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5권 3편
지승 지음
선비요경(禪秘要經) 5권혹은 경(經)자가 없기도 하다. 일명 『선법요(禪法要)』라고 한다. 원가(元嘉) 18년(441)에 기원사(祇洹寺)에서 번역하여 나왔다. 혹은 3권으로 되어 있다. 『승우록』에 보인다. 세 번째 번역되어 나왔다. 지금은 『선비요경』 5권이 있으나, 문장이 극히 뒤섞이고 엇갈려 유행하지 못하고 있다. 『산번록(刪繁錄)』에 기술한 것과 같다.
이상은 12부 17권이다.『오문선경요용법』 이상의 7부 7권은 현재 그 경본이 있고, 『무량수경』 이하의 5부 10권은 궐본이다.
사문 담마밀다는 중국말로는 법수(法秀)라고 한다. 계빈(罽賓) 사람이다. 나이 예닐곱 때부터 신명(神明)이 맑고 올곧았으며, 불사(佛事)나 법회[法事]를 볼 때마다 저절로 뛸 듯이 기뻐하였다. 그의 부모는 사랑하고 기이하게 여겨서, 마침내 그를 출가시켰다. 계빈국에는 성인과 통달한 이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므로, 담마밀다는 자주 훌륭한 스승을 만나서 여러 경들을 널리 관통하였다. 특히 선법(禪法)은 깊은 경지에 도달하였는데, 그가 얻은 비밀스런 요체(秘要)는 지극히 은밀하고 심오하였다.
사람됨이 침착하고 깊이가 있어 지혜가 있고, 의식에 대한 규칙[儀軌]에는 상세히 정돈되어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두 눈썹이 붙어 있었으므로, 세상 사람들은 그를 연미선사(連眉禪師)라고 불렀다. 어려서부터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였으며, 교화를 널리 펼치겠다고 맹세하였다. 여러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구자국(龜慈國)에 이르렀다. 구자국에 도착하기 하루 전에 구자국 왕의 꿈에 신(神)이 말하였다.
“큰 복덕이 있는 사람이 내일 나라로 들어올 것이니, 그대는 마땅히 공양하여야 한다.”
다음날 아침, 곧바로 외사(外司)에 칙령을 내려 ‘만일 이방인(異邦人)이 국경으로 들어오면 반드시 달려와 아뢰라’고 하였다. 얼마 있다가 과연 담마밀다가 이르렀다는 것을 듣고, 왕은 몸소 교외로 나가 그를 맞이하여 궁으로 들어오기를 청하였다. 그리고 왕은 드디어 그에게 계(戒)를 받고 사사(四事)의 공양을 다하였다. 담마밀다는 편안하게 옮겨 다닐 수 있었고, 이양(利養)에도 구애받지 않았다. 몇 년을 머물고는 떠날 마음을 가졌다. 그러자 다시 신(神)이 왕의 꿈에 내려와 말하였다.
“복덕 있는 사람이 왕을 버리고 떠나리라.”
왕은 소스라치게 놀라 깨어났다. 이윽고 왕과 신하들이 극구 말렸으나, 그를 머무르게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유사(流沙)를 지나 돈황(燉煌)에 이르러서, 넓은 들판에다 정사(精舍)를 건립하였다. 나무 천 그루를 심고, 정원 백 이랑[畝]2)을 조성하였다. 승방ㆍ누각ㆍ못과 숲이 지극히 엄숙하고 청정하였다. 얼마 지나서 다시 양주(涼州)로 가서 공부(公府)의 옛 절에 다시 당우(堂宇)를 경영하였는데, 배우러 온 문도들이 많아서 선업(禪業)이 매우 왕성하였다.
항상 강좌(江左)의 여러 백성들에게 법을 전하려는 뜻을 두었으므로, 원가(元嘉) 원년(424)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촉(蜀)에 이르렀다. 이윽고 협주(峽州)를 나와 형주(荊州)에 머물면서, 장사사(長沙寺)에다 선관(禪舘 : 선을 공부하는 집)을 지었다. 지극히 간절하고 정성스럽게 사리(舍利) 얻기를 기도하였는데, 10여 일을 지나 마침내 한 매(枚)를 감응하여 얻었다. 그릇에 부딪쳐 소리가 나는데, 빛을 내뿜어 온 방 안에 가득하였다. 도속(道俗)의 문도들은 그들의 마음으로 결심한 것보다 백배나 더 더욱 열심히 용맹정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 후 강을 따라 동쪽으로 내려가 건업(建業)에 이르러, 처음에는 중흥사(中興寺)에 머물렀다가 나중에는 기원(祇洹)에서 휴식을 취하였다. 담마밀다의 도(道)에 대한 소문은 본래부터 드러났는데, 그가 서울에 이르자 사람들이 예배하고 문안을 드렸다.
송(宋)의 문원황후(文袁皇后)로부터 황태자ㆍ공주에 이르기까지 계궁(桂宮)에서 재(齋)를 베풀지 않음이 없었다. 그들은 황후의 내전[椒掖]에서 계(戒)를 청하였으며, 문후(問侯)에 참여한 사신들이 열흘 동안이나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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