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7권 23편
지승 지음
달마급다는 여기에서 모든 대승ㆍ소승의 나라와 승사(僧寺 : 승려와 절)를 순례하면서 보고 듣고 얻은 것이 많아졌다. 북쪽 길을 왕래하는 많은 상인들도 그 곳에 이르러 멀리 동쪽 지역에 대지나국(大支那國)이 있다는 것을 전해 주었다.예전에 중국을 진단(眞丹) 또는 진단(振旦)이라 한 것은 모두 바른 음이 아니다. 이것은 중국이라고 하는 뜻으로 번역할 수도 없는 말이다. 오직 이런 말은 신주(神州)라는 총체적인 이름으로 알고 있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상인들이 전하는 말을 반신반의하여 중국으로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다만 그의 뜻이 여러 곳을 다니려는 데에 있어 마음이 한 곳에 얽매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마침내 가비시국(迦臂施國)으로 가서 여섯 사람이 동반자가 되어 이 나라 왕사(王寺)에서 발길을 멈추고 머무르게 되었다. 달마급다는 네 사람의 동반자를 거느리고 그 나라 성(城) 안에서 2년 동안 머물면서 여러 사찰을 두루 돌아보며 배운 것을 모두 관(觀)하였다. 하지만 먼 곳을 돌아다니겠다는 마음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 나라는 북쪽의 길과 만나는 설산(雪山)의 북쪽 음지(陰地)에 위치하고 있어 상인의 무리들이 모두 그 국경에 모여들었다. 그는 상인들이 묵고 있던 여관에서 또 다시 지나(支那)는 큰 나라이며 삼보(三寶)가 흥성한 나라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동료들과 한 마음으로 뜻을 모아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이는 비단 그 곳의 풍물을 보려는 것일 뿐만 아니라, 불경을 홍보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데에 있었기 때문에 바로 설산의 서쪽 기슭에 있는 박거라국(薄佉羅國)ㆍ사다차나국(沙多叉拏國)ㆍ달마실수다국(達摩訶鬚多國) 등을 넘었다.
이들 여러 나라에서는 오래 머물지 않고서도 그 곳의 풍토와 모든 사찰의 의식을 알 수 있었다. 그리하여 다시 갈라반다국(渴羅槃陁國)에 이르러 1년 동안 머물면서 모두를 다 깨우쳐 인도하지는 못하고, 또 다시 사륵국(沙勒國)에 이르게 되었다. 그 곳에서 동반자 한 사람은 본국으로 돌아갔고, 나머지 세 사람은 왕사(王寺)에 머물렀다. 그 절은 사륵왕(沙勒王)이 지은 절이었다. 이곳에서 2년 동안 있으면서 그 곳 스님들을 위하여 『염파론(念破論)』을 강설하였고, 거기에 있는 2천 게송의 뜻을 3인(三印)15)으로 밝히면서 외도(外道)들을 많이 설파(說破)하였다. 또 『여실론(如實論)』을 강의하였는데, 역시 2천 게송의 문리(文理)를 요약하여 곧 세간에서 논의(論義)되는 법이 되게 하였다.
그는 또 구자국(龜玆國)에 이르러 역시 이곳에서도 2년 동안 왕사(王寺)에 머무르면서 그곳의 승려들을 위하여 앞의 논(論)들을 강의하고 해석하였다. 그 왕도 대승을 무척 좋아하였으므로 깨우쳐 준 것이 많았다. 왕은 그를 그곳에서 머물러 있게 하려는 마음으로 아침ㆍ저녁으로 찾아와서 서로 만났다. 그러나 달마급다의 마음은 중국[東夏]으로 가는 데 있었기 때문에 오래 머물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가만히 승려 한 명만 데리고 샛길로 오기국(烏耆國)으로 갔다. 거기서도 아란나사(阿蘭拏寺)에 있으면서 앞의 논들을 모두 강의하면서, 또 2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점차 고창(高昌) 땅에 이르게 되었는데, 나그네로서 여러 사찰을 돌아다녔다. 그 나라의 승려들에게 중국말을 많이 배웠다. 비록 그곳에서도 2년간 머물렀으나 불법을 베풀면서 저술한 것은 없었다.
그러다가 다시 이오(伊吾)에 이르러 1년 동안 머물다가 난리를 만나 서남쪽으로 피신하였다. 가는 길은 순전히 사막과 자갈길이었으며 풀은 드물고 물은 귀했으므로 동료들이 서로 살펴보았으나 몸을 의탁할 데가 없었다. 이에 가지고 온 경론(經論)을 길옆에 놓아두고 산을 넘어 물을 찾으며 목숨을 부지하여 구제되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물은 구하지 못하고 고단함과 피폐함만 더욱 가중되어 오로지 관세음보살의 주문만을 외웠더니 갑자기 밤에 비가 내려 몸과 마음이 뿌듯하고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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