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보자] #6058 사동자삼매경(四童子三昧經) 중권
사동자삼매경(四童子三昧經) 중권
사동자삼매경 중권
사나굴다한역
최윤옥 번역
이때 세존께서 오른쪽 옆구리를 대고 사자상(師子牀) 위에 누워 계셨다. 이때 네 명의 동자가 사방에서 왔다. 각기 대중이 앞뒤로 에워싼 가운데 그들을 인도하여 앞장섰으며, 모두 다 평등하여 지혜와 신통과 위덕(威德)과 법행(法行)이 차별되는 것이 없었으며 추호도 어긋남이 없었다. 부처님 계신 곳으로 함께 가서 부처님 앞에 이르러 공경히 합장하였다.저 네 명의 동자가 부처님 곁에 이르렀을 때 각기 성읍에서 따라온 권속들과 모든 하늘과 사람과 백천 중생이 서로 섞이어 모두 다 합장하고 모두 고요한 마음[靜心]으로 환희하며 기뻐 뛰고 몸을 숙여 절하고 네 명의 동자를 우러러보았다.저 네 명의 동자가 올 때에 모든 천이 사방으로 높이와 너비 일 유순(由旬) 가득히 꽃을 뿌려 땅에 수북하였으며 온갖 하늘 음악을 백천 가지로 울렸다. 그리고 모든 천이 노래하며 한량없이 찬탄하였다.이때 다타아가도(多陁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陁)께서 사방에 자연히 네 개의 사자좌를 나타내셨다..그때 존자 아난(阿難)이 게송으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일체지(一切智)께서 네 곳에
오른 옆구리에서 네 개의 상(牀)을 나타내시고
사자좌를 넓게 펴십니까?이 말을 하고 나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네가 이 네 명의 동자를 보았느냐? 사방에서 왔으니 얼굴은 보름달 같고 햇빛보다 더 밝게 사천하(四天下)를 덮는다. 위덕이 특별이 높고 치아는 희고 밝게 빛나며, 지혜의 빛을 발하여 대정진(大精進)을 얻고 매우 깊은 지혜로 들어가 공덕을 성취하였다.식지(識智)를 요달하며 깊은 신행(信行)이 있고, 겸손히 참괴(慚愧)하여 행업(行業)을 만족하고, 의견(意見)이 깊고 원대하여 정념정(正念定)을 얻었다. 지혜와 선교에 대방편과 제일의 총지(摠持)가 있어 모든 중생을 위하여 근기에 따라 설법하고 선본(善本)을 증장하였으며, 한량없는 백천 부처님 계신 곳에서 모든 선근을 심었다.각기 사방에 머물러 있다가 각각의 불국토에서 내가 열반한다는 소식을 듣고 각기 그들 국토의 여래 처소에서 이 국토에 태어나기를 꾀하여 청하였으니, 이는 나와 나의 명칭과 설법과 이익과 공덕의 일을 듣고 보기 위해서이다.여래께서 오늘 밤에 역사(力士)가 사는 땅의 사라쌍수(娑羅雙樹) 사이에서 무여열반에 드는 것을 보기 위해서였다. 부사의한 열반이며, 모든 세상에서 비할 데 없는 열반이다.모든 세상에서 희유(希有)한 열반이며, 모든 세상에서 안락한 열반이며, 모든 세상에서 굴복하지 않는 열반이며, 모든 세상에서 모든 갈래의 길을 끊고 여의는 청정한 열반이니 여래가 이와 같이 미묘하고 가장 훌륭한 열반을 취할 것이다.아난아, 동쪽에서 온 동자는 그 모습이 미묘하고 대공덕을 갖추었으며, 단정하여 보는 이가 기쁘고 광명이 두루 비추어 위덕이 찬란하니 마치 성한 불길이 대광명을 내는 것과 같다. 수백천의 무리가 에워싸고 억(億)이나 되는 하늘의 무리가 공양하는 하늘에서 내리는 꽃을 가지고 부처님께 와서 공양하려 한다.아난아, 이 동자는 사자의 음성을 내어 그 소리가 여래의 국토에 울리게 한다. 일찍이 전륜성왕이 되어 천(千) 세계를 다스리고 자재함을 얻어 모든 하늘과 사람들의 공양을 받았다.그가 다스려 교화시킬 때 욕계(欲界) 천상과 인간에서 항상 법을 많이 강론하고 구절의 뜻[句義]을 수지(受持)하게 하였으며, 한량없는 백천의 중생을 위해서 오묘한 뜻[妙趣]을 해설하여 저들에게 선근을 이루게 하였고, 모든 신통을 얻고 법행(法行)을 잘 이해하게 하였다.중성(衆聖)이 끝없고 끊임없는 최상의 미묘함을 물으면, 무외(無畏)와 역(力)을 얻게 하고 법상(法相)에 깊이 들어가 변재(辯才)를 성취하게 하며 지혜와 선교(善巧)로써 무변지혜(無邊智慧)의 저 언덕에 도달하게 하였다.이와 같은 모든 법행(法行)을 만족하고 나서 십팔억 년 동안 법대로 다스려 교화하였으니, 칼과 몽둥이로 중생을 괴롭히지 않았으며 왕위를 욕심내어 탐하지 않았다.18억 년 동안 18나유타의 중생을 성숙시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게 하였으며, 보살법에서 물러서지 않는 지위를 얻게 하였으니, 저 선남자가 처음 발심(發心)해서 불퇴지(不退地)를 얻은 뒤 나아가서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였다.저 왕은 이와 같이 하고 난 후에 어느 때 머리와 수염을 깎고 가사를 입고 집을 버리고 출가하였으며, 이미 출가하고 나서 81억 년 동안 범행(梵行)을 행하였다. 출가하고부터 앉거나 누운 적이 없었거늘 하물며 잠을 잤겠는가?81억 년 동안 한 생각도 탐욕스러운 생각이나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으니 하물며 살해하거나 괴롭히려는 등의 마음을 내었겠는가? 선하지 않은 일이 없었으며,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고 또한 다시 수행한다거나 수행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항상 두 가지 법에 머물렀다. 무엇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비록 육안(肉眼)을 가졌으나 육안이라는 생각이 없는 것이고, 둘째는 비록 모든 법취(法聚)를 분별하여 알 수 있지만 법취라는 생각에 집착하여 취하지 않는 것이다.저 81억 년 동안 다시는 이익이 없는 모든 것을 논하여 말하지 않았으며, 그 밖에 다른 생각들, 즉 땅이라는 생각이나 물이라는 생각이나, 불이라는 생각이나 바람이라는 생각이나, 허공이라는 생각이나 식(識)이라는 생각이나, 부녀(婦女)라는 생각이나 장부(丈夫)라는 생각이나, 배고프고 목마르다는 생각이나, 취락(聚落)이라는 생각이나 고요한 곳이라는 생각이나 성읍(城邑) 등이라는 생각이나, 거스른다는 생각이나 거스르지 않는다는 생각이나, 멀리 여읜다는 생각이나 선정(禪定)이라는 생각이나, 자아(自我)라는 생각이나 타아(他我)라는 생각이나, 물질이라는 생각이나 물질이 없다는 생각이나, 가장자리라는 생각이나 중간이라는 생각이나, 생긴다는 생각이나 없어진다는 생각이나, 적다는 생각이나 많다는 생각이나 이와 같은 등의 모든 나머지 어지러운 생각들이 모두 다 적멸(寂滅)하여 분별이 생기지 않았다.오직 이십 상자에 들어있는 법본(法本)만은 제외하였으니 생각하고 헤아리며 닦아 익혀 그 동안 8만 나유타의 중생을 성숙시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흔들림 없이 굳건히 얻게 하였다.저 모든 중생이 처음 이 국토에서 발심(發心)하여 곧 찰나(刹那)와 나바(羅婆) 사이에 저 국토로 자재하게 떠나 각각 다시 따로 그 밖의 모든 다른 불국토로 가서 그 국토의 세존 처소에 이르러 받들어 뵙고 모셨다. 저 세계의 낱낱의 불국토에 낱낱의 몸이 가되 한 몸이 한 곳에 가니, 한 몸이 한 분을 섬기어 두 분을 함께 모시지 않았다.저 모든 국토의 낱낱의 모든 부처님께서 모두 함께 이 한 찰나와 나바 사이에 오른 옆구리를 대고 누워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드시려하니, 모두 사라쌍수(娑羅雙樹) 사이에 있는 역사(力士)가 사는 땅에 있었다.모두 여래와 같이 저 모든 부처님들도 같이 석가모니라고 불렀고 10호를 구족하였으며, 저 모든 부처님들도 역시 함께 5탁악세(濁惡世)에 출현하셨다.아난아, 내가 이와 같이 한량없고 끝없고 장애가 없는 육안(肉眼)으로 바로 알고 바로 본다. 그러나 모든 성문과 벽지불이 들어갈 수 있는 바가 아니니, 그들의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다.아난아, 만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이 법문을 듣고 나서 믿음을 내며, 나의 육안으로 바로 알고 보는 지혜를 선망하여 이 지혜를 얻고자 하며, 나아가 일체종지(一切種智)를 만족하고자 하며, 한 생각 바로 믿는 마음을 내어 계속 버리지 않게 된다면 발심(發心)하자마자 한량없는 복덕의 취(聚)가 생길 것이다. 하물며 한량없고 끝없는 대공덕취(大功德聚)를 얻는 것이겠느냐?아난아,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18나유타의 모든 여래의 처소에서 다시 18나유타억 년 동안 모든 음악을 구비하여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한다.몸소 저 모든 여래를 받들어 모시어 18나유타 년 동안에 얻는 공덕이 비록 다시 한량없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이 법문을 듣고 선망하고 원하는 마음이 생기는 공덕에는 미치지 못하니 비유할 수 없다.아난아, 이 동자는 나의 법 가운데에서 하루 낮 하룻밤 동안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시켜 이익 되게 할 것이다. 하물며 많은 시간 동안 지은 이익은 얼마이겠느냐? 사리불(舍利弗)ㆍ목건련(目犍連) 등과 그 밖의 성문들이라도 이와 같이 많은 이익 된 일을 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시킬 수 없을 것이다.아난아, 가령 너희들이 모든 수명이 다하도록 많은 중생에게 설법하고 교화시키되 다른 일을 생각하지 않고 밤낮으로 쉬지 않는다면 비록 이와 같이 교화시키고 이익을 준다 하더라도 너희는 나의 법 가운데서 지금 본 이곳에 온 동자가 짊어진 것과 같은 불법의 무거운 짐은 질 수 없을 것이다.”또 다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아난아, 이 동자는 모든 중생을 위해서 큰 이익을 짓는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구족하여 모든 중생을 생각하고 요익(饒益)케 하니 이 동자에게는 한량없는 공덕이 있다.아난아, 너는 남쪽에서 온 동자를 보았느냐? 마치 가을 보름밤에 보름달이 환하고 밝게 비치는 것과 같다. 오른손에는 많은 보물로 장엄한 지팡이를 들고 이 대지를 두드리니, 대지를 두드리고 나면 이와 같은 소리가 난다.비유하면 마가타국(摩伽陁國)에 있는 한 보배 그릇과 같다. 혹 금이나 은으로 만들고 나서 잘 갈고 닦아 먼지와 때가 없고 틈난 곳도 없으며, 깨지거나 새는 곳도 없어 보기 좋고 맑고 깨끗하며, 먼지와 흙도 없고 기름때도 없다.이것은 온갖 인연과 여러 가지 일로 이루어진 것으로 온갖 공능(功能)이 정련(精練)되어 밝고 맑아서 5처(處)를 다 만족하고 10처를 멀리 여의며, 1천 명이 각각 우러러 보아도 12처의 금은의 번뇌의 때를 멀리 여읜다.종성(種性)이 진실로 순수한 금의 성품으로써 가장 훌륭하며, 백 번 단련하여 이루어진 것이라 새로 이루어진 것은 예전의 것이 아니다. 8분(分)을 다 갖춘 일천의 교묘한 장인(匠人)이 일심으로 바라보아도 먼지와 기름때나 그늘진 곳이 모두 다 없다. 이와 같이 묘한 그릇을 두드려 소리를 내면, 소리를 들은 사람은 많은 고통을 없앨 수 있다.아난아, 이와 같이 그릇의 소리에 비유하여 내가 잠깐 말한 것처럼, 이 동자가 여러 보배를 사이사이 섞어서 깨끗하게 장식한 지팡이로 이 대지를 두드려 내는 소리도 이와 같다.이 동자는 적정전(寂靜轉)이라고 이름하며 대보살마하살이다. 남쪽의 보적현(寶積現)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의 국토에서 왔으며 저 불세계는 보장엄(寶藏嚴)이라 이름한다.아난아,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저 세계는 무슨 까닭에 보장엄이라고 이름하느냐? 아난아, 저 불세계에는 어느 한 중생도 부정(不定)에 머무는 사람이 없으며, 또한 사정(邪定)에 머무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아난아, 그곳 중생은 모두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바르게 머문다.아난아, 저 국토는 곧 보살의 국토이며, 저 국토의 중생은 남자나 여자라는 생각이 없다. 아난아, 그곳 중생은 모두 범행(梵行)을 하며 모든 더러운 욕심[穢欲]이 없으며, 지행(智行)이 청정하고 나아가서 더러운 욕심이라는 명칭조차도 없다.아난아, 저 장엄한 불국토의 모든 중생들은 모든 선하지 않은 사상(思想)이 없고, 또한 먹는다는 생각[食想]이 없어 오직 두 가지 음식만이 있다. 무엇이 두 가지 인가? 첫째는 정혜(定慧)를 음식으로 삼는 것이고, 둘째는 법희(法喜)를 음식으로 삼는 것이다.아난아, 저 국토에서는 5음(陰)을 말하지 않고 삼승(三乘)을 말하지 않는다. 오직 일체지(一切智)의 음(陰)과 보살의 협장(篋藏)만을 널리 연설할 뿐이다. 아난아, 이러한 까닭에 저 불세계를 보장엄이라고 이름한다.아난아, 이 땅에 있는 모든 다른 불찰(佛刹)의 중생으로서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이 다시 저 불토(佛土)에 태어나기를 원하면, 원해서 태어난 그 중생들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서지 않게 된다.아난아, 혹은 다른 불국토에서 이곳에 와서 태어난 보살은 태어나자 곧 스스로 저 불국토 안의 모든 일을 알 수 있게 되며, 그들 보살 역시 저곳에 태어나서 곧 찰나와 나바와 모후다 사이에 각각 자기 자신이 곧 부처라고 생각한다.아난아, 저 보적현여래는 저 한량없고 끝없는 나유타의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위해서 일체종지(一切種智)와 보살의 협장법문(篋藏法門)을 널리 말하되, 아직 멈춘 적도 없고 또 나머지를 말하지 않는 적도 없다.아난아, 가령 내가 한량없는 천 겁(劫) 동안 저 불국토의 공덕의 일과 낱낱의 보살마하살들이 얻은 훌륭한 법, 말하자면 불국토 장엄하기를 발원하는 것을 분별하여 말한다 하여도 이루 다 할 수 없다.아난아, 나는 단지 저 불세계의 공덕의 이름[名字]만을 간략히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적정전보살마하살이 저 국토에서 온 것은 내가 반열반에 드는 것을 보기 위해서이다.또 한량없고 끝없는 모든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어 그들로 하여금 무상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기 위해서이다. 또 저 국토의 공덕과 장엄의 일을 나타내고자 함이며, 또 저 보적현 부처의 이익과 명칭을 드러내고자 함이다.이른바 모든 보살법이 대사(大事)를 행하는 것을 드러내며, 진실한 명칭의 일을 말하여 이 국토의 한량없고 끝없는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정법(正法)을 받아들이도록 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이 석가의 불국토에 온 것은 미래의 모든 보살들에게 환희심(歡喜心)을 내게 하기 위해서이다.아난아, 이 동자는 옛날에 보살행을 할 때에 연등불(燃燈佛)께서 세상에 출현하신 것을 보았다. 이때 일찍이 전륜성왕이 되었으며, 이름을 항원(降怨)이라 하였다.아난아, 이때 항원성왕(降怨聖王)이 무량억(無量億)의 끝없는 중생을 위하여 정법(正法)을 설하여 선근(善根)을 성숙시켰다.이때 저 전륜성왕이 새벽부터 아침까지 36억의 중생을 교화시켜 제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서지 않는 지위[不退地]에 머물게 하였으며, 정정취(正定聚)에 들어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게 하였다.저 연등여래께서 열반한 뒤에 성왕은 크게 정진(精進)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집을 버리고 출가하였다.출가하고 나서 만(滿) 1천 년 동안 연등불을 이어 정법륜(正法輪)을 굴렸다. 그리하여 저 성왕이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에게 이익을 주었고, 이익을 준 후 어느 때 해가 지는 사이에 다시 3만 6억 중생을 교화시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게 하였다.그리고 다시 해가 질 때 7만 나유타의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다 번뇌가 다하여 아라한이 되게 하였으니, 하물며 도를 증득하고 진리[諦]를 알게 된 학인(學人)이야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아난아, 가령 내가 이 적정전보살 동자가 예전에 모든 중생에게 이익 준 일을 부처의 지혜로써 말한다 하여도 이루 다 말할 수 없다.아난아, 네가 이 적정전 선남자를 위해서 내 앞에 자리를 펴서 안치한다면, 너는 한량없고 끝없으며 훌륭하고 묘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 이 적정전보살의 이름을 듣는다면 중생은 현재 부처님을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아난아,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공덕과 장엄과 수기(受記)와 법본(法本)과 이름을 듣거나 나아가 한 생각 동안 깨끗한 믿음의 마음을 내어 저 보적현 여래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를 보기 위해서, 그리고 받들어 영접하고 예배하며 친근하고 공양하기 위해서 한 생각이라도 청정한 신심을 내거나 법을 듣고자 하여 발심한다면 아난아, 내가 지금 모두 저들에게 수기를 주어 저 국토에 태어나 여래를 받들어 보고 정법을 듣게 하겠다.저 불국토에 태어나는 보살 역시 저 모든 법행(法行)을 함께 행하고자 하나, 오직 원력보살마하살(願力菩薩摩訶薩)들은 제외한다.아난아, 만일 저 모든 중생이 이렇게 말한 공덕과 장엄과 법본과 이름과 경(經)을 듣는다면 커다란 이익을 얻을 것이다. 하물며 듣고 나서 청정한 신심을 얻은 경우이겠느냐?아난아, 이와 같은 등의 법구(法句)는 여실(如實)하여 허망 되지 않으니 너는 마땅히 잘 보호하고 잘 생각하며 기억하여 지녀야 한다. 왜냐하면 아난아, 염부제 사람들은 아직 이와 같은 수다라(修多羅)의 장구(章句)와 이름을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아난아, 이름뿐인 보살이나 법을 비방하는 사람들은 듣게 하지 마라. 왜냐하면 법을 비방하는 죄가 매우 깊고 무겁기 때문이다.아난아, 너는 서쪽에서 훌륭한 보배로 장엄한 이와 같은 연[輦轝]이 허공을 타고 오는 것을 네가 보았느냐?”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네, 이미 보았습니다.”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 사이에 동자 한 명을 보았느냐? 두 발로 신통변화를 일으키며 공중에서 날아와 이 대지가 진동하니, 움직이고 크게 움직이며 흔들리고 크게 흔들리며, 대지가 진동할 때 교화된 중생들이 두려움에 털끝이 곤두섰다.”아난이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바가바(婆伽婆)시여. 그렇습니다, 수가타(修伽陁)시여. 제가 지금 보았습니다. 이 동자는 신통력으로 유희하며 온갖 것을 보이면서 공중을 타고 왔습니다.”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많은 보배로 장식한 연이 동자 앞에 있어 갖가지 신기하고 묘한 향을 내니 이 불토에 가득하다.”아난이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바가바시여. 그렇습니다, 수가타시여.”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일은 저 선남자의 지력(智力)으로 나타난 것이니, 연에서 이와 같이 묘한 향이 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난아, 네가 다시 네 가지 소리 나는 것을 들었느냐? 말하자면 공성(空聲)ㆍ무소유성(無所有聲)ㆍ적정성(寂靜聲)ㆍ불성(佛聲)이다.”.아난이 아뢰었다.
“네, 바가바시여.”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동자의 털구멍에서 이와 같은 소리가 나는 것이다. 아난아, 이 소리가 날 때에 68나유타의 중생이 크게 이익을 얻으며, 또 천(千)세계의 모든 중생들 중 많은 중생이 무위법(無爲法)에서 마음의 번뇌가 영원히 없어지고 문득 해탈을 얻는다.아난아, 한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이미 9억 보살이 불퇴전의 지위에 머물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성도(聖道)에 들어가게 되었다.이 국토의 인천(人天) 세계에서 2백천 나유타의 하늘과 사람이 아비발치(阿毗跋致)의 지위를 얻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확실히 머물렀다.아난아, 이 선남자가 머무는 서방(西方)에 부처님께서 계시니, 이름을 희락음(喜樂音)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라고 하며, 세계를 낙모(樂毛)라고 이름한다.여래께서 열반에 드는 것을 보려고 저 국토에서 왔으나 이 선남자가 와서는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을 위하여 커다란 이익을 지어주었다.아난아, 지금 선남자가 이 국토에 올 때에 불사(佛事)를 크게 지으며, 또한 여래께서 대법륜을 굴리는 것과 같이 그도 역시 이와 같이 대법륜을 굴린다.아난아, 이 선남자는 아승기겁(阿僧祇劫) 이래로 모든 털구멍에서 항상 네 가지 소리가 나니, 말하자면 공적(空寂) 등의 소리이며, 낱낱의 소리마다 한량없고 끝없는 중생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짓는다.”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선남자가 예전에 무슨 선근(善根)을 지었기에 모든 털구멍에서 이와 같이 여러 소리가 납니까?”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난 날 한량없고 끝없는 겁의 과거를 생각하니, 그때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여 무구안(無垢眼)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라고 불렸다.이 선남자는 저 부처님 계신 곳에서 출가하여 대사문(大沙門)이 되어 지락(智樂)이라고 이름하였으며 범행을 청정하게 닦았다.저 사문이 저 여래에게 알기 어려운 진리와 지혜의 깊고 깊은 글귀의 뜻을 물었으니, 말하자면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다는 것과, 모든 법이 공(空)이어서 없다는 것과, 모든 법의 본성이 적정(寂靜)하다는 것과, 모든 부처님은 모두 동일한 몸[同一體]이라는 것이었다.저 사문이 일곱 낮 일곱 밤 동안 계속 그치지 않고 피로한 줄도 모르며 다른 일은 생각하지 않고 무거운 짐을 버리지 않았다. 이 4구절을 몸소 스스로 수지(受持)하여 잘 음미하고 익숙하게 외우고 잘 지녀 불법에 정통하여 이익을 얻으며 잘 생각하여 꿰뚫고 정밀하게 연구하는 것을 이미 행하였다.아난아, 그때의 사문이 바로 이 동자이다. 이 4구절의 묘한 이치는 억수(億數)의 모든 부처님께서 같이 말한 것으로, 모든 불법에 들어가 모든 중생을 받아들이게 되고 또 자연적으로 명료히 깨닫게 되는 것이다. 저 사문이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어 인연이 닿는 모든 시골과 도시에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였다.아난아, 그때의 법사(法師)인 지락(智樂) 사문은 다문(多聞)하여 법의 뜻을 알고 나서 다시 진심으로 6년 동안 남을 위하여 이와 같은 법의 구절을 선설(宣說)하였다.이러한 인연으로 아승기겁 동안 모든 털구멍에서 이와 같이 신통스러운 소리가 난다. 이러한 사연으로 이 선남자가 몸의 털구멍에서 이와 같이 네 가지 법성(法聲)을 내는 것이니, 많은 중생에게 큰 이익을 주기 위해서이다.이런 순서로 이 동자가 아승기겁 동안 몸의 털구멍에서 나는 이와 같은 네 가지의 묘한 소리를 성취하였다.아난아, 그리하여 염부제 사람이 크고 좋은 이익을 얻고 첫째가는 이익을 얻었다. 만일 이 무반연(無攀緣)보살의 이름만을 듣는다 하여도 이미 좋은 이익을 얻거늘 하물며 그 법을 듣는 것이겠느냐?아난아, 만일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혹 하늘에 있거나 인간 속에 있거나, 이 무반연보살에 대해서 듣거나 나아가서 그 이름만이라도 듣는다면, 이미 청정한 마음을 얻어 그 얻은 공덕이 불가사의할 것이다. 하물며 마주 대해서 우러러 보는 사람이야 어떠하겠느냐?왜냐하면 아난아, 이 무반연보살마하살은 모든 보살지(菩薩地)에서 이미 얻은 공덕이 이루 헤아릴 수 없고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아난아, 이 보살마하살은 일부러 여래께서 열반에 드는 것을 보러 오려고 하였다. 아난아, 너는 지금 저 대보살을 위하여 여래 앞에 상을 펴 놓아 저 선남자의 자리로 하여라.아난아, 그러면 너는 큰 안락(安樂)과 이익을 얻을 것이며, 또한 속히 뛰어나고 오묘한 신통을 얻을 것이다.아난아, 너는 이 자리를 편 인연으로 얻은 과보로 앉거나 눕거나 항상 안온함을 얻을 것이며, 한 생각 사이에 아라한과(阿羅漢果)와 무위성법(無爲聖法)을 바로 증득할 것이다.아난아, 네가 무루성문성과(無漏聲聞聖果)에 아직 증득해 들어가지 못했으니 내가 지금 너에게 수기(授記)를 주어 얻게 하리라. 너에게는 또 모든 공덕분(功德分)이 있을 것이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回向)하여 모든 불여래(佛如來)의 대법을 얻을 것이다.아난아, 만일 어떤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나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人非人)이나 그리고 그 밖의 중생들이 이 적정전에게 말한 수기를 듣고 이미 청정하고 깊은 마음을 얻어 믿고 이해할 것이다.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이 적정에게 말한 수기 법문을 듣고자 하여 혹 여래 옆에서 듣거나, 혹 성문 곁에서 듣거나, 또 저 법사(法師)를 위하여 자리를 펴 준다면, 그 얻은 공덕은 저 법사가 저 자리에 앉아 다시 이 적정에게 말한 수기 법문을 설하는 것과 같아 그 공덕과 다름이 없다.왜냐하면 아난아, 저 사람이 자리를 편 뒤에는 열 가지 자리를 편 공덕을 얻을 것이다.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전륜성왕의 자리를 얻는 것이며, 둘째는 제석의 자리를 얻는 것이며, 셋째는 범천왕의 자리를 얻는 것이며, 넷째는 임금[世主]의 자리를 얻는 것이며, 다섯째는 세세(世世)로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법사(法師)의 자리를 얻는 것이다.여섯째는 보살지(菩薩地)를 만족하여 이미 지위를 다 얻고 나서 도량(道場) 보리수 아래의 연화사자고좌(蓮華師子高座)에 앉는 것이며, 일곱째는 일체지(一切智)를 증득하여 깨닫고서 무상보리를 얻어 불좌(佛座)에 앉는 것이며, 여덟째는 대법륜을 굴릴 때에 무량억수의 모든 천(天)이 바치는 장엄한 전법륜좌(轉法輪座)를 얻는 것이다.아홉째는 대신통을 나타내고자 할 때 모든 세간의 도(道)를 뛰어나 여래의 무상현현최대신통사자고좌(無上顯現最大神通師子高座)를 얻는 것이다.열째는 대열반에 들어간 것을 나타내고자 할 때 저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가 되어 모든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가루라ㆍ마후라가ㆍ인비인 등으로 하여금 마음에 환희심이 생겨 청정한 믿음을 얻게 하며, 최후에 모든 행(行)이 적멸하여 금강삼매에 머물러 여래좌(如來座)를 얻는 것이다.아난아, 너는 이와 같은 열 가지의 사자고좌(師子高座)의 과보(果報)를 얻을 것이다.아난아,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깨끗한 마음으로 이 적정(寂靜)에게 말한 수기법본(受記法本)의 구절과 게송의 이치를 듣는다면 법사에게 법좌(法座)를 마련하여 줄 것이니, 저 법사를 사랑하고 존경하며 존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연으로 그들은 자리를 편 과보로 열 가지 사자좌를 얻을 것이다.그러므로 아난아, 너는 마땅히 무반연보살 옆에서 합장하여야 한다. 그러면 마땅히 너는 커다란 이익과 안락함과 큰 복덕취(福德聚)를 얻을 것이며, 이 공덕으로 인하여 너는 속히 신통을 발하게 될 것이다.”이때 존자 아난이 무반연 선남자를 위하여 법좌를 펴고 나서 무반연보살에게 합장하고 청정한 마음과 존중하는 마음과 참괴(慙愧)하는 마음을 내고 곧 게송을 읊었다.
건아(健兒)께 합장합니다.
용에게 항복 받고 정에 드시니
대지중왕자(大智衆王者)이시며
반연함이 없는 광명이십니다.
지혜 얻어 정진하시어
지혜와 선정의 모임[聚]이시며
세상에 비할 데 없는
무외(無畏)께 합장합니다.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지금 공경히 합장하고
무반연에게 공양하여
얻은 모든 과보를
내 너를 위해 말하리라.
아난아, 합장하고 공경하였으니
내가 열반한 뒤에
시골 마을에서나
나의 제자 사이에서나
혹 마을에 들어갈 때나
마을에서 나올 때나
경행(經行)하거나 앉거나 눕는
모든 위의(威儀) 가운데
대불사(大佛事)를 이루게 되리라.
너에게 모든 세간의
모든 중생 종류가
혹은 식(識)이나 무식(無識)이나
모두 다 네 곁에서
공경히 몸을 굽히리라.
“남자와 여자와 천남(天男)과 천녀(天女)와 그리고 모든 외도(外道)와 파리바(波利婆) 등과 사문과 바라문(婆羅門)과 왕과 대신과 국사(國師)와 병장(兵將)과 그리고 그 밖의 관속(官屬)과 장자(長者)와 거사(居士)와 형상만이 있는 모든 부류와 여섯 가지 가축과 코끼리와 말과 달리는 짐승과 나는 새가 만일 너를 본다면, 모두 깨끗한 믿음을 얻을 것이다.그리고 모든 나무와 약초와 곡식과 모든 꽃과 열매가 모두 다 너에게 몸을 굽혀 공경할 것이다. 모든 대전(臺殿)과 집들과 중각(重閣)과 적을 물리치는 망루와 규공(竅孔)과 수레와 연여(輦轝)가 너의 복덕과 위광(威光)의 힘이 그것들을 덮으므로 모두 다 이와 같이 너에게 몸을 굽힐 것이다.아난아, 비유하면 마치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가 처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고 무애해탈(無礙解脫)을 얻었을 때 모든 곡식과 나무와 약초와 꽃과 열매와 나아가서 인(人)ㆍ비인(非人)에 이르기까지 보리도량 가득히 빙 둘러 모두 여래에게 몸을 굽혀 공경한 것과 같다.아난아, 그렇다. 그렇다. 네가 이제 무반연 선남자에게 합장하고 몸을 굽힌 인연의 힘 때문에 이후 너의 모든 위의(威儀)에 대하여 가는 곳마다 사람과 비인(非人) 등과 모든 곡식과 나무와 약초가 모두 너를 향해 몸을 굽혀 공경할 것이다.아난아,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여래께서 열반한 후나 혹은 내가 지금 현존하고 있을 때 잠깐 동안 장엄(莊嚴)하여 수기한 법본(法本)을 듣고 내지 열 손가락을 하나로 모으고 단 한 번 인연을 생각하거나 혹은 진심으로 이 이치를 생각하고, 단 한 번 신심(信心)을 낸다 하여도 저들이 오히려 이와 같이 내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복의 과보를 얻을 것이다.이와 같이 아난아, 앞으로 오는 세상에서 이 법을 듣는 중생이 적을 것이며, 또한 다시 이와 같은 법본의 이름을 듣는 이도 적을 것이다. 만약 한 번 듣거나 두 번 듣는 일도 오히려 있을 수 없거늘, 하물며 듣고 나서 진실한 신심을 얻고 공경하고 존중하며 비방하지 않고 의심을 없애며 사유하고 닦고 익혀 실상(實想)을 내는 사람이겠는가?내가 이와 같은 선남자ㆍ선여인들에게는 다시 불안(佛眼)으로써 모두 다 현전(現前)에 보게 할 것이며, 또 불지(佛智)로써 모두 다 현전에 알게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한 부처님의 처소에서만 수행하고 공양한 것이 아니며, 한 부처님의 처소에서만 모든 선근을 심은 것이 아니다.아난아, 지금 이 대중이 내 앞에 모여 있다. 모든 대중과 하늘과 사람의 남녀가 일부러 왔으니 여래ㆍ세존께서 열반에 드는 것을 보기 위해서이다.아난아, 이와 같은 대중은 앞으로 올 세상에서 미륵보살이 처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려 할 때 지위(智位)를 받고 난 후 보리도량에 앉게 되기까지 대공양을 베풀고 존중하며 공경할 것이다.이와 같이 차례로 미륵세존이 열반할 때 이르러 또다시 보면 이때에도 여래 곁에 있으면서 역시 또 이 네 명의 동자를 보고 이와 같이 법을 들을 것이다.마치 내가 전에 보고 들었듯이 무반연 선남자의 털구멍 안에서 나는 대법의 미묘한 음성을 널리 듣고, 소리를 들은 뒤에 대환희를 일으킬 것이다.그러므로 아난아, 네가 지금 이와 같은 등의 미묘한 뜻을 듣게 되었으니 너는 마땅히 자주 몸을 굽혀 합장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공경하고 믿어야 한다.왜냐하면 네가 이와 같은 깨끗한 마음으로 선업과 인연을 공경히 믿음으로써 네가 있는 곳마다 모든 중생, 모든 하늘과 세상의 인간이 공경하고 공양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며 너에게 몸을 굽힐 것이다. 나아가서 네가 열반한 후에는 모든 천과 세상 사람들이 탑을 세워 너의 사리(舍利)에 공양할 것이기 때문이다.”이때 세존께서 아니루타(阿尼婁陁)에게 말씀하셨다.
“아니루타여, 네가 상계(上界)에 있는 40억의 모든 천과 사람의 무리가 이 경전을 듣고 모두 합장하고 몸을 굽혀 머무는 것을 보았느냐?”아니루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네, 바가바시여.”부처님께서 다시 아니루타에게 말씀하셨다.
“저 천과 사람 등이 이 법을 듣고 신심(信心)으로 합장하고 몸을 굽혀 선근(善根)을 심었으므로, 미래세(未來世)의 아승기겁 동안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고 혹 천상(天上)에 있거나 혹 인간으로 있거나, 항하사만큼의 세계를 유전하면서 태어나서는 일일이 전륜성왕이 되며, 태어나는 모든 곳에서 항상 모든 부처님을 만날 것이다.그리고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선근을 성취하고 선근을 이루고 나서는 나아가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기에 이르러 동일한 명호(名號)로서 이름을 일체중류구신(一切衆類傴身)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라고 할 것이다.”이런 말씀을 하시자 이때 대중 가운데 모든 역사(力士)가 그 권속들을 각각 오백씩 거느리고 있었는데, 그 이름은 오락(娛樂)역사ㆍ두구야(頭俱耶)역사ㆍ대력(大力)역사ㆍ천위(天威)역사ㆍ승천(勝天)역사ㆍ욱간차(郁干蹉)역사ㆍ무외(無畏)역사ㆍ바수(婆藪)역사ㆍ진실(眞實)역사ㆍ우다라(優多羅)역사ㆍ바주(婆儔)역사ㆍ일체인(一切忍)역사였다.이 같은 낱낱의 역사가 각기 권속 5백 명에게 둘러싸여 집회에 모여와서 그 무리들의 선두에 있었으니 공양드리기 위해서였다. 여래 계신 곳을 향하여 모두 몸을 깊숙이 구부려 합장하고는 얼굴에 눈물을 비 오듯 흘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제 여래 세존과 무반연동자보살과 그 밖의 한량없는 대보살들과 모든 대덕(大德) 성문과 이 수다라의 미묘한 구의(句義)인 청정한 법문에 공양하기 위하여 합장하고 몸을 굽힙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 한 생각의 선근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합니다.”이때 세존께서 곧 미소를 지으셨다. 모든 부처님께서 미소를 지으실 때는 으레 곧 입에서 갖가지 미묘한 여러 가지 색의 광명이 나왔으니 말하자면 푸른색과 누런색과 붉은 색과 흰색과 금색과 파리색이었다. 이 광명을 내시자 한량없고 끝없는 세계에 두루 이르렀으니, 광명이 범궁(梵宮)에까지 비추었다가 다시 돌아와 세존을 세 바퀴 돌고 부처님 정수리로 들어갔다.이때 혜명(慧命) 아난(阿難)이 이 일을 보고 나서 곧 게송으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상의 등불이시여, 어찌하여
이와 같은 대광명을 놓으십니까?
거룩하십니다. 저와
나머지 중생들의 의심을 풀어 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역사들이 일심으로 모여 나와 무반연동자보살과 아울러 이 경에 합장하고 마음에 깨끗한 믿음을 내고 다시 무상대보리심(無上大菩提心)을 내는 것을 보았느냐?”아난이 아뢰었다.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역사들은 이제부터 아승기겁 동안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그 후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다.”이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마라자(摩羅子)가 모여
큰 환희심 내어
허리 굽혀 나에게
환희하며 말하기를
무상도(無上道)를 얻으리라 하는 것을 못 보았느냐?
대지(大智) 역사(力士)의
아들들이 나와
무반연(無攀緣)에게 공양하고
법에 존중하는 마음 내며
나와 모든 성문 등에게
이같이 합장한 뒤
아승기겁 동안
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합장한 업과
나에게 허리 굽힌 인연으로
가령 일 겁이라 말하거나
혹은 수없이 많은 억 겁 동안
이들은 도를 증득하고
모든 불토를 성취하며
최승행(最勝行)을 행하게 될 것이니
그 수는 측량할 수 없으므로
수억 겁 동안
헤아린다 하여도 알 수 없다네.
아난아, 이제 오래지 않아
오늘 밤
내가 너희와 이별하리니
이것이 서로 마지막 보는 것이리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북쪽에서 커다란 금빛 광명이 찬란히 비쳐오는 모습을 보았느냐? 그 위광(威光)의 그림자가 모든 것을 덮어 그 곳의 모든 수목ㆍ곡식ㆍ약초ㆍ꽃ㆍ열매ㆍ산ㆍ절벽ㆍ언덕ㆍ대(臺)ㆍ전(殿)ㆍ누각ㆍ연여(輦轝)ㆍ거승(車乘)ㆍ사람ㆍ비인(非人) 등이 허공 위에서 모두 한 가지 색을 이루니 이른바 금색이다.”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네, 바가바시여.”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다시 일곱 대의 염부단금으로 만든 수레[輦轝]가 북쪽으로부터 오고 있는 것을 보았느냐? 가운데 수레에 위광이 가장 훌륭하고 공덕이 높고 큰 동자가 결가부좌하고 있다.”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네. 바가바시여. 제가 지금 이미 보았습니다.”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북쪽으로 이 국토에서 64백천억 구지(俱致)를 지나 불국토가 있으니, 이름을 구소마발지(俱蘇摩拔坻)수나라 말로 많은 꽃이라는 뜻이다라고 한다.그 국토의 세존은 보리분전(菩提分轉)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라고 부른다. 그 불국토 중에 이름을 화부신통덕(華敷神通德)이라고 하는 동자 보살마하살이 있었는데, 그가 죽은 뒤에 이 국토에 태어난 것이다.아난아, 저 세계에는 모든 법의 소리[法聲]가 났으니, 이름을 보리분음(菩提分音)이라고 하였다. 그곳에 있는 중생 중에 이 소리를 듣는 자가 모든 선근을 이루었다.아난아, 저 보리분전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한 이래로 64천 겁 동안 현재까지 설법하고 있다. 아난아, 저 여래에게는 성문의 무리가 없고 오직 보살의 무리만이 있다.아난아, 비유하면 마치 관정(灌頂)전륜성왕에게 많은 아들이 있어 저 여러 아들들이 대신도 되고 국사(國師)도 되고 작은 나라의 왕도 되는 것과 같다.이와 같이 이러한 저 불ㆍ여래의 모든 보살들도 아들이라고 이름하고 대신이라고도 한다. 저 부처님도 역시 그러하니 가장 수승한 두 보살이 있어 모든 보살 가운데 유독 시자(侍者)를 삼으시고 다시 보살로서 승보(僧寶)를 삼으신다.아난아, 이와 같이 차례로 저 불국토를 설명하였으니 모든 보살이 저 나라에 가득하다.아난아, 저 불세계는 필요한 대로 물자가 생기며 모두 다 풍족하여 모자람이 없으며 무외(無畏)를 구족하고 안온하고 쾌락하다. 미묘하고 우러러볼 만한 백성들이 충만하니, 보살의 공덕으로 모두 만족하였다.모든 신통에 머물러 가장 수승하며 삼매력으로 마치 친구처럼 주선(周旋)하고 왕래하였다. 지혜의 모임[聚]이 가장 수승하여 지장(智藏)을 만족하였다.항상 보리심을 닦고 익히며, 항상 일체지법(一切智法)을 강론하고 모든 보살의 모든 깊은 법에 있어서 한량없고 끝없는 것을 모두 다 증득하였다.아난아, 이와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이 저 세계에 가득 차 있다. 저 불국토 가운데에서 이 화부신통덕보살마하살인 선남자가 이 국토의 염부제의 비사리성(毗舍離城)에 와서 태어난 것이다.저 선남자가 지금 신통을 나타내며 이곳에 온 것은 여래의 발에 정례(頂禮)하고자 해서이며, 또 여래ㆍ세존께서 대열반에 드시는 것을 보고자 해서이다.아난아, 이 커다란 광명이 나타난 것은 저 여래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의 위신력이다. 아난아, 말하자면 염부단금으로 만든 이 일곱 대의 수레[輦轝]는 저 여래가 7보리분(菩提分) 조도법(助道法)을 화현(化現)한 것이다.아난아, 이 염부제의 한량없는 천(千) 구지의 모든 중생과 모든 천(天)과 사람 등이 이 동자와 함께 예전부터 같이 선근을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