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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154 불교(개원석교록 3권 9편 / 開元釋敎錄)

by Kay/케이 2021.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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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39

 

지승 지음

 

선장은 곧 멈추었다. 그런데 이미 앞서 출발한 배들은 모두 일시에 전복되어 버렸다. 그 후 어느 날 한밤중에 갑자기 선박들을 모두 출발시키라고 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기꺼이 따르려는 자가 없었다. 때문에 각현이 스스로 일어나서 밧줄을 풀어 배 한 척만 출발하게 되었다. 얼마 후에 해적들이 쳐들어 와서 남아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약탈을 당하였다.

얼마 후에 청주(靑州)의 동래군(東萊郡)에 이르렀다. 구마라집(鳩摩羅什)이 장안(長安)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 즉시 찾아가 그를 따랐다. 구마라집은 크게 기뻐하면서 함께 법상(法相)을 논하여, 심오하고 미묘한 이치를 들어내어 깨달아 얻은 것이 많았다. 그로 인하여 구마라집에게 물었다.

당신의 해석은 보통 사람의 뜻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닌데, 높은 명성을 얻은 것은 무엇 때문이오?”

구마라집이 답하였다.

저의 나이가 많기 때문이지, 어찌 반드시 강의가 훌륭하다고 칭찬함이겠습니까?”

구마라집은 매양 의심스러운 뜻이 있으면 반드시 각현에게 물어서 결정하곤 하였다.

당시 후진(後秦)의 임금 요흥(姚興)은 오로지 경법(經法)에 뜻을 두어서, 3천여 승려에게 공양하였다. 그리하여 모든 승려들이 궁궐에 왕래하면서 성대하게 인사(人事)를 하였으나, 오직 각현만은 선정을 닦으면서 대중과는 함께하지 않았다.

그는 흣날 제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어제 고향에서 배 다섯 척이 함께 출발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제자는 그 말을 외부 사람들에게 전하여 알렸다. 관중(關中)의 기존 승려들은 모두 각현이 미미한 일을 나타내어 대중을 현혹시킨다고 생각하였다. 또 각현이 장안에 있으면서 선의 가르침[禪業]을 크게 홍포하자, 사방에서 선정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소문을 듣고 이르렀다. 다만 배움의 감화됨에 깊고 얕음이 있었고, 법을 얻음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었는데, 그 중 경박하고 위선된 무리로 인하여 교활하게 속이는 일도 있었다. 어느 한 제자가 약간의 관행(觀行)64)을 닦고서 스스로 말하였다.

나는 아나함(阿那含)65)의 과()를 얻었다.”

각현이 아직 가까이하여 조사하고 묻기도 전에 마침내 이 근거 없는 소문이 퍼져서, 대단한 원망과 비방을 받고 장차 예측할 수 없는 화가 있을 것 같았다. 이리하여 각현의 제자들 중에 어떤 이는 이름을 감추고 잠적해 버렸으며, 어떤 이는 야밤에 담을 넘어 달아났으므로 반나절 사이에 대중들이 거의 다 흩어져 버렸다. 그런데도 각현은 평안을 유지하면서 개의하지 않았다.

당시 기존의 승려 승략(僧䂮)과 도항(道恒) 등이 각현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도 오히려 당신이 얻은 법을 설하시지 않았는데, 당신이 전에 다섯 척의 배가 온다고 예언한 것은 허황되고 사실이 아닙니다. 또 문도들이 속이고 미혹하게 해서 혼란을 일으킨 것은 이미 계율에 위배되므로 도리로 보아 함께 머무를 수 없소. 응당 여기에 오래 머물지 말고 속히 떠나시오.”

각현이 말하였다.

나의 몸은 물 위에 뜬 부평초와 같아 떠나고 머무는 것이 매우 쉽소. 다만 품고 있는 뜻을 다 펴지 못한 것이 유감이며 그것을 억울하게 여길 뿐이오.”

이에 제자 혜관(慧觀) 40여 인과 함께 떠났는데, 그의 정신과 뜻은 차분하고 침착하였으며, 처음과 같이 얼굴빛이 다르지 않았다.

진실을 아는 대중들은 모두 다 탄식하고 애석하게 여겼으며, ()ㆍ속()의 전송하는 사람들이 수 천여 명이었다. 요흥(姚興)도 각현이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탄하면서 도항(道恒)에게 말하였다.

불현(佛賢 : 覺賢)사문은 도()를 마음에 품고 이곳으로 와서 머물러 부처님께서 남기신 교법을 선양하고자 하였으나, 입을 다물고 아직 말은 하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몹시 개탄스럽습니다. 어찌 말 한 마디 허물로 수많은 사람들을 인도할 수 없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리하여 요흥은 칙명을 내려 각현의 뒤를 급히 뒤따라가게 하였으나, 각현은 사신에게 대답하였다.

진실로 은혜로운 임금의 뜻은 알겠지만, 칙명은 받들 수 없습니다.”

이리하여 문도들을 이끌고 밤에도 길을 걸어 남쪽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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