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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1 불교(개원석교록 5권 9편 / 開元釋敎錄)

by Kay/케이 2021.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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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59

 

지승 지음

 

구나발마는 왕실의 맏아들이며, 또 재주가 밝고 덕이 높으니 환속시켜서 국왕의 자리를 계승하도록 청하자.”

그리하여 수백의 군신(群臣)들이 두세 차례나 간곡하게 청하였으나, 구나발마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법사의 자리를 사양하고 무리들을 피하여 산간에 들어가서 계곡물을 마시며 산과 들에 홀로 노닐면서 인간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후에 사자국(師子國)에 이르러 풍속을 살피면서 교화를 넓혔다. 진리를 아는 무리들은 모두 이미 초과(初果)를 얻었다고 말하였다. 몸가짐과 차림새가 사물을 감화시켜 이를 본 이들은 마음을 일으켜 불법에 귀의하게 되었다.

후에 사바국(闍婆國)에 이르렀다. 처음 도착하기 하루 전에 사바왕의 어머니가 꿈을 꾸었는데, 한 도사(道士)가 하늘을 나는 배를 타고 나라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다음날 아침에 과연 구나발마가 도착하였으므로, 왕의 어머니가 정성스런 예로써 공경하고, 이어 5()를 받았다. 왕의 어머니가 왕에게 권하면서 일러 말하였다.

전생에 맺은 인연으로 어미와 아들의 관계가 되었다. 나는 이미 계를 받았는데, 네가 믿지 않는다면 후생의 인연에는 오늘과 같은 과보가 영원히 단절될까 두렵구나.”

왕은 어머니의 간곡한 당부로 곧바로 명을 받들어 계를 받았다. 왕은 어머니에게 감화 받음[染習]이 이미 오래되었는지라, 오로지 힘써 정진하여 점차로 독실하게 믿게 되었다.

얼마 지나서 이웃 나라의 군대가 국경을 침범하였는데, 왕이 구나발마에게 말하였다.

외적이 힘을 믿고 침범하여 업신여기려 하는데, 만일 상대하여 싸우게 된다면 반드시 다치고 죽는 자가 많을 것이고, 만일 이를 막지 않는다면 장차 멸망하기에 이를 것입니다. 지금 오로지 높으신 스님의 명을 따르고자 하는데 무슨 계책이 있으십니까?”

구나발마가 말하였다.

포악한 적이 공격을 하면 의당 방어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마땅히 자비심을 일으켜서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왕이 스스로 병사를 거느리고 겨루려 하는데, 군기(軍旗)를 세우고 북을 울리면서 싸움을 시작하자마자 문득 적들이 물러나 흩어졌다. 왕은 빗나간 화살을 맞아 다리를 다쳤다. 구나발마가 그를 위하여 주문을 외운 물로 상처를 씻어 주자 이틀이 지나 평상시처럼 회복되었다. 왕은 공경하는 마음과 믿음이 차츰 더 깊어갔다. 이에 출가하여 도를 닦고자 하여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법문(法門)에 몸을 의탁하려 한다. 경들은 다시 총명한 임금을 뽑도록 하라.”

여러 신하들은 모두 절을 하고 엎드려 청하였다.

왕께서 만일 나라를 버리신다면 백성들은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또한 적국이 흉악하고 강성해서 험한 형세로 서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만일 왕께서 보호해 주시는 은혜를 베풀지 않는다면 백성들은 어느 곳에 처하겠습니까? 대왕께서는 어찌하여 하늘같은 자비로 가엾게 여기지 않으십니까?”

왕은 차마 그들의 간청을 물리치지 못하고 여러 신하들에게 세 가지의 원()을 청하였다.

만일 허락한다면 마땅히 머물러서 나라를 다스리겠다. 첫 번째의 원은 무릇 이 나라 경계 안에서는 모두 함께 화상(和上)을 받들도록 하는 것이요, 두 번째의 원은 다스리는 경내에서는 일체 살생을 금하는 것이며, 세 번째의 원은 소유하고 있는 재물은 가난하고 병든 이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여러 신하들은 기뻐하며 한결같이 공손히 받들었다. 이로부터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따르며 계를 받았다. 왕은 후에 구나발마를 위하여 정사(精舍)를 건립하였는데, 몸소 자재를 끌고 가다 발가락을 다쳤다. 구나발마가 또다시 주문으로 치료하니 얼마 안 되어 회복되었다. ()로 교화하는 소문이 원근으로 전파되어 이웃 나라에서 풍문을 듣고 모두 사신을 보내어 요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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