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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812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8권

by Kay/케이 2024.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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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8

 

불본행집경 제8권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6.수하탄생품 ②
“보살이 탄생하자마자 부축해 주는 사람이 없는데도 사방으로 걸었다. 각 방면으로 일곱 걸음을 걸었고, 걸음마다 발을 들면 큰 연꽃이 솟아났다. 일곱 걸음씩 걷고 나서 사방을 둘러보고 눈을 깜짝이지도 않으며 입에서 절로 말이 나왔다. 먼저 동쪽을 바라보며 갓난아기의 말답지 않게 스스로 글귀에 맞게 바른 말로 게송을 읊었다.
이 세간 가운데
내가 가장 높구나.
나는 오늘부터
목숨 받는 일이 끝났네.
이것은 보살의 희귀한 일이요 미증유한 법이며, 다른 방위를 향해서도 다 그렇게 하였다. 처음 탄생했을 때 사람의 부축 없이 사방으로 각각 일곱 걸음을 걸었는데, 이는 여래께서 성도하신 뒤에 도를 돕는 일곱 가지 보리법[七助道菩提分法]을 성취할 징조로서 여래의 지난날의 상서였다.보살이 탄생하자 사방을 바라봄은 여래께서 성도하시고 네 가지의 두려움이 없는 법을 구족하심이니, 이는 여래의 지난날의 상서였다.보살이 탄생한 뒤에 스스로 ‘내가 세간에서 가장 높다’고 외친 것은 여래께서 성도하신 뒤에 일체 세간의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다 존중하고 공경히 섬길 징조로서 곧 여래의 지난날의 상서였다.보살이 탄생하자 스스로 ‘나는 생사를 끊고 이것이 마지막 몸이라’고 외친 것은 여래께서 성도하신 뒤에 한결같이 말한 대로 행할 징조로서 이는 여래의 지난날의 상서였다.보살이 탄생하자 모든 권속들이 물을 구하려고 동ㆍ서ㆍ남ㆍ북으로 달려갔으나 마침내 얻지 못하였다.
그러자 곧 그 동산에서 보살의 어머니 앞에 문득 두 개의 못물이 솟아났는데, 하나는 차고 하나는 따뜻하였다. 보살의 어머니는 이 두 가지 못물을 퍼서 마음대로 썼다. 또 허공에서 두 줄기 물이 쏟아졌는데, 하나는 차고 하나는 따뜻하였다. 이 물로 보살의 몸을 씻었으니, 이것은 보살의 희귀한 일이요 미증유한 법이었다. 이는 여래께서 성도하신 뒤에 사마타(奢摩他)ㆍ비바사나(毘婆舍那)를 얻어 욕심을 멀리 여의고 재물을 구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모든 것이 자연히 생길 징조로서 여래의 지난날의 상서였다.보살이 탄생하였을 때 모든 하늘들이 금상(金床)을 받들어 보살을 앉히고, 앉히고 나서는 보살의 몸을 씻었으니, 비록 사람의 몸이나 모든 하늘이 부축했다는 것은 보살의 희귀한 일이요 미증유한 법으로서 여래께서 성도하시자 네 가지의 연꽃자리가 여래를 부축할 징조였으니, 이는 여래의 지난날의 상서였다.보살이 처음 탄생하자 큰 광명을 놓아 다른 모든 광명을 가렸으니, 이것은 보살의 희귀한 일이요 미증유한 법이며, 여래께서 성도하신 뒤에 법을 논하는 일에 여래보다 나을 이 없을 징조로서 이는 여래의 지난날의 상서였다.보살이 처음 탄생했을 때 몸에서 광명을 놓아 햇빛을 가린 것이 마치 낮에 뜬 별과 같았으니, 이것은 보살의 희귀한 일이요 미증유한 법이며, 여래께서 성도하신 뒤에 모든 성문 제자들 가운데 마음대로 가장 좋은 공양과 최상의 명성을 얻을 징조로서 이는 여래의 지난날의 상서였다.보살이 처음 탄생하자 모든 수목과 약초가 때맞춰 피었으니, 이것은 보살의 희귀한 일이요 미증유한 법이며, 여래께서 성도하신 뒤에 믿음과 이해를 얻지 못한 중생을 믿어 이해하게 하고 이미 믿어 아는 이는 더 기르게 하려는 징조로서 이는 여래의 지난날의 상서였다.보살이 처음 탄생하였을 때 상계(上界)의 모든 하늘들이 흰 일산자루를 순금으로 만들어 큰 수레바퀴만한 일산을 가지고 모셨으니, 이것은 보살의 희귀한 일이요 미증유한 법으로서 여래께서 성도하신 뒤에 성내지 않음으로써 해탈을 얻고, 욕심을 떠남으로써 이익을 얻으며, 애써 수고하지 않아도 재물을 얻을 징조이니, 이는 여래의 지난날의 상서였다.보살이 처음 탄생하여 허공에 오르매 모든 하늘들이 각각 여러 가지 보배로써 자루를 만든 흰 총채를 가지고 보살 위를 털었다.보살이 처음 탄생하였을 때 허공이 청정하여 연기와 구름이 없고 티끌과 안개도 없으며 다만 우렛소리가 들렸다.보살이 처음 탄생하였을 때 허공에는 구름과 안개 한 점 없었으며, 가늘고 청정한 향수와 가는 비가 내려 8공덕(功德)이 갖추어져 모든 중생들이 다 쾌락을 받게 하였다.보살이 처음 탄생하였을 때 사방 허공에서 부드러운 바람이 일어 맑고 서늘하여 번뇌로움이 없고, 8방 어느 곳이든 청정한 빛이 빛나고, 연기ㆍ구름ㆍ티끌에 가려지지 않았다.보살이 처음 탄생하였을 때 허공에서 사람의 소리도 아닌데 자연히 미묘하고 청정한 소리가 났다.보살이 처음 탄생하였을 때 허공 가운데서 저절로 갖가지 하늘 음악과 온갖 노래 소리가 났고, 갖가지 꽃과 온갖 향이 비처럼 내렸고, 햇빛에 쪼여도 시들지 않았다. 이것은 보살의 희귀한 일이요 미증유한 법이며, 여래께서 성도하신 뒤에 모든 세간을 위하여 모든 지혜로 큰 신변(神變)과 청정한 모든 신통을 나타내어 세간에 비길 데 없이 여래가 제일이 되리라는 징조였으니, 이는 여래의 지난날의 상서였다.보살이 처음 탄생하셨을 때 허공 위에서 모든 하늘들이 각각 한량없는 우담바라꽃ㆍ발두마꽃ㆍ구물두꽃ㆍ분타리꽃과 같은 여러 가지 꽃과 또 여러 가지 미묘한 향과 갖가지 보배 꽃다발을 보살 위에 계속해서 뿌리고 뿌리고 또 뿌렸다.보살이 처음 탄생하셨을 때 5백의 하늘 옥녀(玉女)들이 하늘의 모든 꽃향을 쏘인 기름을 가지고 보살의 어머니 앞에 서서 안부를 물었다.
‘보살을 잘 낳으셨습니다. 피로하지 않으십니까?’보살이 처음 탄생하셨을 때 5백의 하늘 옥녀들이 하늘의 바르는 향을 가지고 보살의 어머니 앞에 서서 안부를 물었다.
‘보살을 잘 낳으셨습니다. 피로하지 않으십니까?’보살이 처음 탄생하셨을 때 5백의 하늘 옥녀들이 온갖 보배로 지어진 하늘의 미묘한 옷을 가지고 보살의 어머니 앞에 서서 안부를 물었다.
‘보살을 잘 낳으셨습니다. 피로하지 않으십니까?’보살이 처음 탄생하셨을 때 5백의 하늘 옥녀들이 갖가지 하늘의 보배 영락을 가지고 보살의 어머니 앞에 서서 안부를 물었다.
‘보살을 잘 낳으셨습니다. 피로하지 않으십니까?’보살이 처음 탄생하셨을 때 5백의 하늘 옥녀들이 갖가지 미묘한 하늘 음성으로 보살의 어머니 앞에 서서 안부를 물었다.
‘보살을 잘 낳으셨습니다. 피로하지 않으십니까?’보살이 처음 탄생하셨을 때 이 대지가 열여덟 가지 모습, 여섯 가지로 진동을 갖추어 일체 중생들이 다 쾌락을 느꼈다. 바로 그 때는 욕심을 내는 중생이 하나도 없었고, 또 성내고 어리석고 교만하고 두려워하고 악업을 짓는 중생이 아무도 없었다. 모든 병자는 다 나았으며, 주린 이는 먹을 것을 얻고 목마른 이는 마실 것을 얻어 배부르고 모자람이 없었으며, 혼미하게 취한 중생이 다 깨어났다. 미친 사람은 정상이 되고, 눈 먼 사람은 보게 되고, 귀 먹은 사람도 듣게 되고 불구자도 모두 온전하게 되었다. 가난한 사람은 재물을 얻었으며, 감옥에 갇힌 사람도 다 풀려났으며, 지옥 중생들도 다 쉼을 얻고. 축생 중생들도 모든 공포를 없앴으며, 아귀 중생도 다 충족을 얻었다.
보살이 처음 오른쪽 옆구리로 탄생할 때 이렇게 한량없고 끝없는 희귀한 일과 미증유한 법이 있었다.”
7.종원환성품(從園還城品) ①
“그때 한 대신(大臣) 국사(國師)가 있었으니, 성은 바사타(婆私吒)요 이름은 마하나마(摩訶那摩)였다. 모든 국사 바라문들과 함께 람비니 동산에 이르러 그 동산 문 밖에 섰을 때, 바사타가 모든 국사 바라문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보았는가? 이 대지가 무슨 까닭에 이렇게 진동하여 마치 물에서 배를 탄 것 같으며, 해ㆍ달이 가리워져 제 빛을 잃고 낮에 뜬 별과 같이 그림자만 남았으며, 일체의 수목이 때맞춰 피었으며, 허공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하고 우렛소리만 들리는가? 또 어째서 허공은 고요히 맑고 빛나면서 특별히 묘한 가는 향비를 내려 공덕이 구족하고 자연히 여덟 가지 맛을 포함했으며, 팔방에서 미묘한 바람이 일어나되 그 바람은 서늘하여 차고 따뜻함이 적당한가? 또 어째서 어느 곳이든 연기ㆍ구름ㆍ티끌ㆍ안개ㆍ어둠이 없이 다 깨끗하며, 아무도 외치는 이가 없는데 허공에서 자연히 깊고 청정한 소리가 들리며, 갖가지 하늘 음악이 들리며, 허공에서 하늘의 노래와 하늘의 찬탄과 하늘의 읊조림이 들리며, 하늘의 향과 꽃을 비처럼 내려 햇빛이 쪼여도 시들지 않는가?’그때 한 국사가 그 대신 바사타에게 대답하였다.
‘그렇더라도 괴이한 일은 아니다. 왜냐 하면 땅의 성질이 그러한데 무슨 상서롭지 않은 일이 있겠는가?’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제 이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허공이 트이고 빛나 햇빛을 가렸으매 마치 낮에 별을 보던 것과 같고 또 하늘 꽃을 비처럼 내려 뭇 빛이 비쳐도 시들지 않으니, 매우 희한한 일이다.’바사타가 국사들과 이런 일을 의논하고 있을 때였다. 마침 그 동산에서 한 여인이 람비니로부터 빨리 나와 문 밖에 이르러 바사타와 국사들을 보고 기뻐 뛰며 어쩔 줄 모르다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석가족들이여, 그대들은 속히 대왕에게 가소서.’
이때 대신과 국사들은 그 여인의 말을 듣고 다시 기쁨을 참지 못해 그녀에게 물었다.
‘그대는 우리들을 대왕에게 가라고 하니 무슨 기쁘거나 괴이하거나 두렵거나 상서롭지 않은 일을 아뢸 것이 있는가?’
‘석가족들이여, 나는 이제 당신들에게 매우 경사스럽고 다행한 일을 하나 말하겠습니다.’
마하나마와 국사들이 무슨 경사가 있느냐고 묻자 그녀는 대답했다.
‘나라의 대부인께서 동자 하나를 낳으셨는데 단정하고 어여뻐 세상에 짝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 동자는 참으로 하늘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처처에 하늘 꽃을 흩으며 하늘의 광명을 놓습니다.’
그 대신들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 뛰며 기쁨을 참지 못하였다. 대신은 그리하여 여러 가지 보배와 아름다운 영락을 풀어 그녀에게 주었으니, 이와 같이 기쁜 일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영락을 풀어 준 뒤에 생각하였다.
‘이제 이 여인은 왕궁에서 대왕을 모시는 사람이라 왕이 그녀를 보고 지극히 사랑하는 터인데, 내가 이제 몸에 가졌던 영락을 풀어 줬다가 뒤에 우환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는 곧 도로 거두어 가지고 다른 국사에게 주고 나서는 주문을 외우고 축원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영락을 국사에게 베풀어 준 모든 공덕을 그녀에게 돌리고자 하노라. 무슨 까닭이냐? 기쁜 일을 들려 주었기 때문이다.’그때 대신 마하나마는 국사 바라문에게 일렀다.
‘대바라문이여, 그대는 지금 대왕에게 돌아가 이 기쁜 일을 보고하라.’
마하나마는 바라문을 보내고 나서 다시 그녀에게 물었다.
‘그대가 먼저 내게 말하기를, 나라의 대부인께서 동자를 낳으셨는데 하늘 같고 하늘의 광명을 놓는다고 하였거니와 그대는 또 어떤 기이한 상을 보았는가?’
그녀는 대신에게 대답하였다.
‘자세히 들으소서. 그 동자는 얼굴이 남보다 훨씬 잘났고 큰 위덕이 있어 보였습니다. 마야부인께서 땅에 섰을 때 동자가 스스로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는데, 대부인의 가슴ㆍ옆구리ㆍ허리는 터지지도 않고 흠도 없었습니다. 동자가 탄생했을 때 모든 하늘들은 허공에서 좋고 아름다운 가시가 옷을 가지고 동자의 몸을 두루 싸가지고 어머니 앞에 나아가 말하였습니다.
<나라의 대부인이시여, 두 배나 경사스럽게 여겨 기뻐하소서. 왜냐 하면 이제 대부인께서 성자(聖子)를 낳으셨기 때문입니다.>
이 동자가 처음 나오려 할 때 어머니의 옆구리를 바라보면서 말하였습니다.
<나는 오늘부터 다시는 어머니의 태를 받지 않겠노라. 이 몸이 나의 마지막 몸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 나는 부처가 되리라.>
그리고는 땅에 서서 사람의 부축이 없이도 바로 일곱 걸음을 걸었는데, 밟는 곳마다 연꽃이 솟았으며, 사방을 바라보며 잠깐도 눈을 깜짝이지 않고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으며 동쪽을 향해 말을 했는데, 말씀이 깨끗하고 글귀가 원만했으며, 갓난아기 같지 않게 말하였습니다.
<이 모든 세간에서 내가 가장 훌륭하도다. 나는 나고 죽는 번뇌의 근본을 모두 뽑아 버리리라.>그리고 동자가 서 있는 곳에는 동자의 몸을 씻기기 위하여 허공에서 두 줄기 물이 떨어졌는데 하나는 따뜻하고 하나는 찼으며, 또 황금 평상을 가져다가 동자를 앉히고 몸을 씻었습니다. 동자가 탄생하자 몸으로 광명을 놓아 해와 달을 가렸으며, 상계의 모든 하늘들이 그 흰 일산에 금으로 자루를 만들었고, 큰 수레 바퀴와 같은 것을 가지고 허공에 머물렀으며, 또 모든 하늘들이 온갖 보배로 자루를 만든 총채를 손에 들고 동자 위에서 흔들었습니다. 또 풍악을 울리지 않아도 허공에서 모든 음악이 스스로 울렸으며, 다시 한량없고 끝없는 미묘한 노래와 읊조림이 들렸으며, 또 향기 꽃을 비처럼 내려 곳곳이 가득 차서 햇빛이 쪼여도 여전히 곱고 깨끗하였습니다.’대신 마하나마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희유하고 희유하도다. 이렇게 악한 세상에 대사(大士)께서 출현하심을 만났으니, 나는 이제 정반대왕에게 가서 이 희유한 일을 보고하리라.’그 대신은 잘 조련되어 질풍과 같이 달리는 말을 가려내어 보배 수레를 끌게 하며 람비니 동산 문 밖에서 출발하여 가비라성에 이르렀다. 그는 아직 왕을 만나기 전에 먼저 기쁨의 북을 힘껏 두드렸다.그때 정반왕은 보전 위에 앉아 보필하는 재상들과 나라 정사를 처리하는데 여러 신하와 경사(卿士)와 모든 관료들이 전후 좌우로 호위하였다. 모두 다 환희의 북소리를 들었으며, 왕은 놀라 모든 신하들에게 물었다.
‘제신들이여, 갑자기 누가 감히 우리 감자종문의 환희의 북을 이렇게 큰 소리가 나도록 힘껏 치는가?’
그때 수문장이 왕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왕의 대신 바사타 마하나마가 네 마리 말에 멍에한 수레로 질풍같이 빨리 달려 람비니 동산 문 밖에서 와서 수레에서 내려 대왕의 환희 북을 힘껏 치고는 다른 말 없이 다만 대왕을 뵙고자 하노라 합니다.’
그때 정반왕은 모든 신하들에게 일렀다.
‘무슨 기쁜 일이 있는지, 저 바사타 석종 대신 마하나마를 급히 내 앞에 불러 오라.’
신하가 왕명을 받들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하교대로 빨리 저 석종 대신 마하나마를 불러 급히 어전에 이르도록 하겠습니다.’그때 마하나마는 왕의 칙명을 듣고 곧 왕 앞에 와서 큰 소리로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대왕이시여, 항상 훌륭하소서. 원하옵건대 대왕이시여, 항상 존귀하소서. 이제 말씀을 받들어 올려 기력을 더욱 돋우게 하오리다.’
정반왕은 이 말을 듣고 마하나마 석종 대신에게 일렀다.
‘그대 석종 대신이여, 무엇 때문에 총총히 와서 힘을 다해 환희 북을 쳤느냐?’
마하나마는 아뢰었다.
‘저 천비성 람비니 동산에서 대왕부인께서 노니시다가 저 나무 아래서 한 동자를 낳으셨는데, 몸은 황금빛이었으며, 그 형상이 천인(天人)과 같았고……(중략)……단정하고 하늘 광명을 놓았습니다.’그때 정반왕은 거듭 자세하게 상호를 물었다.
‘그게 어떻게 된 일이냐?’
그 대신은 다시 아뢰었다.
‘부인께서 땅에 섰을 때……(중략)……오른쪽 옆구리는 찢어지지도 갈라지지도 않았고 동자가 탄생하자 스스로 땅에 서 계셨고, 모든 하늘들이 각각 가시가 옷을 가지고 와서 몸을 두루 쌌으며, 어머님의 오른쪽 옆구리를 우러러보면서 말하기를 <나는 마침내 부처가 되어 나고 죽는 고뇌의 근본을 끊어 버리리라>라고 하였고, 몸을 씻자 빛을 놓아 해와 달이 가려지고 수목과 약초가 때맞춰 꽃을 피웠으며 허공의 모든 하늘들이 흰 일산과 총채를 들고 동자 위에서 흔들었습니다. 허공에서 우렛소리가 나고 가느다란 비가 내리고 서늘한 바람이 사방에서 불었으며, 형상은 보이지 않으면서 범천의 음악이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고 꽃이 햇빛에 쪼여도 시들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낱낱이 차례대로 갖춰 왕에게 아뢰고 또 말했다.
‘대왕이시여, 굽어살피소서. 신은 이런 희유한 일을 보았기에 이제 기쁨에 겨워 환희의 북을 쳐서 감히 두루 알린 것입니다.’
그때 그는 또 모든 하늘들이 공양하고 남은 꽃을 가져다가 대왕에게 바치고 일어났던 일을 빠짐없이 말했다.정반왕은 이 말을 듣고 대신에게 일렀다.
‘이런 기쁜 일을 짐에게 알려 주었으니, 그대의 깊은 마음에 무슨 소원을 구하느냐? 짐은 그대가 원하는 대로 어김없이 다 주겠다.’
바사타 대신은 대답했다.
‘신은 대왕의 은혜를 입어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습니다.’그러자 정반왕은 다시 대신에게 일렀다.
‘법대로 원해야 한다. 반드시 주리라.’
대신은 거듭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대왕이시여, 기뻐하소서. 신은 대왕의 은혜를 입어 아무것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정반왕은 또 대신에게 일렀다.
‘그대는 지금 나의 명을 어기지 말아야 한다. 꼭 요구하라. 나는 그대에게 주리라.’
바사타 대신은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반드시 기뻐하옵소서. 신이 원하는 것은 오직 태자의 좌우에서 받들어 섬기며 때를 따라 모시는 것이니, 허락하소서. 왜냐 하면 이 동자는 이미 탄생하였으니, 반드시 감자일종(苷蔗日種)을 계승하여 전륜성왕의 후대를 끊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반왕은 대신에게 일렀다.
‘때를 잘 아는 이여, 하고 싶은 대로 따르리라.’그리고 정반왕은 모든 신하들에게 일렀다.
‘그대들 대신은, 저 바사타 대신이 맡은 일을 국법대로 이 좋은 상서를 차례로 빠짐없이 기록하도록 하여라.’
정반왕은 마하나마 대신에게 일렀다.
‘그대여, 오라. 우리 나라에 이미 이러한 태자가 탄생하였도다. 이제 당연히 이 가장 훌륭한 태자를 위하여 탄생의 법식을 마련하라.’
그때 정반왕은 큰 위덕의 힘이 있어서 왕의 위신으로 모든 신하와 백관에게 좌우로 반달 모양같이 호위를 받았다. 좌우에 모신 이들과 마하나마 등 모든 대신들이 보살을 맞이하러 람비니 동산을 향해 떠났는데, 중간쯤 가서 정반왕은 마하나마와 대신들에게 일렀다.
‘그대들 대신이여, 나는 태자가 탄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또 이렇게 희유한 일과 미증유한 법을 보았으니, 어찌 기뻐하지 않고 스스로 근심과 걱정에 덮이랴.’
마하나마 대신은 왕에게 아뢰었다.
‘마땅히 경축할 일이지 근심을 품을 일이 아닙니다. 왜냐 하면 하늘 사람이 태어날 적에 이러한 법이 있으며, 불가사의하고 크게 희유한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시여, 듣지 못하셨습니까? 지난 옛날에 다슬타가화생(多虱吒迦華生)이라는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는 태어나자마자 남에게 배우지 않고도 네 가지 비타(毘陀:베다)를 저절로 알았습니다. 또 대왕이시여, 듣지 못하셨습니까? 지난 옛날에 정생왕(頂生王)이 있었는데, 부왕의 정수리[頂]에서 났[生]으며 나서는 어린아기 같았으나 점점 자라서 4천하에 왕노릇을 하였습니다.또 대왕이시여, 듣지 못하셨습니까? 지난 옛날에 비가(毘迦)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는 아버지 손바닥에서 났으며 어머니 배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또 대왕이시여, 듣지 못하셨습니까? 지난 옛날에 유바(留婆)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는 아버지의 넓적다리에서 났습니다.또 대왕이시여, 듣지 못하셨습니까? 지난 옛적에 가치바(迦▼(車*(虫/日))婆)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는 아버지 팔에서 났습니다.또 대왕이시여, 듣지 못하셨습니까? 대왕의 선조는 옛적부터 감자왕이라 이름했습니다. 감자에서 났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든 왕은 비록 인간에 났어도 불가사의합니다.’그러자 정반왕은 다시 마하나마 석종 대신에게 일렀다.
‘그대 마하나마여, 그들 모든 왕은 다 크게 밝으며 큰 위덕이 있지만 이는 거기에 비할 것이 아니다.’
마하나마는 기쁜 마음으로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굽어살피소서. 이 태자는 반드시 저 모든 왕들보다는 더 훌륭하실 것입니다.’
정반왕은 말했다.
‘어떠한 훌륭한 상이 있었느냐?’
마하나마 대신은 대답했다.
‘그들의 출생과 이 태자의 탄생을 신이 비교해 보건대, 태자가 훨씬 더 훌륭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왕은 다시 말했다.
‘그대는 희롱조를 말라. 어째서냐? 남의 아버지된 이 중에 누가 자식이 남보다 뛰어나기를 원치 않으랴. 견문이 넓거나 이해력이 뛰어나거나 수행을 잘하거나 예의를 갖추거나 정치하는 도에 밝거나 혹 정진을 부지런히 한다면 기쁘겠구나.’
정반왕은 이런 말을 하면서 점점 저 람비니 동산에 이르렀다. 동산 대문 밖에 이르자 사람을 보내 부인에게 말하였다.
‘부인의 복덕으로 성인의 종성을 잘 낳았도다. 부인이여, 마땅히 태자가 출생한 곳에 길하고 상서로운 일을 마련하여 장엄한 배치를 속히 마치시라. 내 친히 태자의 얼굴을 보고자 하노라. 이 아들이 태중에 있을 때 내가 먼저 갖가지 희귀한 상서와 미증유한 법을 보았다고 하지만, 내 이제 마음으로 자식을 사랑하는 까닭에 스스로 가서 보고자 하노라.’
그때 마야부인은 동자를 위하여 세상에서 하는 길하고 경사스런 갖가지 예를 차려 놓고는 사람을 대왕에게 보내 때가 되었으니 동산에 드시라고 알렸다.
정반왕이 이미 동산 안에 들어온 것을 보고 한 여인이 보살을 안고 왕에게 나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동자여, 이제 부왕에게 경례하소서.’
왕은 말하였다.
‘아니다. 먼저 나의 스승인 바라문에게 예를 시키고 나서 나를 보게 하라.’
그리하여 여인은 보살을 안고 먼저 바라문 앞에 나아갔다.
국사 바라문들은 보살을 보고 나서 정반왕에게 축원하였다.
‘대왕이시여, 부디 항상 존귀하시고 항상 훌륭하심이 아드님의 훌륭함과 같으소서. 왕의 석종의 후예가 항상 흥하소서. 대왕이여, 이 아드님은 반드시 전륜성왕이 될 것입니다.’그때 정반왕은 또 국사 바라문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그런 줄 아는가?’
국사 바라문은 다시 왕에게 아뢰었다.
‘신이 본 바로는 비타론에 말한 대로 모든 상이 이 아드님의 법과 맞사옵니다. 이 일은 사실입니다.’
정반왕은 또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석가씨 전륜성왕의 감자종은 반드시 더욱 커지리라. 왜냐 하면 금세의 모든 왕은 그 복덕과 고행과 정근이 다 모자라지만 이제 난 동자에게는 이런 복력이 있어 옛 겁초(劫初)의 모든 왕과 같이 복덕ㆍ대력(大力)ㆍ용건(勇健)의 상이 구족하니, 이는 우리 가문이 반드시 흥성하여 겁초의 모든 전륜왕들과 같을 것이다.’그때 보살의 어머니 마야부인은 정반왕과 국사 바라문들의 얼굴에서 기쁜 빛을 보고 곧 정반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전륜성왕의 용모가 어떻게 잘났는지 대략 내게 말하여 내 마음을 기쁘게 하소서.’
그때 정반왕은 국사 바라문에게 물었다.
‘어진 스승이여, 전륜성왕의 특징과 생김새를 설명하소서.’
그러자 국사 바라문은 정반왕 및 부인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신의 말을 부디 자세히 들으소서. 신은 옛 성현들의 모든 논에서 전해 내려오는 대로 전륜왕이 갖춘 모든 자재 공덕을 말하리다. 국민을 다스릴 적에 전륜왕은 반드시 허공을 날아가서 땅 위에 머무르고, 큰 가뭄이 들면 마음대로 비를 내리게 합니다. 왕의 국경 안에서 성내는 나쁜 중생들이 서로 싫어하여 원한을 품는 자가 있으면 전륜왕이 위덕의 힘으로 나라 안의 중생들을 기쁘게 합니다. 전륜성왕은 금륜(金輪)ㆍ신주(神珠)ㆍ코끼리ㆍ말ㆍ옥녀(玉女)ㆍ주장(主藏)ㆍ전병신(典兵臣)들의 7보를 구족하며, 전륜성왕은 수명이 길어 결코 횡사하는 일이 없고, 병과 번뇌가 적으며, 신체가 단정하기 세간에 비길 데 없습니다. 그 경내의 모든 국민들은 외아들같이 왕을 사랑하고 공경하며, 전륜성왕은 인민을 갓난아기보다 더 아끼고 보호합니다.’
정반왕은 또 국사 바라문에게 일렀다.
‘대바라문이여, 그대 말대로 전륜성왕이 되는 이에게는 다 이런 일이 있도다.’
‘그렇지만 나는 안 그렇지 않은가?’그때 보살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은 다시 정반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이 일은 괴이할 것이 없습니다. 왜냐 하면 이 동자는 오늘 감자종 찰제리 집에 났기 때문입니다.’
정반왕은 다시 이런 말을 했다.
‘희유한 일이로다. 전륜성왕이 인간에 나면 저 전륜성왕의 위덕만으로 이렇게 큰 과보와 훌륭한 업을 받는지 괴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 전륜성왕에게는 아무도 이렇게 기특한 상이 없었다. 즉 저 감자일종(苷蔗日種)에서 태어난 왕인 니구라왕(尼拘羅王)ㆍ교구라왕(憍拘羅王)ㆍ구구라왕(瞿瞿羅王), 혹은 또 부왕인 사자협왕(師子頰王)과 내 몸에는 이렇게 기특한 상이 없었다. 어찌된 일이며 또 무슨 원인이 있는가?’
그러자 국사와 바라문은 다시 정반왕에게 여쭈었다.
‘대왕이시여, 굽어살피소서. 앞에 있건 뒤에 있건 괴이할 것은 못 됩니다. 대왕이시여, 듣지 못하셨습니까? 옛날에 야야지(耶耶坻)라는 국왕이 있었는데 모든 공덕을 갖추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이름은 바류(婆流)였는데, 그에게 불류(不流)라는 아들이 하나 있었고, 불류에게 둔두마라(屯頭摩囉)라는 아들이 있었으며, 둔두마라에게 가차복(迦叉福)이라는 아들이 있었으며, 가차복에게 아라기불(阿羅祇不)이라는 아들이 있었으며, 아라기불에게 만제예야니(曼帝隸耶尼)라는 아들이 있었으며, 만제예야니에게 인라바비라(因羅婆毘羅)라는 아들이 있었으며, 인라바비라에게 두소반나(頭疏般那)라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왕들은 큰 위덕을 갖추었으나 전륜성왕은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들 중 마지막 두소반나왕이 바라타(婆羅陀)라는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그 바라타가 바야흐로 처음 전륜성왕이 되었습니다.지난 옛날 겁초(劫初)에 찰제리종이 있었으니, 이름이 마하삼마다(摩訶三摩多)이며, 하늘에서 내려왔지만 전륜성왕은 되지 못했으며, 그 뒤 차례로 이어 내려오면서 정생 전륜성왕에게 이르러서는 왕이 삼십삼천까지 거느렸고, 조ㆍ부ㆍ자손들 후예가 이어졌으나 스스로 감퇴(減退)되어 전륜성왕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자 정반왕은 말했다.
‘큰 바라문이여, 그 말이 옳도다. 무슨 까닭이냐? 나도 나의 아들이 이와 같이 되었으면 하고, 또한 나의 아들이 그대의 말과 같이 되기를 바라노라.’그때 정반왕은 속으로 생각하였다.
‘내 이제 동자를 데리고 성에 들어갈 터인데 무슨 수레[輦轝]를 만들까?’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때마침 공장(工匠) 비수갈마(毘首羯磨)가 7보로 된 수레를 변화로 지어냈는데,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요 사람의 조작이 아니며 단엄하고 미묘하여 특별하기 짝이 없었다.
그때 정반왕은 엄한 칙명을 내려 가비라성을 수리하고 일체의 가시덩굴ㆍ모래ㆍ자갈ㆍ조약돌ㆍ쓰레기ㆍ흙무더기들을 쓸어 없애고, 보기 흉하고 향기롭지 않은 것을 모조리 깨끗이 치웠다. 가비라성은 갖가지로 장엄되어 건달바성과 하나도 다름이 없었다. 그 성에는 갖가지 유희와 오락이 있었으며, 모든 재주꾼들이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요술을 교묘히 부려 환상을 지어내기도 하였다. 혹은 구슬을 희롱하기도 하고 물을 내기도 하고 몸을 장엄하여 부녀자로 분장하는 등 이와 같이 갖가지 변화를 잘 부리는 이들이 다 구름 모이듯 하였다.
그때 그 대중들은 몸을 솟구쳐 허공에 던지기도 하고, 혹은 방울을 울리거나 북을 치고, 혹은 높은 나막신을 신고, 혹은 막대기 끝에 오르고, 혹은 물구나무서서 걷기도 하고, 수레바퀴 돌 듯 거꾸로 재주를 넘으며, 혹은 허공에 매달려 새끼줄 위에서 걷고, 혹은 창으로 춤추거나 칼 위에서 뛰었다. 이렇게 한량없고 끝없는 갖가지 놀이와 웃음거리를 나타내며, 큰 소리로 외치거나 손가락으로 피리를 불며, 혹은 옷을 가지고 놀기도 하였다.그때 세상을 수호하는 사대천왕은 각각 그 몸을 변화하여 바라문이 되었는데, 다 어리고 단정하고 어여쁘며 머리에 소라상투를 틀고 몸소 보살의 보배 수레를 메고 갔다. 그때 제석천왕도 본래 모양을 숨기고 동자 바라문이 되었는데, 단정하고 어여쁘며 머리에는 소라 상투가 있고, 몸에 누런 옷을 입고, 왼손에는 금으로 된 물병을 들고, 오른손에는 보배 궤를 받들어 가지고 보살 앞에서 사람들의 내왕을 막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모두 길을 피하라. 최고의 중생이 이제 성에 들어가고자 하신다.’범본에서는 이 네 마디를 반복하여 강조하였다.그때 색계(色界)의 대범천왕은 지난 옛적부터 전하는 게송을 읊어 보살을 찬탄하였다.
하늘 위나 하늘 밑에 부처님 같은 이 없고
시방세계도 역시 그러하여라.
세간의 모든 것 내가 다 보아도
아무도 부처님 같은 이 없네.
보살이 천비성 람비니 동산에서 처음 가비라성에 들어가고자 할 때 모든 하늘들이 도로를 깨끗이 쓸었다. 또 5천의 하늘 옥녀(玉女)가 각각 손에 금병 한 개씩 들고 향수를 가득 담아서 땅에 뿌리며 보살 앞에서 차례로 걸었다.다시 5백의 하늘 옥녀들이 각각 모든 하늘의 미묘한 빗자루를 들고 보살 앞에서 땅을 쓸고 갔다.다시 5백의 하늘 옥녀들이 각각 모든 하늘의 보배 향로를 들고 갖가지 미묘한 향을 사르고 보살 앞에서 보살에게 공양하며 인도해 갔다.다시 5백의 하늘 옥녀들이 각각 금 병에 미묘한 향을 가득 담아 들고 보살 앞에서 길을 인도해 갔다.다시 5백의 하늘 옥녀들이 각각 하늘의 미묘한 다라수 잎 부채를 들고 보살 앞에서 인도해 갔다.다시 5백의 하늘 옥녀들이 각각 공작왕의 꼬리로 불자(拂子)를 만들어 가지고 보살 앞에서 길을 인도해 갔다.다시 5백의 하늘 옥녀들이 각각 다라수 잎으로 바구니를 만들어 가지고 보살 앞에서 인도해 갔다.다시 5백의 하늘 옥녀들이 각각 손에 하늘 평상[胡床]을 들고 보살 앞에서 인도해 갔다.다시 5천의 천녀(天女)들이 각각 금 방울을 들고 때때로 흔들며 큰 소리로 길상스러운 노래를 부르며 보살 앞에서 인도해 갔다.또 2만 5천의 큰 코끼리가 있어 다 황금으로 밀치와 고삐를 만들고 금 안장에다 금 갑옷을 입히고 순금으로 장식했으며, 그 장엄구 위에 금 그물을 씌워 가지고 보살 뒤를 차례로 따라갔다.게다가 2만 마리나 되는 보배 말이 있었다. 푸른색에 머리는 까마귀같이 검고 갈기가 땅에 드리웠으며, 밀치와 고삐, 안장과 등자들도 순금으로 장엄했고, 하늘의 금 그물을 그 위에 덮은 말이었는데, 보살 뒤를 차례로 따라 갔다.또 2만의 보배 수레를 네 마리 말에 멍에 했고, 당번과 일산으로 장엄하고 하늘의 금 그물로 그 위를 덮었는데, 보살 뒤를 차례로 따라갔다.다시 4만의 보병 장사들이 있었으니, 다 각각 천 명을 대적할 만큼 용감하고 잘생긴 사나이요, 억센 근력이 있어 원적을 잘 파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몸에 투구ㆍ갑옷을 입고 손에 활과 칼을 들고, 혹은 쇠바퀴나 창을 들고서 이렇게 차례로 보살 뒤에서 호위해 갔다.다시 한량없는 색계 중에서 가장 큰 위덕 있는 하늘 무리들이 보살의 수레 오른편에서 갔다.다시 한량없는 욕계 중에서 가장 큰 위덕 있는 하늘 무리들이 보살의 수레 왼편에서 갔다.또 한량없는 용왕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구반다ㆍ나찰ㆍ비사차들이 반몸을 나타내어 각각 온갖 묘한 꽃을 허공에 가득 찰 만큼 들고서 보살을 따라갔다.또 한량없는 억천만의 모든 천신(天神) 왕들이 기뻐 뛰고 다 두루 가득하여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고 소리를 내어 부르짖기도 하고, 손가락 피리를 불기도 하고, 혹은 춤추고 노래하여 이상한 소리를 내고, 혹은 옷을 가지고 장난하고, 혹은 손발을 가지고 장난을 치며, 혹 갖가지 가루향과 바르는 향과 꽃다발과 영락과 만다라 등 모든 꽃을 가지고 각각 손으로 보살 위에 받들어 들고 허공으로 다니면서 보살에게 뿌리고 또 뿌리고 하였다.
모든 하늘들은 이 보살의 위덕력을 입은 까닭에 인간의 냄새를 맡지 않았으며, 모든 사람들도 하늘들의 광채를 보고도 놀라거나 찬탄하지 않았으며, 또한 방일하지도 않았다.그때 일체의 석가족 권속들은 네 가지의 군사인 거병(車兵)ㆍ마병(馬兵)ㆍ상병(象兵)ㆍ보병(步兵) 들을 거느리고 보살을 에워싼 채 전후좌우에서 보살을 따라가니 가비라성에 가득하였다. 정반왕은 대왕의 힘과 대왕의 위덕을 가지고서 한량없는 북, 큰 북과 작은 북을 치며, 또 한량없는 소라와 고동을 불며, 이와 같은 한량없는 갖가지 종류들이 다른 미묘한 음악으로 보살을 즐겁게 하며 인도하여 가비라성에 들어가려 하였다.그때 가비라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하늘에 제사 지내는 사당이 하나 있었는데, 그 천신을 증장(增長)이라 불렀다. 그 신사(神舍)에는 항상 한량없는 모든 석가 종족이 있어 동남ㆍ동녀들이 무릎을 꿇고 절하며 항상 바라던 것을 성취했다. 그때 정반왕은 보살을 데리고 돌아오다가 그 사당에 이르자 모든 신하들에게 일렀다.
‘이제 나의 동자를 이 대천신에게 예배시키리라.’
그리하여 유모가 보살을 안고 그 사당에 가려는 차였다. 거기에는 무외(無畏)라는 여자 천신이 하나 있었는데, 그 여자 천신의 상(像)이 당에서 내려와 보살을 맞아 공경히 합장하고 머리로 보살의 발에 정례하고 유모에게 일렀다.
‘이 높으신 중생을 침범하지 말라.이 위에 두 마디가 범본에는 반복되어 있다. 결코 그로 하여금 우리들에게 무릎을 굽혀 절하게 하지 말라. 우리들이 그에게 절해야 한다. 그에게 절을 받게 되면 사람의 머리가 깨어져 일곱 조각이 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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