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보자] #6059 사동자삼매경(四童子三昧經) 하권
사동자삼매경(四童子三昧經) 하권
사동자삼매경 하권
사나굴다 한역
최윤옥 번역
이때 혜명 아난(阿難)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혹 일 겁이나 혹 일 겁이 못되더라도 이 같은 모든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더 머무소서.왜냐하면 여래(如來)ㆍ다타아가도(多陁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陁)께서 만일 세상에 머무신다면, 이와 같이 훌륭한 일이 항상 세상에 나타날 것이며, 또 이 같은 참되고 훌륭한 대사(大士)들이 자주 염부제(閻浮提)에 왕래할 것입니다.저희 중생들이 다시 그 동안 이와 같은 보살 대중들이 받들어 모시고 공양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또 그때에 이와 같은 경전이 다시 마땅히 널리 행하고 유포될 것이며, 또 그 동안 저희가 불법에 맞는 이치를 들을 수 있으며, 그 동안 저희가 여래ㆍ세존과 대사(大士)들의 온갖 변화하는 신통력을 볼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만일 여래께서 오늘 세상에 머물지 않으시고 열반에 드신다면 저희 중생은 여래ㆍ세존께서 멸도하신 후에 세 가지 일을 멀리 여의게 될 것입니다.세 가지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이른바 부처님을 뵙지 못하는 것이고, 둘째는 정법을 듣지 못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와 같은 대사의 넓고 넓은 마음을 보지 못하고 또한 다시 받들어 공양할 수 없는 것이니, 이와 같은 손실이 있을 것입니다.”혜명 아난이 이 말을 하고 나서 크게 슬피 울며 근심하고 탄식하며 고뇌하고 눈에 눈물이 가득한 채 마치 자른 나무가 쓰러지듯 땅에 쓰러져 뒹굴며 소리 높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리가 이렇게 빨리 부처님과 이별하고 모든 선지식과도 이별하는구나.”이때 대중 가운데 선사의(善思義)라고 이름하는 보살마하살이 혜명 아난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아난이여, 근심하지 마오.
모든 행은 다 무상(無常)하니
세상법은 항상하려 하나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소.
만일 모든 행이 있다 하면
이런 말은 있을 수 없으니
이와 같이 모든 법은 공(空)하거늘
그대 지금 무엇을 근심하고 괴로워하리오.
모든 지혜는 모두 다 공하고
부처님 지혜 역시 공하여
부처님도 얻을 수 없거늘
그대 지금 무엇을 근심하리오.
그대는 분별마오.
지혜로운 사람은 분별을 여읜다오.
모든 유(有)는 허공과 같고
아지랑이와 같고 물과 같으며
또한 요술쟁이가
코끼리와 말과 여러 수레와
정원과 많은 마을과
나무와 모든 꽃과 열매를 만드는 것과 같으니
세제(世諦) 역시 이와 같이
환화(幻化) 같아 실제가 없으며
모든 부처님과 성문도
또한 이와 같아 다름이 없소.
이때 혜명 아난이 게송으로 선사의보살에게 말하였다.
이와 같이 말한 것처럼
모든 법은 모습[相]이 없으니
이렇게 가장 훌륭한 법
내가 지금 최후로 듣습니다.
어떻게 사위성(舍衛城)을 향하냐고
물으면 내가 어찌 대답해야 하겠습니까.
아난아, 부처님께서 어디 계십니까.
세안(世眼)께서 언제 오십니까.
내가 지난 날 그곳에 가서
항상 불세존을 뵈었는데
이제 그곳에 가면 텅 비었으니
대지(大智)여, 제가 어느 곳에 머물겠습니까?
이때 적정전(寂靜轉) 선남자가 다시 혜명 아난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대가 억 년 동안 울어도
이 일은 얻을 수 없도다.
아난이여, 그대는 잘 관찰하오.
법계는 볼 수 없는 곳이니
비유하면 파초의 줄기가
각 잎을 모두 제거하면
그 사이에 실제가 없는 것처럼
법체(法體)도 역시 그와 같으며
마치 하늘에서 비가 와
모든 물방울 두루 떨어지나
거품이 일고 나서 다시 없어지는 것처럼
모든 유위(有爲)도 역시 그러하며
마치 물거품이 둥글게 모이면
눈으로 볼 수 있으나
그것에는 실제가 없는 것처럼
세상의 모습 역시 이와 같도다.
비유하면 거울 속의 모습이
그 본체는 실제가 없는 것처럼
삼계 세상의 모습도 그러하니
지자(智者)여, 흐느껴 울지 마오.
이때 혜명 아난이 게송으로 적정(寂定)보살마하살에게 대답하였다.
내가 그것을 모르는 것 아니니
지혜로운 당신이 말한 것과 같습니다.
3상(相)이 다 무상(無常)하다고
경(經)에서 대선(大仙)께서 말씀하셨소.
단지 이 억이나 되는 하늘이
눈물 흘리며 모두 목 놓아 울며
내 곁에서 울부짖으니
이때문에 내가 괴롭다오.
세존께서 머지않아 가시리니
우리의 눈[眼]께서 떠나시면
우리는 어느 곳으로 가고
누가 우리를 구호해 줄 수 있으며
누구에게서 정법을 들으리오.
고요하고 깊어 비할 데 없으신 분
내가 이제 누구에게 공양하리오.
아, 부처님 뵙기 어려워라.
이때 무반연(無攀緣)보살마하살이 게송으로 혜명 아난에게 말하였다.
존자 아난이여, 일어나오.
법을 관찰할 뿐 근심하지 마오.
법이란 오는 것도 없고
또한 가는 것도 없으니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것처럼
보리를 증득하신 것 역시 그와 같고
법륜을 굴리신 것처럼
열반 또한 그러하여
모든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적 없고
또한 다시 멸하신 적도 없으니
이와 같이 진실한 법 안에서
아난이여, 어찌 통곡하시오.
그대는 나의 털구멍에서
이 같은 소리가 나는 것을 들으시오.
모든 유위는 공(空)하여 적정하니
부처님 등 네 가지 일이로다.
이때 혜명 아난이 게송으로 무반연보살마하살에게 말하였다.
대사(大士) 등은 오래지 않아
각각 이 국토를 떠나
그 나라에서 감로법 설하시는
부처님 뵐 것이며
당신은 저 불법의
매우 깊은 묘한 이치 모두 듣고
불도(佛徒)의 무리와
모든 보살 등을 볼 것이오.
지금 나를 억(億)이나 되는 하늘이
통곡하며 에워싸니
세존께서 열반하신 뒤
지자(智者)여, 나는 어느 곳에 머물러야 하리까?
우바새 천 명이
오늘 나의 말을 들으면
크게 고뇌하며 근심하고 슬퍼하리니
내가 어떻게 위로해야 하리까?
삼십삼천과 염마천(焰摩天)과
도솔천과 타화자재천과
범천 같은
이 같은 하늘들이 오면
석우왕(釋牛王)께서 멸도하신 후
어떻게 환희케 할 것이며
어떻게 저 법을 펴리오.
내 입으로 어찌 설명하리까?
모든 천이 나에게
아난이여, 거룩하신 분께서는 어디 계시냐고 물을 때
인우왕(人牛王)께서 멸도하신 후
그 물음에 내가 어찌 대답하리까?
모든 처소에
깊고 깊으신 여래께서 머무르셨는데
이제 내가 경행림(經行林)
어느 곳에서 머무르리오.
이때 개부화신통덕(開敷華神通德) 선남자가 게송으로 혜명 아난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선을 행하는 줄
알기에 삼월 중에
자주 너에게 몸을 나투어 주리니
아난이여, 소리 내어 울지 마오.
그 밖의 천 분의 부처님께
내 그대를 위하여 말씀드렸으므로
모든 부처님께서 그대를 위해서
석종(釋種)의 몸으로 변화시키셔서 설해 주시리라.
모든 부처님께서 자비스러우신 마음으로
그대가 부처님 섬기기 좋아하기에
그대 곁에 가시리니
아난이여, 슬피 울지 마오.
대교사(大敎師)께서
사라져 나타나지 않으실 것이기에
하늘 등 모든 세간이
슬퍼하고 근심할 만하나
여래께서 예전에 이미 말씀하시기를
수명이 억 겁이라 하시고
모든 행이 생각생각에 없어진다 하셨오.
내가 교사(敎師)께 직접 들었다오.
이때 혜명 아난이 부처님 뒤에서 세 번 큰 소리로 부르짖고 게송으로 아뢰었다.
중생이 귀의하는 분이시여,
능히 그들에게 눈[眼]이 되어 주시더니
도사(導師)께서 입멸(入滅)하신 뒤
중생은 다시 캄캄한 장님이 되리이다.
훌륭한 왕 아사세가
이러한 좋지 않은 말을 듣고
도사(導師)께서 입멸하신 뒤
근심과 고통으로 어떻게 머무르겠으며
거룩하신 분께서 이제 열반하시면
후에 역사(力士)가
이와 같이 근심 고뇌하고
슬피 울부짖으며 목 놓아 울리이다.
그들이 모여
마지막으로 도사를 보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존중하여
합장하고 허리 굽혀 절합니다.
천룡과 야차가
길이 너비 5유순에 가득 차니
이곳에 빈 곳 없어
사람들은 들어설 곳 없으며
미묘한 향과 꽃 내리니
충만하여 무릎까지 이르고
다시 모든 말향(末香) 내려
최승선(最勝善)께 공양합니다.
난타(難陁)와 우바타(優波陁)와
60억의 용이
모두 열반하시는 곳에 와서
마지막으로 도사를 뵈오며
마나사(摩那斯)와 바론(婆論)과
사가라대룡(娑伽羅大龍)과
후루(睺嘍)와 목진타(目眞陁)가
각각 백억에 에워싸여
구름 일으키고 향수(香水) 내려
이 대지에 뿌리고
큰 비 내리며 와서
마지막으로 도사를 뵈오며
모든 천이 하늘꽃을 내리고
깨끗한 향수 내리는 것은
하늘과 용(龍) 등이 공경심으로
세존께 공양하기 위해서입니다.
60구지(俱胝)의
아뇩달(阿耨達)용왕들이
온갖 보배비 내리며
인우왕(人牛王) 곁에 이르며
이라발(伊羅鉢)이 울부짖고
수미자(須彌子) 큰 뱀이
세존께 공양하기 위하여
마지막으로 부처님을 받들어 뵈오며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용들이
구름을 일으키고 천둥 번개 치며
도사 계신 곳으로 오니
그들도 큰 비 내리고
청정한 모든 향수 내리며
역시 공양하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세존을 뵙습니다.
천억이나
혹 백 나유타의 야차가
부처님의 모든 공덕 생각하고
모두 와서 부처님을 뵙고자 하며
또 사천왕(四天王)이
슬피 흐느껴 얼굴 가득 눈물 흘리며
도사 곁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부처님을 뵙고자 합니다.
6만 3천의
석제(釋提) 마나민(摩那民)이
모든 천의 무리에 에워싸여
이미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그들이 천화(天花)와
미묘한 만다라(曼陁羅)를 내리고
전단말(旃檀末)을 내려
최승선(最勝仙)께 공양합니다.
비구(毗求), 나계범(螺髻梵)
두 범천왕이 무리에 에워싸여
슬피 울며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여래를 뵈오며
위력(威力) 있는 정거천(淨居天)과
수백억의 모든 천이
목 놓아 울며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니
부처님께서 이제 열반하시기 때문입니다.
백억(百億)의 모든 천이
갖가지로 슬피 울며
대도사(大導師)께
일 겁만 더 머무시기를 권청합니다.
사타바가(娑陁婆訶)라 하는
지혜로운 마자(魔子)가
한탄하고 원망하며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니
승선(勝仙)께서 열반하시기 때문입니다.
세존의 발을 양팔로 껴안고
엎드려 세존께 권청하오니
세간(世間)을 불쌍히 여기시어
석왕(釋王)이시여, 일 겁만 더 머무소서.
세존께서 머무신다면
대인(大仁)과 모든 천들이
부사의한 이익을 얻을 것이오니
청하건대 세존이시여, 일 겁 동안 머무소서.
이때 무반연 선남자가 게송으로 저 모든 천(天)과 세상 사람들과 범천왕(梵天王)과 상주(商主)와 마왕자(魔王子) 등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모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라 원숭이 같아서
항상 마음이 방일(放逸)하더니
어찌하여 큰 소리로 울부짖느냐?
마치 돼지가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 본 생각[本念]을 잊고서
칼에 베이고 껍질이 벗겨질 때야
놀라고 두려워 도망치는 것 같도다.
내가 보건대
너희가 모두 이와 같으니
지난 날 법을 듣지 못하고
탐욕으로 방일하였기 때문이다.
오늘 지혜의 횃불이
장차 없어져 나타나지 않으시리니
부처님께서 아직 계실 때
너희는 마땅히 선업(善業)을 지으라.
이때 세존께서 혜명 아난과 부루나(富婁那) 수보리와 그리고 불공견왕(不空見王) 동자와 가섭(迦葉) 상좌와 대구치라(大俱絺羅)와 모든 상좌(上座)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너희 모든 비구에게 말하리라. 너희들의 오른손을 나에게 다오.”저 모든 비구가 이와 같은 불세존의 말씀을 듣고서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거룩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이때 모든 천 명의 비구들이 각기 오른손을 세존께 공손히 내밀었다.그러자 세존께서 다시 왼쪽으로 저 모든 비구들의 오른손을 잡으신 후에 다시 오른손으로 나후라(羅睺羅)와 아난의 손을 잡으시어 모든 비구들의 손에 건네주시며 입으로 유촉(遺囑)하여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아, 이제 나의 현자(賢者) 아난과 나후라 상좌에게 너희를 부촉(付囑)하고 너희를 유촉하노라.”이때 크게 울부짖는 소리가 났다. 이와 같이 슬피 부르짖으며 목 놓아 우는 소리가 매우 무섭게 천지를 진동시키니, 저 큰 소리가 이 불국토에 두루 퍼졌다. 이렇게 나후라와 아난에게 부촉하실 때 대중 가운데서 5백 명의 비구가 이 일을 보고서 곧 목숨을 버렸다.왜냐하면 저 모든 비구는 차마 부처님께서 멸도에 드시는 것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생각하기를 ‘차라리 우리가 먼저 열반에 들어야겠다. 차마 저 세간의 큰 등불이시며, 세간의 도사(導師)이시며, 대자비하신 아버지시며, 가장 훌륭한 선지식이시며,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항상 세상에 즐거움을 주시는 분께서 이제 멸진하시는 것을 차마 볼 수 없다. 우리가 어찌 차마 볼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이때 그 찰나(刹那)ㆍ나바(羅婆)ㆍ부휴다(浮休多) 사이에 5백 부처님께서 각각 자신의 국토에 계시다가 모두 석가모니께 오른손을 뻗치셨으며, 이때 세존께서 다시 손으로 아난과 라후라 상좌의 손을 잡으시어 저 여래들의 손에 부촉하시면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나의 아들 라후라와
나의 시자 아난을
지금 모든 부처 앞에서
내가 이 둘을 부촉하노라.
오늘 밤에
내가 열반에 들리니
다시는 나를 볼 수 없을 것이며
하늘과 용과 사람들
또한 귀의할 곳 없으리라.
불쌍히 여겨 구호하시는 분
모든 세존 이외에는 없으니
헤아릴 수 없는 자비로 덮도다.
내가 헤아릴 수 없고 한량없는
세간을 보니
한 중생도 볼 수 없도다.
이제 내가 누구를 위해 머무르리오.
한량없는 천 겁이
항하의 모래 같다 해도
내가 이 겁 동안
한 중생 위해 머무르리라.
내가 이미 중생에게 이익을 주었으니
믿고 공경하는 마음 있는 자이니,
그 밖의 믿는 마음 없는 자는
억(億) 부처라도 교화시킬 수 없도다.
이때 5백 분의 부처님께서 이구동성으로 게송을 읊으셨다.
거룩하신 분 이미 중생에게 이익주시고
거룩하신 분 불사(佛事)를 끝내시며
온갖 신통을 나타내시니
대법고(大法鼓) 울리기 마치셨노라.
비가 대지를 적시듯
이미 억 중생을 충만케 하시고
중생의 독화살을 뽑으셨도다.
석종(釋種) 대선인(大仙人)이시여.
이때 장로 아난과 혜명 나후라가 두 무릎을 땅에 대고 게송으로 저 모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장부(大丈夫)들께 권청하오니
거룩하신 분을 일 겁 더 머무시게 하소서.
부처님의 위신력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보는 눈[眼]이시며
가장 훌륭한 이족존(二足尊)이시며
대지(大智)께서 세상에 계시기에
많은 중생이 믿고
헤아릴 수 없는 이익 얻었으니
모든 천인(天人) 늘어나고
아수라가 줄어들며
성문과 보살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때 저 5백 분의 부처님께서 혜명 아난과 나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선남자야, 소리 내어 슬피 울지 말고 크게 근심하지 말라. 본성(本性)이 이와 같으며, 모든 이치가 이와 같으며, 진실이 이와 같으며, 모든 행하는 것이 이와 같다. 모든 유위법(有爲法)과 모든 작법(作法)과 모든 세제법(世諦法)이 모두 다 이와 같으며 모든 끝은 이와 같다.이미 목숨을 버린 다음 여래의 행(行)이 한량없으나 세제법이 이와 같기에 자재(自在)하지 못한 것이다. 또 여래께서는 법신(法身)이고 유위신(有爲法)이 아니므로 세법(世法)에 머무시는 일이 없으니 너희는 여래께 머물도록 청하면 안 된다.모든 선남자야, 너희들이 우선 우리의 불국토에 잠시 와 있으면 석가여래께서 즉시 오른손을 뻗쳐 광명을 놓을 것이며 그 광명이 나의 국토를 비출 것이다.그 국토를 비추고 나서 너희가 다시 돌아오면 석가부처께서 너희 앞에서 너희를 위해 설법하여 너희로 하여금 듣게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크게 근심하지 마라.”이때 세존께서 삼매에 드셨으며, 삼매에 머무신 뒤 곧 오른손을 뻗치셨다. 그러자 오른손 가운데서 엄지손가락 끝까지와 왼손의 모든 마디마디까지 그리고 천폭륜(千輻輪)이 있는 발바닥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손발의 부드러운 물갈퀴 모양과 적동색(赤銅色)의 손톱과 발톱과 열 손가락에 묘한 색의 장문(掌文)이 있는 보배손 사이로 모두 다 백천억의 광명을 내셨다.낱낱의 광명마다 연꽃 백천억 송이를 신통력으로 나타내시고, 낱낱의 연화대에서 사자고좌(師子高座) 백천억 개를 신통력으로 솟아내시니, 낱낱의 자리 위에 한 부처님께서 앉아 계신 모습이 나타나 한 분 한 분의 화불(化佛)마다 한량없는 백천억의 중생을 교화하셨다.그리하여 그 중에 어떤 사람은 누진(漏盡)을 얻었고, 어떤 사람은 이욕지(離欲地)를 얻었다. 이와 같이 모든 상호(相好)에서 비추는 광명의 모습 또한 이와 같았으니, 배꼽 사이와 음마장(陰馬藏)의 모습도 이와 같았으며, 얼굴의 미간(眉間) 역시 이와 같았다.이때 세존께서 정수리에서 백천 가지의 광명을 내시고 하나하나의 광명의 끝마다 연꽃 백천억 송이를 신통력으로 나타내시고, 낱낱의 화대(花臺)마다 사자좌 백천억 개를 신통력으로 만들어 내시니, 낱낱의 자리 위에 화불(化佛) 한 분이 앉아 묘법을 말씀하셨다.저 모든 여래께서 다른 법은 말씀하시지 않으시고 오직 보살밀장수다라(菩薩密藏修多羅)와 모든 다라니금강장구(陁羅尼金剛章句)만을 말씀하셨으니, 사람들을 위하여 청정한 삼륜여래의 모든 역(力)과 무외법(無畏法) 등을 드러내어 말씀하셨다.그리하여 낱낱의 화불께서 저 법문으로써 낱낱이 설법하시어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을 정화하시고 불퇴전지(不退轉地)에 머물게 하시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향하게 하셨다.이때 세존께서 사라쌍수 사이에서 사자처럼 오른쪽 옆구리를 상(牀)에 대고 누워 계시다가 신통력으로 한 부처님께서 오른쪽 옆구리를 대고 누운 모습을 나타내 놓으시고 화현시키신 후에 자신은 곧 활대지옥(活大地獄) 속으로 가셨다. 그곳에 이르시자 몸에서 광명을 내셨으니, 광명을 내시자 그 광명이 활지옥 속을 두루 비추었다.이때 세존께서 이 광명으로 활대지옥을 비추신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이 중생이 수없이 죽고
빈번히 다시 살아나며
또 저 생각[想]을 버리지 않으므로
모든 고뇌가 생기니라.
세상에 성인이 나타났으니
세존께서 능히 밝히고
능히 모든 정법 말하여
모든 고뇌 없애도다.
하는 것도 없고 다하는 것도 없고
없어짐도 없고 또한 행(行)도 없으니
만일 이와 같이 알 수 있다면
그는 모든 취(趣)에 떨어지지 않으리라.
이때 여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서 찰나와 라바와 마휴다 사이에 저 활대지옥의 30억이나 되는 모든 고통 받는 중생으로 하여금 곧 몸을 버리게 하시니, 곧 몸을 버리고 나서 삼십삼천에 태어났다.이때 세존께서 다시 삼십삼천에 가셔서 다시 이 게송을 말씀하시니,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소리가 모든 대지옥에 퍼졌다.그리하여 저 지옥취(地獄趣)의 한량없는 백천억의 중생이 지옥신(地獄身)을 버리고 도솔타천(兜率陁天)에 태어났으며, 천에 태어나고 나서는 다시 전에 말씀하신 법을 기억해 내어 모두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었다.이때 모든 천자(天子)가 법과(法果)를 얻고 나서 법을 증득하고 과(果)를 증득하여 모든 법에 들어가 함께 게송을 읊었다.
비유하면 대광야에서
지혜있는 상주(商主)가
모든 중생을 야수의 피해에서
벗어나게 해 주듯이
세존 또한 이와 같이
무상(無上) 대상주(大商主)로서
능히 억(億) 중생을
생사의 속박에서 풀어주시니
우리는 광명 대상주이신
부처님께 귀의하리라.
우리에게 자비심 일으키시어
모든 고뇌 벗어나게 하시네.
우리가 법에 귀의하여
우리 몸소 이미 증득하였고
우리 스님께 귀의하니
그 공덕 헤아릴 수 없도다.
이때 세존께서 서늘한 광명을 아비지(阿鼻脂)지옥에 두루 비추시어 시원하게 하시자 뜨겁게 고통 받는 모든 고통스러운 독(毒)이 없어지고 모든 법의 천수억(千數億) 분(分)을 성취하여 모두가 모든 즐거움을 얻게 하셨다.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윤택하고 이익 되게 하셨고, 애처로워하시어 따뜻하게 위로하시고 중생에게 기쁨과 이익을 주셨다. 그리고 무상(無相)과 무원(無願)과 무작(無作)의 세 가지 공문(空門)을 합하여 저 지옥의 모든 중생들에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법은 공(空)하고 모습[相]도 없으며
생김도 없고 없어짐도 없으니
이 같은 법 안다면
그는 악도(惡道)를 벗어나리라.
이때 8백천억 중생이 게송을 들었다. 이 게송에서 하신 말씀은 삼세에 걸림이 없었으니, 이 모든 법이 나뉘어 백천 가지를 이루어 이미 귓가에 청정하고 미묘하게 이르렀다.그리하여 이 소리를 들은 후에 아비지(阿鼻脂)대지옥으로부터 지옥신(地獄身)을 버리고 곧 타화자재천궁(他化自在天宮)에 태어났다.이때 세존께서 범천궁(梵天宮)에 계시면서 다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중생이 최상의 즐거움 얻고
모든 고통 없는 곳이라고
이름과 모습으로 말하는 곳은
모든 전도된 생각에 이르니
건아(健兒)여, 마땅히 버리면
곧 모든 고뇌를 면하리라.
모든 생각[想]은 모두 전도된다 하며
색(色) 아니라는 생각에 집착하느니라.
삼계에 무슨 즐거움 있어
빈번히 유전(流轉)하여 태어나리.
죽고 나서 다시 태어나니
계속 고통만을 더하노라.
능히 지혜로써 공(空)을 알고
또한 공에도 집착하지 않으면
그는 공을 알되
공을 안다고 집착 않는 사람이니
이와 같이 법과 이치 알고 나면
또한 다시 나[我]가 없으리니
이미 나를 얻을 수 없는데
그곳에 무슨 고통 있으리오.
공(空)은 바로 무위법(無爲法)이니
모습[相] 또한 얻을 수 없도다.
무아지(無我智)를 볼 수 있다면
그가 바로 진실 된 불자(佛子)이니라.
이때 저 백천억이나 되는 모든 중생들이 태어난 곳에서 곧 무루천선묘과(無漏天仙妙果)를 얻고, 곧 과거에 지옥에서 고통 받던 일들을 기억하고는 다시 여래장부(如來丈夫)의 공덕을 생각하였다.그리고 부처님 은덕에 보답하려면 먼저 멸도(滅度)해야 하니, 다시는 여래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때 이미 과(果)를 얻은 모든 천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게송을 읊었다.
우리는 차마 대자(大慈) 조어장부(調御丈夫)께서
멸도하시는 모습 볼 수 없도다.
중생을 위하여 광명 되어 주셨으니
우리는 차마 볼 수 없어 먼저 멸(滅)하리라.
이렇게 말하고 나서 곧 그곳에서 열반에 들었다.이때 세존께서 저 찰나ㆍ모휴다 사이에 범천궁(梵天宮)에서 문득 스스로 몸이 사라져 곧 사라쌍수(娑羅雙樹) 사이에 이르셨다.이때 세존께서 생각하시기를 ‘내가 오늘 밤에 열반에 들 것이며, 이것이 마지막으로 중생을 보는 것이니, 내가 지금 그들을 환희케 하여 모든 고통을 없애고 쾌락을 받게 해야겠구나.여래의 대신통력을 현현(顯現)하리니, 저 중생들로 하여금 곧 안온한 문(門)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 여래의 무여열반(無餘涅槃)을 나타내려는 것이다. 모든 부처의 뜻과 같으므로 신통을 보이리라’고 하셨다.이때 세존께서 이렇게 생각하시고 나서 마치 사자처럼 오른쪽 옆구리를 대고 누우셔서 마음에 두려움 없이 시방의 모든 대중들을 관찰하시니, 마치 커다란 용상(龍象) 같으셨다.이같이 관찰하시고서 곧 오른발의 첫째 발가락으로 이 대지(大地)를 어루만지시니 커다란 소리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시방세계에 두루 퍼졌다. 또한 걸림 없는 부사의(不思議)한 광명을 나타내시어 시방을 밝게 비추셨다.이때 세존께서 몸의 모든 부분에서 다시 광명을 내시고 나서 낱낱의 털구멍에서 다시 미묘하게 항하의 모래 수만큼의 미묘한 광명을 내시었으니, 낱낱의 광명이 항하의 모래 같은 모든 불국토를 두루 비추었으며, 그 광명들은 서로 얽혀 들어가지 않아 막고 걸림이 없었다.이와 같이 누차 털구멍 속에서 차례로 모든 미묘한 광명을 놓으셨으며, 이와 같이 털구멍에서 각각 차례로 다시 광명을 놓으시고 다시 앞에서와 같이 두루 비추셨다.이때 세존께서 다시 모든 신통을 지어 나타내셨고 신통을 나타내신 다음, 부처님의 신력(神力)과 부처님의 호지(護持)하시는 힘으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보는 경계가 부처님 눈과 다름이 없이 구족(具足)하게 하시었으니, 저 모든 중생이 이 불국토에 머물면서 모두 다 여래의 광명이 비추는 모든 불국토를 보았다.이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동방세계에 있는 주위가 가로ㆍ세로가 일천 유순(由旬)이고 상하도 그와 같은 광대한 성을 보았느냐? 백천억이나 되는 모든 미진(微塵)이 이 성에 가득 차 있는 것을 너희는 보았느냐?”모든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네, 바가바(婆伽婆)시여. 네, 수가타(修伽陁)시여. 저희가 모두 보았습니다.”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 모든 비구들아, 너희 생각에 어떠하냐? 이 미진의 수가 많다고 생각하느냐?”
“네, 그렇습니다. 바가바시여.”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모든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모든 법 가운데에서 이와 같은 무위(無爲)의 법이 태어남도 없고 멸함도 없으며 번뇌도 없고 하는 것도 없다[無爲]고 알 수 있다면 이와 같이 아는 저 모든 중생은 모든 고통스런 모든 악도를 벗어나게 된다.”이때 30억 모든 중생들이 이 법을 듣고 나서 곧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었으며, 이미 과를 얻고 난 뒤에 이구동성으로 게송을 읊었다.
무위법은 다함이 없으며
번뇌도 없고 또한 멸함도 없으니
성인의 법을 이와 같이 알아
우리 적멸(寂滅)을 증득하였네.
알기에 이와 같이 얻어
여실하게 모든 근(根) 알았도다.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인연법을 나타내 보여주셨네.
여래께서 우리 교화하시어
독화살 뽑아 병을 없애시고
일체지께서 약(藥)과
열반 주시네.
지혜의 횃불 이제 속히 꺼지려 하니
지혜의 눈 오래지 않아 멸하리라.
억 중생이 고통에 핍박받다가
활지옥(活地獄)에서 나왔도다.
화살을 뽑아 주시는 대의사시여,
중생의 병을 치료하시는 분이시여,
능히 무수한 중생 구하시어
악도에 떨어지지 않게 하셨네.
이때 세존께서 흑승대지옥(黑繩大地獄) 언덕 위에 머물러 서서 큰 광명을 발하셔서 저 대지옥을 두루 비추시고 그곳에 있는 한량없는 중생을 건져 내시어 천상(天上)에 두셨다.열뇌(熱惱)지옥과 대열뇌지옥 등도 역시 모두 이와 같았으며, 규환(叫喚)과 대규환대지옥과 중합(衆合)과 대중합지옥에서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들을 건져 내시어 선도(善道)와 열반도(涅槃道)에 안치하셨다.이때 세존께서 다시 금색광명으로 여덟 개의 대지옥을 비추시어 그 광명의 힘으로 그 빛이 몸에 닿은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안락을 얻게 하셨다. 온몸이 윤택해지고 몸과 마음이 환희하여 고뇌가 소멸되었다.눈으로 보는 것마다 심지(心地)가 환희하였고, 쾌락하여 청량함을 얻었으며 자비가 생겨 몸이 안온하였다.광명이 대지옥을 두루 비추고 난 뒤 모든 극심한 고통이 없어지고 부드럽고 온화함이 흘러 넘쳤으니, 저 대지옥의 큰 불이 맹렬히 타오르는 속에 있는 모든 중생에게 저 즐거움을 주시기 위해서 모든 털구멍에서 차례로 이와 같은 광명을 놓으신 것이다.이때 세존께서 대광명으로 모든 한량없는 중생을 다 덮으시어 마음을 부드럽게 하시고 법기(法器)를 감임(堪任)하게 하시며, 한량없는 백천의 공덕을 다 갖추게 하시고 미묘하신 말씀을 게송으로 읊으셨다.
내가 세간에 즐거움 주고
모든 근심과 고통 해탈케 하리니
모든 고통의 핍박받는 것 보고
열반도(涅槃道)를 나타내 보이노라.
내가 말한 모든 법은
적정하고 두려움 없는 즐거움이니
만일 저 법을 안다면
그는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으리라.
부처에게 귀의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큰 이익 얻으리니
백천(百千) 겁수 동안
다시는 모든 고통 보지 않으리라.
이때 여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자 곧 찰나(刹那)와 나바(羅婆)와 모휴다(牟休多) 사이에 모든 비구와 모든 중생의 수가 전보다 더 많아졌다. 그리고 또 한량없고 끝없는 모든 부처님께서 오른쪽 옆구리를 대고 사자상(師子牀)위에 앉아 계시더니, 저 모든 세존께서 사자상에서 일어나시어 다시 이와 같은 신통을 나타내 보이셨다.이때 저 사부중(四部衆)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부처님들께서 모두 다 찰나와 라바와 모휴다 사이에 열반에 들어가시려고 신통(神通)을 나타내시는 것입니까? 지금 세존께서 나타내신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저 모든 부처님들께서 오늘 함께 최후의 몸을 버리고 열반에 들려고 한다. 저 모든 부처님들은 모두 다 같이 석가모니라고 이름하며, 모두 역사(力士)가 사는 곳의 사라쌍수의 사자상에 누워 오늘 밤에 열반에 들 것이다.”이때 세존께서 남쪽ㆍ서남쪽ㆍ서쪽ㆍ서북쪽ㆍ북쪽ㆍ동북쪽ㆍ동쪽ㆍ동남쪽ㆍ상하 두 쪽에 대해서 시방의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아, 동쪽에 한량없고 끝없는 모든 불세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는 것을 보았느냐?”모든 비구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바가바시여. 저희들이 모두 보았습니다. 그러나 세제(世諦)로써 본 것이니 제일의(第一義)가 아닙니다.”부처님께서 다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사천하 세계에 미세한 먼지가 가득 찼고 나아가서 금강제(金剛際)에서 범천궁(梵天宮)에까지 이르렀다면, 모든 비구야,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수를 알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느냐? 비유로써 그 숫자를 알 수 있겠느냐?”“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알 수 없습니다.”부처님께서 다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앞에 말한 미진(微塵)의 비유와 같다. 이와 같은 사천하 세계와 이와 같은 백천억 세계에 모두 다 저 미진이 가득 찼다면 모든 비구들아, 그 모든 미진이 이 미진과 같다.내가 육안(肉眼)으로 이 세계의 모든 불세존께서 머물고 계시는 동방을 보면 한 발짝의 땅과 같으니, 단지 육안에 장애와 분별이 없으므로 동쪽의 세계를 보는 것이 앞서 말한 것과 같은 것이다. 이와 같아서 남쪽과 서쪽과 북쪽과 사유(四維)와 상하(上下)도 역시 그러하다.모든 비구야, 비유하면 사대 천하의 모든 세계에 백천억 수에 저 미진이 가득 찼고 금강제에서 범천궁에 이르기까지 모든 미진의 낱낱 방면(方面)에 각기 약간의 모든 불세존께서 계신 것과 같다.내가 모든 낱낱의 방면에 저 모든 세존께서 도량에 앉아 있는 모습을 현재 보고 있으니, 혹은 이미 앉아 있거나 혹은 비로소 앉으려 하며, 저들 모든 불세존을 모두 다 같이 석가모니라 이름한다.또 이와 같이 한량없는 모든 부처께서 계시니 연등불(然燈佛)과 같은 이름이며, 또 내가 모든 세존을 보니 승일체(勝一切)라 이름하니 또한 같은 명호이며,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을 똑같이 연화(蓮華)라고 이름한다.이보다 더 많고 많은 부처와 같은 명호인 분이 있다. 이와 같이 더 많은 명칭의 부처님께서 동일한 명칭을 가지니 이와 같이 구루손불(拘樓孫佛)과 같은 이름을 가지며, 이와 같이 구나함불(拘那含佛)과 같은 이름을 가지며, 이와 같이 가섭불(迦葉佛)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다. 이와 같이 각각의 부처님과 같은 명칭을 가진 부처님을 내가 현재 이곳에 있으면서 모두 다 본다.저 모든 부처님들의 각각의 명호로 내가 세간에서 최승법(最勝法)ㆍ미묘법(微妙法)ㆍ무극의 법[無極之法]을 얻었으니, 단지 이름만을 칭할 수 있어도 모두 선근(善根)을 얻는다.저들 모든 부처님의 각각의 명호는 이와 같이 끝이 없으며 내가 현재 이곳에서 이와 같은 모든 불세존을 모두 본다.이와 같이 현재 세간에 온갖 이름[名字]으로 혹 무여열반에 들거나 혹 현재 세간에서 법륜을 굴린다. 내가 현재 이곳에 있으면서 저 불세존들을 모두 다 보니, 나의 육안이 장애가 없고 방해가 없어 모두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모든 비구야, 여래께서는 또 이와 같이 저 지혜가 훌륭하며, 다시 또 훌륭한 지혜[勝知]가 불가사의하며, 다시 또 불가사의하고 한량없고 끝없으며, 다시 한량없고 끝없는 이와 같은 한량없는 지견(知見)이 있다.모든 비구야, 이러한 이치가 있으므로 여래의 지견은 끝이 없다. 이와 같이 끝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이와 같이 일컬을 수 없고 이와 같이 생각할 수 없다. 단지 육안으로써 그러하니 하물며 다시 모든 불지법(佛智法)을 다하는 것이야 어떠하겠느냐?모든 비구야, 비유하면 마치 이 국토에 있는 재가자나 출가자나 모든 중생이 설사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10력과 4무소외(無所畏)를 구족한다 할지라도, 또 어떤 선남자가 저 모든 세존을 능히 네 가지로[四事] 공양하고 받들어 모시고 일 겁 동안 존중 공경하며, 온갖 음악과 도구로 장엄하는 모든 일이 끝없고 불가사의하다 할지라도,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내가 모든 부처님께서 말한 법문을 나타내 보이는 것을 믿고 내지 한 순간이라도 진실이라는 생각을 내어 의심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이 사람이 발심(發心)할 때 얻는 공덕이 모든 여래의 공덕과 더 가까운 것과 같다.또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중생이 모든 부처님의 일체지를 증득하고 나서 겁이 지나도록 공양하여 얻은 복이 비록 많다 하여도, 이 법문을 한 생각 믿은 복이 그것보다 많다. 만일 어떤 보살이 이 지(智)를 믿는다면 이 보살은 모든 세존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깝게 된다.”이때 세존께서 이 육안의 공덕을 말씀하실 때 62억(億)이나 되는 모든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회향하고 다시 물러서는 마음[退心]이 생겼다.왜냐하면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증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었으니, 생각하기를 ‘우리는 단지 이곳에서 모든 고통을 없애고 누진과(漏盡果)를 얻을 뿐이다’라고 하였다.또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이 학지(學地)에 머물렀고, 또 10나유타의 보살이 최초로 보리심을 내게 되었으며, 또 32억의 모든 보살 등이 무생인법(無生忍法)을 얻었다.이때 마왕(魔王) 파순(波旬)이 한탄하고 고뇌하며 얼굴 가득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무엇 때문에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로 하여금 일찍 열반에 드시게 하여 마침내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저의 경계를 벗어나게 하겠습니까?세존이시여, 지금 동쪽에 누런 희미한 해가 아직 나타나지 않는 사이에 지으신 불사(佛事)가 마치 일 겁 동안 머무신 것과 같습니다. 만일 일 겁 동안 머무신다 하여도 이보다 더 많은 수의 중생을 도탈(度脫)시켜 이익을 주실 수 없을 것이니 이른바 열반에 드는 도에 머무는 것입니다. 여래께서 이제 저의 경계를 모두 텅 비게 하십니다.”이때 마왕 파순이 이 말을 하자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소리 내어 울지 마라. 파순아, 너에게는 아직도 선업을 짓지 않고 그리고 믿지 않는 자가 많이 있다. 이들은 너의 친구로 너의 경계에 있으니 너는 그들을 도반으로 삼아라.”이때 세존께서 곧 손톱으로 땅 위의 흙을 집으시고 마왕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내 손톱 위에 있는 흙이 많으냐, 이 대지 위에 있는 흙이 많으냐?”마왕 파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말씀드릴 것도 없이 손톱 위에 있는 흙이 적습니다.”“내가 제도하여 열반에 들게 한 중생은 이 손톱 위의 흙보다 적다. 파순아, 비유하면 대지의 흙이 매우 많아 한량없고 끝없는 것과 같이 너의 경계에 있는 중생도 또한 이와 같아 매우 한량없이 많다.파순아, 너는 근심하지 말고 기뻐하라. 왜냐하면 너의 경계에 있는 중생이 대지의 흙보다 많기 때문이다. 파순아 그러므로 모든 중생이 스스로 선(善)하지 않은 일을 하여 열반과 거리가 먼 것이지, 네가 하는 일이 아니다.왜냐하면 중생계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파순아, 단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거라. 여래께서는 오늘 밤에 열반에 드실 것이다.”이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모든 비구들아, 이 세계의 모든 부처님을 이미 보았느냐?”모든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네, 바가바시여. 저희가 이미 보았습니다.”부처님께서 다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 불국토가 또한 한량없다. 너희는 마땅히 알라. 모든 불국토가 장엄한 것을 보았느냐? 또 모든 보살이 정토를 장엄하는 것을 보았느냐? 또 모든 성문이 장엄한 것을 보았느냐?”“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바가바시여, 그렇습니다. 수가타시여.”부처님께서 또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그와 같이 위에서 말한 것보다 갑절이나 되는 수를 지견하며, 한량없고 또다시 한량없는 것을 모두 지견하며 다 명료히 안다.비구들아, 가령 내가 일 겁 동안 이와 같이 불국토를 장엄한 일을 말한다 하여도 다 할 수 없으며, 내가 시방세계를 보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 가령 일백 겁 동안 일천 겁 억년 수의 겁이나 나유타겁 동안 다시 배나 되는 동안 비유로써 널리 분별하여 설명하여도 오히려 다하지 못한다.그러나 모든 비구야, 도사(導師)가 하는 일은 모든 성문을 위한 것이니, 해야 할 일을 다 끝냈고, 모든 곳에서 이미 다 설명하였다. 내외(內外)의 모든 법을 나타내 보이고 진심을 나타내 보이면서 모두 이미 다 설명하였다.모든 부처님께서는 법에 인색하지 않아 한 가닥의 풀줄기와 머리카락 한 개만큼에 이르기까지 말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너희 비구들은 이제부터 마땅히 법대로 열심히 수행하라.나는 이미 너희를 위하여 열반을 나타내 보였고, 이미 너희를 위하여 열반도를 말하였으며, 이미 중생에게 선근을 성취하게 하였다.너희는 이제 내가 증득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예전에 행한 대고행(大苦行)과 난행(難行)을 저 대법(大法)에서 다 갖추어 받아 지녀 없어지게 하지 말아야 할지니, 너희는 마땅히 이와 같은 수행을 하여야 한다.”이때 세존께서 대신통을 나타내시니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설법과 설법처를 이 국토의 중생이 모두 듣고 알았으며, 저 모든 여래의 모든 교칙(敎勅)을 모든 중생이 이어 받들어 교칙을 모두 이미 증득하여 알았다.또 항하사 같은 중생이 3종지(種智)에 머물렀으며, 또 십억 백천의 중생들이 보리심을 내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렀다.또 천만억 나유타의 모든 중생들이 벽지불지(辟支佛地)에 머물렀고, 그 밖의 모든 중생들이 누진증(漏盡證)을 얻었다.이와 같이 차례로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와 셀 수 없고 헤아릴 수 없고 생각할 수 없는 나유타의 모든 중생이 이 법을 듣고 나서 큰 이익을 얻었다.이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아, 마땅히 알라. 내가 이제 머지않아 열반에 들면 너희는 마땅히 여래의 교법을 호지(護持)하여야 할 것이니, 자신의 이익을 위하고 남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서이다. 너희 모든 비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고 닦아야 한다.”부처님께서 경을 말씀하시고 나자 혜명 아난ㆍ천(天)ㆍ사람ㆍ용ㆍ아수라ㆍ건달바 등의 모든 세간(世間)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정대(頂戴)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