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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836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32권

by Kay/케이 2024.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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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32

 

불본행집경 제32권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35. 이상봉식품 ②
이때 세존께서는 양치기가 심은 나무에서 일어나 조용히 점차 한 나무 숲 아래 이르셨다.
그 나무숲은 차리니가(差梨尼迦)수나라 말로는 출유즙림(出乳汁林)이라 함라 하였으며, 그 숲에 이르자 가부좌를 하고 7일이 지나도록 해탈의 즐거움을 누리셨다. 세존께서는 7일이 지난 뒤에 바른 생각과 바른 앎으로 삼매에서 나오셨다. 이렇게 세존은 49일 동안 삼매의 힘으로 계속 하여 지내셨다. 그리고 그 마을 주인의 딸 선생(善生)이 보시한 우유죽을 한 번 먹은 뒤에는 달리 먹는 것 없이 이제까지 목숨을 지탱하셨다.그때 북천축(北天竺)에서 상인 두 사람이 그곳으로 왔는데, 한 사람은 이름을 제리부사(帝梨富娑)수나라 말로는 호과(胡瓜)라고 함라 했고, 다른 한 사람은 발리가(跋梨迦)수나라 말로는 금정(金挻)이라 함라 했다. 그 두 상인은 지혜가 많고 마음이 세밀하고 뜻이 반듯하였다. 그들은 중천축국에서 산출된 갖가지 물건들을 5백 대의 수레에 가득 실어 큰 이익을 얻게 되자 북천축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리하여 마침 그 차리니가 숲에서 멀지 않은 곳을 서서히 지나게 되었다. 그들 상인에게는 길이 아주 잘 든 소가 한 마리씩 있었는데 항상 앞장서서 갔으며, 만약 앞에 두려운 곳이 있으면 그 소는 말뚝에 매인 것처럼 멈춰 서고 나아가지 않았다.그때 그곳에는 차리니가 숲을 수호하는 나무신이 살고 있었는데, 그 신이 몸을 감추고 가만히 이 길이 잘 든 소 두 마리를 잡아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였다. 그 두 상인은 각각 우발라 꽃줄기를 들고 길 들인 소 두 마리를 때렸으나 소들은 가려 하지 않았다. 그 밖의 5백 대의 수레를 끌던 소들도 모두 따라서 움직이지 않았고, 그 모든 수레바퀴가 굴러가지 않았으며, 가죽 고삐가 모두 저절로 끊어지고, 그 밖에 멍에 채ㆍ바퀴심대ㆍ멍에ㆍ바퀴비나장ㆍ바퀴통ㆍ바퀴살ㆍ수레판ㆍ걸바퀴ㆍ난간판자며 가슴걸이 등이 어떤 것은 깨지고 어떤 것은 꺾이고 어떤 것은 부서지고 어떤 것은 찢어지는 등 이렇게 온갖 괴상하고 상서로운 변고가 일어났다.이때 제리부사와 발리가는 두려움이 솟고 근심 걱정이 사무치자 온몸의 털이 모조리 곤두섰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우리들은 이제 무슨 괴변을 만나고 무슨 재앙을 만났는가?”
그들은 각각 수레에서 서너 걸음 물러나서 머리 위로 합장하고 모든 하늘과 신들에게 정례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서서 이렇게 빌었다.
“비옵나니 우리들이 지금 만난 재앙과 괴변의 두려움을 빨리 사라지게 하시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여 주소서.”그러자 그 숲의 수호신이 곧 색신(色身)을 나타내어 상인들을 위로하였다.
“그대들 상인은 두려워 말라. 이곳에는 아무런 재난도 없다. 단 하나의 재앙도 없으니 겁내지 말라. 모든 상인들아, 여기는 오직 여래ㆍ세존ㆍ아라하(阿羅呵)ㆍ삼먁삼불타께서 처음으로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시고 지금 이 숲 속에 계실 뿐이다. 다만 여래께서 도를 이루시고 지금 49일이 지나도록 아직 음식을 들지 못하셨다. 그대들 상인이 만약 때를 안다면 함께 저 세존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제일 먼저 보릿가루와 우유와 꿀 경단을 그에게 받드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리하면 그대들은 오랜 밤에 편안하고 안락하여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그때 두 상인들은 그 숲의 신의 이런 말을 듣고 곧 신에게 대답하였다.
“당신이 일러 주신 대로 우리들은 어기지 않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두 상인은 곧 각각 보릿가루ㆍ우유ㆍ꿀 경단을 가지고 모든 상인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갔다.
그곳에 이르러 그 두 상인은 멀리서 세존을 보니 단정하고 훌륭하여 세간에 비길 데 없으며, 나아가 마치 허공의 뭇 별과 같이 몸의 모든 특징이 장엄되어 있었다. 그들은 이와 같은 세존을 보고 나자 마음으로 크게 공경하고 청정한 믿음으로 세존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물러나 한쪽에 섰다. 그들은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저희를 위하여 이 청정한 보릿가루ㆍ우유ㆍ꿀경단을 받아 주십시오. 부디 저희들을 가엾게 여겨 주십시오.”이때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지난 옛날의 모든 불 세존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들은 다 그릇으로 받으셨던가?’
그때 세존에게는 속으로 지견(知見)이 생겨나서 곧 과거 모든 불ㆍ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들이 모두 그릇을 가지고 음식을 받으셨음을 아셨다.
세존께서는 또 이런 생각을 하셨다.
‘내 이제 어떤 그릇으로 두 상인의 음식을 받을 것인가?’
세존께서 이런 마음을 내시자 사천왕은 각각 사방에서 금 발우를 하나씩 가지고 빨리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각각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물러나 한쪽에 섰다. 사천왕들은 금 발우 네 개를 세존에게 받들어 올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직 원하옵건대 이 발우로 두 상인의 보릿가루ㆍ우유ㆍ꿀 경단을 받으소서. 저희들을 가엾게 여기시고 저희들에게 길이 이익과 안락이 되게 하소서.”
그러나 세존께서는 출가한 사람으로서 이런 것을 모으는 일은 이치에 맞지 않은 까닭에 받지 않으셨다. 그러자 사천왕들은 금 발우 네 개를 버리고 다시 은 발우 네 개를 세존께 올리며 또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그릇으로 음식을 받으소서. 그리고 저희들에게 큰 이익과 큰 안락을 얻게 하소서.”
세존께서는 받지 않으셨다. 다시 파리(頗梨) 발우 네 개를 가져왔으나 또한 받지 않으셨고, 다시 유리(琉璃) 발우 네 개를 가져왔으나 역시 받지 않으셨으며, 다시 붉은 진주 발우 네 개를 가져왔으나 또한 받지 않으셨으며, 다음에 또 마노(瑪瑙) 발우를 가지고 왔으나 또한 받지 않으셨고, 다시 차거(車𤦲) 발우 네 개를 가지고 와서 세존께 올렸으나 여래께서는 역시 그것을 받지 않으셨다.
그때 북방 비사문왕(毘沙門王)은 다른 세 천왕에게 말하였다.
“내가 지금 옛날의 일을 생각해 보니 푸른빛의 모든 하늘[靑色諸天]들이 돌 발우 네 개를 우리들에게 가지고 와서 올리면서 ‘이 돌그릇에 음식을 담아서 잡수십시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그때에 다른 천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비로자나(毘盧遮那)였다. 그는 ‘당신들 천왕은 삼가 이 돌 발우에 음식을 받아 먹지 말라. 당신들은 받아 지닐 뿐 탑처럼 공양하라. 무슨 까닭인가? 장차 석가모니라고 불리는 여래 한 분이 세상에 나오실 것이니, 그때 당신들은 이 발우 네 개를 그 여래에게 바쳐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여러 천왕이여, 이제 바로 그 때가 이르렀으니, 그 돌 발우를 세존께 올리자.”그때 사진(四鎭) 사천왕은 각각 그 친척과 권속들을 거느리고 그들에 둘러싸여 서둘러 자기 궁전으로 가서 각자 돌 발우를 가지고 왔다. 그 발우는 곱고 반듯하여 사랑스러웠으며, 그 검푸른 색은 마치 구름 무더기 같았다. 그들은 하늘의 꽃을 그 속에 가득 담고 온갖 향을 발우에 바른 뒤 다시 일체 묘한 음성을 지어 그 발우를 공양하면서 서둘러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왔다. 도착한 뒤에 함께 발우 네 개를 들고 부처님께 받들면서 아뢰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이 돌 발우를 받으십시오. 이 발우에 저 두 상인의 보릿가루ㆍ우유ㆍ꿀 경단을 받으소서. 저희들을 가엾게 여기시어 저희들에게 오랜 세월 동안 큰 이익과 안락을 얻게 하소서.”그때 세존께서는 또 이런 생각을 하셨다.
‘이 사천왕들은 맑은 신심으로써 나에게 발우 네 개를 바쳤다. 하지만 나 역시 네 개의 발우를 갖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 만약 내가 지금 한 사람의 것만 받으면 세 사람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요, 만약 두 사람에게 발우 두 개를 받으면 두 사람의 마음이 섭섭할 것이요, 만약 세 사람에게 발우 세 개를 받으면 한 사람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그러니 나는 이제 이 네 개의 발우를 모두 받아서 신통력을 내어 하나의 발우로 만들리라.’
이때 세존께서는 제두뢰타(提頭賴吒)천왕에게 발우를 받고 게송을 읊으셨다.
세존에게 좋은 발우를 보시하는 인연으로
그대는 마침내 묘한 법의 그릇을 이루리라.
나에게 청정한 발우를 바쳤으니
반드시 지혜와 바른 생각의 마음이 더하리라.
세존께서는 비류륵차(毘留勒叉)천왕에게 발우를 받으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내가 잘 관찰하자니 누군가 발우를 베푼다면
그는 바른 생각 증장한 마음을 얻으리.
능히 세상을 양육해 편안케 하리며
속히 묘하고 즐겁고 청정한 몸 이루리라.
세존께서는 비류박차(毘留博叉)천왕에게 발우를 받으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그대 깨끗한 마음으로 깨끗한 발우를 베풀어
청정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여래께 받드니
장차 청정한 마음을 속히 얻어
인간과 천상 세계에서 뜻대로 되리라.
세존께서는 비사문(毘沙門)천왕에게 발우를 받고 게송을 읊으셨다.
청정하게 계를 지니는 불세존에게
모든 근(根)을 조복하고 발우를 베풀어
허물어지지 않는 마음으로 은근하게 거듭 베푸니
너는 다음 세상에서 깨끗한 밭을 얻으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발우 네 개를 받으신 뒤에 차례로 거듭 포개서 왼손에 올려놓고 오른손으로 누르시니, 신통력으로 합쳐져 하나의 발우가 되었고, 밖으로는 네 개의 테두리가 생겼다. 그리고 게송을 읊으셨다.
내 옛날 공덕의 모든 과보가 원만하고
가엾게 여기고 청정한 마음을 내었다.
그런 까닭에 지금 사대천왕이
청정하고 단단한 발우를 내게 베풀었네.
그리고 또 이런 게송을 읊었다.
당시의 세존께서 음식을 받으려 하자
모든 하늘들이 사방에서 그릇을 가져와
각자 불ㆍ여래에게 받들어 올리니
이를 받으신 뒤 신통으로 발우 하나로 만드셨네.
세존께서는 하늘이 보시한 새롭고 정결한 발우에 북천축국의 제리부사와 발리가 두 상인이 드리는 보릿가루ㆍ우유ㆍ꿀 경단을 담아서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으로 법답게 드셨다. 드시고 나서 곧 그 두 상인과 모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들 상인은 와서 나에게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함을 받고, 또 5계를 받아라. 마땅히 너희들은 길이 안락하고 큰 이익을 얻으리라.”
그 두 상인과 모든 권속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곧 함께 아뢰었다.
“부처님의 거룩하신 가르침대로 저희들은 어기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곧 함께 3자귀의를 받았으니, 이 두 상인은 인간 세상에서 최초로 3귀의와 5계를 받은 우바새였으니, 이른바 제리부사 등의 두 상인이었다.
세존께서는 두 상인에게 기쁨을 내게 하려고 곧 게송을 읊으셨다.
보시한 음식은 맛과 색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받고 나니 방편으로 번뇌를 여의네.
그 속에는 여러 가지 음식물이 섞였으니
그러므로 보릿가루와 우유장[麨酪漿]이라 이름하네.
먹고 나니 신체에 광택이 돌고
얼굴도 빛나 꽃처럼 환해지고
기력이 충실해 이익을 얻고
굶주림과 목마름을 없애니 마음도 편하네.
이런 음식을 부처에게 베풀어
모든 청정한 행[梵行]을 포만하게 하였네.
내 이제 받아서 흡족하게 먹으니
바로 두 상인이 올린 꿀 경단이네.
태양의 종족[日種]인 감자족(甘蔗族)에서 난 사람
이분을 최상이라 찬탄하도다.
이 보시의 공덕에 힘입어
마땅히 성지(聖智)의 지극한 과보에 이르리라.
또 모든 번뇌[漏]를 다 없애어
이와 같은 업행의 인연으로
뒤에 다시는 생사윤회의 두려움 없이
점차 모든 유(有)의 얽힘도 벗어나리.
이미 무루(無漏)의 경지에 들어 서늘해지니
마치 좋은 밭은 기름지고 평평하여
씨앗이며 싹까지도 모두 좋으며
비바람도 때를 따라 내리고
곡식이 자라 저절로 풍성함은
이렇게 모두 다 많은 종자가
생겨난 뒤에 더욱 불어나 무성해지며
모든 곡식은 갑절이나 풍요로워지네.
거둬들인 열매 헤아릴 수 없듯
또한 모든 계행(戒行)의 성취도 그렇다.
모든 음식을 널리 보시하면
뒤에 얻는 과보는 말할 수 없네.
옛적에 이익을 이루었기 때문이니
만약 뒤의 이로움을 바라고
더욱 풍요로운 결과를 바라거든
어질고 지혜로운 부처님께 공양하라.
마땅히 묘한 보리 과보를 이루고
또한 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를 얻으리라.
자기 마음에 많은 이익을 얻거든
다시 남에게 법으로 배불려 주어라.

그는 스스로도 이롭고 중생도 이롭게 하니
이 사람을 일러 대지자(大智者)라 한다.
자리(自利)를 얻고 이타(利他)를 얻으려 하며
도를 구하여 세간을 인도하려 하면
불ㆍ법ㆍ승 3보에 대해서
발심하고 바른 믿음과 행을 내라.
믿는 마음으로써 과보를 얻으며
광대하게 믿음의 행을 잘 알리라.
곧 생각이 미칠 수 없는 계행을 얻고
곧 가장 뛰어난 위없는 도를 얻으리.
보시는 능히 이런 뛰어난 과보를 얻나니
세계의 진실한 여(如)를 관찰하라.
또 도의 지혜를 얻어 만족하여서
성자는 이렇게 바로 보나니
그렇게 보게 되면 바른 생각[正念]이라 이른다.
때묻고 맺힌 티끌과 괴로움을 흩어 버리고
두려움 없는 대열반을 증득하며
세간의 모든 괴로움에서 해탈하나니
이렇게 일체법을 구족하면
모든 성인이 가장 높은 사람이라 찬탄하리라.
생ㆍ노ㆍ병ㆍ사 등이 이미 없고
슬프고 괴롭고 이별함도 다 없어져
10력 지닌 세존은 이 즐거움을 찬탄하시니
마땅히 나고 죽음 없는 항상함을 얻으리라.
이때 제리부사 등의 두 상인과 모든 상인들은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 모두는 지금 여행 중에 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길하고 상서로운 원을 지어 주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어려움 없이 빨리 저희 나라에 도착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두 상인과 또 모든 장사꾼들을 위하여 길하고 상서로운 원을 지어 게송을 읊으셨다.
부디 두 발 가진 존재는 크게 길하고
네 발 가진 모든 존재도 크게 편안하라.
어디 가든 어디 이르든 크게 순조롭고 상서로우며
향하는 곳마다 모두 원하는 대로 되어라.
밤이나 낮이나 가거나 앉거나 모두 경사스럽고
낮에는 간 곳마다 뜻대로 되고
어느 곳에서든 원하는 대로 따라 주어
상주(商主)와 상인들 모두 건강하라.
열매를 원하여 밭농사 지으니
씨앗을 뿌린 뒤에 많은 수확 바란다.
모든 상인들은 이익을 구하여
바다로 나아가 고생 끝에 보물을 캔다.
그대들 희망대로 길가는 곳에
원하는 대로 이익을 빨리 이루라.
내 이제 도를 이뤄 매우 기쁘니
너희들은 가는 곳마다 다 길하리.
마음으로 바라던 모든 이익을
그대들의 소원대로 속히 이루어
어딜 가든 어딜 지나든 이르는 곳마다
그 어떤 어려움도 전혀 없을지어다.
그때 상주(商主)들이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니다. 저희들에게 기념할 만한 물건 하나를 주십시오. 고향에 도착해서 세존을 뵙지 못할 때 그 물건으로 탑을 세워서 예배하여 이것으로 큰 성인이신 세존에 대한 그리움을 표하겠습니다. 저희 모든 사람들은 공양하고 존중하여 이 생이 다하도록 받들겠습니다.”그러자 세존께서는 곧 모든 상인들에게 머리털과 손톱으로 기념을 삼게 하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대들 상주여, 이 머리털과 손톱을 그대들에게 주리니 이것으로 그대들은 나를 생각하라. 이 물건을 보면 나와 다름이 없을 것이며, 뒤에 다시 돌 하나가 공중에서 내려와 그대들이 있는 곳에 이를 것이니, 그대들은 그 돌을 보거든 마땅히 탑을 세우고 존중 공양하여라.”이때 그 상인들은 부처님에게서 머리털과 손톱을 받아 가지고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머리털과 손톱은 몸에서 떼어내 버리는 것이니, 결코 훌륭하고 미묘한 법이 아니며, 존중하기에 어울리지 않으니, 공양할 마음이 없다.’세존께서는 그 모든 상인들의 마음을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대 상주들이여,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내 지난 옛날을 생각하건대 한량없고 끝없고 헤아릴 수 없는 겁(劫)에 세존께서 한 분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이름이 연등(然燈) 여래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셨다. 나는 그때에 마나파(摩那婆)라는 이름의 바라문이었는데, 4비타론(毘陀論)을 모두 다 완전하게 알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세존께서 연화(蓮花)라는 이름의 성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푸른 우발라꽃 다섯 줄기를 들고서 그 부처님 위에 흩뿌리면서 곧 보리심을 내었다.
그러자 그 세존께서 나에게 수기를 주셨다.
‘너 마나파는 미래세 아승기겁의 시절을 지나 마침내 성불하여 이름을 석가모니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라 하리라.’
나는 그때 그 세존의 법 안에서 집을 버리고 머리와 수염을 깎은 뒤 출가하였다. 내가 출가하자 모든 하늘들이 내 머리털을 가져갔는데, 머리카락 하나를 10억의 하늘들이 나누어 가지고 가서 공양하였다.
그 이후에 내가 이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여 부처의 눈으로 저 중생들을 관찰해 보자니, 한 중생도 각각 부처님 곁에서 열반을 증득하지 못한 이가 없다. 당시 나는 아직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벗어나지 못하였는데도, 내 머리털과 손톱을 공양한 한량없는 천만 억의 무리들이 열반을 얻었거늘, 하물며 오늘 일체 번뇌의 맺힘이 다하고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다 멸하여 없앴는데도, 너희들은 무슨 까닭에 나의 이 청정하고 물들지 않은 머리털과 손톱을 크게 존중하지 않는가?”이때 상주들과 모든 사람들은 세존께서 들려주신 지난 옛날 인연의 이야기를 듣고 곧 머리털과 손톱에 희유심을 내고 크게 존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일심으로 세존의 발에 절하고 세 번 돈 뒤에 물러나 떠나갔다.
이런 게송이 있다.
여러 상인들이 이곳 저곳 다니는 것을
나무 신이 발견하고 그들에게 일러 줬네.
여기 자기 이익을 얻은 세존이 계시니
너희들은 정례하고 음식을 보시하라고.
이렇게 세존께서는 49일 동안 음식을 얻지 못하셨다가 저 상인들에게서 처음으로 음식을 얻어 드셨는데, 세존께서 과거의 업력으로 인하여 갑자기 배탈이 나서 소화가 되지 않았다.이때 산에 살고 있던 한 약신(藥神)이 새로 나온 미묘하고 달콤한 하리륵과(呵梨勒菓)를 가지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배탈이 나신 듯하여 이제 막 새로 나온 미묘하고 달콤한 이 하리륵과를 제가 가져와 받들어 세존께 올립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때를 아시거든 저를 위하여 이 하리륵과를 받아서 잡수소서. 저를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소서. 세존께서 이 하리륵과를 드시고 나면 뱃속에 있던 병은 곧 나을 것입니다.”세존께서는 그 약신을 위하여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을 내셨으므로 그 하리륵과를 받으셨다. 받고 난 뒤에 그 약신에게 이르셨다.
“너 약신은 와서 부처에게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하고 5계를 받아라. 너는 오랜 세월 동안 큰 이익을 짓고 안락을 얻으리라.”
그 약신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장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부처님 말씀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곧 3귀의와 5계를 받았으니 그때에 모든 약신인 천녀들 가운데 3귀의와 5계를 받은 최초의 우바이가 되었으니, 이른바 자신이 살고 있는 산의 천녀들에게 에워싸여 있는 대약신(大藥神)이었다.이때 세존께서는 그 약신인 천녀가 올린 하리륵과를 받아 잡수신 뒤에 씨를 그곳에 심었다. 그 하리륵 씨는 부처님의 자재한 위신력으로 그날로 나서 곧 뿌리와 줄기와 가지가 벌어진 큰 나무가 되고 곧 잎과 꽃이 나오고 과일이 익었다. 세존의 배탈은 곧 나았으며 병고로 인한 고통은 다시 없었다.
36. 범천권청품(梵天勸請品) ①
이때 세존께서는 그 차리니가숲에서 나와 조용히 보리수 아래로 돌아가셨다.
당시 나라 안에서는 사람들이 병들어 침상에 누워 있었는데, 누렇게 야위고 중병이 들어 치료할 수도 없고 차도도 있지 않았다. 그리하여 병자가 머지않아 목숨이 다하려 하면 기운이 채 끊어지지 않아도 그를 숲 속으로 들어내어 장사지냈다.
보살이 고행할 때 그 숲에 부인이 한 사람 있었으니, 이름이 라사야(羅娑耶)였다. 기운이 아직 끊어지지 않았는데도 그 권속들이 그녀를 보리수의 맞은편 그리 멀지 않은 땅에 버리고 갔다. 그 부인은 멀리서 보살이 보리수 아래서 고행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크게 공경하고 믿음을 일으켜서 입고 있던 옷을 벗어 한쪽에 놓고 보살에게 아뢰었다.
“대성 존자시여, 만약 당신이 이 고행에서 일어나 번뇌 바다의 저 언덕으로 건너가고 당신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그때에 몸에 걸칠 옷이 없거든 저를 가엾게 여기셔서 저의 이 분소의(糞掃衣)를 거두시어 마음대로 쓰소서.”
그 부인은 며칠이 지나서 목숨을 마쳤다. 그녀는 보살을 향하여 바른 믿음을 내었기 때문에 기운이 다한 뒤 그 선근(善根)으로 곧 삼십삼천에 태어나 하늘의 옥녀(玉女)가 되었는데 위엄과 덕이 매우 크고 눈부시게 빛났고 하늘의 몸을 얻어서 신통이 자유로웠다. 천녀는 하늘에 난 뒤에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어떠한 업의 과보로 이런 몸을 성취하였는가?’
그는 생각하다가 스스로 숙명(宿命)을 알았다.
‘나는 지난날 인간에 있을 때 여인의 몸이 되어 분소의를 세존께 보시하여 마음대로 쓰시게 하고 그 선업에 힘입어 지금의 이런 과보를 성취하였구나.’
그는 또다시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미처 나의 분소의를 받아서 쓰시기도 전에 내가 오히려 이런 과보와 신통력을 얻었거늘 하물며 세존께서 내 옷을 받아쓰신다면 어찌 이 과보보다 뛰어나지 않겠는가?’그때 그 하늘은 옥녀의 몸으로 뛰어난 광명을 놓고 한밤중에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빛을 그 숲 사이에 두루 비추면서 부처님 계신 곳에 도착한 뒤에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저를 가엾게 여기셔서 제가 올린 분소의를 받으시고 마음대로 사용하소서.”
세존께서는 옥녀천을 위하여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을 내셔서 그 분소의를 받으셨다. 여래께서는 받으시고 난 뒤에 그 천녀에게 이르셨다.
“옥녀천은 와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하고 다시 5계를 받으라. 너는 길이 큰 이익과 큰 안락을 얻을 것이다.”
그 옥녀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의 가르침대로 저는 감히 어기지 않겠습니다.”
곧 3귀의와 5계를 받았다.
옥녀천은 세존께서 그 분소의를 받으시는 모습을 보고 이런 인연으로 한없는 기쁨에 마음이 크게 뛰놀며 기쁨이 온몸에 가득하여 이기지 못해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세 번 돌았다. 그리고 이내 그 곳에서 몸을 숨겨 보이지 않았다.그때 세존께서는 이런 마음을 내셨다.
‘나는 이제 이 분소의를 어느 곳에서 씻을까?’
이런 마음을 내자 제석천왕은 여래를 위하여 숲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강 하나를 만들어 내었다. 그 물은 청정하여 더럽거나 흐리지 않았다. 다시 제석천왕은 그 강기슭에 큰 돌 세 개를 만들었으니, 그 첫째 돌은 세존의 자리로 만든 것이요, 그 둘째 돌은 분소의를 씻게 하되 제석천왕이 손수 물을 대며, 그 셋째 돌은 옷을 씻은 뒤 널어 말리기 위한 것이었다. 그때 옷을 말리던 돌은 부처님 위신력으로 공중을 날아서 북천축으로 갔으니, 저 제리부사 상주들에게 탑을 세워 공양하게 하려는 까닭이었다.마하승기사(摩訶僧祇師)는 “이렇게 차례로 칠칠일(七七日)”이라 하였고, 혹 어떤 이는 “이 일은 이칠일(二七日)을 지낸 뒤였다”고 하였고, 혹 어떤 이는 “이 일은 삼칠일(三七日)을 지낸 뒤였다”고 하였고, 또 어떤 이는 “이 일은 사칠일(四七日)이 지난 뒤였으니, 첫 번째 7일은 마음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보리수 아래에 계셨고, 두 번째 7일에 차츰 ‘눈을 깜박이지 않은 탑’으로 옮겼다”고 하였다.그때 세존께서는 그 ‘눈을 깜박이지 않은 탑’에서 일어나 라사나(羅闍那) 나무 아래에 가서 그 나무 밑에서 7일 동안 가부좌를 하고 해탈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선정에 안주하여 일어나지 않으셨다.세존께서는 7일이 지나서 바른 생각과 바른 앎으로 삼매에서 일어나셨다. 이때 제리부사와 발리가 두 상주(商主)들은 가부타성에서 차츰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하여 ……(자세한 설명은 생략함)…… 세 번 돌고 부처님에게서 떠나갔다.
그때 세존께서는 라사나 나무 아래에서 일어나 조용히 점차 목진린타(目眞隣陀) 나무 아래로 나아가 그곳에 앉으셨고, 앉으신 뒤에는 내지 게송을 읊으셨다.세존께서는 그 7일이 지나자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난제가(難提迦) 촌주(村主)의 집으로 가셨다. 그 집에 이르자 한쪽에 묵묵히 서서 걸식하려 하였다. 그 촌주의 딸은 세존께서 문 한 옆에 말없이 서서 밥을 비는 것을 보고 나서 곧 세존의 손에서 발우를 받아 들고 집안에 들어가 온갖 맛난 음식을 그 안에 가득 담아 가지고 나와 세존께 받들고 이렇게 말하였다.
“오직 원하옵건대 저를 가엾게 여기셔서 저의 이 음식을 받아 주소서.”
세존께서는 선생(善生) 촌주의 딸이 올리는 공양을 받고 곧 그 여인에게 이르셨다.
“너 선생은 와서 3귀의와 5계를 받아라. 그리하면 너는 길이 큰 이익과 안락을 얻을 것이다.”
그 선생의 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의 가르침대로 저는 감히 어기지 않겠습니다.”
곧 3귀의와 5계를 받았으며, 이때 선생은 인간으로서 최초에 두 번째 3귀의와 5계를 받아 우바이가 되었으니, 이른바 선생 촌주의 딸이었다.
세존께서는 선생의 딸에게서 공양을 받아 잡수시고 나서 저 보리수 아래에 앉아 해탈의 즐거움을 누리시며 다시 7일을 보내셨다.세존께서는 7일이 지나서 바른 생각과 바른 앎으로 삼매에서 일어나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조용히 사야나야(斯耶那耶) 바라문의 집으로 가셨다. 그리하여 그 문 한쪽에 서서 묵묵히 걸식하였다. 그때 사야나야는 세존께서 문 밖에서 묵묵히 음식을 구하는 것을 보고 곧 세존의 발우를 받아 들고 집안에 들어가 온갖 맛난 음식과 여러 가지 국을 발우에 가득 담아서 부처님께 받들어 올렸다. 그리고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디 저를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셔서 저의 이 음식을 받아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사야나야 바라문에게서 음식을 받으시고 곧 그에게 이르셨다.
“바라문은 와서 3귀의와 5계를 받아라.”
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부처님의 말씀대로 3귀의와 5계를 받았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사야나야 바라문의 집에서 밥을 얻으신 뒤에 다시 조용히 만타나(曼他那)수나라 말로는 교락목탑(攪酪木塔)이라고 함탑으로 나아가셨다. 그곳에 도착하자 걸식해 온 밥을 드신 뒤에 법답게 옷을 거두고 다시 보리수 아래 나아가 가부를 하고 앉아서 7일 동안 해탈의 즐거움을 누리셨다.세존께서는 7일이 지나자 바른 생각과 바른 앎으로 삼매에서 일어나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사야나야 고향의 권속인 네 자매에게 나아가셨다. 네 자매 가운데 첫째 이름은 파라(婆羅)수나라 말로는 력(力)이라고 함였고, 둘째는 마저파라(摩低婆羅)수나라 말로는 극력(極力)이라고 함였고, 셋째는 숭타리(嵩陀梨)수나라 말로는 단정녀(端正女)라고 함였고, 넷째는 겸파가리(鉗婆迦梨)겸(鉗)은 강(薑)과 엄(嚴)의 반절이다.수나라 말로는 와사(瓦師)라고 함였다. 세존께서는 그 집에 도착하시자 묵묵히 한쪽에 서서 밥을 빌으셨다.
그 네 자매는 세존께서 묵묵히 서 계신 모습을 보고 곧 세존의 발우를 받아 집에 들어가 온갖 맛난 음식을 가득 담아서 부처님께 받들어 올렸다. 그리고 다시 이런 말을 하였다.
“세존이시여, 부디 저희를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셔서 저희의 이 밥을 받아 주소서.”
세존께서는 그들을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신 까닭에 네 자매의 온갖 맛난 음식을 받으셨다. 그리고 다시 이르셨다.
“너희 자매들은 와서 나에게 3귀의와 5계를 받아라. 너희들은 길이 이익과 안온한 낙을 얻으리라.”
그 네 자매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의 가르침대로 저희들은 어기지 않겠습니다.”
그리하여 곧 함께 3귀의와 5계를 받았다.
세존께서는 그 자매들에게 보시를 받으신 뒤에 조용히 만타나탑으로 가셔서 마음껏 법답게 배불리 드시고, 다시 보리수 아래에 앉아 해탈의 즐거움을 누리시며 7일을 보내셨다.세존께서는 7일이 지나고 난 뒤에 바른 생각과 바른 앎으로 삼매에서 나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조용히 양치기가 심은 니구타(尼拘陀)나무로 나아가셨다.
그런데 그 나무에 채 이르기 전에 도중에 소치는 한 여인이 낙(酪)을 저어 소(穌)를 만드는 것을 보셨다. 그리하여 그 여인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가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 묵묵히 서셨으니, 음식을 구하고자 함이었다.
그 여인은 세존께서 가까운 거리에서 묵묵히 서 계시는 모습을 보자 곧 세존의 발우를 받아 우유를 가득 담아 올리면서 아뢰었다.
“대성 존자시여, 저를 가엾게 여기셔서 저의 이 우유를 받아 주소서.”
세존께서는 그 여인 곁으로 가셔서 우유를 받으시며 여인에게 이르셨다.
“누이여, 오너라. 와서 3귀의와 5계를 받아라. 그리하면 틀림없이 길이 큰 이익과 안락을 얻을 것이다.”
그러자 여인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3귀의와 5계를 받았다.
이때 세존께서는 마음껏 배불리 드신 뒤에 발우를 씻고 그 다음에 점차 양치기가 심은 니구타나무로 나아가서 그 아래에 앉으셔서 해탈의 즐거움을 누리시며 7일을 지내셨다. 세존께서는 7일이 지난 뒤에 바른 생각과 바른 소견으로 삼매에서 일어나셨다.
바로 그때 아첨을 잘하고 남의 허물을 찾기 좋아하는 바라문 한 사람이 홀연히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왔다. 그는 부처님께 문안을 드리고 이런저런 말을 나눈 뒤에 한쪽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구담 사문이여, 무엇을 바라문이라 이름하며, 바라문은 어떤 법을 짓고, 무릇 몇 가지 법이 있습니까?”
여래께서 아시고 곧 사자후로 게송을 읊으셨다.
온갖 죄업을 모조리 없앤다면
이런 까닭에 바라문이라 이름한다.
청정하여 아첨하거나 왜곡된 마음 없으니
안팎이 반듯하고 안정되어 항상 편안히 머문다.
법답게 모든 청정한 행을 수행하여
입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생각함도 또한 그러해
능히 모든 곳에서 탐하지 않으면
이것을 바라문 종성이라 이름하리라.
이와 같은 동안에 여덟 번의 7일을 보내셨는데, 앞의 세 번의 7일은 음식을 전혀 드시지 않으셨고, 나머지 다섯 번의 7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음식을 구하셨다.이때 세존께서 한 삼매에 드셨으니, 그 삼매의 이름은 두루 세간을 관하는[遍觀世間] 삼매이다. 세존께서 위없는 부처님의 눈으로 세간을 보시니, 세간의 어떤 중생은 지옥에서 나와 도로 지옥에 떨어졌고, 어떤 중생은 지옥에서 나와 축생(畜生)의 몸으로 태어났고, 어떤 중생은 지옥에서 나와 아귀의 몸을 받았고, 어떤 중생은 지옥에서 나와 사람의 몸을 받았고, 어떤 중생은 지옥에서 나와 하늘의 몸을 받았다.어떤 중생은 축생에서 벗어나 지옥의 몸을 받았고, 어떤 중생은 축생에서 벗어나 도로 축생에 태어났고, 어떤 중생은 축생에서 벗어나 아귀의 몸을 받았고, 어떤 중생은 축생에서 벗어나 인간에 태어났고, 어떤 중생은 축생에서 벗어나 천상에 태어났다.어떤 중생은 아귀에서 벗어나 지옥에 떨어졌고, 어떤 중생은 아귀에서 벗어나 도로 아귀를 받았고, 어떤 중생은 아귀에서 벗어나 축생에 떨어졌고, 어떤 중생은 아귀에서 벗어나 인간에 태어났고, 어떤 중생은 아귀에서 벗어나 천상에 태어났다.어떤 중생은 인간에서 죽어 지옥에 떨어졌고, 어떤 중생은 인간에서 죽어 축생 가운데 떨어졌고, 어떤 중생은 인간에서 죽어 아귀에 떨어졌고, 어떤 중생은 인간에서 죽어 도로 사람의 몸을 받았고, 어떤 중생은 인간에서 죽어 천상에 태어났다.어떤 중생은 천상에서 떨어져 지옥 가운데 났고, 어떤 중생은 천상에서 떨어져 축생 가운데 났고, 어떤 중생은 천상에서 떨어져 아귀의 몸을 받았고, 어떤 중생은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에 태어났고, 어떤 중생은 천상에서 죽어 도로 천상에 태어났다.이때 세존께서는 모든 중생들이 온갖 소견에 집착해서 어떤 중생은 애욕의 불로 제 몸을 태우고, 혹은 성냄의 불과 어리석음의 불로 자기 몸을 태우며, 탐욕의 일에 집착하여 탐욕의 일에 어지럽혀진 까닭에 곧 기쁨과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는 것을 보았다. 또한 성냄과 어리석음에 대해서도 모두 그러한 것을 보았다.
이렇게 세존께서는 모든 중생들이 3독(毒)의 불에 타고 있는 모습을 보시고 곧 이와 같은 사자후로 말씀하셨다.
“이 세간 가운데 모든 중생들은 유(有)에 얽혀서 부지런히 업을 지어 이런 형상을 받으니 몸이 큰 우환이다. 생각이 온갖 곳에 집착하며 생겨난 삿된 생각은 언제나 더욱 불어난다. 더 불어남으로써 곧 이 유(有)를 이루며, 유에 집착하는 까닭에 모든 세간에 모든 중생이 있고, 유에 집착하는 까닭에 다시 유를 생각하여 곧 유를 이룬다. 그 일체 중생들이 있는 곳은 곧 그 유처(有處)로서 유(有)의 고통을 받는다. 만약 능히 그 모든 유의 고통을 멸하고 이 법에 들어와 범행(梵行)을 배워 행하면 이것을 범행이라 이름한다.
만약 사문과 바라문이 유에 집착하는 것은 우환이기 때문에 모든 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면 그들은 모든 유에 집착함이 없다고 이름할 것이요, 이렇게 알면 능히 모든 유에서 나올 것이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또 사문이나 바라문이 유를 말하면서 모든 유를 벗어나고자 하면, 그들은 한결같이 유에서 벗어난다고 이름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사람은 삿된 길에 떨어질 것이니 큰 괴로움을 받는다고 이름할 것이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세간의 온갖 삿된 길을 버리면 그 일체 괴로움의 업과를 다할 것이요, 이미 모든 괴로움을 다하면 곧 유가 없는 것이라고 이름한다. 그러나 이것은 세간의 중생들의 아견(我見)이니, 각각 다 무명(無明)의 속임이 되어 모든 유에 즐겨 집착하고, 모든 유에 즐겨 집착함으로써 곧 능히 모든 괴로움을 해탈하지 못하리라.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저 일체처에서 모든 유(有)를 관찰하고 일체처에서 유를 멀리 떠나지 못하고 일체처에서 아울러 유에 있으며, 이미 유에 머무르면 이것을 무상(無常)이라 이름하고 이것을 고(苦)라 이름하며 이것을 실상이 없다고 이름하리라. 실상이 없는 법에서 이렇게 진실한 바른 지혜로 마땅히 관하여 알지니라. 만약 능히 이런 바른 지혜로 관하는 사람은 곧 모든 유를 다하고 또 애(愛)가 다하고 유가 없는 곳에도 또한 마음으로 생각지 않으리니, 이것을 멸함을 얻었다 이름하리라. 비구가 이미 멸함을 얻고 나면 곧 후세의 유에 나지 않고 뒤의 몸을 받지 않으며, 곧 모든 마군을 항복 받으며, 곧 일체 싸움터에서 이김을 얻고 일체처에서 큰 이익을 얻으면서도 저 모든 유처를 생각하지도 않고 헤아리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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