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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158 불교(개원석교록 3권 13편 / 開元釋敎錄)

by Kay/케이 2021.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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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313

 

지승 지음

 

불유천축기(佛遊天竺記) 1승우록에 보인다.

이상은 726권이다.앞의 512권은 현재에 보인다. 뒤의 214권은 궐본이다.

 

사문 석법현은 본래의 성()이 공()씨이며, 평양(平陽) 무양(武陽) 사람이다. 법현은 세 형이 있었으나, 모두 어린 나이에 차례로 죽었다. 그 아버지는 재앙이 법현에게도 미칠까 두려워하여 법현이 넷 살 되던 해에 바로 출가시켰다.

그리고 몇 년 동안 집에서 머물렀는데, 병이 위독해져서 곧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사찰로 돌려보냈더니, 이틀 만에 병이 나았지만,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그를 만나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었으므로, 절문 밖에 작은 집을 짓고 서로 왕래하는 것으로 만족해했다. 열 살 때에 부친상을 당하자, 숙부는 그의 어머니가 늙은 데다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이 홀로 지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여 억지로 환속(還俗)시키려고 하였다. 그러자 법현이 말하였다.

본래 아버지가 계셨기 때문에 출가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티끌같은 세상을 멀리 여의고자 도에 들어왔을 뿐입니다.”

숙부는 그의 말이 옳다고 여기고서 곧 그만두었다.

얼마 후 어머니도 세상을 떠나자, 지극한 정성으로 모시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났지만, 장사(葬事)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절로 돌아왔다.

일찍이 동학(同學) 수십 인과 함께 논에서 벼를 베고 있었는데, 그때 굶주린 도둑들이 그 곡식을 탈취하려고 하였다. 여러 사미(沙彌)들은 모두 달아나 버렸지만, 법현만은 홀로 남아 도둑들에게 말하였다.

만일 곡식을 원한다면 뜻대로 가져가도 좋다. 그러나 그대들은 과거에도 보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가 고프고 가난하게 지내는데, 지금 다시 남의 것을 빼앗으면, 아마도 내세(來世)에는 가난이 더욱 심해질까 염려되오. 빈도(貧道)67)는 미리 그대들을 위하여 걱정하여 말할 따름이다.”

말을 마치고 바로 돌아와 버렸더니, 도둑들은 곡식을 그대로 두고 갔고, 수백 인의 여러 스님들은 탄복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구족계[大戒]를 받고는 지조와 행실이 밝고 민첩하였으며, 의궤(儀軌)68)가 바르고 엄숙하였다. 늘 경율이 어긋나고 빠진 것을 개탄하고는 맹세코 찾아 구하겠다는 뜻을 품었다.

안제(安帝) 융안(隆安) 3(399)에 동학(同學)인 혜경(慧景)ㆍ도정(道整)ㆍ혜응(慧應)ㆍ혜외(慧嵬) 등과 함께 장안(長安)을 출발하여 서쪽으로 사하(沙河)를 건넜는데, 하늘에는 날아다니는 새도 없고, 땅에는 돌아다니는 짐승도 없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득히 넓고 끝없이 멀어서 가야 될 곳을 헤아릴 수 없었다. 오직 해와 달을 보면서 동서를 분간하고, 죽은 사람의 해골로 길의 표지를 삼을 뿐이었다. 여러 번 뜨거운 바람[熱風]이 불고 악귀(惡鬼 : 악한 귀신)를 만나서, 꼭 죽을 지경이었다. 법현은 모든 걸 인연에 맡기고 목숨을 내던져 곧바로 위험하고 어려운 곳을 지났다.

얼마 후에 총령(葱嶺)에 이르렀는데, 총령에는 겨울이나 여름이나 눈이 쌓여 있고, 악룡(惡龍)이 혹독한 비바람을 토하여 모래와 자갈이 날렸다. 산길은 험하고 위태하였으며, 깎아지른 절벽은 천 길이나 되었다. 옛 사람들이 돌을 뚫어 길을 내고, 그 곁에 사다리를 걸쳐 놓은 것들을 7백여 군데나 건넜다. 또 조교(弔橋)69)를 건너고 강물을 건너기 수십여 차례씩이나 하였으니, 모두가 한()나라 때 장건(張騫)이나 감부(甘父)도 이르지 못한 곳이었다.

다음에는 소설산(小雪山)을 넘었는데,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자, 혜경은 입을 다물고 벌벌 떨며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서, 법현에게 말하였다.

저는 죽을 것 같습니다. 당신만은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함께 죽어서는 안 됩니다.”

말을 다하고는 숨을 거두었다. 법현은 그를 어루만지며 울면서 말하였다.

원래의 계획을 이루지 못한 것은 천명(天命)이니, 그것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리하여 다시 혼자 힘으로 나아가, 마침내 험준한 산을 넘어 무릇 30여 국을 두루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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