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설금요동자경(佛說金耀童子經)
불설금요동자경(佛說金耀童子經)
서천(西天) 중인도(中印度) 야란타라국(惹爛馱囉國) 천식재(天息災) 한역
권영대 번역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그때 세존께서 공양 때라 가사를 입으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위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시는데, 한 바라문이 사위성에서 나왔다가 세존을 만났다. 그는 오래 세존의 용모와 거동을 보다가 이내 말을 붙여 찬탄하였다.
“구담(瞿曇)이시여, 당신의 얼굴이 좋은 금빛으로 단정하고 엄숙하옵니다.”세존께서는 수긍하셨다.
“그러하다. 내가 지은 복으로 이 과보를 얻었다.”바라문이 말하였다.
“구담이시여, 저도 현세에 복덕을 가졌습니다. 저의 집에 한 동자가 태어났는데, 금빛이 빛나고 용모와 거동과 상호가 구담처럼 전에 본 적이 없었습니다.구담이시여, 그때 동자가 처음 날 때에 아주 묘하고 길한 상서로운 일이 있었습니다. 처음 날 때에 마음이 편안하고 모든 식(識)이 밝고 예민하더니 뜰 가운데 홀연히 연꽃이 피어 집 가득히 하늘 향기가 꽃다워서 일체 중생들이 다 사랑하고 즐겼습니다.구담이시여, 이것은 아주 묘한 것도 아니고 또한 희유한 것도 아닙니다. 동자가 처음 날 때에 첨복화(瞻蔔華) 나무가 곳곳이 났는데 그 나무에 빛이 자금색인 묘한 첨복화꽃이 달렸습니다.구담이시여, 이와 같은 상서는 오히려 희유하지 못합니다. 동자가 처음 날 때에 하늘의 금 쟁반[盤]이 저절로 나타났는데 그 안에 백천만 가지의 하늘 음식이 가득 담겨 아무리 먹더라도 다 없어지지 않을 만하였습니다.구담이시여, 이러한 감응은 오히려 희유하지 못합니다. 그때 동자가 처음 날 때에 입에서 음성을 내었는데, 부처님 세존이나 아라한 등이 세간에 나오셔서 가거나 머물거나 늘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바라문은 이 동자의 상서로웠던 일을 말하고 나서 부처님께 말하였다.
“그곳에 가서 그 동자를 보시지요?”세존께서는 잠자코 그의 집으로 가서 들어가시려고 할 때에 중간에 한 우바새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집에 들어가지 마소서. 저 바라문은 불법을 믿거나 공경하지 않습니다.”세존께서 대답하였다.
“이 바라문도 신근(信根)을 갖추었다.”이때에 세존께서 우바새에게 대답하시고 이내 바라문의 집에 들어가셔서 그 동자를 보셨다. 이때에 동자는 세존을 보자마자 와서 귀의하고 오체를 땅에 던졌다. 부처님께서는 곧 주원(呪願)을 하셨다. 모든 비구들도 부처님을 따라가서 동자를 보았다.
부처님께서는 주원을 마치고 모든 비구들과 함께 절로 돌아오셨다.그때 동자는 점점 자라났다. 사위국의 주인인 바사닉왕은 그 바라문이 이와 같은 덕행이 있어서 귀한 아들을 낳았다는 것을 듣고 마침내 사신을 보내어 화만(華鬘)과 전단 보향을 많이 가지고 바라문 집으로 가서 동자의 주위를 돌고서 청하게 하였다. 동자는 대답하였다.
“제가 먼저 기수에 가서 세존께 예배한 뒤에 사위성에 들어가 바사닉왕을 뵙겠습니다.”사신은 돌아가서 겪은 일을 자세히 아뢰었다. 바사닉왕은 그가 아뢰는 것을 듣고는 자신도 기수에 가서 세존을 예견하고 그 동자를 보겠다고 하였다.그때 동자는 기수로 가고 있었다. 도중에서 한 바라문을 만났는데 그는 동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어디로 가느냐?”동자는 대답하였다.
“기수에 가서 세존께 인사드리고자 합니다.”바라문은 동자를 꾸짖었다.
“어찌하여 유명한 바라문족에 태어나서 가서 사문을 보려고 하느냐?”동자는 대답하였다.
“당신은 보배를 간직하고 있는 큰 창고를 발견했는데도 보배를 가지고 집에 돌아가려 하지 않고, 당신은 길하고 상서로움이 앞에 오는데도 도리어 몽둥이를 쥐고 때려 물리치겠군요.”동자는 대답을 마치고 곧 기수로 가서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하고 앞에 앉아 흐뭇하게 본생의 법을 들었다.하늘의 묘한 연꽃이 기수 동산에 자라고 있었는데, 그 향기가 자욱하여 일체에 두루 가득하였다. 동자는 갑자기 지혜를 냈다.
‘나는 지금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공양해야겠다.’
그리고는 다시 생각하였다.
‘내가 날 때에 세상에 희유한 첨복가나무가 있었고 발심할 때에도 첨복가나무가 저절로 났었는데, 그 나무에 달린 첨복가꽃은 하늘의 자금 빛깔이었다.’그때에 동자가 손으로 첨복가꽃을 꺾어서 세존 위에 흩으니 흩어진 꽃이 부처님 몸 위에 머물러서 부처님 몸을 장엄하였다. 그 중에 어떤 것은 부처님 정수리 위에 머물렀고 부처님 품 속에 머물렀고 부처님 발 밑에도 머물렀으며, 그 중엔 화만 옷을 이룬 것도 있었다. 이렇게 갖가지로 공양하였다.그때에 왕이 놀라 괴이하게 여기서 동자에게 물었다.
“너는 어떻게 공양했기에 이와 같은 신통력을 쓰느냐?”동자는 대답하였다.
“저는 기수에서 이렇게 일체를 장엄하였습니다.”그때에 동자는 또 가장 높은 지혜를 내었다.
‘나의 첨복가나무는 나의 발심을 따라서 첨복가꽃을 피웠는데, 그 꽃이 나무 줄기에서 피기도 하고 열매 위에서 피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피기도 하고 잎사귀 위에 피기도 하였으며, 그 첨복가꽃은 또한 허공에 나타나기도 하고 기수 허공에 나타나서 온갖 금보의 방울을 나타내기도 하였다.’그때에 동자는 세존의 발에 예배한 뒤 아뢰었다.
“제가 오늘 세존께 드리는 공양을 받으시고 모든 비구들과 국왕과 시종도 널리 저의 공양을 받게 하소서.”세존께서는 잠자코 청을 수락하시고 건추(犍椎) 치기를 기다리셨다. 때가 되자 세존은 조용히 앉으셨으며 모든 비구들과 국왕과 신하들은 차례대로 앉았다. 이때에 가장 높고 미묘한 지혜와 기억을 내었다.
‘내가 옛적에 태어날 때에 하늘 밥이 가득 든 금쟁반이 나타나기에 나는 즉시 그것을 가지고 부처님께 공양하기를 원하였다.’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본생 때의 금쟁반이 원한 대로 나타났는데, 하늘의 가장 맛나는 것이 그 속에 가득하였다.이때에 동자는 곧 금쟁반의 음식으로 직접 공양하였다. 이때에 세존과 모든 비구ㆍ국왕ㆍ시종에게 공양하여 잔뜩 배부르게 하였다. 금요 동자는 마음에 크게 환희하여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며 그 뒤로 선근이 더욱 자라고 소원을 내어서 널리 법보시를 행하여 중생을 제도하였다.
뒤에 나는 성불하여서 제도되지 못한 이에게 구원을 주었고 안락하지 못한 이에게 안락함을 주었으며 적정(寂靜)하지 못한 이에게 적정함을 주었다.그때에 세존께서는 곧 동자의 발심을 위하여 차례로 지옥의 모양을 설명하였다.
“이른바 아비지옥ㆍ포지옥ㆍ포열지옥ㆍ아타감ㆍ하하파ㆍ호호파ㆍ청련화ㆍ홍련화ㆍ대홍련화가 있으니, 여기서 나와서는 팔열지옥에 들어가며 차례로 미혹된 업에 따라 감응을 받는다. 만약 지혜 있는 이는 나에게 법을 구하여 시원함을 얻느니라.”그때에 세존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의 네 가지 빛이 입에서 나왔으며, 그 속의 광명이 위로 공중에 올라갔고 아래로 지옥에 들어가서 그들 등활ㆍ혹승ㆍ중합ㆍ호규ㆍ대호규ㆍ염열ㆍ극염열 등의 지옥과 아비지옥ㆍ포지옥ㆍ포열지옥ㆍ아타감ㆍ하하파ㆍ호호파ㆍ청련화ㆍ홍련화ㆍ대홍련화를 비추었다.뜨거운 지옥에 들어가면 그들은 시원함을 얻었고, 얼음지옥에 들어가면 그들은 따뜻함을 얻어서 그들 중생이 수승한 마음을 내어서 ‘우리들은 어떻게 하여 이곳에 왔는가. 기한[命]이 다하면 다른 갈래로 전생함이 이와 같으리라’ 하였다. 그들이 이미 발심하면 세존은 그들을 위하여 광명을 변화하여서 변화를 보내어 그들로 하여금 보게 하신다. 그들은 본 뒤에 ‘우리들은 여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결정코 다른 나쁜 곳에 나지 않겠다. 이곳 중생이 무위(無爲)의 수승한 빛을 받고 신심을 발한 것을 여태껏 보지 못하였구나’ 하며, 지옥의 업이 다하면 각기 인간ㆍ천상에 태어남을 진실로 얻는다.만약 이 광명이 상방인 사대왕천(四大王天)ㆍ도리천(忉利天)ㆍ야마천(夜摩天)ㆍ도솔천(兜率天)ㆍ낙변화천(樂變化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ㆍ범중천(梵衆天)ㆍ범보천(梵輔天)ㆍ대범천(大梵天)ㆍ소광천(少光天)ㆍ무량광천ㆍ극광정천(極光靜天)ㆍ소정천(少靜天)ㆍ무량정천(無量靜天)ㆍ변정천(遍靜天)ㆍ무운천(無雲天)ㆍ복생천(福生天)ㆍ광과천(廣果天)ㆍ무상천(無想天)ㆍ무번천(無煩天)ㆍ무열천(無熱天)ㆍ선현천(善現天)ㆍ선견천(善見天)ㆍ색구경천(色究竟天)에 비치면 소리가 나기를 ‘괴로움[苦]과 공함과 덧없음과 나 없음을 연설하노라’ 하고 두 게송을 설하였다.
광명 놓아 너를 권해 교화하노니
불ㆍ법ㆍ승에게 귀의하라.
죽음의 마군 털어버리고
코끼리처럼 얽매임 여의어라.
만약 이 법 가운데 들어오면
뜻과 마음과 행 물러나지 않는다.
바퀴 돎을 끊으면
모든 괴로움 다 사라지느니.
그때에 광명은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어 유정들을 제도하였으며, 이 광명은 도로 부처님 몸으로 돌아와 세존의 뒤를 따랐다.그때에 세존께서 과거의 업을 수기하시고자 하니 놓은 광명은 부처님 몸 뒤에서 들어왔고, 미래의 업을 수기하시려 함에 광명이 부처님의 얼굴 앞에서 들어왔고, 지옥에 난 이를 수기하시려 함에 그 광명이 부처님의 발밑으로 들어왔고, 축생에 난 이를 수기하시려 함에 그 광명이 부처님의 발꿈치로 들어왔고, 아귀로 난 이를 수기하시려 함에 그 광명이 부처님 발의 엄지발가락으로 들어왔고, 인간에 난 이를 수기하시려 함에 그 광명이 부처님 무릎 밑으로 들어왔다.역륜왕(力輪王)을 수기하시려 함에 그 광명은 부처님의 왼쪽 손바닥으로 들어왔고, 전륜왕을 수기하시려 함에 그 광명이 부처님 오른쪽 손바닥으로 들어왔고, 하늘에 난 이를 수기하시려 함에 그 광명이 부처님 배꼽 사이로 들어왔고, 성문 보살을 수기하시려 함에 그 광명이 부처님 가슴으로 들어왔고, 연각을 수기하시려 함에 그 광명이 부처님의 눈썹 사이로 들어왔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수기하시려 함에 그 광명이 부처님 정수리로 들어왔다.그때에 세존께서 놓은 광명은 몸을 세 바퀴 돌고 부처님 정수리로 들어갔다.그때 존자 아난은 합장 공경하고 아뢰었다.
“세존의 온갖 얼굴빛의 백천 장엄이 입으로부터 나와 시방에 두루 둘러 다 비추었습니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옳고 그름 여읜 지 오래고 머니
번뇌를 다 휘몰아 냈네.
세간에서 부처님 최상이시며
수승한 인은 과보가 헛되지 않네.
마치 소라 연꽃이 희듯이
마구니 항복시킨 부처님 광명 나투시니
그때 마구니 스스로 가고
묘한 지혜 안정하였네.
성문으로 하여금 부처 구하게 하는
부처님의 안정된 소리
우왕(牛王)의 최상인 양
모든 의심 제거하여 깨끗하시네.
원수와 얽매임이 없으며
물이 소금을 녹이듯
바른 깨달음 광명 나투었으나
부처님 누구에게 수기 주실까.
그들 안정된 즐거움 듣고
이 사람들 즐거워하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다, 아난다여. 인과(因果)가 없지 않느니라.아난이여, 여래ㆍ응공ㆍ정변지는 바르게 깨닫고 바르게 말하노라.아난다여, 보라. 이 동자는 나에게 이와 같이 공양하였나니, 선근이 깊고 굳으며 마음을 내어 법을 보시하여 세 큰 아승기겁을 지나 보리를 수행하고 크게 자비한 6바라밀을 성취하면 관(觀)ㆍ행(行)이 원만하여 등정각을 이루리니, 이름은 금요(金耀)여래로 10력(力)이 구족하고 네 가지 지혜가 원명하며 3밀(密)과 불공(不共)과 염처(念處)와 대비(大悲)가 내가 옛적에 발심할 때와 같고 또한 이러한 법시를 행할 것이다.”그때에 바사닉왕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동자는 무슨 행업(行業)을 지었기에 이와 같이 부귀합니까?”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이 동자는 지난 전생에서 널리 복된 업의 인을 지어서 지금 세상에서 이 과보를 얻었으며, 또 이 동자는 옛적 업의 인을 심을 때에 뜻과 마음이 물러나지 않았으니 어떻게 이 과보를 면하겠습니까?대왕이여, 지은 업이 갚음을 받는 때는 예컨대 지계(地界)는 다함이 없고 수계(水界)는 다함이 없고 화계(火界)는 다함이 없고 풍계(風界)는 다함이 없으니, 이와 같은 온계(蘊界)와 6진(塵)이 업을 짓고 과보를 얻음은 다함[窮盡]이 없습니다. 동자의 뜻과 마음은 옛적에 복의 인을 심어 금생에 과보를 얻어 다함이 없으며, 내지 선ㆍ악의 두 업과 업보가 다함이 없어서 가령 백 겁을 지나더라도 업은 반드시 그 과보를 받습니다.대왕이여, 과거세에 바라내국(波羅奈國)에 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문군(聞軍)이었습니다. 그는 태자를 두었는데 이름이 길상밀(吉祥密)이었습니다. 그때에 부왕은 널리 죄업을 지었었는데 태자는 아버지가 죄를 지음을 보고 마음에 놀래어 털이 곤두서서 왕께 말하였습니다.
‘저는 수행하러 가겠습니다.’왕은 말하였습니다.
‘너는 나의 외아들인데 내가 어찌 보내어 수행하게 하겠느냐?’길상밀은 말했습니다.
‘저는 아버지를 떠나서 반드시 가서 수행하겠습니다.’동자는 말했습니다.
‘금ㆍ은ㆍ코끼리ㆍ말ㆍ궁인(宮人)ㆍ창고는 마음에 탐착할 것이 없고, 또한 사랑하거나 즐겨 수용(受用)할 것이 없다.’그리고는 뒤에 곧 37보리분법을 닦아 행하였고, 연각 보리를 증득하여 무수한 백천 사람들이 와서 공양하였습니다.다른 사람들이 보고 죄다 왕께 고하였습니다.
‘태자께서 이러한 공덕을 닦아 행하였습니다.’그때에 왕은 듣고서 그 아들을 보려고 4병(兵)을 거느리고 궁궐을 나섰습니다. 한 가난한 사람이 있었는데, 왕이 가장 좋은 코끼리 등에 앉았고 가장 좋은 옷을 입고 훌륭하게 장식하였으며 묘한 향을 몸에 발랐고 일산을 썼으며 4병(兵)이 둘러쌌음을 보고 그는 생각[智慧]을 내었습니다.〈이 왕은 손이나 발이나 배나 팔꿈치나 머리나 얼굴이나 어깨나 등이 나와 다름이 없거늘 무슨 까닭에 가장 좋은 큰 코끼리를 타고 좋은 옷으로 장엄하고 좋은 향을 몸에 바르고 일산을 덮고 4병이 둘러싸는가? 나는 세상마다 간탐하고 보시한 적이 없었으니 내가 금세에 이와 같은 괴로움을 받는구나. 이러한 결점[乏短]을 버리지 않았으니 어떻게 내가 저런 사람 속에 나겠는가〉 하였습니다.또 왕에게 물었습니다.
‘알지 못하겠지만 대왕은 어디로 가십니까?’문군왕은 대답하였습니다.
‘나에게 길상밀이란 아들이 있는데, 집을 나가 수행하여 연각 보리를 증득하였다. 어떤 사람이든 조금 공양하면 뒤에 큰 과를 얻느니라.’왕은 물음에 대답하고 다시 앞으로 갔습니다. 왕은 그때 사슴떼를 발견하였습니다. 왕은 그 사슴을 사랑하여 뒤쫓았습니다.그때 가난한 사람은 자세히 생각하기를 〈왕은 탐내어서 사슴을 뒤쫓았지만 나는 이제 연각(緣覺)을 뵙자〉 하였습니다.이때 가난한 사람은 차츰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산골짜기에 들어가 그 연각을 보았는데, 몸이 으리으리하고 마음과 뜻이 적정하였으며 한량없는 백천 어진 이들이 빙 둘러싸서 만타라꽃을 흩어서 무릎까지 이르렀습니다.이때 가난한 사람은 소리 높이 울고 매우 비통해 했으며 또 괴로워했습니다. 이때 백천 어진 이들은 공양하기를 마치고 돌아갔습니다.가난한 사람은 정신 차리고서 〈나는 무엇을 가지고 연각에게 공양할까?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암몰라(菴沒羅) 나무가 있구나〉 하였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가장 좋은 암몰라 열매를 따서 발우에 가득 담아 연각에게 공양하였습니다.그때 연각은 그의 발우를 받고 마치 거위 왕[鵝王]처럼 허공에 올라 자재하며 온갖 신통 변화를 나타내다가 허공에서 내려와 다시 본 자리로 돌아왔습니다.또 가난한 사람은 연각의 발에 절하고 다시 말하였습니다.
‘당신께서 나를 위해 잡수시고 저는 복을 받았으니, 둘째 날에 연각에게 공양하면 이 사람은 마음이 맑고 깨달아져서 가난한 사람을 구원할 것입니다.’
연각은 곧 공양을 수락하였으며 가난한 사람은 곧 산골짜기를 나왔습니다.문군왕은 멀리서 보니 연각이 허공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왕은 지혜를 내어 다시 생각하기를 〈저곳에 으레 복덕이 큰 사람[人天]이 있을 터이니 내가 급히 가서 연각을 보리라〉 하고 왕은 곧 골짜기로 들어가는데 도중에서 골짜기에서 나오는 가난한 사람을 만났습니다.왕은 물었습니다.
‘너는 어디서 오느냐?’‘저는 이곳에서 옵니다.’‘가난한 사람아, 네 몸은 거칠고 껄끄러우며 머리털은 헝클리고 옷은 때묻고 더러운데도 버리지 못했구나. 너는 어떻게 해야 빈궁함을 멀리 여의고 나처럼 부귀하겠느냐. 너를 보니 실로 빈궁함을 멀리 여읠 수가 없겠다.’그 사람은 왕을 보내고 갑자기 생각하기를 〈어떻게 해야 한 떼기 좋은 밭을 얻고 또 여러 가지 좋은 음식을 얻어서 온갖 맛을 갖출까〉 하였습니다. 생각이 채 끝나기 전에 발로 둥근 돌을 밟아 땅에 넘어졌는데 거기에서 금이 가득 들은 쇠 독을 얻었습니다.왕은 산에 이르러 연각을 보았으며 앞에 잠깐 앉아 있다가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복을 빌어야겠는데 어떻게 내일 나의 공양을 받겠는가?’연각은 대답했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먼저 청을 받았습니다.’군왕은 물었습니다.
‘누구의 청을 받았는가?’연각은 대답했습니다.
‘어떤 가난한 사람이 나에게 공양을 청하였습니다.’왕은 곧 사신을 보내어 가난한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연각을 청하여 공양하겠으니 너는 다른 날에 공양에 청하여라.’사신은 와서 왕의 뜻을 그대로 전하였으나 가난한 사람은 듣지 아니했습니다.
왕은 곧 몸소 가서 다시 말했습니다.
‘내가 연각에게 음식을 대접하겠으니 너는 다른 날에 음식을 차려라.’‘안 됩니다.’‘네가 날짜를 물려야겠다.’‘어찌하여 저더러 날을 옮기라 하십니까? 더구나 저는 금을 가졌으니 결정코 공양을 차리겠습니다.’‘너는 본래가 빈궁하였고 나는 찰제리로 정수리에 물 부운 왕의 종족[灌頂王種]이거늘 너는 어찌하여 금이 있다고 하느냐?’‘왕께서 만약 믿지 못하신다면 왕께 금을 보여 드리겠습니다.’그리하여 함께 금이 나온 곳으로 가니 한 쇠 독이 있는데 그것을 기울여서 금을 쏟으니 쌓인 무더기가 산과 같아서 한쪽에 서 있는 사람이 반대편 쪽을 보지 못하였습니다.왕은 생각하기를 〈이 사람이 이와 같은 복덕을 가졌구나〉 하였으며, 그 사람은 말하되 〈공양[齊] 때가 곧 이르겠구나〉 하였습니다.둘째 날에 가난한 사람은 깨끗이 땅을 쓸고 다른 때와 다르게 장엄하였습니다. 온갖 연꽃을 흩었고 나뭇가지와 잎을 따서 좋은 일산을 만들었으며 공양을 차렸습니다.그때 그 연각은 다시 허공에 올라서 갖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내었습니다.그때 그는 발에 절하고 원을 내되 〈내가 이 땅에 뿌린 연꽃처럼 세상에 날 적마다 저 하늘의 묘한 연꽃을 얻으며 내가 나뭇가지로 만든 일산으로 공양하듯이 세상에 날 적마다 첨복가 나무를 얻어 첨복가 꽃을 피우되 빛깔이 하늘의 자금색이며, 내가 그릇에 밥공양 올린 선근으로 세상에 날 적마다 늘 금쟁반에 하늘 음식이 가득하되 백천 사람이 먹더라도 다하지 않으며 부처님을 만나리다〉라고 하였습니다.”바사닉왕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생각해야 합니다. 그때의 가난한 사람은 지금 바라문의 아들 금요 동자입니다. 그는 연각에게 공양하여 그 선근을 얻어서 쾌락하기가 끝없으며, 일체의 소원을 다 성취하였습니다.”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한 마음으로 받들어서 환희하여 행하였다.
'매일 하나씩 > 적어보자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어보자] #4954 불설급고장자녀득도인연경(佛說給孤長者女得度因緣經) 중권 (4) | 2024.10.13 |
---|---|
[적어보자] #4953 불설급고장자녀득도인연경(佛說給孤長者女得度因緣經) 상권 (0) | 2024.10.13 |
[적어보자] #4951 불설금신다라니경(佛說金身陀羅尼經) (2) | 2024.10.13 |
[적어보자] #4950 불설금광왕동자경(佛說金光王童子經) (2) | 2024.10.12 |
[적어보자] #4949 불설금강향보살대명성취의궤경(佛說金剛香菩薩大明成就儀軌經) 하권 (4) | 2024.10.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