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본사경(本事經) 4권
본사경 제4권
대당 현장 한역
김월운 번역
2. 이법품 ②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만일 어떤 비구가 수면(睡眠)을 줄이고 생각을 갖추어 바르게 알면, 마음이 항상 편안히 머무르고, 즐겁고 청정하며, 온갖 선한 법[善法]을 때맞추어 잘 관찰하고 바르게 닦아 익히리라. 이와 같아서 비구들이 수면을 줄이고, 생각을 갖추어 바르게 알고 마음이 항상 편안히 머무르고, 즐겁고 청정하여 온갖 선한 법을 때맞추어 잘 관찰하고 바르게 닦아 익히면 두 가지 과(果) 안에서 한 과를 증득하니, 이른바 현재의 법에서 혹 유여의열반(有餘依涅槃)의 경계를 증득하거나 혹은 불환과(不還果)를 얻는 것이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깨달으면 법문을 들을 것이요
수행하면 뛰어난 과보를 얻거늘
수면을 탐하고 집착하는 이는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 하리라.
수면을 줄이고 적게 하는 이
바른 기억, 바른 지식 구족하여서
그 마음 편안히 잘 머무르면
언제나 즐겁고 청정하리라.
온갖 선한 법을
때맞추어 닦아 익히면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끝끝내 뛰어넘을 수 있으리.
그러므로 수면을 줄이는 법을
반드시 부지런히 수행하여서
언제나 자세히 고요함을 살피면
두 가지 과(果) 얻기 의심이 없네.
혹은 하분결(下分結)1)을 끊어
불환과를 얻고
혹은 상분결(上分結)2)을 끊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면하네.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만일 어떤 비구가 비고 한가한 곳[空閑處]에서 항상 고요히 앉기를 즐기고 부지런히 안 마음의 사마타정(奢摩他定:止)을 닦아 고요한 생각을 여의지 않고, 밝고 맑은 비발사나(毘鉢舍那:觀)를 성취하여 자기 마음을 수호하여 어지럽지 않게 하고, 온갖 선한 법을 닦고 모으되 싫어함이 없으면, 이러한 비구는 두 가지 과(果)에서 반드시 한 가지 과를 증득할 것이라고 나는 말한다. 이른바 현재의 법 가운데서 혹 유여의열반의 경계를 증득하거나 혹은 불환과를 얻으리라.”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즐겨 비고 한가한 곳[空閑]에 조용히 앉아
바른 기억, 바른 지식 구족하게 하고
그 마음 편안히 잘 머물면
허망한 분별을 여의리라.
자기 마음을 잘 지키고
무명의 어두움과 모든 애욕과
그리고 번뇌들을 빨리 끊으면
근심과 뉘우침 없이 진리에 돌아가리.
언제나 그 마음을 고요히 하고
바른 기억 고요한 마음 구족하게 하여
집착 없이 해탈을 얻은 사람은
영원히 온갖 탐욕 없애 버리리.
언제나 방일(放逸)하지 않기를 좋아하고
방일(放逸)을 보거든 두려워하면
온갖 소견 영원히 끊어 버리고
속히 반열반(般涅槃)을 증득할 것이다.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만일 어떤 비구가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이 없으면, 그 사람은 반드시 능히 통달하지 못하고, 능히 두루 알지 못하고, 능히 등각(等覺)을 얻지 못하고, 능히 열반을 증득하지 못하고, 능히 위없는 안락을 증득하지 못할 것이다. 만일 어떤 비구들이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이 있으면, 그 사람은 반드시 통달을 얻으며, 두루 알며, 등각을 증득하며, 열반을 증득하며, 끝내 위없는 안락을 증득할 것이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이 없는 이는
게을러서 정진하지 않으니
혼침과 수면이 많은 까닭에
번뇌[結]를 다하기엔 너무도 멀고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이 있는 이는
언제나 방일하지 아니하여서
고요한 선정을 즐겨 닦으니
열반에 이르기 멀지 않으리.
그들은 모든 번뇌[結]와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끊어 버리니
삼보리(三菩提)를 빨리 증득하여서
위없는 안락을 얻으리라.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모든 출가한 이는 대략 두 가지의 마땅히 할 일이 있으니, 만일 능히 바르게 지으면 얻지 못한 것을 얻고, 감촉하지 못한 것을 감촉하고,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여 능히 근심과 한탄을 초월하고, 능히 걱정과 고통을 소멸하고, 능히 이치다움을 감촉하고, 능히 감로(甘露)를 얻고, 능히 열반을 증득할 것이다.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정려(靜慮)이며, 둘째는 말씀을 들음이다. 어떤 것이 정려인가? 이른바 모든 비구들이 모든 욕심과 악하고 선하지 않은 법을 멀리 여의고, 심(尋)도 있고, 사(伺)도 있어 생멸을 여의고 기뻐하며 구족하게 최초의 정려(靜慮)에 머무는 것이다. 심(尋)과 사(伺)가 고요히 쉬고, 안으로 한 갈래[一趣]를 깨끗하게 하여서 심과 사가 없어지고, 선정이 생겨 기쁘고 즐거워하며 구족하게 제2정려에 머무는 것이다.기쁨을 여의고 버림[捨]에 머물러 바르게 기억하고 바르게 알며, 몸으로 쾌락을 받고, 성인들이 말한 것에 버릴 것이 있고, 기억을 할 것이 있으며, 쾌락에 머무르며, 구족하게 제3정려에 머무는 것이다. 고통을 끊고, 즐거움도 끊어 먼저 근심과 기쁨을 멸하고, 괴롭지 않고 즐겁지 않으며, 기억을 버리고 청정하며, 구족하게 제4정려에 머무는 것이다.어떤 것이 말씀을 들음인가? 이른바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처음과 중간과 끝이 좋고, 글과 뜻이 교묘하며, 순수하고 원만하고 청백한 범행법, 즉 계경(契經)ㆍ응송(應頌)ㆍ기별(記別)ㆍ가타(伽陀)ㆍ자설(自說)ㆍ본사(本事)ㆍ본생(本生)ㆍ방광(方廣)ㆍ미증유법(未曾有法)들, 이러한 법에 대하여 받고, 외우고, 듣고, 익혀 그를 훤하게 통하고, 드러내어 해석하면 이것이 말씀을 들음이다.이러한 것이 모든 출가한 이가 대략 마땅히 해야 할 두 가지의 일이니, 이것을 능히 바르게 지으면 얻지 못한 것을 얻고, 감촉하지 못한 것을 감촉하고,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고, 능히 근심과 한탄을 초월하며, 능히 걱정과 고통을 멸하고, 능히 여실한 이치에 감촉하고, 능히 감로를 얻고, 능히 열반을 증득할 것이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출가한 이에겐 두 종류의
바르게 지어야 할 일이 있나니
정려와 말씀을 들음이라
속히 열반을 증득하게 되리라.
정려는 지혜가 원인이니
지혜는 반드시 정려에서 나고
정려가 있고 지혜도 있으면
속히 열반을 증득하게 되리라.
백천(百千) 명의 벙어리 같은 중은
지혜 없이 정려를 닦으니
설령 백천 년을 지날지라도
하나도 열반을 얻지 못하리.
부지런히 지혜를 닦는 사람은
즐겨 설법하심 들으려 하나니
잠시라도 생각을 거두는 이는
속히 열반을 증득할 것이다.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찾고 구함[尋求]은 두 가지뿐이며, 다시 세 번째는 없으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이른바 성스러운 찾고 구함[聖尋求]과 성스럽지 않은 찾고 구함[非聖尋求]이다.어떤 것이 성스럽지 않은 찾고 구함인가? 이른바 어떤 무리는 이미 늙는 법을 가졌으되 늙는 법을 찾고 구하며, 이미 병드는 법을 가졌으되 병드는 법을 찾고 구하며, 이미 죽는 법을 가졌으되 죽는 법을 찾고 구하며, 이미 근심하는 법을 가졌으되 근심하는 법을 찾고 구하며, 이미 물든 법을 가졌으되 물든 법을 찾고 구하는 것이다.어떤 것이 늙는 법인가? 이른바 처자와 노비(奴婢)와 하인과 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닭ㆍ돼지ㆍ논ㆍ집ㆍ금ㆍ은ㆍ재물ㆍ곡식들이니, 이런 것들을 늙는 법[老法]이라 한다. 이러한 늙는 법들은 모든 유정들이 나고 죽는 괴로움의 근본인데, 어리석은 중생[異生]들은 이것을 지키느라고 물든 애욕으로 탐착하니, 이 까닭에 나고 죽음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므로 늙는 법이라 한다.어떤 것이 병드는 법인가? 이른바 처자와 노비와 하인과……(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이 까닭에 나고 죽음을 벗어나지 못하므로 병드는 법[病法]이라 한다. 어떤 것이 죽는 법인가? 이른바 처자와 노비와 하인과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이 까닭에 나고 죽음을 벗어나지 못하므로 죽는 법[死法]이라 한다. 어떤 것이 근심하는 법인가? 이른바 처자와 노비와 하인과……(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이 까닭에 나고 죽음을 벗어나지 못하므로 근심의 법이라 한다.어떤 것이 물든 법인가? 이른바 처자와 노비와 하인과 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닭ㆍ돼지ㆍ논ㆍ집ㆍ금ㆍ은ㆍ재물ㆍ곡식이니, 이것을 물든 법이라 한다. 이러한 물든 법은 모든 유정들이 나고 죽는 괴로움의 근본인데. 어리석은 중생들은 이것을 지키느라고 물든 애욕으로 탐착한다. 이 까닭에 나고 죽음을 벗어나지 못하므로 물든 법이라 한다. 만일 어떤 이가 이것들을 갈애하고 즐겨 찾고 구하면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는 성스럽지 않은 찾고 구함이다. 이러한 찾고 구함을 여래께서는 마침내 칭찬하거나 찬탄하지 않으시고, 오직 권하고 인도하여 버려야 할 것을 알게 하신다.무슨 까닭에 이러한 성스럽지 않은 찾고 구함을 여래께서는 칭찬하거나 찬탄하지 않고 오직 인도하시고, 권장하여 버리게 하시는가? 이 찾고 구함은 성현의 법이 아니며, 벗어나는 법이 아니며, 열반에 나아가는 법이 아니며, 싫어하고 여의는 것이 아니며, 적멸과 고요함이 아니며, 신통과 지혜를 얻는 길이 아니며, 등각을 이루는 길이 아니며, 열반을 증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찾고 구함은 능히 모든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한탄하고 걱정하고 괴로워함과 모든 번뇌스러운 법을 일으키니, 그러므로 이러한 성스럽지 않은 찾고 구함을 여래께서는 마침내 칭찬하고 찬탄하지 않으시고, 오직 권장하고 인도하여 버려야 할 것을 알게 하신다.어떤 것이 성스러운 찾고 구함인가? 이른바 어떤 무리들이 이미 늙는 법을 가졌다면 능히 스스로가 깨달아 알되, ‘나는 늙는 법을 가졌다’라고 하고, 능히 늙는 법의 허물을 여실히 알아 끝내 늙음이 없고 위없는 안락한 열반을 찾고 구하며, 이미 병드는 법을 가졌다면 능히 스스로가 깨달아 알되, ‘나는 병드는 법을 가졌다’라고 하고, 병드는 법의 허물을 여실히 알아 끝내 병 없고 위없는 편안한 열반을 찾고 구한다.이미 죽는 법을 가졌다면 능히 스스로가 깨달아 알되, ‘나는 죽는 법을 가졌다’라고 하고, 능히 죽는 법의 허물을 여실히 알아 끝내 죽음 없고 위없는 안락한 열반을 찾고 구하며, 이미 근심하는 법을 가졌다면 능히 스스로가 깨달아 알되, ‘나는 근심하는 법을 가졌다’라고 하고, 능히 여실히 근심하는 법의 허물을 알아 끝내 근심 없고 위없는 안락한 열반을 찾고 구하며, 이미 물든 법을 가졌다면 능히 스스로가 깨달아 알되, ‘나는 물든 법을 가졌다’라고 하고, 능히 여실히 물든 법의 허물을 알아 물듦 없고 위없는 안락한 열반을 찾고 구하니, 이것이 성스러운 찾고 구함이다.이러한 찾고 구함을 모든 여래께서는 칭찬하고 찬탄하니, 무슨 까닭으로 그러한가? 이러한 성스러운 찾고 구함을 모든 여래께서는 칭찬하고 찬탄하니, 이 찾고 구함은 바로 성현의 법으로서 능히 영원히 벗어나며, 능히 열반에 나아가며, 능히 싫어하고 여의며, 능히 적멸하고 고요하며, 능히 신통과 지혜를 얻으며, 능히 등각(等覺)을 이루며, 능히 열반을 증득하기 때문이다.이러한 찾고 구함을 따르면 능히 모든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한탄하고, 걱정하고 괴롭고 나고 죽는 번뇌를 초월하니, 그러므로 이러한 것을 바로 성스러운 찾고 구함이라 하며, 모든 여래께서 칭찬하고 찬탄하신다. 이것을 찾고 구함에 두 가지가 있을 뿐 다시 세 번째가 없다 함이니,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되, ‘나는 어떻게 하여야 이러한 성스럽지 않은 찾고 구함을 멀리 여의고, 이러한 성스러운 찾고 구함을 수행하겠는가?’라고 해야 한다. 너희 비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유정들의 무리는
두 가지를 찾고 구하리.
다시는 세 번째의 것이 없나니
이른바 성스러운 찾고 구함과 성스럽지 않은 찾고 구함이다.
늙음과 병듦과 죽음과
근심과 물듦의 법, 허물됨을 알지 못하고
희망하고 구하되 깊이 애착하면
성스럽지 않은 찾고 구함이니
이들은 뭇 고통을 자라게 하여
벗어날 것 기약할 수 없나니
이 생에서 또다시 저 생에 나되
어떤 땐 높은 곳, 어떤 땐 낮은 데라.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물든 법들의 허물됨을 잘 알아서
적멸을 희망하고 구하는 이는
참으로 성스럽게 찾고 구하나니
이들은 뭇 고통을 줄게 하고서
빠르게 열반을 증득하게 하나니
영원히 안락하고 청량하고
언제나 번뇌 없고 두려움 없어라.
저 성스럽지 않은 찾고 구함은
부처님들 모두가 꾸짖으시니
이것은 생사의 근본이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멀리하여라.
이 진실하고 성스러운 찾고 구함은
부처님들 모두가 칭찬하시니
이것은 열반에 나아가는 길
지혜로운 사람은 마땅히 닦으라.
다시 앞의 경을 거두어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통달과 계율과
싫어함과 앎[知]과 부정한 경계와
경(經)과 깨달음과 고요히 앉음과
부끄러움과 지은 바와 찾고 구함이다.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대략 두 가지의 청정하고 선한 법[白淨善法]이 있어서 능히 세간을 보호하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이른바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이다.만일 이 두 가지 청정하고 선한 법이 없으면 세간의 유정들은 모두가 더럽혀져서 마치 소와 양과 닭과 돼지와 개 등과 같이 부모와 형제와 자매를 알지 못하고, 궤범(軌範)이 되어 친히 가르치는 스승[親敎導師]과 비슷한 스승[似導師] 등을 알지 못하거니와, 이 두 가지 청정하고 선한 법이 있으면 세간의 모든 유정들은 모든 더러움을 여의고, 소ㆍ양ㆍ닭ㆍ돼지ㆍ개 등과 같지 않으며, 부모ㆍ형제ㆍ자매를 알아보고, 궤범이 되어 친히 가르치는 스승과 비슷한 스승 등을 알아보리라.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배우되, ‘나는 어떻게 배워야 이와 같은 두 가지 가장 뛰어나고 으뜸이 되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의 청정하고 선한 법을 성취하겠는가?’라고 해야 한다. 너희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두 가지 청정하고 선한 법이
능히 모든 세간을 보호하여서
인간과 하늘에게 몸 잃지 않게 하나니
이른바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이다.
만일 이러한 두 법을 모른다면
도무지 높고 낮음 알지 못하고
잡되고 더러워서 소와 양 같으며
닭이나 돼지나 개 등과 같이 되리라.
이러한 두 법이 있기만 하면
높고 낮은 사람을 분별해 알고
소와 양 등과 같은
더러운 온갖 짓을 행하지 않으리.
모든 지혜로운 사람들이
두 가지 청정한 법을 성취하면
언제나 인간과 천상에 나고
마침내 3도(塗)엔 빠지지 않으리.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나는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지만 아직 부처를 이루지 않았을 때에 보살(菩薩)의 지위에서 많이 두 가지 생각함[尋思]에 머물렀느니라.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여래가 보살의 지위에서 많이 해치지 않는 생각함[不害尋思]에 머물러서 기뻐하고 즐거워하였다. 이와 같이 해치지 않는 생각함에 머물러서 기뻐하고 즐거워한 이것을 첫 번째의 많이 생각함[多分尋思]이라 하니, 이러한 수행에 머무른 까닭에 모든 유정들에 대하여 도무지 해치려 함이 없었고, 이러한 생각함 때문에 한량없고 원만한 범행의 지위를 증득하였다.둘째는 여래가 보살의 지위에 있을 때에 많이 영원히 생각함[永斷尋思]을 끊는 것에 머물러서 기뻐하고 즐거워하였으니, 이와 같이 영원히 생각함을 끊는 것에 머물러서 기뻐하고 즐거워한 이것을 두 번째의 많이 생각함이라 한다. 이와 같은 수행에 머무른 까닭에 착하지 않은 법을 능히 바로 영원히 끊을 수 있었으니, 이러한 생각함으로 말미암아 선근(善根)이 원만하고 뛰어난 도를 증득하였다.나는 그때 이와 같은 두 가지 생각함에 머물러서 용맹하게 정진하였으며, 나아가 내 몸의 피와 살이 모두 말라서 오직 몸이 살과 뼈와 힘줄과 가죽에 얽히고 싸인 것만 남았으되, 또한 방일하지 않았고, 나아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얻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증득하지 못하며, 마땅히 보고, 얻고, 이해하고, 증득할 법을 알면, 그 중간에는 방일하지 않는 경계에 머물러서 용맹하게 정진하되 한번도 게을러 그만두지 않았다.방일하지 않고 정진하여 게을러 그만두지 않은 까닭에 속히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보리를 증득하였고, 속히 위없이 청량한 열반을 증득하였고, 속히 위없는 온갖 지견(智見)을 증득하였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배우되, ‘나는 어떻게 하여야 해치지 않고, 기쁘고 즐거운 많은 생각함에 머물며, 영원히 끊고, 기쁘고 즐거운 많은 생각함에 머무를까?’라고 해야 하니, 너희 비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가 보살이 되었을 때에
많이 두 법에 머물렀나니
해치지 않음과 영원히 끊음으로
기쁘고 즐겁고 안락하게 생각하였다.
모든 유정들을 해치지 않고
자비(慈悲)와 희사(喜捨)를 수행하여서
한량없는 범행의 지위를 깨치고
원만히 하는 것 어렵지 않았네.
착하지 않은 법과
온갖 번뇌의 얽매임을 영원히 끊어서
모든 선근을 증득하면
뛰어난 도법을 원만케 하나니.
언제나 용맹하게 정진하여서
방일하지 않고 머무는 이는
위없는 보리와
청량한 열반 등을 증득할 것이다.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모든 바라문(婆羅門)과 장자와 거사와 찰제리(刹帝利) 등은 할 일이 많으니, 이른바 너희들은 법답게 의복ㆍ음식ㆍ와구(臥具)와 병났을 때의 의약과 방ㆍ살림살이를 보시하는 일이다.너희들 비구도 할 일이 많으니, 이른바 그들을 위하여 바른 법을 말하여 주되, 처음과 중간과 끝이 좋고, 말과 뜻이 교묘하고, 순수하고, 원만하고, 청백한 범행의 법이다. 이것으로 인하여 모두가 능히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법과 근심과 한탄과 걱정과 괴로움과 번뇌스러운 법을 벗어나니, 너희들과 그들이 힘의 바퀴[力輪]와 법 바퀴[法輪]로서 서로서로 의지가 되어 여래의 처소에서 부지런히 범행을 닦으면 속히 위없는 반열반(般涅槃)의 성(城)에 이를 것이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출가한 이와 집에 있는 이가
서로서로 의지를 삼으면
힘과 법의 두 바퀴 때문에
속히 열반의 즐거움에 이르리.
출가한 이는 집에 있는 이에게
법다운 살림살이를 얻을 것이요
속세에 있는 이는 출가한 이에게
미묘하고 바른 법을 얻을 것이다.
두 무리가 서로서로 의지하면
인간과 하늘의 쾌락을 받아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면하고
청량한 열반에 이르리라.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시라(尸羅)를 의지해서 머물면 능히 두 가지 법을 닦으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이른바 사마타(奢摩他:止)와 비발사나(毘鉢舍那:觀)이다.이른바 수행하는 사람은 시라에 의지하여 사마타를 닦아야 하니, 이미 이러한 사마타를 닦은 뒤에는 그 마음을 닦아 원만하게 해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그 마음을 닦아 익히기 때문이니, 마음을 닦고 익히는 것은 탐욕을 끊기 위함이다. 모든 수행하는 사람은 시라를 의지해서 부지런히 비발사나를 닦아야 하니, 이미 이러한 비발사나를 닦은 뒤에는 지혜를 닦아 원만하게 해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그 지혜를 닦아 익히기 위함이니, 지혜를 닦아 익히는 이는 어리석음을 끊기 위함이다.탐욕은 마음을 더럽혀 해탈하지 못하게 하고, 어리석음은 지혜를 더럽혀 밝게 비추지 못하게 하니, 만일 영원히 탐욕을 여의면 마음이 잘 해탈하고, 만일 영원히 어리석음을 여의면 지혜가 잘 해탈할 것이다. 만일 이러한 두 가지 해탈에 대하여 능히 바르게 알고 보고 얻고 감촉하고[觸] 증득하면 나는 그를 위하여 마음이 잘 해탈하고, 지혜가 잘 해탈하여 홀로 한 가지를 닦아 익힌 가장 높은 장부라 할 것이다.모든 성스러운 제자들로서 바야흐로 이러한 마음의 해탈을 얻은 이는 만일 다른 이가 나무라고 꾸짖고 책망하고 경멸하고 조롱하고 훼방하고 욕할지라도 이러한 인연 때문에 갖가지 참지 못하고, 믿지 못하고, 해롭게 하고, 원한을 맺는 마음 등을 일으키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능히 다른 이들의 꾸짖고 욕하는 일 등은 저에게 죄가 있고, 자기에게는 손해가 없음을 비추어 알기 때문이다.모든 성스러운 제자들로서 바로 이러한 마음의 해탈을 얻은 이는 만일 다른 이가 찬탄하고 공경하고 예배하고 공양 등을 할지라도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갖가지 뛸 듯이 기뻐하고, 반가워서 좋아하는 등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니, 무슨 까닭인가? 능히 그들이 찬미하는 것 등이 그들에게는 복덕이 있되, 자기에게는 이익이 없는 것을 비추어 알기 때문이다.만일 이와 같이 하면 세상 법에서 마음의 평등을 얻어 슬픔도 없고, 기쁨도 없이 편안하게 자재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배우되, ‘나는 어떻게 하여야 시라(尸羅)에 의지해서 머물러 사마타와 비발사나를 닦을까?’라고 해야 한다. 너희 비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청정한 시라에 머무는 것에 의지하여
허물없는 지(止)와 관(觀)을 닦아
세밀하게 근(根)과 뜻[意]을 보호하면
감로(甘露)의 열반 법을 증득할 것이다.
지법(止法)을 닦으면 마음이 조복되고
마음이 조복되면 탐욕을 여의나니
탐욕을 여읜 이는 해탈을 증득하며
해탈을 얻은 이는 마음이 평등하리.
관법(觀法)을 닦으면 지혜가 밝아지며
지혜가 맑으면 어리석음 멸하리.
어리석음 멸하면 해탈을 증득하고
해탈을 증득하면 마음이 평등하리.
그러므로 너희 비구들아,
정진하여서 방일하지 말고
언제나 시라에 머무는 것에 의지해
허물없는 지와 관을 닦아 익히라.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뛰어난 이익을 닦아 배우려면 여래의 처소에서 범행을 수행하되, 지혜로써 으뜸을 삼고 해탈이 견고하여 생각이 가장 높고 수승하게 해야 한다.만일 어떤 이가 뛰어난 이익을 닦아 배우려고 여래의 처소에서 범행을 닦되 지혜로써 으뜸을 삼아 해탈이 견고하고, 생각이 가장 존귀하고 뛰어남을 성취하면, 그는 마침내 색을 집착하는 탐욕에 그 마음이 얽매이고 흔들리지 않고, 또한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을 집착하는 탐욕에서 그 마음이 얽매이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탐욕에 얽매이고 흔들리지 않는 까닭에 색의 모습을 따라 집착하는 알음알이가 없고, 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을 따라 집착하는 알음알이가 없이 두 가지 결과 가운데서 어느 하나의 결과라도 증득하니, 이른바 현재의 법에서 유여의반열반(有餘依般涅槃)3)의 경계나 혹은 불환과를 증득한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뛰어난 이익을 닦고 배운 사람은
부처님을 의지해 범행을 닦되
지혜로써 으뜸을 삼을 것이요
해탈하는 마음을 견고히 하리라.
생각을 가장 존귀하고 뛰어난 데 멈추어
두 가지 결과에서 따라서 하나를 증득하나니
이른바 현재의 법에서 열반이나
영원한 불환과(不還果)를 얻는 것이라.
지혜가 으뜸이 되는 까닭에
탐욕이 그 마음을 흔들지 못하고
색 등의 반연의 모습을 따라서
일어나는 알음알이 없어지느니라.
뛰어난 이익 배워 원만하게 하고
훌륭한 선정의 높은 지혜 내면
나고 늙고 죽는 변제를 다하여 없애고
유여의반열반의 경계 얻으리.
그러므로 너희 비구들아,
부지런히 계와 선정 수행하여서
미묘하고 뛰어난 지혜를 내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다하라.
나의 법과 계율에 머무르며
방일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마군의 힘을 무찔러
영원히 고통을 다하게 되리.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온갖 세간의 악하고 선하지 않은 법은 모두가 무명으로써 앞잡이[前導]를 삼아서 자라나고, 부끄러움[慙愧] 없음으로써 뒤의 도움을 삼아 줄지 않는다.무슨 까닭인가? 모든 세상[趣]에 태어난 이들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한탄하고 걱정하고 괴로워하고 번뇌하는 등의 법들은 모두가 무명으로써 근본을 삼아 자라기 때문이다. 이미 자란 뒤에는 그를 의지하여 다시 온갖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일으키고, 나쁜 법이 이미 생긴 뒤에는 부끄러움이 없는 까닭에 도무지 뉘우침이 없고, 뉘우침이 없는 까닭에 줄어들지 않는다.온갖 세간의 훌륭하고 청정한 법은 모두가 밝은 지혜[慧明]로써 앞잡이를 삼고 자라나고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으로 뒤의 도움을 삼아 줄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밝음이 그 앞에 있고,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이 뒤에 있으면 능히 모든 세상에 태어나서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한탄하고 걱정하고 괴로워하고 번뇌하는 등의 법을 초월하여 능히 여실한 이치에 감촉하며, 능히 감로(甘露)를 얻으며, 능히 열반을 증득할 것이다.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되, ‘나는 어떻게 하여야 영원히 무명을 끊고 밝은 지혜를 일으키며, 영원히 모든 세상에 태어나서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끊으며, 영원히 온갖 근심ㆍ한탄ㆍ걱정ㆍ괴로움ㆍ번열ㆍ번뇌 등의 법을 초월하여 능히 여실한 이치에 감촉하고, 감로를 얻으며, 열반을 증득하겠는가?’라고 해야 한다. 너희 비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세상과 뒷세상에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등과
탐심과 애욕 등의 번뇌는
모두가 무명으로 뿌리를 삼았나니
무명은 커다란 어리석음이 되고
오래도록 생사에 머물게 하고
이 세상과 그리고 뒷세상에서
높고 낮은 세상을 오가게 하네.
최초에 무명이 있고
최후에 자기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이 없으면
온갖 나쁜 법이 생기어
여러 악취에 떨어지나니
그러므로 부지런히 정진하여서
탐심과 애욕과 어리석음을 여의고
지혜의 밝은 광명 일으켜서
생사 고통의 근본을 끊도록 하라.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세간을 불쌍히 여기셔서 세상에 나타나시고, 두 가지 법을 영원히 끊어 버리기 위하여 성현의 위없는 법 바퀴를 굴리시니, 온갖 세간에 있는 사문ㆍ바라문ㆍ하늘ㆍ마군ㆍ범천(梵天) 등이 일찍이 법답게 굴리지 못하던 바이다.어떤 것이 두 가지 법인가? 첫째는 무명이며, 둘째는 유애(有愛)이다.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세간을 불쌍히 여기시고 세상에 나타나신 것은 모두가 이 두 가지를 영원히 끊어 버리고 성현의 위없는 법 바퀴를 굴리기 위함이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일찍이 아무도 법답게 굴리지 못하였다.만약에 능히 온갖 무명과 유애를 영원히 끊어 버리고 그것을 영원히 남음이 없이 하면, 곧 온갖 번뇌와 모든 더러움을 능히 영원히 끊을 것이니, 이것은 온갖 구덩이를 벗어남이며, 모든 담을 넘음이며, 온갖 자물쇠를 깨뜨림이며, 이사가(伊師迦)를 꺾는 것이니, 이것이 참 성현이며, 이것이 바른 법의 당기[幢]이며, 이것이 큰 사문이며, 이것이 바라문이며, 이것이 참으로 총명한 지혜이며, 이것이 참으로 목욕함이며, 이것이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며, 이것이 참으로 조순하고 지극히 조순한 경지에 이르는 것이며, 세간의 복밭[福田]이라 한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위없이 바르고 평등하게 깨치시며
장사꾼의 두목같이 세간에 높으시며
대단히 용맹한 대장부시며
갖가지 독의 화살 뽑으시는 님
온갖 세간을 불쌍히 여기시어
두 가지 법 끊어서 버리시나니
이른바 무명과 유애이어서
위없는 법 바퀴를 굴리시느니라.
이것이 고통이고, 이것이 고통의 원인이며
이것이 갖가지 고통을 영원히 소멸하는 것이며
이것이 8지성도(支聖道)이니
괴로움 없어진 열반에 이른다.
슬기로운 이 이 법을 들으면
믿음과 견해 등이 견고해져서
모든 법의 바르고 참됨을 통달하여
무명과 유애를 끊어 버리리.
무명과 유애가 없어지면
온갖 더러움은 모두가 멸하여
조복하고 수순한 경계에 이르니
세간의 좋은 복밭이로다.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두 가지 괴로운 일이 있어 가장 참기 어려우니, 첫째는 수염과 머리를 깎는 일이며, 둘째는 항상 걸식을 하는 것이다.무슨 까닭인가? 세간에 원수를 맺었거나 저주(咀呪)할 생각을 내는 이는 소원하여 말한다.
‘저 사람이 가난해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해진 옷을 입고, 손에는 질그릇을 들고 이집 저집 다니면서 걸식으로 살게 되어라.’
그러나 모든 청정한 믿음을 가진 선남자(善男子) 등이 이 법을 받아 지니고 출가한 것은 왕의 도적 때문이나, 빚쟁이에게 쪼들려서도 아니며, 생활을 못할까 두려워서 집을 버린 것도 아니며, 다만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한탄하는 것과 걱정ㆍ고통ㆍ번열ㆍ번뇌 등의 법을 초월하기 위하여, 다만 순수하고 큰 괴로움의 덩어리[苦蘊]를 소멸하기 위함이다.나의 모든 제자들은 이러한 일을 구하기 위하여 바른 믿음으로 출가하여서 자기와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을 받아 지니는데, 혹 어떤 이는 이와 같이 집을 떠났으되 얼마 지나지 않아 문득 누그러지고 태만히 하고 방일하고 해태하여 정진에 힘을 쓰지 않아 바른 기억을 잃어버리고 바른 지견이 없어지며, 마음이 어지러워 안정되지 않고 모든 감관을 마음대로 하며, 욕심 많게 탐내고 집착하며, 마음에 분한 생각을 품고 어리석고 둔하여 아는 것이 없으며, 온갖 애욕을 탐내고 물들어 허망한 것을 생각하며, 온갖 계행을 무너뜨린다.진실로 사문이 아닌데 스스로가 사문이라 하며, 진실로 범행이 아닌데 스스로가 범행이라 하여 안으로 썩어서 흐름을 따르는 것이 달팽이ㆍ소라ㆍ조개의 소리와 개의 행동과 같이 더러우며, 자기의 나쁜 것을 감추고 자신의 선행을 거짓으로 나타내며, 혹은 갖가지 악하고 선하지 않은 법을 성취하니, 마치 어떤 사람이 어두운 데서 어두움으로 들어가고, 구덩이에서 구덩이로 떨어지고, 원수로부터 원수에게 이르는 것 같으니, 나는 이와 같이 어리석은 집 떠난 이들도 그렇다고 한다.또 어떤 나무의 두 끝에는 불이 타고, 가운데는 똥을 바른 것 같아서, 마을에 있거나 비고 한가한 곳[空閑]에 있거나 모두가 쓸데없는 것 같으니, 나는 이러한 집 떠난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아서 집에 있는 법도 잃고, 또 사문이 아닌지라 세간과 출세간에 모두 뛰어난 부분이 없다고 한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집을 떠나 계율을 깨뜨리면
두 가지 이룰 것이 없어지나니
이른바 집안의 의식[儀]을 잃고
사문의 법칙도 무너뜨리네.
차라리 뜨거운 무쇠 알을 삼키거나
구리를 녹여 마실지언정
사람들의 신시(信施) 받으면서는
시라(尸羅)를 깨뜨리지 말아야 하네.
계율을 범하는 모든 무리들이
뉘우침과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과 남에게 부끄러운 것 없이
사람들의 신시를 많이 받아먹으면
반드시 장래에는 지옥에 태어나리.
지혜 있는 사람들 누구나
청정한 계율을 굳게 지니라.
계율을 깨뜨리고 범한 몸으로는
사람들의 신시를 받지 말라.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세상에는 두 가지 보특가라가 있어서 악취인 지옥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받고 더하게 하니, 어떤 것이 두 가지 보특가라인가?첫째는 한 무리의 보특가라가 청정한 계행을 범하여 진실로 사문이 아니면서 스스로가 사문이라 하고, 진실로 범행이 아니면서 스스로가 범행이라 하며, 안으로 썩어서 흐름을 따르되 달팽이와 소라와 조개의 소리와 개의 행동같이 더러우며, 자기의 죄악을 덮고, 스스로의 좋은 것을 거짓으로 나타내니, 마치 썩은 매끼[隧級]4)를 다시 쓸 수 없는 것같이 악취만 늘릴 뿐이다. 둘째는 한 무리의 보특가라가 청정한 계율을 갖추고, 범한 것이 없이 정진하고 수행하여 범행을 청정하고 맑게 하는 덕망 있는 비구에게 근거 없는 것으로 범행이 아닌 법을 비방하고, 헐뜯고 욕설하여 위신과 광명을 잃게 하니, 이와 같은 두 가지 보특가라는 악취인 지옥과 악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받아 지니고 더욱 더하게 한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두 가지 보특가라는
악취의 업을 키우니
이른바 청정한 계율을 깨뜨림과
어진 이를 비방하는 것이다.
이러한 두 종류 사람은
모두가 천하다 부르나니
현재의 사람들은 더럽게 여기고
괴로움 받을 일은 미래에 있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언제나 방일하지 말고
청정한 계율을 받아
다른 사람을 비방하지 말라.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세상에는 두 가지 보특가라가 있어 은혜가 깊으나 갚기 어려우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이른바 아버지와 어머니이다. 설사 어떤 사람이 한 어깨에 아버지를 모시고, 한 어깨에 어머니를 모시고, 그들의 수명을 마칠 때까지 잠시도 내리지 않고 의식(衣食)과 병에 맞는 의약과 그 밖에 필요한 것을 공급할지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를 갚지 못한다.무슨 까닭인가? 부모는 자식에게 매우 깊고 무거운 은혜가 있으니, 이른바 낳고, 자비한 마음으로 젖을 먹이고, 씻어서 길러 주어 그로 하여금 장대해지게 하고, 가지가지 몸에 필요한 것과 뭇 도구를 공급하여 주고, 세간의 온갖 의식을 가르쳐 주고 보여 주고 항상 마음으로 괴로움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게 하고자 하며, 잠시도 버리지 않고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 같이 하기 때문이다.부모는 자식에게 이와 같이 말한 바처럼 깊은 은혜가 있으니, 어떻게 하여야 보답하겠는가? 만일 그 부모가 불ㆍ법ㆍ승에 대하여 청정한 믿음이 없거든 그 아들은 방편으로 보이고 나타내고 권하고 인도하고 찬탄하고 격려하고 경하하고 위로하여 청정한 믿음을 내게 하며, 만일 그의 부모가 청정한 계행이 없으면 그 자식은 방편으로 보이고 나타내고 권하고 인도하고 찬탄하고 격려하고 경하하고 위로하여 그들로 하여금 청정한 금계(禁戒)를 지키게 해야 한다.만일 그의 부모가 들은 것이 없거든 그 자식은 방편으로 보이고 나타내고 권하고 인도하고 찬탄하고 격려하고 경하하고 위로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듣게 하고, 만일 그의 부모가 성품이 간탐(慳貪)하여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거든 그 자식이 방편으로 보이고 나타내고 권하고 인도하고 찬탄하고 격려하고 경하하고 위로하여 보시를 행하게 하며, 만일 그의 부모가 성품이 어둡고 둔하여 뛰어난 지혜가 없거든 그 자식은 방편으로 보이고 나타내고 권하고 인도하고 찬탄하고 격려하고 경하하고 위로하여 뛰어난 지혜를 닦게 해야 한다. 그 자식이 이와 같이 하여야 비로소 진실하게 부모의 은혜를 갚는다고 한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두 가지 보특가라의
은혜가 깊고 무거워서 갚기가 어려우니
이른바 아버지와 어머니가
세간에 태어나서 자라게 한 은혜이다.
아무리 두 어깨 위에다
목숨이 다하도록 부모를 모시고
언제나 공양하고 공경하여도
오히려 은혜를 다 갚는 것 아니리.
아버지와 어머니는 세간에서
낳아서 기르고 가르치고 인도하고
자비한 마음으로 이로움과 즐거움을 주되
저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 같아라.
만일 부모가 예전부터
믿음ㆍ계행ㆍ들음과 보시ㆍ지혜 없거든
자식은 그들로 하여금 닦고 익히게 하여야
진실로 은혜를 갚았다 하리라.
공경히 필요한 것 공급하여도
이 세상의 편안함이 있을 뿐이니
믿음과 계행 등을 닦게 하여야
끝끝내 열반을 증득할 것이다.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세간에는 두 가지 속임이 없는 법이 있으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이른바 업(業)과 지혜이다. 만일 모든 유정들이 이미 온갖 업을 모았으면 그 이숙과(異熱果)가 이직 나타나기 전에는 마침내 없어지지 않는다. 만일 모든 유정들이 이미 온갖 지혜를 내었거든 모든 번뇌가 아직 영원히 끊어지기 전에는 마침내 버리지 못할 것이니, 이것이 세간에 두 가지 속임이 없는 법이 있다 함이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두 가지 속임 없는 법은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이니
이미 모으고 이미 생겨난
온갖 업과 온갖 지혜라.
이숙과가 아직 나지 않았으면
온갖 업은 마침내 멸하지 않고
번뇌가 만일 다하지 않았으면
지혜는 마침내 없어지지 않으리.
업은 나고 죽는 원인이요
지혜는 미혹[惑]을 깨는 근본이 되니
그러므로 반드시 지혜를 닦아
영원히 고통의 끝[邊]을 다하여라.
나는 세존으로부터 이와 같은 말씀을 들었다.
“비구들이여, 반드시 알아야 한다. 세간에 두 가지 보특가라가 있어 마땅히 깊이 존중하고 예배하고 공양하며, 공경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까이하여 머물 것이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이른바 아버지와 어머니이다.만일 모든 유정들이 부모에 대하여 깊은 마음으로 존중하고 예배하고 공양하며 공경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까이하여 머무르면 한량없는 복덕이 생기며, 온갖 지혜 있는 사람이 모두 칭찬하여 명성과 명예가 널리 들리며, 무리 속에 있되 두려움이 없고, 나중에는 번뇌스럽지 않고 뉘우침이 없으며, 몸과 목숨을 마친 뒤에는 온갖 선취(善趣)에 올라서 천상세계에 태어날 것이다.무슨 까닭에 유정들은 반드시 부모에 대하여 깊은 마음으로 존중하고, 예배하고 공양하며, 공경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까이 머물러야 하는가? 부모는 자식에 대하여 깊고 무거운 은혜가 있으니, 이른바 낳고, 자비한 마음으로 젖을 먹이고, 씻어서 길러 주어 그로 하여금 장대해지게 하며, 가지가지 몸에 필요한 것과 많은 기구를 공급하여 주고, 세간의 온갖 의식을 가르쳐 주고 보여 주어 항상 마음으로 괴로움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게 하고자 하며, 잠시도 버리지 않고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같이 하신다. 그러므로 마땅히 부모를 깊이 공경하고 존중하고 예배하고 공경할 것이며, 공경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까이 머물러야 할 것이다.만일 어떤 유정이 부모를 공경하고 사랑하여 가까이 머무르면 부모는 그들을 깊은 마음으로 어여삐 여기되, 이익 없는 일을 없애고 이익 있는 일을 주며, 죄악을 멈추게 하고 선행을 닦도록 권할 것이다. 아들을 위해 정숙하고 어진 아내를 맞아 줄 것이며, 때로는 진기한 보물과 재물과 곡식도 내어 줄 것이다. 세간과 하늘 사람 모두가 함께 칭찬하고, 공경하고 공양하고 가까이 와서 도울 것이며, 그로 하여금 번뇌가 없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유정들은 그들의 부모에 대하여 마땅히 깊이 존중하고 예배하고 공양하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까이 와서 모셔야 한다.”그때 세존께서 다시 이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복덕을 즐기는 모든 사람들은
마땅히 부모를 존중하고
예배하고 공양을 닦을 것이며
공경과 사랑으로 가까이 모시어라.
세간의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부모에게 공경을 극진히 하고
언제나 공양을 닦아
기쁜 마음 언제든지 나게 하나니.
부모는 세간의 무엇보다
은혜가 깊고도 무거워서 갚기 어려워
무익(無益)한 일 없애고 악을 막으며
이익을 주고 선을 권하고 닦게 하네.
장가를 들이고 재물을 주며
자비한 마음으로 항상 보호해
그러므로 공양을 닦으면
한량없는 복덕이 생기느니라.
현재에는 뛰어난 명예를 얻어
모두가 공양하고 공경하고
죽어서는 천상의 선취에 태어나
묘한 쾌락 받기에 다함없으리.
천상의 사람으로 태어난 뒤에
5욕의 묘한 쾌락 받되
천제석(天帝釋)과 같고자 하는 이
반드시 부모에게 공양하여라.
다시 앞의 뜻을 거두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선(善)ㆍ찾음[尋]ㆍ바퀴[輪]와 계(戒)와 학(學)과
무명(無明)과 지혜와 끊어 버림과
괴로움과 비방과 은혜 갚음과
속임이 없는 것이 부모이다.
'매일 하나씩 > 적어보자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어보자] #4707 본사경(本事經) 6권 (0) | 2024.08.25 |
---|---|
[적어보자] #4706 본사경(本事經) 5권 (0) | 2024.08.25 |
[적어보자] #4704 본사경(本事經) 3권 (0) | 2024.08.24 |
[적어보자] #4703 본사경(本事經) 2권 (0) | 2024.08.24 |
[적어보자] #4702 본사경(本事經) 1권 (0) | 2024.08.24 |
댓글