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953 불설급고장자녀득도인연경(佛說給孤長者女得度因緣經) 상권

by Kay/케이 2024. 10. 13.
728x90
반응형

 

 

 

통합대장경 불설급고장자녀득도인연경(佛說給孤長者女得度因緣經) 상권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 지음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 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 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망울이 거듭 터진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계작성교서(繼作聖教序)21)
어제(御製)
높고 밝은 것이 처음으로 나뉘자 삼진(三辰)22)이 비로소 차례로 나타났고, 두텁게 실어주는 것이 비로소 안정되자, 만물이 이로써 실마리를 일으켰으니, 맑음과 탁함의 본체가 이미 밝혀진 것이요, 선과 악의 근원이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다음에 문물(文物)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 바른 법전[正典]으로 그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익의 공은 모두 이치로 돌아간다. 이렇게 상법(像法)이 서쪽 나라에서 와 진제(眞諦)가 중국에 유포되었지만 천고의 세월을 관통하는 진실한 이치는 궁구할 방법이 없고, 구위(九圍)23)를 포괄하는 현묘한 문은 궁구할 수가 없다. 허망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고, 참된 모습을 나타내자면 터럭 하나에도 원만하니, 광대한 그 가르침을 어찌 기술할 수 있겠는가!삼가 살피건대,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께서는 법성이 두루 원만하시어 인자함을 널리 베푸셨다. 오랑캐들을 교화하시자 만방(萬邦)이 바큇살처럼 몰려들어 온 백성을 인수(仁壽)의 영역에 올려놓으셨고, 교법을 숭상하시자 사해(四海)가 구름처럼 뒤따라 창생에게 풍요로운 땅을 베푸셨다. 존귀한 경전이 방대함을 보시고는 방편을 시설해 물에 빠진 자들을 구제하셨고, 법계가 광활함을 알시고는 정진을 행하여 나태한 자들을 거두셨다. 이에 아늑한 절을 선택해 저 참된 문서24)들을 교열하고는 천축의 고승들에게 명령하여 패다라(貝多羅)의 부처님 말씀을 번역하게 하셨다.25) 상아 붓대가 휘날리며 황금의 글자를 완성하고, 구슬을 엮어 다시 낭함(琅函)에 안치하자26) 용궁(龍宮)의 성스러운 문장27)이 새롭게 탈바꿈하였으니, 취령(鷲嶺)의 필추(苾芻)28)들마저 우러러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삼승(三乘)이 모두 하나로 꿰뚫어지고 사제(四諦)가 함께 원만해졌으니, 고(苦)가 공하다는 참되고 바른 말씀을 완전히 밝히고, 정밀히 연구한 비밀스러운 뜻을 환히 드러냈다. 상(相)을 찬탄하는 상이 바로 진실한 상이고, 공(空)을 논하는 것도 공하여 모조리 공이라 하였으니, 화엄(華嚴)의 이치와 궤도를 같이하고, 금상(金像)29)의 가르침과 규구(規矩)30)가 동일하였다.짐은 대업(大業)을 계승하여 삼가 황위에 임했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매일 긍긍하면서 선황의 훈계를 지켜왔다. 불교경전[釋典]에 대해서는 더구나 정밀하지도 상세하지도 못하니, 진실로 그 그윽하고 심오한 뜻을 어찌 탐색하고 측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경원(譯經院)31)의 서역 승려 법현(法賢)32)이 간절한 글을 올리고 그 뜻을 너무도 열심히 피력하였다. “선황제께서는 참된 교화의 바람을 크게 펼치고 부처님의 뜻을 높이 전하셨으며, 전대의 왕들이 빠뜨린 전적을 흥성시키고 각로(覺路)33)의 무너진 기강을 다시 떨치셨다”고 하면서, 하늘이 이룬 공로를 높이 휘날리고 성황의 글34)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나에게 서문을 지어 성인의 가르침을 계승해달라고 청하였다.성고(聖考)35)께서 승하하시고 추호(追號)36)가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정사 밖에 마음을 둘 겨를 어디 있었겠는가? 담제(禫祭)37)를 마치고 이제야 생각이 은미하고 오묘한 곳에 미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능통한 재주가 본래 부족한 걸 어쩌랴. 법해(法海)의 나루터와 언덕을 어찌 궁구하리오! 공문(空門)의 문턱으로 나아가질 못하니, 대략 대의나마 서술하여 이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따름이다. 소발자국에 고인 빗물이라 태양을 씻는 파도에 빗대기에는 부족하니, 한척짜리 채찍이 어찌 드넓은 하늘의 그림자를 측량할 수 있으랴! 이렇게나마 짧은 서문을 지어 이로써 성인들의 공로를 기록할 따름이다.불설급고장자녀득도인연경(佛說給孤長者女得度因緣經) 상권

서천(西天) 역경삼장(譯經三藏)
조산대부(朝散大夫) 시광록경(試光祿卿)
전법대사(傳法大師) 사자(賜紫) 신(臣) 시호(施護)가 명을 받들어 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여러 큰 성문들과 함께 계셨다.
저 급고독 장자는 큰 복덕을 갖추어 처자ㆍ노비ㆍ권속이 퍽 많고 극히 부요하여 재물과 보화가 수없이 쌓인 것이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과 다름이 없었다.
그 장자는 여러 권속과 함께 단란하게 놀고 즐기었는데 홀연히 그 아내가 임신하여 아홉 달이 지난 뒤에 한 여자 아이를 낳았다. 얼굴빛이 단정ㆍ엄숙하고 견줄 데 없이 빼어나고 묘했으며, 몸의 여러 상이 분명하고 위 아래가 원만하여 보는 사람들마다 사랑하고 좋아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 여자가 태어난 뒤 가지가지의 길한 상서와 좋은 상이 있었으므로 그 인연으로 그의 아버지는 그녀를 선무독(善無毒)이라고 이름지었다.또 이 사위국에서 1백60유순(由旬) 되는 거리에 큰 성 하나가 있었으니, 이름은 복증(福增)이다. 그곳에 모시라(謨尸羅)라는 장자가 있는데 그 역시 큰 복덕을 갖추어 처자ㆍ노비ㆍ권속이 대단히 많고 심히 부요하여 재물과 보화가 수없이 쌓인 것이 비사문천왕과 다를 것이 없었다.그 장자에게는 우수(牛授)라는 한 동자가 있었다. 그 아이는 얼굴빛이 단정하고 엄숙하며 견줄 데 없이 빼어나고 묘하여 보는 사람들마다 모두 사랑하고 좋아하였다. 그러나 그 장자와 장자의 아들은 모두 외도를 섬겨 여러 외도를 깊이 공경하여 믿었고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한 부처님ㆍ세존이 계신 것은 알지 못하였다. 세존의 최상 법문도 듣지 못하였고 신통 변화와 수승하신 업도 일찍이 보지 못하였다. 이 여러 외도들은 오리가(遨哩迦) 취락(聚落)이나 복증성(福增城), 혹은 작현(作賢) 대성에 흩어져 살고 있었다. 이때 복증성에 있던 한 외도가 우수 동자에게 가서 말했다.
“너는 무슨 까닭으로 장가를 들지 않는가?”우수는 대답했다.
“만일 세상에 나처럼 얼굴이 단정하고 엄숙한 사람이 있다면 내가 그 여자를 맞이하겠습니다.”외도는 말하였다.
“동자는 꼭 알아 두어라. 사위국에 사는 급고독 장자에게 딸이 있는데 얼굴빛이 단정 엄숙하고, 비교할 데가 없이 빼어나고 묘해 보는 사람들마다 사랑하고 좋아하지 않는 자가 없다. 너는 지금 꼭 그 여자에게 구혼하여 아내를 삼으라.”
우수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였다. 곧 그의 말대로 평상시에 입던 옷을 벗고 외도의 옷으로 갈아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국으로 갔다.사위국에 도착한 뒤 차례차례 걸식하여 급고독 장자의 집에 이르러 문 밖에 서 있었다.
이때에 선무독녀는 걸식하는 소리를 듣고 곧 음식을 가지고 나가서 보시하였다. 그녀가 나오자 우수 동자는 그 얼굴을 보고 곧 사랑하고 좋아하게 되었다.
선무독녀도 전생 인연의 힘에 이끌려 또한 서로 돌아다 보았다. 그러나 선무독녀는 우수 동자가 외도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곧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바로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외도 이학(異學)이면서 왜 여기에 서서 발우를 가지고 걸식합니까?”우수 동자는 이 말을 듣고 나서 역시 빙긋 웃으며 그 음식을 받지 않고 집을 떠나 복증성으로 돌아와서 부모에게 고하였다.
“아버님 어머님, 꼭 알아두셔야 합니다. 사위국에 사는 급고독 장자에게 한 딸이 있는데 이름은 선무독입니다. 이제 소자를 위하여 그 여인에게 구혼하여 아내를 삼게 하여 주소서.”이때 모시라 장자는 이 말을 듣고 곧 사위국의 급고독 장자의 집으로 찾아가 이 사연을 낱낱이 이야기하였다.
급고독 장자는 말했다.
“저는 비록 허락하지만 일단 제가 부처님께 물어볼 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만일 허락하여 주신다면 이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급고독 장자는 곧 부처님이 계신 곳에 가서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위의 사실을 모두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여, 그대의 딸은 머리를 깎고 출가할 것이 아니라 그 곳으로 시집 가는 것이 참으로 좋은 일이오. 그대의 딸이 만일 복증성으로 간다면 광대하게 불사를 지어서 최상의 길상을 가져올 것이오.”이때 급고독 장자는 곧 부처님의 말씀대로 자기 집으로 돌아와 갖가지 보물을 내고 여러 필요한 것을 갖추어 세상의 법도에 따라 선무독녀를 우수 동자에게 보냈다.
그 뒤 모시라 장자가 자기 집에서 여러 외도들에게 식사를 대접할 때였다. 장자가 선무독녀에게 말했다.
“너는 나와서 기쁘게 보시를 하도록 해라.”선무독녀는 처음에는 여러 외도에게 식사를 대접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 장자의 말을 듣고 나서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여러 제자인 사리ㆍ대목건련ㆍ아난 같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공양을 받나 보다 하고 즉시 뛸듯이 기뻐하면서 나와 보니, 모두 외도 이학이었다.
얼굴 모양은 추악하여 가가 빛[迦迦色] 같고, 떨어지고 때 묻은 옷을 입어서 몸에는 더러운 냄새가 나고 부끄럼도 없이 벌거벗은 것이 마치 굶주린 귀신 같았다.
이 모양을 보고 나서 마음에 노하고 분한 생각이 들어 한쪽으로 물러나 있었다.그때 장자가 선무독녀에게 말했다.
“왜 뒤로 물러서는가?”
여자가 대답하였다.
“저는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장자께서 지금 보시하시는 것이 만일 여러 성중(聖衆)을 공양하는 것이라면 마땅히 훌륭한 복을 얻으실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죄업을 짓는 이런 외도들을 공양하십니까? 무슨 이익을 얻겠습니까?”장자가 이 말을 듣고 놀라서 물었다.
“얘야, 세상에 이들보다 더 훌륭한 도사(導師)가 어디 있겠느냐?”그녀가 대답하였다.
“장자께서는 들어 보십시오. 사위국에는 제 아버지가 지은 큰 동산이 있습니다. 세존께서 현재 그 곳에 계시는데 세존은 가장 훌륭하고 가장 뛰어난 분이며 스승이십니다. 부모는 맑고 깨끗하시며, 씨족도 높고 훌륭하며, 성은 찰제리ㆍ금륜왕의 자손인데 전륜성왕의 지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닦으셨습니다. 그 분은 세상의 부귀를 싫어하고 여러 행(行)을 고루 닦아서 보리수 밑에서 마귀를 항복시켜 부처님이 되셨습니다.여러 신체기관의 상호(相好)는 단정하고 엄숙하며 완전하고, 소년 같은 모습은 승묘(勝妙)하기가 견줄 데 없으며, 유희(遊戱)와 신통력이 자유자재하여 거칠 것이 없으며, 얼굴에는 장엄한 희륜(喜輪)을 나타내며, 일체의 짓는 행[作行]이 때와 장소에 알맞으며, 또 32대인상(大人相)과 80종호(種好)를 일일이 구족하여 몸의 여러 상호에서 원만한 광휘가 널리 비추며, 정수리에는 천 개의 해와 같은 광명이 있어 광대하고 치성(熾盛)하여 더할 수 없이 장엄하며, 보편적으로 어질고 착하며, 우뚝 솟아 움직임이 없는 것이 보산(寶山)이 나타난 것 같으니, 모든 중생들이 보고는 사랑하고 좋아하며, 부처님의 상호를 바라보며 싫증냄이 없습니다.여러 성문을 위하여 때와 일에 따라 설법하시고 ‘이것은 인연이다, 이것은 인연이 아니다, 이것은 출리도(出離道)다, 이것은 출리도가 아니다, 이것은 응당 행할 것이다, 이것은 응당 행하지 말 것이다, 이것은 신통의 일이다, 이것은 신통의 일이 아니다, 이것은 세간(世間)의 지혜다, 이것은 여러 부처의 지혜다’라고 일일이 분별하십니다.또 세존께서는 선교(善巧)한 방편으로 곳에 따라 설명하시되 언제나 최상의 법어(法語)로 다른 사람의 말을 굴복시키며, 하시는 말씀은 모두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합니다.
‘이것은 선업이다, 악업이다’라고 세존께서는 사실대로 말씀하시고, ‘이것이 해야 할 것이다’라고 세존께서는 사실대로 말씀하시며, ‘이것은 먼저 말한 것이고, 이것은 뒤에 말한 것이다’라고 세존께서는 사실대로 낱낱이 분별하십니다.부처님께서는 설법하실 때 밝고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찡그리는 일이 없고, 항상 부드럽고 연한 말ㆍ순하고 착한 말ㆍ감미로운 말ㆍ사랑스러운 말ㆍ교묘한 말ㆍ위안하는 말씀으로 여러 방편을 써서 적절하게 설법하시며,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겨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여 모든 중생을 다 복종시키십니다.
또 세존께서는 여러 성문을 위하여 ‘이것은 성인의 법이다, 이것은 이도(異道)의 법이다, 이것은 이진법(離塵法)이다, 이것은 무등법(無等法)이다’ 라고 일일이 분별하십니다. 그리하여 여러 성문으로 하여금 정도에 맞추어 이치에 맞게 닦고 익히게 하여 계구족(戒具足)ㆍ정(定)구족ㆍ혜(慧)구족ㆍ해탈(解脫)구족ㆍ해탈지견(解脫知見)구족을 얻게 하십니다.또 세존께서는 여러 취락 어디를 가시거나 가고 머묾에 있어 사람과 사람이 아닌 이들에게 방해를 받지 않습니다.
어느 때나 항상 천안(天眼)으로 모든 색상(色相)을 보고, 항상 천이(天耳)로 모든 음성을 들으며, 지혜와 광명이 널리 비추고, 어느 때나 항상 정념(正念)에 편안히 머무십니다.
불ㆍ세존께 이러한 공덕이 있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 분을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신 도사(導師)라고 이름합니다.”이때에 모시라 장자의 집에 모인 외도들 가운데 선근이 성숙한 자가 있었다. 그는 부처님의 공덕을 듣고 모발을 곤두세우고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면서 세존께 청정한 마음을 일으키고 깊이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 곧 이렇게 말했다.
“저희들은 부처님께 귀의하여 출가하기를 원합니다.”이때 모시라 장자도 선무독녀가 말하는 부처님의 공덕을 듣고 세존께 깨끗한 믿음이 생겨 그녀에게 말하였다.
“얘야, 내가 세존을 만나 뵙도록 할 수 있겠느냐?”
선무독녀가 대답했다.
“만일 세존과 성중(聖衆)들을 뵈려 하신다면 곧 최상의 음식을 준비하여 공양하소서.”이때 장자가 곧 그 아내에게 말하여 음식을 준비하게 하였다. 아내가 대답했다.
“잘 하셨습니다. 장자여, 음식은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장자가 선무독녀에게 말하였다.
“나는 법을 알지 못하니 네가 부처님을 청하여라.”선무독녀가 곧 묘한 꽃으로 만다라를 만들어 불ㆍ세존이 계신 곳을 향하여 멀리서 예와 공경을 드리고, 갖가지 이름난 향을 사르고 여러 가지 꽃을 흩으며 일심으로 합장하고 세존을 청하면서 말하였다.
“부처님은 일체의 지혜를 갖추시고 대자대비하시며, 여러 중생이 뵙고저 소원하면 모두 뜻에 따라 주십니다. 지금 모시라 장자와 여러 권속이 청정한 마음을 발하고 세존님 뵙기를 원하여 자기 집에 이미 갖가지 맛 좋은 음식을 준비하고 세간의 도사와 여러 성중께 공양을 올리려 합니다. 저는 이제 초청합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널리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고 이롭게 하시기 위하여 이 소청을 받으시어 장자의 집에 이르소서.”이때 동녀가 뿌린 꽃은 부처님의 위력으로 기러기 같이 허공으로 서서이 내려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의 세존 앞에 이르렀다.
구름 같은 그 향기는 너무나도 미묘하였고 누각이 되어서 공중에서 빙빙 돌았다.이때에 존자 아난이 이 모양을 보고 앞으로 나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나타난 상서는 어느 곳에서 부처님을 청하는 모양입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지금 이것을 알아야 한다. 이 사위국에서 1백60유순 되는 거리에 복증이라는 한 큰 성이 있는데, 그 곳에 모시라라는 장자가 살고 있다. 그 성 안에 사는 여러 외도가 지금 집회를 하고 있다.
모시라 장자가 부처와 성문들을 청하였으니 우리들은 마땅히 가서 각각 신변을 나타내어 저들 외도로 하여금 청정한 믿음을 발하게 하고, 이미 믿음이 생긴 자는 후퇴하지 않게 하여야 한다. 나는 저들에게 큰 이익과 안락을 줄 것이다. 이는 저들이 부처를 청하는 서상이다.
너는 지금 건추(犍椎)를 울려 비구들을 모으고, 스스로 때를 알아서 각각 신통을 나타내어 저 곳에 가서 공양을 받으라고 전하라.”이때 존자 아난은 부처님의 교칙을 받고 곧 건추를 울려 비구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이미 신통을 얻은 존자, 여러 아라한들께서는 자세히 들으십시오. 부처님께서 이렇게 교칙하셨습니다.
‘여러 비구는 스스로 때를 알아서 각각 신통을 나타내어 복증성으로 가 모시라 장자의 공양을 받으라. 저 성에 사는 여러 외도가 지금 집회를 하고 있다. 마땅히 저들로 하여금 청정한 믿음을 일으키게 하고, 이미 믿음을 일으킨 자는 퇴전(退轉)하지 않게 하여 큰 이익과 안락을 지어야 한다.”
존자 아난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차례로 주(籌)를 돌렸고 여러 아라한은 각각 주를 받았다.이때 곤노발타나(崑努鉢陀那)라는 한 비구가 있었다. 그는 대중의 상좌(上座)였고 이미 수다원을 증득하였다. 그러나 신통 구족을 얻지는 못했는데, 그도 주를 받았다.
이때 존자 아난이 말하였다.
“상좌 비구여, 이제 이 사위국에서 복증성까지는 1백60유순이므로 부처님께서는 각각 온갖 신통을 나타내어 그 곳으로 가라 하시었소.”상좌 비구는 이 말을 듣고 곧 먼저 받은 주를 내려 놓았다. 그리고 청정한 마음으로 진실하게 머물러 찰나 사이에 곧 아라한과를 얻어 도로 그 주를 잡고 여섯 가지 신통을 일으켰다. 이를 비유하면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사이와 같았다. 그는 몸을 솟구쳐 공중에서 가타(伽陀)를 말했다.
색상으로 최상을 삼지 않고
힘 있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진루(塵累)를 떠난 청정으로 장엄하여
여섯 가지 신통을 얻어 모두 구족하다.
이때 여러 아라한들은 그 다음날 아침이 되자 각각 신변을 나타내어 차례로 복증성 모시라 장자의 집으로 갔다.이때에 모시라 장자와 아내와 권속은 곧 향수를 땅에 뿌리고 최상으로 장엄한 상과 자리를 펴고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늘어 놓아 준비를 끝내고는 장자와 아내가 집에서 나와 문 옆에서 선무독녀와 우수 동자와 함께 부처님께서 하강하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이때 장자는 생각했다.
‘부처님께서 이 곳에 오셔서 나의 공양을 받으시려는가, 다른 곳으로 가서 공양을 받으시려는가?’
이렇게 생각하며 세존이 계신 곳을 향하여 우러러 바라보고 서 있었다.이때 존자 아야교진여가 자기 신력으로 대사거(大蛇車)를 변화로 지어 편안히 그 위에 앉고 다시 가는 비로 화하여 서서히 내려오니, 우레와 번개와 광명이 서로 비추며 일어났다. 이런 신통을 나타내어 성을 세 번 돌아서 차차 공중으로부터 내려와 장자의 집으로 들어갔다.이때 장자가 이 모양을 보고 선무독녀에게 물었다.
“지금 오는 이는 대사거를 탔고, 또 가는 비가 솔솔 내리고 번개와 광명이 서로 비추고 있다. 이런 신상(神相)을 나타내어 이 집에 들어오는 이가 너의 스승이냐?”그녀가 대답했다.
“이 분은 제 스승이 아니라 부처님 세존께서 최초로 제도하신 상수 제자 아야교진여입니다. 부처님께서 바라나국의 녹야원에서 처음으로 법륜을 굴리셨을 때 이 분이 가장 먼저 법문을 듣고 깨달음을 얻은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이 사람은 열반을 증득하는 데 있어 제일이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이 존자께서 가장 먼저 오셨습니다.”또, 존자 사리자는 사자거(獅子車)를 변화로 지어 그 위에 편안히 앉았다. 이 신통을 나타내어 그 성을 세 번 돌고는 차차 공중으로부터 내려와 장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이때 장자가 이 모양을 보고 선무독녀에게 물었다.
“지금 오는 이는 사자거를 탔다. 이런 모양을 나타내어 이 집에 들어오는 사람이 너의 스승인가?”그녀가 대답하였다.
“이 분은 저의 스승이 아니라 부처님의 제자 사리자입니다. 이 분이 어머니 배 속에 있었을 때, 그 어머니는 자연히 지혜가 밝아지고 진리를 잘 의논하여 염부제(閻浮提)의 모든 논사(論師)를 굴복시켰습니다. 그 아들이 태어났는데 색상(色相)이 특이하고 이목구비가 또렷하며 지혜가 탁월하였습니다. 부모들은 기뻐하며 관상쟁이를 불러다가 아이의 관상을 보게 했습니다. 그때 관상 보는 사람들은 이 아이의 색상이 광대하고 특수한 데만 정신이 팔려 그만 아이 부모가 묻는 관상에 대한 일은 잊고 대답하지 못했습니다.그래서 부모는 곧 아이를 데리고 큰 바라문을 찾아가 상을 보아주기를 청했습니다.
바라문이 말하였습니다.
‘그대의 아이는 색상이 특이합니다. 분명 석가모니 불법 중에 출가하여 도를 닦아서 번뇌를 끊어버리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여러 성문 제자 중에서 여래를 따라 정법륜(正法輪)을 굴릴 것입니다. 지금 이 아이는 어떤 사람이 그 얼굴을 잠깐만 보아도 그 사람이 곧 분명히 기억하여 잊지 않는 힘을 얻을 것입니다. 하물며 그가 설법하는 말을 듣는 것이겠습니까?’
그 바라문이 이렇게 상을 본 뒤에 과연 그 말과 같이 출가하여 아라한과를 증득하였습니다.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큰 바다에 가득 찬 것 같은 먹으로 수미산 덩이 같은 종이에 대지(大地) 위에 있는 초목ㆍ숲으로 붓을 만들어서 4대주(大洲)에 사는 많은 사람을 시켜서 얼마 동안 이 존자 사리자의 광대한 지혜를 쓰더라도 다하지는 못할 것이다.’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혜 있는 모든 사람을 한곳에 모아 놓더라도 이 존자의 지혜가 그보다 나을 것이다.’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땅히 알라. 법요를 취하여 말하는 데 있어서 불세존을 제외한 세간의 모든 지혜 있는 자를 사리자의 광대한 지혜에 비교하면 1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이 사람은 성문 중에 지혜가 제일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바로 이 존자께서 차례에 따라 오신 것입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