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10권
불본행집경 제10권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8.상사점간품 ②
“대왕이여, 이 동자의 말소리는 애잔하고 아름다워 맑게 퍼지고 멀리 울리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네 개 어금니는 넓고 크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어금니는 다 날카로우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어금니는 빠지지도 않고 깨지지도 않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코는 단정하여 둥글고 곧아 앵무새 같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눈썹은 가지런하고 평평하고 빽빽하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귀는 구멍이 깊고 바퀴가 둥글고 귓밥이 길게 내려왔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귀는 어긋나거나 일그러짐이 없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귀는 거칠거나 껄끄럽지 않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눈에는 결함이 없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눈에는 손상이 없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몸에는 모든 근(根)이 적정하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얼굴과 이마는 가장 훌륭하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머리털은 검푸른 빛이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머리털은 빛이 윤택하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머리털은 거칠거나 껄끄럽지 않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머리털은 빽빽하지 않고 두터우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머리털은 가지런하고 세밀하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머리털은 모자람도 흠도 없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머리털은 구불구불 말려 돌아갔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머리털은 만(卍)자 같이 오른쪽으로 둥글게 말려 있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머리 위에는 산꼭대기 같은 살 상투가 있으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머리와 이마는 나막신같이 단단하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정수리는 사람이나 비인(非人)이 파괴하지 못하며, 대왕이여, 이 동자의 정수리는 매우 드높아서 아무도 볼 수 없습니다.세 가지 상호는 원래는 빠졌었다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몸에 32대장부상(大丈夫相)을 구족한 데다가 이러한 80종호(種好)가 있으면, 그 사람은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위없고 가장 묘한 법륜을 굴릴 것입니다.’아사타 선인은 왕에게 다 말해 주고 나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이 동자는 어느 때 출가하여 성불하며, 가장 훌륭한 법륜을 굴릴 것인가?’
그렇게 생각을 할 때 그는 저절로 마음에 지혜가 생겨 지금부터 35년이 지나서 이 동자는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가장 훌륭하고 위없이 높은 법륜을 굴리리라는 것을 알았다.
선인이 이런 생각에 전념해 있을 때, 다시 자기의 모든 근이 다 성숙되었음을 보고 스스로 가책에 싸여서 탄식했다.
‘아아, 아아, 나는 이제 이 동자가 교화하는 법 바깥에 있어서 그 때를 만나지 못하겠구나.’
이렇게 관하고 매우 슬퍼서 탄식하고 목메어 울어 눈물이 얼굴을 적셨다.그때 아사타 선인이 고민을 주체하지 못해 이렇게 슬피 우는 것을 보고 정반왕도 슬퍼서 목놓아 울었다. 마야부인도 이 광경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목메여 흐느꼈으며, 모든 석가족 대신 권속들도 다 각각 어린애처럼 따라 소리내어 울부짖었으므로 궁 안의 높고 낮은 이도 다 슬피 울어 비오듯 눈물을 쏟았다. 정반왕은 눈물이 번진 얼굴로 아사타 선인에게 말했다.
‘대덕 존사여, 이 동자가 처음 났을 때 석가족 동자 5백 명이 같은 날에 났으며……(중략)……5백의 동녀도 같은 날에 났고, 5백의 노복, 5백의 여종, 5백의 말 망아지, 여섯 개 어금니가 있는 5백 마리 흰 코끼리가 모두 같은 날 궁문 밖에 모였으며, 5백의 복장(伏藏)이 저절로 솟아나고, 5백의 동산 숲이 가비라성 4면에 자연히 나타났으며, 큰 상인들 5백 명이 여러 곳에서 가비라성에 왔고, 일산 5백 개, 금병 5백 개를 나라 밖 모든 왕들이 인접한 경계의 진기한 보배 구슬과 함께 다 나에게 보내 왔고, 또 무릎을 꿇어 나에게 절했으며, 다시 하늘 동녀 만 명이 모두 다 장자와 바라문과 찰제리의 집에 났습니다.
대선 존사여, 이 동자가 난 날에 나는 모든 이익을 다 얻었고, 내 마음에 바라는 것은 다 구족하였습니다. 내가 나라 안에 상 잘 보는 바라문들과 길흉을 밝히는 자들을 다 불러 모았더니, 그들은 이 동자의 형용을 보고 다 크게 춤추고 뛰며 어쩔 줄 몰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직 존사만은 이제 동자를 보고 왜 슬피 울며 왜 눈물을 흘려 우리들 권속에게 의심을 내게 하십니까? 대사는 나를 위해 그 까닭을 설명해 주시오. 나의 동자에게 어떤 재앙이나 불길한 일이라도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것이 자신의 탈인지 혹은 밖에서 오는 것인지요?’그때 아사타는 정반왕이 눈물을 흘리며 근심하고 슬퍼하는 것을 보고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이제 근심도 걱정도 하지 마소서. 왜냐 하면 제가 지금 이 동자에게 재앙이나 변고가 있음을 본 것도 아니며, 또 그 밖에 고뇌가 있음을 본 것도 아니며, 몸 안팎에 상서롭지 못한 일을 본 것도 아닙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지금 이 동자는 수명이 길고 어마어마한 위덕이 있으며, 단정하고 어여쁘며 황금빛 얼굴이며, 정수리는 일산 같고 코는 대통을 자른 듯하고 몸이 원만하고 지절이 알맞아 마치 금으로 만든 상(像)과 같으며 몸에 32장부상이 있습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에게 겸하여 80가지의 미묘한 상호가 있습니다. 대왕이여, 이러한 모든 상은 전륜성왕의 종자가 아닙니다. 대왕이여, 이러한 상은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상입니다.
대왕이여, 이런 까닭에 저는 동자를 보건대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 위없는 청정한 법륜을 굴릴 것이며, 저 모든 하늘과 인간들을 위하여 법을 설해 일체 중생을 안락하게 할 것이며, 그 법은 처음과 중간과 끝이 다 훌륭하며……(중략)……청정한 범행(梵行)을 설할 것입니다. 만약 이 곁에서 법을 듣게 되면 태어날 중생은 나는 법을 끊을 것이며, 늙을 중생은 늙는 법을 끊을 것이며, 병들 이는 병을 끊을 것이며, 죽을 이는 죽음을 끊을 것이며, 걱정 근심과 고뇌에 빠진 일체 중생이 다 해탈하는 은혜를 입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제가 이제 스스로 한탄하는 것은 늙어서 모든 근이 익어 병들고 쇠약해져서 그 때를 만나 볼 수 없으니, 큰 이익을 잃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이제 스스로 슬퍼 상심하는 것이지, 동자가 길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그리고는 대왕을 위해서 게송을 읊었다.
나에게 커다란 전도(顚倒)가 있어
동자가 성도할 그 때를 못 만남이 한이로다.
헛되이 한평생 들음 없이 지내니
내 큰 이익 잃음을 어이하랴.
내 이제 늙고 병들어 근(根)이 노후하니
죽음만 기다릴 뿐 다시 젊어질 수 없도다.
이 생에 이나마라도 만난 것을 생각하니
한편은 기쁘고 한편은 걱정과 두려움일세.
대왕이여, 석가족이 한창 흥하여
복덕이 많은 동자가 나시었네.
모든 괴로움이 핍박하는 세간을
이 동자가 모두 다 안락 얻게 하시리.
‘대왕이여, 한량없는 모든 중생들이 탐ㆍ진ㆍ치의 모든 불로 괴로워할 때, 이 동자가 멸하여 버리고 미묘한 감로의 법수(法水)를 줄 것이며, 한량없는 모든 악한 중생들이 이미 삿된 견해의 넓은 들 가운데 들어가서 바른 길을 보지 못하고 미혹할 때, 이 동자가 순직한 열반의 평탄한 길을 줄 것이며,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는 중생들이 번뇌의 뇌옥 가운데 갇혀 있을 때 이 동자가 모든 얽매임을 풀어 줄 것이며, 한량없는 어리석은 중생들이 기나긴 밤 어둠에 가리어 눈이 멀었을 적에 이 동자가 큰 지혜의 눈을 내게 할 것이며, 한량없는 물들고 집착하는 중생들이 번뇌의 독한 화살에 맞았을 때, 이 동자가 그것을 빼내고 건져 그 괴로움을 면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 나이 많고 몸과 마음이 퇴패(退敗)하여 그 때의 이런 법을 보지 못할 것이니, 그것이 개탄스럽고 한이 되어 눈물을 흘리고 울었습니다.
대왕이여, 저 우담바라꽃이 한량없는 억천만 년을 지나고야 한 번 나타나듯, 모든 부처님도 이와 같이 천만억 겁에도 세상에 나오기 매우 어렵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자는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이며, 결정코 위없는 법바퀴를 굴릴 것이나 저는 그 때를 만나지 못함을 상심하고 이제 그와 이별할 것이므로 슬피 울었습니다.
대왕이여, 그 중생들은 큰 재물로 이익을 얻고 큰 복업(福業)을 얻을 것입니다. 만약 이 대성인 동자가 저 지방 보리수 아래 앉아서 네 가지 마군을 항복받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그 중생은 아주 좋은 이익을 얻고 크게 제도받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만약 이 대성 동자가 보리를 이루고 나서 차츰 바라내국에 이르러 위없이 가장 묘한 법륜을 굴리는 것을 보면, 일체 중생은 크게 훌륭한 과보를 얻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 동자는 이 염부제를 청정하게 장엄할 것이며, 모든 성스러운 사문을 다 가르쳐 아라한을 이루어 그 제자가 되게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운 것입니다.
대왕이여, 그 중생들은 사람의 몸을 잘 얻고 이 세상에 잘 와서 크게 재물로 이익을 얻고 복업을 심을 것입니다. 또 동자가 삼십삼천에 이르러 모든 하늘에게 에워싸이고 7보 사다리를 타고 그곳에 내려오는 것을 보면 한량없는 중생들이 예배할 것입니다.
대왕이여, 대왕께서도 이제 사람의 몸을 잘 얻고 재물과 법으로 이익을 크게 얻을 것입니다. 만일 대왕께서 아들이 득도하여 하늘과 인간 가운데서 이 묘한 법 설하는 것을 보면 깨달을 것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9.사타문서품(私陀問瑞品)
“그때 정반왕은 그 선인 아사타에게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곧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였다. 선인을 향한 기쁨이 배나 더하여 미증유를 얻고 온몸의 털이 곤두서서 그 발에 정례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가장 좋은 옷 스무 벌을 그에게 보시하였다. 아사타 선인은 보시받은 스무 벌 가운데서 한 벌만 자기 것으로 하고, 나머지는 정반왕에게 도로 보시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저는 출가한 바라문으로서 많은 위덕이 없으며 욕심이 적어서 구하는 것이 없고 만족할 줄 압니다. 대왕은 나라의 주인으로서 하사할 곳은 많고 재물에는 한계가 있으니 임의로 쓰소서. 자타(自他)가 이미 그러합니다.
대왕이여, 동자가 모태에 있을 때 희유한 일이 반드시 한없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탄생하기 전의 모든 상서로운 상을 대왕은 저를 위해 설해 주소서. 제가 듣는다면 이것이 큰 보시입니다. 제가 기쁨에 겨워 춤추고 뛴다면 이것이 바로 제가 크게 재물과 보배를 얻는 것입니다.’
그때 정반왕은 선인에게 말했다.
‘성사여, 잘 들으소서. 마음을 집중하여 잘 들으소서. 내가 성스러운 스승을 위하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일어났던 희귀한 일과 미증유한 법과 또 동자가 탄생할 적에 나타났던 기이한 상을 차례대로 설명하리다.
대선 존사여, 제가 생각하건대 어느 때 동자의 어머니가 누각 위에서 묘한 침상에 누워 잠자다가 조용히 일어나 나에게 말했습니다.
<대왕이여, 내가 꿈에 본 일을 들으소서. 이제 대왕께 이야기하리다. 지난밤 꿈에 흰 코끼리를 보았는데, 어금니가 여섯 개이고 몸이 곱고 머리가 붉으며 일곱 지절로 땅을 디뎠으며 형체가 단엄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여섯 개 어금니는 금으로 장식되었으며 공중으로 날아 북쪽에서 내려와 제 오른 쪽 옆구리로 들어왔습니다. 들어오자마자 제 몸은 쾌락을 느꼈습니다. 그 희한한 쾌락은 세상에 있는 물건으로 비유할 수 없고 귀로 들은 적도 없었습니다. 또 쾌락을 느낀 뒤로는 세상 일에는 제 마음이 즐겁지 않았으며, 대왕과 함께 한 곳에서 쾌락을 느끼는 것도 다시는 원하지 않사오며, 모든 5욕락을 다 버리고자 합니다.>대선이여, 나는 그때 점 잘 치고 상 잘 보고 옛 경전을 잘 외우고 경서에 의지해서 가르치고 변용해 내는 바라문들을 불러들여 그들에게 나의 큰 부인이 지난밤 꿈에 본 일을 앞서와 같이 이야기하고, 어떤 과보(果報)를 받을지 나를 위해 말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바라문들은 옛날 경서에 성인이 말한 대로 꿈의 징조를 점쳐 나에게 말했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특별히 기뻐하소서. 이 꿈은 매우 좋고 크게 길상이 있습니다. 이 큰 부인께서는 반드시 동자를 낳으시되 세간에서 크게 명예를 얻을 것이며, 천하에서 가장 높아 짝이 없을 것입니다.>
나는 바라문들의 말을 듣고서 맛난 음식을 마련하고 좋은 재물과 보배를 그들에게 보시한 뒤에 떠나보냈습니다.
나는 그때 성 안의 모든 거리와 골목과 네거리의 길목에 곳곳마다 큰 무차회를 베풀어 모든 재보를 보시하되, 음식을 찾으면 음식을 주고……(중략)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다 만족케 하여 이 공덕을 동자에게 돌려 그 몸이 장엄하기를 원했습니다.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사천왕이 와서 우리 집 사방에 있으면서 동자의 어머니를 엄하게 수호했습니다.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동자의 어머니는 큰 쾌락을 느껴 몸이 유쾌하여 피로하거나 권태롭지 않았습니다.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그 어머니는 항상 계를 지키고 모든 근이 조복되어 화를 내거나 한탄하는 마음이 없습니다.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동자의 어머니는 욕심이 없었습니다. 욕심 때문에 번뇌로운 적이 없었고, 몸과 입으로 오직 청정한 범행을 행했습니다.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동자의 어머니는 추위와 더위를 걱정하지 않았고, 주리고 목마름에 괴롭지도 않았습니다.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그 어머니는 모든 돈과 재물과 진기한 보물들을 사람들이 요구하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주고는 기뻐하며 간탐을 내지 않았습니다.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그 어머니는 항상 자비를 행하여 모든 생명을 어여삐 여겼습니다.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그 어머니는 단정하고 어여쁘기가 세상에 둘도 없었으며, 보통 때보다 배나 더 윤기가 났습니다.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그 어머니가 동자를 보려 하면, 거울로 자기 얼굴을 보듯, 몸이 원만하고 모든 근이 완전히 갖추어져 단정하고 어여쁜 동자가 태 안에 보였습니다. 어머니는 이것을 보고는 기쁨에 겨워 춤추고 뛰며 어쩔 줄 몰랐습니다.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모든 병자들이 동자의 어머니에게 와서 동자의 어머니가 손으로 만지거나 풀잎이나 혹은 나뭇잎을 따서 그에게 주면, 그 중생들은 다 안락을 얻고 몸에 병이 없어지고 모든 고뇌도 없었습니다. 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이렇게 한량없는 갖가지 희귀한 일과 미증유한 법이 있었습니다.다시 대사여, 그때 동자의 어머니 마야부인의 아버지인 선각 석종이 사신을 내게 보내 말하였다.
<대왕이여, 때를 아소서. 저의 딸이 훌륭하고 위덕이 큰 중생을 가졌다 합니다. 만약 그가 탄생하면 저의 딸은 오래지 않아서 반드시 목숨이 다할 것입니다. 제 생각에 이제 딸을 불러다가 저의 람비니(嵐毘尼) 동산 가운데서 저와 함께 즐기며 쾌락을 누리고자 하오며, 또 이곳에서 길상을 보전키를 바랍니다. 대왕이여, 부디 선처하여 잘 보내 주소서.>
나는 사신의 이런 말을 듣고서 즉시 칙명을 내려 수레를 장엄하게 꾸며 마야부인을 보냈으며……(중략)……이 가비라성에서 저 천비성에 이르는 중간에는 모든 가시덩굴이며 돌 자갈 등 갖가지 쓰레기를 소제하여 다 청정하게 하고, 향탕을 땅에 뿌리고, 모든 묘한 꽃을 그 위에 뿌린 뒤에 여러 가지 묘한 향과 여러 가지 꽃타래로 그 어머니의 몸을 장엄하고, 모든 음악을 지어 왕의 세력과 왕의 위신으로 그 궁내의 모든 채녀들이 앞뒤에서 에워싼 가운데 크고 흰 코끼리를 타고서 선각의 천비성으로 향하게 했습니다.
그 동자의 어머니 마야부인은 멀리서 영접하러 오는 것을 보고 갖가지 한량없는 장엄구를 가지고 함께 람비니 동산에 들어가 소요하며 즐겼습니다.
그때 동자의 어머니 마야부인은 흰 코끼리에서 내려 궁내의 채녀들이 좌우에 호위하며 앞뒤에서 시위한 가운데 조용히 걸어 람비니 동산에 들어가 나무 숲을 구경하였습니다. 이 나무 아래서 저 나무 아래로 차례차례 가다가 바라차나무[婆羅叉樹] 밑에 이르렀을 때 오른손을 펴서 그 나뭇가지를 잡고 조용히 쉬었습니다.
그때 동자는 어머니 마야부인이 손으로 나뭇가지 잡은 것을 보고 태중에서 한마음으로 생각을 바로 하여 조용히 일어나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는데,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는 아프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았으며 쪼개지거나 찢어지지도 않았습니다.
동자가 오른쪽 옆구리로 나오는 순간 몸에서 광명을 놓아 세간을 비췄습니다. 대사여, 이것은 동자가 어머니 태 안에 있다가 처음 났을 때 일어났던 희귀한 일과 미증유한 법입니다.다시 대사여, 동자가 태중에 있을 때 근심도 없고 걱정도 없이 그 태 안에서 조용히 일어났는데, 몸이 곱고 깨끗하였으며, 갖가지 콧물ㆍ침ㆍ가래ㆍ소변ㆍ대변ㆍ엉킨 피들의 오물에 더럽혀지지 않았습니다.대사여, 동자가 처음 태중에서 나왔을 때 모든 하늘들이 가시가 옷으로 몸을 싸서 안아 가지고 어머니 앞에 나아가 말하였습니다.
<대덕 부인이여, 기뻐하소서. 오늘 부인께서 하늘과 사람 가운데 높은 성자를 낳으셨습니다.>대사여, 동자가 처음 났을 때 사람의 부축 없이 땅 위에 서서 사방으로 각각 일곱 걸음씩 걸어갔는데 밟는 곳마다 연꽃이 솟았습니다. 사방을 돌아보면서 눈도 깜짝이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놀라지도 않고 동쪽에 서서 다른 아이들처럼 울지도 않았으며 또렷한 목소리에 바른 어조로 말하였습니다.
<일체 세간에 오직 나만이 높도다. 오직 나만이 가장 훌륭하도다. 내 이제 나고 늙고 죽는 뿌리를 끊을 것이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그곳에 두 개의 못이 있었는데, 하나는 따뜻하고 하나는 찬 것이었습니다. 동자의 어머니는 마음대로 떠서 썼으며 또 상계의 허공에서 두 줄기 물이 흘러내렸는데, 차고 따뜻함이 먼저 것과 같아 동자를 목욕시켰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순금으로 된 평상이 있어 동자를 앉히고 목욕시켰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몸으로 광명을 놓아 모든 보배의 불꽃이며 일체의 광명을 덮었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몸으로 광명을 놓아 햇빛과 달빛을 가려 별과 같이 만들었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모든 수목들이 때맞춰 우거지고 꽃과 과일이 무성하였으며, 때 아닌 모든 나무들도 싱싱하고 푸르게 되었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허공의 모든 하늘들이 순금으로 자루를 만든 하얀 일산을 가지고 동자의 위를 덮었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허공의 모든 하늘들이 또 마니로 자루를 만든 흰 총채를 가지고 동자의 위를 털었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허공이 운무 한점 없이 깨끗했으며, 안개나 연기나 티끌도 없고 우렛소리만이 들렸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허공에는 구름도 없는데 가랑비가 내리니, 청정하고 묘한 물에 여덟 가지 맛이 구족하였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여러 곳에서 쾌적하고 시원한 바람이 문득 일어나 번뇌로운 근심이 없었으며 어디나 청정하여 연기와 구름과 탁한 기운이 없었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허공에서 큰 범천(梵天)의 소리가 났는데, 사람이 낸 소리가 아니었고 저절로 울렸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동자 위에서 저절로 한량없는 음악소리가 났는데 사람이 낸 소리가 아니었고, 한량없는 노랫소리도 들렸습니다. 또 한량없는 여러 가지 향기로운 꽃을 비처럼 내렸는데, 햇빛에 쪼여도 항상 곱고 시들지 않았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허공에서 모든 하늘들이 우발라꽃ㆍ분타리꽃ㆍ구물두꽃ㆍ파두마꽃 등 갖가지 하늘의 묘한 꽃을 비처럼 내렸고, 또 한량없는 갖가지 가루향과 또 한량없는 갖가지 묘한 꽃타래를 동자 위에 뿌리고 또 뿌렸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저절로 한량없는 하늘의 옥녀(玉女)가 나타나 갖가지 향과 갖가지 기름과 바르는 향과 가루향과 묘한 하늘의 의복을 가지고 갖가지 하늘 음악으로 노래하고 춤추며 갖가지 소리를 내면서 점점 동자 어머니 앞에 나와 다음과 같이 위문하였습니다
<동자를 잘 낳으셨습니다. 피로하지 않으십니까?>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여 열여덟 가지 상을 갖추었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일시에 즐거움을 누렸습니다.대사여, 동자가 났을 때 나는 온갖 큰 이익과 갖가지 길상을 성취하여 내 마음에 원하는 대로 구족하지 않음이 없었습니다.대사여, 그때 나의 신하인 바사타(婆私吒)의 아들 마하나마(摩訶那摩)가 나한테 말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부디 높으시고 항상 훌륭하소서. 왕비께서 청정하고 가장 훌륭한 동자를 낳으셨습니다.>다음에 한 사람이 나한테 와서 말하였습니다.
<대왕이여, 부디 훌륭하시며 집안이 융성하소서. 모든 석종 권속 가운데서 각각 5백의 동자를 낳았습니다.>다음 사람이 또 내게 와서 말했습니다.
<대왕이여, 부디 항상 모든 것이 충만하소서. 오늘 석종 권속 가운데서 다시 각각 5백의 동녀를 낳았습니다.>다음 사람이 또 나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중략)……궁중에서 일시에 5백의 노복을 낳았습니다.>다음 사람이 와서 또 내게 말했습니다.
<……(중략)……5백의 여종을 낳았습니다.>다음 사람이 와서 또 나에게 낳았습니다.
<……(중략)……5백의 망아지를 낳았습니다.>다음 사람이 와서 말했습니다.
<……(중략)……자연히 5백의 향기로운 코끼리가 있는데, 몸이 눈같이 희고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으며 궁문 밖에 있습니다.>다음 사람이 와서 말했습니다.
<……(중략)……5백의 숨었던 황금 독이 저절로 나타났습니다.>다음 사람이 와서 말했습니다.
<……(중략)……이곳 가비라성에 저절로 5백의 동산 숲이 홀연히 나타났습니다.>다음 사람이 와서 말했습니다.
<다른 지방의 5백 상인이 많은 재물과 보물을 가지고 이 가비라성에 모여 왔습니다.>다음 사람이 와서 또 말했습니다.
<5백 개의 흰 일산과 5백 개의 금병을 좁쌀같이 많은 왕들이 사신을 보내어 바쳤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사람을 보내 나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들은 다 대왕의 분부를 기다려 명령을 따라 행하겠습니다.>다음에 또 사람이 와서 나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왕이여, 부디 항상 훌륭하옵소서. 만 명의 동녀가 찰제리와 바라문 장자의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대사여, 나는 그때 속으로 어떤 탈것을 만들어서 나의 동자를 데리고 편안히 가비라성으로 돌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때 공중에서 사람이 만들지 않은, 7보로 된 하늘 가마가 홀연히 나타났습니다. 그 가마는 단정하고 어여쁘며 갖가지로 장엄된 것이었습니다.대사여, 나는 그때 누가 이 가마를 멜 것인가를 생각했는데, 마침 사방에서 자연히 네 천자가 와서 각각 보배 가마를 메고 땅에서 얼마 높지 않게 허공을 타고 갔습니다.
나는 이 동자를 데리고 궁전에 들어와서 다시 생각했습니다.
<이제 내 동자에게 무엇이라 이름을 지어 줄 것인가?>
그리고 다시 생각했습니다.
<그가 나던 날 내 모든 이익이 저절로 이루어졌다.>
나는 그것을 알고는 이름을 실달다(悉達多)라고 지어 불렀습니다.대사여, 그때 나는 또 이 성 안에 있는 관상쟁이와 길흉을 점치는 이들을 모조리 불러서 이 동자를 보인 뒤에 말했습니다.
<그대들 모든 바라문이여, 나를 위하여 이 동자를 관하라. 어떤 상모가 있는가? 그리고 어떤 괴이함이 있는가?>
그때 상을 보는 이들은 내 말을 듣고 함께 동자를 우러러보며 서로 의논한 뒤 나에게 말했습니다.
<대왕이여, 당신은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이 동자는 큰 위덕이 있어 대왕의 집에 났으며. 32대인상(大人相)을 구족했습니다. 이렇게 장부상을 구족한 사람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집에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륜성왕이 되어서 4천하에 왕노릇할 것이며, 7보가 구족하고……(중략)……모든 무기를 쓰지 않고 법답게 다스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집을 버리고 나가서 성도(聖道)를 수행한다면 반드시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를 이룰 것이며, 이름이 일체 세간에 널리 퍼질 것입니다.>대사여, 나는 그때 온갖 맛있는 음식을 그들 바라문에게 베풀어 마음대로 먹게 하고 갖가지 의복을 보시했습니다.대사여, 나는 그때 이 성 안에 있는 모든 거리와 골목과 네거리 길가에서 보시를 행하여 먹을 것을 찾는 이에게는 먹을 것을 주었고, 재물과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다 베풀어 주었으니……(중략)……그렇게 해서 얻어진 모든 공덕은 동자에게 돌리기 위한 공양이었습니다.
대사여, 동자가 태 안에 있을 때와 처음 났을 때 이와 같이 갖가지 상서와 희귀한 일과 미증유한 법이 있었습니다. 태중에 있을 때와 났을 때의 이러한 일들을 나는 이제 대사에게 상세히 알리고 대사에게 이와 같이 받들어 보시하니, 대사여, 받으시고 기뻐하소서.’그때 존자 아사타 선인은 동자의 아버지 정반왕에게서 이런 미묘한 여러 가지 상서를 듣고 매우 기뻐서 어쩔 줄 모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왕에게 하직하고 궁에서 나가 걸어서 문 밖에 이르자, 오른손으로 나라타(那羅陁) 동자의 왼팔을 잡고 문에서 몸을 감춰 허공을 날아 남천축을 향하여 아반제(阿槃提) 마을에 내렸다.
그때 아사타 선인은 나라타 동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너 나라타 동자야, 꼭 명심하라. 부처님께서 이제 이 세간에 출현하셨다. 네가 그에게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범행을 닦는다면 영원토록 큰 이익을 얻고 큰 안락을 얻으리라.’
그때 아사타는 거듭 생각했다.
‘내가 죽은 뒤에 모든 이양(利養)과 세간의 명예를 다 이 나라타 동자가 거두어 가지리라. 그러므로 나라타 동자는 이양과 세상의 명예 때문에 도행(道行)을 중지하여 정진하지 못하고 생각을 바로 하지 못하고 믿고 행하지 못할 것이다. 3보에 대해서도 이것이 불타, 이것이 달마, 이것이 승가라는 분별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명예는 그 자신을 손상할 것이다.’그리고 존자 아사타 선인은 다시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정반왕의 실달(悉達) 동자는 어느 나라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또 어느 곳에서 청정하고 위없는 법륜을 굴릴 것인가?’
이렇게 잠깐 생각하자 마음으로 밝게 보고 알았다.
‘이 동자는 그 뒤에 저 마가다국에서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이며, 바라내국에서 법륜을 굴릴 것이다. 나는 이제 이 나라타 동자를 데리고 바라내에 나아가 정사를 한 채 지어 두고, 거기서 낮 세 때 밤 세 때로 그를 향하여 부처님의 이름을 설하리라.
<그대 나라타여,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다. 그대 나라타여,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이렇게 세 번씩 부를 것이다.
<너는 그 곁에 출가하여 도를 닦고 범행을 부지런히 행하라. 너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큰 이익을 얻고 큰 안락을 얻으리라.>’
아사타는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나라타를 데리고 바라내에 가서 정사를 짓고 그와 함께 있으면서 밤낮 여섯 때로 이렇게 외쳤다.
‘그대 나라타여,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이렇게 밤낮 여섯 차례 세 번씩 부른 뒤에 말하였다.
‘너는 출가하여……(중략)……나중에 큰 안락을 얻으리라.’
아사타는 이런 방편으로써 세상에 한량없이 머물다가 목숨을 거두었다.아사타 선인이 목숨이 다한 뒤에 나라타 동자는 세간에서 큰 이양과 큰 명예를 얻었다.
나라타는 세상 이양에 집착하고 명예를 탐냈기 때문에 마음을 스스로 정하지 못하여 정진하지 못하며, 이양을 구해도 족한 줄 모르는 까닭에 ‘이것은 부처요, 이것은 법이요, 이것은 승(僧)이다’라는 것을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스스로 믿지 못하고 스스로 분별하지 못하였다. 그 아사타가 목숨을 마친 뒤에 정반왕은 모든 국사 바라문에게 말했다.
‘대사여, 알고 있는가? 이 태자는 왕궁에 나기는 했으나 오래지 않아서 반드시 성인의 행을 닦아 성도(聖道)를 증득하리라는 것은 존자 아사타 선인이 예언한 대로요. 이 말은 진실하여 아마 헛되지 않을 것이오.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 대사여, 내 왕족으로서 대를 이어 세우지 못하면 마침내 큰 손실이 될 것이오.’
그 바라문 국사들은 정반왕에게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이젠 그런 생각을 하지 마소서. 저희들의 예언대로라면 이 태자는 반드시 전륜성왕이 될 것이며, 결국 우리가 말한 대로 될 것입니다.’그때 정반왕은 국사들에게 말했다.
‘어진 대사들이여, 지금 그대들이 하는 말은 아사타 성사의 말이 아닙니다. 그 말은 헛되고 틀린 것입니다.’
국사 바라문들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그 선인의 말이 헛되지 않고 진실하다 하더라도 대왕이시여, 이제 방편을 쓰소서. 어릴 때부터 세상일을 더욱 늘려서 태자가 어떤 것에 애착하는가를 보고 점점 더 하소서. 이렇게 하면 그는 저절로 집에 있기를 좋아하고 산림에 가서 고행을 닦지 않을 것입니다.’그때 정반왕은 국사 바라문들에게 말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국사들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옛적의 모든 선인들도 바람과 이슬을 마시고 혹은 꽃과 열매를 먹고 혹은 약 뿌리를 먹고 나무껍질로 옷을 만들어 입고 욕심을 줄여 족한 줄 알지만, 그 모든 신선들도 오히려 세속 일을 사랑하여 한 번 세상에 애착을 내면 방일하였습니다. 하물며 태자가 나날이 가까이 익히면 모든 근이 자연히 물들 것이며, 대왕의 세력으로 공덕을 구족히 하여 집안에서 살게 되면 이것을 버리고 출가할 리가 없습니다.’
그때 정반왕은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은 대사의 말대로 그러하며, 세간에 방편이 있는 것도 대사의 말과 같습니다. 다만 그 대선 아사타가 말한 것이 반드시 헛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내 마음에 항상 의혹이 생깁니다.’
그리고 정반왕은 이러한 미래의 일을 생각하고 마음에 의심이 나서 곧 모든 신하와 모든 석가족들을 모아놓고 알렸다.
‘내 그대들에게 명하노니, 태자가 더 자랐을 때 그의 앞에서 아사타가 예언한 일을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이냐? 태자가 이 말을 듣게 되면 그것을 기뻐하여 보리심을 버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정반왕은 또다시 모든 신하들에게 일렀다.
‘경들 모든 신하는 나의 태자를 위하여 나라 안에 구금된 죄수들을 다 풀어 주고, 모든 새ㆍ짐승들까지도 놓아주도록 하라.’
또 국사 바라문에게 일렀다.
‘대사여, 백 명이든 천 명이든 바라문들이 모여 정진하는 곳을 알거든 필요한 대로 물건을 다 보시하시오. 모든 하늘 사당과 귀신의 묘당(廟堂)을 다 수리하고 법에 따라 제사하여 태자가 큰 복을 얻게 하시오.’
그때 국사 바라문들은 왕의 칙명에 따라서 사방에서 3만 2천의 바라문들을 불러 날마다 정반왕궁에 들게 하고, 모든 재물을 다 보시하여 7주야를 채워서 모든 공덕을 태자에게 돌려 베풀어 증진하도록 원하였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정반왕의 마음은 매우 기쁘니
복덕 있는 태자를 낳으신 까닭이라네.
모든 신하들을 다 모으시고
은혜를 베풀어 천하의 죄수를 풀어 주셨네.
탄생하심도 이미 마음에 흐뭇하시고
축하하는 절차도 정중히 하셨네.
저 백천의 젖소와 송아지들
금으로 뿔을 싸고 은으로 발굽 꾸미셨네.
한창 나이라 털빛도 고운데
각각 송아지들 그 뒤를 따랐네.
소마다 살이 찌고 젖이 많아서
한 마리를 한 번 짜면 열 말을 얻었네.
다시금 한량없는 갖가지 진기한 보배
돈ㆍ재물ㆍ곡식ㆍ비단, 온갖 물건으로
태자의 이익을 돕기 위하여
그들 바라문에게 보시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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