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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09 불교(개원석교록 8권 26편 / 開元釋敎錄)

by Kay/케이 2021.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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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826

 

지승 지음

 

법사의 키는 7척이었고, 피부 빛은 적백색(赤白色)이었으며, 미목(眉目)이 시원하게 생기고, 몸의 모습이 단아하였다. 담론(談論)할 때는 맑고 화사하며 그의 말이 멀리까지 퍼졌다. 그의 말을 듣는 이는 권태를 느끼지 않았고 그의 모습을 쳐다본 이는 피로를 잊었다. 혹은 제자들[徒衆] 앞에서나 혹은 귀한 손님[嘉賓]을 대할 때는 한 번 앉으면 한 나절 동안도 꼼짝하지 않았다. 옷은 오히려 꾸밈없고 허술케[乾陁] 하였으며, 가는 베[(+)]를 재단하여 입되 길고 넓음을 알맞게 하였다. 걸음걸이는 의젓하고 똑바로 앞만을 보고 옆을 돌아보지 않았다. 도도한 태도는 큰 강물이 땅 위에 넘쳐흐르듯 하고, 빛나고 맑은 행동은 연꽃이 물속에 있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계범(戒範)이 단정 엄숙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았다. 애석하게 여기는 마음은 부낭(浮囊 : 求命器具)을 보호하는 이상이었으며, 지계(持戒)의 견고함은 계초(繫草)를 뛰어넘었다. 성품은 온화하고 단출하면서 남과 사귀기를 좋아하지 않았으며, 한번 도량(道場)에 들어가면 조정의 명[朝命]이 아니면 나오지 않았다. 또 한창 더운 낮에도 몸에 땀이 나지 않았고 몹시 추운 때에도 추워서 괴로워하지 않았다. 또 얼굴은 찡그리지도 않고 펴지도 않았으며 숨은 거칠지도 작게 쉬지도 않았다. 이는 대개 그 지위를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어찌 성현으로서의 격식(格式)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 북궁(北宮)에 앓아 누워있을 때는 부처님의 경조(慶兆)가 연달았고, 임종하는 날에도 얼굴빛은 즐거워하는 모습이었으니 역시 측량하기 어려웠다.

임종하고 나서 한 달포 뒤에 어떤 사람이 전단향 가루를 가지고 와서는 서역국의 법에 의하여 삼장(三藏)의 몸에 바르겠다고 청하였다. 대중들이 모두 허락하지 않자, 그 사람은 불쾌한 빛을 드러내면서 말하였다.

제자는 법사를 따로 받들어 행동해야 하는 것인데 만일 스님들이 청을 허락하지 않으면 이런 사실을 황제에게 아뢰겠소.”

대중들이 그의 청을 따라 그가 관을 열고 수의를 헤치자, 사람들은 이상한 향내를 느꼈는데, 마치 연꽃의 향기와 같았다. 서로 놀라 물었는데 모두가 다 그렇다고 하였다. 그 사람이 수의[]를 걷고 오직 속옷만 입혀놓았다. 대중들이 입혀진 삼장의 모습을 보았더니, 마치 살아 있을 때와 똑 같았다. 모두 사람들이 소리를 끊고 다 함께 보았는데, 그 사람은 향을 바르고 수의를 입히고 관을 덮고는 갑자기 사라져 없어졌다. 대중들은 그가 천인(天人)이 아니었을까하고 의심하였다.

또 스님의 말씀을 듣고 행동을 살펴보면 명실(明實)이 서로 부합[相守]하였다. 아침저녁으로 정성껏 노력하고 시간을 헤아려 업무를 나누어 하고, 경건한 자세로 게으르지 아니하고 법의 임무만을 오로지 생각하였다. 말씀에는 명리(名利)에 관한 집착이 없었으며, 행동에는 헛되거나 들뜨는 일이 없었다. 자세하게 기연(機緣)을 알았으며 중생의 성품을 잘 통달하였다. 또한 오만하지도 않고 아첨하지도 않으면서 세상에 나아가고 물어날 때를 알아 알맞게 처신하였다. 토해내는 말의 뜻은 그윽하고 깊어서 의심나는 논의를 밝게 열어 주었다. 참으로 당대(當代)의 영웅이고 현자였으며, 곧 석문(釋門)의 법장(法將)이었다.

또한 그는 사람들을 깨우쳐 주면서 법문(法門)에 들어가게 하는 일이 보통 무리들과는 달리 특이하였으며, 경론을 듣고 보는 일을 한결같은 임무로 삼았다. 이미 중국 땅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여러 스님들과 찻잔을 기우리고 가슴을 풀어 헤치고 그 정밀한 이치를 다 드러내니, 모두가 그의 해박함에 깊이 존경하여 마음을 기울고 학부(學府 : 배우는 곳)를 다시 새롭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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