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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89 불교(개원석교록 8권 6편 / 開元釋敎錄)

by Kay/케이 2021.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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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86

 

지승 지음

 

형상을 무너뜨림으로써 그 뜻을 이루는 것이라 그 때문에 수염과 머리칼의 아름다운 용모를 버리는 것이요, 세속 옷을 바꿔 입음으로써 그 도()에 계합하는 것이라, 그 때문에 임금과 신하의 화려한 옷을 입지 않는 것입니다. 비록 그 몸으로는 어버이를 받들지 않고 있지만 마음속에서는 그 효심을 품고 있고, ()로는 임금을 섬기는 데 어그러지지만 마음은 그 은혜를 거두어들이고 있습니다. 그 은택은 원수나 친한 이에 모두 미치어 그로써 큰 순종[大順]을 이루게 하고, 그 복은 이승과 저승을 모두 적시거늘 어찌 조그마한 위반[小違]에 구애하겠습니까? 위의 지혜로운 사람은 부처님 말씀에 의지하기 때문에 이익이 되고, 아래의 범부 무리는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므로 손해가 됩니다. 악을 징벌하면 법을 어지럽히거나 함부로 하는 자가 스스로 새로워지고, 선에 나아가면 모든 사람들이 감화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그 큰 지략[大略]입니다.”

그러자 부혁이 상소하여 올린 것은 관청에서는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었다. 부혁은 이에 표()를 올린 상소장을 많이 베껴서 원근에 공공연히 유포시켰다. 그렇게 되자 서울이나 촌락[閭里]에서 모두가 승려에 대한 비난을 전하고 술자리에서까지 심한 말을 하며 오랑캐 귀신[胡鬼]이라고 노래를 불렀다. 그러므로 불일(佛日)은 가려져서 밝지 못하였고, 승니(僧尼 : 비구와 비구니)가 되는 일이 막혀서 세력이 없어졌다.

그때에 사리에 통달한 도인이나 속인들로서 붓을 들어 논하는 이들은 하나둘이 아니었다. 저마다 불교의 진리를 널리 말하고, 범문(梵文)을 자세히 인용하여 업()과 인연을 상세하게 나타내 보이고, 삿된 것과 바른 것을 간곡하게 들어내었다. 그러나 다만 모두가 부혁을 폐하려 한 것일 뿐이었다. 어찌 그 폐할 것을 이끌어서 증명하려 함이었겠는가? 아무리 삿된 것을 파한다고 말하지만 끝내는 삿된 것을 파하는 것에 귀착되는 것이다.

법림의 뜻과 성품은 현묘한 기틀을 지녀 천세(千歲)를 홀로 깨쳤고, 재간과 도량은 하늘이 내려주어서 태어날 적부터 널리 깨달아 알았다. 상소를 쓴 것[作者]에 공덕이 없음을 보고, 삼승의 방편[乘權]로 삿된 것을 파하는 근거가 있음을 믿었다. 이에 부혁이 올린 문장을 따져가며 30여 장이 되는 파사론(破邪論)2권을 지었다. 법림이 분별하여 지은 글은 여러 많은 글들을 꿰뚫고 끊고 하였는데, 민간에는 은둔하고 있는 어진 이가 없었고 조정에는 후세에 끼칠 만한 선비가 없었다. 집집마다 그 글을 한 벌씩 간직해 놓고 모두가 마음속으로 외우고 있었다. 그 글이야말로 구류(九流) 칠략(七略) 13)중에서도 가장 뛰어났고[菁華] 문장에서도 으뜸이었다. 그리하여 법림의 뛰어난 명성은 널리 퍼졌고, 어리석은 생각들은 이로 말미암아 오히려 밝게 열렸다.

법림이 또 파사론을 처음 낸 것은 그 뜻이 불법을 널리 알리려는 데에 있었다. 스스로 그의 심정을 널리 드러내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신복들까지도 그의 도리를 알지 못하고 그대로 황태자와 여러 왕과 공경(公卿)ㆍ후백(候伯) 등에게 올렸다. 문장의 이치가 여러 공적에 미치게 되었고, 모두가 그의 해박함에 기뻐하였다. 이 때문에 부혁이 상소한 일은 이로 인하여 잠재워지면서 마침내 석씨의 문은 거듭 열리게 되었다.

이와 같은 법림의 공으로 동궁서자(東宮庶子) 우세남(虞世南)이 그가 지은 파사론을 자세히 살피고는 이에 그를 위하여 차례로 그 뜻을 같이 하였다. 부혁은 그것이 마음에 맞지 않았으므로 거듭 몰래 참언(讒言)하면서 황건(黃巾)을 부추겨 그의 패거리가 되어 도사(道士) 이중경(李仲卿)에게 십이구미론(十異九迷論)을 지어 올리고 도사 유진희(劉進喜)에게 현정론(顯正論)을 지어 올리게 하였다. 그 내용은 모두가 부처님의 신성함을 깎아 말하고 석종(釋宗)을 더럽혀 그 어둠으로 생령(生靈)들을 덮어 가리면서 조야(朝夜)에 자기 재주와 학문을 자랑하여 보인 것이었다. 그러므로 향내와 누린내가 뒤섞여서 서로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세상으로 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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