쁜 몸 받는다.
성인만이 홀로 밝게 보아서
항상 착하게 부처님의 분부를 받든다.

【18】
계율의 공덕은 후생의 업이 되어
지은 복이 그 몸을 따른다.
하늘과 사람들은 착하다 칭찬하리니
마음이 올바르면 모두가 편안하다네.

【19】
악을 행하면서 그치기를 생각하지 않고
날마다 얽어매면서 뉘우치지 않는구나.
목숨은 강물처럼 흘러가나니
그것이 두렵거든 계율을 지켜라.

【20】
지금 내 몸의 머리에는
흰 털이 생겨 목숨 도둑맞았네.
이미 하늘 사자의 부름이 있었으니
이제야말로 집을 떠나야 할 때로다.

39. 길상품(吉祥品) [19장]

「길상품」이란 자기를 닦는 방법으로서 악을 버리고 선으로 나아가면 마침내 좋은 복이 많음을 말한 것이다.

【1】
부처님은 모든 하늘보다 존귀하며
여래는 늘 이치를 나타내시므로
어떤 범지 도사들도 와서
무엇이 길상(吉祥)인가 여쭈어보네.

【2】
그 때 부처님께서 가엾게 여기시어
그들 위해 진실한 이치를 말씀하셨네.
바른 법을 믿고 즐겨하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3】
만일 천인(天人)으로부터

요행을 바라 구하지 않고
또한 귀신에게 빌지 않으면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4】
어진 이를 벗하고 좋은 곳 가려 살며
언제나 먼저 복덕을 짓고
몸을 경계하여 진실을 받드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5】
악을 버리고 선으로 나아가고
술을 피하여 스스로 절제할 줄 알며
여색(女色)에 빠지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6】
많이 듣고 계율 따라 행하고
꾸준히 노력하여 법과 율을 배우며
내 몸을 닦아 다툴 바 없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7】
집에서는 부모를 효로 섬기고
가정을 다스려 처자를 보살피며
부질없는 짓 행하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8】
스스로 잘난 체 교만하지 않고
만족할 줄 알고 은혜 갚기를 생각하며
때때로 경전을 외워 익히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9】
나쁜 말 들어도 언제나 참고
사문 보기를 즐거워하며
설법을 듣고서 받들어 지니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10】
재계(齋戒)를 지니고 범행을 닦고
언제나 성현을 보고 싶어 하며
지혜 밝은 이를 의지하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11】
도덕이 있다는 것 확실히 믿고
바른 뜻으로 의심 없는데 나아가
3악도(三惡道)를 벗어나려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12】
평등한 마음으로 보시 행하여
도를 얻은 사람들 받들어 섬기고
하늘과 사람들을 공경하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13】
언제나 탐욕ㆍ음행ㆍ어리석음과
성내는 마음을 여의려 하며
진실한 도의 견해 잘 익히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14】
급하지 않은 일 버리고
도(道)를 부지런히 닦으며
섬겨야 할 일 언제나 받드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15】
하는 일 모두가 천하를 위하되
큰 자비의 뜻을 굳게 세우고
인(仁)을 닦아 중생을 안락하게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16】
길상의 복을 구하려 하거든
마땅히 부처님을 믿고 공경하라.
길상의 복을 구하려 하거든
마땅히 법구(法句)의 뜻을 들어라.

【17】
길상의 복을 구하려 하거든
마땅히 스님들을 공양하라.
계율을 청정하게 갖추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18】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에 살면서도
언제나 길상한 행을 익혀
지혜로운 견해를 스스로 이루나니
그것이 가장 좋은 길상이니라.

【19】
범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과 법과 스님께 귀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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