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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20 불교(개원석교록 5권 18편 / 開元釋敎錄)

by Kay/케이 2021.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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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518

 

지승 지음

 

당시 왕현모(王玄謨)가 양산의 군사를 지휘하고 있었다. 효무제(孝武帝)는 군대에 칙명을 내려 구나발타라를 찾게 되면 좋은 음식으로 대접하고 역신(驛信)으로 조정[]에 올려 보내도록 하였다. 얼마 후 그를 찾아 배를 태워 서울로 보내자, 효무제는 곧바로 접견하고 돌아보며 자세하게 물었다.

만나기를 고대한 지 오래되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만나게 되었구료.”

구나발타라가 말하였다.

이미 잘못을 저질렀으니, 아무리 눈물 흘려도 분수로 헤아려 보면 죽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지금 접견을 하게 되어 거듭 살아난 은혜를 입게 되었습니다.”

칙명으로 물었다.

누구누구와 더불어 역모를 하였소?”

대답하였다.

출가한 사람은 군사(軍事)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장창(張暢)과 송영수(宋靈秀) 등이 모두 빈도에게 핍박을 가하였습니다. 확실한 것은 단지 제가 전생에 지은 인연[宿緣]을 예기치 못하여 이로 인해 이런 일을 당하게 되었을 뿐입니다.”

효무제가 말하였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그리고는 이날 칙명으로 후당(後堂)에 거주하게 하고, 옷과 물건을 제공하여 베풀고 하인과 수레를 지급하여 주었다.

처음 구나발타라가 형주(荊州)에 있은 지가 10년이 되었는데, 매번 초왕(譙王)에게 보낸 편지와 상소를 기록해 두지 않은 것이 없었다. 군사가 패하고 서찰들을 검사하여 보니 군사에 대한 일은 한마디의 언급도 없었다. 효무제는 그의 순수하고 근실함을 알고는 더욱더 예로써 대우하였다. 후에 한가하게 말을 나누다가 장난삼아 물었다.

승상(丞相)이 생각나지 않았습니까?”

대답하였다.

공양을 받은 지가 10년인데, 어찌 그 은덕을 잊겠습니까? 이제는 폐하를 섬기게 되었으니, 바라건대 승상을 위하여 3년간 향을 피우고자 원합니다.”

효무제는 섭섭한 마음이 들어 안색을 찌푸렸으나, 의리상 허락하였다. 중흥사(中興寺)가 완성되자, 그곳에 옮겨 거주하게 하고 그를 위하여 세 칸의 방을 마련하여 주었다.

후에 동부(東府)에서 연회를 열고 왕공(王公)들이 모두 모였는데, 칙명으로 구나발타라를 불러서 만나보았다. 당시에는 아직 깨끗하게 삭발[淨髮]을 하지 않아 머리가 희끗희끗하였다. 효무제가 멀리서 바라보고는 상서(尙書) 사장(謝莊)에게 돌아보며 말하였다.

마하연(摩訶衍)은 총명하고 기미를 아는 이인데, 늙음이 오는 것은 어찌할 수 없구나. 짐이 시험삼아 그 일을 물어 보면 그는 반드시 사람의 의중을 꿰뚫어 볼 것이다.”

구나발타라가 계단을 올라오자, 그를 맞이하면서 말하였다.

마하연은 멀리서 온 뜻을 저버리지 않았는데, 다만 한 가지의 일만이 남아 있습니다.”

곧바로 그 소리에 응하여 말하였다.

빈도가 멀리 제경(帝京)에 와서 30년이나 되었습니다. 천자의 은혜로운 대우에 부끄러움이 끝이 없습니다. 다만 70살이 되어 늙고 병들었으니, 오직 죽음 한 가지가 남아 있을 뿐입니다.”

효무제는 그의 임기응변을 가상히 여겨 어좌(御座) 가까이 앉도록 하여 온 조정이 눈여겨보도록 하였다.

후에 말릉(秣陵) 경계에 있는 봉황루(鳳凰樓) 서쪽에 절을 세웠는데, 매일 한밤중이 되면 문득 문을 두드리며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살펴보면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여러 사람들이 번번이 악몽을 꾸며 시달리곤 하였다. 구나발타라는 향을 피우고 주문을 외우며 기원하였다.

너의 묵은 인연이 이곳에 있다. 내가 지금 절을 세워 항시 너희들을 위하여 도를 행하고 예참을 하겠다. 만일 머무르려 한다면 절을 호위하는 선한 귀신이 되고, 만일 머무르지 않겠다면 각자 편리한 바를 따르도록 하라.”

이윽고 도인과 속인 10여 인이 같은 날 저녁 꿈에 천여 인의 귀신들이 모두 짐을 꾸려 옮겨가는 것을 보았다. 그로부터 절 안의 대중들은 편안하게 되었다.

대명(大明) 7(463) 천하에 가뭄이 들어 산천에 기도를 올렸는데, 여러 달이 되어도 효험이 없었다. 효무제는 그를 청하여 비를 빌도록 하며 말하였다.

반드시 감응이 있게 하여 주십시오. 만일 그래도 효험이 없다면 다시는 서로 보지 않을 것입니다.”

구나발타라가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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