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5권 5편
지승 지음
생경(生經) 5권두 번째 번역되어 나왔다. 축법호가 번역하여 낸 경과 동본이다. 장방은 “『별록(別錄)』에 보인다”라고 하였다.
선덕우바새경(善德優婆塞經) 1권『장방록』에 보인다.
아나함경(阿那含經) 2권『장방록』에 보인다.
이상은 10부 31권이다.『사천왕경』 이상의 4부 12권은 현재 경본이 있으며, 『보요경』 이하의 6부 19권은 궐본이다.
사문 석지엄은 서양주(西涼州) 사람이다. 스무 살 때에 출가하였는데, 곧 부지런히 정진함으로써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사람들이 버린 낡은 누더기 조각으로 만든 법의[納衣]를 입고 좌선(坐禪)하며 오래도록 풀이나 나무의 열매[蔬食]를 먹고 살았다. 매양 이름난 스승을 널리 찾아 섬기고 경전의 가르침을 널리 구하고자 하였다.
마침내 서역의 여러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계빈국(罽賓國)에 도달하여 마천다라정사(摩天陁羅精舍)로 들어갔다. 불타선(佛駄先) 비구로부터 선법(禪法)을 묻고 받았으며, 점차로 깊이 들어가 3년이 지나자, 그 공부는 10년을 한 것보다 더 뛰어났다. 불타선은 그가 선정에 조예가 있음을 알고는 특별히 그의 재능을 남다르게 여겼다. 여러 승려와 속인들은 그 소문을 듣고는 감탄하여 말하였다.
“중국 땅에도 도를 구하는 사문이 있었구나.”
그제야 중국인들을 경시하지 않고, 먼 곳에서 온 사람들도 공경히 대접하였다.
당시 불타발타라(佛陁跋陁羅)라는 비구가 있었는데, 역시 그 나라의 선(禪)의 종장(宗匠)이었다. 지엄은 곧 그에게 법을 중국에 전하고자 동쪽으로 가자고 요청하였다. 불타발타라는 그의 간절한 뜻을 가상히 여겨 마침내 함께 동쪽으로 떠났다. 이리하여 사막을 건너고 위험을 넘어 1년여 만에 관내(關內)에 도착하였다. 항상 불타발타라를 따라 함께 장안(長安)에 머물렀는데, 얼마 후 불타발타라가 뜻밖에 중국 승려들에게 축출을 당하였다. 지엄도 서쪽에서 온 도반들과는 함께 관내를 나와 이리저리 흩어졌다. 산동(山東)의 정사(精舍)에서 쉬면서 좌선하고 경을 외우면서 힘써 정진하고 수학하였다.
진(晋)나라 의희(義凞) 13년(417)에 송(宋)의 무제(武帝)가 서쪽 요홍(姚泓)을 정벌하여 승리하고, 개선하는 도중에 산동을 통과하였다. 당시 시흥공(始興公) 왕회(王恢)가 무제의 어가(御駕)를 호송하고 산천을 유람하다가 지엄이 있던 정사에 왔는데, 뜻을 함께한[同志] 세 승려가 각기 승상(繩床)에 앉아 고요히 선정에 든 것을 보았다. 왕회가 이에 손으로 두드리자, 세 사람은 눈을 떴지만, 잠시 후 도로 눈 감고 말하려 들지 않았다.
왕회는 마음으로 그들의 기이함을 존경하고 여러 노인들을 찾아가 물어 보자, 모두 말하였다.
“이 분들은 숨어 살면서 여러 해 동안 일찍이 밖으로 나온 일이 없었습니다.”
왕회는 송 무제에게 이 일을 아뢰었고, 무제는 그들을 맞이하여 도읍으로 돌아가기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기꺼이 가려는 사람이 없었다. 여러 번 간청한 뒤에야, 지엄이 두 사람의 천거를 받아 따라가게 되었다.
왕회는 도를 생각함이 평소 독실하고 예로써 섬기기를 잘하였다. 지엄이 도읍으로 올라오자, 즉시 시흥사(始興寺)에 머무르게 하였다. 지엄은 성품이 고요하고 조용[虛靜]3)하였으므로, 마음은 세속의 번잡함을 피하려 하였다. 왕회는 이에 동쪽 성문 밖에 다시 정사를 건립하였으니, 곧 지원사(枳園寺)였다.
지엄은 전에 서역에서 얻어 온 범본의 여러 경전들을 아직도 번역하지 못하였는데, 원가 4년 정묘(丁卯, 427)에 이르러서야 사문 보운(寶雲)과 함께 『무진의보살경』 등 10부를 번역해 냈다.
지엄은 사찰에 있으면서 별청(別請)4)을 받지 않고 항상 탁발하여 생활을 하였으니, 도화(道化)가 이승과 저승에까지 끼쳐서 모두가 감복하였다.
지엄은 청렴하고 소박하여 욕심이 적었으므로 보시를 받으면 그것을 그대로 남에게 베풀어 주었다. 젊어서부터 사방을 행각하면서 어느 한 곳에 머물러 살지 않았다. 그는 타고난 성품이 허심탄회하고 겸손하여 스스로 밝혀 말하지 않았다. 그러기 때문에 비록 아름다운 행실이 많았지만, 세상에 모두 전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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