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9권
대반열반경 제9권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15. 달 비유[月喩品]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마치 사람들이 달이 뜨지 않음을 보고는 달이 없어졌다고 말하면서 없어졌다는 생각을 하지만 달의 성품은 참으로 없어진 것이 아니며, 다른 지방에 달이 뜰 때 그 지방 중생들이 달이 떴다고 하지만 달의 성품은 참으로 나는 일이 없음 같으니, 왜냐 하면 수미산이 가리워서 나타나지 못할지언정 달은 항상 있는 것이어서 났다 없어졌다 하는 것이 아니니라.
여래ㆍ응공ㆍ정변지도 그와 같아서 여래가 삼천대천세계에 나타나 혹 염부제에서 부모를 가지게 되면 중생들은 말하기를 염부제에 나셨다 하고, 혹 염부제에서 일부러 열반을 나타내면 여래의 성품은 진실로 열반이 없지만 중생들은 모두 여래가 참으로 열반에 들었다 함이 비유컨대 달이 없어졌다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여래의 성품은 나고 없어짐이 없건만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났다 없어졌다 하는 듯이 보이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여기서 보름달일 적에는 다른 곳에서는 반달을 보고, 여기서 반달일 적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름달을 보고는 모두 초하루다 하여 초승이란 생각을 가지고 달이 둥글어진 것을 보고는 보름이라 하여 보름달이란 생각을 냄과 같으니, 달의 성품은 이지러지거나 둥글어지는 일이 없고 수미산으로 인하여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염부제에서 혹 처음 나는 것을 보이기도 하고 혹 열반에 드는 것을 보이기도 하나니, 처음 나는 것은 초하루 달과 같아서, 모든 사람들이 아기가 처음 났다 하고, 일곱 걸음을 걷는 것은 초이틀 달과 같고, 혹
글방에 들어가는 것은 초사흘 달과 같고, 출가함을 나타내는 것은 여드레 달과 같고, 미묘한 지혜의 광명을 놓아 한량없는 중생의 마군을 깨뜨리는 것은 보름달과 같으며, 혹 32상과 80종호를 나타내어 스스로 장엄하다가 열반을 나타내는 것은 월식함과 같거든, 중생들의 보는 것이 한결같지 아니하여 혹은 반달로 보고 혹은 보름달로 보고 혹은 월식으로 보지만, 달의 성품은 진실로 늘고 줄고 월식되는 일이 없고, 언제나 둥근 달인 것같이, 여래의 몸도 그와 같으므로 항상 머물러 있고 변역하지 않는다고 이름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보름달이 모든 곳에 비칠 적에, 간 데마다 도시나 시골에나 산ㆍ구렁ㆍ강물ㆍ우물ㆍ못ㆍ물그릇에 모두 나타나거든, 모든 중생이 백 유순이나 백천 유순 길을 갈 적에, 달이 항상 따라오는 것을 보고는, 어리석은 범부들은 허망한 억측을 내어 말하기를, ‘내가 본래 아무 도시의 집에서 이 달을 보았는데 이제 이 못에서도 보니 이것이 본래 보던 달인가, 그 달과 다른 달인가’ 하여 제각기 생각을 달리하며 달의 형상이 크고 작은 것도, 혹은 소줏고리와 같다 하고 혹은 수레바퀴와 같다 하고 혹은 49 유순과 같다 하며 모든 사람이 달의 광명을 보지만, 혹은 둥글기가 쟁반과 같다 하여, 달은 본래 하나이건만 여러 중생들이 제각기 달리 보는 것과 같나니,
선남자야, 여래도 그러하여 세상에 나타나거든, 어떤 하늘 사람이나 세상 사람은 여래가 지금 내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축생들은 여래가 지금 자기의 앞에 있는 줄로 생각하며, 귀머거리나 벙어리는 여래를 볼 적에 귀머거리나 벙어리 같다고 하며, 여러 중생들의
말과 음성이 제각기 다르거든, 모두 생각하기를 여래가 자기네 말과 같은 말을 한다고 하며, 또 각각 자기의 집에 와서 자기네의 공양을 받는다 하며, 어떤 중생은 여래의 몸이 엄청나게 크다고 보기도 하고, 대단히 작다고 보기도 하며, 어떤 이는 여래가 성문의 모양이라 보고, 혹은 연각의 모양이라 보며, 또 외도들은 여래가 지금 자기네의 도에 들어와서 도를 배운다 생각하고, 어떤 중생은 여래가 자기를 위하여 세상에 났다고 생각하거니와, 여래의 참 성품은 달과 같아서 곧 법신이며 나고 없어짐이 없는 몸이건만, 방편으로 나타내는 몸이 세상을 따르느라고 한량없는 본래 업의 인연을 보이는 것이어서, 간 데마다 태어나는 줄로 보임이 저 달과 같나니,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물러서 변함이 없다고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라후라 아수라왕이 손으로 달을 가리우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월식한다 하거니와, 아수라왕은 실로 월식할 수가 없고 아수라가 달의 광명을 장애하는 연고며 달은 둥글어서 이지러지는 것이 아니지만, 손으로 가리워서 나타나지 못하는 것이니라. 만일 손을 떼면 세상 사람들은 달이 도로 소생하였다 하면서 달이 많은 괴로움을 받았다고 말하거니와, 가령 백천 명의 아수라왕이라도 괴롭게 할 수가 없느니라. 여래도 그러하여 어떤 중생이 여래의 있는 곳에서 나쁜 마음을 내어 부처님 몸에 피를 내며 5역죄를 짓거나, 일천제(一闡提)가 되는 것을 보임은, 오는 세상의 중생들을 위해서 이와 같이 승가를 깨뜨리며 법을 끊기게 하여 난처한 일을 보이거니와, 한량없는 백천 마군이라도 여래의 몸에 피를 낼 수가 없나니, 왜냐 하면 여래의 몸은 피나 살이나 힘줄이나 골수가 없으며,
여래는 진실하여 괴롭거나 파괴됨이 없으며, 중생들은 모두 말하기를 교법과 승가가 파괴되고 여래가 없어진다 하거니와, 여래의 성품은 진실하여 변함이 없고 파괴됨도 없건만 세상을 따르느라고 이렇게 나타내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두 사람이 싸울 적에 칼이나 몽둥이로 쳐서 피를 내며 죽게까지 하였더라도, 죽이려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였으면 이런 죄업은 그리 중대하지 않은 것과 같이, 여래에게 대하여 본래 죽이려는 마음이 없었으면 비록 몸에 피를 내었더라도 그런 죄업은 가볍고 중대하지 아니하니, 여래도 그와 같아서, 오는 세상에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업의 과보를 보이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훌륭한 의사가 아들에게 의술과 방문의 근본을 부지런히 가르치면서, ‘이것은 뿌리 약이고 이것은 줄기 약이고 이것은 빛깔 약이니, 가지각색 모양새를 네가 자세히 알아라’ 하니, 그 아들이 아버지의 가르침을 공경하여 받들어서 부지런히 배워서 여러 가지 약을 잘 알았느니라. 그 뒤에 의사가 죽으매 아들이 부르짖어 울며 말하되 ‘아버지가 가르치기를 뿌리 약은 이렇고 줄기 약은 저렇고 꽃 약은 어떻고 빛깔과 모양은 이렇다고 하였다’라고 하느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계율을 제정하면서 마땅히 이렇게 지니고 범하지 말며, 5역죄를 짓거나 정법을 비방하거나 일천제가 되지 말라 하는 것은, 오는 세상에 이런 일을 저지를 사람을 위하여 규모를 보이는 것이며, 비구들로 하여금 부처님 열반한 뒤에, 이것은 경전의 깊은 이치요, 이것은 계율의 가볍고 중대한 것이요, 이것은 아비담의 분별하는 글귀인 줄을 알게 한 것이니, 마치 의사의 아들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인간에서 달을 보면 여섯 달 만에 한 번 월식하지만, 위에 있는 하늘에서는 잠깐 동안에 여러 번 월식함을 보나니, 왜냐 하면
하늘의 세월은 오래고, 인간의 세월은 짧은 연고니라. 선남자야, 여래도 그러하여 천상이나 인간들이 여래의 수명이 짧다고 하는 것은, 천상에서 잠깐 동안에 여러 번 월식을 보는 것과 같으니라. 여래는 또 잠깐 동안에 백천만억 번 열반함을 보이어 번뇌의 마군ㆍ5음의 마군ㆍ죽는 마군을 끊나니, 그러므로 백천만억 하늘의 마군들은 모두 여래가 열반에 드는 줄로 알며 또 한량없는 백천 가지 지나간 업의 인연을 나타내나니, 세간의 가지가지 성품을 따르는 연고니라. 이렇게 한량이 없고 가없는 헤아릴 수 없는 일을 나타내므로, 여래는 항상 머물러서 변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야, 밝은 달은 중생들이 보기를 좋아하나니, 그러므로 달을 요견(樂見)이라 일컫거니와, 중생이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있으면 요견이라 일컫지 못하느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성품이 순일하고 착하고 깨끗하고 때가 없으니, 가장 요견이라 하련만, 법을 좋아하는 중생은 보기에 만족함을 모르거니와, 마음이 나쁜 사람은 보기를 좋아하지 않느니라. 이런 이치로 여래는 밝은 달과 같다고 말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해가 뜨는 것은 세 철이 각각 다르니 봄과 여름과 겨울이라, 겨울 해는 짧고 봄철 해는 중간이요 여름 해는 가장 기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이 삼천대천세계에서 수명이 짧은 이와 성문들을 위하여서 짧은 목숨을 나타내면, 그들이 보고 모두 말하기를 여래의 수명이 짧다 하나니, 이것은 겨울 해와 같고, 보살을 위하여서 중간 목숨을 보이되 한 겁도 되고 좀 모자라는 한 겁을 나타내는 것은 봄철 해와 같고, 부처님만이 부처님의 수명이 한량없음을 보나니 이것은 여름 해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여래가 말씀한 대승 방등경전의 비밀한 교법으로 세간에서 큰 법비를 내리거든,
오는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보호하여 가지고 열어 보이며 분별하여 중생들을 이익케 하면, 이런 이는 참말 보살이니, 마치 여름날 무척 더울 적에 단비가 내리는 것과 같고, 성문이나 연각들이 부처님 여래의 비밀한 교법을 듣는 것은 마치 겨울철에 추운 걱정을 만나는 듯하며, 보살들이 이렇게 비밀하게 가르치는 여래는 항상 머물러 변역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음은 마치 봄철에 온갖 움이 트는 것과 같거니와, 여래의 성품은 길고 짧음이 없으면서도 세상을 위하여서 이렇게 나타내나니, 이것이 부처님들의 진실한 법의 성품이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모든 별들이 낮에는 나타나지 않거든, 사람들이 말하기를 낮에는 별이 없어진다 하거니와 실로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나타나지 않는 것은 햇빛이 비치는 연고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성문이나 연각들이 보지 못함은, 세상 사람들이 낮에는 별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캄캄하게 흐렸을 적에 해와 달이 나타나지 못하는 것을, 어리석은 사람들은 해와 달이 없어졌다 함과 같으니, 해와 달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라. 여래의 바른 법이 없어질 때에 삼보가 나타나지 아니함도 그와 같아서, 아주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물러 있고 변역함이 없는 줄을 알지니라. 왜냐 하면 삼보의 참 성품은 모든 때[垢]로 물들일 수 없는 연고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그믐 밤에 살별[彗星]이 나타나거든 그 빛이 찬란한 것이 얼마 동안 떴다가 도로 없어지는 것을 중생들이 보고는 상서롭지 못하다는 생각을 냄과 같으니, 벽지불들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 없는 세상에 나타나는데 중생들이 보고는 모두 말하기를, 여래가 참으로 열반하였다고 근심 걱정을 하거니와 여래의 법신은 열반하는 것이 아니니, 저 해와 달이
없어지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해가 뜨면 안개가 모두 걷힘 같으니, 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세상에 일어나 중생들의 귀에 한 번만 지나가도, 모든 나쁜 짓과 무간지옥의 죄업이 모두 소멸되느니라. 이 대반열반경의 깊고 묘한 경계는 헤아릴 수 없으며, 여래의 미묘한 성품을 말한 것이니라. 이런 이치로 선남자ㆍ선여인들은 여래에게 대하여 항상 머물고 변함이 없다는 생각을 낼지니, 바른 법은 끊어지지 않으며 승보는 없어지지 않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방편을 닦으며 이 경전을 부지런히 배우면, 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니라. 그러므로 이 경의 이름이 한량없는 공덕으로 이룬 것이라 하며, 보리는 끝날 수 없는 것이라고도 이름하나니, 다하지 아니하는 까닭이며, 그래서 대반열반경이라고도 하는 것이니, 훌륭한 빛이 여름 해와 같으며, 몸이 가없으므로 대열반이라 이름하느니라.
16. 보살에 대해서[菩薩品]
“또 선남자야, 마치 해와 달의 광명이 모든 밝은 것 중에 제일이어서, 온갖 광명이 미칠 수 없음같이 대반열반경의 광명도 그와 같아서, 모든 경전의 삼매 광명 중에 가장 훌륭하며, 다른 경전의 삼매 광명으로는 미칠 수 없느니라. 왜냐 하면 대반열반경의 광명은 중생들의 털구멍까지 들어가는 까닭이며, 중생들이 보리심이 없더라도 그들을 위하여 보리의 인연을 짓게 하나니, 그러므로 대반열반이라고 이름하느니라.”
가섭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대반열반경의 광명이 모든 중생들의 털구멍에 들어가서 중생이 비록 보리심이 없더라도
그들을 위하여 보리의 인연을 짓게 한다는 말이 옳지 않겠나이다.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4중금(重禁:바라이)을 범한 이와 5역죄(逆罪)를 지은 이와 일천제들이라도 광명이 그의 몸에 들어가서 보리의 인을 짓는다 하오면, 그런 무리들과 계행을 깨끗이 가지며 선한 일을 닦은 이와 무슨 차별이 있습니까. 만일 차별이 없다면 여래께서 어찌하여 네 가지 의지할 것을 말하였습니까. 세존이시여, 또 부처님의 말씀처럼 만일 중생이 대반열반경을 들어서 한 번만 귀에 지나가더라도 모든 번뇌를 끊는다 할진댄, 어찌하여 여래께서 먼저 말씀하시기를, ‘어떤 사람이 항하 모래 수 부처님 계신 데서 보리심을 내었더라도, 대반열반경을 듣고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였습니까. 만일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온갖 번뇌를 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일천제를 제외하고는 다른 중생들이 이 경을 들으면 모두 보리의 인연을 지을 것이요, 법문 소리의 광명이 털구멍에 들어가면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니라. 왜냐 하면 어떤 사람이라도 한량없는 부처님들을 공경하고야 대반열반경을 듣게 될 것이요, 박복한 사람은 들을 수 없나니, 그 까닭은 큰 공덕을 쌓은 사람이라야 이렇게 큰 법을 들을 수 있을 것이요, 용렬한 범부들은 듣지 못하느니라. 무엇을 크다 하는가? 모든 부처님의 깊고 비밀한 여래의 성품을 말함이니, 이런 뜻으로 큰 일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리심을 내지 못한 이가 보리의 인(因)을 얻는다 하십니까?”
“가섭이여, 어떤 이가 이 대반열반경을 듣고 ‘나는 보리심을 낼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바른 법을 비방하면 이 사람이 꿈에 나찰의 형상을 보고 마음으로 무서워하면 나찰의 말이 ‘애달프다, 선남자야, 네가
만일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면 너의 목숨을 끊으리라’ 하리니, 이 사람이 황겁하여 깨고 나서는 곧 보리심을 낼 것이며, 이 사람이 죽은 뒤에는 세 나쁜 갈래에 있거나 인간ㆍ천상에 있거나 계속하여 다시 보리심을 생각하리니, 이 사람은 대보살마하살 인 줄을 알지니라. 이런 이치로 대반열반경의 거룩하고 신기한 힘이 능히 보리심을 내지 못한 이로 하여금 보리의 인을 짓게 한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의 마음을 내는 인연’이라 이름하나니,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이치로 대승의 묘한 경전이 참 부처님의 말씀한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허공에서 큰 구름이 일어 비가 대지에 쏟아져 내릴 때 죽은 나무나 돌로 된 산에나 높은 둔덕과 두드러진 언덕에는 물이 고여 있지 아니하고 흘러 내려가서 논과 봇도랑에 가득 차서 많은 중생들을 이익케 하는 것과 같이 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큰 법비를 내려 중생들을 윤택케 하거니와, 일천제만은 보리심을 내지 못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볶은 씨앗은 아무리 단비를 맞으며 백천만 년을 지내도 싹이 나지 못함 같으니, 만일 싹이 난다면 그럴 이치가 없느니라. 일천제들도 그와 같아서 비록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을 듣더라도 보리심의 싹을 내지 못하나니, 만일 보리심을 낸다면 그럴 이치가 없나니, 왜냐 하면 이 사람은 온갖 선근을 끊어 버렸으므로 저 볶은 씨앗과 같아서 다시는 보리의 싹을 내지 못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물 맑히는 구슬을 흐린 물 속에 넣으면 구슬의 위력으로 흐린 물이 맑아지거니와, 진창 속에 넣으면 맑히지 못하나니, 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다른 중생의 5무간죄나 4중금을 범한 흐린 물 속에 두면
그것을 맑히어서 보리심을 내게 하려니와, 일천제의 진창 속에 두면 백천만 년이 되어도 그것을 맑히고 보리심을 내게 하지 못하리니, 왜냐 하면 이 일천제는 선근을 소멸하여서 그릇이 되지 못하는 연고니라. 설사 이 사람이 백천만 년 동안 대반열반경을 듣더라도 마침내 보리심을 내지 못하리니, 왜냐 하면 선한 마음이 없는 까닭이니라.
또 선남자야, 약왕이라는 약 나무가 있으니, 모든 약 가운데 가장 훌륭하여서 젖이나 타락이나 꿀이나 생소(生酥)나 물이나 즙에 개거나, 가루를 만들거나 환을 지어서, 헌데에 붙이거나 몸에 쏘이거나 눈에 바르거나 눈으로 보거나 코로 맡으면, 중생들의 모든 병을 소멸하지만, 이 약 나무가 생각하기를, ‘모든 중생들이 나의 뿌리를 쓰거든 잎은 쓰지 말고, 잎을 쓰거든 뿌리는 쓰지 말며, 나의 속을 쓰거든 거죽은 쓰지 말고, 거죽을 쓰거든 속은 쓰지 말라’ 하지 아니하나니, 이 약 나무가 비록 이런 생각을 내지 않지만, 모든 병을 소멸하느니라. 선남자야,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들의 나쁜 짓과 4바라이(波羅夷) 죄와 5무간죄(無間罪)와 속에 있고 밖에 있는 모든 나쁜 것을 소멸하거든, 보리심을 내지 못한 이도 이것으로 말미암아 보리심을 내게 되나니, 왜냐 하면 이 미묘한 경전은 모든 경전 중의 왕인 것이, 마치 저 약 나무가 모든 약 나무 중의 왕인 것과 같은 연고니라. 어떤 이가 이 대반열반을 배워 익히지 않았거나간에, 이 경전의 이름을 듣고 공경하여 믿으면, 온갖 번뇌의 중병이 모두 소멸되지만, 일천제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게 할 수가 없나니, 저 신기한 약이 가지가지 중병을 잘 치료하면서도 죽을 사람은 치료하지 못함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손에 부스럼 난 사람이 독약을 잡으면 독이 따라 들어가지만, 부스럼이 없는 이는 독이 들어가지 않나니, 일천제들도 그와 같아서, 보리의 인이 없음이 마치 부스럼이 없는 이에게 독이 들어가지 않음과 같으니라. 부스럼이라 함은 위없는 보리의 인연이요, 독이라 함은 제일의 묘한 약이요, 부스럼이 없는 이는 일천제를 이름이니라.
또 선남자야, 금강은 깨뜨릴 물건이 없으나 금강으로는 모든 물건을 깨뜨릴 수 있나니, 다만 거북의 껍데기와 백양의 뿔은 제외하느니라.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한량없는 중생들을 보리의 도에 이르게 하거니와, 다만 일천제만은 보리의 인에 서지 못하게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초(馬齒草)와 사라시(娑羅翅) 나무와 니가라(尼迦羅) 나무는 줄기나 가지를 끊으면 다시 전과 같이 나거니와 다라(多羅) 나무는 한번 끊으면 다시 나지 못하나니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이 대반열반경을 듣기만 하면 비록 4중금(重禁)과 5무간 죄를 범하였더라도 다시 보리의 인이 나거니와 일천제만은 그렇지 아니하여 아무리 이 경전을 듣고 지니더라도 보리도의 인을 내지 못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가다라(佉陁羅) 나무와 진두가(鎭頭迦) 나무는 한번 끊으면 다시 나지 못하나니, 일천제들도 그와 같아서 비록 대반열반경을 듣더라도 보리의 인연을 내지 못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큰 비는 공중에 머물러 있지 못하나니,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도 그와 같아서 법비를 널리 내리지만, 일천제에게는 머물러 있지 못하는 것이니, 일천제는 온몸이 촘촘하고 굳은 것이 마치 금강이 다른 물건을 용납하지 못함과 같으니라.”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러한 게송을 말씀하셨습니다.
선한 일은 보지도 짓지도 않고
나쁜 짓만 보고 또 짓기도 하면
이런 곳이 대단히 무서운 데라
외따른 곳 험악한 길과 같나니.
세존이시여, 이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지 않는다 함은 불성을 보지 못함이요, 선한 일은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요, 짓지 않는다 함은 선지식을 친근하지 않음이요, 오직 본다 함은 인과가 없다고 봄이요, 나쁜 짓은 방등 대승경전을 비방함이요, 짓기도 한다 함은 일천제들은 방등이 없다고 말함이니, 이런 뜻에서 일천제들에게는 청정하고 선한 법에 나아갈 마음이 없나니, 무엇이 선한 법인가. 곧 열반이니라. 열반에 나아가는 이는 선한 행을 닦거니와, 일천제는 선한 행이 없으므로 열반에로 나아가지 못하느니라. 이런 곳이 무섭다는 것은 바른 법을 비방함이니, 누가 무서운가. 이른바 지혜 있는 사람이다. 왜냐 하면 법을 비방하는 이는 선한 마음과 방편이 없는 연고며, 험악한 길이라 함은 모든 행법이니라.”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을 일을 보는 것이며
어떻게 하면 선한 법을 얻는 것인가.
어느 곳이 무섭지 아니하여서
임금님의 평탄한 길과 같은가.
이 뜻이 무엇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지을 일을 본다 함은 나쁜 짓을 털어 내어 놓는 것이니, 나고 죽는 즈음으로부터 지은 나쁜 짓을 모두 털어놓고
이를 수 없는 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런 이치로 그곳은 무섭지 않음이 마치 임금님의 다니는 길과 같아서 그 가운데는 도둑들이 모두 도망하느니라. 이렇게 온갖 나쁜 짓을 털어놓아서 모두 소멸하고 남은 것이 없느니라. 또 지을 일을 보지 못한다 함은 일천제가 지은 나쁜 짓을 스스로 보지 못함이니, 이 일천제는 마음이 교만한 연고로 아무리 나쁜 짓을 많이 지었어도 그 일에는 애초부터 무서움이 없나니, 그러므로 열반을 얻지 못함이 마치 원숭이가 물 속의 달을 잡으려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가령 한량없는 중생들이 한꺼번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더라도, 이 부처님들은 일천제가 보리를 성취함을 보지 못하므로 지을 일을 보지 못한다 하고, 또 누가 짓는지를 보지 못하나니, 여래의 짓는 바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며, 부처님이 중생을 위하여 불성이 있다고 말하여도, 일천제는 생사에서 헤매느라고 보지도 못하나니, 이런 뜻으로 여래의 짓는 바를 보지 못한다 하느니라. 또 일천제는 여래가 필경에 열반함을 보고는, 참으로 무상함이 마치 등불이 꺼지매 기름이 다한 것과 같다 하느니라. 왜냐 하면 이 사람은 나쁜 업이 줄지 아니하였으므로, 어떤 보살이 지은 선한 업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할 때에, 일천제들은 훼방하고 파괴하며 믿지 않더라도, 보살들은 여전하게 베풀어 주면서 위없는 도를 한가지로 이루려 하나니, 왜냐 하면 부처님 법은 으레 그러한 연고니라.
나쁜 짓을 하고도 바로 보를 받아서
우유가 타락[酪] 되듯 하진 않으나
숯불 위에 마른 재 덮은 것과 같아서
어리석은 사람들 경솔하게 밟나니.
일천제는 ‘눈 없는 이’라 하나니, 그러므로 아라한의 도를 보지 못하는 것이며, 마치 아라한이 나고 죽는 험악한 길을 다니지 않는 것같이 눈이 없으므로 방등경을 비방하고 닦으려 하지 아니하며, 아라한이 자비한 마음을 부지런히 닦는 것같이, 일천제들이 방등경을 닦지 아니함도 그와 같으니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지금 성문의 경전을 믿지 아니하고 대승을 믿어 읽고 외우고 해설하는 터이므로 내가 곧 보살이며, 모든 중생에게 모두 불성이 있나니, 불성이 있으므로 중생의 몸 속에 10력과 32상(相)과 80종호(種好)가 있느니라. 나의 하는 말이 부처님 말씀과 다르지 아니하니, 그대들과 내가 지금에 한량없는 나쁜 번뇌를 깨뜨리기를 물병 깨듯 할 것이며, 번뇌를 깨뜨리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보리라 하나니, 이 사람이 이런 말을 하더라도, 그 마음은 불성이 있음을 참으로 믿는 것이 아니고, 이익을 위하여서 경문대로 말하는 것뿐이니 이렇게 말하는 이를 나쁜 사람이라 하거니와, 이런 나쁜 사람이 바로 나쁜 과보를 받아서, 마치 우유가 타락 되듯 하지는 아니하느니라. 비유컨대 어떤 사신(使臣)이 말을 잘하고 방편이 좋아서 다른 나라에 심부름 갔을 적에 몸이 죽게 되어도 임금의 명령을 숨기지 않듯이, 지혜 있는 이도 그와 같아서 범부들 속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반드시 대승 방등경전과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말하여, 모든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일천제가 아라한처럼 꾸미고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방등 대승경전을 비방하는 것을 범부들이 보고는 모두들 참 아라한이라 대보살마하살이라 하나니, 이 일천제인 나쁜 비구는 절에 있으면서 절 규모를 파괴하며,
다른 이가 이양 받는 것을 보고는 질투하는 마음으로 말하기를 ‘방등 대승경전이란 것은 모두 천마(天魔) 파순(波旬)이 말한 것이며, 여래도 무상한 법이니라’ 하여, 바른 법을 비방하고 승가를 깨뜨리며, 또 말하기를 ‘파순이 말한 것은 좋은 법이 아니다’ 하나니, 이렇게 삿되고 나쁜 법을 선전하는 사람이, 나쁜 짓을 짓고도 바로 과보를 받아, 우유가 타락되듯 하지는 아니하나, 재로 불을 덮은 듯하여 어리석은 이가 경솔하게 밟게 되나니, 이런 사람을 일천제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미묘한 방등경전은 결정코 깨끗한 것이어서 마치 마니구슬을 흐린 물 속에 넣으면 물이 곧 맑아짐과 같은 줄을 알아야 하나니 대승경전도 그와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연꽃이 햇볕에 비추이면 피지 않는 것이 없듯이, 모든 중생도 그와 같아서, 대반열반의 해를 보거나 들으면, 마음을 내지 못한 사람들도 좋은 마음을 내어 보리의 인이 되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대반열반경의 빛이 털구멍에 들어가면 반드시 묘한 원인이 된다고 하는 것이니라. 일천제들은 아무리 불성이 있더라도, 한량없는 죄업에 얽히어서 벗어나지 못함이, 마치 누에가 고치 속에 들어 있는 것 같나니, 이런 업으로 말미암아 보리의 묘한 인연을 내지 못하고 나고 죽는 데 헤매면서 그칠 날이 없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저 청련화ㆍ홍련화ㆍ황련화ㆍ백련화 등이 진흙 속에 나더라도 진흙에 물들지 않듯이, 중생들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을 익히는 것도 그와 같아서, 비록 번뇌가 있더라도 번뇌에 물들지 아니하나니, 불성 모양의 힘을 아는 연고니라. 선남자야, 비유컨대 어떤 나라에 서늘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중생들의 털구멍에 스치면 모든 답답한 번뇌가 소멸되나니, 이 대반열반의 대승경전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의 털구멍에 들어가면 보리의 미묘한 인연이 되거니와, 일천제만은 제외하나니 법의 그릇이 아닌 연고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용한 의사가 여덟 가지 약방문을 알아서 온갖 병을 고치지만 아살사(阿薩闍)병은 고치지 못하듯이 모든 경전의 선정 삼매도 그와 같아서, 모든 탐욕,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번뇌의 병을 다스리고 번뇌라는 지독한 화살도 뽑거니와, 4중금과 5무간죄를 지은 것은 다스리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용한 의사가 여덟 가지 묘한 의술을 가지고 중생들의 모든 병을 치료하더라도 꼭 죽을 병은 고치지 못하나니, 이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의 모든 번뇌를 소멸하여 여래의 청정한 인에 머물게 하며 발심하지 못한 이를 발심케 하거니와, 꼭 죽을 일천제의 무리들만은 제외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용한 의사가 기묘한 약으로 소경을 치료하여, 해와 달과 별 따위의 밝은 빛을 보게 하나, 배냇소경은 고치지 못하듯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성문이나 연각들의 지혜 눈을 뜨게 하여 한량없고 끝없는 대승경전에 머물게 하며, 발심하지 못한 이와 4중금과 5무간죄를 범한 이라도 모두 발심케 하거니와, 배냇소경인 일천제들은 제외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용한 의사가 여덟 가지 의술을 잘 알아서 중생들의 모든 병을 치료할 적에 가지가지 방문으로
병을 따라 약을 주나니, 혹 토하게 하고 몸에 바르고 코에 넣기도 하며, 쐬고[薰] 씻기도 하고, 환약ㆍ가루약을 쓰거든, 혹 가난하거나 어리석은 사람이 먹지 않은 이가 있으면, 이 의사가 딱하게 여기어 그 사람을 데리고 집에 가서 억지로 먹게 하면, 약의 효력으로 병환이 곧 나으며, 여인이 난산으로 태를 낳지 못할 적에 이 약을 쓰면, 태가 곧 나오고 아기도 걱정이 없나니, 이 대승경전도 그와 같아서 가는 곳마다 집에서도 중생들의 한량없는 번뇌와 4중금을 범하거나 5무간죄를 지은 것도 모두 소멸케 하며, 발심하지 못한 이를 발심케 하나 일천제는 제외하느니라.”
“세존이시여, 4중금을 범하거나 5무간 죄를 지음은 지극히 나쁜 짓이어서, 마치 다라나무를 베면 다시 돋아나지 못하는 것과 같은데, 저렇게 보리심을 내지 못한 사람에게 어떻게 보리의 인을 짓게 하오리까?”
“선남자야, 만일 그 중생들이 만일 꿈 속에서 지옥에 떨어져 지독한 고통을 받는 양을 보고는 뉘우치는 마음을 내어서 ‘내가 내 허물로 이런 죄를 받게 되는 것이니 이 죄를 벗어날 수만 있으면 결정코 보리심을 내리라. 지금 내가 당하는 이 고통이 지극히 혹독하다’라고 생각하고, 깬 뒤에 부처님 법이 훌륭한 과보가 있는 줄을 알 것이니, 마치 저 아이가 자라나서는 ‘저 용한 의원이 방문과 약을 잘 알아서, 내가 태 속에 있을 적에 어머니에게 훌륭한 약을 주어서 어머니도 평안하고 나도 생명을 보전하였으며 또 어머니는 무한한 고통을 받으면서 열 달이 차도록 나를 배에 기르고, 내가 난 뒤에는 젖은 데를 피하고 마른 자리에 누이며, 부정한 똥ㆍ오줌을 받아내면서 젖먹여 키워 내 몸을 보호하였으니,
나는 마땅히 어머니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효순한 정성으로 어머니를 모시며, 말씀과 뜻을 순종하여 공양하여야 하리라’고 생각할 것과 같이, 4중금과 5무간죄를 범한 이가 죽으려할 적에 이 대승의 대반열반경을 읽으면, 비록 지옥ㆍ아귀ㆍ축생ㆍ천상ㆍ인간에 나더라도 이 경전이 그 중생들에게 보리의 인을 짓게 하려니와, 일천제만은 제외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용한 의원이나 의원의 아들이 아는 것이 매우 깊어서, 다른 의원보다 훨씬 뛰어나며, 모든 독을 소멸하는 훌륭한 주문과 술법을 알아서, 나쁜 뱀이나 용이나 독사 따위가 있으면 주문으로 약을 변하여 좋게 만들고, 그 약을 가죽신에 발라서 독한 벌레들을 건드리면 독이 소멸되거니와, 다만 큰 용의 독은 제외할 것이니,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어떤 중생이 4중금이나 5무간죄를 범하였더라도, 그 죄가 소멸되고 보리에 머물게 하나니, 마치 약을 바른 가죽신이 모든 독을 소멸하듯 하여, 발심하지 못한 이를 발심케 하여 보리의 도에 머물게 하나니,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의 신기한 약도 중생들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이 나게 하거니와, 큰 용인 일천제들은 제외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사람이 여러 가지 독약을 북에 발라서 여러 사람 속에서 쳐서 소리를 내면, 비록 무심하게 듣더라도 듣고는 모두 죽거니와, 횡사하지 아니할 사람은 제외하느니라. 이 대반열반의 대승경전도 그와 같아서 간 데마다 여러 가지 중생들이 이 소리를 들으면 모두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모두 소멸하여, 그 중에는 마음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라도, 대반열반경의 번뇌를 없애는 힘으로
번뇌가 저절로 소멸되며, 4중금(重禁)과 5무간죄를 범한 이들도 이 경을 듣기만 하면 위없는 보리의 인이 되어서 번뇌를 끊거니와, 횡사하지 않을 일천제들은 제외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어두운 밤에는 모든 일을 쉬게 되며, 마치지 못한 일을 다음날 해가 뜨기를 기다리듯이, 대승을 배우는 이가 경전의 모든 삼매를 닦더라도, 대반열반경의 대승인 해가 뜨기를 기다려서 여래의 비밀한 교법을 들은 뒤에야, 보리의 업을 지어 바른 법에 머무느니라.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여러 가지 곡식을 축여주고 자라게 하여 열매를 성숙케 하면, 흉년을 없애고 풍년의 즐거움을 받게 하는 것같이, 여래의 비밀한 법장인 법비도 그와 같아서, 여덟 가지 열병을 모두 소멸하나니, 이 경전이 세상에 나오는 것은 저 열매가 이익함이 많아서 모든 중생을 편안케 함과 같으며, 중생들로 하여금 불성을 보게 함은 『법화경』에서 8천 성문의 수기를 받은 것 같으며, 그 과실을 성숙하여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간직하면 다시 지을 것이 없듯이, 일천제들도 그와 같아서, 선한 법에 대하여 지을 것이 없느니라.
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용한 의원이 남의 아들이 사람 아닌 것에게 홀린 줄을 알고 심부름꾼에게 묘한 약을 주어 보내면서 말하기를 ‘그대는 이 약을 가지고 가서 그 사람에게 주라. 그 사람이 나쁜 귀신에게 홀렸더라도 이 약의 효력으로 그 귀신이 멀리 도망가리라. 그대가 만일 더딜 것 같으면 내가 가서 마침내 저 사람을 횡사하게 하지 않으리라. 저 귀신에게 홀린 사람이 심부름꾼과 및 나의 위덕을 보면 모든 고통이 없어지고 안락함을 얻으리라’ 함과 같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비구나 비구니나 우바새나 우바이나
외도들이 이 경을 배워 가지거나 읽고 외워 통달하고 다시 사람에게 분별하여 일러 주거나 자기가 쓰거나 사람을 시켜 쓰거나 하면 그런 일이 모두 보리의 인이 될 것이며, 4중금을 범하였거나 5역죄를 지었거나 나쁜 귀신이나 독에 걸렸더라도, 이 경을 듣기만 하면 모든 나쁜 귀신이 도망하듯 하리니, 이런 사람은 참말 보살마하살임을 알지니라. 왜냐 하면 이 대열반경을 잠시라도 들은 까닭이며, 여래가 항상한 줄을 생각한 까닭이니, 잠시 들은 이도 그러하거든, 하물며 배워 지니고 쓰고 읽고 외운 사람이겠는가. 일천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살마하살이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귀먹은 사람은 소리를 듣지 못하듯이, 일천제들도 그러하여 아무리 이 경전을 들으려 하여도 듣지 못하나니, 왜냐 하면 인연이 없는 연고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의원이 모든 의술과 방문을 모두 통달하고 다시 한량없는 주문까지 잘 아는데, 이 의원이 임금을 보고 말하기를 ‘대왕께서 지금 돌아가실 병환이 드셨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대답하되 ‘그대가 나의 뱃속을 보지 못하였거늘, 어찌 죽을 병이 들었다고 말하는가’ 하였다. 의원이 말하되 ‘만일 믿지 않으시면 설사할 약을 잡수시고 설사한 뒤에 대왕께서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하였으나, 임금이 믿지 아니하였다. 그때에 의원이 주문을 외워서 임금의 으슥한 곳에 부스럼이 나게 하고 설사가 나면서 벌레와 피가 섞여 나오게 하였다. 임금이 그것을 보고서야 무서운 생각이 나서 그 의원을 칭찬하여 ‘용하다, 용하다. 그대의 말을 내가 믿지 않았더니, 이제야 나에게 큰 이로운 말을 한 줄 알겠소’ 하면서,
그 의원을 부모처럼 공경하였다. 이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에게 대하여 욕심이 있건 없건 간에 모두 그들의 번뇌가 무너지게 하면 그 중생들이 꿈에라도 이 경전을 보고 공경하고 공양하기를 저 임금이 의원을 공경하듯 할 것이거니와, 그 용한 의원이 꼭 죽을 사람에게는 치료를 하지 않는 것같이 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일천제들을 다스리지 아니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용한 의원이 여덟 가지 의술을 잘 알고서, 모든 병을 치료하면서도 꼭 죽을 사람은 치료하지 못하듯이 부처님과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범죄를 치료하면서도 꼭 죽을 사람인 일천제들은 치료하지 못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용한 의원이 여덟 가지 훌륭한 의술을 잘 알고, 또 여덟 가지보다 더 훌륭한 술법까지 통달하고서 자기가 아는 기술을 아들에게 가르치면서 물에나 뭍에나 산골짜기에 있는 약초들을 모두 알게 하고 이리하여 점점 여덟 가지를 가르치고는 다시 다른 훌륭한 기술을 가르치듯이, 여래ㆍ응공ㆍ정변지도 그와 같아서 그 아들인 비구들을 먼저 가르쳐서 방편으로 모든 번뇌를 없애고 ‘깨끗한 몸이 견고치 못하다’는 생각을 닦게 하나니, 물과 뭍과 산골짜기란 것은, 물은 몸이 괴로움 받는 것이 물거품 같은 데 비유하고, 뭍은 몸이 견고치 못한 것이 파초 같은 데 비유하고, 산골짜기는 번뇌 속에서 내가 없음을 닦는 데 비유하였으니, 그런 뜻으로 몸은 내가 없다고 이름하느니라. 여래는 이렇게 제자들에게 9부 경전을 가르쳐서 통달케 한 뒤에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가르치고 그 아들을 위하여
여래가 항상하다고 말하였으니 여래가 이와 같이 대승의 대반열반경을 말하여 중생들로서 발심한 이나 발심하지 못한 이를 위하여 보리의 인을 짓게 하거니와, 일천제는 제외하느니라. 선남자야, 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은 한량없고 수가 없고 헤아릴 수 없고 일찍이 있지 아니한 것이니, 이것이 곧 제일가는 용한 의원이며,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한 모든 경전 중의 왕임을 알지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큰 배가 바다에 떠서 이 언덕에서 저 언덕까지 갔다가 다시 저 언덕으로부터 이 언덕에 오듯이, 여래의 정각도 그와 같아서 대반열반이란 대승의 배를 타고 왔다 갔다 하면서 중생들을 제도할 적에 간 데마다 제도할 이가 있으면 모두 여래의 몸을 보게 하나니, 이런 뜻으로 여래를 훌륭한 뱃사공이라 하느니라. 마치 배가 있으면 사공이 있고 사공이 있으므로 중생들이 큰 바다를 건너가는 것같이, 여래가 항상 머물면서 중생을 제도함도 그와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어떤 사람이 바다 가운데서 배를 타고 건너갈 때에 만일 순풍을 만나면 잠깐 동안에 수많은 유순을 지나갈 수 있지만 순풍을 만나지 못하면 아무리 오래 있으면서 한량없는 세월을 경과하여도 있던 곳을 떠나지 못하다가 혹 파선이 되면 물에 빠져 죽게 되듯이, 중생도 그와 같아서, 어리석은 생사 바다에서 무상한 배를 타고 있으면서 다행히 대반열반의 좋은 바람을 만나면 위없는 보리의 언덕에 빨리 다다를 수 있거니와, 만일 만나지 못하면 한량없는 생사에서 오래오래 헤매다가 혹시 파괴되면 지옥ㆍ축생ㆍ아귀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사람이 바람을 만나지 못하고 오랫동안 바다에 있으면서 생각하기를 ‘우리가 이번에는 여기서 죽으려나 보다’ 하다가, 문득 순풍을 만나서 순조롭게 바다를 건너고는 말하기를 ‘통쾌한 바람이여, 처음 있는 일이로다. 우리들로 하여금 편안히 바다를 건너게 하였다’ 하나니,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어리석은 생사 바다에 오래오래 있으면서 곤궁하고 지쳐서 대반열반의 바람을 만나지 못하면 ‘우리들은 아무래도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 갈래에 떨어지리라’ 하다가, 뜻밖에 대승의 대반열반 바람을 만나서 순풍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들어가고는 비로소 참인 줄을 알며, 기특한 생각으로 찬탄하기를, ‘통쾌하다. 나는 예전부터 여래의 이렇게 비밀한 법장을 보고 듣지 못하였다’ 하면서, 그제서야 대반열반경에 대하여 청정한 믿음을 내느니라.
또 선남자야, 뱀이 허물을 벗으면 죽어 없어지는가?”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야, 여래도 그러하니, 방편으로 독한 몸을 버림을 나타내거늘, 여래가 무상하여 멸도(滅度)한다 말하겠는가?”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가 이 염부제에서 방편으로 몸을 버리는 것이 저 독사가 낡은 허물을 벗는 것 같나니,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문다고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금장이가 좋은 진금을 얻으면 마음대로 가지가지 기구를 만들 듯이 여래도 그와 같아서 25유에서 일부러 여러 가지 몸을 나타내는 것은 중생을 교화하여 생사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니, 그러므로 여래는 끝없는 몸이라 하여, 비록 여러 가지 몸을 나타내더라도 항상 머물러서 변역하지 않는다고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암라(菴羅)나무나 염부(閻浮) 나무가 한 해에 세 번씩 변하여 어떤 때는 꽃이 피어 빛이 찬란하고, 어떤 때는 잎이 피어 대단히 울창하고, 어떤 때는 낙엽이 되어 말라 죽은 듯하나니, 선남자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나무가 참으로 말라 죽은 줄 아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야, 여래도 그러하여 삼계에서 세 가지 몸을 나타내나니, 어떤 때는 처음으로 태어나고 어떤 때는 장성하고, 어떤 때는 열반하거니와 여래의 몸은 실로 무상한 것이 아니니라.”
가섭보살이 찬탄하여 여쭈었다.
“훌륭하옵니다. 진실로 세존의 말씀과 같으니 여래께서는 항상 머물러서 변역함이 없나이다.”
“선남자야, 여래의 비밀한 말은 깊고 깊어 알기 어려우니라. 어떤 임금이 신하들에게 선다바(先陀婆)를 가져오라 하였다. 선다바란 이름은 같으나 실물은 넷이니, 소금과 그릇과 물과 말[馬]이다. 이런 네 가지 물건을 모두 선다바라 한다. 지혜 있는 신하는 이런 이름을 잘 이해하여서, 임금이 손이나 발을 씻으려 하면서 선다바를 찾으면 물을 받들고, 음식을 들면서 선다바를 찾으면 소금을 받들고, 식사를 마치고 물을 마시려 하면서 선다바를 찾으면 그릇을 받들고, 거동을 하려 하면서 선다바를 찾으면 말을 받든다. 이 지혜 있는 신하가 임금의 네 가지 비밀한 말을 잘 알듯이, 이 대승경전도 그와 같아서, 네 가지 무상이 있으니, 대승의 지혜 있는 신하는 잘 알아야 할 것이다.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어서 중생을 위하여 여래가 열반한다고 말하면, 지혜 있는 신하는 ‘이것은 여래가 항상한 줄로 생각하는 중생을 위하여 무상한 모양을 말하여 비구들로 하여금 무상하다는 생각을 닦게 하기 위함’인 줄을 알아야 하며, 혹은 정법이 장차 없어진다고 말하면, 지혜 있는 신하는 ‘이것은 여래가 즐거운 줄로 생각하는 중생을 위하여 괴로운 모양을 말하여, 비구들로 하여금
괴롭다는 생각을 닦게 하기 위함’인 줄을 알아야 하며, 또 혹은 내가 병이 들어서 대중이 파괴된다고 말하면 지혜 있는 신하는 ‘이것은 여래가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중생을 위하여 내가 없는 모양을 말하여, 비구들로 하여금 나가 없다는 생각을 닦게 하기 위함’인 줄을 알아야 하며, 혹은 또 공한 것이 바른 해탈이라고 말하면, 지혜 있는 신하는 ‘이것은 여래가 바른 해탈에는 25유가 없음을 말하여, 비구들로 하여금 공한 생각을 닦게 하기 위함’인 줄을 알아야 할지니라. 이런 이치로 바른 해탈을 ‘공’이라 이름하고 또 ‘동하지 않음’이라 이름하나니, ‘동하지 않는다’ 이름은 해탈 가운데는 괴로움이 없는 까닭으로 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니라.
바른 해탈은 모양이 없다 하나니, 모양이 없다는 것은 빛ㆍ소리ㆍ냄새ㆍ맛ㆍ닿임 따위가 없는 것이므로 모양이 없다는 것이며, 바른 해탈은 항상하여 변역하지 않나니, 해탈에는 무상한 시달림과 변역이 없으므로 해탈은 항상 머물고 변역하지 아니하며, 서늘하다고 이름하는 것이니라. 혹은 모든 중생에게 여래의 성품이 있다고 말하면, 지혜 있는 신하는 ‘이것은 여래가 항상한 법을 말하여 비구들로 하여금 정상(正常)한 법을 닦게 하기 위함’인 줄을 알아야 할지니, 모든 비구들이 이렇게 따라 배우는 이는 참으로 나의 제자로서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잘 이해하는 것이니, 저 임금의 지혜 있는 신하가 임금의 뜻을 잘 아는 것과 같은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저 임금도 이렇게 비밀한 말이 있는데 여래가 어찌 없겠느냐. 선남자야, 그러므로 여래의 비밀한 말은 알기 어려운 것이니, 오직 지혜가 있는 이라야 나의 깊고 깊은 불법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고, 세간의 범부들로는 믿을 수 없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파라사(波羅奢)나무ㆍ가니가(迦尼迦)나무ㆍ
아숙가(阿叔迦)나무들이 대단히 가물 적에는 꽃이 피거나 열매가 맺지 못하며, 그 밖에 물에나 육지에 나는 물건들도 모두 말라 시들고 윤기가 없어 자라지 못하며, 온갖 약풀들도 약기운이 없는 것처럼, 선남자야, 이 대승의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내가 열반한 뒤에는 중생들이 공경하지 아니하여 위덕이 없으리니, 왜냐 하면 이 중생들이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알지 못하는 연고니, 무슨 까닭인가? 중생들이 박복한 탓이니라.
또 선남자야, 여래의 바른 법이 없어지려 할 때에는, 나쁜 짓 하는 비구가 많아서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알지 못하고, 게으르고 태만하여 읽지도 외우지도 아니하며, 여래의 바른 법을 선전하고 분별하지 못함이, 마치 어리석은 도둑이 참 보배는 버리고 나무 토막을 지고 가는 것같이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알지 못하는 연고로 이 경에 대하여 게을러서 부지런하지 아니하리니, 애달프다. 크게 위험한 다음 세상이 매우 두려우니라. 중생들은 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을 듣고 지니지 아니하거니와, 보살마하살들은 이 경에 대하여 진실한 이치를 이해하고 글자에만 집착하지 아니하며, 이치를 따라서 중생들에게 연설하리라.
또 선남자야, 어떤 젖소 치는 여인이 우유를 팔 적에 이익을 많이 얻으려고 2분쯤 물을 타서 다른 소 치는 여인에게 팔았고, 그 여인이 우유를 사서는 또 2분쯤 물을 타서 도성에 가까이 사는 여인에게 팔고, 그 여인이 또 2분쯤 물을 타서 성중에 사는 여인에게 팔고, 또 그 여인이 2분쯤 물을 타서 저자에 가서 팔았다.
이때 어떤 사람이 며느리를 맞으면서 좋은 우유를 구하여 손님들에게 이바지하려고 저자에서 사려 하는데
우유를 파는 사람이 값을 많이 불렀다. 사려는 사람이 말하기를 ‘이 우유는 물을 많이 탄 것이어서 그 값어치가 되지 못하지만, 나는 오늘 손님을 대접할 일이 있어서 사노라’ 하면서, 사가지고 그 집에 가서 우유죽을 끓였으나 우유맛은 별로 없었다. 우유맛이 별로 없지만 쓴 맛보다는 천 배나 훌륭하였으니, 왜냐 하면 우유의 맛이 모든 맛 중에는 가장 훌륭한 까닭이니라.
선남자야, 내가 열반한 뒤 바른 법이 없어질 때가 80년쯤 남았다. 그때에 이 경이 염부제에 널리 유포되거든, 나쁜 비구들이 이 경에서 한 대문 한 대문씩 뽑아 내어서 여러 책으로 갈라 만들어 바른 법의 빛깔과 향기와 아름다운 맛을 없앨 것이며, 나쁜 사람들이 그런 경전을 외우더라도 여래의 깊고 중요하며 비밀한 뜻을 없애 버리고 세상에 있는, 어줍지 않은 문장치레나 한, 무의미한 문구를 섞으며 앞에 것은 뽑아 뒤에 두고 뒤에 것은 뽑아 앞에 두며, 앞뒤 것을 가운데 넣고 가운데 것을 앞뒤에 두리니, 이런 나쁜 비구들은 마군의 동무로서 온갖 부정한 물건을 받아 두면서 말하기를, ‘여래께서 우리에게 이런 물건을 받도록 허락하였다’ 하리라. 마치 젖소 치는 여인이 우유에 물을 많이 타는 것같이, 나쁜 비구들도 그러하여 세간의 문장을 섞어 이 경을 잘못 만들어서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바른 말과 바르게 쓴 것을 얻지 못하게 하며, 정당하게 존중하고 찬탄하며 공양하고 공경하지도 못하게 할 것이며, 이 나쁜 비구들이 이익만을 위하므로 그런 경전이라도 널리 선전 유포하지도 못할 것이요, 조금씩 유포한다는 것도 너무 적어서 말할 나위도 없으리니, 마치 저 젖소 치는 가난한 여인이 여러 번 돌려 판 우유로 끓인 우유죽이 별로 우유맛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차츰차츰 싱거워져서 참맛이 없을 것이나, 비록 참맛은 없더라도 다른 경전보다는 천 갑절이나 훌륭한 것이니, 마치 저 우유가 쓴 맛보다는
천 배나 훌륭한 것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이 대승의 대반열반경은 성문의 경전보다는 가장 으뜸인 것이, 우유가 여러 맛 중에서 가장 훌륭함과 같나니, 이런 이치로 대반열반이라 이름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여러 선남자 선여인들이, 남자되기를 구하지 않는 이가 없나니 무슨 까닭인가? 모든 여인들은 모두 온갖 나쁜 것만이 모여 있는 연고니라. 또 선남자야, 모기의 오줌으로는 이 큰 땅을 적실 수 없는 것같이, 여인의 음욕을 채울 수 없음도 그와 같으니라. 가령 이 땅으로 겨자만큼씩 환을 만들어 그 수효처럼 많은 남자가 한 여인으로 더불어 음욕을 행하여도 만족하지 못하며, 가령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남자가 한 여인과 음욕을 행하여도 역시 만족하지 못하니라. 선남자야, 마치 큰 바다에는 온갖 빗물과 여러 강물들이 모두 흘러 들어가도, 바다는 채울 수 없는 것같이, 여인의 법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이 모두 남자가 되어서 한 여인과 음욕을 행하여도 오히려 부족하니라.
또 선남자야, 저 아숙가(阿叔迦)나무ㆍ파타라(波吒羅)나무ㆍ가니가(迦尼迦)나무들이 봄에 꽃이 피면 모든 벌들이 빛과 향기와 맛을 빨아먹으면서도 싫은 줄을 모르듯이, 여인이 남자를 요구함도 그와 같아서 만족함을 모르느니라. 선남자야, 이런 이치로 모든 선남자 선여인이 이 대승열반경을 듣고는 항상 여인의 모양을 꾸짖고 남자되기를 구하나니, 왜냐 하면 이 대승경전에 사내다운 기상이 있으니 곧 불성이니라. 만일 사람으로서 불성을 알지 못하는 이는 남자의 기상이 없나니, 무슨 까닭인가?
스스로 불성이 있는 줄을 모르는 연고며, 불성을 알지 못하는 이는 내가 그들을 이름하여 여인이라 말하고, 스스로 불성 있음을 아는 이는 대장부라고 말하느니라. 만일 여인이 자기의 몸에 결정코 불성이 있는 줄을 알면, 그런 이는 곧 남자가 되느니라. 선남자야, 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은 한량없고 그지없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 덩어리니, 왜냐 하면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말한 연고니라. 그러므로 선남자 선여인이 빨리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알려거든, 모든 방편으로 이 경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참으로 그러하나이다.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저는 지금 장부의 기상이 있으니 여래의 비밀한 법장에 들어간 까닭이며, 여래께서 오늘에야 저를 깨닫게 하였으니 그로 말미암아 결정적으로 통달할 수 있었나이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그대는 지금 세간의 법을 따라서 이런 말을 하는 구나.”
“저는 세간의 법을 따르지 않나이다.”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을 찬탄하셨다.
“그대가 지금 알았다는 위없는 법맛은 깊고 깊어서 알기 어려운 것이거늘 능히 알았으니, 마치 벌이 꿀을 빨 듯이 그대도 그와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모기의 오줌으로는 큰 땅을 적실 수 없듯이, 오는 세상에 이 경을 유포함도 그와 같아서, 모기의 오줌과 같으리라. 바른 법이 없어지려 할 적에는 이 경이 먼저 이 땅에서 매몰되리니, 그것이 곧 바른 법이 쇠퇴하는 모양임을 알지니라.
또 선남자야, 여름을 지낸 뒤의 첫 달이 가을이며 가을에는 비가 자꾸 오듯이, 이 대승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남방의 보살들을 위하여
널리 유포하면서 법비를 내려 그곳에 가득 채울 것이요, 법이 없어지려 할 때에는 계빈국에 이르러서 구족하고 모자람이 없다가 땅 속에 매몰될 것이다. 어떤 이는 믿고 어떤 이는 믿지 않겠지만, 이와 같은 대승 방등경전인 감로의 법맛이 모두 땅에 묻힐 것이며, 이 경이 묻힌 뒤에는 모든 대승경전이 함께 없어지려니와, 만일 이 경을 얻어 구족하여 모자람이 없으면, 사람 중의 코끼리왕처럼 될 것이다. 보살들은 여래의 위없이 바른 법이 오래지 않아 없어질 줄을 알지니라.”
그때에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순타(純陁)는 아직도 의심이 있는 것 같으니, 바라옵건대 여래께서 거듭 분별하시어 의심을 끊도록 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어떤 의심인지 그대가 말해 보라. 의심을 끊어 주리라.”
문수보살이 여쭈었다.
“순타가 마음으로, 여래가 항상 머문다는 것을 의심함은 불성을 보게 된 힘을 얻음으로써입니다. 불성이 항상하다고 본다면 본래 보지 못하였을 적에는 무상일 것이며, 본래가 무상이라면 뒤에도 그러할 것이니, 왜냐 하면 세상의 물건들은 본래 없던 것이 지금 있고, 있은 뒤에는 도로 없어지나니, 이런 물건들은 모두 무상한 것입니다. 이런 이치로 부처님ㆍ보살ㆍ성문ㆍ연각이 모두 차별이 없겠나이다.”
이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본래는 있으나 지금 없으며
본래는 없으나 지금 있으니
이 세상ㆍ앞 세상ㆍ지난 세상에
있다는 모든 법 옳지 않나니.
“선남자야, 이런 이치로 부처님ㆍ보살ㆍ성문ㆍ연각이 차별이 있기도 하고 차별이 없기도 하니라.”
문수보살이 찬탄하였다.
“참으로 부처님 말씀과 같사오니, 제가 지금에야 부처님ㆍ보살ㆍ성문ㆍ연각이 차별이 있기도 하고, 차별이 없기도 한 줄을 알았나이다.”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부처님ㆍ보살ㆍ성문ㆍ연각의 성품이 차별이 없다는 데 대하여 바라옵건대 여래께서 널리 분별하시어서 모든 중생을 이익하고 안락케 하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선남자야, 자세히 들으라. 그대에게 말하리라. 선남자야, 어떤 장자가 젖소를 많이 기르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있었다. 한 사람을 시켜 맡아 기르게 하였더니, 이 사람이 어느 때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여러 소의 젖을 짜서 한 그릇에 담다가, 여러 소의 젖빛이 꼭 같이 흰 것을 보고 문득 놀래어 ‘소 빛이 제각기 다른데, 젖빛은 어찌하여 같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모든 것이 중생들의 업보의 인연이어서 젖빛이 같은 줄을 알았느니라. 선남자야, 성문ㆍ연각ㆍ보살도 그러하여 불성이 마찬가지인 것이 젖빛과 같으니, 왜냐 하면 번뇌가 없어짐이 같은 까닭이니라. 그런데 중생들은 부처님ㆍ보살ㆍ성문ㆍ연각이 차별이 있다 하고, 어떤 성문과 범부들은 3승이 어찌하여 차별이 없는가 하다가, 이 사람들이 오랜 뒤에야 모든 3승의 불성이 마찬가지임을 스스로 이해하였으니, 저 사람이 젖빛이 업보의 인연임을 깨달음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금광의 쇳돌이 불리고 단련되어 쇠똥과 찌꺼기를 없애고 순금이 된 뒤에야 값이 한량없이 되듯이 선남자야, 성문ㆍ연각ㆍ보살도 그와 같아서 마찬가지 불성을 이루나니, 왜냐 하면 번뇌를 제거한 까닭이라, 금광에서 찌꺼기를 제거함과 같으니라. 이런 이치로 모든 중생의 불성이 마찬가지로 차별이 없는 것은, 먼저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듣고 뒤에 성불할 때에 자연히 알게 되는 것이니 저 장자가
젖의 한 모양을 아는 것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한량없는 억천 번뇌를 끊은 까닭이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 하오면 부처님과 중생이 무슨 차별이 있사오리까라고 이렇게 말하는 이가 허물이 많을 것이며, 또 중생들이 모두 불성이 있으면, 무슨 인연으로 사리불들은 소열반에 들고 연각은 중열반에 들고 보살들은 대열반에 듭니까? 이 사람들의 불성이 같을진댄 어찌하여 다 함께 여래의 열반으로 열반하지 않습니까?”
“선남자야, 여러 부처님들이 얻는 열반은, 성문이나 연각으로는 얻을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대열반을 선유(善有)라 이름하는 것이며, 세상에 부처님이 없다 하여도 2승(乘)의 두 가지 열반을 얻는 일이 없지 아니하리라.”
“그 이치가 무엇입니까?”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겁 전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어서 3승(乘)을 말하여 보이시니라. 선남자야, 그대의 말과 같이, 보살과 2승의 차별이 없다는 것은, 내가 먼저 여래의 비밀한 법장인 대열반에서 그 뜻을 말하였다. 아라한은 선유가 없다. 왜냐 하면 아라한들도 마땅히 대열반을 얻게 될 것이니라. 이런 뜻으로 대열반에는 끝까지 즐거움이 있는 것이며, 그래서 대반열반(大般涅槃)이라고 말하느니라.”
가섭이 말하였다.
“부처님의 말씀과 같으니, 제가 이제야 차별한 뜻과 차별이 없는 뜻을 알았나이다. 왜냐 하면 모든 보살ㆍ성문ㆍ연각이 다음 세상에서 마땅히 대반열반으로 나아갈 것이 마치 모든 강물이 바다로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성문이나 연각들을
모두 항상하다 이름하여 무상이 아니니, 이런 뜻으로 차별이 있기도 하고 차별이 없기도 하니라.”
“어찌하여 성품이 차별하다 합니까?”
“선남자야, 성문은 우유와 같고, 연각은 타락과 같고, 보살은 생소ㆍ숙소와 같고, 부처님 세존은 제호와 같으니, 그러므로 대반열반 중에 네 가지 성품이 차별이 있다고 말하였느니라.”
“모든 중생의 성품 모양은 어떠합니까?”
“선남자야, 소가 처음 났을 적에는 젖과 피가 갈리지 아니함 같으니, 범부의 성품에 번뇌가 섞인 것도 그와 같으니라.”
“구시나성(拘尸那城)에 환희(歡喜)라는 전다라가 있는데 부처님이 그에게 수기하시기를, 이 사람이 한 번 발심함으로 오는 세상에 이 세계에서 천 부처님 중에 한 사람으로서 위없이 진정한 도를 이루리라 하시면서, 어찌하여 존자 사리불이나 목건련들에게는 빨리 부처님 도를 이루리라고 수기하지 아니합니까?”
“선남자야, 어떤 성문ㆍ연각ㆍ보살들이 서원하기를, 나는 오래오래 바른 법을 보호하다가 나중에 위없는 부처님 도를 이루리라 하거니와, 빨리 이루려는 원을 내었으므로 빨리 수기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장사치가 훌륭한 보배를 가지고 시장에 가서 팔려 할 적에, 어리석은 사람이 보고 보배인 줄을 알지 못하고 우습게 생각하니, 장사치가 ‘이 보배는 값이 한이 없다’ 말하면, 그 말을 듣고도 웃으면서 서로 말하기를 ‘이것은 참 보배가 아니고 파리 구슬이다’ 하리라. 선남자야, 성문ㆍ연각도 그와 같아서, 빨리 수기함을 들으면 게으르고 우습게 여기어서 천박하게 생각하리니,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참말 보배를 모르는 것과 같으니라. 오는 세상에 여러 비구들이 선한 법을 부지런히 닦지 못하여, 가난하고 곤궁하여 굶주림에 쪼들리다가, 그런 까닭으로
출가하여 몸을 부지하여 가면서도, 마음이 경조(輕躁)하고 옳지 못하게 살아갈 적에, 만일 여래가 성문들에게 빠르게 수기를 주었다는 말을 들으면 크게 웃으면서 업신여기고 훼방하리니, 이런 이는 곧 계율을 파한 이며, 과인법(過人法)을 얻었노라 하리니, 그러므로 빠르게 원을 세우면 빠른 수기를 주고, 바른 법을 두호하는 이는 멀게 수기를 주느니라.”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하면 파괴되지 않는 권속을 얻습니까?”
“가섭이여, 만일 보살이 부지런히 정진하고 바른 법을 보호하려 하면, 이런 인연으로 얻은 권속은 파괴할 수 없느니라.”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중생들이 입술에 조갈이 생깁니까?”
“가섭이여, 삼보가 항상 있는 줄을 알지 못하면 이 인연으로 입술에 조갈이 생기는 것이니, 마치 사람이 입맛이 틀리면 달고 쓰고 맵고 시고 짜고 싱거운 여섯 가지 맛의 차별을 알지 못하듯이, 모든 중생들이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삼보가 항상 머무는 법인 줄을 알지 못하면, 그것을 일러 입술에 조갈이 난다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만일 중생으로서 여래가 항상 머무는 줄을 알지 못하면 이런 사람은 배냇소경이 되고, 여래가 항상 머무는 줄을 알면 이 사람은 육안(肉眼)을 가졌더라도 나는 천안(天眼)이라 이름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여래가 항상한 줄을 아는 이가 있으면, 이 사람은 오래전부터 이런 경전을 닦은 사람이므로, 나는 그런 이를 천안이라 하고, 비록 천안을 가졌더라도 여래가 항상한 줄을 알지 못하면 이 사람은 육안이라 이름하나니, 이런 사람은 자기의 팔다리와 수족까지도 알지 못하고
다른 이로 하여금 알게 하지도 못하는 것이므로 육안이라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여래는 항상 모든 중생에게 부모가 되나니, 무슨 까닭인가? 모든 중생이 가지각색 형상을 가져서 두 발도 있고 네 발도 있고 열 발도 있고 발이 없기도 한데, 부처님이 한 가지 음성으로 법문을 말하매 저 여러 종류들이 제각기 이해하며 찬탄하기를, ‘여래가 지금 자기를 위하여 법을 말씀한다’ 하리니, 그런 뜻으로 부모라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사람이 아기를 낳아 16삭이 되면 비로소 말을 하면서도 음성이 분명치 못하여 알아듣기 어렵거든, 그 부모가 아기에게 말을 가르치려고 일부러 아기의 말을 본떠서 차츰차츰 가르친다면, 그 부모의 말을 바르지 못하다고 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야, 부처님들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의 가지가지 음성을 따라서 법을 말하여 부처님의 바른 법에 머무르게 하느라고, 그들이 볼 수 있는 대로 가지가지 형상을 나타내나니, 이렇게 여래가 저들의 말을 본뜨는 것을 바르지 못하다 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여래의 말씀은 사자후와 같아서, 세상의 여러가지 음성을 따라서 중생들에게 묘한 법문을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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