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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831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27권

by Kay/케이 2024.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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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27

 

불본행집경 제27권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30.향보리수품 ③
그때 마왕은 적안 야차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적안에게 이르노라. 너는 이제 이 군사 무리들을 보았느냐. 이래도 감히 누가 나의 경계를 침입하겠는가?”
적안 야차는 마왕 파순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이 석가족 정반왕의 아들 실달다는 선생(善生) 촌주의 딸 앞에서, 마치 우왕(牛王)과 같이 큰 음성을 내었고 길리란 풀 베는 사람에게서 풀 한 묶음을 얻어 들고 니구다수라는 나무를 향하여 점점 오고 있습니다. 또 5백 마리 푸른 새가 에워쌌으며 초봄에 귀엽게 돋아나는 수목들이 모두 꽃과 열매와 가지를 저절로 드리웠고, 지각이 없는 모든 나무도 머리를 숙여 공양하며 대지를 뒤흔들며 보리수로 향하려 하고 있습니다.”그때 파순은 이미 보살이 그 보리수 아래로 향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석가종은 다른 나무 아래로 가서 풀을 깔고 앉고 이 보리수에는 앉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는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모든 야차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모든 야차들아, 얼마쯤은 남아있고 몇몇은 빨리 저 보리수 아래 가서 숨어 있다가 이 석가족 아들이 보리수 아래로 가지 못하게 하여라.”
야차들은 대답했다.
“삼가 대왕께서 엄명하신 교칙대로 하겠습니다.”
그 야차들은 곧 얼마의 무리를 추려내어 보리수가 멀지 않은 곳에 숨어 엎드려 있었다.
그들 마군의 야차들이 멀리서 보살이 보리수 아래로 오는 것을 보니, 몸이 마치 금산처럼 빛나는 것이, 가히 비유할 수가 없었다.
그 야차들은 그것을 보고 게송을 읊었다.
이는 필시 천 개의 새 해가 솟음이라
위덕이 금산같이 빛나시네.
모든 천상과 인간을 불쌍히 여겨
사자처럼 점차 보리수로 오시네.
그때 숲을 수호하던 신(神)은 곧 게송으로 모든 야차들에게 대답했다.
세존은 천 겁의 공덕이 원만해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과
선정과 지혜의 6도를 구비했고
일체 모든 장엄이 구족하시네.
이제 점차 보리수로 오셔서
위없는 보리도를 이루려 하시네.
모든 하늘과 인간 8부의 무리가
이렇게 생각하고 모두 따라 온다네.
그때 그 마군의 권속 야차들은 이 게송을 듣고 모두 보리수 곁을 떠나 별이 흩어지듯 달아났다.
이때 보살은 점점 16가지 공덕상을 갖춘 원만한 땅에 이르렀다.
무엇을 16가지 공덕상이라 하는가? 이른바 그 땅은 겁화(劫火)가 탈 때 최후에 타고, 겁이 처음 생길 때 가장 먼저 이루어진다.또 그 땅에 나는 풀은 가장 뛰어나고 묘하니 이른바 우바라(優波羅)ㆍ파두마(波頭摩)ㆍ구물두(拘勿頭)ㆍ분타리(分陀利)가 충족하다.그 땅은 이 염부제에서 가장 가운데 있다.그 땅은 미련하고 어리석은 중생이 살지 않고, 성인의 종자로서 복덕있는 사람만 살고 행하고 앉는다.그 땅은 모두 구덩이나 웅덩이가 없이 사방이 반듯하고 평정한 곳이다.또 그 땅은 낮지도 높지도 않고 청정하고 손바닥같이 평평하다.그 땅에는 우바라ㆍ파두마ㆍ구물두ㆍ분타리 등 많은 꽃이 저절로 생장한다.그 땅은 모든 성인이 통해 아는 바이다.그 땅은 저절로 나타난다.그 땅은 언제나 항상 성인이 살아 빈 적이 없었다.어떤 사람이라도 그 땅을 항복시키지 못한다.또 그 땅은 이름이 멀리 퍼져 이른바 최고의 사자좌이다.또 그 땅은 찾으려는 마음이 있어도 지나면서 찾지 못하니 이른바 마군과 마군의 권속이다.또 그 땅은 모든 땅 중에 가장 가운데 있다.그 땅은 금강으로 이루어졌다.또 그 땅에 나는 모든 풀은 높이가 4지(指)요 부드럽고 푸르기 공작의 목과 같고 부딪칠 때 마치 가시가 옷 같았다. 모양이 미묘하고 어여쁘게 단정하여 향기가 꽃답고 머리털이 모두 오른쪽으로 돌았으며 지난 옛날 모든 전륜성왕들이 즐길 만한 희유한 곳임을 다 듣고 항상 오가며 구경하는 땅이었다.보살이 그 보리수 곁에 다다르려 할 적에 그 땅은 저절로 소제되고 청정하게 장엄되며 향수가 발라지고 뿌려져 어여쁘고 단정하여 마음으로 즐겨 보게 하였다. 또 자갈이나 기와쪽이나 돌이나 넝쿨이나 가시 등 모든 나쁜 풀들이 없었다.
이때 보살은 처음에 왼손에 풀을 쥐고 갔으나 뒤에 나무 아래 이르자, 다섯 손가락의 그물 무늬 장엄과 붉은 빛이 마치 연지를 바른 듯한 부드러운 오른손으로 한 다발의 풀을 쥐어 편안히 보리수 아래에 두려고 동쪽을 향해 풀을 가지고 땅 위에 던지니 뿌리는 곧 나무로 향하였다. 보살은 이런 원을 세웠다.
‘내 이제 이곳에 앉아서 번뇌의 바다를 건너 저 언덕에 이르리라.’
그때 보살이 그 한 다발의 풀을 땅에 던지자 마치 병 속에 꽃을 꽂듯, 냇물이 돌아 흐르듯, 만자[卍]가 돌듯 하였다.보살은 쥐었던 풀을 아무렇게나 땅에 던졌으나 자연스럽게 이렇게 어지럽지 않은 길상을 보이므로 이렇게 말하였다.
“내 오늘 풀을 던지자 응당 헝크러질 것이 헝크러지지 않으니 이것은 길상한 상을 나타냄이다. 나는 어지러운 세간에서 반드시 어지럽지 않은 법을 증득할 것이다.”
보살이 이렇게 풀을 던져 자리를 만들자 그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그때에 욕계(欲界)의 주인 마왕 파순은 보살에게 가서 이런 말을 하였다.
“찰제리의 아들이여, 당신은 지금 이 나무 아래 풀을 깔고 앉아서는 안 됩니다. 왜냐 하면 이 나무 아래는 밤중이 되면 한량없는 비사차 귀신과 부다나ㆍ야차ㆍ나찰들이 자주 와서 사람의 고기를 먹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나무 북쪽에 따로 숲이 하나 있으니 그곳은 큰 선인이 거처하던 곳입니다. 그곳을 우루빈라 촌락이라 부르며 아름답고 단정하여 사람들이 즐겨 보는 곳이오니 당신 석가족의 아들은 마땅히 그곳에 가서 마음대로 앉으시오.”보살은 그 마왕에게 대답하였다.
“너 마왕 파순아, 알지 못하느냐? 나는 산의 아란야나 한가로운 못에 있으며 혹은 나무 밑이나 무덤 사이에 있고 혹은 숲 안에 있으면서도 밤중에 편안하여 마음이 두렵지 않았다. 이제 나는 지혜가 없는 것도 아니요, 방편력이 없는 것도 아니어서 여기 오는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다만 나는 오래 전부터 지난 옛날 모든 부처님도 이 나무 아래 두려움이 없는 곳에 있으며 성도를 이룬 것을 안다. 그러므로 내가 여기 온 것이다.”그때 다른 야차가 파순의 오른편에 서 있다가 보살에게 말했다.
“당신 석가족의 아들은 이제 어찌 이 나무 아래 앉으려고 애씁니까? 이 밖에도 사방에 큰 나무가 많으니 당신은 속히 다른 곳으로 옮겨가시오.”
보살은 그 야차에게 대답했다.
“나는 마음에 원하는 것은 다른 나무 아래에서는 성취할 수 없다. 오직 이 나무 아래서만 결정코 이루며 다른 곳에서는 이루지 못한다.”그때 야차는 마왕에게 일렀다.
“대왕이여, 이제 그의 말을 듣지 못했습니까? 다시 어떻게 해야 그를 보내겠습니까.”
마왕 파순은 그 야차에게 대답했다.
“내 이제 오직 갖가지 방편으로 마음을 써서 그를 거절하여 이 자리에 앉지 못하게 하리라.”이때 보살은 파순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풀 자리 위에 앉아 마음속으로 이런 원을 세웠다.
“내 이제 지난 옛날 과거의 모든 부처님이 앉으신 금강의 자리에 앉았으니 마땅히 마왕 파순이 항복하게 하리라. 내 이제 여기 앉아 애욕ㆍ진에ㆍ우치등 모든 번뇌를 끊으리라. 내 이제 여기 앉아 미묘한 감로, 청량한 법을 증득하리라.”그때 보살이 깔고 앉은 풀은, 뿌리가 안으로 향하고 줄기와 잎이 밖으로 향하여 오른쪽으로 돌아 퍼져 보리수를 세 겹으로 감쌌다. 보살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몸과 마음이 단정하고 뱀이 몸을 둘러 감은 듯 꿋꿋하게 움직이지 않고 입으로 세 번 외쳤다.
“나는 감로를 증득하리라. 나는 감로를 증득하리라. 내 이제 결정코 감로를 증득하리라.”
그리하여 보살은 이런 큰 서원을 세웠다.
“내 이곳에 앉아 모든 누(漏)가 다 제거되지 않고 일체 마음에 해탈을 얻지 못하면 결코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
이런 게송이 있었다.
보살은 나무 아래 가부좌하되
큰 뱀이 스스로 몸을 감듯 했네.
이러한 큰 서원의 마음을 냈다네
일을 이루지 못하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그때 마왕 파순은 거기에서 몸을 감추어 나타나지 않았다가, 조금 지나서 곧 자기 몸을 화(化)하여 머리를 산발하고 온몸에 먼지와 흙을 뒤집어 쓰고 굵은 칡베옷을 입은 채, 입술이 바싹 마르고 주리고 목마른 형상으로 손에 커다란 묶음의 편지를 들고 급히 보살 앞에 쫓아와 서서, 가졌던 편지를 보살에게 내던지며 이렇게 말하였다.
“이 편지는 당신의 석가족 마나마(摩那摩)가 나를 시켜 보내 온 것이오. 이 편지는 니루타(尼婁馱)의 것, 이 편지는 난제가(難提迦)의 것, 이 편지는 발제가(拔提伽)의 것, 이 편지는 난타(難陀)의 것, 이 편지는 아난타(阿難陀)의 것이오. 이 밖의 모든 편지도 각각 그 석가족 아들들이 당신에게 보내 온 것입니다.”
그리고 한 장의 편지에는 거짓으로 참되지 않은 망언을 적었는데 이런 말이 있었다.
“제바달다가 이제 이 가비라성의 왕위를 받고 그대의 궁전에 들어가 그대의 후비를 다 취했으며 그대의 아버지 정반대왕을 잡아 옥에 가두고 그 밖에 숙부인 백반ㆍ괵반ㆍ감로반왕과 일체 원로 석가족 왕들을 성 밖으로 쫓아내었으니 그대는 이 편지를 보거든 꼭 빨리 오소서. 어쩌자고 아란야에 머무십니까?”보살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세 가지로 생각하였다.
“채녀들 때문에 욕심을 내어 나의 후비를 제바달다가 정말로 빼앗은 것인가, 제바달다가 투쟁심을 내어 정말로 나의 국토와 부왕의 위를 빼앗은 것인가, 석가족을 살해하려는 마음을 낸 것인데, 그들은 어찌하여 자기 몸을 아끼느라 나의 부왕을 보호하지 않았을까?”
보살은 거듭 이렇게 생각했다.
“세간 경계는 모두 무상하고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 잠깐잠깐에 나고 꺼지고 잠시도 머묾이 없다. 생각하면 일체가 다 파괴되는 법이요, 나서는 곧 멸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문득 욕심을 끊고 출가할 마음을 내었으며 투쟁하는 마음을 쉬고 자민(慈愍)하는 마음을 일으켰으며 살해하는 마음을 끊고 비애하는 마음을 내었다. 이런 일은 내 뱉아 버린 지 오래다.”
이렇게 생각하고 곧 버리는 마음을 내었다.
31.마포보살품(魔怖菩薩品) ①
그때 보살이 보리수 아래 앉으니 보리수를 수호하던 신(神)은 매우 기뻐 뛰며 온몸을 이기지 못하고, 자기 몸의 모든 영락을 풀고 머리의 상투를 헤치고 급히 보살에게 나아갔다.
가장 묘한 길상의 일로 보살을 찬미하며 은중히 크게 희유한 마음을 내어 모든 친족과 그 권속들에게 보살을 공경하고 엄숙히 수호하라고 명하였다.그때 그곳 사방의 나무들에 있는 수신은 크고 적음을 막론하고 각각 그 나무에서 몸을 나타내어 보리수신에게 와서 물었다.
“크게 착한 수신(樹神)이여, 지금 그대의 나무 아래 앉아 있는 이는 어떤 사람인가? 우리들은 이제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가장 묘하고 뛰어난 몸으로서 모든 상호로 장엄하여 하늘 가운데 하늘 같습니다.”
보리수신은 그 모든 수신에게 일렀다.
“너희 모든 수신들은 알아 두라. 이 분은 정반왕의 아들이요, 감자종성이다. 지난 옛날 겁초(劫初)에 대중들이 떠받들어 왕으로 모셨으며 세세로 이어서 지금까지 그 혈통이 이른 것이다.”
그들 수신은 보리수신에게 거듭 말했다.
“보리수신이여, 그대는 이제 가장 큰 이익과 크고 착한 복업을 얻었습니다. 그대의 거처에 이렇게 뛰어난, 삼계에서 제일 묘한 중생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중생은 우담화처럼 세상에 나타나기 어렵습니다.”그리고 그 모든 수신들은 각각 침수향이며 우두전단향들과 또 갖가지 묘하고 아름다운 꽃을 보살 위에 뿌렸다. 뿌리고 또 뿌리며 온몸 가득 기쁨에 차서 어쩔 줄 몰라하며 머리를 숙이고 손을 들어 합장하여 보살에게 절하고 이렇게 부르짖었다.
“중생 중에 가장 우두머리시여, 부디 서원을 빨리 이루어 속히 보리를 증득하소서.”
다음에 4천왕과 4천에 있는 천인들이며 다음에 한량없는 33천과 야마ㆍ도솔ㆍ화락ㆍ타화자재천들이며 한량없고 끝없는 일체 모든 천인과 모든 범천들도 각각 만다라ㆍ마하만다라ㆍ만수사ㆍ마하만수사ㆍ구물두ㆍ파두마ㆍ분타리꽃 등 천상의 묘한 꽃들을 가지고 또 갖가지 가루향ㆍ바르는 향을 가지고 비오듯 보리수 위에 뿌렸다.
그 보리수는 마치 수레 바퀴와 같이 유순 안에 가득 찼는데 갖가지 향과 꽃이 무릎까지 쌓였다.보살이 그 보리수 아래 앉아 있을 때 왕개미나 개미새끼 한 마리도 소리내지 않았거늘, 하물며 큰 짐승이나 모든 새들이 소리를 냈겠는가? 가령 바람이 있어도 모든 나무는 기울거나 움직이지 않았다.
보살이 보리수 아래 앉았을 때 정거천인들은 온몸 가득 기쁨에 차서 어쩔줄 몰라 하며 보살에게 정례하고 마음속으로 각각 이런 원을 내었다.
“중생 가운데 제일이신 분이여, 부디 당신의 마음대로 빨리 원만한 보리를 성취하소서.”이때 보살은 그 보리수 아래 앉아 또 맹세하였다.
“내 성도하지 못하면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
그때 마왕 파순은 마음 속으로 크게 공포를 내어 이렇게 말하였다.
“이 찰제리 석가족 아들은 나의 경계를 없애버리고 나를 이 경계에서 나가게 하리라. 만약 그가 나를 이겨 나보다 앞서면 반드시 모든 사람에게 열반을 얻게 하고, 그들을 위하여 열반의 방편을 말할 것이다. 그러면 경계는 허공이 되고 말 것이다. 그가 아직은 청정한 눈을 이루지 못하고 나의 경계에 있으니 지금 힘써 방편을 지어 그의 수행이 퇴보되고 상실되어 달아나게 하리라.”
그리고 게송을 읊었다.
그가 지금 만약 보리를 이루면
널리 남을 위해 정법을 설하여
내 경계를 손해케 하리라.
뭇 사람이 이미 바른길을 걸으면
자연히 나의 경계는 텅 비고
경계가 공하면 나는 과부같이 되리라.
그는 아직 청정한 눈을 못 얻었으며
그대로 내 경계 가운데 있으니
나는 급히 그 곁에 나가서
먼저 장애를 지어 그 일을 부수리라.
마치 냇물이 아직 이르기 전에
미리 다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처럼.
이때 마왕 파순에게는 천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보살을 돕는 이가 5백이니 상주(商主)가 상수(上首)로 파순의 오른편에 앉았다. 그 중에 파순을 돕는 이도 5백인데 제일 상수가 악구(惡口)였으며 파순의 왼편에 앉았다.
이때 마왕 파순은 모든 아들에게 이렇게 일렀다.
“너희들 모든 아들아, 내 이제 너희들과 함께 이리저리 계획하여 별다른 마음의 지혜를 쓰려 하나니 모두 어떤 계교를 내라. 어떻게 해야 힘으로 보살을 항복 받겠느냐?”
그때 오른편에 앉은 장자 상주는 게송으로 부왕 파순에게 말했다.
만약 사람이 감히 잠자는 큰 뱀을 건드리고
또 미치고 취한 코끼리를 돌며
사나운 짐승왕과 싸워본 적이 있다면
그는 능히 그 사문을 항복받으리라.
그때 파순의 왼편에 앉아 있던 악구가 또 그 아버지를 위하여 게송으로 아뢰었다.
사람들이 나를 보면 마음이 부서지고
모든 나무도 뿌리가 뽑혀 땅에 쓰러지는데
하물며 그 사문이 나를 본다면
단숨에 멀리 달아나지 않겠습니까?
오른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묘명(妙鳴)이 게송으로 그 아버지에게 아뢰었다.
만약 누군가 큰 바다를 건너고
또 바다 물을 마셔 마르게 해도
부왕이여 그것은 놀랄 것 없으나
보살을 보면 얼굴이 괴이함을 어쩌겠습니까?
그때 왼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백투(百鬪)가 다시 게송으로 그 아버지에게 아뢰었다.
내 몸 어깨 위에 팔이 백 개가 나고
한 팔이 능히 3백 대의 살을 쓰지요.
부왕은 근심 걱정 마시고 가기만 하소서.
내 홀로 그 사문을 깨뜨리겠나이다.
그러자 오른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선각(善覺)이 다시 게송으로 그 아버지에게 아뢰었다.
코끼리나 말같이 힘이 세고
혹은 비뉴나 금강과 같더라도
사람이 쌓은 숙업의 인욕 위력에는
그들 모든 힘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러자 왼편에 있던 왕의 아들 엄위(嚴威)가 다시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내 허공에 물과 불을 비 내리니
거기 가면 그 비구의 몸을 깨뜨려
그 몸을 한 줌의 재로 만들겠소.
마치 맹렬한 불이 마른 풀을 태우듯이.
그때 오른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선목(善目)이 다시 게송으로 그 아버지에게 아뢰었다.
가장 높은 수미산을 허물고
일체 천궁을 다 파괴할지라도
바다의 모든 물을 말릴지라도
해와 달이 땅에 떨어질지라도
햇빛을 얼음같이 차게 하고
천궁을 땅에 떨어지게 할지라도
보살이 한번 나무 아래 앉은 뒤
정각을 이루지 않고는 결코 옮기지 않소.
그러자 왼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보원(報怨)이 다시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내 능히 손가락으로 해와 달과
허공의 별들도 다 쥐어 잡고
저 모든 하늘도 잡으며,
4해의 물도 손바닥 안에 넣거든
하물며 이 석가족 한 사문이야
당장에 바다 밖으로 집어던지리.
다만 빨리 모든 군사를 보내
급히 그 사문의 처소에 갑시다.
그때 오른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덕신(德信)이 다시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해와 달이 운행할 때 벗을 청하지 않으며
전륜왕이 세간에 나타날 때도 동반이 없으며
모든 성현 보살도 무리를 빌리지 않고
홀로 큰 마군의 군사를 쳐부순다오.
그때 왼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구과실(求過失)은 다시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싸움의 병기는 칼보다 나은 것 없고
몸에 갑옷을 입었으니 마음에 겁낼 것 없습니다.
이런 군사들은 반드시 그를 죽일 것이니
부왕은 그 사문을 두려워 마소서.
그때 오른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복덕영락장엄(福德瓔珞莊嚴)이 게송으로 그 아버지에게 아뢰었다.
그의 몸은 나라연같이 굳세고
4제(諦)의 몸이라 파괴하기 어렵습니다.
인욕의 갑옷과 3해탈의 칼과
지혜의 화살을 잡고 우리들을 항복받으소서.
그러자 왼편에 있던 불회(不廻)란 마왕의 아들이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잘 마른 풀에 불을 지르듯
귀신같이 쏘는 살 잘 갖추고
벽력같이 산도 뚫고 가는데
석가족 아들이 내 손을 보면 항복할 것입니다.
그러자 오른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법신(法身)이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어떤 사람이 채색으로 공중에 그림을 그려
모든 중생 만들어 같은 마음으로
달 하늘과 풍신(風神)을 그물에 얽더라도
보살의 도량은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때 왼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항작죄(恒作罪)가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사람들이 밥을 먹듯 나는 독을 소화시키고
병장기에 손가락만 갖다 대도 재가 된다네.
그의 몸을 가루가 되도록 부수지 못한다면
내 이 두 손을 결코 가만두지 않으리.
그때 오른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성리(成利)가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독이 가득찬 삼천세계를
세존은 보고도 두려움 없네.
두려운 3독을 그는 다 없앴으니
싸워서 무엇하랴. 궁으로 돌아가세.
그때 왼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탐희(貪戱)가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나는 만억이 넘는 소리와
예쁘게 꾸민 옥녀 수백천 명을 데리고
허깨비와 미혹으로 그의 마음 교란시켜
선정을 잃고 모든 욕락 받게 하리.
그때 오른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법희(法戱)가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그는 선정의 법으로 즐거움을 삼고
항상 해탈의 감로에 들어가 노니네.
섭수하는 즐거움으로 중생의 재앙을 뽑아주며
5욕을 갖지 않아 자적하다네.
그때 왼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첩질(捷疾)이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나의 힘은 해와 달을 낚아챌 만큼 빠르고
거센 불바람을 끊을 수 있습니다.
어버님 앞에 그 사문을 잡아 오리니
마름 부스러기처럼 부순 뒤 흩어날리소서.
그때 오른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사자후(獅子吼)가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광야와 물은 끝이 없고 야간(野干)은 우는데
이제껏 큰 사자의 포효를 들어본 적 없어라.
모든 짐승들 사자의 포효 소리 듣는다면
사방으로 흩어지고 백방으로 도망가리.
우리들 모든 마구니도 마찬가지로
법왕의 큰 소리를 들어본 적 없어라.
자기 뜻만 말하며 쉬려하지 않지만
그의 곁에 이르면 저절로 쉬게 되리라.
그때 왼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악사(惡思)가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나는 이제 나쁜 생각으로 그를 얻기 바라니
그가 어찌 이 마군을 보지 못하겠습니까?
그의 마음 어리석어 뜻이 없더라도
어찌 일어나 달아나지 않겠습니까?
그때 오른편에 있던 마왕의 아들 선사(善思)가 그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그는 어리석지도 무력하지도 않으니
너희들은 미련해 세상물정 모르누나.
너희는 아직 그의 착한 방편 모르니
뒤에 가서 지혜로 너에게 항복 받으리.너희들 항하사 같은 마군의 아들이
이렇게 변재가 3천세계에 차도
그의 머리털 하나도 까딱 못 하리니
하물며 살해하거나 일어나게 할쏘냐.너희들은 깨끗한 마음으로 거기 가서
입으로 찬탄하며 몸을 굽히라.
원수를 맺어 자기 군사만 상하게 말라
그는 반드시 삼계의 주인이 되리라.
이렇게 해서 천 명의 마군 아들들은 백(白)을 돕거나 흑(黑)을 도우며 각각 마음대로 자기 의견을 말했다.이때 마왕 파순에게 현장(賢將)이라는 최고의 병신(兵臣)이 있었는데 마왕 파순은 그에게 일렀다.
“너 현장아, 와서 나를 따르라. 지금 저기 한 석가족의 아들이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고자 한다. 너는 이제 나와 같이 거기에 가서 그 도법(道法)을 끊고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지 못하게 하자.”
그때 현장은 마왕에게 게송으로 아뢰었다.
왕께서 거느리신 사천왕과
아수라왕과 긴나라와
가루라와 마후라가들이
머리에 열 손가락을 얹어 그에게 귀의하였습니다.
하물며 일체 모든 범천과
광음천ㆍ광과천ㆍ정거천이며
땅에 사는 욕계와 색계천의
모든 천왕들이 그의 발에 정례하지 않겠습니까?
또 왕의 모든 아들은 지혜가 뛰어나고
용맹도 세간에서 비길 데 없으나
마음속으로 항상 그에게 경례합니다.
왕의 군사가 80유순에 차고
야차ㆍ나찰과 모든 귀신들이
비록 땅 위에서는 왕 앞에 있어도
마음으로는 항상 허물없는 그 사람을 생각하며
열 손가락 합장하고 정례하나이다.
마의 군사 천만이라도 그 성인을 보면
가만히 꽃과 향을 멀리 뿌리네.
나는 이런 상이 분명함을 보았나니
보살은 반드시 마군의 무리를 이기리.
마군의 군사가 머무는 곳에는
부엉새ㆍ뱁새ㆍ집비둘기들이 많고
혹은 올빼미와 솔개와 까막까치 소리
나귀ㆍ여우 모든 축생의 악한 소리가 들리나
내 그 보리수 아래를 보니
상서로운 모든 새의 갖가지 음성
물오리ㆍ기러기ㆍ원앙새ㆍ구시라새
구욕새ㆍ앵무ㆍ공작새들이
그 성인을 에워싸고 노래도 하니
이렇게 좋은 상서라면 그가 꼭 이기네.
또 마군들이 주둔하는 곳에는
항상 자갈과 흙먼지를 비 내릴 뿐이나
보리수 아래 성인 앉은 곳에는
하늘이 갖가지 묘한 향기와 꽃을 비 내리네.
마군이 사는 땅은 고르지 않아
높고 낮고 구렁이며 굴곡이 지고
자갈ㆍ가시밭에 똥무더기 뿐이나
보리수 아래 땅 주위에는
금은 7보로 장엄했으니
이러한 여러 상이 있음을 보네.
지혜로운 이들 만약 뜻이 있으면
이 상을 보고는 응당 돌아가리라.
이렇게 온 땅을 두루 장엄했으니
반드시 위없는 도를 이루리라.
대왕이 만약 신의 간함 듣지 않으면
꿈에 본 그대로 헛되지 않으리다.
이러한 선인은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
응당 군사를 돌려 본처로 갑시다.
지난날에 왕이 모든 선인을 거슬렸기 때문에
주원(呪願)으로 국토를 불태워 재가 되었나이다.
과거세에 한 범덕(梵德)이라는 왕이 있었으니
비야바 선인의 뜻을 어기고
범해왕의 동산과 온갖 꽃 과일을
저주로 불을 내어 다 태웠었네.
여러 해 그 동산엔 풀도 나지 않았는데
하물며 나무와 꽃과 과일들이 나겠소?
세간에 모든 고행하는 이
모든 악을 끊고 범행을 닦을 때
모든 왕은 와서 그 발에 정례하나니
우리들은 이제 도로 본처로 갑시다.
왕은 옛날 위타론을 들었을 것이오
사람에게 32상이 분명히 있으면
그 사람은 도를 구해 출가하여
반드시 모든 번뇌 그물의 얽매임을 끊고
위없는 정진(正眞)도를 성취한다고
미간의 백호에서 광명 놓으면
널리 시방의 억 세계에 비치거든
하물며 이 마군의 무리들이야
어찌 항복을 받지 못할 리 있겠소.
왕께서 싸운다 해도 이기지 못하오.
그의 머리는 가장 높은 하늘까지 이르니
천만의 모든 하늘도 보지 못하오.
응당 그는 미묘한 과를 성취하여
세간에 듣지 못했던 일 이제야 듣게 하네.
수미산과 철위산이며
해ㆍ달과 제석ㆍ범천들이며
야차ㆍ나찰과 모든 숲과 나무도
모두 보리수를 향해 몸을 굽히니
큰 복덕의 덩어리임이 틀림없도다.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의 힘
억겁을 지나 오며 이 행을 닦아
이제 결정코 우리 마군을 물리치되
코끼리가 날기왓장을 밟듯
모든 짐승의 왕 사자가 포효하듯
해가 모든 반딧불을 가리듯
세존이 마군을 쳐부숨도 그러하오.
사자가 홀로 모든 짐승을 흩어버리듯
독사가 한 번 물어 여럿을 죽이듯
보살은 훈습[熏]하고 닦은 선근의 힘으로
혼자서 우리 모든 마군을 깨뜨립니다.
그때에 마왕 파순은 현장의 이런 게송을 듣자 두렵고 고민스럽고 불안하며 몸과 마음이 근심으로 괴로우며 부끄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으나, 속으로는 오히려 아만을 품어 돌아가거나 달아나려 않고 다시 여러 군사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마음을 가다듬어 놀라지 말고 두려워 말고 겁내 달아나지도 말라. 이것은 내 그의 마음을 시험해 보는 것이다. 나는 이제 아름다운 말로 다시 그를 달래어 그가 보리수에서 떠나는지를 보려는 것이니 이러한 중생의 보배로 하여금 재앙을 만나게 하지 않으리라.”그때 마왕의 장자 상주는 그 아버지에게 아뢰었다.
“마의 주인이신 대왕이여, 제 생각에는 부왕께서 석가족의 아들과 원수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수억만의 마군이 손에 칼을 들고 석가족 곁에 가서 장애를 짓고자 해도 결코 지을 수 없는데 하물며 부왕 한몸으로 되겠습니까? 부왕께서는 다만 이 석가족 아들이 보리수 아래 사자좌에 앉아서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음을 보소서. 부왕이여, 이 석가족의 아들이 흔들리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는 것을 보십시오.또 허공의 한량없는 천인들이 합장하고 그에게 정례합니다. 이렇게 모든 하늘들이 정례하고 공양 찬탄하건만 기뻐한 적이 없습니다. 그는 부왕이 악심과 악의로 살해코자 하는 것을 보더라도 성내지 않습니다. 부왕이여 굽어 살피소서. 가령 어떤 사람이 모든 묘한 색채로 허공에 그림을 그리고 수미산을 한 손가락으로 떠받치고 간다면 그것은 차라리 가능한 일입니다. 또 어떤 사람이 큰 바다를 헤엄쳐 저 언덕에 건너가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어떤 사람이 가장 큰 풍신(風神)이 사방에서 부는 것을 문득 얽어맬 수도, 해ㆍ달과 별을 따서 땅 위에 놓을 수도, 모든 중생들이 합하여 한 마음이 될 수도 있으며, 모든 중생들을 다른 곳에 옮길 수 있을 지 모르나 이 석가족의 아들을 마군에게 항복시킬 수는 결코 없습니다.”그때 마왕 파순은 그 아들 상주에게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너는 참 나의 원수요 내 아들이 아니다.
다시는 얼굴 들고 나를 보지도 말라.
네 마음은 이제 이미 사문에게 애착했으니
너는 그 석가족 아들에게로 가거라.
그때 마왕 파순은 장자 상주의 말을 듣지 않고 그의 모든 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 모든 딸들은 각각 내 말을 들으라. 너희들은 저 석가족의 아들 곁에 가서 그의 마음에 욕정이 있는가 없는가를 시험해 보라.”그 모든 마녀들은 아버지의 칙명을 듣고서 함께 조용히 보살 곁,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서 갖가지로 여자들의 교태와 아첨하는 추파를 부렸다. 머리를 가리우기도 하고, 혹은 머리를 드러내기도 하고, 혹은 얼굴을 반만 내고, 혹은 얼굴을 다 드러내고, 혹은 미소를 지어 흰 이빨을 내 보이고, 혹은 자주자주 보살을 돌아보며, 혹은 머리로 보살께 정례하고, 혹은 고개 들어 보살의 얼굴을 우러러 보고, 혹은 머리를 숙이고 얼굴을 가리우고 땅을 보며, 혹은 두 눈썹을 움직이고 혹은 눈을 떴다 감았다 하고, 혹은 머리꼭지를 풀어 헤치고 손으로 빗질하며, 혹은 두 팔을 안고, 혹은 두 손을 들어 겨드랑이를 내 보이고, 혹은 손으로 유방을 만지고 희롱하며, 혹은 가슴과 등을 드러내고, 혹은 배를 드러내고, 혹은 손으로 배꼽을 두드리고, 혹은 자주자주 의상을 벗어 부치고, 혹은 자주자주 도로 의복을 정돈하고, 혹은 자주자주 속옷을 걷어 궁둥이를 드러내고, 혹은 영락을 풀어 땅에 던지고, 혹은 귀고리를 떼었다 도로 달고, 혹은 젖먹이를 희롱하고 혹은 모든 새를 희롱하고, 혹은 걸어 가면서 좌우로 돌아보고, 혹은 찡그리고 한숨 쉬고 탄식하며, 혹은 발가락으로 땅에 그리며 혹 노래하고 춤추며, 혹은 허리통을 흔들며, 혹은 기상을 뽐내며, 혹 옛 시절에 행하던 애욕으로 즐겁게 누워자던 자태를 생각하게 하고, 혹은 동녀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부녀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신부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중년 부인의 몸을 나타냈다. 이렇게 여인들의 교태로운 추파를 갖가지로 나타내 보이며 또 향과 꽃을 보살 위에 뿌리고 또 갖가지 5욕의 일을 보살에게 권청하고 그의 얼굴과 심정에 욕심의 자태가 있는가 없는가를 보았다. 또 그가 욕심으로 그녀들을 보는가 아니면 욕심 없이 그녀들을 보는가를 살폈다.
그들 마왕의 딸들이 보살을 보니 마음이 깊고 적정하며 본래 청정하여 탁함도 없고 때도 없었다. 면목이 청정하여 마치 둥근달이 아수라왕의 손에서 나와 청정하고 때가 없듯 하였으며, 해가 처음 솟을 때 햇빛이 빛나 금덩이를 녹이듯 청정하여 물듦이 없듯 하였다. 마치 연꽃이 물에서 나왔으나 물묻지 않듯 하고, 불의 불꽃 같고 수미산같이 확연히 움직이지 않고 철위산 같이 드높아 모든 근(根)을 잘 섭수하고 마음과 뜻을 조복하였다. 그들은 보살의 이런 모습을 보고 나서 모두 부끄러운 마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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